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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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감정노동자, 생존과 실존을 고민하다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재공연
20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연극 ‘전화벨이 울린다’의 한 장면(사진=컬처버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콜센터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가 1년 만에 재공연한다.‘전화벨이 울린다’는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뉴스테이지’ 선정작으로 지난해 1월 초연했다. 전화 상담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콜센터 직원 수진이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우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연출가 이연주가 극본을 쓰고 연출까지 했다. 콜센터 감정노동자의 일상을 통해 현대의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계급·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이번 재공연은 두산아트센터에서 보다 입체적이고 완성적인 무대로 준비하고 있다. 초연에 출연한 배우 신사랑, 이선주, 최지연, 서미영, 이지혜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박성연, 우범진, 이세영이 새로 합류해 콜센터 직원들의 삶을 보여 줄 예정이다.오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원. 두산아트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5 / 조회 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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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기억하고 싶은 그 순간…가족극 '앵콜 사랑해 엄마'
극단 이루의 첫 가족극
4월 2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가족극 ‘앵콜 사랑해 엄마’의 공연 모습(사진=극단 이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극단 이루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족극 ‘앵콜 사랑해 엄마’가 내달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공연과 서울시 우수 청소년 관람 권장공연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부모는 내 아이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위로를 얻고, 아이들은 ‘아이캥거루’ 그림자극을 통해 특별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작품은 엄마와 아이가 할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싶은, 혹은 붙잡고 싶던 순간을 차례로 보여준다. 어른이 된 ‘돌단이’는 추억을 회상하며 옛 기억을 하나씩 꺼내놓고, 그 추억은 무대서 동화처럼 되살아난다. 손기호가 작·연출을 맡았고, 그림자 작가 나현정, 배우 홍성춘·조주현·염혜란·최정화·서미영·김하리 등이 함께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7 / 조회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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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루 첫 가족극 '사랑해 엄마'…8일 앙코르
연극 ‘사랑해 엄마’의 한 장면(사진=극단 이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이루가 처음으로 선보인 가족극 ‘사랑해 엄마’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공연으로 선정돼 8일부터 오는 4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지난 2월 28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작품은 엄마의 눈으로도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도 바라본 연극이다. 엄마와 아빠는 내 아이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위로 받고, 아이들은 내 부모와 ‘아기캥거루’ 그림자극을 통해 특별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극단 측은 전했다.극단 이루 관계자는 “엄마와 아이가 할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픈, 혹은 붙잡고 싶던 순간을 차례차례 보여준다”며 “어른이 된 ‘돌단이’가 추억을 회상하며 옛 기억을 하나씩 꺼내 놓으면 그것이 동화가 되어 들려지고 또 실제가 되어 무대에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8 / 조회 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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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삶을 들여다 보다’, 깊이 있는 연극 두 편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는 깊이 있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벌’은 어느 마을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이이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무대는 뮤지컬 ‘벽 속의 요정’, ‘피맛골연가’, 연극 ‘하얀앵두’ 등의 배삼식 작가의 신작이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대학로 초연을 마친 뒤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 중이다. 신과의 대화 속에서 ‘삶’에 대한 위로를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삶’을 담은 연극 한 편이 보고 싶다면 이 작품들은 어떨까.“사람과 생명의 이야기”연극 ‘벌’10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이 배삼식 작가의 신작인 연극 ‘벌’을 공연한다. 배삼식 작가는 연극 ‘3월의 눈’, ‘벽 속의 요정’, ‘하얀 앵두’ 등을 썼던 작가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의 첫 공동제작 작품이다. 연극 ‘벌’은 ‘꿀벌의 구제역’으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에 착안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품은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 사회의 인간이 무너뜨린 자연에서 사라져 가는 토종벌을 소재로 내용이 펼쳐진다. 배삼식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명의 순환 속 모든 생명과, 고통, 치유를 전한다. 이번 공연은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연극 ‘벌’의 오디션은 서류 심사를 통과해 한 명씩 심사위원들 앞에 서서 5분 정도의 오디션을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됐다. 오디션은 개인 대사 읽기 및 장면 구성, 개인 안무를 포함해 그룹별로 동선과 장면 구성까지 과제로 주어졌다. 연극 ‘벌’에 참여한 배우들은 오디션장부터 인물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최적의 배우들이다. 연극 ‘벌’의 초연에는 ‘조영진’, ‘최현숙’, ‘강진휘’, ‘정선철’, ‘박윤정’, ‘이봉련’, ‘서미영’, ‘김슬기’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배삼식 작가와 연극 ‘하얀앵두’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적 있는 ‘김동현’ 연출가가 함께한다. 또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예술하는 습관’, ‘디 오써’ 등의 무대를 선보였던 무대디자이너 ‘여신동’이 작업에 참여한다. “‘산다는 것’을 위로하다”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11월 27일까지 윤당아트홀 1관에서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의문의 초대장을 받은 한 중년 남성이 약속장소에서 자신이 예수라고 칭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영화 ‘물고기자리’로 알려진 감독 김형태가 첫 연극 연출을 맡았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일반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 품고 있는 의문점들을 짚어낸다. 예수의 어린 시절과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가 겪었던 다양한 일들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특히, 기독교 신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종교의 어긋난 부분,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비교해 다른 점, 같은 점 등을 설명한다. 이 작품 속에서 예수는 천천히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독자를 이해시킨다. 이 연극은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진심을 함께 담아냈다. 또한, 종교적 소재를 무겁지 않게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삭막함과 외로움에 지친 현대 사회의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번 공연에는 A팀, B팀, C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A팀은 초연부터 함께해온 ‘최성원’이 ‘예수’를 맡고, ‘김도신’이 ‘남궁선’을 맡는다. 그 외에도 ‘김수정’, ‘김건우’, ‘이미선’이 출연한다. B팀은 ‘예수’ 역에 ‘남윤길’, ‘남궁선’ 역에 ‘강경덕’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초연부터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이다. ‘박지현’, ‘이창호’, ‘김수정’이 이들과 함께한다. C팀은 ‘정태야’가 ‘예수’를, ‘김선혁’이 ‘남궁선’을 연기한다. C팀에는 ‘김아름’, ‘최우준’, ‘홍이주’가 참여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3 / 조회 11,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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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태어나고, 살고, 죽어가는 모든 생물의 아픔을 담다
구제역으로 한창 세상이 떠들썩 했던 지난 해, 소뿐만 아니라 집단으로 죽어가는 생명이 또 하나 있었다. 낭충봉아부패병. 꿀벌들의 구제역으로 불리며 벌의 애벌레가 썩어 죽는 이 전염병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왜 모든 존재는 병들어 가는가. 존재 자체가 기적인 이 세상에서 그 기적은 왜 소멸해야만 하는가. 작품의 모티브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에서 호흡을 맞춘 배삼식 작가, 김동현 연출이 신작 연극 을 준비 중이다. 소중한 생명의 한 종인 토종벌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마을에서의 3일을 담고 있다. 지난 22일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 배삼식 작가는 “전염병으로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의 벌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삶을 시작해야 하는데 병들어 죽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벼랑 끝의 몰린 벌들의 무리가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같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이 세계는 무의미하고 목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견뎌야 할 것인가, 이 작품의 이야기는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말기 암 환자인 온가희를 비롯, 통풍 환자, 벌침 앨러지, 도박중독증, 만성신부전증, 향수병 등 저마다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등장하는 이번 작품을 두고 김동현 연출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이 태어나서 살다 죽어가는 이야기, 그 안에서 완성될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이야기로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배삼식 작가한 여자에게 벌이 내려 앉으면서 환상의 시공간이 펼쳐지기도 할 은, 전 장의 이야기 확장, 다음 장면의 전조 등을 위해 활용되는 막간극을 비롯, 프롤로그, 에필로그가 어우러진 독특한 구조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동현 연출“죽음 이후의 세계가 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생각하지만,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살아있다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고 공백이 아주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벌이 내려 앉는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결핍과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와 사랑할 수 있는 시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소위 말하는 연극적 드라마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막간극을 통해 더 풍성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작품의 준비를 위해 배우와 스텝들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며 양봉 체험을 하기도 했으며, 안무가 안은미가 참여, 벌의 생동적인 움직임 표현을 담당한 연극 은 오는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9.26 / 조회 9,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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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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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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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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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븐우리절믄날> 젊은 세 지식인과 한 모단걸의 비밀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있어 감정의 고저를 타며 관객을 사로잡는 공연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을 번안한 를 비롯해 시리즈 등 일본 조용한 연극의 특징을 맛 봤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 을 비롯해 올해 연극, 영화계에 자주 등장했던 경성의 모단 보이, 모단 걸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면, 연극 은 그대에게 ‘참으로 재미진’ 공연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앞서 이야기 했던 조용한 연극 시리즈나 경성 이야기들에 중심이었던 성기웅의 작, 연출작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고개가 끄덕여진다. 1930년대 과거 습관과 새로움의 시도가 혼재한 혼란 속 경성, 젊은 예술가인 박태원, 이상, 정인택과 이들 사이의 한 여인 권영희가 무대 위에 있다. 현 신세대 백화점의 전신으로 당시 근대의 상징이자 모던 보이들의 주 활동무대였던 미스코시 백화점 옥상 정원, 이상과 박태원의 대화가 맛깔지다. 밖으로 도는 내 여자에게 서방 노릇을 못하고도 개구지게 한판 웃어대고는 ‘이 시대 천재 작가’임을 자처하는 이상과 그런 이상에게 여느 때처럼 차 한 잔을 사며 너그럽게 웃어대는 당대 최고 기대주, 소설가 박태원. 이들은 국제 정서와 국경 사이로 넘쳐오는 신 문학의 물결, 그리고 뛰어난 문학적 소양을 갖춘 카페 여급, 권영희를 이야기 한다. 실상 이 작품은 권영희와 그녀를 마음에 품은 세 지식인의 이야기다. 갓 결혼한 신혼의 박태원도, 다른 남자에게 내 여자를 빼앗긴 이상도, 그리고 시대의 엘리트로 번듯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정인택에게도 권영희는 지울 수 없는 대상. 하지만 누구 하나 드러내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 그들이 공유하는 것은 ‘저마다 무엔가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 수면제인지, 비타민인지, 또는 몸에 좋은 어떤 것이었는지 모를 그 약들을 한 움큼 삼키고 뱉어낸 끝에 이들의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또렷해진다. 하지만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라고 이상은 말한다. 글을 쓰며 먹고 사는 형편 없이 가난한 그들이 좀처럼 빈 하게 보이지 않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예쁜 여자에게 ‘기러기를 날린다’ 든지 ‘고히’를 홀짝이며 ‘도회’를 바라보는 등 그 시대의 우리 말들이 새롭다. 여기에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의 교차는 언어의 ‘소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말의 재미’는 쉼 없이 주고 받는 이들의 대화가 가진 치밀한 구성에 담겨 있다. 일상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수 겹의 오묘한 뜻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안부를 건네는 인사말도, 상대방에 대한 단말의 대구도 ‘그냥’은 없는 법이다. 장과 장 사이, 암전을 채우는 무대 뒤 스크린 영상도 놓치지 말자. 그 시대의 신문들, 그리고 재구성한 기사와 재미있는 그림 등은 다음 장과 연결된다. 한자와 고어가 섞인 화면 속을 세세히 살펴보긴 어렵지만, 한 때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를 낳았던 ‘연예십계’는 반가울 것이다. 극과 마찬가지로 정인택과 결혼했지만, 그가 죽은 후 박태원과 다시 재혼한 권영희, 미스코시 백화점에서 ‘날자, 날자, 날아보자꾸나’를 외쳤던 이상 등 실존 인물들의 삶과 문학작품이 허구의 이 무대에서 공존하는 것이 흥미롭다. 에서도 박태원 역을 맡았던 김종태와 정인택 역의 손진호, 이상의 전병욱, 그리고 권영희 역의 주인영 등 배우들도 탄탄하다. 하지만 이 가진 2시간의 잔잔한 재치를 대중들이 ‘맛의 일품’으로 받아들이기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요동치는 무대에 권태를 느껴 ‘무엔가 색다른 얘깃거릴 건져보겠단 그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오랜만에 든든한 작품이 될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8.12.05 / 조회 1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