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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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개막, 연극 ‘나와 할아버지’ 한갑수, 오용, 민준호, 정선아, 양경원 등 참여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6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소박하고 진솔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통해 짙은 감동을 전하며 수년 간 꾸준히 사랑 받아온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2021년 3월 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막을 올린다. 2015년 이후 6년 만의 대학로 공연이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작품의 공연 소식과 함께 캐스팅을 공개했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2013년 초연했으며, 2015년 예그린씨어터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대학로를 떠나 여러 지역의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작, 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실제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여 쓴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특유의 반짝이는 재치와 재기 발랄한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다. 미니멀한 무대 위에서 리얼리티 가득한 대사들과 함께 한 편의 수필처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놓는 ‘준희’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삶’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에는 2013년 초연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에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했다.
할머니의 잔소리에 지지 않고 전쟁 통에 헤어진 옛사랑을 찾아나서는 할아버지 역은 언제나 진정성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한갑수와 초연부터 지금까지 할아버지 역으로 참여하며 변함 없는 감동을 전달해 온 오용,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 배우에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표치수로 안방까지 사로잡은 씬스틸러 양경원이 연기한다.
할아버지의 여정에 동행하며 진짜 ‘삶’에 대해 깨달아가는 준희 역에는 연극 '뜨거운 여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을 통해 존재감 넘치는 연기로 호평을 얻고 있는 차용학과 연극 '템플',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대학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석현이 더블캐스팅 되었다.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할머니 역으로는 개성 있는 연기와 밝은 에너지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정선아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서예화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준희의 미래 모습이자 극 중 화자 역할을 하는 작가 역은 실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연출겸 작가인 민준호가 직접 맡아 진솔한 연기를 펼칠 예정이며, 여기에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무대 활동으로 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종현, 뮤지컬 '구내과병원', '미아 파밀리아'의 문경초가 새롭게 합류했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2021년 3월 5일부터 4월 18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되며, 2월 중 티켓 오픈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제공
2021.01.19 / 조회 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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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용녀 "작년 뇌경색 투병…이번 연극은 내 운명"
23일 KBS ‘아침마당’ 출연 투병사실 밝혀
연극 ‘선녀씨이야기’ 택한 이유는 “초심”
서울 공연 마무리 지방 투어로 관객 찾아선우용녀(사진=KBS 1TV 아침마당 캡처).[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내 운명 같은 작품이다.” 배우 선우용녀가 연극 ‘선녀씨이야기’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드러냈다.선우용여는 23일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연극 ‘선녀씨이야기’(연출 이삼우·제작 PS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이날 선우용녀는 방송 중 작년 뇌경색 투병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연극 ‘선녀씨이야기’는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자고 결심했을 시기에 제의가 들어왔던 작품”이라며 “연극 영화과 출신으로 연극 무대로 데뷔했던 만큼 무대로 돌아가 초심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연극 ‘선녀씨이야기’는 수십 년을 밖으로 돌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 아들 종우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12년 전국연극제 대상 및 희곡상·연출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한 수작이다. 가슴 뭉클한 ‘어머니’와 ‘모성애’를 소소하고 담담하게 풀어냈을 뿐 아니라 적절한 유머 코드를 삽입했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명품 배우 최수종이 아들 종우 역을 맡아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선우용녀는 어머니 이선녀 역으로 열연했으며 배우 윤해영이 이선녀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한편 연극 ‘선녀씨이야기’는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고 지방 투어를 돌 예정이다.연극 ‘선녀씨이야기’의 한 장면.▶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23 / 조회 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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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선우용녀, 연극 '선녀씨이야기' 연습현장 보니…
열정 가득…연습 비하인드 컷 공개
윤해영·한갑수, 극중 인물 완벽 변신
6~2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연극 ‘선녀씨 이야기’ 연습현장 모습(사진=PS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선녀씨이야기’가 명품 배우들의 열혈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연극 ‘선녀씨이야기’(연출 이삼우·제작 ㈜PS엔터테인먼트) 측은 개막일을 4일 앞둔 지난 2일 작품에 출연 중인 배우 최수종, 선우용여, 윤해영, 한갑수의 연습 현장 모습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공개한 사진 속 배우들은 생생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거나, 대본 리딩에 몰입하는 등 극 중 인물로 완벽 변신했다. 제작사 측은 “배우 선우용여를 비롯해 최수종, 윤해영, 한갑수 등 출연 배우들 모두 ‘연기 고수’라고 일컬어지는 배우들인데 이번 작품을 위해 신인 배우 못지않은 열정으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수십 년을 밖으로 돌다 영정사진 앞에 선 아들 종우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 선녀씨의 삶과 현대 가족사회의 이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012년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 및 희곡상과 연출상 등 5관왕을 거머쥔 명품 희곡이다.배우 최수종은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아들 종우 역을 맡았다.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국민 어머니’ 선우용여가 어머니 이선녀 역에 캐스팅됐다. 배우 윤해영이 선우용여가 맡은 ‘이선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극 중 아버지 역으로는 연극 ‘나와 할아버지’, MBC ‘불어라 미풍아’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한갑수가 맡았다.한편 배우 최수종, 선우용여, 윤해영, 한갑수 등 명품 배우 캐스팅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가족극 ‘선녀씨이야기’는 오는 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연극 ‘선녀씨 이야기’ 연습현장 모습(사진=PS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04 / 조회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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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씨이야기' 임창정 노랫말 쓴 작사가 참여 음원 공개
24일 정오 특별 제작 곡 선보여
'오랜만이야' 배은정의 가사
어머니가 자식에 전하는 이야기가창에 소리꾼 이소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선녀씨이야기’가 24일 정오에 특별 제작 음원을 공개한다. 연극 ‘선녀씨이야기’(연출 이삼우·제작 PS엔터테인먼트) 측은 주요 음원 사이트를 통해 극 중 주인공 ‘이선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가사에 오롯이 담아낸 곡을 선보인다.수려한 선율의 피아노 연주가 감성을 자극하는 곡으로 작곡과 프로듀싱에 뉴에이지 피아노 연주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수연이 참여했다. 버클리음대 출신으로 미국에서는 EDM 장르의 리믹스를 비롯해 사운드디자이너, 서브 편곡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약 중인 김은우(JEK)가 편곡을 맡았다.또 작사에는 임창정의 ‘오랜만이야’ 작사가 배은정이 투입돼 어머니가 자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애틋하게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실력파 소리꾼 이소연이 가창으로 참여했다. 국립창극단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소리꾼 이소연은 유명연출가 고선웅의 국립창극단작품 ‘변강쇠 점찍고 옹녀’와 뮤지컬 ‘아리랑’에서 각각 주인공 ‘옹녀’와 소리꾼 ‘차옥비’로 캐스팅돼 호소력 있는 가창력으로 대중에 눈길을 끌었다.이소연은 이번 연극 ‘선녀씨이야기’ 특별 음원 녹음을 위해 사전에 대본을 완벽히 정독한 후 녹음에 임하는 등 어머니 ‘이선녀’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극 ‘선녀씨이야기’는 2012년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 및 희곡상과 연출상 등 5관왕을 거머쥔 명품 희곡이다. 수십 년을 밖으로 돌다 영정사진 앞에선 아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머니 선녀씨의 삶과 현대 가족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한편 배우 최수종, 선우용여, 윤해영, 한갑수 등 명품 배우가 출연한다. 특별 제작 음원은 이날 정오부터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오는 5월 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24 / 조회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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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 출연 '선녀씨 이야기' 연극 예매율 1위 석권
선우용녀·윤해영 등 연기고수 총출동
5월 6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서 개막[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인터파크 티켓 연극 티켓 판매율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지난 20일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 내 연극 카테고리에서 일간 예매율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17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다운 저력을 보였다.작품은 수십 년을 밖으로 돌다 영정사진 앞에 선 아들 종우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 선녀씨의 삶과 현대 가족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2012년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 및 희곡상과 연출상 등 5관왕을 거머쥔 명품 희곡이다.2013년 공연 당시 언론과 대중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으며 2015년 새 시즌을 맞아 ‘명품연극’이라는 평에 걸맞는 최고의 배우 캐스팅 라인업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올해는 명품 배우 최수종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에야 그녀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아들 종우 역을 맡았다.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국민 어머니’ 선우용여가 어머니 이선녀 역에 캐스팅됐으며 배우 윤해영이 선우용여가 맡은 ‘이선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실력파 배우 한갑수가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오는 5월 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22 / 조회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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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이희준 무대 선다…연극 '나와 할아버지'
진짜 ‘삶’ 물음·솔직 대사 눈길
소박·담백 이야기 빚어낸 감동
9~11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연극 ‘나와 할아버지’ 포스터(사진=강동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진짜 ‘삶’을 발견해가는 내용이다. 작·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실제 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대사가 백미다.연극은 ‘준희’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난생 처음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을 수필극 형태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준희’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할아버지의 여행을 동행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녹음기에 담아 글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저 멜로드라마 소재를 찾던 ‘준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자신이 상상하는 멜로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여행에 동행한다. 하지만 막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처와 추억을 알게 되는데 잔잔한 감동을 준다.할아버지는 배우 김승욱, 오용, 한갑수, 진선규가 맡는다. 준희 역에는 이희준, 김호진, 오의식이 번갈아 연기한다. 이외에 정선아, 민준호, 양경원, 차용학이 출연한다. 배우 이희준이 모델 이혜정과 4월 비공식 결혼식을 올린 후 서는 첫 무대다. 02-440-0500.자료=강동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3 / 조회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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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에게 답을 얻다, <길 떠나는 가족> 지현준
이윤택 연출, 김의경 작가의 연극 이 2009년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 이 연극은 순수와 광기를 오가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간 이중섭의 삶을 소, 게, 물고기 등을 형상화한 다채로운 오브제와 함께 펼쳐내고 있다. 일제시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한국전쟁을 겪으며 정신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 화가를 연기하는 것은 어느 배우에게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일 공연장에서 만난 지현준은 그 몫을 충분히 다 해내고 있었다. 올해로 데뷔 11년째를 맞은 지현준은 한때 ‘캐스팅 0순위’ 배우가 되기 위해 즐겼던 술, 담배를 끊고 8년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잘 살아야 한다.”라는 이윤택 연출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후 많은 작품에서 연륜을 쌓아온 지금, 그는 “이제 무대와 무대 아닌 곳의 높이가 비슷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무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자유로워졌다는 뜻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배워간다는 그에게 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을까.Q 공연이 개막한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첫날과 비교하면 어떤 것이 달라졌나. 처음엔 긴장감을 갖고 연출님이 짜 놓으신 틀 안에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좀 더 살아있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그때 다른 배우들과 연기를 주고받다 보면 매일 똑같을 수가 없으니까. 매 순간 살아있으면서도 전체적인 틀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Q 이중섭을 연기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는 일일 것 같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대본을 읽고 나서 이중섭의 평전을 몇 권 읽었다. 그 때부터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 분은 너무 심플하신 분이다. 세상이 보기엔 불우한 인물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나도 처음에는 왜 예술가는 저렇게 살아야 할까, 왜 진짜 좋은 작품을 남긴 사람들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중섭에 대해 알게 되면서 누구든 정말로 그 인물이 되어보지 않으면 그가 불행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섭이 그렇게 괴로워하고 힘들었던 이유에는 가난도 있지만, 사실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나 예술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열정이 더 컸던 것 같다. 누군가를 미친 듯 사랑하면 그만큼 그리움도 크지 않나. 그는 그만큼 사랑이 너무나 많고 순수했던 사람이다. 겉으로 보기엔 힘들게 살았지만, 그렇게 사랑이 많았던 사람만큼 또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어머니와 아내, 자식, 지나가는 하찮은 동물에게까지 모두 사랑을 품었기에 그렇게 살아가셨던 것 같다. Q 연습하면서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아이와 같은 시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연극에도 나오지만, 형이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혼내자 이중섭이 울었다는 일화가 있다. 근데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해서 서러워서 운 것이 아니라, 형이 불쌍해서 울었다는 거다. 누가 나를 혼냈는데, 혼내는 사람의 마음이 아파서 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대체 그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았던 것인지를 알기가 참 힘들었다. 아마 커다란 일도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하고, 또 아주 작은 일도 굉장히 소중하게 대할 줄 아는 마음이 아닐까. “게를 잡아먹고 사니까 미안해서 게를 그린다.”는 대사처럼 말이다. Q 그 외에도 와 닿는 대사가 많았을 것 같다. “세상에 환쟁이가 할 일이 뭔가.”라는 대사가 많이 와 닿았다.“하면 할수록 내 그림은 엉터리다, 가짜다.”라는 말도 진심으로 다가왔다. 한창 대사가 잘 안 풀릴 때 ‘그림’이라는 말을 ‘연기’로 바꿔서 읽어봤다. “내 연기는 다 가짜다.” 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무슨 말인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괜히 슬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한 말이라는 것이 느껴지더라. Q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어떻게 연습했나. 이영란 선생님( 미술감독)이 먼저 직접 그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주셨다. 이윤택 선생님도 해보자고 하셨고. 처음엔 엄청 부담이 됐다.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으니까. 매일 연습이 끝나면 이영란 선생님의 작업실에 가서 세 시간씩 계속 그림을 배웠다. Q 극중 이중섭이 아이 모습을 한 인형을 여러 번 만나는데, 그건 무슨 의미인가. 연극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중섭이 아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첫째 아들을 잃고 나서부터다. 워낙 아이들을 사랑했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나중에 정신이 조금 이상해졌을 때도 아이들과 많이 놀았다고 하더라. 어쩌면 그가 가장 잘 어울릴 수 있고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아이들이 아니었을까. Q 데뷔 때부터 이윤택 연출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해왔다. 이윤택 연출은 배우 지현준에게 어떤 존재인가. 선생님은 연극에 있어 내 아버지이자 고향 같은 분이다. 데뷔 초반에 선생님과 함께 하며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다가 얼마간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정말 그립고 목말랐다. 선생님이 그리는 그림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는데, 항상 배우로서 그 크기를 다 못 채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컸으니까 이제는 좀 잘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선생님이 나를 되게 잘 아신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때로는 칭찬도 하고, 때로는 약을 올리기도 하면서 숙제를 툭툭 던져주셨다. “이중섭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그런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Q 이중섭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 사실 나는 처음 이중섭이라는 화가에 대해 어쩐지 화도 안 낼 것 같고, 왜소하고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중섭에게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정 반대의 모습도 있었다는 걸 알려주셨다. 그의 삶 속에도 화가 있고 울분이 있고 장부처럼 우직한 모습도 있다는 것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실제로 이중섭이 남덕이(아내)를 때리기도 했다고 하더라. 그런 다양한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면 내 연기도 되게 단조로웠을지 모른다. Q 이윤택 연출이 스스로 “배우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연출”이라고 표현했던데, 힘들지는 않나. 선생님과 연극을 하며 선생님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선생님에게 분명 꼬마악동 같은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는 대단한 조율능력, 사람과 작품을 보는 능력이 있는 분이다. 그래서 혼날 일이 있으면 당연히 혼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의 경우 선생님이 배우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정말 많이 열어주셨다. 지적해야 할 때는 정확히 말씀하시고, 그렇지 않을 때는 특별히 무섭게 하시지 않았다. 모두가 무대에서 살아있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Q 공연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더라. 관객들이 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아가길 바라나. 이 작품은 장면마다 무언가 조금씩 쌓여서 객석에 전달되는 작품이지, 팍팍 강렬한 감동을 주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이중섭 선생님도 그렇게 사신 분이고.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공연이다. 나도 어쩔 수 없이 관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긴 하는데, 관객들마다 공연에서 받은 느낌이 다 다른 것 같더라. 감동을 받는 장면도 다 다르고. 분명 장면마다 어떤 힘이 있고, 그게 얼만큼이든 객석으로 전달이 되고 있는 것 같다. Q 출연하는 작품이 모두 당시 하고 있던 고민에 답을 던져준다는 말을 했다. 을 시작했을 때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나. 내가 좋아서 연극을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한계를 느꼈다. 관객들이 평상시 잘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충격을 주는, 연극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텐데 그걸 못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가 모두 기술력도 뛰어나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지 않았나. 아무리 연극이 리얼함을 제공한다고 해도 드라마와 영화를 못 따라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럼 나는 배우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점에 을 만난 거다. 이중섭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은 거지. 사실 나도 이중섭처럼 살기는 두렵다(웃음). 그런데 배우로서 적당히 좋은 집에, 어느 정도 명성을 갖고 좋은 일을 하면서 산다고 해도 뭔가 스스로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돈에 대한 욕심도 많지 않고. 그렇다면 히스 레저처럼 한방 날리고 죽는 게 배우로서 훨씬 값어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 예술가로서 정말 깨끗하고 순수하게 살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 공연을 하면서 답을 얻은 거다. 물론 내가 그분처럼 살수는 없겠지. 나는 어차피 다른 사람이니까. 하지만 배워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다. 연극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들이 잠깐이라도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주위를 살필 수 있는 힘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그 길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Q 40~50대에는 어떤 모습의 배우가 되어있길 바라나. 정해진 정체성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현준으로서 사는 모습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내 평상시의 모습이 무대 뒷모습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잘 살려고 많이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무대라는 곳이 좀 이상적이기도 하고, 우리가 평상시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곳이지 않나. 그래서 무대에 올라갈 때 항상 한 발 높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무대와 무대 아닌 곳의 높이가 좀 비슷해진 것 같다. 특별한 긴장감 없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물론 좀 더 노력해야겠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배우의 정체성은 어느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지현준이 가진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무대에 서느냐에 따라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정체성이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정해놓지 않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직도 지현준이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긴 하다(웃음). 그런데 제일 먼저 작품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고, 그 다음에 지현준이라는 이름도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다른 인터뷰에서 “배우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던데, 같은 맥락인가. 비슷하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이윤택 선생님이 배우의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게 있다. 처음엔 자기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는 자신과 캐릭터, 자신과 상대 배우, 자신과 극장, 세상,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까지 생각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그 순서대로 무언가가 찾아온다. 최근에는 내가 좋아서 연기하는 단계를 조금 넘어서 상대 배우와의 관계까지 생각하게 된 것 같은데, 이제 세상에 대해 무엇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모노드라마 를 할 때는 관객과의 관계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았고, 이번 작품에서는 예술가로서 세상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최근 세월호 사건도 있지 않았나. 이런 시국에서 아이들은 어떤 존재인지, 그들과 같이 아파할 수 있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그런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고. Q 좋은 이야기지만, 굉장히 이상적이기도 하다. 주위에서 보고 듣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나. 그런 괴로움도 있었다. 결혼해서 애를 낳고 사는 주위 친구들을 보면 이제 사랑도 다 식고, 이상도 끝난 시기이지 않나. 그런데 그것도 다 삶의 한 모습인 것 같다. 그걸 극복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 안에서 내가 찾아야 할 것들이 또 있는 것 같고. 예전엔 후배들을 만나면 이건 이런 거야, 이렇게 살아야 돼, 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점점 입을 다물게 된다(웃음). 그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내가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고. Q 무용, 음악 등 항상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말해왔다. 요즘은 무얼 배우고 싶은가. 오늘 영어 회화 학원을 끊었다. 남들은 스물 한 살, 스물 두 살 때 하는 것들을 이제 하는 거다(웃음). 영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 요즘 다들 한류인데, 연극배우도 언젠가는 한 명 넘어가야 되지 않을까?(웃음) 한 10년 후 웨스트엔드 같은 곳으로. 요즘 유투브를 통해 영국에서 하는 연극이나 그리스 안무가 등의 작품을 봤는데, 외국사람들과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 그 쪽은 무용수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서 안무를 해도 연극 같더라. 유럽에 가서 무용과 노래와 연기, 종합적인 예술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 80살이 돼서라도.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7.09 / 조회 1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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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악인, 두 모습의 맥베스가 너무나 매력적' <맥베스> 박해수
"이 계단이야말로 걸려 넘어지든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구나!"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온 몸에 일깨운 맥베스의 대사이며, 동시에 를 만난 맥베스, 박해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간 등 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강인하고도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그이지만 나름의 슬럼프를 지나 배우로서의 진일보에 목마름을 깊게 느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를 만난 지금 박해수는 기쁘고 가슴이 벅차며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잘 해내고 싶고, 또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있는 이 배우의 믿음이 의 무대를 견고히 채우고 있다. 시적인 대사,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극한의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압권으로 꼽히는 연극 가 오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만세!" 비극의 출구를 단숨에 열어버린 세 마녀들의 이 한마디에 자신의 야망을 일깨우고 거기에 맞춰 충실히 질주한 인간. 하지만 끝내 신 아래 미약한 존재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피를 부르고 피로써 생을 마감한 맥베스의 모습은 지금도 인간들의 우매함이 어느 정도인지 낱낱이 일깨워주고 있다. 고전이지만 현재에 더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작품이 임을 박해수 역시 강하게 인정하고 있었다.왜 맥베스 역할에 캐스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도 그 점이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근래 젊은이들한테서 나오기 어려운 외모와 클래식함이 (나에게) 있다고도 하시는데 그래서 캐스팅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이병훈 연출님 스타일을 보니, 연습에 잘 따라올 수 있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뽑으신 것 같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함께 수업하며 선생님이 꾸려놓으신 좋은 스타일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도 같다. '제 나이 답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와 실제 나이의 박해수 사이에 간극은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간극이 있었다. 그간 맡아왔던 배역의 나이만큼 실제로 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또래들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주변 남자 친구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난 작품에 대한 생각, 작품 속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크게 간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남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기계 등에 대한 욕심들이 많은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욕심은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것이다. '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과거 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현대극은 적었다. 고전, 비극이 힘들어도 더 좋고 재미있게 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좀 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극도 분명히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맥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맥베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욕심을 가졌다가 다시 나락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 몰리기도 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 역할이다. 연습하면서 셰익스피어는 정말 천재라는 걸 느낀 게, 맥베스라는 살인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 악인으로도 만든다.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말들을 구사하지만 악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기도 한 맥베스, 그 두 가지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 할 때, '무척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습하기 전보다 연습하면서 감동이 더 컸다.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정말 재미있는 배역이라는 건 몰랐다. 연습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는 게 많아졌다. 보이스 코칭, 신체 트레이닝, 움직임 등 최고의 선생님들이 수업을 탁탁탁 진행하셨는데 연출선생님들을 비롯해 한 작품을 가지고 트레이닝하는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나 행복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들이 변화하니 그것 또한 너무나 감사한 거다. 이병훈 연출이 박해수를 두고 "연극배우의 이상형을 갖고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를 통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걸 하나 얻었다. 원래 스스로 가지고 있던 대사 조도 있었고 연기 패턴이라는 게 있었는데 (연습) 초반에 많이 깨졌다. 완전히 박살이 난 후에 (웃음) 새 벽돌을 하나씩 쌓았다. 어떻게 캐릭터와 작품에 접근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방법을 연출님이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 이를테면 예전엔 배역과 내가 맞닿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았다면, 선생님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게 해 주신다. 그간 아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혼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연습부터 지금까지 연출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왔다. 배역이 아닌 작품에 대해 연출이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게 굉장히 뇌리에 꽂혀있다.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일은 점점 더 커지고 아내와 사이는 소원해지며, 제일 친한 친구는 죽여야 되고 다른 가족들을 파탄시키기까지 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이 시작되는 상황, 현명하지 않은 고민들, 결국 쓸쓸히 혼자 남아서 인생이 정말 허무한 것을 깨닫는 모습,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다. 연출님은 이 모든 걸 인간 이야기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고, 그래서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결핍,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하신다.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맥베스의 욕망을 이끌어 낸 결핍은 무엇일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마녀들이 "넌 왕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할 때 '에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마녀의 예언대로 코우더 영주가 되고 나니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말콤(전 왕의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고 하니 숨겨졌던 욕망이 구토처럼 쑥 나오는 거다. 맥베스 입장에선 자신이 왕으로서 대우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좀 겸손한 척 했는데 (웃음) 나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욕심이 과하다고 느꼈을 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가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인데, 작품이나 배우로서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일의 폭도 커지고 친구들 사이에 간극도 생겼다. 당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져 집 밖에 한 달 동안 안 나왔었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당시엔 반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계속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이고. (웃음) 돌이켜보면 그래도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무언가 다시 할 수 있고, 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심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맥베스 아내 역의 김소희는 대 선배이자 학창시절 선생님이기도 했다. 항상 바라만 봤고 동경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면 부인으로 (내 안에) 싹 들어오신다. 눈높이를 낮추면서 싹 들어오는 느낌, 정말 신기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접근하는 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다. '레이디 맥베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이 많이 존재할 만큼 맥베스 부인 역시 강렬한 캐릭터이다. 내가 느끼기에 소희 선생님은 이 작품에서 '레이디 맥베스'가 되길 원하지 않으시고 정말 맥베스의 부인, 그 자체로 섬세하게 작품과 내 안에 들어오신다. 그렇게 나오는 '진짜 레이디 맥베스'의 모습을 정말 느끼고 그래서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정말 좋은 배우가 되어서 후배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 눈빛으로 봐 줘야 그 배우의 기운이 싹 올라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소녀 같으시다.부담감이 크겠다. 부담 많이 된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생각으로 칭찬도,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한 가지, 연출님의 말씀에 따라 변화되는 나를 경험하고 싶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베스를 무대 위에서 정확하게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내 역량 이상으로 큰 시너지를 내 주시는 분들,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서 눈빛만 줘도 그냥 딱! 온다. (웃음) 비극의 주인공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다 옆에서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것만 온전히 받으면 되는 거다. 그 욕심이 강해져서 부담이 되지 않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맬콤이 왕이 돼? 이거야말로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는 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뛰어넘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넘어가라고 많이 밀어주고 계신다. (웃음) MBC 드라마 , 최근 드라마스페셜 등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혀도 좋겠다. 그렇게 하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씩 정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른 분야의 맛, 분위기를 알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연극과 같은 연습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떤 상황,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배역을 연구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조연, 단역으로 영화 두 편에 들어가서 해 봤더니 뭔가 조금 알겠더라. 연기하기 좋은 상태로 자신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데, 박해수라는 배우가 한 역할에 접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쓸지 궁금하다. 배역에 더욱 가깝게, 완벽하게 접근해 나가는 걸 경험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4 / 조회 1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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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의 진수, 연극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인 연극 ‘맥베스’가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시적 리듬이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원작의 강렬함은 이병훈 연출가와 신선희 무대미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다. 이병훈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연극 ‘맥베스’의 현대성을 극대화 시킨다. 신선희 무대미술가가 이를 도와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무대로 이끌어낸다. 주역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은 박해수와 김소희가 각각 맡는다. 박해수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제4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 심연의 깊은 고뇌와 절망에 찬 ‘맥베스’를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소희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고곤의 선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은 탄탄한 배우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동아연극상(2006년 신인연기상·2009년 여자연기상·2013년 여자연기상)을 석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훌륭한 무대언어로 위태로운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을 비롯해 총 20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국립극단
2014.02.07 / 조회 8,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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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 이야기
연극 '선녀씨 이야기'
4남매 어머니 선녀 일대기 담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2인1역 설정
내달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K연극 ‘선녀씨 이야기’에서 늙은 선녀를 연기하는 배우 고수희(왼쪽)와 차남 종우 역을 맡은 임호가 열연하고 있다(사진=쇼온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름만 불러도 눈물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만난다. 9월 15일까지 서울 혜화동 아트센터K에서 공연되는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선녀씨 이야기’는 무능력한 남편에게 구박 받으면서도 4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 ‘선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2년 제30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연기대상·연기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지만, ‘선녀씨 이야기’에는 특별함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인형극과 안무를 입혔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메시지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난다. 공연에 앞서 열린 리허설에서 배우들은 입을 모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연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4남매 어머니 선녀의 장례식장. 외삼촌과 조카, 아들·딸 들이 모두 모였다. 뒤늦게 등장한 차남 종우를 향해 가족들은 원망 섞인 말을 건넨다. “어디 갔다 이제 오나. 느그 엄마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종우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15년 만이다. “선녀씨, 행복하게 살다 갔나. 무식한 나무꾼에 철없는 자식들 만나서 고생만 하다 간 거 아이가.”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어머니가 무대 위로 빠져나왔다.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종우를 향해 담담하게 안부를 묻는 선녀. “엄마, 죽은 거 맞나.” 기구한 운명의 선녀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이다. 반으로 쪼개진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선녀가 교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배우가 각각 젊은 선녀와 늙은 선녀를 연기하고,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은 하나가 돼 간다. “이 나라는 사계절이라 하더만, 내 인생의 절반은 겨울이었다.” 남편에게 맞아 한쪽 고막이 찢어지면서도 공사판으로 식당으로, 억척스럽게 남매들을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느그들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대견하게 커서 시집갈 때 내 새끼들이 눈앞에만 있어도 항상 기뻤다. 이게 봄날이지 뭐꼬.” 결국 종우는 살아계실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며 울부짖는다. 배우 이재은이 젊은 선녀, 고수희가 늙은 선녀 역에 캐스팅됐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임호가 진선규와 번갈아 종우를 연기한다. 임호는 “아들이 바라본 어머니란 점에서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과 다르다”며 “그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모습을 이 시대에 조망해본 의미 있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1599-07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8.26 / 조회 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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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아들딸, 지치지 말고 힘냈으면” 연극 ‘선녀씨 이야기’ 이삼우 연출가
과거 개그우먼 신보라가 고향인 ‘거제도’를 배경으로 개그 프로그램을 선보인 적 있다. 프로그램 속 거제도는 순박함이 묻어나는 그야말로 ‘시골 마을’이었다. 최근 그 ‘시골 마을’ 거제도에 ‘수작’이라는 이름을 달고 한 편의 연극이 탄생했다. 이삼우 연출가가 자전적 이야기로 써내려간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2012년 경남연극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전국연극제에 참가해 대상(대통령상), 희곡상, 최우수연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고, 곧이어 서울 공연 제작이 결정됐다. 8월 중순 서울 공연을 앞두고 7월 26일 합정동의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만난 이삼우 연출가는 정겨운 사투리로 환한 인사를 건넸다.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소망이 이뤄져서일까. 투박한 사투리에 즐거운 기색이 실려 있는 것 같았다. 8월 16일부터 약 한 달간 대학로뮤지컬센터 중극장 무대에 오를 연극 ‘선녀씨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거제도에서 제작돼 상업 프로덕션까지 왔다. 인터뷰할 때 ‘왜 서울에 진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어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연극을 해왔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연극 ‘선녀씨 이야기’라 생각한다. 애초부터 서울 진출이 목적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이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후원 업체와 극단 자비로 예산을 만들어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때, 지금의 기획사(PS엔터테인먼트)가 다가와 줬다. 기획사 대표가 김해에서 연극을 하던 친구인데, 이 작품의 소문을 듣고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다. 아마 극단이 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큰 규모의 작품이 되지는 못했을 거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갖고 있는 고유한 힘과 작품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상업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제작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 현재 작업 환경은 지역 극단의 환경과 차이가 많이 날 텐데. 많이 난다. 지역 극단은 염세적인 환경에서 작업한다. 전문 스태프진이 거의 없다. 요즘은 조명과 무대 부분에서 스태프진이 많이 좋아졌다. 중앙의 스태프진이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져서인 것 같다. 반면 소품이나 의상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단원들이 자기 소품을 직접 만들고, 의상은 집에 있는 것을 가져다 쓴다. 능력이 수퍼맨이 아니라 맡은 일의 양이 수퍼맨이다. 상업 프로덕션은 스태프가 모두 전문화 돼 있다. 기획도 지역에서는 연출이 해야 했는데, 여기서는 회사가 붙어서 진행해 준다. - 이번 공연의 규모가 꽤 크다. 전국연극제에서 선보인 것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올해는 이재은 씨의 남편 분이 안무가로 참여했다. 술을 한 잔 하다가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하셔서 참여하게 됐다.(웃음) 지금 몇몇 장면에 움직임이 들어갈 예정인데 상상하던 것 이상의 그림이 나오고 있다. 또,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배우들 모두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삶이 다르지 않나. 대신 작품의 큰 틀이나 정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들었다. 이 이야기는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집 떠난 지 15년이 지난 뒤 돌아온 아들 ‘종우’의 시각으로 바라본 어머니의 삶을 담는다. 나의 자전적 이야기와 장례식장에서 들었던 형제간의 다툼 이야기를 결합해 썼다. 종종 극단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어머니 인생 팔아서 성공한다’고. 요즘 작업을 하다보면 늘 묘한 기분이다. 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프기도 하고, 더 넓은 곳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기도 하다. 어머니께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 거제도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뵀는데, 서울에서 작업하다 보니 오히려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다. 아이러니하다.(웃음) - 올해 참여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고수희, 이재은, 임호, 진선규, 한갑수 모두 제 위치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다. 어려운 점은 없나? 가장 어려운 건 배우들이 유명한 만큼 다 바쁘다는 점이다. 연습을 한 자리에서 하는 날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배우들이 거저 그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지 않나. 수많은 다듬질과 현장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오른 거다. 모두들 연습에 들어가면 충실히 자기 역할을 해 내고, 연출의 의도를 빨리 캐치해준다. 연습시간이 넉넉한 편이라 크게 어렵진 않다. -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그렇게 많이 운다고 하던데. 연극하는 사람 중에는 효자가 없다.(웃음) 대부분 다 집 떠나서 본인의 꿈을 위해 살지 않나. 젊을 때는 젊은 대로, 나이 들어서는 나이 든 대로 부모님에게 기대 사는 사람들이 많다. 광주, 서울, 거제 다 공연해봤지만 연극하는 친구들이 이 작품을 보면 그렇게 운다. 모두 다 자기 이야기여서다. 지금 배우들도 첫 리딩 연습 때부터 울기 시작했다. 연습 때 마다 배우들이 울면 안 된다고 다그치고 있다. 배우들이 계속 울면 관객은 지쳐서 공연을 못 본다. 사실 오늘도 연습하는데 다들 많이 울었다. 심지어 코러스하는 젊은 남자 배우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끅끅대며 울더라. 그게 다 죄인들이라 그런 것 같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경남연극제, 전국연극제 등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내 작품이라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고 조심스럽다.(웃음) 평론가나 공연을 보신 블로거들이 쓴 글을 보면 결국 세상의 뻔한 어머니 이야기이지만 기발한 연출 기법과 상상력으로 지루하지 않게 풀어냈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쓰고 연출하면서 ‘나의 어머니’라는 나무 하나가 뿌리를 깊이 두고 하나의 줄기를 따라 잘 성장해왔기 때문에 풍성한 잎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에는 네 명의 자식이 등장한다. 이들의 에피소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 겪어봤을 이야기를 모두 모아 놨다. 그 에피소드 속에 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나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하며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작품 속 어머니가 ‘우리 아들 울지 마라. 아프지 마라’하는 장면이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딸과 아들들에게 지치지 말라고,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주제라기보다 그런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 주목해야 할 명장면이 있나? 이것도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다.(웃음) 광주에서 열린 전국연극제 당시 ‘광주 연극인들이 꼽은 명장면 세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누나와 종우의 대화 장면이다. 누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안 왔던 종우가 어떻게 어머니의 장례식을 알고 찾아왔냐고 묻는다. 이때 종우가 무어라고 웅얼거리는데, 누나가 한 번 더 물으면 종우가 ‘엄마가 보고 싶어서!’라고 소리치고 오열한다. 이 장면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두 번째는 인형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종우 남매의 어린 시절을 옛 구전동화처럼 그려내고 싶어 인형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세 번째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잠든 모습을 본 뒤, 등을 돌리고 우는 장면이다. 전국연극제 때 아버지 역을 내가 했는데, 단원들에게 농담으로 “자, 이제 3번 척추가 울 거야. 잘 봐”하면서 연기했다.(웃음) 그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아주셔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뻤다. - 마지막으로 연극 ‘선녀씨 이야기’를 찾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에서 제작한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좋은 계기를 통해 서울에 올라오게 됐다. 거제도에서 만든 연극이 서울에 올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지역에는 약 100여개가 넘는 수많은 극단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 작품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이라는 재정적 지원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제작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관객분들께 주변 지역의 연극도 많이 찾아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 중에도 우수한 연극이 정말 많다. 결국 연극은 관객분들을 위해 만드는 것이다. 요즘 대학로도 정극 관객이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문화예술과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지혜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8.09 / 조회 9,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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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배우 고수희
‘유능극강(부드러움이 능히 강함을 이긴다)’은 배우 고수희를 두고 한 말일까.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잘 늙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배우 고수희의 눈은 차분하지만 힘 있게 빛나고 있었다. 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실려 오는 언어들은 가슴에 와 닿는 묵직함이 남달랐다. 그것이 스크린과 무대 위에서 배우 고수희가 보여주는 깊이의 이유일까 싶기도 했다. 고수희는 연극 ‘청춘예찬’으로 데뷔해 15년 연기 인생을 걸었다. 데뷔는 연극이었지만 드라마, 영화 등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고 활동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너는 내 운명’, ‘분홍신’,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풍찬노숙’,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 이 탄탄한 작품들이 그녀의 연기 인생을 검증해 주는 증거들이다. 고수희가 출연하는 작품에 왠지 모를 믿음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배우 고수희가 최근 선택한 작품이 바로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그녀는 어떤 이유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일까. 7월 26일 이른 저녁,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고수희를 만났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삼우 연출님의 연락을 받고 대본을 읽어봤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동안 어머니 역을 많이 했었다. 이제 두 번 다시 어머니 역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이 작품은 꼭 해야겠다 싶었다. 가장 한국적인 엄마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배우나 연출이 잘한 것도 있겠지만, 내용 자체가 누구에게나 공감이 주는 이야기다. 그것이 가장 큰 메리트인 것 같다. ‘엄마’도 여러 모습이 있지 않나. 영화 ‘마요네즈’ 속의 엄마도 있고, 영화 ‘마더’ 속의 엄마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 있다. - 어머니 역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연기할 때는 먼저 내가 그리는 어머니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 내가 봐 왔던 엄마의 모습, 내가 상상하던 엄마의 모습 등등. 조금 모자라는 부분은 실제로 엄마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 어머니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가? 자주 하는 편이다. 고수희가 표현하는 ‘엄마’에는 ‘우리 엄마’가 모두 조금씩 들어있다. 그런 것을 보고 관객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걸 보면 우리 엄마가 다른 엄마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엄마는 강한 어머니셨다.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엄마. 굉장히 이성적이셨고, 자식에게는 스파르타식으로 대하셨다.(웃음) 연극 ‘선녀씨 이야기’ 중에 어머니가 ‘엄마 이야기를 들어다오. 엄마가 이렇게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엄마는 그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 하지만 연기하면서 얼마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 어머니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겠다. 어머니 역을 자주 하니까 이제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엄마는 내가 공연하는 작품을 다 보신다. 연극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공연을 할 때 보러 오셔서는 그렇게 우시더라. 배우 어머니로 근 15년을 살아오셨으니 이제 반 무당이시다. 가끔 디렉션도 한다. ‘너 거기서 걸음걸이가 아니더라’, ‘그 부분 대사가 잘 안 들리더라’, ‘거기선 감정을 더 냈어야지’ 하신다. 거의 연출가 수준이다.(웃음) -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어머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같은 것이 있나? 없다. 관객에게 아무것도 강요하고 싶지 않다. 느끼는 그대로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나도 관객의 입장일 때 강요당하는 것이 싫다. 아마 이 작품이 싫은 분도 있을 수 있다. 등장하는 어머니가 굉장히 바보 같은 엄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열어두고 관객이 알아서 판단하실 수 있게 연기하고 싶다. - 이번 공연에는 임호, 이재은, 진선규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함께하는 연습은 어떤가. 다들 연습 집중도가 높다. 팀워크도 이상할 만큼 굉장히 좋다. 이러다 마지막에 엎어지는 거 아닌가싶을 만큼.(웃음)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한다. 연습이 끝나도 집에 안 가고 개인 연습을 남아서 한다. 지금은 자기 것을 찾아가는 단계라 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임호 선배님이 팀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 주신다. 진지한 ‘왕’ 역할로만 뵀는데 정말 재미있으시다. (이)재은이는 동생이지만 연기 경력이 월등하게 많아서 그런지 이것저것 많이 배운다. (진)선규는 또 워낙에 잘하는 배우다. 연습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려고 하는 부분이 참 좋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이삼우 연출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어머니 역에 대해 따로 언급 같은 것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믿고 맡겨주시는 것 같다. 특별한 디렉션 없이 동선의 문제만 짚어주신다. 때로는 정말 나를 다 믿는 걸까 싶을 만큼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하는 프로덕션 공연이 처음이라 긴장하시는 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개의치 않으신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부분에서 자만심이 느껴지면 배우들도 동조를 못 할 텐데, 적정선에서 선 타기를 잘하신다. 배우를 갖고 놀 줄 아시는 분이다. 심지어 배우들에게 거제도에 내려가서 작업하자고 하기도 한다.(웃음) - 이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내 이야기고, 내 가족의 이야기고, 우리 엄마의 이야기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공연인 것 같다. 이전에 공연 보신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았다고 들었다. 연습하면서도 배우들이 자기감정을 못 이겨 그렇게 운다. 방금 전까지 무대에서 연기하던 배우가 잠깐 퇴장한 뒤에 다음 장면을 보면서 우는 거다. 그래서 연습 진행이 더뎌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손수건이 필요한 작품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진 않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배우 고수희,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지 말자 생각한다” -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연출가로도 데뷔했는데. 영화배우, 탤런트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 그냥 배우이고 싶다.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이것저것 다 해보려고 한다. 연출은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내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해보니까 연출의 마음을 알겠더라. 배우도 연출을 해봐야 한다고 느꼈다. -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연극에 꾸준히 출연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첫 데뷔가 연극이었고, 이후에는 연극 1편, 드라마 1편, 영화 1편 이런 식으로 비슷하게 출연했다. 연극이 좋은 건 바로바로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움직임에 바로 관객의 반응이 오는 게 느껴진다. 중독성 있는 것 같다. 마약을 해본 적 없지만 마약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 배우 고수희에게 연극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반드시 연극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장르적인 것 상관없이 ‘무대’를 두고 봤을 때, 내가 거기 있어야 가장 빛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 연기자로서 갖고 있는 자신만의 철학 같은 것이 있나. 나는 굉장히 본능적인 배우다. 무대에선 계산을 잘 하지 않는다. 일부러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된다. 무대에서는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이 있다. 그것을 지키면서 그때그때 연기한다. 그래서 관객이 볼 때 나의 연기가 촌스럽거나 투박해 보일 수도 있다. - 마지막으로 배우 고수희가 가고 싶은 연기자로서의 방향성에 대해서 듣고 싶다. 사십대가 되어가고 있다. 적당한 나이에 데뷔해서 연기한 지 15년 됐다. 이제는 ‘내가 잘 늙는 일만 남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혈기 왕성할 때 자만하기도 하고, 거만을 떨어보기도 했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무대에서 배려하고 양보하는 걸 배운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40대, 50대가 되고 언젠가 손숙 선생님, 박정자 선생님처럼 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무대 위에서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그렇게 겸손을 배우는 것 같다. 정지혜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8.07 / 조회 9,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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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을 소재로 한 신화적 상상력! 연극 ‘풍찬노숙’
2011년 남산예술센터 상주극작가로 선정된 김지훈 작가의 연극 ‘풍찬노숙’이 1월 18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는 남산예술센터 2012년 시즌 프로그램의 첫 작품이다. 연극 ‘풍찬노숙’은 ‘혼혈’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토대로 현실 가능한 미래를 신화적 공간으로 재현했다.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외래인구가 유입되는 단계에서 비롯될 혼란을 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특한 무대연출에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남산예술센터 자체제작공연 ‘됴화만발’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이번 ‘풍찬노숙’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시도한다. 그는 작품 속 능의 경사를 표현하기 위해 남산예술센터 객석의 경사를 그대로 이용할 예정이다. 작품에서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과감하게 뒤바뀌도록 했다. 객석의 가변식 의자를 걷어내고 배우가 객석으로, 관객이 무대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극장의 숨어있는 공간을 활용한 배우들의 동선 또한 남산예술센터 무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관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02 / 조회 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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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들> 세상 가장 밑바닥을 지탱하는 사람들
고연옥 작가, 김광보 연출의 12번째 작품 가 10월 7일 개막을 앞두고 리허설 현장을 공개했다. 극의 일부를 선보인 이날 리허설 현장에선 배우들이 꽹과리, 장구 등 타악기와 함께 등장해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불연속적인 장면을 시연해 보였다. 은 ‘뱀신랑 설화’를 모티브로 한 창작극. 뱀신랑 설화는 뱀신랑을 찾아 지하세계로 간 여인이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잊은 그를 지상으로 데려오기 위해 난관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함께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는 이 설화에 고연옥 작가만의 현대적 시선과 김광보 연출의 실험이 더해져 독특한 무대를 형상화 하고 있다. 고연옥 작가는 “설화에선 뱀으로 태어난 존재가 엄마나 아내를 데로고 지하세계로 데려간다”며 “지하세계란 어떤 곳일까, 그 경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해전 강호순 사건 역시 이 작품의 동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며 “연쇄살인, 뱀신랑 설화, 꿈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뱀신랑 설화처럼 는 한 여인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녀는 죽기 직전, 늘 꾸던 꿈을 꾸며 한 남자를 찾아 헤맨다. 열린 연극의 형식을 빌어 불연속적인 장면이 이어지는 것은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 버스, 골목길에서의 사람들은 개연성 없이 진행되지만 하나의 맥락을 아우른다는 게 제작진의 말이다. 김광보 연출은 “고연옥 작가와 작업을 해가면서 점점 무대는 미니멀해졌고, 대사 하나하나의 의미가 깊어졌다. 그런 작업의 정점은 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의 대본을 보는 순간 열린 연극의 형식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이와같은 형식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매번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고연옥 작가의 대본은 유독 난해하기 때문에 매번 쉽게 써달라고 요구한다”라고 말하기도. 작가는 “매번 반복되는 끔찍한 사건에는 신화성을 가지고 있다”며 “작품에 등장하는 뱀비늘 남자는 이 세상의 수렁을 지탱하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나쁜 사람이고, 그 덕분에 사람들은 더 안심하고 추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남자의 구원을 바란다면 우리도 구원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은 10월 7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9.30 / 조회 9,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