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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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언어로 재해석한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
연극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 3년 만에 재공연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임도완 연출의 작품
영화 속 질문 지금 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연극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 포스터(사진=사다리움직임연구소).[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 ‘인셉션’ 등에서 영감을 받은 연극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이 3년 만에 재공연에 오른다.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임도완 연출이 2014년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신체의 언어로 재해석해 초연 당시 화제가 됐다.‘다크 나이트’ ‘인셉션’ 두 편의 영화를 바탕으로 지금 시대가 안고 있는 논란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셉션’이 다룬 ‘꿈을 주입한다’는 초현실적인 행위를 통해 꿈의 중의적인 의미를 이 시대에 비춰 살펴본다.‘다크 나이트’에서는 영웅 배트맨과 조커의 싸움을 통해 정의의 의미를 묻는다. 권력과 힘이 지배하는 현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이번 공연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오는 11월 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24 / 조회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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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헤드윅> 닐 패트릭 해리스의 금빛 하이힐 점프
20여 년 전, 30살의 무명배우였던 존 카메론 미첼과 커피숍에서 주문을 받던 31살의 싱어송 라이터 스티븐 트래스크가 을 쓰기 시작할 때, 이들은 이 뉴욕의 새로운 디바가 자신들의 인생을 바꿔주기를 바랐다. 1994년 초라한 드래그 퀸 전용 술집 스퀴즈박스를 첫 무대로 2001년 영화화돼 선댄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을 때까지도 헤드윅은 그저 아웃사이더들의 히로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2014년 지금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은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로 관객들을 중독 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 우리에게는 천재 소년 두기로, 미국인들에게는 ‘토니어워즈’ 호스트로 유명한 닐 패트릭 해리스가 있다. TEAR ME DOWN: 브로드웨이의 장벽을 부순 닐의 은 오프닝넘버 ‘Tear Me Down’에서 "헤드윅은 당신 앞에 놓인 장벽. 어디 한 번 날 부숴보시지? 그런데 대체 장벽과 다리의 차이가 뭔데?"라고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동과 서, 속박과 자유, 남과 여, 위와 아래처럼 극과 극을 가르고 있는 그 장벽은 동시에 그 둘을 잇고 있는 다리다. 쇼가 시작되면 트랜트젠더 로커로 변신한 닐 패트릭 해리스가 족히 봐도 10cm는 훨씬 넘어보이는 금빛 하이힐을 신고 천사처럼 눈부시게 하늘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이쪽과 저쪽을 구분 짓느라 바쁜 우리의 고정관념을 그녀의 금빛 하이힐로 단번에 부숴버린다. 엄연히 따지면 여기가 이스트 브로드웨이지 브로드웨이는 아니잖아? 닐 패트릭 해리스가 연기하는 헤드윅(이하 닐드윅)의 매력을 꼽자면, 우선 익살맞고 장난기가 넘친다. 닐은 그의 애드리브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브로드웨이 버전만의 프리스타일 콘셉트를 마음껏 즐긴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번 공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재치넘친다. 헤드윅은 아직도 자기 노래를 훔쳐 빅 스타가 된 옛 남자친구 토미를 잊지 못해 그의 콘서트를 쫓아다니며 그의 공연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한다. 그러다 이번에는 토미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형콘서트를 하게 된 것이다. 닐드윅은 부랴부랴 공연장을 알아 봤고, 토미의 콘서트장 바로 옆 벌레스코 극장이 마침 다행히도 대관이 가능했던 것. “솔직히 여기가 브로드웨이는 아니잖아? 살짝 동쪽으로 치우쳐있으니까 이스트 브로드웨이가 맞는 거지.”라며 한 손에 빨대를 꽂은 음료수병을 들고 불만스럽게 투덜대다 신나게 귀신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런데 벌레스코 극장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거 알아? 공연날 그 유령이 나타나면 대박이 난대. 여기 바로 이 자리 왼쪽 발코니석에. 거기 계신 분 혹시 유령을 보면 꼭 나한테 알려줘야 돼요.” 그러다 마이크 줄에 걸려 죄 없는 이츠학에게 화를 퍼붓기도 하고, 거침없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관객들을 웃기고 장난을 친다. 혹시 올 여름 뉴욕에서 을 볼 계획이라면, 맨 앞줄에 앉을 경우 헤드윅에게 혹하게 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추해서 아름답고, 비극적이라 섹시한 헤드윅의 세계 닐드윅은 예뻐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헤드윅의 세계에서는 추해서 아름답고, 비극적이라 섹시하다.”고 닐 패트릭 해리스가 을 준비하며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닐드윅은 성전환수술의 실패로 제거하지 못한 1인치의 성난 성기 때문에 여자도 남자도 아닌 채 연인에게 버림받고 세상의 어두운 뒷골목을 전전해야하는 분노를 무대 위를 누비며 분출한다. 가발을 벗어던진 채 흉측한 내면의 상처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그렇게 닐 패트릭 해리스는 철저히 망가지며 헤드윅이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공감시키고, 관객들과 함께 그녀의 아픔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물론 검정 가죽 드레스가 근사하게 어울리는 그의 큰 키와 늘씬한 각선미는 공연 내내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닐드윅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금발 가발과 금빛 하이힐로 치장한 외면보다는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그녀의 솔직한 인간미이며 이에 관객들은 공감한다. 그녀의 목소리 역시 오리지널 헤드윅인 존 카메론 미첼에 비해 두껍고 거칠어서 처음에는 좀 귀를 방해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쇼가 진행될수록 이 또한 닐 패트릭 해리스가 헤드윅의 진짜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의 노래를 즐길 수 있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에서부터 비욘세까지 캐스팅 당시, 닐 패트릭 해리스가 미드 를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그가 드라마를 마칠 때까지 2년간 기다려야 했지만,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고 한다. 닐 패트릭 해리스를 최고의 헤드윅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예상대로 그의 명성 덕분에 티켓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오프닝 공연이 매진되고, 올해 토니어워즈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남우주연, 여우조연 포함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가 그의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다시 한 번 홀리는 그의 명성에 걸맞은 명연기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그의 연기를 즐기며, 그의 배우로서의 성실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먼저 언더스터디 없이 매일 공연을 강행하고 있는 점이 그랬다. 영어 듣기평가보다 더 정확한 그의 발음에 놀랐다. 그리고 여자인 나에게도 힘든 하이힐을 신고 2시간 내내 춤추고 점프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운데 또 한 번 놀랐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공연을 앞두고 몇 개월 동안 닐은 자신의 숨은 여성성을 끌어내기 위해 안무가 스팬서 리프와 함께 댄스 스튜디오에서 가발을 쓰고 하이힐을 신은 채 몇 시간씩 프리댄스부터 시작해 브리트니 스피어스, 대이비드 보위, 그리고 비욘세의 음악에 몸을 맞기고 춤을 췄다고 한다. 댄스 스튜디오에서 비욘세 음악에 맞춰 춤추는 닐 패트릭 해리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속편과 새 헤드윅으로 계속되는 록큰롤 이번 프로덕션은 볼거리, 들을 거리, 화젯거리가 넘치는 공연이다. 뮤지컬 으로 유명한 감독 마이클 마이어의 크리에이티브한 연출은 물론, 음악적으로도 좀 더 풍부해지고, 스토리면에서도 헤드윅의 백업 싱어이자 남편인 이츠학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뮤지컬 으로 토니상 후보에 올랐던 앤드류 라넬스(Andrew Rannells)가 8월 20일부터 닐 패트릭 해리스에 이어 헤드윅을 연기할 예정이며, 스티븐 트래스크와 존 카메론 미첼은 속편을 제작 중이라고 한다. 20년 만에 만나게 될 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누구와 사랑을 하고 또 어떻게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게 될까? 과연 존 카메론 미첼이 이번에도 금발 가발에 하이힐을 신고 우리 앞에 나타날까?
글: 강경애 뉴욕에서 뮤지컬극작 전공 후, 뮤지컬 등을 쓴 작가. 뉴욕에 살며 오늘도 뮤지컬 할인 티켓 구할 방법과 재미있는 작품 쓸 방법을 궁리 중이다.
2014.07.18 / 조회 1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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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10주년, 18명의 역대 헤드윅을 돌아보다
뮤지컬 이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았다. 2005년 4월 12일 국내 첫 공연 후 여덟 차례, 총 1400여번의 무대에 오른 것. 그간 오만석·조승우·김다현·송용진 등 네 명의 초연멤버를 비롯해 총 18명의 헤드윅이 ‘헤드헤즈’라 불리는 마니아집단을 이끌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조드윅’부터 ‘애드윅’까지, 각기 다양한 애칭으로 불렸던 역대 헤드윅과 그들의 무대를 돌아보자.조승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에 출연한 ‘조드윅(조승우+헤드윅)’은 매번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을 이끌어낼 만큼 가장 인기 많은 헤드윅이었고, 국내 ‘헤드헤즈’ 탄생의 주역이었다. 초연 때부터 이미 이지나 연출로부터 “연출가가 왜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연기하는 얄미운 연기자”라는 말을 들었던 그는 지난해 6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100번을 하면 100번 다 다른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선포한대로 매회 다른 애드립을 자유로이 구사하며 “역시 조승우!”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올해도 공연장에서는 늘 그의 승리로 끝나는, ‘조드윅’과 관객들의 한판 ‘밀당’이 펼쳐질 것이다. 오만석: 오만석은 2005년과 2012년, 단 두 차례 에 출연했지만 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배우다. 2005년 초연 당시 헤드윅의 상처 입은 영혼을 고스란히 표현한 그의 무대는 이후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이 됐고, 그는 이 공연으로 그 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과 남자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의 원작자 존 카메론 미첼도 우연히 유투브에서 본 오만석의 공연을 보고 내한을 결심했을 정도. 지난해 7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오만석은 주책 없이 수다를 떨다가 순식간에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헤드윅이 지나온 굴곡진 삶의 여정을 오롯이 그려냈고, 관객들은 ‘오드윅(오만석+헤드윅)’의 전설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송용진: 영화 DVD를 100번도 넘게 보면서 언젠가는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송용진은 그의 바람대로 2005년 초연 무대에 섰고, 이후 2008년까지 다섯 차례 공연하며 역대 가장 많은 시즌에 참여한 헤드윅이 됐다. ‘송드윅(송용진+헤드윅)’으로 불리는 그는 실제 록밴드 ‘쿠바’의 메인보컬로 수년간 활동해온 경험을 살려 신경질적이면서도 카리스마와 록스피릿이 넘치는 헤드윅을 연기해왔다. “헤드윅 그 자체가 되고 싶을 뿐, 이름 앞에 붙는 어떤 수식어도 원치 않는다”는 그의 말을 기억하며 6년만에 돌아오는 ‘송드윅’의 무대를 기대해본다. 윤도현: 원래 영화 을 좋아했다는 윤도현은 록커답게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록스피릿이 빛나는 공연을 펼쳤다. 배우 출신이 아닌 그는 당시 “헤드윅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눈물이 났다.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는 말로 과의 강렬한 조우를 회상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한 ‘윤드윅(윤도현+헤드윅)’의 무대는 연기력에 있어서도 다른 배우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다. 김다현: 역대 가장 미모가 출중했던 헤드윅을 뽑는다면 김다현을 빼놓을 수 없다. 원체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로 분장 후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그는 팬들이 기대했던 대로 아름다운 외모와 나긋나긋한 여성적 자태를 자랑했다. 그러나 ‘다드윅(다현+헤드윅)’을 설명하는 것은 그의 미모뿐이 아니다. 록밴드 ‘야다’의 보컬 출신이기도 한 그는 무대를 휘어잡는 무대매너도, “음악과 대사와 온몸으로 헤드윅의 인생을 전하겠다”는 다짐에서 나온 진정성 있는 연기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김수용: 영화 을 너무 좋아해 “늦게라도 인연이 닿아 정말 다행”이라며 두 번째 시즌부터 공연에 합류했던 김수용은 서양여자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미인이었다. 그만큼 독특한 분위기와 관객을 압도하는 히스테리컬한 말투를 갖고 있어 “오리지널 헤드윅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수다떨기 좋아하고 참견도 잘하는, 영락없는 서양 아줌마 같았던 ‘용드윅(수용+헤드윅)’ 은 ‘티타늄 성대의 소유자’라는 별명을 가진 배우답게 한껏 지쳐있다가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노래를 한 키 높여 부르면서 무대를 방방 뛰어다녔다고. 조정석: 여자들마저 부러워하는 뽀얀 피부로 ‘뽀드윅’이라는 별명을 얻은 조정석은 이 국내 첫 상륙할 때부터 이 작품을 욕심 내다 이듬해인 2006년, 소망하던 대로 헤드윅으로 분했다. 그가 자신의 장기인 능청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무대매너를 살려 큰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영화·드라마로 진출하며 뮤지컬 출연이 뜸해진 그가 다시 한번 짬을 내 ‘뽀드윅’으로 돌아오기를, 여전히 많은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윤희석: 부드럽고 친절해 ‘엔젤리나’라는 별명이 붙은 윤희석은 마음이 여리고 눈물도 많은 헤드윅이었다. 작품을 이끌어갈 때에도 관객들에게 조근조근 설명하는 스타일이라서 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연을 펼쳤다고 한다. 2년 후 김재욱이 등장하기 전까지 최장신의 헤드윅이기도 했던 그는 “소녀의 감수성을 지닌 아줌마 헤드윅”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무대에서 그대로 실천했다. 김재욱: 모델 출신의 김재욱은 180센티가 넘는 훤칠한 몸매와 날렵한 얼굴선으로 역대 가장 예쁘고 여성스러운 헤드윅으로 꼽힌다. 최재웅이 “민낯으로는 김다현이 제일 예뻤는데 김재욱이 올킬했다“고 말했을 정도. “은 몇 십 번을 봐도 그때마다 달랐다”고 말할 정도로 원래 이 작품의 팬이었던 그는 작품을 결결이 분석하고 들여다본 ‘팬심’을 살려 첫 뮤지컬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마드윅(마성의 헤드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손승원: 올해 25살인 손승원은 역대 헤드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멤버로 지난해 공연에 합류했다. ‘애기+헤드윅’이란 뜻의 ‘애드윅’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는 막이 오르기 전 우려 섞인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긴장하지 않고 당차게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뮤지컬계 아이돌’이라 불리는 배우답게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에 출연하는 그의 무대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은다. 엄기준: ”내가 여태껏 살아온 것을 바탕으로 헤드윅의 사랑, 아픔,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는 엄기준은 헤드윅의 삶 전반을 지배하는 분노와 시니컬한 감성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그래서 그가 연기한 헤드윅은 유독 도도하고 까칠한 ‘나쁜 여자’ 였다고. 이미 오만석·조승우가 열풍을 일으킨 뒤 두번째 시즌에서 합류했지만, 무대 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답게 관객들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하며 ‘엄드윅(엄기준+헤드윅)’으로 사랑받았다. 이석준: 2006년, 2008년 공연에 출연한 이석준은 관객들로부터 ‘베로니카’라는 독특한 별명을 얻었다. 짙게 화장하고 가발을 쓴 그의 모습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어느 홍등가에서 일하는 매춘부의 모습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단 그 이유에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무대 위 이석준은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의 매춘부처럼 신산한 삶의 피로감을 진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로니카’는 아픔이 절절이 느껴지는 ‘가장 슬픈 헤드윅’ 중 한 명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최재웅: 2006년 “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작품”이라고 단언했던 최재웅은 3년 후, 그리고 5년 후 두 차례나 헤드윅으로 변신했다. “성격상 여성성을 표현하기 어려워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헤드윅을 표현하기로 했다”는 ‘웅드윅(재웅+헤드윅)’은 ‘의외로 섹시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이끌어냈고,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호해온 배우답게 마이너한 컬트 코드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었다. 김동완: 공연 당시 ‘가장 의외의 캐스팅’이라는 평을 들었던 ‘뎅드윅(동완+헤드윅)’ 김동완은 그 자신 가장 힘든 순간에도 대중 앞에서 웃어야 하는 연예인이었기에, 처절한 아픔을 웃음과 노래로 풀어내는 헤드윅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장 가깝게 느껴진 곡으로 헤드윅이 눈물을 짓다 화장하고 가발을 쓰며 부르는 ‘위그 인 어 박스(Wig in a box)’를 꼽기도 했다. 가수와 연기자로서 갖은 경험을 해온 그답게 노련한 매너로 무대를 장악한 것은 물론이다. 박건형: 평소 ‘상남자’로 알려져 있어 캐스팅 발표시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박건형 역시 자신의 청춘을 관통했던 아픔에 비추어 헤드윅의 아픔을 이해했다. 데뷔 후 자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대중들의 무관심을 느껴야 했던 순간, “이러다 점점 작아지면 모든 게 녹아버려서 다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들”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헤드윅에게 다가간 그는 그래서 관객들에게도 “너도 외롭잖아, 외로움을 걷어”라고 말 걸 수 있었고, 그의 공연은 유독 “힐링이 됐다”는 반응을 많이 이끌어냈다. 올해 두 번째 ‘건드윅(건형+헤드윅)’의 무대는 어떻게 다가올지도 기대를 모은다. 송창의: 고운 선과 완벽한 각선미로 ‘짱드윅’이라 불렸던 송창의는 그러나 본래 자신이 갖고 있는 남성성을 굳이 숨기지 않은 헤드윅이기도 하다. 지난해 4년 만에 오른 무대에서도 그는 굳이 여성스러운 목소리를 만들어 내려 하지 않았고, 굵은 남자목소리 그대로 노래하며 절규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역설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경계에 선 헤드윅의 비극이 절절히 전해졌다. 또한 송창의는 음악에 맞춰 어깨와 허리, 팔과 손을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며 '슬픔을 온몸으로 표현해낸' 역동적인 헤드윅이었다. 이주광: 2008년 서바이벌 형식으로 두 달간 진행된 오디션에서 4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헤드윅 역에 낙점된 이주광은 수줍고 풋풋하면서도 당찬 남성미를 갖춘 헤드윅으로 전해진다. 헤드윅을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17kg 감량했다는 그는 열정적인 에너지와 매끄러운 진행으로 “독특한 헤드윅이 될 것 같다”는 이지나 연출의 말처럼 자신만의 매력을 갖춘 ‘광드윅(주광+헤드윅)’으로 변신했다. 강태을: 제작사로부터 출연을 제안 받고 “이라면 모든 스케줄 다 취소하고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답했다는 강태을은 훤칠한 키와 선 굵은 외모를 가진 그답게 강렬한 남성미가 넘치는 헤드윅을 연기했다. 특히 그의 장기는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자유자재의 애드립, 도도하게 앙탈을 부리며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연기였다고 전해진다. 워낙 남성적인 외모 탓에 의외의 캐스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파워풀한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깡드윅(강+헤드윅)’이란 애칭을 얻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컴퍼니다 제공
2014.04.21 / 조회 3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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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10주년, 조승우·박건형·손승원·송용진 캐스팅
록 뮤지컬 이 한국공연 10주년을 맞았다. 2005년 서울 초연을 시작으로 총 여덟 번의 시즌을 거치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오는 5월, 10주년 무대에 오른다.존 카메론 미첼이 대본과 가사를 쓴 은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트랜스젠더 헤드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헤드윅 역에는 그동안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회차를 매진시켰던 한국공연 오리지널 캐스트인 조승우와 최근 드라마, 뮤지컬뿐만 아니라 인기예능 프로그램 MBC 에도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건형, 그리고 2013년 최연소 헤드윅 기록을 갱신한 손승원이 무대에 다시 선다. 그리고 초연부터 시즌5까지 역대 헤드윅 중 가장 많은 관객들과 소통했던 송용진이 10년을 기념하여 단 한번의 특별 공연 무대에 오른다.헤드윅의 남편이자 앵그리 인치 밴드의 백보컬인 이츠학 역에는 락커 서문탁과,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이영미, 부드럽고 강한 보이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전혜선과 파워풀한 목소리 최우리가 이번 무대를 책임진다. 추후 2차 캐스팅 발표도 예고되어 있어 많은 헤드윅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새로운 버전의 무대의 한국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10주년 공연을 끝으로 현재 버전의 은 당분간 국내에서 만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지나 연출, 이준 음악감독의 은 5월 13일부터 9월 28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펼쳐지며, 오는 4월 7일부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창작컴퍼니다 제공
2014.04.04 / 조회 15,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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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최성희와 함께 오스트리아 궁전으로 고고!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 하품과 푸념과 염증만 늘어가는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 나를 위한 보상! 예상치 못한 그 무언가,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펼쳐질 것 같은 그곳으로 올 여름엔 떠나는 거다! 지난 6월 21일부터 10일간 올 여름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은 배우, 작품, 휴가지를 플레이디비 독자들에게 물었다. ‘올 여름 나의 파트너를 찾아주세요’에 응답한 885명들의 ‘홀리데이 드림’은 무엇일까?“난 자유를 원해!” 지긋지긋한 유부장의 잔소리도, 아부의 달인 노대리의 뺀질뺀질한 웃음도 싫어, 싫어! 아무리 인내심의 달인이라 해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아래에선 치고 올라오고 위에선 찍어 누르기 바쁜 틈을 과감히 비집고 나와 유부장의 책상에 던진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휴, 가, 계! 물론 던졌다기 보다는 한 달 전에 미리 구두로 이야기 하고 열흘 전에 휴가계를 올려 승낙까지 받았지만, 어쨌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휴가를 떠난다고! 입사 이후 가장 긴 시간, 눈 딱 감고 무려 일주일 휴가를 얻게 된 나, 책상 위에 뭐라고 쓰고 나온 줄 알아? “난 싫어, 어떤 강요도 의무도, 난 자유를 원해!” (휴가 전 일상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 1위(31.6%), 2위-“인생 뭐 있나요? 웃어봐요!”(28.8%), 3위-“기억 안나 내 인생이 이토록 달콤했었나, 천국이 날 반기고 저 하늘 별들이 노래를 하네, 날 위하여”(20.5%))다 함께 과 소리질러! 휴가 떠나기 전 칼퇴를 하고 찾은 곳은 휴가 전야제를 후끈 달궈줄 공연장! (휴가 때 꼭 보고 싶은 공연 1위(21.7%), 2위- 엘리자벳(13%), 3위- 몬테크리스토(11.7%)) 어머어머, 이 언니 봐, 나보다 더 가는 허리, 교태 넘치는 눈빛에 눈이 뿅 돌아가겠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언니는 날 미치게 한단 말이야! ‘앵그리 인치’를 부를 땐 맘껏 같이 헤드뱅잉을 할 수 있다고! ‘위키드 리를 타운’을 부를 땐 어찌나 마음 한쪽이 아려오면서 눈물이 핑 도는지. 이쯤 되면 나의 값진 휴가의 시작, 환상적이지 않아? 오스트리아행 비행기, 옆 자리에 조승우와 최성희가? 현실 속 내 삶 비록 비루하나, 한번쯤 왕비가 되어 보려 하네. 큰 맘 먹고 일찌감치 오스트리아 행 비행기 표를 끊어 두었지. 올 여름 여행 컨셉은 ‘화려한 휴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스부르크 왕궁 체험이 날 기다리고 있어. (올 여름 꼭 해보고 싶은 여행코스 1위(31.5%), 2위-장발장과 코제트가 거닐던 파리 뤽상부르 공원에서의 산책과 프랑스식 만찬(29.2%), 3위- 허름하지만 느낌이 살아 있는 애비뉴 큐의 아파트나 헤드윅 첫 공연장이었던 호텔 리버뷰에서의 1박 2일(21.7%)) “여봐라 거기 아무도 없느냐~” 이건 조선 다이너스티 스타일인가? 여하튼 으리으리한 왕궁 한 가운데를 우아하게 걸어다닐 나의 모습, 상상만 해도 엘레강스한 걸? 잠시만 굿바이 한국, 비행기에 올라 내 자릴 찾아 갔는데, 오, 마이, 갓! 내 옆에 조승우와 최성희가 앉아 있다니! 세 자리 이어진 이코노미석 한 가운데 자리지만, 비롯 화장실을 맘대로 오가기 살짝 뻘쭘하고 창문으로 바깥도 잘 볼 수 없는 자리이지만, 이번 만큼은 대기업 회장님 비즈니스석 부럽지 않다네! 수줍열매를 한 움큼 따 먹으며 내 자릴 찾아 앉으니 좌승우님 왈 “안녕하세요, 긴 시간 함께 할 친구가 되었네요.”라며 인사를 뙇! 우성희님 왈 “어머나, 잘 됐다! 심심하지 않겠어요. 그렇죠?”하며 웃는데 그 미소가 너무 환해서 이미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까지 증발시켜버릴 것 같았어. (함께 휴가 떠나고 싶은 남녀 배우 1위-조승우 (23.7%), 최성희 (20.1%), 2위- 지창욱(15.5%), 정선아(18.5%), 3위- 박건형(12.4%), 김선영(15.9%)) 상큼 발랄 비비드 의상, 맥주가 빠질 수 없지! 나이를 잊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잊고! 누가 보면 학생이라고 하지 않을까? 비비드한 컬러가 올 여름 대세! 레드 스키니 진과 발랄한 스카이블루 베스트로 한껏 휴가 기분을 내 보았지. 역시 여행엔 편하고도 센스있는 캐주얼 티셔츠와 컬러 팬츠가 딱이라니까! (나만의 여행지 패션 1위(42.2%), 2위- 평소 시도하지 못했던 섹시한 록시 미니스커트(26%), 3위- 언제나 우아하게 루시의 롱 드레스(21.2%))여행 중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줄 맥주도 빠지면 섭섭하지. 헤드윅 언니처럼 병맥주에 빨대 꽂아 쪽쪽 빨아 마시는 그 맛이란! (휴가지에서 꼭 필요할 것 같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 1위(28.7%), 2위-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엘리자벳 흑색 양산(26%), 3위-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 엽서를 쓸 수 있는 시드니 칼튼의 볼펜(17.2%)) 조승우님께서 직접 “이렇게 마시는거야” 하며 알려주시는데, 나는 이번 휴가에서 다, 이루었도다! 그 빨대, 가보로 영구보존 할 것이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일러스트: 괭씨
2013.07.08 / 조회 2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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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본질은 잡은 채, 맘껏 놀아보고 싶었다”
캐스팅 공개를 시작으로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이 끊이지 않았던 이 지난 8일 올해의 캐스트들과 함께 본 공연을 시작했다. 여덟 번째 시즌인 이번 에서는 2005년 초연을 비롯, 2006~7년 공연 이후 6년 만에 헤드윅으로 변신하는 조승우와 역시 3년 만에 세 번째 헤드윅으로 나서는 송창의, 그리고 스물 넷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헤드윅 기록을 세운 손승원을 비롯, 이츠학의 구민진, 조진아를 만나볼 수 있다. 3색 매력 ‘자유로움, 따뜻함, 충실함’ 지난 11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한 자리에서 세 명의 헤드윅은 저마다의 매력으로 역할과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해 드라마 출연으로 무대를 잠시 비웠던 조승우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꿈을 꿀 정도로 뮤지컬이 많이 그리웠다”고 하면서 “놀고 싶어서 을 선택했다”고 6년 만의 컴백 소감을 밝혔다. “무대 위에서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고 정말 놀아보고 싶어서 을 선택했다. 나를 불사를 수 있는 힘이 있는 작품으로, 본질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걸 항상 유념하고 있다. 작품의 주제, 메시지 모두를 관객들에게 맡기는 프리스타일 공연을 하고 있다. 대본 수정 후 한번도 대본을 보지 않았을 정도로 일부러 외우려고 하지 않고, 헤드윅이라는 사람이 펼치는 쇼, 그 공연 안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헤드윅_ 조승우과거 공연에서는 인물이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게 무엇인지 잘 몰랐다는 송창의는 이번 공연에서 거칠지만 따뜻한 헤드윅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은 항상 도전이 되는 작품으로, 할 때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고, 언제나 물음표가 머릿속에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는 헤드윅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객들과 무엇을 소통할 지 많이 생각했고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다. 겉은 거칠지만 속은 좀 더 따뜻한 헤드윅이 될 것 같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믿겨지지 않아서 무슨 역이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는 손승원은 대본에 충실할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쟁쟁한 형들과 함께 해서 부담되고 걱정도 크다. 하지만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고, 어린 나이를 살릴 수 있는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엔 여장에 거부감이 들었는데 할수록 어떻게 하면 더 예뻐질까 고민하고 있다. (웃음)” 헤드윅_ 송창의, 이츠학_ 조진아공연하면서 스스로 치유, 헤드윅은 바로 당신 “여장을 위한 첫 준비로 제모를 하는데, 그 기분은 해 보면 아실 것”이라고 운을 띈 송창의는 “1시간 동안 분장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변화하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 즐기기도 한다”고 트렌스젠더로서의 변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유일하게 짧은 반바지에 긴 생머리로 등장한 조승우는 “예뻐 보일 것 같아 이 가발을 쓰고 나오겠다고 고집 부렸다”면서 “의상, 헤어, 메이크업 컨셉을 잡을 때 입고 싶은 옷을 많이 스크랩 해 두었고, 그래서 나온 것이 이 옷이다”라며 웃기도 했다. 인상 깊은 넘버를 묻는 질문에 송창의는 ‘오리진 오브 러브’를 꼽으며 “가장 중요한 건 그녀가 우느니 웃는 걸 택한 것이다. 풀리지 않는 외로움에 대한 정서를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오리진 오브 러브’와 ‘미드나잇 라디오’는 연인, 친구, 사회 등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잃어버린 관계의 회복을 이야기 하고 있다. 노래하면서 ‘함께 살아갑시다’ 하는 메시지로 스스로도 치유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드윅_ 손승원, 이츠학_ 구민진“이 노래를 부를 때 미묘하게 감정이 복잡해 진다”는 손승원과 함께 ‘위키드 리틀 타운’을 꼽은 조승우는 “전혀 전형적인 이야기가 아니지만 어느새 나와 웃고 떠들고 이야기 듣고 박수 치고 공감하면서 결국 당신에게로 헤드윅은 돌아가는 것 같다”라며 헤드윅을 “바로 당신”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새롭게 백암아트홀로 무대를 옮긴 뮤지컬 은 오는 9월 8일까지 공연하며, 6월 18일 3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3.06.12 / 조회 2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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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캐스팅 제안, 장난전화인 줄 알았다” 배우 손승원 인터뷰
배우 손승원은 '신인 같지 않은 신인'이다. 그는 2009년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데뷔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뮤지컬 '쓰릴 미'를 시작으로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트레이스유'에서는 매력적인 로커로 주목받았다. 그는 출중한 외모와 독특한 캐릭터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배우 손승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그가 뮤지컬 '헤드윅'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은 큰 화제가 됐다. 배우 손승원은 “캐스팅 발표 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올랐다. 캐스팅 발표 날 조승우 형보다 더 많이 주목받았다”고 밝혔다. ‘헤드윅’은 진한 슬픔을 안고 있는 트랜스젠더 캐릭터다. ‘헤드윅’의 설정 나이는 배우 손승원의 나이보다 훨씬 많다. 배우 손승원은 앳된 얼굴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그런 그가 어떻게 ‘헤드윅’ 역을 맡게 됐을까. 지난 5월 23일 오전, 많은 질문을 안고 뮤지컬 '헤드윅'의 연습실을 찾았다. 배우 손승원은 조심스럽게 연습실에 들어서 차분히 인사를 건넸다. 그는 “어젯밤 늦게까지 연습했다”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갔다.- 뮤지컬 '헤드윅'의 캐스팅 발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캐스팅이 됐는지 궁금하다. 뮤지컬 '헤드윅' 관계자가 뮤지컬 '트레이스유'를 보고 연락해 왔다. 깜짝 놀랐다. 내 나이에 ‘헤드윅’ 역의 제안이 들어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장난전화인 줄 알았다. 캐스팅 연락을 받고서는 단번에 승낙하지 못했다.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4일 정도 고민하다 기획사 측에 답을 줬다. - 나흘 동안 어떤 고민을 했나.뮤지컬 '헤드윅'은 기존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다. '모 아니면 도'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 작품의 무대에 두 번이나 섰던 선배들과 같이 무대에 서야 한다. 비교만 당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주변의 선배들과 연출님들께 조언을 구했더니 열에 아홉은 하라고 했다. 도망가지 말고 부딪쳐보라고 용기를 줬다. - 막상 캐스팅을 수락하고 나니 어떤 마음이 들던가?캐스팅 발표 난 날,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전화를 하루에 받아본 적이 없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갔다. 그만큼 큰 작품이라는 것이 와 닿았다. 이를 체감하고 나니 오히려 각오와 오기가 생겼다. 연습에 들어오기 전에는 지레 겁먹고 있었다. 주변에서 “넌 큰일 났다. 총알받이가 될 것이다. 형들을 혼낼 수는 없으니 네가 다 혼날 것이 당연하다. 연출님 무섭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겁을 줬다. 막상 만났는데 전혀 달랐다. 정말 편하게 작업하고 있다. 형들은 학연으로 얽힌 관계다. 승우 형은 고등학교 선배, 창의 형은 대학교 선배라 인연이 깊다. 작품이 재미있어서 더 즐겁다.- 자신이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뮤지컬 '트레이스유'에서 맡은 역이 로커였던 만큼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 두 가지 부분에서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뮤지컬 '헤드윅'과 비슷한 면을 갖고 있다. 뮤지컬 '트레이스유'의 무대에 선 나를 보고 가능성을 찾았을 것이다. 뮤지컬 '헤드윅' 측에서 이미 신인을 뽑을 계획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내가 운 좋게 캐스팅이 됐다. 나로서도 뮤지컬 '트레이스유' 무대에 선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만일 뮤지컬 '트레이스유'를 하지 않았다면 ‘헤드윅’ 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 같은 역의 배우 조승우, 송창의는 경력도 경력이지만 뮤지컬 '헤드윅'이 벌써 세 번째인 배우들이다. 선배 배우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두려고 하나?승우, 창의 형은 당장 무대에 올라가도 충분할 만큼 노련하다. 형들과는 다른 색깔의 콘셉트를 찾아야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많이 고민하고 있다.‘헤드윅’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친 캐릭터다. 겉모습부터 어린 내가 그런 아픔을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내가 ‘헤드윅’ 분장을 하면 누가 봐도 어린애가 여장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 모습으로 깊은 연기를 하려 들면 거부감을 일으킬 것 같다. 오히려 나의 어린 면을 부각하려 한다. -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자신만의 무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첫 번째는 '꾸미지 않은 신선함'이다. 형들은 보기만 해도 웃기다. 형들의 코믹요소는 노련미에서 우러나온다. 이에 대비해 나는 대본에 충실하면서 가끔 신선함을 전달하려 한다. 두 번째는 '처음 이 작품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과연 손승원의 헤드윅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에 찾아오는 관객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들보다 '좀 더 곱상하게 생겼다'는 점이다.(웃음) - 배우 조승우, 송창의가 막내 손승원을 걱정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것 같다. 두 형의 존재가 정말 큰 힘이 된다. 처음 형들을 만났을 때 바짝 군기가 들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형들은 “뭘 열심히 해, ‘헤드윅’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즐겨야 한다. ‘헤드윅’은 막 해야 잘 되는 공연”이라며 “너 나이 때는 손해 볼 것 하나 없다. 네 나이 때는 무대에서 무슨 짓을 해도 관객이 좋아 한다”(웃음)고 토닥여 줬다. 연습하다 힘들어하면 형들은 “같이 하는 사람들이 조승우, 송창의다. 못하더라도 손해 볼 것 없다. 네가 잘하면 오히려 우리가 손해다. 우리가 더 부담이지”라고 했다. 이 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형들은 내가 연습할 때마다 옆에서 봐주고, 애정을 가지고 도와준다. 형들은 대본을 외울 필요가 없지만 나는 혼자서 대본을 달달 외워야 한다. 내가 연습실 구석에 앉아 대본을 읽고 있으면 다가와서 빨리 외우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트랜스젠더 캐릭터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이태원의 트랜스젠더 바에 갔었다. 트랜스젠더들은 정말 친절했다. 섬세하고 얘기도 잘 들어줬다. 남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잘 알고 있다. 트랜스젠더들 대부분은 평소에 차분하다. 우울하다고 해야 하나? 늘 가라앉아 있다. 동성애 로커들의 영상을 많이 봤다. 뮤지컬 '헤드윅'이 동성애 로커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에 영향을 받았을지 궁금했다. 트랜스젠더를 흉내 내는 것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너무 목소리를 바꾸거나 과하게 행동하면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 뮤지컬 '쓰릴미'의 동성애코드, 뮤지컬 '트레이스유'의 또라이 캐릭터에 이어 뮤지컬 ‘헤드윅'까지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강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이제까지 모성애를 자극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사이코패스 같은 악역을 해보고 싶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 배우 같은 연기를 해봤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어떤 작품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러 더 고생하려고 한다. 힘든 만큼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걱정하는 분들이 참 많다. 걱정과 우려보다는 내가 어떤 각오로 이 작품을 시작했을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뮤지컬 '헤드윅'을 가볍게 선택하지 않았다. 깊게 생각한 뒤 각오와 오기를 단단히 갖고 작품에 임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5.31 / 조회 1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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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송창의·손승원, 2013년 <헤드윅> 무대 오른다
조승우와 송창의가 2013년 무대로 돌아온다. 조승우는 지난 2007년 공연 이후 6년만에, 송창의는 3년만에 같은 작품으로 돌아오게 됐고, 여기에 의 손승원이 합류해 새로운 헤드윅을 선보일 예정이다. 존 카메론 미첼이 대본과 가사를 쓴 은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트랜스젠더 헤드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이 주역을 맡아 성공적인 초연을 치른 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공연 후 한동안 TV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조승우는 뮤지컬 복귀작으로 을 택했다. 2005년 초연부터 2007년까지 이 작품에 출연하며 의 성공적인 국내 상륙에 기여했던 그의 무대가 큰 기대를 모은다. 2005년, 2009년 공연에서 ‘가장 예쁜 헤드윅’으로 불리며 사랑 받았던 송창의의 무대도 마찬가지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헤드윅을 연기하게 된 손승원도 궁금증을 모은다. 손승원은 2009년 으로 데뷔해 등을 거쳐 현재 에서 열연중이다. 2013년 의 연출은 초연부터 수차례 이 작품을 이끌어온 이지나가 맡았다. 헤드윅의 남편 이츠학 역에는 의 구민진과 의 조진아가 캐스팅됐으며, 앵그리인치 밴드는 음악감독 이준을 비롯해 부활 멤버 채제민·서재혁, 김민기, 박웅, 이준희, 강창용, 김성현 등으로 꾸려진다. 은 6월 8일부터 9월 8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되며, 티켓은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3.04.26 / 조회 3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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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 해프닝으로 포장한 한바탕 웃음
맛깔 나는 OST, 볼 맛 나는 캐릭터, 빵빵 터지는 코미디, 주유소라는 제한적 공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1998년 작)은 무비컬 전성시대를 예견한 듯 음악, 스토리, 무대 등 뮤지컬 삼박자를 야무지게 갖춘 원작으로 평가됐고, 10년이 지난 후 뮤지컬로 돌아왔다. “그냥, 한 번 털어볼까?” 강산은 변했지만, 뮤지컬 속 꼴통들은 10년 전 꼴통들과 똑같은 말을 내뱉으며 똑같은 꼴통짓을 시작한다. 얘네들 왜 이러는거야?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애초부터 없었다. 다만, 복층 무대를 둘러싼 4면의 스크린에서 뿜어지는 흔들리는 도시 영상이 4인방의 불안한 내면이 사건의 시작이라는 대답을 한다. 강한 비트의 록음악으로 시작하는 무대는 동시다발적이다. 한 명이 뛰면 두 명이 뛰고, 두 명은 쫓고 쫓기는 싸움을 벌이며 관객석과 무대 위를 헤집고 다닌다. 관객 속으로 뛰어든 배우는 관객에게 ‘실제상황’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50여명 정도 되는 해프닝석에 앉은 관객들은 무대상황으로 풍덩 빠져든다. 빼인트(이신성)의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주유소 사장(한성식)의 물음에 답하기도 한다. 해프닝석과 무대의 장벽은 허물었지만, 그 뒤에 앉은 관객들은 해프닝석의 시야에 막혀 요리조리 고개를 피해야 한다. 무대와 관객석, 그 보다 먼 어딘가에 동떨어진 기분을 들게하며 관객들을 뻘쭘하게 하는 순간도 있다. 4명의 꼴통들은 뒤집어진 권력관계를 만들며 무자비한 공권력에 달콤한 복수를 해준다. 2009년에 필요한 풍자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마크 (최재웅), 딴따라 (이율), 무대포 (문종원), 빼인트 (이신성)가 의 F4로 불린다지만, 진정한 구준표는 멀티맨 이었다. 사방을 뛰어다니며 열연한 멀티맨과, 쫄깃한 욕설을 거부감 없이 보여준 주유소 사장, 홍일점인 거칠녀(김영옥)의 엽기적인 취중연기는 참으로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주역 4인방은, 오프닝과 엔딩 넘버를 제외하고 솔로 넘버 한 곡씩을 부른다. 각각의 솔로무대에도 계속 무대 위에 서있는 주역들이지만, 2층과 1층으로 흩어져 움직이는 그들은 무대 위 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스토리 보다 캐릭터 자체로 흥했던 영화처럼, 배우들의 비중보다는 각 캐릭터들의 한 방의 활약으로 꼴통의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노마크(최재웅)는 툭툭 던지는 말투와 움직임을 통해 영화 속 이성재보다 더 까칠하게, 무식한 시니컬함을 보여준다. 빼인트(이신성)의 쉼 없는 카메라 셔터, 완성에 집착하는 그림 그리기, 무대포의 거침없음 까지 고집 있는 캐릭터의 재미는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손무현이 진두지휘 한 넘버는 관객들을 들썩이게 한다. 영화 OST를 포함한 귀에 익숙한 넘버들은 사소한 사건을 거대한 해프닝으로 만들며 흥을 돋군다. 영상을 이용한 전개는 작품의 고향인 영화를 충분히 존중했고 (배우들의 연습장면이 담긴 엔딩 크레딧 까지), 복층 무대를 이용한 동시다발적 사건 전개는 연극의 맛을 살렸다. 의 영상이 극의 전개를 보조하는 도우미였다면, 에서의 영상은 현재 일어나는 사건을 무대와 동시에 펼쳐내는 주인공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와 동시에 쏟아지는 메시지들을 다 잡아낼 수 없었다. 영상을 봐야 하는 건지, 배우를 봐야 하는지 난감한 순간들이 드문드문 스쳐간다. 하지만 관객들의 이런 정신 없음을 만들어낸 의도도 분명히 있었으리라. 창작뮤지컬의 겸손한 자세답게 에는 많은 장치들이 있다. 쉽게 가지 않고 무대와 영화의 장점을 뽑아내려 한 의 시도는 무비컬이라는 장르의 편의에 빠져, 손대지 않고 코를 풀어보려는 기존의 몇몇 작품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충분히 즐겼다, 배우가 된 기분이었다는 관객후기가 줄을 잇는 것 보면 ‘해프닝 뮤지컬’ 이라는 본연의 몫은 해내고 있는 듯 하다. ‘그냥’ 한 번 즐겨보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4.25 / 조회 1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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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 최재웅
“심심한데 주유소나 털까?”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 문득 내뱉은 말이 발단이 되어, 소위 꼴통 4인방이 진짜로 주유소를 점거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을 무대로 옮긴 동명의 창작 뮤지컬이 초연을 앞두고 있다.뮤지컬 이후 1년만에 무대에 오르는 최재웅은 이 작품에서 전직 야구선수답게 늘 야구공을 가지고 다니는 꼴통 4인방의 리더로 등장한다. 2003년 데뷔 이후 등으로 쌓아 올린 연기 내공으로 그는 이제 뮤지컬 관객에게 탄탄한 신뢰를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에는 으로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 묵묵히, 뚝심있게 무대를 장악해가는 배우 최재웅을 만난다.인터뷰 사진을 찍으면서 쑥스러워 하더라. 쑥스럽다. 다른 매체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굉장히 많이 찍어서야 겨우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낙천적인 성격인데, 낯을 가리는 편이다. 친한 사람한테는 까불지만(웃음). 뮤지컬 이후 1년간 무대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 동안 너무 달린 것 같아서 좀 쉬었다. 그간 영화를 찍지 않았나. 이란 영화를 찍었다. 아주 쪼금 나온다(웃음). 이번 작품은 김달중 연출과 다시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되고 있다. 을 함께 했고 은 네 번째 작품이다. 김달중 연출과 최재웅은 계원예고 연극과 선생님과 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친하지만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여전히 무서워 하며 존경한다”라며 여전히 제자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최재웅이 뮤지컬 배우로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간 작품 역시 김달중 연출의 였다. 로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 계기가 됐다. 재미있었다. 새로운 것이었으니까. 지금이야 그 작품이 유명해졌지만…난 주로 그런 걸 많이 했다. 남들이 보기에 될까? 하는 작품들. 이란 작품도 손드하임 작품을 처음으로 소개한 것이었고 도 그랬다. 사실 우리 나라 뮤지컬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면 다른 장르를 찾기 어렵지 않나. 로맨틱 코미디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다양성에 있어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유독 최재웅씨에게 몰린 것인가. 사실 변명일지 모른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작품들도 시작 전에는 다 우려하니까. 하지만 이왕이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시즌 2였으면 안 했을지 모른다. 배우의 자존심인가. 배우의 자존심? 그런 건 전혀 없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면 새로운 걸 도전하겠단 것이다. 그런데 선택할 거리가 없다면 하겠지.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으로 데뷔했다. 왜 뮤지컬이었나. 그냥 뮤지컬이 좋았다. 우리 학교에만 유독 뮤지컬 관련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워낙 뮤지컬을 많이 보고 좋아했었는데 대학에선 그러지 못하니까 더 그리워졌다. 뮤지컬의 어떤 점에 매료됐었나. 매료, 그런 건 아니다. 솔직히 남들처럼 난 죽어도 뮤지컬을 할거야, 이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뮤지컬, 영화를 많이 봤는데, 세 개 중 뮤지컬이 가장 재미있어서 관심을 조금 더 가졌다. 예고에 다닐 때 뮤지컬을 많이 봤고 그 당시 봤던 건 다 기억이 날 정도다.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작품을 해왔다. 배우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며 작품에 임하나. 난 먼 미래의 꿈을 펼치고 상상하는 타입은 아니다. 마흔 넘어서의 최재웅은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멀리 계획하는 스타일도 아닌 눈 앞에 닥치는 걸 집중하는 편이다. 오늘 공연, 내일 공연을 잘 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노래나 연기를 엄청나게 잘 한 게 아니었으니까. 하고 싶어도 못하는 배우들이 많다. 30대에 들어서 다른 목표가 생겼다면. 20대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배우로서 무대에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생긴다. 이번 을 보고 관객들이 가져갔으면 하는 건? 다양한 해프닝에서 관객들이 가져갈 만큼 가져가시면 된다. 내 역할에서는..글쎄. 어떤 분들은 연기, 어떤 분들은 노래, 어떤 분들은 캐릭터에서 뭔가를 가져가실 수 있겠지만, 바라는 건 없다. 그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낯선 이에게 서슴없이 다가가는 넉살도 없고, 배우로서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 하지도 못하지만 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길 주저 하지 않는 그다. 뮤지컬에 매료됐다기 보단, 다른 장르보다 더 재미있어서 시작했다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진가는 사실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무대 위에서 확인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연습 시간이 임박해 인터뷰는 마무리 해야 했다. 말을 잘 못한 것 같다며 미안해 했지만, 담담하고 꾸밈없는 말 속에 예리하고 뚜렷한 배우의 뚝심이 은연 중 나타난다. 서둘러 무대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무대를 지킬 배우의 모습이 보인 건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3.09 / 조회 22,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