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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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인복지재단 ’책 읽어주는 배우’ 선보여…박정자, 정동환, 윤석화, 송일국 참여
(재)한국연극인복지재단과 소셜베뉴 라움이 '책 읽어주는 배우'를 선보인다.
'책 읽어주는 배우'는 유명 배우의 문학작품 낭독과 브런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은 3월부터 6월까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라움아트센터에서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 박정자, 정동환, 윤석화, 송일국 (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3월 10일 첫 번째 공연은 배우 박정자가 소설 '영영이별 영이별'을 낭독한다. 이 작품은 김별아 작가가 2005년에 발표한 소설로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까지 조선 5대 왕의 역사를 거치며 한 많은 생애를 살아낸 정순왕후 송씨가 이승을 떠나기 전 49일 동안 지난 삶을 되돌아 보는 이야기다. 해금과 기타 연주가 더해져 정순황후 송씨의 삶을 따라간다.
4월 14일 두 번째 공연은 배우 정동환이 안톤 체호프의 '롯실드의 바이올린'을 낭독한다. 이 작품은 체호프가 1894년 발표한 단편소설로 돈 밖에 모르는 시골 장의사 야코프를 통해 우리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바이올린이 무대에서 실제로 연주되어 작품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감상하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5월 12일 세 번째 공연은 배우 윤석화가 소설 '먼 그대'를 낭독한다. 이 작품은 서영은 작가가 1983년 발표한 단편소설로 그 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자산의 삶에 파고드는 고통과 상처를 버팀목 삼아 진지하게 삶을 살아가려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윤석화의 목소리와 콘트라베이스의 묵직한 연주가 어우러질 예정이다.
6월 9일 마지막 공연은 배우 송일국이 소설 '작은 구름'을 낭독한다. 이 작품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소설로 시인을 꿈꾸는 사무원 챈들러의 공상과 현실을 통해 더블린 사회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의 초기작인 '더블린 사람들'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첼로 연주를 더하여 아일랜드 더블린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묘사한다.
'책 읽어주는 배우'는 인터파크 티켓 등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공연의 수익금 일부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연극인의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
+ '책 읽어주는 배우'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제공
2020.02.14 / 조회 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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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모든 것을 바쳤어요" 윤석화의 마지막 <마스터 클래스>
폭넓은 성역과 풍부한 성량, 거부할 수 없는 특유의 아우라를 뿜어냈던 한 여성이 있었다. 풍부한 드라마를 담아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청중을 사로잡았고,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고의 오페라 가수로 자리했다. 연극 의 실제 주인공인 그녀, 마리아 칼라스는 그동안의 무대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께 모든 것을 바쳤어요.”
이번 에서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은 배우 윤석화는 연극배우이자 뮤지컬 배우로, 공연제작자이자 연출가로 종횡무진 다양한 무대를 채워왔다. 그녀는 배우 생활 40년을 돌아보며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개막에 앞서 한발 먼저 만난 토크 콘서트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께 모든 것을 바쳤어요.”
지난 12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영원한 마리아 칼라스' 윤석화를 비롯해 테너 토니 역의 양준모•김현수, 소프라노 소피 역의 박선옥, 샤론 역의 윤정인, 그리고 반주자 안드레이 비니첸코가 함께 했다.
#연극 는…
연극 는 70년대 초, 마리아 칼라스가 줄리어드 음악 스쿨에서 특별강의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 작품을 쓴 테렌스 맥날리는 실제 마리아 칼라스의 수업을 청강하며 작가를 꿈꿨다.
테너 역의 양준모는 “이 작품은 마리아 칼라스가 3명의 성악가를 가르치는 모습을 통해 그녀의 예술관을 전달한다. 작가는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적절한 연극적 언어로 그 예술관을 드러낸다. 예컨대 마리아 칼라스는 극 중 ‘잘나가는’ 테너인 내게 ‘나는 기능적으로 노래하는 건 관심 없다. 마음에 우러나는 예술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해야 돼’ 하고 가르쳐준다.”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데뷔 40주년, 윤석화가 돌아본 연극인생
올해로 배우 데뷔 40주년을 맞은 배우 윤석화는 이번 작품을 하게 된 감회가 남달랐다. “영상 속 내 모습을 보니 ‘아, 내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싶었다. 이 작품을 하게 되어 감사하고, 함께 한 후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 그녀는 첫인사에 눈물을 보였다.
“40년 동안 행복했던 때는 참 많았다. 그중에서도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똑같은 공연을 하더라도 극 중 인물이 아닌 ‘나’라는 사람이 개입된 날은 꽝이다. 반면에 내가 생각해도 그 역할에 몰입해 무아지경으로 끝난 날은 천국이다. 큰 박수나 기립 박수까지 받게 되면 천국도 그런 천국이 없다.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
마리아 칼라스와 나의 공통점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치열하다는 점이다. 작품 속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오 다또 뚜또 아 떼(Ho dato tutto á te)’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쳤어요’라는 의미다. 이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사랑이든 일이든 자신이 선택했던 것에 최선을 다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여자다. 저도 그렇게 치열하게 여기까지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이 마지막 인 이유는…
연극 는 어려운 시기에 배우 윤석화를 다시 일으켜 세운 작품이기도 하다. 1997년 뉴욕 공연 캐스팅 탈락과 함께 슬럼프에 빠진 그녀가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이해랑연극상 최연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공연이었다. 40주년 기념 공연으로는 이 작품만 한 게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더는 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0주년 기념 작품으로 를 고르면서 사실 많이 떨렸다. 과연 내가 이 나이에 모노드라마의 두 배가 되는 분량의 방대한 대사에 외국어까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아무리 내가 치열하게 모든 것을 바쳐서 연습하더라도 가능할까 싶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지난 3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삶과 예술이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삶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다. 그만큼 는 참 좋은 작품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을 좋아하는데, 이제 이 작품은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제 후배가 잘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윤정인 ‘Il bacio (입맞춤)'
양준모 ‘Recondita Armonia(오페라 토스카 中)'
김현수 ‘E lucevan Le stele (오페라 토스카 中)'
#풍성한 아리아, 새로운 경험
이날 행사에서는 배우들의 짧은 토크를 비롯해 풍성한 아리아를 들어볼 수 있었다. 윤정인의 ‘Il bacio (입맞춤)’로 시작해 양준모의 ‘Recondita Armonia(오페라 토스카 中)', 김현수의 ‘E lucevan Le stele (오페라 토스카 中)'까지 시선을 뗄 수 없는 무대가 펼쳐졌다.
본디 소프라노로 활동 중인 샤론 역의 윤정인은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배우로 자리했다. 그녀는 “오페라는 400년 간 쌓아온 모든 예술이 한 무대 위에 올려지는 종합예술선물세트다. 과거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진행이 느린 감은 있지만,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 각 분야마다 느끼는 감동이 모두 달라서,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때 점점 풍요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라며 연극 와 오페라가 사랑받는 이유를 꼽았다.
반대로 소피 역의 박선옥은 이번 무대를 통해 처음으로 소프라노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 30여 년을 해오면서 주로 개성이 강하고 인간이 아닌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해보지 않았던 발성과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것이 설레고 두렵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성악 발성이 기존에 해오던 것과 달라서 사람들과 이야기도 잘 안 하고 다른 노래도 안 부르고 있다. 노래방도 안 간다. (웃음)”
다른 배우들에게는 ‘처음’을, 윤석화에게는 ‘마지막’을 선물한 연극 는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술가의 삶은 무엇인지, 예술가가 바라보고자 했던, 원했던 예술관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다. 관객 입장에서 (윤석화) 선생님의 연습 장면을 보면, 마리아 칼라스를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너무나 외로운 사람이었다. 여러분들도 객석 불이 켜지더라도 ‘저 사람이 예술에 한 획을 긋고 저런 삶을 살다 가셨구나.’하는 여운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양준모)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6.09.20 / 조회 5,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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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햄릿과 오필리어…'햄릿' 연습현장에선 어떤일이
평균나이 66세…열기 뜨거운 연극 '햄릿' 연습현장
'연기인생 30년' 평균나이 66세'
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김성녀·유인촌·
윤석화·손봉숙·한명구 등 배우 9명 한무대
나이 잊고 매일 8시간씩 맹연습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막배우 유인촌(앞)과 정동환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연극 ‘햄릿’ 연습현장 공개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손숙이 “왜들 이렇게 많이 왔어요”라고 말하자 유인촌은 “어휴, 부담스러워. 연습이니까 틀려도 이해해주세요”라며 엄살을 부렸다. 한명구는 “20대 시절 연극판에 돌아온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배와 함께 무대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운명”이라면서 “연출 디렉션을 받으니까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평균 나이 66.1세, 연극인생 최소 30년 이상. 전무송(75), 박정자(74), 손숙(72), 정동환(67), 김성녀(66), 유인촌(65), 윤석화·손봉숙(60), 여기에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권성덕(76) 배우 대신 합류한 한명구(56)까지. 연극계 거목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3층 연극 ‘햄릿’ 연습실. 햄릿 5막 중 1막 시연이 시작되자 현장은 순식간에 광기에 휩싸였다. 1인1역만이 아니라 성별·나이 초월은 물론 앙상블(대사 없이 주인공 뒤에서 보조하며 다역을 소화하는 역할)을 직접 해내야 하는 노장배우 9명의 얼굴은 금세 붉게 상기돼 어느 현장보다 실전 같았다. 연출을 맡은 손진책(69)은 턱을 괸 채 오랫동안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더니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라 처음엔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매일 오후 2시에 시작하는 공식연습은 밤 10시가 훌쩍 넘어야 끝난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연습실에서 연극 ‘햄릿’의 9명의 출연배우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60대 이상 노장배우들의 의기투합이다. 햄릿 역을 맡은 배우 유인촌과 오필리어 역 윤석화를 중심으로 박정자·손숙·김성녀·손봉숙·정동환·전무송·한명구 등이 모두 1인다역을 소화한다(사진=한대욱 기자).◇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해 뭉쳐 연출가 손진책이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올여름 공연계의 어벤저스급으로 떠오른 연극 ‘햄릿’은 한국연극사의 대표 연출가 이해랑(1916~1989) 선생 탄생 100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대형 연극이다. 1951년 연출가 이해랑에 의해 국내서 처음으로 전막공연을 올렸던 ‘햄릿’은 이해랑 생전에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박정자(6회), 손숙(7회), 윤석화(8회), 유인촌(10회), 전무송(15회), 손봉숙(18회), 정동환(19회), 김성녀(20회), 한명구(21회) 등 출연 배우 9명 모두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다. 연습 도중 식도암을 발견해 수술을 받은 권성덕을 대신해 지난달 19일께 뒤늦게 한명구가 투입됐다. 손 연출은 “권 배우는 현재 수술을 마치고 입원 중에 있다”며 “대사가 없더라도 무대에 잠깐이라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앙상블은 처음…성별·나이 초월 하모니이날 9명의 노장들은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말을 몸소 증명해냈다. 배우들은 각자 맡은 배역이 등장하지 않을 때는 검은 망토를 걸친 채 무대 배경이 되거나 다 같이 효과음을 내기도 했는데 역할에 상관없이 각각의 존재감을 표출했다. 모두 “앙상블을 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작품 속 20대 역할을 60대 배우들이 연기했지만 간극도 느낄 수 없었다. 내뿜는 대사에선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고 삶의 고뇌까지 제대로 묻어났다. 배우 전무송(앞)과 윤석화가 연극 ‘햄릿’ 연습현장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햄릿 역의 유인촌은 “여섯번째 햄릿 연기인데, 이번 ‘햄릿’은 스토리 자체가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다. ‘저게 혹시 내 일인가’ 하고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필리어 역의 윤석화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깡총깡총 뛰며 발랄하게 등장할 때는 좌중에서 잠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는 아랑곳없이 자기 연기를 펼쳐 보였다. 폴로니어스 역 박정자에게선 완고한 인물의 깊은 감정선이 드러났다. 햄릿의 숙부와 햄릿의 아버지 혼령 역을 동시에 맡은 정동환은 한 사람이 두 인물을 연기한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완벽하게 교차해 소화해냈다. 남자 역을 맡은 김성녀는 “호레이쇼가 남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김성녀가 하는 호레이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면서 “해외에선 여배우가 하는 ‘햄릿’도 있다. 성별이나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얘기를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생에 이런 기회 다시 없을 것” 30분간 시연을 마친 배우들은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숙은 “공연의 결과는 모르겠지만 연습 분위기는 최고”라며 “우리가 이렇게 모였다는 게 눈물겹고 결과와 상관없이 너무 행복하다. 일생에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날 연습은 지난 5월 26일 첫 리딩작업을 시작으로 본 공연까지 20여일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이뤄진 클라이맥스 격. 손진책 연출은 “이 멤버로 안 되면 한국연극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했다. 배우들이 말을 잘 듣느냐는 질문에는 “얘기하기 전에 다 알아서들 한다. 서로 이렇게 배려를 잘할 수 없다. 편안하게 잘 맞춰줘서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오는 12일 개막해 8월 7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이들의 호흡을 목격할 수 있다. 20대 햄릿, 18세 오필리어를 60대 노장배우들이 연기하는가 하면 한국연극계를 이끄는 대배우 9명의 조합만으로도 ‘햄릿’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배우 박정자(오른쪽)와 윤석화가 연극 ‘햄릿’ 연습현장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7.05 / 조회 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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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배우 권성덕 하차, 한명구가 채운다
배우 권성덕이 건강상의 이유로 연극 ‘햄릿’에서 하차했다.?배우 권성덕은 리딩 연습 초반에 진행된 소화기 수술 후 회복이 원할지 못해 하차를 결정했다. 그는 1965년 데뷔 이후 연극과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연극 ‘햄릿’의 총괄 프로듀서 박명성은 “권성덕 배우는 아직도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한 어른이다. 이번 ‘햄릿’에서 선생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쉽지만,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반드시 뵈어야 할 분이기에 컨디션 회복이 최우선이다. 권선생이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기도하고 있으며 관객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그의 빈자리는 배우 한명구가 채운다. 그는 현재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으로 출연 중이다. 그는 “지금까지 ‘햄릿’에 몇 번 출연할 뻔했지만 결과적으론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해랑 선생님을 추모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제가 필요하다면 그게 무슨 역이든 해야 한다 생각했다. 늦게 합류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잘 스며들도록 하겠다”라며 출연의 소감을 전했다. 배우 한명구는 21회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챙’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연극 ‘햄릿’은 오는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제공_?신시컴퍼니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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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건강상 권성덕 배우 교체…한명구 대신 선다
건강상 이유로 안타깝게 하차키로
제2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 올라
7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서 개막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햄릿’에 최종 합류하게 된 배우 한명구(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햄릿’의 최고령 출연자인 배우 권성덕이 건강상의 이유로 아쉽게 하차키로 했다. 빈 자리는 제 21회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배우 한명구(56)가 대신한다.배우 권성덕은 1965년 데뷔 이후 연극과 드라마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번 ‘햄릿’ 출연에 열정을 갖고 초반 리딩 작업에 참여했으나, 연습 초반 진행한 소화기 수술 이후 회복이 예상보다 원활치 못해 건강 회복이 최우선이란 판단에 따라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빈 자리를 채울 배우 한명구는 현재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으로 출연 중이며, ‘고도를 기다리며’ ‘챙’ 등을 통해 잘 알려졌다. 햄릿 기획단계서부터 출연 배우로 마지막까지 거론됐으나, 연극 ‘레드’ 연습과 맞물려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최종 합류하게 된 한명구는 “지금까지 ‘햄릿’에 몇 번 출연할 뻔 했지만 결과적으론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해랑 선생을 추모하는 공연이기에 무슨 역이든 해야 한다 생각했다. 늦게 합류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잘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총괄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권성덕 배우는 아직도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한 어른”이라며 “이번에 선생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쉽지만,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반드시 뵈어야 할 분이기에 컨디션 회복이 최우선이다.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기도하고 있다. 관객도 함께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한명구 배우는 중간에 합류했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습 참여 후 불가 2~3일 내에 대사와 동선을 거의 습득해낼 만큼 노련하고 집중력이 대단한 배우”라며 “이번 합류는 ‘햄릿’ 연습장에 큰 활기와 에너지를 더해주고 있다”고 신뢰와 응원을 덧붙였다. 한편 연극 ‘햄릿’은 오는 7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0 / 조회 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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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8.2세 연극계 거장 모였다…'햄릿' 첫 리딩
9人 배우 연기내공 422년
이해랑 탄생 100년 기념작
놀라운 집중 존재감 압도
7월12일 국립극장 해오름연극계 거장들이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의 첫 연습 모습(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평균연령 68.2세, 연기인생을 합치면 무려 422년이다. 국가 대표급 중견·원로 배우가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이 26일 첫 연습에 들어갔다.연출가 이해랑(1916~1989) 탄생 100주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이번 대작에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등 9명의 배우가 출연한다.이들은 인사 후 새롭게 쓰여진 대본을 토대로 리딩을 시작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배우들은 단어 하나, 쉼표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쏟아내는 대사들은 이미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며 “첫 연습이라고 믿을 수 없는 집중력과 하모니는 수십년 동안 쌓아온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짜임새 있는 대본에 대한 극찬도 이어졌다. 오필리어 역을 맡은 배우 윤석화는 “처음 대본을 받고, 간단히 확인을 먼저 하려 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끝까지 대본을 읽었다. 정말 잘 읽혔고, 잘 쓰여졌다. 아무 설정이 없어도 대본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이어 손진책 연출은 “우리가 보여줄 연극 ‘햄릿’은 미니멀하고 정적이지만, 밀도 있는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라며 “서양 고전이지만 동서양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특히 시간에 있어서는 보편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극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다. 대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호함이 없는 분명한 극’이다. 인간 내면의 정념이 깊은 것이지 이야기 자체의 모호함이 전혀 없다. 때문에 원작에 충실해 만들어나갈 것”이라면서 “이번 작품의 색다른 점은 원작에서 남성 욕망의 대상으로 침묵 속에만 있던 ‘여성’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연극 ‘햄릿’은 오는 7월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연극계 거장들이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의 첫 연습 모습(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7 / 조회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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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전설들 "연극판 주름 잡으러 돌아왔소"
한국연극사 산증인들 무대로 귀환
- 배우 자택서 올리는 '한평극장'
김동수 등 노장배우 4명 1인극
- 韓대표 연출·작가 엄선 '원로연극제'
김정옥·오태석·하유상·천승세 희곡·연출작
- 별들의 잔치 연극 '햄릿'
유인촌·윤석화·정동환 등 총출동백전노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원로연극제’를 통해 연극무대로 돌아온 영원한 현역 하유상(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김정옥·천상세·오태석을 비롯해 ‘햄릿’에 출연하는 정동환, 한평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배우 김동수, ‘햄릿’의 손숙과 전무송. 중앙 큰 사진은 극단 목화 대표 오태석 작·연출의 ‘태’에서 주인공 박중림(사육신 박팽년의 아버지) 역을 맡은 오현경(80).[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40여년 전 작품이 오늘날 관객과 어떻게 만날지 궁금하다”(연출 오태석), “지난해 폐업과 두번의 교통사고 후 공연할 엄두를 못냈는데 큰 용기가 됐다. 자긍심을 얻었다”(배우 김동수), “70년 전 시대를 증언하는 작품을 선보이겠다”(작가 겸 연출 김정옥). 연극계 백전노장들이 돌아왔다. 1970~1980년대 한국 연극사를 이끈 연극판 전설들이 자신의 대표작을 들고 관객과 만난다. 세 개의 각기 다른 무대에서다. 우선 4명의 원로배우가 자신의 자택을 개조한 1평 무대에서 매월 1회 이상 공연을 올린다. 이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중견·원로연극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옆집에 배우가 산다: 한평극장’ 2기 사업으로 오는 12월까지 이어가는 무대다. 이어 ‘원로연극제’가 힘을 보탠다. 6월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현역 원로들의 건재함을 엿볼 수 있게 한 무대다. 바통은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햄릿’이 받는다. 유인촌(65)·윤석화(60)·손숙(72)·박정자(74)·전무송(75)·정동환(67)·김성녀(66) 등 연극계 ‘별’들이 총출동한다. 사실 출발은 이윤택(64)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올 초 중견연극인창작집단이 올린 ‘바냐 아저씨’의 연출을 맡으며 대학로 복귀를 선언했다. 이후 40돌을 맞은 76단의 연출가 기국서(64)가 오랜 외도를 접고 신작 ‘리어의 역’을 올렸고, 여기에 신구(80)·백일섭(72)·임동진(72) 등이 다양한 작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사업 ‘옆집에 배우가 산다’의 참여배우 김동수가 자신의 자택에서 공연 뒤 관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한평극장 가보니…숨소리·표정 가까이 몰입 지난 23일 늦은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주택가. ‘옆집에 배우가 산다’(한평극장)란 입간판이 선 출입문에 들어서자 2평 남짓한 작은 방에 배우 김동수(69)가 맨발로 서 있었다. 반대편 세개 벽면에는 10여개 의자가 촘촘히 들어섰고 무대는 빛을 막는 긴 커튼과 양 벽면 가득 들어찬 책장이 전부였다. 이날 순수관객은 3명. 김동수 배우의 짧은 인사와 작품소개로 1인극 ‘인생’의 막이 올랐다. “먼 길을 걸어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배우 김동수입니다. 위화의 동명소설 원작에 김동수란 배우의 인생을 교차해 모노낭독극으로 구성해봤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김 배우는 1인다역은 물론, 막과 장을 알리는 신호와 음향까지 모든 스태프 역할을 해냈다. 뺨을 때리는 장면을 연기할 때에는 자신의 손바닥을 크게 두번 내리치기도 했다. 1m여 간격을 두고 마주하다 보니 배우의 눈빛·몸짓·숨소리까지 들려왔다. 동네 찻집에 비치한 팸플릿을 보고 찾아왔다는 한 관객은 “오랜만에 정화된 느낌이다. 집 근처서 연극을 볼 수 있다니 너무 좋다”고 웃었다. 지난해 시작한 ‘한평극장’은 올해 기부금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자비로 운영 중이다. 반응이 좋았던 만큼 매해 지속하는 게 목표다. 김지선 한국연극인복지재단 간사는 “작년 첫 시도로 홍보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단체관람이나 초청공연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배우 박정순·김동수·심철종과 함께 윤예인이 합류해 이어간다. ◇연극 인생 녹여낸 ‘원로연극제’오태석 연출김정옥(85)·오태석(77)·하유상(89)·천승세(78) 등 한국연극사 산증인들의 대표작이 6월 한 달간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원로연극제’에서다. 원로연극인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들 원로 4인의 작품을 최종선정했다. 연출가 임영웅, 배우 권성덕, 안호상 국립극장장,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장,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회장 등 총 7명의 운영위원이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원로 연극인을 추리고 나이순대로 3~4명의 작품을 먼저 무대화하기로 했다. 순서대로라면 임 연출도 포함되지만 운영위원인 만큼 첫 무대에서는 빠졌다.덕분에 김정옥 작·연출이 1974년 초연한 ‘그 여자 억척 어멈’(6월 3~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오태석 작·연출의 ‘태’(6월 3~1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를 9년 만에 볼 수 있게 됐다. 하유상 작·구태환 연출이 1957년 초연한 ‘딸들의 연인’(6월 4~12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과 천승세 작·박찬빈 연출의 ‘신궁’(6월 17~2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도 잇따라 공연한다. 조선시대(계유정난), 한국전쟁, 근현대 등 짧게는 50~60년, 길게는 500년 이상된 과거의 이야기들이다. 김 작가는 “한국전쟁과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여배우 배수련의 이야기다. 7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시대를 살아낸 인생과 환경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연출은 “쉽게 남에게 휩쓸리고 다수에 속해야만 견딜 수 있는 세상에서 나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품을 선택했다”고 귀띔했다. 하 작가는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 있던 시기에 연애자유를 다룬 코믹극을 썼다. 어두운 역사지만 밝은 인간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극 햄릿…평균 68.2세 연극인 뭉치다 “배우의 존재감과 연기로 승부하는 햄릿을 만들겠다”(연출가 손진책). 평균연령 68.2세, 연기인생을 합치면 무려 422년이다. 국가대표급 중견·원로배우가 총출동한 연극 ‘햄릿’ 말이다. 연출가 이해랑(1916~1989) 탄생 100주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대작이다. 9명 출연배우들은 모두 역대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로 유인촌(10회 수상자)이 햄릿으로, 윤석화(8회)가 오필리아로 등장한다. 정동환(19회), 손숙(7회), 박정자(6회), 전무송(15회), 김성녀(20회), 권성덕(12회), 손봉숙(18회)도 나서 국내 유례없는 별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고, 각색을 맡은 배삼식 작가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의기투합해 4시간 정도의 원작 분량을 2시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6 / 조회 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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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송·유인촌 총출동…연극 '햄릿' 포스터 공개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
9명의 명배우 내공 무게감 전달
7월12일 국립극장 해오름서 개막2016 연극 ‘햄릿’ 포스터(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권성덕 (1965년 데뷔), 전무송 (1964년 데뷔), 박정자 (1963년 데뷔), 손숙 (1964년 데뷔), 정동환 (1969년 데뷔), 김성녀 (1976년 데뷔), 유인촌 (1971년 데뷔), 윤석화 (1975년 데뷔), 손봉숙 (1977년 데뷔)은 절제된 표정 속 강한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한다.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연극 ‘햄릿’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연극 ‘햄릿’에 출연하는 9명의 배우 연기 인생만 합쳐도 422년. 그들이 켜켜이 쌓아온 내공은 특별한 가공 없이도 무게 감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햄릿’은 1951년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막 공연이 이뤄진 작품으로 선생이 생전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연극이다.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 그리고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 스태프 제작진이 뭉쳤다. 연극 ‘햄릿’은 단지 고전을 보고 듣는 공연에만 그치지 않고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극 ‘햄릿’의 티켓판매는 오는 26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국립극장, 신시컴퍼니 홈페이지를 통해 개시된다. 7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2 / 조회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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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계의 거장들이 펼치는 한바탕 축제” 연극 ‘햄릿’
연극 ‘햄릿’이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햄릿’은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최초로 공연됐다. 연극 ‘햄릿’은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선보여진다. 올해는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이기도 하다. 연극 ‘햄릿’은 5월 19일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 속 출연진은 배우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이다. 9명의 배우 연기 인생은 합쳐서 422년이다. 관계자는 “관객은 연극 ‘햄릿’ 속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연극 ‘햄릿’은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햄릿’ 티켓판매는 5월 26일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사진_신시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20 / 조회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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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화 '마스터클래스'에 플로랄 향기 퍼진다
3월 10~20일 공연서 향기 마케팅 선보여연극 ‘마스터클래스’의 한 장면(사진=돌꽃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배우 윤석화의 40주년 기념공연 ‘마스터클래스’에 싱그러운 꽃향기가 더해졌다. 향기마케팅 전문 기업 센트온은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연극 ‘마스터클래스’에서 향기마케팅을 선보인다.‘마스터클래스’ 공연장을 가득 채울 향기는 ‘화이트티 앤 타임(White Tea & Thyme On)’. 윤석화가 직접 맡아보고 선택한 향으로 연극배우 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인만큼 공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줄 향기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윤석화는 자신이 맡은 ‘마리아 칼라스’의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향을 골랐다. ‘화이트티 앤 타임’은 백차와 백리 향이 혼합돼 깔끔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플로랄 계열의 향이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시각과 청각을 넘어 후각까지 만족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센트온은 자체개발한 향과 분사 시스템을 통해 호텔, 리조트, 백화점, 패션매장, 웨딩샵 등의 다양한 공간에 향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15 / 조회 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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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환갑' 윤석화, 관록 연기
연극 '마스터클래스' 연습 현장 공개
3.10~20 연기인생 40년 기념무대 올라
"연극 이어온 이유 재확인 계기 마련"배우 윤석화가 3월 선보이는 연극 ‘마스터클래스’ 연습에 몰두중이다(사진=돌꽃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인생 40년 배우 윤석화(60)가 18년 만에 선보이는 연극 ‘마스터클래스’ 연습 사진을 공개했다.사진 속 윤석화는 환갑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마리아칼라스’와 똑 닮은 가녀린 외향에서 나오는 강한 에너지로 쉼 없이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표정과 몸짓에서 살아생전 ‘마리아칼라스’가 추구했던 오페라와 음악을 향한 집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마스터클래스’는 ‘거미여인의 키스’로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저명한 극작가 테렌스 맥날리의 작품이다. 전설의 오페라가수 ‘마리아칼라스’가 전성기 이후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실제로 진행한 ‘마스터클래스’ 강의를 토대로 구성한 이야기다.배우 윤석화는 “마리아칼라스의 생애를 통해 40년 간 연극을 이어 온 이유와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작품을 선택했다. 모노드라마보다도 대사가 많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어려운 작품이다. 대극장을 채워야 하는 부담감이 짓누르지만 ‘윤석화 답게’ 걱정, 두려움은 모두 연습실에 내려놓고 언제나처럼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한편, 윤석화, 배해선, 지휘자 구자범 등이 출연하는 연극 ‘마스터클래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공연한다. 02-3672-3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23 / 조회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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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화,"<마스터 클래스>는 내 40년 연극 인생의 답"
1월 말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을 당시, 이 작품이 그녀의 데뷔 40주년 기념작이라는 것에, 그리고 올해 그녀가 환갑을 맞았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중장년층에게 더욱 친숙할 노래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로 시작되는 음료수 오란씨의 CM송을 비롯해 수백여 편의 CM송을 부른 상큼하고 발랄한 20대 배우가, 등을 통해 때론 신비롭게, 때론 정열적으로 무대를 누비던 청년 배우로, 이제 "앞으로 살 날이 10년, 20년 남지 않았냐"라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웃으며 하는 관록의 배우 윤석화가 된 것이다. 연극 데뷔 40주년, 로 카리스마 무대 다시 한번1975년 민중극단 연극 으로 데뷔 후 껑충 스타 배우 반열에 올랐던 윤석화. 그녀가 자신의 데뷔 40주년에 마련하고 있는 무대는 다. 연극 의 작가 테렌스 맥널리가 쓴 이 작품은, 작가가 전설적인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은퇴 후 줄리어드 음악원 마스터 클래스를 직접 보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 속에 그녀의 삶과 예술세계를 밀도 높게 담아낸 작품이다. 윤석화가 주역으로 나선 1998년 한국 초연은 앵콜 공연까지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으며, 그녀는 이 작품으로 최연소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앵콜 공연 첫 날, "이번을 끝으로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한 번 할 때 4개월, 10개월씩 하는 건 괜찮은데, 그걸 다시 하는 걸 싫어해요. '내가 첫사랑만큼 그 다음을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 다음에 할 때 기술적으로는 좀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처음과 같은 마음일 수 있을까, 그게 두려운 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 작품을 통해서 제가 수면 위로 나오는 과정이 너무나 치열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다시 할 엄두가 나지 않았었어요. 여기서 이 작품을 내려놓자, 그랬던 거죠." 1995년 뮤지컬 의 주역을 맡았지만 1997년 뉴욕 공연 캐스팅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깊은 슬럼프가 그녀를 덮쳤고 전까지 3년 간 그녀는 무대를 멀리했었다. "이번에 작품을 어떤 걸로 할지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를 할까, 를 할까. 더욱이 내가 다시 안 하겠다고 한 작품이잖아요. 그런데 이번은 단순히 상업적인 작품이 아니라, 어떤 기념작품의 의미로 하는 것이고, 내가 왜 40년 동안 연극을 했는가, 거기에 대한 방점을 찍어야만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 방점을 찍게 해 줄 수 있는 작품이 였어요." 30대 후반의 나이로 극중 50대 초반의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했을 18년 전보다 지금이 마리아 칼라스의 나이 때에 맞는 삶이 더 묻어나올 수 있지 않을까. "에너지가 과거보다 떨어지는 게 있을지 모르지만, 나이가 나에게 준 선물 같은, 깊이와 넓이를 찾아내고자 한다."며 두 눈을 반짝이는 그녀다. '참 좋아하는 오랜 벗'이라 말하는 지휘자 구자범의 합류도 그에게 힘을 실어준 듯 하다. "1994년 이라는 뮤지컬을 할 때 전주시향이 반주를 했어요. 자범은 그때 시향의 피아니스트였죠. 그런데 다른 클래식 하는 친구들이랑 너무 달랐어요. 다른 사람들은 약간 시계추 같이 시간 되면 딱 왔다 끝나면 딱 가고. 근데 이 친구는 내가 하는 일에 너무 큰 관심과 호기심을 보였죠. 연습이 끝나도 저희 연습실을 기웃거리길래 우리 연습을 더 시켜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항상 연습이 끝난 후 반주해 주면서 배우들을 다 연습 시켜줬던 너무너무 착한 소년이었어요.(웃음) 자범은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그 사랑하는 음악에 자신의 달란트를 넘치든 부족하든 아낌없이 쏟아 붓는 그런 친구입니다. 제가 이번 작품에서 음악감독으로, 반주자로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선생님이 하자면 무조건 한다고 해서 천만군을 얻은 것 같아요." 이제 자유로워진 나이,연극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생명을 위해 헌신하고파연극 뿐 아니라 그녀는 곧 이영애의 출연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에서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로 오랜만에 브라운관 앞에 설 예정이다. "이 나이가 되면, 그리고 인기가 떨어지고 나면 (웃음) 되게 자유로워져요. 무대든 TV든 영화든 작품만 좋으면 어떤 역이든 상관 없어요. 물론 죽는 날까지 제 이름 석자 앞에 '연극배우'가 붙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요." 40년 동안 영광도 컸고 굴곡도 많았다. "연극은 애증의 대상이다."라며 웃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극과 함께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첫 번째 이유로 '정신'을 말했다. "어찌 보면 제가 연극계 첫 번째 대중스타라고나 할까, 그런 사람이 돼버려서 쉽게 연극을 떠나지 못하는, 굉장히 자유롭지 못한 면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척박한, 불모의 땅을 누군가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해요. 그건 정신이죠. 정신이 있으면 지키게끔 되어 있어요. 그런 사명감도 젊었을 때 더 하늘을 찔렀는데, 이제는 그것에서도 더 낮아지고 더 넓어지면서 좀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요? 후배들이 요즘 너무 잘하잖아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후배들에게 길이 되어주고 싶어요." '약속'은 그녀가 연극과 함께 한 두 번째 이유다. "저는 늘 저와 함께 극장에서 울고 웃었던 그 관객들을 기억합니다. 그게 저를 지탱해줬던 힘이기도 하고요. 물론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에 내가 더 노력할 수 밖에 없어요. 더 큰 사랑을 갖고 더 많은 준비를 했을 때 관객들이 '아, 저 공연 봐야겠다', 그 관심을 갖고 와주는, 그 사랑 만으로도 배우는 족한 거죠. 최선을 다하고 나서도 관객이 없으면 후회는 없는 거에요. 나 자신을 위한 약속, 내가 배우들과 스텝들과 한 약속, 그리고 관객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끝끝내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요." 배우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그녀는 영국에서 공연 프로듀서로도 활약 중이다. 진행중인 작품만 해도 5편. 그 중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뮤지컬 은 2013년 올리비에상 최고 작품상, 안무상, 의상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지금도 참석해야 하는 회의가 있어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가능하면 일을 좀 줄이고 싶어요. 제 인생의 남은 시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공연 뿐 아니라 생명을 위해서 헌신하는 일이거든요. 아프리카나 네팔 아이들도 지원하고 있지만, 역시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여성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앞으로 저는 그 일에 주력을 할 겁니다." 대화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사랑, 고난, 위로, 용기 등과 같이 한 사람의 정신과 육체를 모두 지배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힘이 큰 존재에 대한 것들이었다. 를 두고도 "큰 사람(마리아 칼라스)을 통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건 위로와 용기에요. 그녀의 신화 같은 삶이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가 된다고 생각을 해요. 더불어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남다른 의미, 영향이 무엇일까, 생각해볼 수 있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2.04 / 조회 7,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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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영웅의 아들도 사람이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제 4의 벽이 존재한다. 투명의 벽을 가운데에 두고, 저쪽의 무대는 현실에 기반하나 만들어진 가상의 것이며, 이쪽의 객석은 가상에 빠지려 작정(?)했지만 한쪽 발은 현실에 담가두고 있다. 결국 현실과 가상의 균형을 서로가 얼마나 의도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공연 관람의 묘미가 달리지는 법. 연극 는 ‘작품은 작품일 뿐 오해하지 말자’를 고집하지 않는 무대이다. 오히려 역사가 쓴 기록의 재조명을 의도한 연출진은 관객들이 커튼콜 끝자락과 현실을 이어보길 원한다. 호부견자(虎父犬自). 아비는 훌륭한 호랑이였으나 아들은 그보다 못한 개라는 납덩이 보다 무거운 낙인.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 굴레에 묶여 망연하게 구천을 떠도는 혼령 안준생이 있다. 안중근의 위대함을 조명하는 자리는 많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매국노, 친일파, 삶을 위해 대의를 저버렸다는 세간의 비난 속에 버려졌던 안준생. 안중근의 둘째 아들을 좀 더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데서 가 출발한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명지를 끊으며 단지동맹을 결성, 독립 투쟁의 각오를 다지는 모습과 이토 히로부미 저격 등 현대사 한 가운데에 서서 뜻을 굽히지 않고 살신하는 안중근의 모습 역시 지나칠 수 없다. 강직하고 곧은 기개의 그가 다짐을 외치면 공연장은 감개무량으로 가득 찬다. 박수와 탄식, 눈물이 순서를 다투지 않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이런 안중근의 의열은 그의 아들 안준생을 쉽지 않은 생으로 이끈다. 나라를 찾았으나 아비를 잃은 그에겐 영웅의 아들이기 이전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이 삶이 절절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은 안준생 만이 아니다. 하얼빈 의거 후 옥중에 갇힌 아들에게 ‘항소하지 말고 뜻을 세우라’한 어머니도, 가시는 길에 입을 옷 정성스레 지어 낸 후 두 눈 꼭 감고 뒤돌아 걷던 아내도 정처 없이 저승을 헤맨다. 여전히 그 둘은 가족들 품에서까지 내쳐진 안준생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내가 너무 모진 어미였는가’, 또 ‘못난 애는 못나서 나쁜 애는 나빠서 서러웁지 않느냐’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자신들처럼 이곳을 떠도는 또 하나의 영혼이, 혹시 가슴이 더욱 아린 아들 안준생을 찾는 안중근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첫 연극 무대에 서고 있는 송일국은 안중근과 안준생 역을 모두 맡았다. 외형의 이미지와 내면의 의지가 맞아 열연으로 이어진다.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어머니 역의 박정자는 존재 만으로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뮤지컬이 아닌 연극 무대에서도 배해선은 완숙한 배우이다. 별다른 장치 없이 접이식 막으로 형상한 간결한 무대, 배경과 무대 바닥에 투영되는 영상은 군더더기 없이 대단히 깔끔하다. 무대의 날카로운 실루엣과 조명, 음향의 둥근 아우름은 관객들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울리게 한다. ‘사건’이 아닌 ‘인간’에 초점을 맞춰 기승전결을 밟아내는 전개가 있기에, 이 작품에서만큼은 ‘대한독립 만세’가 부담스럽지 않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8.04 / 조회 1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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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인터뷰 컷 찍자고 했더니…
연극 를 통해 첫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배우 송일국. 지난 인터뷰 때 싣지 못했던 미공개 컷 입니다. 사진을 싣지 못했던 이유를 밝히자면...지나치게 잘 나와서 입니다..^^촬영 중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기자에게 다가오는 사진작가님. “그런데요, 사진이 양복화보처럼 나와요.” 우리는 인터뷰 사진을 찍자고 한건데... 송일국 배우는 화보촬영을...ㅠㅠ인터뷰 사진을 화보 사진으로 만들어버리는 배우 송일국의 기럭지! 반듯함과 엉뚱함. 배우 송일국의 표정입니다. 플러스! 촬영 소품을 손수, 옮겨주시는 배우 송일국씨의 뒤태 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숨막히는 뒤태, 아닐까요?^^ 강윤희 기자
2010.07.16 / 조회 1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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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사람”, 배우 송일국
저 멀리, 185cm의 숨막히는 기럭지를 자랑하며 그가 걸어온다.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 운동 마니아, 주몽,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바른생활맨, 인터뷰하기 어려운 인터뷰이로 유명한 송일국. 아주 슬쩍, 부풀려보자면. 편한 인터뷰이가 아닌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승부차기 동점상황, 공을 차러 나가는 마지막 키커의 심정과 비슷했다. 반듯한 걸음걸이, 잘 다려진 정장과 TV에서 본 다듬어진 표정. 아, 날이면 날마다 들을 수 있다는 ‘인터뷰 교본’에 나올법한 ‘뻔한 대답’을 내놓는 인터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하다. 아, 섬뜩해지는 기분. #1. 인터뷰 스타트 아주 쉬운(?) 질문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눈을 감고 생각을 곱씹고, 곱씹는 표정으로 심각해지는 송일국. 대답은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한참 뒤에, 쏟아지는 대답들이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최선을 다해 쏟아내는 이야기. 점점. 배우 송일국의 매력도가 선명해진다, 점점. 안중근 역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생각에 빠진). 음…. ‘안중근’하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연극을 보러 오신 관객 분들의 생각에 부합하는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음…(두 눈을 감고, 생각).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 걱정이에요(두 눈을 감고 다시 생각). 어렵죠? 인터뷰 어렵죠. 하하, 아뇨. 연극이요. 인터뷰 하는 거 별로죠? 인터뷰를 싫어하진 않지만, 어려워요. 인터뷰를 마치고, "아까 말씀 드린 내용은, 기사에서 빼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부탁 드리면, 그건 항상 "꼭 넣어주세요"가 되더라고요. 인터뷰 관련해서 본의 아니게 구설수를 겪었잖아요. 신중해지고, 말을 아끼게 됐어요. 얼마 전에 연극 제작발표회에서도…. (‘송일국, 친일파 이해한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와, 제가 그 기사보고 정말 화가 나서. (촬영중인 사진 기자에게) 이 이야기 아세요? (사진기자: 아, 기사로 봤어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안중근과 안중생. 둘 중,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게 질문이었어요. 대한민국 어느 누가 감히, “전 안중근 의사와 비슷합니다”라고 할 수 있겠어요.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비록 나약한 선택을 하긴 했지만 난 보통사람인 안중생과 비슷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안중근 선생님이 추앙 받는 것 아니겠냐는 말을 했어요. 그 기사 타이틀이 뭐였는지 아세요? ‘송일국, 친일파를 이해한다'. 와…. 직접 기사를 본거에요? 어머니 전화를 받고 알았어요. “야! 너 미친 거 아냐?”하면서, 혈압이 올라서 쓰러지려고 하시고. 어머니도 국가보훈처에서 전화가 와서 아셨대요.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송일국씨가 친일파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하다니요” 하면서. 전 동영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말을 잘 안해요. 지금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어떤 단어를 선택해서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지면 인터뷰는 편하게 생각해요, 괜찮아요. #2. 아, 맞다. 연극이야기 해야지송일국 생애 첫 연극이다. 연극영화과를 나왔지만, 그 흔한 워크샵 공연 한 번 오른 적이 없단다. 바람. 그 무서운 늦바람을 타고 시작한 연기생활. 드라마, 영화를 거쳐 연극무대까지 날아왔다. 안중근 역할이면, 또 영웅이네요. 저 바람둥이 역할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은 성공한 것만 기억하잖아요. ‘주몽’ 때문에 영웅 위주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성공한 작품이잖아요. 안중근, 안중생. 1인 2역이죠?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공연장도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 측면이 드러나는 원형극장이거든요. 이게 참 어려운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 어머니가 “너 그러다 개망신 당한다, 무대 한 번 안 서본 놈이 참 용감하다”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잘 했다고, 박정자 선생님, 윤석화 선배님처럼 큰 배우분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연습실에서 지적도 많이 받아요? 지적은 많죠(웃음). 발성도 그렇고, 무대 위 동선, 발음. 아주 디테일한 부분도 다 집어내세요. 연습 때는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지적이 들어와요. 대본리딩도 진짜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하거든요, 초반에 하도 소리를 질러서 목이 약간 쉬는 바람에, 요즘 좀 고생하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칭찬은요? 칭찬받은 건, 별로 없는 것 같은데(웃음). 시간이 갈수록, 연습을 할수록 어려워요. 한채영씨가 이라는 연극을 했었는데, 무대에 섰더니 머릿속이 그냥 하얘졌대요. 그럼 어떻게 했냐고 했더니, 연습한 게 있어서 본능적으로 했대요. “오빠,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면서 겁을 엄청 주더라고요. 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홍보 담당자분 말로는, 송일국씨 칭찬이 자자하다고 하셨는데. 음, 저한테는 말씀 안 하세요(웃음). 열정은 많은데, 열정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잘해야지. 관객 분들이 가지고 오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까, 그게 가장 두려워요. 연극 출연 계기가, ‘신이라 부르는 사나이’ 이후 생긴 연기에 대한 고민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교만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신불사' 준비는 이를 악물고 했지만, 보여지는 것만 초점을 맞췄어요. 일 년 동안 죽기 살기로 운동만 하고, 배에 왕(王)자도 새겨 넣고, 등에 비엔나 소시지도 박고. 아, 근데요…. 운동하시는 분한테 물어보면 알겠지만, 배근육는 운동하면 되는데 등근육은 정말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안되거든요. 아침 10시에 운동하러 가서 밤 6시, 10시에 오는 걸 8개월을 넘게 했어요, 최하 8시간씩. 그러니까 등이 그렇게 되더라고요. 근데, 없어지는 건 3개월도 안 걸리던데요(웃음). 헤어, 의상에 투자도 많이 하고, 정말 신경 많이 썼어요. 제가 신인상을 받았던 드라마 ‘인생화보’(2002년 작) 이후로 제 연기를 보면서 ‘아, 부족하구나’라고 생각은 했지만, 보기 싫은 정도는 아니였거든요. 그런데 ‘신불사’에 나온 제 모습은, 못 보겠는거에요. TV를 끄고 싶었어요. 끄고 싶은 게 아니라, 정말 껐어요. 못 보겠어서. 인간이 아니라, 그냥 허우대 멀쩡한 모델이 있더라고요. 드라마에서 인간이 보여야 하는 건데…. 정말 반성 많이 했어요. 그 때, 윤석화 선배님이 연극을 해보자고 하셨고,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거죠. 다른 연극 제의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데. '신불사'를 시작하기 전에 박상원 선배님이 이라는 연극을 해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주셨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촬영기간이랑 겹쳐서 다음 기회로 미뤘었죠. 는 연기를 하셨던 윤석화 선배님이 연출을 하시니까, 제가 목표했던 바를 더 많이 배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얻고자 했던 것들이 잘 채워지고 있어요?진짜, 정말. 정말 잘한 것 같아요. TV 연기는, 제 내면을 끌어내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거든요. 바스트 샷, 클로즈업, 컷컷으로 촬영을 하고, 눈물 연기에는 안약을 넣기도 하는데. 연극은 그럴 수 없잖아요. 연극연습 때, 제가 조금만 방심하면 선생님들은 귀신같이 알아채세요(웃음). 엉망으로 틀리고 있는데, 제가 제 안의 에너지를 찾으려고 노력할 때는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그런데 제 느낌엔 뭐 그냥 잘한 것 같아요, 대신 열의는 없었어요. 열정이 있다, 없다는 본인은 정확히 알잖아요. 그럼, “지금 그 대사, 왜 한다고 생각해요?”하고 딱 물어보세요. 제가 가진 걸 끄집어내서 연기를 하게 되니까, 희열을 느껴요. 재미있어요. #3. 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 송일국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지기 위해 아주 밑바닥부터 시작하고 싶다는 강단을 가진 배우이자, 부산에 직장을 둔 아내를 위해 서울과 부산 장거리 출퇴근길을 마다하지 않는 다정한 남편, 들끓는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남자다. 연극영화과였으면, 연극무대 경험이 있을 법도 한데. 그게 아니라, 연영과 수업 자체를 안 들었어요. 연영과 수업은 정말 올 F였어요. 미대 수업만 신청해서 들었으니까, 성적이 뻔하죠. 제 후배들도, 제가 매일 화구를 들고 다녀서 연영과 선배인 줄 몰랐대요. 지금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한테 부끄러워요, 제 자신이. 어떻게 보면, 전 얼떨결에 연기를 시작한 거지, 저런 열정을 갖고 시작하지 못했거든요. 연습 몇 시간 전부터 나와서 뭔가를 하려고 하고, 주어진 대사 한 마디에 기뻐하는 저 친구들을 보면서 또 배워요.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또 감사하게 되고, 저 친구들에게 부끄러우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에라도 최선을 다해요. ‘해신’을 찍을 때, 수애씨랑 나눴던 대화가 세 마디 정도였다는 일화도 유명해요. 여자 어르신(?)분들은 좀 편하지 않아요? 어렵죠. 특히 박정자 선생님은 많이 어렵죠(웃음). 저희 어머니가 동아방송 3기신데, 선생님은 1기 시거든요. 정말 감히(웃음).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에요.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고…. 그렇다고 의식하진 않아요. 어릴 때부터 “어른들 이름에 먹칠하지 말아라, 누가 되게 살지 말아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어요. 익숙해진 것 같아요. 대학생들과 떠나는 ‘청산리 역사 대장정’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아요. 대학생들과 항일 독립 운동가들이 활동했던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투쟁지와 고구려, 발해 유적지를 8박 9일 동안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에요. 2001년부터 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올해는 더 애틋한 게 연극 팀도 함께 한다는 거에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의 숨결을 느끼고, 매일 두 시간씩 원정연습을 할 예정입니다(웃음). 를 하면서 애국심이 더 불타오를 것 같아요. 이걸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접해왔기 때문에 를 선택한 것 같아요. 30대 초반만 해도, 철이 없었어요. 어머니가 활동하시는 걸 보면서, 정말 나도 어른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살아야겠다 반성하고, 많이 깨달았죠. 전생에 영웅이었다,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없어요? 점을 보러 가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는데. 아, 어떤 기사에서 보니까 제가 전생에 ‘김좌진 장군’ 이었대요. 음, 그럼 족보가 어떻게 되는 건가(웃음). 대중들이 생각하는 ‘송일국에 대한 오해’, 해명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음, 뭘까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도 궁금해요. (기자: 음…. 독하고, 재미없다? 직접 만나보니 재미없는 분은 아닌 것 같아요) 독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담배도 끊고, 운동도 했더니, 독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부산에서 혼자 뭘 하겠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갈 때도 없고…. 운동만 했죠. 저를 아는 분들은 꼭 시트콤하라고 하는데, 한 십 년 후에(웃음). 결혼 이후, 생긴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음, 항공사 마일리지가 엄청 쌓였다는 것. 아내 직장이 부산에 있어서, 집이 부산이거든요. 어제 밤 비행기 타고 내려갔다가, 오늘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어요. 출퇴근길이 엄청나죠? 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전 이 작품으로 이미, 너무나 많은 걸 얻었어요. 제게 진정한 연기의 희열을 느끼게 해줬고, 재미를 준 작품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관객 분들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는데, 음…. 그리고…(생각 중). 다음 작품이 바로 연극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연극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요. 음…. 아, 제가 이래요. 지금 머릿속에는 이것저것 막 떠오르는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이럴 때 답답해요. 음, 네. 뭔지 알 것 같아요. 그쵸, 아시겠죠(웃음)?, 바로 그거요. 그 이야기를 써주세요(웃음). #4. 인터뷰 끝 녹취기를 끄고, 인터뷰를 끝냈다. “같이 연기하는 남자배우들 몸이 좋다”는 말에, 내친김에 연습실까지 동행했다. 오후 4시, 배가 출출할 동료들을 위해 간식을 풀어내는 센스와 문 앞까지 기자를 배웅해주는 젠틀함을 보여준 배우 송일국. 그는 자로 잰 듯 반듯하지만, 심심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유쾌한 솔직함의 카드를 갖고 있는 남자. 아쉽지만, 그 카드는 아주 가끔씩 튀어나오는 것 같다. 예상 밖, 뜻밖의 카드를 내미는 인터뷰이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즐겁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
2010.07.02 / 조회 2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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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윤석화, 박정자, 송일국이 선보이는 인간 안중근
안중근 서거 100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연극 가 7월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작품은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송일국이 안중근과 그의 아들 안준생을 연기하고, 박정자와 배해선이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와 부인 김아려를 각각 연기한다. 연출은 윤석화가 맡아 100년 전 민족의 영웅 안중근과 그의 가족들을 조명한다. 이번 제작발표회에는 무엇보다 배우 송일국의 첫 연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송일국은 “용기가 나지 않아 연극에 도전하지 못했으나, 전작(‘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하면서 연기에 갖고 있던 교만함과 한계를 느꼈다”며 “윤석화 선배님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대본 마지막에 있는 대사 한 줄이 그의 출연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안중근과 아들의 대화 중,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했냐는 아들의 질문에 ‘너를 위해서’라고 한다”며 “그 한 마디에 꽂혀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출로 나선 윤석화는 “원래 뮤지컬로 제작되려던 이 작품의 연출로 제의 받았지만 제작이 무산됐었다”며 “작년 8월 스텝들과 안중근 장군이 활동하던 연해주를 다니면서 그의 삶과 모든 것을 뜨겁게 사랑하게 돼 제작의 총대를 메고 연출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는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29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제작 발표회 Q&A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정복근 작가 안중근 장군 이야기를 자료를 찾으며 늘 생각했던 건, 가족들이 암묵적으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아들(안준생)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의거가 없었으면 그 시대에 아주 평탄하게 살수 있었던 한 인생이 완전히 굴절됐던 것과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의거 자체의 이념과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안중근 장군의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어떤 어머니를 연기하나. 박정자 이 세상에 어머니들은 모두 다 같다. 안중근의 어머니라고 다르진 않을 것이다. 어머니라는 그 음절, 그 어휘, 그걸로 어머니는 충분하다. 다만 아까 영상에서도 보셨지만 작년 8월 15일에 우리는 바로 그 현장에 있었다. 아주 더웠고, 그 뜨거웠던 열기가 지금 막 전해지고 있다. 가슴 속이 뜨끈뜨끈 하다. 여러분에게 그 이야기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연출을 맡은 이유. 윤석화 처음에는 외부 기획사로부터 연출 의뢰를 받았다. 원래 역사 속 인물들에 관심이 많아 연출을 하겠다고 덤볐지만 그 제작이 무산이 됐다. 작년에 모든 스텝과 함께 연해주를 7일 동안 다니면서 안중근 장군의 삶과 모든 것을 너무나도 뜨겁게 사랑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제작의 총대까지 메면서 연출을 끝내 하게 됐다. 그의 삶은 장대하고 거룩하다라는 표현이 참 맞는 거 같다. 그런 그와 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비굴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것은 저를 비롯한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안중근과 안준생의 메타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나는 누구인지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 첫 연극이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송일국 연극은 진짜 배우예술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아 두려워서 도전을 못했다. 전작을 하면서 그 동안 연기에 대해 갖고 있었던 교만함과 한계를 많이 느꼈고. 윤석화 선배님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셨다. 작품을 읽어봤을 때 마지막 대사, 아들이 아버지에게 ‘왜 누구를 위해서 그런 것인지’ 물었을 때 , ‘너를 위해서’. 이 한마디에 꽂혀서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 안중근, 안준생 1인2역에 도전한다. 자신은 어떤 역할과 더 비슷한지. 송일국 당연히 안준생이다. 우리 작품에서 사람들이 안중생에게 친일파, 반역자, 배신자, 변절자 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누구나 다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그렇게 될 것 같다. 나도. 그렇기 때문에 안중근 의사가 더 위대하고 추앙 받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안중근의 부인 역할이다. 뮤지컬에서 주로 활약하는데 연극에 출연한 이유. 배해선 박정자, 윤석화 선생님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이시고 저에게는 꿈이다. 제가 좀 더 젊은데도 저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주셨고, 투지를 주셨다. 뮤지컬도 물론 좋지만 연극 무대에 설수 있다면 서고 싶었고 더욱이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했다. 송일국씨는 김좌진 장군의 손자로서, 이 작품에 참여하는 의의가 남다를 것 같다. 송일국 할아버지가 떳떳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 과정 및 이번 작품의 특징은.윤석화 애초에 뮤지컬로 제안 받았을 때, 에이콤에서 똑같은 소재로 뮤지컬을 준비해 왔는지 몰랐다. 나중에 알고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소재로 한다는 건 상도덕에도 맞지 않고 은유가 잘 살아나기 위해선 연극으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KB하늘극장은 황량한 벌판이나 다름 없어서 연출로선 너무 너무 힘든 무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배경이 황량한 벌판이고, 여기에서 뜨거운 마음이 객석까지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다른 연극에서 쓰이지 않은 영상을 좀 많이 표현할 예정이다. 송일국씨 김좌진 장군의 후손으로서의 생각을 좀 더 이야기 해달라. 윤석화 자기의 일이기 때문에 어쩌면 말하기 힘들 수도 있다. 내가 느끼고 들은 이야기를 대신 말하겠다(웃음). 송일국이라는 배우를 캐스팅 할 때까지 사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아시다시피 연극은 정말 개런티가 작다. 이 친구가 뭐가 아쉬워서 연극에 오겠나. 게다가 제가 연출로서 좀 까다롭다. 다른 일 못하게 한다. 도저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청산리대장정을 매년 한다는 것을 하얼빈에서 중국 사람들에게 들었다. 존경심이 생겨났고, 그렇다면 이 역할을 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캐스팅 제의를 했다. 대본을 읽어보고 여러 차례 고민을 한 끝에 수락을 했다. 송일국씨가 안준생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서 깜짝 놀랐다. 그도 늘 김좌진 장군의 후손, 김두한의 손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산 사람이다. 그 뿐 아니라 가족들이 많은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친구는 준생의 입장을 아주 절절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6.10 / 조회 1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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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정호빈, 진한 눈빛 그 안의 무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내거는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배우에게 ‘눈에 띈다’고 하는 말은, 눈에 거슬려 껄끄럽다기 보단 갑남을녀, 필부필부가 아닌 군계일학을 발견할 때의 감탄사이다. 우리는 지금 정호빈(40)을 두고 그 감탄사를 연발한다. 드라마 ‘태양의 삼켜라’의 중간 보스 백실장으로, ‘선덕여왕’의 문노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그는, 조화를 깨트리는 뽀족함이 아닌, 기대 이상의 진가를 선사하며 제 몫 이상을 선사하는 배우였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지만 “거의 첫 무대와 다름 없다”며 의 의리파 안토니오로 변신한 그는 “아직 신인”이라며 20년 배우 생활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연극계 드림팀과 함께 하는 행운 “오현경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 작품 한다고 했어요. 샤일록 역을 그 분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겠습니다!” 한 거죠.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선생님하고 꼭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친구의 구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건 안토니오. 이들의 재판장면이 압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셰익스피어 작 에서 정호빈은 신의로 똘똘 뭉친 우정에 기꺼이 자신의 살을 내 놓겠다는 주인공 안토니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윤택 선생님은 정열의 화신이에요(웃음).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부딪혀서 하나라도 배워가면 배워갔지 뺏길 게 전혀 없거든요.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금까지 해 오셨던 공연들에 대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쐐기가 있으세요. 그걸 배우들에게 다 나눠주려 하시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죠. 작품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윤택 연출에 더하여 고리대금업자 역의 오현경, 그리고 윤석화, 한명구, 김소희, 김미숙, 주인영 등 연극계 내노라 하는 스텝, 배우들이 모인 ‘드림팀’에 합류한 것이 행운 아니냐는 반문이다. “안토니오를 착한 사람으로만 봐야 할까, 작품을 만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처음에 등장하면서 제가 거리에 방뇨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무척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지러운 시기였거든요. 한량 끼도 있는 사람 같고요.(웃음) 샤일록을 그전처럼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표현하고 있지 않듯이 안토니오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닌 복합적인 내면에 대해서 생각했죠.” 나도 모르는 내 눈빛 고교 졸업 후 연극계에 입문했으나 “잘 써주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는 그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친구 인기 역, 드라마 ‘올인’의 마피아 보스 오른팔 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중에도 돋보이는 느낌의 보스 기질?(웃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도 말을 까불까불 하게 안 해서 또래 친구들도 저를 어려워하는 게 있었고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는데 알파치노 선생님이 저의 연기 모티브가 된 거죠. 저런 배우가 되었으면, 했어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지만 미술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본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네 행동을 봐서는 속을 썩일 것도 같은데, 아버지의 피가 흐르니까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고 하셨어요. 그 때는 이쪽 길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피의 영향인지, 고등학생이 돼서 “나도 남들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랬죠. 그 이후에 남들이 콧방귀 뀌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악물고 ‘내가 꼭 된다’ 그랬어요.” "찍어 놓고 개봉 안되거나 찍다가 엎어진 영화도 많았다”며 프로필로 딱히 무엇을 적을 수 없었던 2001년 이전 10년을 그저 “이 악물고 했다”고 담담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 “긍정적으로 살아 왔다”는 말은 지금의 정호빈을 만든 가장 큰 지지대였음이 짐작된다. “힘든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사항이 있으면, 그냥 웃어요. 웃고 그 상황을 즐기는 거죠. 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치겠지만,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 한계가 있잖아요. 그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오니까 웃으면서 넘기는 거죠. 화를 내고 나면 참 허무하잖아요.” 거칠고 강한 이미지의 배역에 주로 서온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부드러운 외모”라고 웃으면서도 작품 속에서 나오는 “나도 모르는 표정들”을 두고 놀라기도 한단다. “미리 뭘 연습해서 짜거나 하진 않아요.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까, 내가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어떤 감정으로 나를 쳐다볼까, 이런 걸 고민하죠. 어쩔 땐 제가 드라마를 봐도 인상이 더럽더라고요(웃음).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큰 배역과 장면으로 키워주시는 것, 그런 게 배우로 느끼는 카타르시스죠.” 무대, 배우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좋으면 그냥 해요. “이 역할 저한테 주시면 정말 멋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요. 그리고는 겁도 없이 “이 작품 대박이야” 그러죠(웃음). 영화 ‘친구’나 이후의 작품들, ‘꽃보다 남자’도 제의해 주실 때 다소 작은 역할이라고 주저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놉시스 보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어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다 잘 된다는 생각을 하죠. 소속사 대표님께도 나를 찾아주는 작품은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해요. 시기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무조건 같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한다, 그게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앞으로의 갈증에 은 자신에게 행운작이라며 말을 잇는다.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연극은 배우가 살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윤택 선생님도 언제든지 연극하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어요. 작은 역이라도 주시겠다고(웃음).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굉장히 좋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 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거죠(웃음). 선생님 존경합니다, 이 말 꼭 넣어주세요.” 첫 무대 리허설 때 ‘과연 정호빈이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극장 울림도 좋고, 발걸음도 너무 가볍고,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게 즐겼다”는 그는 어떤 배역이든 상관 없이 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절 모르시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절 알아볼 때까지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에요. 단순히 유명인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로 인정받는 것, 그렇게 알아봐주시는 걸 스스로 바라고 있어요.” 배우로 20년, “프로가 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빈은 지금도 섣부른 자기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청거리지 않는다. “소위 쌩 양아치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승화된 고급스런 쌩 양아치를 만들곤 한다”며 웃는 그이기에 정호빈을 그저 ‘배우’라고 부르며 그치지 않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2.21 / 조회 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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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의 절정은, 사랑이 찾아왔을 때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제곡이기도 한 ‘세월이 가도’(as time goes by)를 노래하는 흑인 피아니스트 샘이 이야기 한다. ‘세월이 가도 여자는 남자를 원하게 되고, 남자는 반드시 그의 짝을 찾기 마련이다(Woman needs man, and man must have his mate)’라고. 이 두 사람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인 요양원 원장 로디온(최민건)과 일상 생활에서 늘 튀고야 마는 요양인 리디야(윤석화)는 거친 세상의 풍파를 맞으며 세월을 더해 온 중년들이다. 고지식하고 반듯한 삶을 살던 로디온과 화려한 조명 아래 살아오며 언제나 여자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발랄한 여인 리디아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사사건건 부딪히지만, 주고 받는 대화 사이 새로운 감정이 싹트게 된다. 짜릿함, 새로움, 모험과 도전 보다는 익숙함, 체념, 안정이 더 어울릴 법한 두 사람이지만, 일상을 뒤 흔드는 가장 큰 변화의 씨앗은, 눈치 챘겠지만, 바로 사랑이다. 남는 것 없이 판다는 장사꾼의 말과 함께 손꼽히는 공공연한 거짓말로 어르신들의 “어서 죽어야지”라는 말도 있다지만, “죽어도 좋아”라고 말했던 한 영화 속 노 연인들의 말이 진정으로 느껴졌던 건 이들이 사랑에 빠졌기 때문. 이처럼 사랑은 죽을 만큼, 또 기어코 살아가고프게 만드는 희안하고 기묘한 것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공통점 없던 이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맞춰가며 또 다른 감정에 미래를 꿈꾸게 된다. 아픈 과거를 만들어 준 혁명과 전쟁은 더 이상 지금의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함께 레스토랑과 박물관에서 데이트를 하고, 서로가 있는 곳을 찾아가며 준비한 꽃과 도시락을 나누는 등 평범하고 지극히 소박하나 사랑을 이뤄가는 위대한 작은 것들에 여념이 없다. 러시아의 작가 알렉세이 아르부조프가 쓴 원작 ‘오래된 코미디’를 바탕으로 하는 연극 에서 가장 큰 낭만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은 무대이다. 작품 속 배경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숲 속, 달빛이 머무는 바닷가, 성당, 비오는 거리로 변하며 운치를 자아낸다. 무대 뒤 편으로 쏟아지는 빗소리, 높은 천정 끝에 떠오르는 둥근 달 등은 조심스레 시작되는 중년의 사랑에 용기를 주는 듯 하다. 아쉬움은 있다. 고집이 센 리디아는 처음 만난 로디온에게 불변의 명제를 제시하듯, 강연자의 투로 로디온에게 훈계하기에 바쁘다. 배우의 개성이라 말하기엔 배역과 겉도는 느낌이다. 올 초 에서 맡은 닥터 리빙스턴 등 주로 강한 느낌의 역할에 섰던 배우의 과거 느낌이 풍겨난다. 상처에 힘겨워 하지만 여전히 사랑을 원하는 작은 종달새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달까. 반대로 최민건은 실제 나이와 15년 이상 차이가 나는 로디온의 옷 안에 30대의 에너지를 감추려 애쓰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어색함은 공연을 이루는 아홉 개의 씬 중 두, 세 번째 장면에 이르러서 조금씩 잊혀지는 듯 하다. 중년이기 전에, 순수하고 우직한 남자와 관심을 원하는 여자로 두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이 작품은 ‘사랑’을 담았다는 이유로 모두에게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연인들을 기쁘게 맞이하리, 세월이 가도’(The world will always welcome lovers, as time goes by). 그러고 보면, 피아니스트 샘 아저씨는 참 똑똑한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5.29 / 조회 9,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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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그네스> 누가 이 수녀의 아이를 만들고 사라지게 했는가
희뿌연 연기가 자욱하게 공간을 점령한다.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는 닥터 리빙스턴 만큼이나 관객들은 온몸을 옥죄이는 무언가에 야릇한 긴장감을 느끼는 듯 하다. 수녀 아그네스를 마주한 첫 느낌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목졸라 쓰레기통에 버린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 가 실로 오랜만에 대학로 무대에 섰다. 대학로 정미소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에서 25년 전 아그네스 역을 맡았던 윤석화는 2년 만에 연극에 나서며 닥터 리빙스턴이 되었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갇혀 지내던 아그네스가 수녀원에 들어와 살기를 4년. 때때로 손바닥에서 피를 흘리는, 성가를 부르는 청아한 목소리의 그녀는, 더욱 간절하게 믿음을 바라는 원장수녀 미리암에게 기꺼이 믿고 싶은 기적의 존재가 되어간다. 물론, 아그네스가 가진 어린 생명도, 그 생명을 죽였던 붉은 손도 기적의 그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수녀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앞에 둔 닥터 리빙스턴은 다르다. 어린나이에 수녀원에서 죽은 여동생을 통해 믿음에 대한 희망도 바람도 사라진 닥터 리빙스턴은 철저하고도 날카롭게 원장수녀와 대립한다. 그녀에게는 보이는 것이 믿는 것이요, 그것만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실과 기적 사이 혼란에 놓인 아그네스는 기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녀를 임신시킨 것은 신부님도, 들판의 일꾼도, 혹은 성령의 기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을 믿는가. 생활의 일편에서 조금은 빗겨나 있을 법한 수녀원에서의 삶이기에 더욱 인간과 일생을 지탱해 줄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한 것인가. 아이가 죽은 사건을 시작으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밀도 높은 인물간의 대화는 텅 빈 무대 위 덩그러이 놓인 의자 하나가 전부인 무대를 더욱 강하게 응집시킨다. 공연 내내 사라지지 않는 담배 연기는 아그네스에게 거는 닥터 리빙스턴의 최면술과 공간을 울리는 아그네스의 노래 소리의 전율을 더욱 신비하게 만들어 준다. 닥터 리빙스턴의 윤석화와 원장수녀 한복희의 쏘아대듯 이어지는 대사는 막이 올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상대방의 반응에 강하게 자극받는 모습이 아니라 이미 에너지가 충만해 차례대로 대사를 폭발해내는 느낌이 크다. 무엇보다 작품이 공연 될 때마다 큰 관심이 집중되는 아그네스 역에는 올 여름 창작 뮤지컬 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전미도와 신예 박혜정이 맡았다. 전미도는 맑고 투명한 외모와 목소리로 순수함과 그 이면에 드리워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탁월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2시간이 조금 못 미치는 공연 시간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무엇이 기적인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축복받은 사람이고 나에게 무언가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멈췄던 월경을 시작한 닥터 리빙스턴의 마지막 독백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8.12.15 / 조회 12,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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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열정의 배우 정열의 무대
코러스에서 일약 스타로!
지난 달 29일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에서 개막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출신 코러스 배우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다는 성공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서는 주연은 물론 코러스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돋보인다.
‘팝콘하우스’는 원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극장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당초 개막을 2주일이나 늦춰가면서 극장을 거의 리모델링하는 수준으로 음향과 조명 시설을 보강했지만 역시 뮤지컬 공연장으로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럼에도 윤석화 박해미 양희경 전수경 김미혜 황정민 김법래씨 등 뮤지컬계 스타들이 총집합한 연기와 코러스들의 앙상블로 이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특히 코러스 배우 출신으로 1991년 데뷔 이후 13년 만에 첫 주연을 따낸 김미혜씨는 순수하고 풋풋한 열정을 갖춘 ‘페기 소여’ 역에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그는 수년간 남몰래 갈고 닦아온 ‘풀백’ ‘버팔로’ 등 고난도 탭댄스 실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번 작품에서 윤석화씨와 박해미씨는 한 물간 뮤지컬 스타 도로시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윤씨는 8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출연할 예정이다.
1980년 뉴욕에서 초연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2001년부터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섹시한 의상과 더욱 빨라진 템포가 특징. 새 버전을 선보인 이번 무대에서는 거대한 거울이 천정에서 내려와 기하학적 모양을 만들어내며 춤추는 코러스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싱크로나이즈드 댄스’, 3층 높이의 분장실 세트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며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분장실 장면’, 가짜 동전 위에서 추는 ‘코인 댄스’ 등 화려한 군무들이 대부분 재연됐다. 그러나 페기 소여가 피아노 위에서 추는 탭댄스와 배우들이 계단에서 추는 집단 군무는 극장 여건상 빠져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번쩍이는 스팽글 의상을 입고 화려하게 춤추는 장면은 돋보인 반면, 배우들이 무대 뒤나 연습장에서 하는 정적인 대사는 템포가 너무 느려 다소 지루한 감을 준다.
동아일보
전승훈
2004.07.15 / 조회 8,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