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아름다운 음악이 가득한 무대, <황태자 루돌프>
공연이 끝나자 여기저기 무리 지어 일어나기 시작한 관객들은 주인공 루돌프 역의 임태경이 등장하자 전원 기립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뮤지컬 가 공연된 13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의 커튼콜 풍경이다. 지난 10일 개막해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아름다운 음악과 풍성한 무대로 감동을 선사했다. 뮤지컬 는 1889년 비엔나 근교의 한 별장에서 실제로 일어난 '마이얼링'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태자 루돌프와 그의 연인 마리의 사랑을 그린다. 자유주의 사상을 가진 루돌프는 절대왕정을 펼치는 아버지 요제프 황제와 대립하던 중 아름다운 소녀 마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랑도, 정치적 이상도 이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그는 결국 마리와의 동반자살을 택하게 된다. 극은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됐다. 뮤지컬 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런 궁정 장면에서 시작해 배우들이 객석에서부터 등장하며 시선을 끄는 신문사 방화 장면, 이십여 명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함께 노래하며 춤추는 장면, 루돌프와 마리의 달콤한 키스신 등이 눈과 귀를 끌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큰 매력은 음악.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의 탁월한 재능이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두 남녀주인공의 듀엣곡 '알 수 없는 그곳으로(something more)'를 비롯해 '사랑이야(only love)''한 평범한 남자(Ordinary man)' 등 예상보다 더 많은 넘버가 마음을 울린다. 임태경은 노래를 통해 모든 것을 말했다. 기품 있는 그의 목소리는 무력한 황태자의 고뇌와 갓 사랑에 빠졌을 때의 설렘, 변혁을 꿈꾸는 자유주의자의 포부 등을 십분 표현했다. 마리로 분한 김보경은 황태자를 매료하는 힘과 호흡을 주고받는 노련함이 살짝 아쉬웠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컸다. 라리쉬 백작부인 역의 신영숙과 스테파니 황태자비 역의 오진영은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아름다운 전쟁터(Pretty little war)''넌 내 거야(It will be me)' 등을 소화해 커튼콜에서 환호를 받았고, 타페 수상을 연기한 조휘도 최근 출연한 에서와는 전혀 다른 날카로운 모습으로 극에 긴장감을 실었다. 다만 전체적인 얼개가 느슨한 점은 아쉽다. 각 장면별 음악과 볼거리가 풍성한데 비해 몇몇 부분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가령 타페 수상의 방에 라리쉬 백작부인이 찾아와 함께 '증오와 욕망(Fear and desire)'를 부르는 장면은 그 자체로서는 좋지만, 두 사람의 애증관계를 충분히 설명하고 앞뒤 맥락과 이어지기에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당시의 첨예한 정치갈등과 루돌프의 절박한 고민이 다소 가볍게 그려졌다. 의 루돌프는 안재욱·임태경·박은태가, 마리 베체라는 옥주현·최유하·김보경이 번갈아 연기한다. 원숙한 연기력의 안재욱과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박은태가 이끌어갈 무대도 기대된다. 는 내년 1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EMK
2012.11.14 / 조회 38,052
-
<황태자 루돌프> "비극적인 사랑에 집중했다"
19세기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와 그의 연인 마리 베체라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는 뮤지컬 가 오는 11월 초연을 앞두고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는 뮤지컬 을 통해 이미 국내에서도 익숙해진 오스트리아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벳 황후의 아들로 황태자와 그의 여인 마리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특히 이 작품은 국내에서 등으로 잘 알려진 브로드웨이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오스트리아 VBW(비엔나극장협회)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유럽 진출작. 2006년 헝가리에서 초연하고 오스트리아, 일본에서 공연된 바 있다.연습공개에선 루돌프 황태자 역의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마리 역의 옥주현, 최유하 등이 참여해 황제인 아버지와의 정치적 갈등,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괴로운 루돌프와 매력적인 여인 마리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공개했다.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대립으로 괴로운 황태자 루돌프(안재욱) 마리(옥주현)에게 정략결혼에 성공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라리쉬 백작부인(신영숙) 루돌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마리(김보경) 루돌프(박은태)와 마리(최유하)의 아이스 스케이팅 데이트 옛 연인인 라리쉬 백작부인에게 황태자의 정보를 알아내려는 타페 수상(조휘) 깊은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 평범한 남자이고 싶은 황태자(임태경)이번 무대의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비엔나, 헝가리 등에서 공연된 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며 “이번 무대에선 사랑을 더욱 부각시키고, 비엔나 프로덕션에선 제외됐던 노래를 보강하거나 그 외 필요한 장면을 수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루돌프 황태자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나도 연습현장을 볼 때 마다 매일같이 울기 때문에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은 눈물을 닦을 휴지를 꼭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에 이어 를 선택한 안재욱은 이유에 대해 “좋은 조건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그는 “남자 배우라면 이 작품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 실력에 비해 버거운 면도 있지만 또 다른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태경은 “그간 분에 맞지 않게 ‘황태자’란 수식어를 들었지만 이번엔 진짜 황태자가 돼 황태자라면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황태자 루돌프인 박은태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건 로맨스”라며 “상대방과의 교감이 어렵다는 걸 요즘 느끼지만 잘 이끌어내야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루돌프는 좀 젊게 그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남자 배우라면 포기하기 어려운 작품" "진짜 황태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로맨스가 가장 어렵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마리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가 봐요"루돌프와 사랑에 빠지는 마리 역엔 옥주현, 최유하, 김보경이 열연한다. 그 중 을 통해 루돌프의 어머니 엘리자벳을 연기한 바 있는 옥주현은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 에선 루돌프의 엄마 역할을 했었는데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긍정적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연출님이 루돌프의 엄마였기 때문에 엄마의 빈자리가 컸던 루돌프가 왜 마리를 사랑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루돌프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사랑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기존 버전들과는 달리 한국적인 드라마 요소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테파니와 마리의 듀엣곡을 추가했다. 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013년 1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연습 현장 공개!
2012.10.25 / 조회 25,049
-
안재욱 "<황태자 루돌프>,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
안재욱이 로 본격적인 뮤지컬 행보를 이어간다. 반가운 일이다. 그는 오는 11월 10일 개막하는 에서 임태경·박은태와 함께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루돌프를 연기한다. 1889년 일어난 '마이얼링'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1세와 대립하다 연인 마리와 함께 죽음을 맞은 루돌프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다시 그려냈다. 지난 17일, 바쁜 연습일정을 쪼개 인터뷰 장소에 나온 안재욱의 얼굴에는 근심이 어려있었다. 그는 대화 도중 몇 번인가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묘한 매력이 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하다가도 '보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꼼꼼하고 책임감 강한 직원의 업무보고를 기다리는 상사의 심정이랄까? 그 기대를 뒷받침하듯, 인터뷰가 끝날 무렵 안재욱은 '보길 잘 했다는 말이 나올 것 같다'며 슬며시 웃음을 지어보였다. 뮤지컬 와의 만남, 첫 느낌은 어땠나요. 처음 느낌은 '힘들겠구나' 였죠. 배우로서. 어려운 역할이라는 인상이 강했어요. 그런데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단순히 슬프다기보다 묘한 매력이 있어요. 남자 배우라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주인공이 소화해야 하는 음역대도 넓고 곡 수도 굉장히 많고,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힘들 것 같은데 그럴수록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공연이 끝나고 나면 보람과 허탈함을 동시에 느끼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작품을 선택할 때 (국내)초연 여부에 비중을 두시나요? 그럼요. 많이 고려해요. 이왕이면 처음 하는 역할이어야 좀 더 많은 책임감과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내가 (캐릭터에) 불어넣는 생명력에 대해 고민이 더 많아지니까. 또 어떤 점을 고려하세요?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이 스토리죠.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스토리 라인이 잘 구성되어 있지 않은 작품은 좋아하지 않아요. 관객과의 공감대가 잘 형성될 수 있는 쉬운 작품이었으면 좋겠고. 뮤지컬의 경우 너무 어려운 작품은 관객들과 가까워지기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고민해야죠.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내 실력 밖의 작품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려고 해요. 지금 도 조금 버겁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웃음) 연습할 게 너무 많아서. 연습이 예상했던 대로 힘든가 봐요.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요. 해야 될게 많아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거의 종일 연습실에 있는 것 같아요.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이 있어서 그것도 따로 배워야 해요. 스케이트 대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야 되는데, 다들 처음 타보거든요. 저 말고 다른 배우들도 모두 체력적으로 좀 힘들죠.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우리 팀은 분위기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전 어디서나 밝게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제가 무겁게 인상 쓰고 있으면 다 불편하죠. 재미있게 중간중간 파이팅도 하고, 기회가 되면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에 이어서 이번 에서도 비극적인 사랑을 하게 됐네요. 의 비극적인 결말은 그 시대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극적으로 꾸민 이야기고, 는 실존인물의 실제 이야기기 때문에 여기서 느껴지는 안타까움은 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눈물도 더 나고. 루돌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시는지 궁금해요. 무기력하기만 했던 황태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불쌍하고 고뇌에 찬 모습보다는 뭔가 애써 이루고자 했던 모습이 부각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둘의 슬픈 사랑만 얘기해버리면 오히려 절절함이 덜하지 않을까. 로맨스로만 치우치면 안 될 것 같아요. 루돌프가 아버지와 대립하면서까지 하려고 했던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관객들이 궁금해하면 안되잖아요. 그가 가졌던 꿈이 확실해야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리를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확실해지니까. 관련 자료도 많이 찾아보셨나요? 잘 안 봐요. 왜냐면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모든 작품마다 관련자료를 다 안 보는 건 아니에요.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면 도움이 되는 캐릭터가 있고, 도움이 안 되는 캐릭터가 있거든요. 루돌프 같은 경우는 실존인물이다 보니 그에 대한 의견이 너무 다양해요. 똑같은 상황을 이렇게 해석하는 쪽이 있고 저렇게 해석하는 쪽이 있고. 마리와의 죽음에 대해서도 아름다운 로맨스라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암살당했다는 주장도 있고. 그걸 너무 파고들다 보면 약간 정나미가 떨어진 달까, 찝찝한 게 많아져요. 그래서 마리 역을 맡은 배우들한테도 자료를 너무 많이 보지 말라고 했어요. 마리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여쭤볼게요. 옥주현·최유하·김보경씨의 마리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유하씨랑은 에서 같이 해봤고, 주현이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알던 친구고, 보경이는 이번에 실제로는 처음 봤죠. 세 명이 묘하게 달라요. 그래서 이번 작품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보경이는 귀엽고, 목소리도 특이해요. 왜 이 친구가 에서 큰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듣는 사람의 귀를 묘하게 자극하는 귀엽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있어요. 사람 자체가 작고 귀여운 캐릭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늘 밝고. 유하씨는 평소 편한 말투에서 보이시한 매력이 툭툭 나오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발견한 거죠. '그런 건 여자들이 잘 쓰지 않는 말투다'라고 얘기하면 깜짝 놀라요. 저랑은 작품도 같이 했고 몇 년을 알았던 친구니까 장난도 많이 치죠. 주현이는 따뜻하고 포근한 면이 많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보경이가 밝고 귀여운 느낌이라면, 옥주현씨한테는 상대를 감싸주는 편안함이 있어요. 몇 달 동안 에서 루돌프의 엄마를 연기해서 그런지, 루돌프를 바라보는 마음이 아무래도 더 따뜻한 것 같아요. 세 명이 매일같이 지루하지 않게 해 줘요. 그렇다면 안재욱·임태경·박은태의 루돌프는 각각 어떤 느낌인가요? 지금 우리의 나이, 경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은태 같은 경우는 좀 더 으쌰으쌰한다고 해야 하나? 패기가 있다고 해야 할까? 젊은 이미지가 더 강해요. 아버지와 대립하고 고뇌하는 부분에서…어떻게 보면 운동권 학생처럼(웃음) 본인의 의지가 세죠. 태경이는 노래하는 스타일이나 목소리의 울림에서부터 고뇌하는 황태자의 모습이 배어있는 것 같아요. 소리 자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며 무력감을 느끼는 황태자의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웃음) 아무래도 가장 경력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제가 아우를 수 있는 틀이 크게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뭔가를 통솔하고 이끌어가려고 하는, 그러면서도 환경에 부딪혀서 고뇌하는 모습이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한숨) 괜히 한다고 했어.(웃음) 쉴 때 뮤지컬 많이 보시나요? 그럼요.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 최고였어요. 다른 방송활동도 많이 하시잖아요. 안재욱에게 뮤지컬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약속이 되어 있는 나의 자유로운 공간이죠. 일단 약속이 되어있다면 그 무대 어디를 가든 다 편하니까. 또 워낙 연기와 노래를 다 좋아하니까, 그 두 개를 같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공연이죠. 앞으로 연극도 출연하실 의향이 있나요? 연극은 늘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 소극장 연극도 하고 싶거든요. 근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이거 하자고 하고, 저기선 저거 하자고 하고. 또 하고는 싶은데 요즘은 소극장 공연이든 대극장 공연이든 기간이 너무 길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간을 활용하기가 굉장히 애매하더라고요. 공연이 길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있죠. 저는 원래 그런 걸 굉장히 의식하는 쪽이거든요. 그래서 장기 공연을 하는 배우들한테 항상 주의해야 된다고 얘기해요. 무대 위에 올라가서 장난하는 걸 되게 싫어하거든요. 개막하고 20일 정도 지나면 슬슬 눈들이 풀려요. 반복되는 생활을 기계처럼 되풀이하다 보니 안정감도 생기고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주연이든 앙상블이든 늘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쉽지가 않죠. 그래서 스케줄 조율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지루하지 않게 적절히 조정해야죠. 그렇다고 너무 오래 쉬다가 나오면 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공연할 때 애드립을 거의 안 하시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같은 이유 때문인가요? (애드립은) 자꾸 딴 생각을 하는 데서 시작하는 거니까요. 말 그대로 애드립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도구가 돼야 하는데, 그걸 미리 준비한다는 건 오늘 대놓고 장난을 쳐보겠다는 얘기고, 상대방을 한 번 웃겨보겠다는 거죠. 그래서 계획된 애드립은 최대한 자제하자고 해요. 후배들도 제가 연습실에서는 누구보다 장난을 많이 쳐도 무대에선 안 그런다는 걸 아니까 저랑 할 때는 (애드립을) 안 하려고 하죠. 그 순간은 후배들한테 재미없는 형이 될지는 몰라도, (애드립이) 크게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고 얘기해요. 또 왜 그걸 무서울 정도로 강조하냐면, 내가 일단 웃음이 한 번 터지면 못 참거든요. 내가 관객 입장에서 공연을 볼 때도 그런 공연은 싫던데. 저 사람들이 연기를 하는 건지…'배우들이 너무 편해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편해지는 작품은 싫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개막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연습을 해 보니까,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돌아가시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어떤 배우의 버전을 보시든, '보길 잘 한 것 같지 않니?' 라는 말이 나왔으면 하고, 또 나올 것 같아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고요.(웃음) 배우들이 일단 너무 좋아요. 너무 잘하고.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제이블엔터테인먼트
2012.10.22 / 조회 25,719
-
뮤지컬 속 순정남이 뜬다
한 때 무대는 거친 남자들의 차지였다. 순수 악(惡) 하이드(), 연쇄살인범 잭(), 매료된 여인을 죽음으로 이끄는 토드() 등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서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에 관객은 매료 당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무대 위 남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지고지순 순정남들이 관객 마음을 애태운다. 강렬한 카리스마도, 야성적인 매력도 없지만 연인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지한 남자들. 순정지수 별 네 개 이상, 일편단심 순정남을 만나본다.이름: 시드니 칼튼 직업: 변호사 순정지수: ★★★★★ 의 시드니 칼튼의 사랑은 단순히 남녀 사이의 것으로 정의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사랑의 성취’라는 남녀 연애사에서 당연하다 여겨지는 문법을 깨고, 그는 자신의 희생으로 연모하는 여인 루시의 행복을 기도한다. 프랑스 혁명에 휩싸여 사형이 집행될 위기에 처한 그녀의 남편을 대신한, 혁명과 동떨어진 영국인 칼튼의 죽음은 숭고한 희생이라 할만하다. 루시는 단지 그에게 순수한 친절(이라는 이름의 관심)을 베풀었을 뿐이다. 하지만 염세주의자 칼튼의 인생은 그녀로 인해 완전히 바뀌었다. 단두대로 올라가는 그의 발걸음에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없었던 건, 그녀에 대한 감사함도 녹아 있을 터. 칼튼이 스스로 선택한 숭고한 길임에도 단두대 저 너머 별빛 속으로 사라져가는 그를 보는 관객의 마음은 슬프고 애달프다. 순수한데다 똑똑하고 능력까지 있는 이 남자를 알아보지 못한 루시를 원망하면서 말이다! 이름: 루돌프 직업: 합스부르크 황태자 순정지수: ★★★★ 연말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는 연인과 함께 자살을 해 생을 마감한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의 실화를 다룬다. 을 통해 익숙해진 오스트리아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벳 황후의 아들로 황태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사설을 기고하며 헝가리 혁명에 앞장서는 등 황제인 아버지와 대립되는 정치 행보를 보였다. 그는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 주는 여인 마리 베체라와 사랑에 빠져 급기야 교황에게 자신의 아내 스테파니 황태자비와 이혼하게 해달라고 청하지만 거부 당한다. 모든 걸 가진 듯 했으나 아무 것도 가질 수 없었던 이 비운의 남자가 택한 건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그 당시 황태자와 마리가 나누어 끼고 있던 반지에는 ‘In Liebe vereint bis in den Tod(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 되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릴 수 있는 모든 호사를 뿌리치고, 단 한 명의 여인에 목숨을 건 황태자라니. 브라운관에 툭하면 튀어나오는 재벌 2세 스토리보다 이들의 사랑이 더 드라마틱한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이름: 베르테르 직업: 변호사 순정지수: ★★★★ 짝사랑의 대명사, 세계 뭇 여성들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인물로 순수 청년 베르테르를 빼 놓을 수 없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동명 소설이 뮤지컬 이 되어 무대에서 피어났고, 이 젊은 남자의 사랑은 여전히 먹먹하게 가슴을 울린다. 발하임 무도회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 롯데에게 첫눈에 사랑을 느끼지만 그녀에겐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상황. 그녀를 잊기 위해 멀리 떠나보지만 미칠듯한 그리움으로 다시 그녀 곁으로 가고, 결국 사랑을 얻지 못함에 절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가 사랑에 모든 걸 걸게 만든 건, 결국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걸 알고 있어서 일지 모른다. 그런 베르테르에게 ‘다른 사랑이 나타날 거다’라는 위로도 아마 통하지 않았을 것.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에겐 차라리 ‘환상으로 남겨둬야 할 영역’과 ‘연인이 된 뒤엔 반드시 수반되는 권태기’에 대해 설파하는 게 나을지도. 이름: 구동 직업: 내관 순정지수: ★★★★★ 나무 높이 걸려 있는 살구 하나를 자숙에게 따 주기 위해 펄쩍 펄쩍 뛰는 남자. 땀 뻘뻘 흘리며 닿지 않는 살구를 향해 뛰고 또 뛰는 구동의 모습은 가슴아픈 비극 뒤 진한 잔상으로 남는다. 뮤지컬 은 어린 왕세자가 갑자기 사라진 날 밤,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미스터리 추리 형식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속살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다. 친구이자 연인인 자숙이 궁궐의 나인이 되자 그녀 곁에 있고자 하는 구동의 행동은 파격적이다. 자숙을 따라 임금의 공간인 구중궁궐에 들어가기 위해서 남성을 버리고 내시가 된 것. 그리고 임금의 아이를 가진 자숙을 위해 매일 밤 살구를 구해 건넨다. 자숙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구동이지만 궁궐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이들에게 너무나 비정했다. 구동의 비극은 궁궐 사람들의 기억에서 금새 사라졌지만 관객은 그럴 수 없다.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이 남자의 순정은 꽤나 오래 잔상이 되어 따라다니니 말이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9.28 / 조회 22,568
-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비운의 <황태자 루돌프>로
충격적이고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마이얼링 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 가 오는 11월 10일 한국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발표했다.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를 원작으로 한 는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아들 루돌프가 주인공으로, 혼란스러운 정세와 함께 불행한 정략결혼, 그 속에서 발견한 여인 마리 베체라와의 허락되지 않은 사랑의 끝을 담고 있다. 황태자 루돌프 역에는 공연을 마친 안재욱을 비롯, 뮤지컬과 방송에서 감미로운 가창력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임태경, 그리고 의 루케니 역으로 섰던 박은태가 트리플 캐스팅 되었다. 루돌프와 사랑에 빠지고 죽음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함께 맞이하는 연인 마리 베체라는 에서 황후 역을 맡았던 옥주현과 등 올해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유하, 의 킴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김보경이 함께 나선다. 끊임없이 루돌프를 감시하고 계략을 꾸미는 타페 수상은 민영기와 조휘가 최종 낙점되었으며, 루돌프와 마리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최고의 패셔니스타 라리쉬 백작 부인 역은 등의 신영숙이 맡아 또다른 개성만점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등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오스트리아 비엔나 극장협회와 함께 제작한 첫 뮤지컬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일본에서 공연된 는 한국에서 스티븐 요한슨이 연출을 맡아 오는 11월 10일부터 2013년 1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예정이며, 예매는 9월 17일부터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2012.09.14 / 조회 18,893
-
[필모그라피] “무대에서 늙고 싶다”, 뮤지컬배우 서지영
뮤지컬배우 서지영은 뚝심 있게 자신의 길을 다져온 배우다. 1990년대 초반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녀는 앙상블부터 시작해 한 단계 한 단계 연기자의 길을 밟아갔다. 데뷔 10년 만에 2002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퍼포먼스 바다 ‘더 플레이’로 여우조연상을, 2003년 뮤지컬 ‘풋루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녀는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을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서지영은 최근에도 뮤지컬 ‘잭더리퍼’, ‘삼총사’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예술종합학교의 교수로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뮤지컬 ‘풋루스’, 희열과 좌절을 동시에 주다(2002, 2005)뮤지컬 ‘풋루스’는 뮤지컬 ‘풋루스’는 1984년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보몬트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보수적인 세대와 젊은이들 간의 충돌과 화해를 보여준다. 서지영은 이 작품에서 에리엘 역을 맡았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역동적인 춤, 좌중을 압도하는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서지영은 “뮤지컬 ‘풋루스’로 2003년에 여우주연상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후 오디션을 봤을 때 더 많이 떨어졌어요. 주연상을 받았으니까 주연 아니면 안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어요. 저는 자수성가한 타입이에요. 힘들게 혼자서 뮤지컬계를 헤쳐나간 경우거든요”라고 말했다. 뮤지컬 ‘잭더리퍼’, 단 두 장면에 담긴 서지영의 진심(2009-2011)서지영은 뮤지컬 ‘잭더리퍼’의 폴리 역이 “정말로 사랑스럽다”고 했다. 폴리 역의 분량을 늘린다고 했을 때 그녀는 “폴리는 그 두 장면에 등장할 때가 가장 좋고, 그것이 극의 흐름에도 잘 맞다”고 오히려 말렸다. 서지영은 뮤지컬 ‘잭더리퍼’를 통해 자신의 분량을 먼저 생각하기 전에 작품성을 더 중시하는 진짜 배우의 면모를 보여줬다.서지영은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단 두 장면에 등장한다.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한 실력파 여배우의 낯선 선택이 어리둥절하다. 서지영은 “배우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역할을 대하느냐에 따라 그 역할이 중요한지 안 중요한지 정해진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제가 맡았던 폴리가 단 두 장면에만 나와요. 대충하려고 한다면 폴리는 그냥 창녀 역이에요. 하지만 제가 그 역에 애정을 담고 진심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면 그 역할이 더 사랑스러워져요”라고 말했다. 서지영은 큰 역할은 아니지만 작은 역에도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를 채워갔다.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간 것이다. 비중이 큰 주, 조연을 하다가도 어떤 작품에서는 작은 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녀는 “후배들이 그런 역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왜 이상한 역할을 하냐고요. (웃음) 저는 그 역이 하고 싶으면 중요하지 않은 역이라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뮤지컬 ‘삼총사’, 정의는 반드시 살아 있다! (2009-2011)서지영은 최근 뮤지컬 ‘삼총사’에 출연 중이다. 뮤지컬 ‘잭더리퍼’와 함께 초연부터 참여해 오고 있다. 작품에서 서지영은 사랑에 버림받고 복수를 결심한 여간첩 ‘밀라디’로 등장한다. 그녀가 이토록 오랫동안 뮤지컬 ‘삼총사’와 함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컬 ‘삼총사’를 하면 행복해요. 커튼콜을 할 때 관객이 주시는 박수와 환호도 감사하지만 뮤지컬 ‘삼총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래서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아요. 그래서 ‘달타냥’이 ‘정의는 살아 있다’고 말할 때 정말 시원해요. 옆에서 ‘정말!’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관객이 이 작품을 통해서 ‘정의’에 대한 믿음을 갖고, 힘을 낼 수 있는 조그만 희망을 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서지영은 매년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녀는 “나이 드는 것이 좋아요. 20대 때는 욕심이 나니까 조급했어요. 잘해야 하고,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대에서도 그러한 것들이 보였고요. 지금은 연기가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풍요로워졌다는 소리를 들어요. 마음가짐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보다 더 행복해요. 예전엔 무대에 서는 것이 경쟁이었거든요. 요즘은 무대에 있는 것 자체도 정말 행복해요. 한 장면을 나오더라도 제가 행복하니까요. 무대에서 늙고 싶어요. 박정자 선생님처럼 나이가 들어도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어요”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사진_김나래(위), 홍아름(아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5 / 조회 15,491
-
여성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다, 뮤지컬 ‘삼총사’ 서지영, 김아선-②
서지영과 김아선은 뮤지컬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시킨 배우들이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거침없이 ‘뮤지컬배우’라고 말하는 두 사람에게는 배우로서의 자긍심과 당당함이 엿보인다. 서지영은 2002년 한국뮤지컬대상 ‘더 플레이’로 여우조연상을 2003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뮤지컬 ‘풋루스’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김아선은 뮤지컬 ‘미스사이공’,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킬앤하이드’ 등에 출연하며 많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삼총사’를 통해 함께하는 두 사람은 남자들이 넘치는 무대 위에서 여성캐릭터로서의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서지영과 김아선은 ‘밀라디’와 ‘콘스탄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두 배우와 함께 두 인물에 대해 즐거운 수다를 나눴다.-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표현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서지영 : 저는 캐릭터를 볼 때 가장 먼저 나로부터 접근해요. 내 안에 분명히 ‘밀라디’가 있을 것이고, ‘콘스탄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밀라디’ 역을 하면서는 간접적, 직접적 경험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아토스’가 주는 감정을 받으려고 노력하니까 어렵지는 않아요. 물론 작품의 배경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아니고, 외국이라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인간은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해요. 후광이 비치는 연예인을 만나도 사람이더라고요.(웃음) 공연을 보러 오신 관객에게 화려한 배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향기를 느끼게 해 드리고 싶어요. 김아선 : 이 역을 하면서 크게 어렵다거나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콘스탄스’는 십대 후반의 예쁜 역이에요. 제가 지내왔던 시간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달타냥’들과 키스신이 있거나 사랑의 듀엣을 할 때 많은 감정을 주게 되면 제가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어려 보여야 하나? 하는 고민이 있어요.(웃음) 사실 행복한 고민이죠. 다양한 캐릭터의 ‘달타냥’과 함께해서 재미있고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아요. 긴장하기도 하고요.- 두 분은 어떤 장면을 가장 좋아하세요?김아선 : 저는 1막 마지막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큰 공간에 세트도 없이 남자 네 사람이 서 있어요. 주위에는 별만 있고요. 그 별 벽 앞에 ‘달타냥’,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가 칼을 치켜들고 있는 장면이 정말 멋있어요. 무대 위에 아무런 장치 없이 배우만 있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거든요. 또, ‘밀라디’와 ‘아토스’가 2막에서 요정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도 좋아해요. 그 장면이 참 예뻐요. 항상 언니, 오빠들 하시는 거 보면서 ‘정말 예쁘다, 저 장면에 있고 싶다, 부럽다’고 말하곤 해요. 서지영 : 저는 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유준상 아토스’와 ‘신성우 아토스’는 총사들을 떠나는 장면에서 꼭 울어요. 낮 공연 끝나고 밤 공연에서 또 만날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도 울어요. 그렇게 눈물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남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진한 우정이 있는 거죠. 그 장면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여자인 저에게도 느껴져요. 저도 그 장면을 보면 늘 울컥울컥 해요. - 초연부터 뮤지컬 ‘삼총사’에 참여해오셨잖아요. 계속 이 작품에 참여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김아선 : 저도 앞으로는 연령층이 높아지는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제가 언제까지 이런 십대 후반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스탄스’는 어떤 여배우나 하고 싶어 할 거예요. 작품적으로는 ‘정의는 살아 있다’는 메시지가 살아가는 가치관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돼요. 실제 제 가치관과도 비슷하고요. ‘정의는 살아 있다’와 같은 말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살고 싶고요. 이 작품은 늘 해도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끌림의 매력’이 있어요.서지영 : 뮤지컬 ‘삼총사’를 하면 행복해요. 커튼콜을 할 때 관객이 주시는 박수와 환호도 감사하지만 뮤지컬 ‘삼총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래서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아요. 그래서 ‘달타냥’이 ‘정의는 살아 있다’고 말할 때 정말 시원해요. 옆에서 ‘정말!’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관객이 이 작품을 통해서 ‘정의’에 대한 믿음을 갖고, 힘을 낼 수 있는 조그만 희망을 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 뮤지컬 ‘삼총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요?서지영 : 오해의 소지도 있겠지만 뮤지컬 ‘삼총사’는 ‘왕용범’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배우 서지영은 뮤지컬 ‘삼총사’의 연출가 왕용범과 부부 사이다.) 저는 옆에서 왕용범이라는 사람을 지켜봐 왔잖아요. 뮤지컬 ‘삼총사’ 안에는 정말 ‘왕용범’이 다 들어가 있어요. 생각, 가치관, 인생사들이 있어요. 그래서 ‘왕용범’이기 때문에 ‘삼총사’라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김아선 : 많은 분들이 뮤지컬 ‘삼총사’를 남성적인 작품이라고 하세요. 저는 오히려 뮤지컬 ‘삼총사’는 ‘여자들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정말 많은 여자 관객이 좋아해요. 저는 그렇게 넓은 공연장에 많은 여자 관객이 매일 꽉 차서 공연을 보러 오는 작품 처음 봤어요. (웃음) 정지혜 기자 사진_김나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2 / 조회 12,266
-
여성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다, 뮤지컬 ‘삼총사’ 서지영, 김아선-①
공연 시작 2시간 전. 묘한 긴장감으로 일렁이는 분장실 복도를 지나 분장실로 들어서자 분장을 마친 서지영과 김아선이 밝게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남자의 진한 우정과 의리, 짙은 땀 냄새가 나는 뮤지컬 ‘삼총사’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여배우들이다. 서지영은 사랑을 잃고, 집안 때문에 복수를 결심하는 여간첩 ‘밀라디’로, 김아선은 4차원적이면서 맑은 마음으로 ‘달타냥’과 사랑에 빠지는 ‘콘스탄스’를 연기한다. 서지영과 김아선은 남성적 로망을 한데 모아놓은 작품 속에서 작품에 입체감과 숨결을 불어넣는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다. 초연부터 참여해온 만큼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작품에 관한 진지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남성적 작품에 여성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두 배우와 함께 뮤지컬 ‘삼총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맡은 배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주세요.서지영 : ‘밀라디’라는 역을 하고 있어요. 삼총사 중 한 명인 ‘아토스’가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예요. ‘아토스’는 왕을 지키는 총사예요. 그리고 그 임무 때문에 ‘밀라디’는 버림을 받아요. 그를 향해서 복수를 칼을 갈지만, 나중에 집안에 얽힌 진짜 원한을 알게 되죠. 원래 ‘밀라디’의 이야기는 복수에서 끝나지만 연출님께서 커튼콜에 사랑도 찾게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인생은 불행하지만 결말은 행복하게 끝나는 여자입니다.김아선 : 저는 ‘달타냥’과 첫눈에 반하는 애인 ‘콘스탄스’ 역할입니다. 밝고 예쁜 10대 후반의 캐릭터예요. (웃음)- 달타냥 캐스팅이 아주 많아요.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 캐스팅은 엄기준, 이지훈, 허영생, 규현, 오현빈까지 다섯 명이다)김아선 : 무려 다섯 명이죠. (웃음) 그동안 많은 ‘달타냥’들이 있었지만 다섯 명과 동시에 공연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연령층도 다양해요. 무려 22살부터 36살까지요. (웃음) 한 분 한 분 만나는 느낌이 달라서 재미있어요.- 뮤지컬 ‘삼총사’는 워낙 남성캐릭터들이 강한 뮤지컬이잖아요. 여자 캐릭터의 존재감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셨어요?서지영 : ‘밀라디’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왕이 되고 싶어 하는 ‘리슐리외’의 편이 돼요. ‘밀라디’가 악인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는 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를 죽인 이들에 대한 복수심도 강하지만 아직 사랑이 남아 있는 여인으로서의 감정도 많이 나타내려고 했어요. 사람이 다 같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무대에서 일괄적으로 단편화된 모습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한 ‘밀라디’의 감정을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김아선 : ‘콘스탄스’는 극 중 많은 장면에 얼굴을 비추는 인물은 아니에요. 이 작품에서 ‘콘스탄스’는 장면 장면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져요. 여러 인물에게 많이 사랑받는 인물이지만 큰 비중은 아니죠. 뮤지컬 ‘삼총사’는 주인공인 ‘달타냥’과 그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용기와 정의가 작품을 두 시간 반 동안 이끌어 나가는 ‘끈’이거든요. ‘달타냥’과 ‘콘스탄스’는 코드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첫눈에 반하게 되는 거고요. 정의와 진실함을 따르는 남녀 두 명이 서로 사랑하게 되는 거죠. ‘달타냥’과 ‘콘스탄스’는 실제로 만나는 장면도 얼마 없어요. (웃음) 그러다 보니 전개가 급작스럽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하지만 두 남녀의 마음이 두 시간 반 동안 끝까지 간다면 뮤지컬 ‘삼총사’가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의 제목과 내용은 남성적인데, 의외로 ‘밀라디’와 ‘콘스탄스’라는 여자 캐릭터에 주목하고 있는 관객이 많더군요. 두 캐릭터의 어떤 매력이 관객을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세요?서지영 : 공연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두 여자 캐릭터는 굉장히 매력이 있는 인물이에요. 배우라면 저 배역은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해요. 이 작품이 남성 위주의 뮤지컬이다 보니 ‘밀라디’나 ‘콘스탄스’의 인생사가 나오지는 않아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지도 않고요. 하지만 관객이 ‘저 여자의 삶이 궁금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김아선 : 뮤지컬 ‘삼총사’는 ‘밀라디’와 ‘콘스탄체’가 없으면 이야기가 풀리지 않아요. 두 역할이 없다면 왕을 구할 수도 없고요.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한 매개체가 돼요. 남자들의 이야기지만 그 안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다루고 있어요. 친구나 남녀 간의 사랑은 관객 속에 있는 정서들이에요. 그러한 부분을 관객이 공감하고 좋아하시지 않나 생각해요. (②편에 계속)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1 / 조회 11,886
-
[현장스케치] 뮤지컬 ‘삼총사’ 프레스 리허설 현장 속으로!
뮤지컬 ‘삼총사’가 7월 22일 오후 2시 4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프레스 리허설을 열었다. 이번 리허설은 언론 매체들 앞에서 전막 공연으로 진행됐다.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백민정, 양준모, 김아선 등이 리허설에 참여해 열연했다. 이날 공연 전에는 유준상이 나와 잠시 오케스트라와 조정 시간을 가졌다. 유준상은 노래 후 잠시 나와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배우들이 저녁에 첫 공연을 한다. 아래는 오케스트라 팀 22명이 상시 대기 중이다. 옆쪽은 배우들이 공연을 위해 스텐바이하고 있다. 이 안은 현재 100여 명의 스태프가 함께하고 있다. 오늘 재밌게 보실 수 있도록 열심히 공연하겠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공연 시작 전 장막 뒤에서 배우들에게 ‘힘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뮤지컬 ‘삼총사’는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궁정의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프로토스’가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파헤친다는 이야기다. 왕실의 총사들의 이야기로 그들의 모험과 우정을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7월 31일까지 단 9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25 / 조회 12,963
-
<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7월 4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 9일간의 만남! 단 9일간 펼쳐지는 짧고 굵은 만남. 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유준상, 신성우, 민영기 등 원년멤버들이 총촐동한 이번 공연에서는 엄기준, 김진우, 규현 등 3인 3색의 달타냥을 만나볼 수 있다. ‘랭킹강자’로 부동의 1위를 달렸던 가 파워에 자리를 내주며 2위에 자리했고, 신성우, 유준상, 민영기 등 패밀리가 뭉친 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영구 미해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는 이건명, 슈퍼주니어 성민, 이지훈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방학을 맞아 무대에 오른 ‘가족뮤지컬’의 활약도 눈에 띈다. 라스베가스 오리지널 플라잉 기술팀이 선보이는 이 4위, 남자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액션라이브쇼 가 6위를 차지했다. 아이들의 로망, 뽀통령 가 7위, 중, 고등학생들을 위한 이 12계단 수직상승하며 8위에 이름을 올렸다. k-pop을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 한류 도전 주크박스 뮤지컬 이 무려 14계단 상승하며 9위를 차지했다. 슈퍼주니어 려욱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귀여니 소설 ‘늑대의 유혹’을 원작으로 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싸이, “겨땀의 매력속으로~” 5년 만에 부활한 ‘썸머스탠드’를 향한 뜨거운 반응, 로 2011년 여름을 사로잡은 싸이의 무대가 곧 찾아온다. 4주 연속 랭킹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싸이는 이번 를 통해 ‘최대치의 물쑈’로 ‘최대치의 고객만족’을 드리겠다는 각오다. ‘그렇고 그런 사이’로 ‘장기하 파워’를 보여준 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 앨범 기념 앵콜콘서트가 열린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매진을 기록했던 6월 공연에 이어 찾아온 2집 앨범 기념 앵콜콘서트는 올림픽공원 88호수 수변무대에서 열린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변신의 귀재로 다시 태어난 김범수의 가 3위를 차지했고, 추가 공연 오픈 소식을 알린 ‘10CM’의 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김광민, 이병우, 윤상이 다시 한 번 뭉친 가 무려 21계단 뛰어오르며 5위를 차지했다. 전국투어 무대를 이어가고 있는 가왕, 조영필의 성남공연이 7위, 안산 무대가 8위에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1.7.18~7.24]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7.25 / 조회 12,526
-
최강의 드림팀이 모였다! 뮤지컬 ‘삼총사’ 캐스팅 발표
뮤지컬 ‘삼총사’가 오는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9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삼총사’는 17세기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궁정 총사인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세 사람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2011년 뮤지컬 ‘삼총사’ 앵콜 공연에는 2009년 초연에 참여했던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등의 원년 멤버들이 함께한다. 지난 공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슈퍼주니어 규현과 김아선도 합류한다. 여기에 브라운관으로 알려진 김진우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았던 양준모가 캐스팅 돼 작품에 힘을 싣는다.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큰 무대에 어울리도록 하이라이트인 검술 장면이 보강됐다. 뮤지컬 ‘삼총사’는 더 화려해진 무대와 세련되고 웅장해진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13 / 조회 6,293
-
<잭 더 리퍼> 유준상, "내가 무대 고집하는 이유"
“요즘이 태어나서 제일 바쁜데 어떤 분들은 뭐 하느라 몇 년 동안 안 보이냐고 그러세요(웃음).” 멋있게 떠 있는 백조의 바쁜 물 속 두 갈퀴가 그와 같을까. 칸의 주목할 만한 시선 ‘하하하’, 300만 관객 동원 후 계속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끼’ 등 올해 개봉한 두 편의 영화를 지난 해까지 촬영했다. 또 꾸준히 서 오던 뮤지컬이 2008년부터 연이어 맞물려, 공연장에서 더욱 살아온 날들이다. “드라마 안 하면 잘 모르시잖아요(웃음).” 에헤, 정말 모르시는 말씀. 오늘 의 앤더슨 형사로 무대를 울리는 그에게 우리는 더욱 빠져들고 있는 게 사실. 점점 더 많은 관객들이 배우 유준상의 이름에 믿음을 덧대고 있는 이유가 그와의 대화 속에서 하나, 하나씩 드러난다. “ 90% 창작이에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살인의 추억. 19세기 말 영국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잭을 소재로 한 이 2009년 겨울 한국에 착륙했을 때엔 ‘체코 발 뮤지컬’의 타이틀이 빠지지 않았다. 지난 해의 무대를 더욱 보완해 원제로 돌아와 공연을 시작한 .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강력계 형사 앤더슨 유준상은 “이 작품은 거의 창작”임을 강조한다. “왜 이 부분은 이렇게 되고, 저 부분은 저렇게 됐는지 전개의 이유가 분명해졌어요. 또 음악감독과 보컬코치님이 창작한 새로운 노래 세 곡이 들어갔고요. 음악 조차 원곡 반, 그 작곡가의 다른 몇 곡을 추가해서 다시 만든 것이거든요. 무대, 안무, 조명 등 대부분이 창작이라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공연하기가 더 재미있어요.” 체코에 가서 소극장에서 하던 원 공연을 보고 “소재나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우리와는 뭔가 안 맞는 것 같아 솔직히 실망하고 왔다”는 그는, 그래서 크기와 볼륨을 키우고 또 국내 관객에 더욱 맞춘 한국의 무대에 더 큰 자부심을 느낀다. “체코 조명 스텝이 워낙 그쪽에선 유명한 사람이기도 한데, 자부심이 엄청났죠. 왜 내가 한 디자인대로 안했냐, 그러다가 공연을 보고 나서 진짜 감사하다고,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런 게 희열도 있고,(웃음) 재미있죠.” 통제, 조금씩 알아가는 그 의미 1995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역시 같은 해 조광화 작, 김창화 연출의 연극 로 첫 무대에 섰다. “정말 무지무지 열심히 했죠. 광화 형과는 그 때부터 친해졌는데, 당시 제게는 정말 잊지 못할 한 장의 편지을 받았어요. 아무것도 안 써 있고 ‘통제’. 너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뜻이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여전히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아주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그 통제라는 의미를 이제서야, 마흔 넘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공연 신고식은 연극이었지만 ‘뮤지컬이 너무 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과, 뮤지컬을 하기 위해 받아왔던 훈련들’은 그를 본격적인 뮤지컬 무대로 이끌었다. “의 대니 기회가 온 거죠. 그 때도 예전에 한 걸 보라고 주변에서 그랬는데 한 번도 안 봤어요. 그간 대니가 폼 잡고 다니는 그런 이미지였다면, 난 재미있고, 혈기왕성하고 무게를 다 뺀 대니를 만들어봐야지, 막연히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 후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차’를 뮤지컬로 재구성한 ,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계가 교차되는 배경의 , 인간 본성의 야수성을 드러낸 등 결코 흔하지 않은 소재와 많은 것을 만들고 채워야 하는 소위 ‘어려운 작업’에 더욱 뛰어든다. “창작 작품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외국 공연을 가져와서 98% 이상 똑같이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또 멋있기만 한 건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약간 틈이 있어야 하고, 완벽한 사람이 없잖아요. 멋있고 정의롭지만 인간적인, 그런 캐릭터가 좋아요.” 자유롭게, 치열하게 비가 억수같이 내려 대학로에 사람들이 한 명도 없던 날, 단 세 명의 관객을 두고 마치 이날을 기다렸던 사람처럼 “꼭 공연 해야 한다”며 “최고로 열심히” 공연했던 기억. 또 빨간 의자들만 앞에 놓고 무대에 섰던 기억, 이 모든 것이 지금의 기립박수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는 유준상. “좋은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시선들, 격려, 질타들, 그리고 내가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했을 때 관객들이 움직이고 안 움직이는지, 그 공연장의 공기가 나에게 오는 지 안 오는지에 대한 느낌들, 그리고 무조건 공연 3시간 전에는 극장에 와 있는 약속들. 지금까지 공연하면서 결코 변함 없는 것들이에요.” 에서 친구들을 떠나 보내며 노래 부를 때, 에서 돌아서는 폴리를 차마 잡지 못할 때, 옹알 준상의 비밀이 밝혀진다. “분장 마치고 거울을 보는 순간 느낌이 달라져요. 연기에 푹 빠질 때, 무대고 객석이고 다 없어지고 이 곳이 진짜 런던의 한 뒷골목이 되요. 난 그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고, 노래는 해야 하는데 너무 슬퍼서 우느라 옹알옹알… 그래서 옹알 준상이라고.(웃음)” 풍부한 감정, 섬세한 캐릭터의 모습을 관객들과 주고 받기에 더욱 거리가 가까운 연극 무대도 매력 있지 않을까. “뮤지컬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일단 뮤지컬을 너무 좋아하고요. 또 뮤지컬은 반드시 연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요. 물론 노래도 잘 해야 하지만, 작품으로 승부하려면 정서적으로 파고 들어야 하거든요. 대형 무대에서 디테일 한 것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정서적으로 움직이는 건 똑같다고 봐요. 내가 우는 게 안 보일 순 있겠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 하나하나, 그 떨림이 진심인지 아닌지 관객들은 느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연극에서만 얻을 수 있고 느끼고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섬세함을 전 뮤지컬에서도 충족하고 있어요.” 인터뷰 장소에는 아들 동우도 함께했다. “태권도장에 데려다 줘야 한다”는 그는, 점심 뭐 먹었는지 생각 안 난다는 아들의 말에, 또 태권도 예습하려는 듯 장난스럽게 달려드는 아들의 공격에도 능수능란한 자상하고 화끈한(?) 아빠이기도 하다. 동우에게 물어본 아빠 별명은 ‘방구쟁이'. “아빠는 한, 두 번 밖에 안 뀌었는데 넌 매일 한번씩 뀌잖아!(웃음) 자유롭게 살려고 하고. 긍정적이에요. 그러나 스스로에게 절대 쉽지 않죠. 제게는 치열해요. 거창한 연기 플랜을 짜는 게 아니고, 그 순간 제가 해야 할 것에 대한 치열함이에요.” 그림 그리기에도 수준급의 감각이다. 테니스에도 푹 빠져 있다는 그는 최근 아는 사람의 도움으로 함께 교향곡을 쓰고 있단다. 뭐 하느라 안 보였냐는 질문은 저 뒤로 도망가겠다. “교향곡을 만들어서 지휘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여기엔 남성 합창을 넣고, 저긴 여성 합창, 그렇게 빰빰빰빰. 그림이든 연기든 음악이든 또 테니스든 만나는 점이 있더라고요. 재미있는데 연기에도 도움이 되고. 요즘 시간이 아까워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8.10 / 조회 19,559
-
[뮤지컬 Andante 3.] ‘잭 더 리퍼’, 죽음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다
참매미의 울음처럼 한 여름의 소나기가 습한 빗줄기를 헉헉 토하듯 암울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살인마 잭’은 죽음과 가까운 보라색으로 무대를 채웠다. 소나기의 중심에 살짝 갠 여우비가 있듯 서정적인 멜로디와 사랑이야기가 한국적 정서와 잘 맞아 관객들의 공감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였다. 화려한 의상과 회전 무대를 통한 장면의 전환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고 화려한 출연진도 높은 관심에 한 몫을 했다. 무섭기만 할 줄 알았던 살인마의 이야기 속, 거기엔 사랑이 있었다. - 체코 뮤지컬의 매력, 한국 정서와의 동질감 뮤지컬 ‘잭 더 리퍼’는 체코 뮤지컬 ‘Jack the Ripper’가 원작이다. 체코 뮤지컬은 국내 뮤지컬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다. 햄릿, 삼총사와 같은 작품들이 이미 국내 무대에서 흥행한 바 있다. 체코 뮤지컬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정서에 맞는 특유의 감성적인 음악에 있다. 이성준 음악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체코 뮤지컬을 한국 관객의 감수성에 맞게 표현해왔다. 관객들은 음악을 통해서 체코라는 먼 나라의 작품에 친근하게 다가서게 된다. - 서정적인 멜로디가 관객과 소통작품은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극 중 다니엘과 글로리아의 사랑을 노래하는 넘버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다. 사랑스러운 멜로디와 가사는 극의 후반부에 애절한 선율로 반복되며 모두를 뭉클하게 한다. 글로리아의 노래는 거센 빗줄기에 제 것을 다 토해내는 먹구름처럼 몰아친다. 연인의 왜곡된 사랑을 멈추게 하려는 절규이다. 그 절규는 이내 애절한 기타 선율로 바뀌어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 허무가 짙게 베인 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 1880년대 런던을 현대적 음악으로 덧칠 ‘잭 더 리퍼’의 음악은 런던의 시간을 그대로 보여준다. 낮게 깔리는 현의 무거운 연주는 장마의 짙어진 습기처럼 음습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더해지는 실제 천둥소리와 빗소리는 살인마를 쫓는 이의 착잡한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음악만으로도 쉼 없이 내리치는 빗속에 긴 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눌러 쓴 런던의 수사관이 그려진다. 때로 음악이 만드는 분위기는 매우 현대적이다. 작품 속에서 살인마 ‘잭’을 대표하는 음악은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이다. 잭의 솔로 넘버인 ‘이 밤이 난 좋아’는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통해 살인마의 냉혹함과 잔인함을 표현했다. 격렬한 비트를 타고 흐르는 전자 기타의 소리는 짙은 어두운 밤을 가르는 마른번개처럼 ‘잭’의 존재를 강하게 부각시킨다. 현란한 사운드는 죽은 자를 상징하는 앙상블의 군무와도 어우러져, 마치 악몽 가운데 유령의 환영을 보는듯한 몽환적인 느낌까지 살렸다. 음악은 1880년대를 살던 ‘잭’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색다르게 표현했다. -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 앙상블앙상블은 뮤지컬을 더욱 생기 있고 힘 있게 만든다. ‘잭 더 리퍼’의 앙상블은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이 어둡고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막는다. 거리의 여자들은 런던의 밤을 노래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수사대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시민들은 살인 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살인도 가십거리로 치부하는 대중의 이중성을 위트 있게 노래한다. 이처럼 앙상블은 런던 곳곳을 드러내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앙상블의 합창은 가끔씩 아쉬움을 남기는 주연 배우들의 노래까지도 커버하며 음악 전반을 풍성하게 한다. 글_정은혜(grace0721@hanmail.net)
2010.08.03 / 조회 21,835
-
개막 초읽기, <잭더리퍼> 노래 연습 현장 공개!
다음주 22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둔 뮤지컬 의 배우들의 막바지 노래 연습이 한창인 이곳 남산창작센터 연습실. 지난 14일엔 이성준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배우들이 뮤지컬 넘버를 맞춰보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영국 이스트엔드의 화이트채플 부근.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수사관 앤더슨과 런던타임즈 먼로 기자, 범인을 알고 있다는 외과의사 다니엘, 그리고 범인을 자처하는 잭 더 리퍼까지.미궁에 빠질듯한 사건을 둘러싸고 추리가 꼬리를 물고 가 이어진다. 체코 발 라이선스 작품으로 지난 해 말 으로 공연했으며, 이번 무대에선 원제로 돌아온다. 안재욱, 최민철, 민영기, 유준상, 김법래 등 국내 초연 멤버들에 더하여 신성우, 김성민, 김준현 등 새로운 얼굴이 가세했다. 개성 만점,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이 한 데 모인 의 음악 리허설 현장을 공개한다. 뮤지컬 음악 리허설 현장앙상블들의 조화가 우선! 살인자를 쫓는 수사관 앤더슨(유준상) 누가 최후의 승자일까? 앤더슨(유준상)과 잭 더 리퍼(최민철) 폴리(서지영)의 열창 일본 극단 시키에서 활동해 온 새로운 앤더슨 수사관, 김준현 앤더슨(민영기)과 폴리(백민정)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외과의사 다니엘로 만나요~ 안재욱, 김성민 글로리아(쏘냐)와 다니엘(안재욱)의 감미로운 하모니 전율이 이는 새로운 잭 더 리퍼, 신성우 노래 안할 땐 악기를! 연습실 분위기 느껴지세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15 / 조회 20,910
-
<잭더리퍼> 연쇄살인범, '잭' 역으로 돌아온 신성우
뮤지컬 포스터에서 잭으로 변신한 신성우의 모습에 놀란 건, 비단 기자만은 아니었을 거다. 짙게 그린 아이라인 속에 번뜩이는 광기 어린 눈빛. 우리가 기억하는 로맨틱한 테리우스의 모습을 연상해 내기란 쉽지 않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여 년, 악역으로 연기의 진폭이 더 깊어지는 이 시점에 신성우를 만나보고 싶었다. 강렬한 악, 잭과의 만남 한창 연습 중인 신성우를 만나기 위해 연습실을 찾았을 때 그의 한쪽 다리엔 하얗고 딱딱한 석고 붕대가 감싸고 있었다. 얼마 전 일어난 바이크 사고의 여파였다. “아, 이거 3주만 있으면 풀어요.” 시선이 붕대 감은 다리에 가 있음은 안 그가 ‘곧 괜찮아진다’며 염려부터 덜어준다. '빵꾸똥꾸, 빨리 나아!' 하얀 석고 붕대 위에 장난기 섞인 낙서가 큰 부상은 아님을 말해 주는 것 같긴 하다. 연습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단다."연습은 잘 하고 있어요. 동선은 다른 배우가 움직여 주는데 오히려 움직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군요. 개막 일주일 전에 깁스를 풀고 계속 런을 가니 공연에 지장을 없을 겁니다.” 공연을 앞두고 난 사고라 예민해져 있을 법도 한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머리에 수염을 기른 얼굴에선 유연한 여유가 느껴졌다. 신성우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크고 선한 눈매를 보니 우선 의 악당 잭을 어떻게 연기하게 됐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겐 첫 악역. 그 역시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나 보고 이걸 해결하라는 거냐” 싶었단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캐릭터에는 큰 매력이 있었다. “제가 지금까지 한 뮤지컬과 비교하면 가장 등장하는 씬이 적은 캐릭터에요. 하지만 매력 있는 캐릭터에요. 누구에게나 악한 생각들이 있잖아요. 저에게도 있고. 그것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드라마나 영화 보단 무대에서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는 19세기 실제 영국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뮤지컬로는 드물게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스릴러물이다. 연쇄살인범 ‘잭’을 연기하는 그는 결코 가벼운 악인이 아님을 염두해 두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가볍게 연기해서는 안 돼요. 배트맨의 조커 같은 느낌은 어울리지 않고요. 신의 반대편에 가 있는 듯한, 어떻게 보면 '파우스트’에 나오는 메피스토에 가까운 인물이에요. 극 자체에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소름끼칠 정도의 악독함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신성우가 이 작품이 즐기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해 뮤지컬 에서 만난 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등 친한 동생들과 다시 함께 연기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을 ‘우리 식구’라고 표현했다. “작년에 를 하면서, 다른 걸 했으면 금전적으로 더 얻을 수 있었겠지만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을 얻었어요. 나와 호흡이 맞고 마음이 맞는 배우들을 만났거든요. 이들과 함께 하는 건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고 그걸 누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 이야기도 들려줬다. 배우로서, 가수로서 선배의 애정이 묻어나온다.“쏘냐와는 갈라쇼에서 한 번 만난 적 있는데, 그때 노래 부르는 걸 보고 참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랑 나랑 언제 작품에서 만나자 했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됐네요. (문)혜원이는 연습하는 걸 봤는데 아, 잘해요. 아직은 연륜에서 나오는 능숙함은 없지만 힘 있고 감정이입 잘하고 아주 쌩쌩해서 조금만 다듬으면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요.”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음악 마저 저버렸을 것” 현재 그의 공식 직업은 가수 겸 배우 겸 조각가다. 남들이 하나도 하기 힘든 일 세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그것도 즐겁게. 하지만 이런 마음의 여유는 그냥 얻는 게 아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시간의 선물이다. 1992년 ‘내일을 향해’로 스타가 됐을 때 그는 엄청난 인기를 커다란 족쇄로 느껴야 한 적도 있다. “한번도 연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미술에 더 뜻이 있어서 독일에 유학신청을 해놨는데 통일이 되면서 유학을 미뤄야 했어요. 유학 갈 돈이나 벌 겸 앨범을 냈던 거였죠. 그런데 느닷없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상당히 큰 부담을 느꼈어요. (창작 감성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매년 기계처럼 앨범을 내야하는 것에도 염증을 느꼈어요. 결국은 내가 하고자 하는 예술의 맥은 아니었던 겁니다.” 가수 활동에 회의를 느낄 때, 그는 배우의 길을 택했다. 스스로 아마 음악에만 전념했더라면 음악을 그만뒀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새로운 돌파구가 있었기에 지금도 음악을 항상 옆에 둘 수 있었다는 것. 재미있게도, 그에게 연기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 준 건 1998년에 출연한 뮤지컬이다.“라는 작품인데 당시 연출님이 드라큘라 역을 할 사람은 신성우 밖에 없다고 해서 끌려온 거에요(웃음). 처음에는 콘서트도 아니고 연극도 아닌 게, 저에겐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무심코 들은 음악이 정말 좋은 겁니다. 출연을 해보니 뮤지컬이 매력이 있더라고요. 내가 생각했던 연기를 하고 나서 느껴지는 감동이 상당히 많았어요. 공연 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점도 신선해서 처음 뮤지컬의 매력을 알았어요. 더불어 연기의 매력도 알았죠.” 그가 이후 출연한 작품은 한 방송사의 옴니버스 드라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 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뮤지컬은 등을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뮤지컬을 하거나 드라마를 출연하거나 항상 ‘가수가 연기를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뮤지컬을 하니 장르적인 텃새가 있었고, 연기를 하다 보니 연기자들의 텃새가 있었어요. 왜 가수가 연기를 해? 이런 시선들. 그래? 그럼 내가 한번 연기를 해볼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를 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물론 편견을 가진 분은 절대 그렇게 보지 않을 수도 있지만."조각가로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최근 4년 동안은 일본에서 전시를 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높은 가격에 작품이 대부분의 작품이 팔려 나갔다. "자유로운 게 좋아요.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것. 제 삶에서 장르라는 건 그저, 오늘을 뭘 할까 느끼는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에요. 내 안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조각을 하거나 음악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연기를 해요. 다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거나 조각으로 표현합니다. 마음 가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하는 겁니다.” 영원한 테리우스 마흔을 넘긴 그이지만 아직도 그에겐 ‘꽃미남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그는 “에이, 그만 하세요~” 하며 넘긴다지만 싫거나 부담스럽지 않단다. 그만큼 별명을 건네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민망하지 않을 만큼 그는 스스로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한다. 출연한 시트콤에서 공개된 몸매는 그가 괜히 하는 말이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살찐 록커나 배우가 무대에서 숨차게 노래하고 연기하면 보는 사람들이 과연 감동을 받을까요. 받지 못할 거에요. 대중 앞에 설 때는 항상 그만큼 준비가 돼있어야 합니다. 그건 제 의무고, 이로 인해 박수를 받는다면 그건 제 권리이기도 해요.” 그는 올해 뮤지컬 이외에 일본 팬들과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가 일본에 방영되면서 한류스타로서 사랑 받고 있기 때문. “처음엔 드라마 때문에 찾아와 주셨는데 제 음악도 사랑해 주셔서 매년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어왔어요. 일본말로 부르지 않는데도 전주가 나오면 노래를 다 따라 부르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9월에 일본 팬을 200명만 초청해서 리조트에서 콘서트를 하려고요. 한국의 좋은 문화도 소개하고, 맛있는 음식도 소개하고요.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이런 걸 보여줄 겁니다(웃음)” 물론 지금 그의 관심은 온통 에 쏠려 있다. 초연 공연을 본 그는 “초연에 비해 더 스토리 라인과 감정선이 정리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낸다. “저는 저에 대한 믿음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고 보답을 해 드릴 자신이 있어요. 이 작품에서도 그 믿음을 지켜드릴 수 있으니, 와서 즐기시면 됩니다.” “결혼은 생각 안 하시나요? 인터뷰가 끝나고 던진 이 뜬금없는 질문에 “하고 싶죠”라며 쓱 웃어 준다. “요즘엔 다치고 나니까 잔소리하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옆에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돈 잘 벌지, 요리 잘 하지, 체력 좋지. 김장도 하거든요. 다 좋은데 왜~ 하하.”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6.25 / 조회 20,397
-
2010년 하반기 공연 라인업
슬픔과 기쁨이 그 어느 때 보다 뒤섞여 다사다난 했던 2010년 상반기가 지나고 있다. 더욱 바쁘고, 더욱 치열하게 지내오며 지쳤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시기. 더욱 뿌듯하고 다채로운 성찬으로 관객 맞을 준비에 한창인 하반기 공연계가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신작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입니다.*2010년 6월 18일 기준으로, 추후 세부 사항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1. 뮤지컬 양과 질, 모두에서 놀라운 속도로 크기가 증가했던 뮤지컬계에 서서히 군살이 빠지는 것일까. 하반기 뮤지컬 무대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바탕으로 단단한 각오로 무장한 알찬 작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 롱런, 나만의 자신감 등 2010년 상반기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들이 하반기에도 공연을 이어가며, 비영어권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가 드디어 8월 개막, 장기 레이싱에 돌입한다. 등 이름만으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작품들이 최소 2달 이상의 공연으로 더욱 많은 관객들을 맞을 참이다. ☆ 새롭고 참신하게소위 말하는 '짠짠짠' 무대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자신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어떨까. 남자의 우정을 이야기 하는 2인극 와 셰익스피어의 첫 번째 희곡으로 음악극으로 탄생할 , 우리의 멋과 맛 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 이번엔 놓치지 마세요. 다시 찾아온 화제작 남들 다 봤다는 그 작품 나만 못봤다?! 올 하반기,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두 말이 필요 없는 를 비롯하여, 상큼발랄의지충천 뮤지컬 , 사나이들의 호탕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 견뎌내야만 하는 의지의 역사 등이 기다리고 있다. 2. 연극 ☆ '연극열전', '차이무 생연극'에 이어 화려한 캐스팅이 기대되는 '무대가 좋다'까지. 올 하반기 연극 무대는 알짜배기 작품들과 배우들이 뭉친 시리즈 풍년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단 하나의 희곡 은 작가와 그의 소설을 사랑했던 많은 독자들의 관심도 더해지고 있으며, 에선 진정한 눈물의 여왕, 강부자의 삶이 담긴 연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 ☆ 알찬 감동과 담백함이 소극장을 꽉 채우는 , 등도 놓치기 아까우며, 국내 정식으로 처음 소개되는 아랍 연극 를 비롯하여 스즈키 다다시, 정의신 등의 작품은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더욱 좋은 무대로 다가갈 것이다. 3. 콘서트 ☆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록 페스티벌이 하반기를 힘차게 열고 있다. 펜타, 지산 등 이 계절에 빠질 기회는 이 순간 뿐. 김윤아, 서영은 등 뮤지션의 이름 만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무대를 비롯하여,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조규찬 콘서트도 빼 놓을 수 없다. CNBLUE, 2AM, 브라운아이드걸스, 비스트 등 TV화면을 벗어나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도 만나보자. 4. 클래식 ☆ 올 상반기 클래식 애호가들의 귀와 마음을 풍성하게 해 주었던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 스테판 재키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협연하는 런던 필 오케스트라를 비롯,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주빈메타 지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 ☆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잇다른 리사이틀은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더욱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15년간 공석이었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자리를 최연소로 거머쥔 윤디 리, 본격적인 지휘 공부에 들어갈 예정인 김선욱, 연주하는 모습이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기로도 유명한 랑랑의 리사이틀이 기다리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6.18 / 조회 23,995
-
<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 6월2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 뜨거운 변신 2009년 11월, 이 로 돌아왔다. 오는 7월,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는 초연 멤버인 안재욱, 엄기준, 유준상, 최민철과 함께 신성우, 김성민이 새롭게 합류한다. 티켓오픈과 함께 랭킹 1위에 오른 는 오는 7월 22일 첫 무대에 오른다.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김보경이 열연중인 이 두 계단 순위 상승하며 2위에 자리했다. 고양, 성남에 이어 서울로 무대를 옮긴 은 흥행파워를 이어가며 세계 4대 뮤지컬의 명성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오는 6월 20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 그 뒤를 이었고, 이 두 계단 순위하락하며 4위에 자리했다. ‘파워레인저’의 강력한 엔진포스가 어린이 공연시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양한 객석 할인, 좌석으로 어린이, 가족단위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 무려 7계단 수직 상승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이 공연은 7월 17일부터 8월 15일까지 공연한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가 8위를 기록했고, 연극 가 그 뒤를 이어 9위에 자리했다. 오는 7월 6일 개막하는 연극 는 신세경이 홍보대사로 나선 연극시리즈 ‘무대가 좋다’의 개막작으로 박건형, 김효진, 김정화, 한정수, 남명렬, 박해수 등 스타급,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이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 7월 3일! 어셔 첫 내한공연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배우, 사업가, 디자이너 등 총 15회 빌보드 어워즈 수상기록을 사진 어셔가 데뷔 20년 만에 첫 내한공연 무대에 오른다. 팝, R&B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최고 아티스트로 꼽히는 어셔는 새 앨범 발매기념 무대인 을 통해 ‘Hey Daddy’, ‘Papers’, ‘OMG’등 다양한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한공연의 바이블. 최고의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국 팝가수 미카의 내한공연 이 6계단 순위상승하며 3위에 자리했다. 지난 6월 12일 열린 이번 공연에서 미카는 새 앨범 '더 보이 후 뉴 투 머치(The Boy Who Knew Too Much)'의 수록곡을 과 '해피엔딩' '그레이스 켈리' '롤리팝'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올 가을, 유학을 앞두고 마지막 공연을 준비중인 조규찬의 소극장 콘서트, 가 그 뒤를 이었다. 이대 삼성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조규찬은 기존 히트곡과 함께 5년 만에 발매한 정규9집 앨범의 노래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윤종신에 이어 ‘라이브 열전’ 두 번째 주자로 나선 테이의 가 5위에 자리했다. 지난 주말 콘서트를 마친 테이의 바통을 이어받은 가수 알리가 6월 15일부터 20일까지 ‘라이브 열전’ 공연을 이어간다. 6년 만에 솔로앨범으로 돌아온 ‘자우림’ 김윤아의 단독콘서트 이 6위에 오르며 랭킹에 새롭게 진입했고, 플라워 5집 발매기념 콘서트 가 티켓오픈과 동시에 8위에 자리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6.7~6.13]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6.14 / 조회 19,026
-
7월 <잭더리퍼>, 신성우, 김성민 출연
오는 7월 공연을 앞둔 뮤지컬 가 캐스팅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출항에 나섰다. 2009년 11월, 으로 공연된 바 있는 에는 초연 성공의 주역들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신성우, 김성민이 더욱 강해진 ‘살인마 잭’을 선보일 예정이다. 초연멤버인 안재욱, 엄기준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김성민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외과의사 다니엘 역으로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김성민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06년 뮤지컬 이후 4년 만이다. 염세주의 수사관 앤더슨 역에는 유준상, 민영기와 일본 극단 시키 출신 김준현이 출연한다. 엽기적인 살인마 잭 역에는 최민철과 이후 1년여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신성우가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문혜원, 소냐, 김법래, 남문철 등이 무대에 오른다. 19세기 말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는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22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5.31 / 조회 32,000
-
대문자 A형 배우, 최민철
무대에서 만나볼 수 없는, 배우의 참모습과 대면하는 일은 인터뷰의 잔재미다. “제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해서” 그의 '숫기 없는 성격'에 대해서는 소문을 통해 익히 알고 있긴했다. 그러나 ‘발랄함의 지존’ 지미를 떠올려보자니, 그의 수줍은 미소가 새삼 놀라울 수 밖에. 직접 느껴(?)본 최민철의 수줍은 미소는... "이거 꽤, 쫌, 많이 매력적이잖아! ^^" “사진 찍을게요” 라는 사진작가의 말에 허리를 곧추세워 카메라를 응시한다. “포즈 좀 취할게요” 라는 말에는 고개를 살짝 돌려 보인다. 와우, 이것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산골청년, 아마추어 센스 아닌가!그의 순수한 포즈(?)에 ‘와, 정말 도대체 의 반짝이 의상을 입을 생각을 어떻게 한 걸까?’ 라는 생각이 또 한번 머리를 스쳤다. 대책 없는 순수함과 부끄러움을 가진 남자 최민철이 선보이는 대변신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그리고 대문자 A형 최민철의 피를 뜨겁게 달궈내는 배우라는 직업의 위대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배우, 진짜 변신을 하는 배우. 덧붙여 실물이 더 멋진 배우 최민철. 생각할수록 ‘볼매민철’ 이다. 볼수록 매력 있는. 강윤희 기자
2009.12.16 / 조회 11,262
-
[주목, 이배우 ③]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최민철
제 값 그 이상, 상상 그 이상. 의 지미, 의 데니스, 의 잭 까지,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그! 2009년, 돌변의 달인으로 ‘제 3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최민철을 플레이디비 회원들이 건네준 질문과 함께 만나봤다. 플레이디비는 질문을 싣고 김원준씨와 함께 에 더블캐스팅으로 출연 중 인데요. 경쟁의식을 갖게 되진 않나요? ‘최민철 잭’ 만이 가진 매력도 알려주세요! (hc0512 외) "제 매력이 뭘까요? 그건 관객 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묻고 싶어요, 제 매력이 뭘까요? 관객 분들의 답변 부탁 드려요(웃음). 더블캐스팅이 되면, 자극이 많이 되죠. 그런데 의 (김)원준이형 하고 저는 첫 컨셉을 잡을 때부터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어요. 보시면 알겠지만 의상, 메이크업은 비슷하지만 느낌이 전혀 달라요. 가령, 원준이형은 망토를 입고 다니는데 전 바로 망토를 벗어버리거든요. 제가 대사로 치는 부분을 형은 노래로 소화하는 부분도 있고요. "처럼 더블캐스팅으로 공연을 하게 되면, 흐름을 잃게 되진 않나요? (herb 2002 외) "하루 걸러 한번씩 공연을 하면,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기도 해요. 3~4일 이상 쉬게 되면 아무래도 감이 떨어지죠. 3일 넘게 쉬었다가, 공연에 합류하면 제 기운하고 공연의 기운이 안 맞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 점을 항상 조심하고 있어요." 안재욱씨와 각별한 사이가 됐다고 들었어요. 차도 같이 타고 다닌다고요? "사귀는 사이인 줄 알겠다(웃음). 재욱이형이 술자리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끝나고 가볍게 맥주 한잔, 동동주 한잔 하러 가는데 “야, 내 차 타고 가자” 이렇게 된 걸 많은 분들이 자주 목격 하셨죠. 공연이 끝나면 집을 가야 하는데, 곧바로 집으로 가는 걸 굉장히 어색해해요. 저도 에너지를 쏟았으면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제가 술동무를 잘해주니까, 좋아해요(웃음). 을 통해서 형을 처음 알게 됐는데 형한테는 배울 점이 많아요. 형은 공연장에 항상 일찍 도착해있어요. 30분, 1시간 일찍 오는 게 아니라, 오후 4시 공연이면 오전 11시에 와 있어요. 연습할 때도 오후 4시 연습이면 낮 12에 와 있고. 저는 제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데 저만 보면 “일찍 와, 왜 늦게 와” 하면서 뭐라고 해요. 정말 열정적이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배울 점이 많아요.” 의 발랄지미, 의 순진무구 데니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작품 선택의 기준이 궁금해요! "이 질문은 참 어려워요. 아직까지 제가 뭘 잘하는지, 제 색깔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전작과 다른 모습’이 가장 큰 틀 이에요.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걸 잘 골라내려고 해요. 의 지미는 공연 당일 날 까지도 스스로는 답이 안 나왔어요. ‘네가 정말 이걸 잘할 수 있을까,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하면서. 그런데 정말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와서 깜짝 놀랐죠. 같은 경우는 고민 없이 바로 선택했어요. 제 성향 자체가 반전이 있고, 센 걸 좋아하거든요. 연출님이 “살인마 잭이라는 작품을 하는데, 같이 하자” 라고 하는시데 제목부터 마음에 드는 거에요. 제가 “저는 거기서 뭐에요?” 하니까 “네가 살인마야”라고 하셔서, 바로 “네! 저 할래요!” 했죠. 끝나고 정말 작품이 많이 들어왔는데, 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어요. 욕심이 있다면, 살인장면 같은 건 좀 더 참혹하고, 지금 보다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모르겠지만,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욕을 먹을 수도 있고. 아, 저는 반짝거리는 옷을 입혀주면 잘하는 것 같아요. 그건 좀 알겠어요(웃음)."변신의 변신,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가 궁금합니다. (ssaikola 외) "주변 사람들이 “딱, 데니스야” 라고 말해요. 숫기 없고, 소심한 부분이 데니스와 많이 닮았어요. 의 지미 같은 경우는 딱 제가 동경하는 캐릭터를 표현한 거에요. 노는 장소에 가도 잘 놀지도 못하는데, ‘와,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거에요. "2000년 데뷔 이후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shinyum 외)"정말 연기다운 연기를 했던 게 2002년에 했던 이에요.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땐 나이도 어렸고, 아무것도 모를 때여서 작품을 끝내고 아쉬움이 컸거든요. 흑인 혼혈, 588 포주인데 창녀를 사랑하고, 죽는 걸 보면서 복수하고..정말 역할도 제가 너무 좋아했던 건데, 가슴에 한이 확 맺히는 거에요. 제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지고. 연습 초반에 4000회 기념 공연을 하는데, 모든 걸 제치고 바로 참여했어요.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 일주일 씩 출연했는데 전 한 달 공연동안 거의 절반 이상을 한거죠. 철수도 하고, 다른 역할도 하고. 그 때 정말 한을 풀었어요, 물론 지금도 아쉬움은 많지만 아마 지금 또 하라고 해도 또 하겠다고 나설 것 같아요. 아쉬움도 많이 남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배우로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점,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춤일까요? "사실 춤이 가장 불안하긴 한데(웃음). 때 어셔 안무가인 셰인스팍스라는 유명한 안무가가 와서 지도를 해줬거든요. 그런데,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제가 안무를 짜서 혼자 공부를 했어요. 의 춤은 웬만한 건 다 제가 짠 거에요. 이게 대단한 게 아니라, 못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웃음). 무슨 깡이었는지 밑도 끝도 없이 제가 만들어서 했죠. 이게 무용공연이면 큰일이죠, 안무가가 시키는 걸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뮤지컬은 감정의 표현이 되면 되는 거니까, 가능했던 거죠. "공연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에 ‘한 자루 총을 만들기 위해’라는 대목이 있는데, ‘총’이라는 단어를 까먹은 거에요. 그런데 공연을 하다 보면, 얼추 입이 돌아가잖아요. 저도 모르게 ‘한 자루 창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말해버렸어요. 연출님이 이따가 대통령 죽을 때 총으로 죽여야 하는데, 너는 창 들고 죽이라고(웃음)." 성악에서 뮤지컬배우로 전향한 계기가 궁금해요. (impmil 외) "일단, 오페라가 저한테 안 맞았어요. 군대를 제대하고 뮤지컬이라는 걸 처음 봤어요. 처음 본 작품이 였는데, 그때 충격은 정말. 번개가 머리를 팍팍 내리치는 거 같았어요. ‘와, 세상에 이런 게 있네,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 감히 제가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거 있잖아요. 뮤지컬은 저한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죠. 제가 뮤지컬을 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같은 학교 선배인 박동하 형이 방학 내내 춤을 가르쳐줬어요. 뮤지컬 노래도 가르쳐 주고,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한국무용도 가르쳐 주고, 자반 뒤집기도 가르쳐주면서 방학 내내 저랑 학교 무용실에서 살았어요. 형은 무용과고 저는 성악과였잖아요. 정말 아무 연관도 없는 타학과 학생을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사람은 못 만날 거에요. 그렇게 연습을 하고 오디션에 발탁되면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거죠. 세상에, 저한테 스승님 같은 그런 형이 몇 달 전에 뮤지컬배우 ‘신인남우상’을 받았잖아요. 선생님이 신인상을 받는 거 보고 제가 계속 “악, 말도 안돼!”라고 외쳤다니까요. "데뷔 당시 외모에 대한 지적(?)은 없었는지."어릴 때는 “뮤지컬배우 외모가 아니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배우를 하려면 코도 높이고, 쌍꺼풀도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해서 정말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지금은 외모에 대한 고민은 없어요. 고민이나 콤플렉스가 아니라 장점 아닌가요, 이제? (웃음). 제가 봐도 개성 있어서, 좋아요. "주연에 대한 로망, 없을까요? "지금 만족하고 있어요. 에서도 살인마 ‘잭’ 역할이지만 주인공은 아니잖아요. 제가 얼마나 출연하는지 분량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짧게 나오는데 강렬한 인상을 준다면 경제적이고 좋잖아요(웃음). 만약에, 저한테 “주인공인 다니엘 할래?” 이러면 전 절대 안 할거에요. 저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전 ‘잭’이 더 좋거든요. 아, 앤더슨은 한 번 해보고 싶긴 해요. 주연에 대한 로망은 없지만, 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영화로 본격적인 진출을 할 생각은 없으신지? "재욱이형이 “야, 넌 지금 영화 판에 가면 난리 날 텐데. 솔직히 드라마는 아직 널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어” 라고 말해요(웃음). 우리나라가 조금 더 여유가 생겨야, 드라마에서도 먹힐 거라고. 어떤 장르만 해야겠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경계는 없어요. 기회가 있으면 다 하고 싶지만, 장르에 대해 연연해하진 않아요. 지금은 뮤지컬 일정이 있고, 뮤지컬이 좋으니까 열심히 해야지요. "데뷔 10년 차, 매너리즘에 빠질 때는 없는지 궁금해요. "항상 있어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뮤지컬이 힘든 게, 한 달 넘게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재욱이형이랑 농담처럼 하는 말이 “정말, 딱 한 달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배우는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강한 사람들이잖아요. 공연이 일처럼 느껴질 때 매너리즘이 와요. 저는 습관처럼 무대에 올라서 공연을 했는데 관객들이 잘했다고 환호를 해주면 그 때 매너리즘이 찾아와요. ‘아, 대충해도 되나?’ 뭐 이런. 냉정한 관점에서 보면 이건 예술을, 공연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항상 조심해요. 매일 똑 같은 걸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중심을 잘 잡으려고 노력하죠. "빛나는 배우 최민철, 10년 후가 궁금합니다. (pje5472 외)"지금처럼 잘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준상이형이 “너는 야생마 같아” 라고 한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내 나이가 되도, 그 에너지는 변하지 말아라”는 말을 해줬거든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무대에 대한 열정, 에너지를 쭉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2.10 / 조회 19,511
-
<살인마잭> 잭더리퍼와의 익숙한 만남
은 19세기 영국을 뒤흔든 ‘잭더리퍼’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다. 그토록 엽기적인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수많은 전문가와 호사가들의 추측은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고, 이 체코 뮤지컬 또한 ‘잭’의 정체를 상상해 제시한다.
스릴러 뮤지컬을 표방한 이 작품에서는 스릴러 영화의 클리셰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 비 내리는 밤 어두침침한 형사 사무실, 담배를 물고 타자기를 치며 사건 기록을 하는 시니컬한 형사, 음울한 런던의 거리, 잔인한 연쇄살인, 미스터리함을 부추기는 인물의 회상 씬 등, 낯설지 않은 장면이 이어진다.
객석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익숙한 장면들은 익숙한 긴장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 뮤지컬이란 희소성도 작용했다. 게다가 회전 무대에 의해 수시로 바뀌는 무대 덕에 살인이 일어나는 2층 건물, 울적한 런던의 사창가, 강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섬세하게 구현된다. 로맨틱한 장면을 표현하고자 강 위로 부자연스러운 백조를 지나가게 하는 등 실소 나오는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인 무대 분위기는 눅눅하고 음산하게 표현했다.
이러한 익숙한 전개는 편안하게 뮤지컬을 받아들이게 하지만 신선하진 않다. 비슷하게 피가 낭자했던 의 소름 돋는 서늘함은 좀처럼 느끼기 힘들다. 예상 가능한 반전은 배우들의 열연에 기대어 박수를 받는다.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는 것도 아쉽다. 결국 관객이 머릿속에 가져가는 노래가 무엇인가로 승부하는 뮤지컬임을 생각하면 말이다.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얼굴 찌푸려지는 음향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개막전부터 화제를 모은 화려한 출연진 역시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주인공 다니엘 역에 1세대 한류스타 안재욱를 비롯해 엄기준, 김무열, 신성록이 캐스팅됐다. 앤더슨 형사역의 유준상, 민영기 잭역의 김원준, 최민철뿐 아니라 김법래, 백민정, 양소민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부분 더블 캐스팅, 다니엘은 무려 네 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하니 긍정적으로 보자면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1.25 / 조회 16,626
-
<살인마 잭> “살인마가 우릴 즐겁게 해 주는 세상에 경종을”
1888년 런던에서 처참히 매춘부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잭을 소재로 한 뮤지컬 이 지난 20일 프레스콜을 통해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앤더슨 형사와 타임즈의 먼로 기자를 중심으로 살인마 잭과 그와 거래를 한 의사 다니엘이 등장, 사건의 배경이 되는 우울한 런던 뒷골목을 보여주는 ‘버려진 이 거리에’와 ‘런던의 밤’등을 비롯해 ‘사냥을 떠나자’와 ‘내가 바로 잭’ 등과 같은 주요 넘버들을 통해 사건의 힌트를 객석에 던져주었다. 체코의 뮤지컬로 회전 무대와 멜로디만을 라이선스로 가져온 이 작품에 대해 왕용범 연출은 “오리지널 곡이 많지 않아서 뮤지컬 넘버 중 절반 정도를 다시 썼다”고 하며 “체코 작곡가의 베스트앨범을 바탕으로 편곡을 해 주크박스 뮤지컬로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극본을 쓰기도 한 그는 “유명사건이 미해결로 남은 이유가 궁금하던 중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가 베스트셀러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 살인마가 우릴 즐겁게 하고 있고, 별 다른 생각 없이 즐기게 되는 요즘의 풍토를 용납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작품이 출발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외과의사인 다니엘 역을 맡은 4명의 배우 중 이날 유준상과 함께 작품을 선보인 안재욱은 “1999년 이후 10년 만에 선 무대라 매일 극장으로 향하는 기분이 좋다”고 감회를 밝히며, “같이 하는 남자배우들이 비타민, 홍삼 등을 더 섬세하게 챙겨줘 남부럽지 않게 먹고 관리하고 있다”고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이후 연이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잭 역의 김원준은 “가장 큰 박수는 앙상블의 몫”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이 작품에 목숨을 걸었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프레스콜 당일 연인 이현경과의 열애가 알려진 민영기는 “오늘도 공연 잘 하라는 응원을 받았다”고 해 주위 배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의 언니인 최수진이 의사 다니엘과 사랑에 빠지는 창녀 글로리아로 서기도 하는 뮤지컬 은 12월 13일까지 1차 공연을 마친 후 내년 1월 8일부터 말까지 2차 공연을 이어간다. 뮤지컬 공연장면 "도대체 범인은 누구야!"(앤더슨 형사 유준상)"자, 나와 손을 잡고 돈 방석에 앉아 보자고"(앤더슨 민영기, 먼로 김법래)"용감해, 멋져!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다 하는 그대!"(다니엘의 엄기준)"내가 누군지 알아? 이 런던 뒷골목의 주인 잭이라고!"(잭의 최민철, 다니엘 엄기준)"우린 한눈에 알아봤죠, 서로 사랑이라고"(글로리아 최유하, 다니엘 엄기준)"런던~ 우리들의 거리""날 누구도 막지 못해!"(잭의 김원준)"특종, 특종, 특종을 잡자""안돼! 내 사랑 폴리..."(앤더슨 민영기, 폴리 백민정)"난 살인을 하고 넌 원하는 걸 얻어"(잭 최민철, 다니엘 안재욱)"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거야!"(다니엘 안재욱)"내가 바로, 내가 바로, 잭!"(다니엘 안재욱, 잭 김원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1.23 / 조회 18,949
-
<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1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희대의 살인마, 희대의 캐스팅!1888년 영국 희대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체코 뮤지컬 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안재욱, 유준상, 신성록, 김무열, 민영기, 김법래 등 초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뮤지컬 의 이성준 음악감독, 왕용범 연출가가 손을 잡은 은 오는 11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추석연휴 특수를 누린 연극 앵콜 공연이 두 단계 순위 상승하며 3위로 올라섰다. 문화계에 불고 있는 ‘엄마’열풍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연극 은 강부자, 전미선 모녀의 진솔한 이야기가 대한민국 모녀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국순회공연, 앵콜공연으로 이어지는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으로 물든 로큰롤 뮤지컬 이 4위를 기록했고 지난 달 27일, 100회 공연을 넘긴 뮤지컬 은 다섯 단계 올라서는 활약을 하며 5위에 자리했다. 대학로 뮤지컬의 자존심 가 그 뒤를 이어 6위에 올라섰고, 봉태규, 안석환, 송영창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모은 연극 이 6단계 순위 상승하며 7위에 자리했다. 연극열전 강남 공연이 8위, 대학로 공연이 9위에 올라서며 꾸준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추억의 힘은 강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을 타고 온 대형가수 이미자의 저력이 추석연휴에 빛을 발했다. 공연은 30대와 50대에 걸친 전 연령층에서 고른 예매율을 나타내 대형 트로트 가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공연에 대한 ‘역시 국민가수다’,’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다’,’최고의 효도선물’이라는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민국 2,30대 학창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남자, 이승환의 가 그 뒤를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크리스마스’를 책임지겠다는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은 13인조의 브라스 빅밴드, 영상, 상상을 초월하는 특수효과 속에 ‘텅빈마음’,’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천일동안’ 등 20년을 총정리 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파워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박효신의 저력도 눈에 띈다. 걸그룹의 바람을 잠재우고 발라드 열풍을 몰고 온 박효신의 서울(3위)과 부산공연(8위)이 랭킹에 올랐고, 이 4위를 지켰다. 소년을 벗고 남자가 된 조성모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조성모의 서울 공연의 랭킹 진입도 눈에 띈다. 열정을 담아낸 ‘패션(PASSION)쇼’라는 소제목을 단 이번 공연을 통해 조성모의 기타, 드럼 등의 연주실력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문세의 가 6위에, 김영임의 가 네 단계 순위상승하며 7위로 올라섰다. 대한민국 대표 재즈축제로 자리잡은 이 8단계 상승,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9위를 기록했다. [2009.9.28~2009.10.04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0.05 / 조회 27,851
-
<지붕위의 바이올린> 삶, 위태함을 딛고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어머니는 전날 울지만 아버지는 다음 날 운다고들 한다. 결혼을 통해 다른 남자와 생을 시작하는 딸의 손을 끝까지 잡고 있는 사람도 아버지이니 만큼, 딸을 향한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란 아들에게 갖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라 짐작이 된다. 뮤지컬 은 딸 가진 부모라면, 특히 아버지라면 결코 재미만으로 봐 지는 작품은 아닐 것이다. 무려 딸을 다섯이나 두어서 적어도 다섯 번의 이별은 예고되어 있는 한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 우크라이나의 작고 가난한 유태인 마을에 모여 사는 소박한 이 사람들은 나라도 없고, 땅도 없어 이곳 저곳을 떠돌지만 전통을 중시하며 뿌리를 잊지 않으려 한다. 어른들이 지어준 짝과 결혼하는 것 역시 전통의 한 부분.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분다. 오랜시간 사랑해 온 사람과의 결혼, 급진주의와의 결혼, 그리고 허락하지 않은 사람과의 결혼 등 새 시대 속에 딸들의 선언은 하루 종일 다리가 부러진 노새 대신 우유통이 든 수레를 끌며 힘들게 살아가는 아버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무엇이 문제인가. 낙천적이며 마음이 여린 아버지 테비에는 늘 딸의 편에서 자식들을 품어주지 않는가. 196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약 45년이 지난 지금에 한국에서 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작품이 ‘아버지와 딸’이라는 인류애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나라 없고, 땅도 없어 봤으며 가장의 이름으로 한 가족을 이끌어 왔던 우리네와 그 모습이 참 많이 닳아 있는 것도 한 까닭이 될 것이다.
작품이 가진 내용에 더하여 이번 공연에서 더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저물어 가는 노을빛이 가득한, 자욱한 안개로 더욱 푸르게 빛나는 하늘을 가진 무대일 것이다. 군데군데 부서진 낡은 지붕 위에서 위태롭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사처럼, 매일이 위태롭지만 그래도 따뜻한 정으로, 사랑으로 살아가는 소박한 그네들의 삶이 희뿌연 이미지로 한번에 스며온다. ‘Sunrise, Sunset’ 등 오랜시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넘버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다가온다. 이번 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움직임이 큰 배우들의 군무 등 각 장면들과, 각각의 넘버들, 그리고 많은 인물들의 등장이 나름의 색깔을 비치기 보다는 저마다가 어울려 하나의 인상, 하나의 분위기로 엮어진다는 것이다. 다소 긴 러닝타임과 잔잔한 스토리로 인하여 위와 같은 조합은 ‘고요한 감동’과 ‘느린 전개’ 등 작품을 ‘양날의 검’의 형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 관객들 하나하나의 가슴에 새겨질 장면이나 흥얼거릴 노래가 뚜렷하게 생기지 않는 것의 아쉬움과, 혹은 하나의 흐름으로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만족감 중 어느 것을 취하는가는 관객들의 몫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2.08 / 조회 11,865
-
<지붕위의 바이올린> "우리 딸이 벌써 이렇게 컸다니" 웃음과 감동의 연습현장
국민 배우 노주현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뮤지컬 의 연습 현장이 지난 21일 공개되었다. 유명 뮤지컬 넘버인 ‘Sunrise, Sunset’ 등을 비롯한 6곡의 노래에 맞춰 주요 장면을 선보인 이날 연습현장은 실제 무대의 1/4 정도만 사용한 연습실 공간이 배우들의 군무와 웅장한 선율로 가득 차는 모습이었다. 유태인 우유배달부 아버지와 그의 개성 강한 세 딸들의 사랑, 결혼을 통해 이들의 인생이 진한 가족애로 그려지고 있는 은 196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1개의 토니상과 3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작품. 1988년까지 국내 무대에 오른 후 실로 오랜만에 다시 공연하는 이번 작품에는 노주현과 김진태가 아버지 테비에 역을 동시에 맡는다. “신인으로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라는 노주현은 “30여 년 간의 연기 생활 중 기억할 만한 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그간 맡은 아버지 역 중 따뜻하고 정이 넘치며 유머러스한 가장 아버지다운 아버지”로 자신의 배역을 설명하였다. 특히 1998년 공연에서 테비에 역을 맡은 이후 10년 만에 같은 역으로 무대에 서는 김진태는 “이 작품에 두 번이나 같은 배역을 맡은 것은 배우로서 대단히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스토리가 음악으로 이어지는 전개가 돋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유태인으로 2004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버전 협력연출이었으며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은 “3명의 로미오와 3명의 줄리엣이 작품 안에 있다”고 설명한 뒤 단순한 흥미위주의 공연이 아니라 뿌리가 깊어 음미할 수 있는 공연으로 을 이야기 했다. 또한 이번 공연 중 아버지 테비에가 꾸는 꿈 장면에서 사람들이 날아다니고 동물 분장을 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등 샤갈의 그림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모습이 연출될 것이라고도 했다. 각자의 길을 찾아나서는 테비에의 딸들 역에 방진의, 해이 등이, 이들과 사랑을 나누는 남자들 역에 김재범, 신성록 등이 분하는 뮤지컬 은 오는 11월 21일 국립극장에서 막이 오를 예정이다. 연습장면무대를 채우는 배우들의 군무.다른 한편에는 오직 여배우들만이.첫째 딸(방진의)과 첫째 사위(김재범)의 결혼식 장면.난감해 하는 아버지 테비에(김진태).둘째 딸(해이)과 청년(신성록)의 사랑은 이루어질까?유머러스하고 자상한 테비에(노주현).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0.22 / 조회 13,903
-
<지붕위의 바이올린> 지금을 믿고 집중하는 배우 신성록
청소년들이 만든 정당 ‘모스키토 당’의 총재 사오정(모스키토), 사랑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죽음을 택할 수 없는 운명의 남자(드라큘라), 인도에서 만난 완소 첫사랑(김종욱 찾기),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간계에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왕자(햄릿). 여전히 그 모습이 ‘미정’인 배우 신성록이 이제는 뚜렷한 사상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겠노라 부르짖는 강인한 한 남자로 선다. 무엇이 이토록 그에게 쉼 없는 변신을 꿈꾸게 하는가. 또 하나의 이름 ‘페르칙’ 선 굵은 외모에 묵직한 목소리까지,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과묵함을 지레 짐작했다면 큰 오산, 전날 무리한 연습으로 얼굴이 부었다며 사진 잘 찍어달라 먼저 말을 건네는 그, ‘솔직, 털털’ 신성록이다. “고전이다 보니 대사도 쉽게 외워지지 않아요. 마침 어제는 다른 촬영스케줄도 없었고, 연습할 때는 100% 오로지 이것에만 집중하거든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2008년 '현재 진행형’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신성록은 또다시 ‘모든 것을 쏟아내며’ 페르칙으로 살고 있다. 브라운관의 신사 노주현이 다섯 딸을 둔 우유 배달부 아버지 테비에 역으로 설 예정인 뮤지컬 에서 그는 급진적인 자유 혁명가이자 테비에의 둘째 사위 페르칙 역을 맡은 것. “페르칙은 강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어떤 사상에 휩싸여 있으면서 모든 사람들을 나와 같은 사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거죠. 공부도 많이 했고, 그렇기에 자기 논리에 맞다고 판단되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인물입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가난하고 성실한 아버지와 저마다 개성 강한 네 딸의 사랑과 삶을 통해 지붕위에 올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처럼 위태롭지만 인간 냄새 가득한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 작품은,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여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뮤지컬의 마스터피스로 불리기도 한다. “상도 탔어요? 그건 몰랐네요(웃음). 제가 받은 게 아니니까, 상이나 이런 것에 별로 신경 쓰진 않아요. 작품을 읽고 너무나 좋았거든요. 휴먼이잖아요. 100년이 지나고, 200년이 지나도 우리들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마 보시면 감동적인 부분이 많이 느껴지실 거예요.” 데뷔 5년, 축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학전에서 공연한 뮤지컬 를 통해 본격적으로 무대에 들어선 신성록은 올해로 꽉 찬 5년간 ‘배우’를 이름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어느 배우 못지 않은 다양한 배역을 통해 하나의 이미지가 아닌 신성록의 가능성을 늘리고 있다는 것. “정말 복 받았구나, 이렇게만 하면 평생 소원이 없겠다, 그런 마음이에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드라마에서는 우유부단하고 우수에 젖은 역할이나 꺼벙한 모습도 보여드렸고요.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구요(웃음). 이제는 주말 드라마에서 막말하고 여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나쁜 남자로 서고 있잖아요. 180도 바뀌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복이라고 생각해요. 겹치는 배역은 되도록 안하려고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악인 하니까 실제 생활에서도 반응이 정말 무섭던데요?(웃음)” 활발히 활동하는 드라마와 영화 작품 활동에서 그의 말마따라 ‘겹치는’ 역할을 쉬이 찾아 볼 수 없는 그에게 무대에서만큼은 ‘완소남’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무대에서는 2시간 내에 한 인물이 나쁜 남자라 해도 완소남으로 귀결되고, 여러가지 면이 복합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모든 게 천방지축이었죠(웃음). 무대에서 걷는 법, 말하는 법 등 전혀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그때의 경험들, 좋은 선배님들이 제 옆에 계셨다는 것 자체가 연기 생활에 큰 기둥이 되었어요. 배우로서 기본 선을 만들어 준 작품이 였는데, 김민기 선생님께서 “연기는 절대 흉내내는 게 아니라 정성이 있으면 아무리 두껍게 이야기 해도 어린애처럼 보일 거다”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런 걸 배웠죠.” 인터뷰에 앞선 사진촬영에서 “우리 이야기 하는 것처럼 해 볼까요”하고 건넨 말에 “저 그런거 잘 못하는데, 우리 진짜 이야기 해요”하며 답하던 그의 모습에서 신성록의 가짐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 어제, 그리고 내일 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그가 오랜시간 품었던 ‘첫 꿈’이 배우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농구 선수로 활약했던 그에게 무대와 연기는 무엇이었을까. “운동을 그만 두기까지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어요. 선수 생활이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만 두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까에 도달했을 때 주저없이 드는 단 한가지의 길이 배우였습니다. 23살에 정식으로 데뷔하기까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웃음). 너무 하고 싶은데 할 공간이 없고, 제가 경험도 실력도 없고 인지도도 없으니 누가 시켜줬겠어요. 조연이 더 연기 잘 해야 하잖아요.” TV건 영화건 무대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해 보였다는 그는 뮤지컬과 연극 등 장르의 벽 없이 ‘좋은 배우’를 품었다고 한다. 우연히 응시했던 학전 오디션에 합격한 후 그는 본격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따로 트레이닝 안 받았다고 하면 다른 배우들이 뭐라고 할텐데(웃음). 배우는 마음으로 일부러 다양한 작품을 했어요. 에서 배우들간의 호흡을 배웠다면, 굉장히 노래가 어려웠던 는 제게 음악적인 부분을 많이 가르쳐줬죠. 그러다보니 디테일한 연기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요.” 서른 살이 넘어야 진정한 배우가 되는 것 같다는 스물 일곱의 아직은 젊은 배우 신성록은 무대를 앞에 둔 스스로의 기준이 있었다. 바로 ‘나의 역할’에 대한 굳은 생각. 그 하나는 정서가 있는 작품을 하자는 것이다.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고 정해 놓진 않지만, 단지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쇼 적인 강한 작품은 저와 안 맞는 것 같아요. 휴먼이 있고, 넘나드는 정서가 있는 작품이 제겐 더 와 닿거든요. 다양한 배우들이 있고 각자 서로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무대 위에 있는 행복’이다. “저는 정치가가 아닌 배우잖아요. 먼저 내가 무대 위에 살고 있을 때 행복한 작품을 고르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대 위의 있는 나의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려고 노력해요. 제가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오로지 배역으로 충실하게 서 있는 모습이거든요.” 인터뷰 후 안녕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그는 동료 배우에게로 달려가 노래를 묻고 함께 맞춰본다. 종종 개구쟁이처럼 크게 웃고, 종종 후배들도 생각하며 강하게 이야기도 하며, 동생이 있지만 집에서는 자신이 막내 같다고 엄살도 떨던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오늘 이순간에 집중하는 배우’가 아닐까.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0.20 / 조회 19,497
-
<그리스> 1000회 공연, 깜짝 까메오로 재미 업그레이드
뮤지컬 가 지난 6월 8일 1000회 공연을 달성했다. 2003년 초연 이후 6년 만에 이룬 성과로 국내 스테디셀러 뮤지컬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는 평가다. 뮤지컬 는 오만석, 엄기준, 강지환, 이선균, 송용진, 김소현, 고영빈 등 인기 배우들이 한번씩은 오른 작품. 이날 공연에는 김소현, 조정석, 김동호, 김산호 등 역대 출연 배우들이 1000회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까메로오 출연,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뮤지컬계 신성으로 떠오른 대니 김진우 1000회 공연 중 깜짝 등장한 조정석 운동부 학생으로 나란히 김산호 김동호 까메오 등장 "넌 졸업생?" 김소현 좌측부터 강옥순 안무, 김소현, 신춘수대표, 원미솔 음악감독 "1000회 공연 축하합니다~" 헹가래 받고 있는 신춘수 대표 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6.10 / 조회 41,128
-
뮤지컬 <그리스> 1000회 공연 눈앞
뮤지컬 가 오는 6월 8일 1000회 공연이라는 기록을 달성한다. 1000회 공연을 넘어선 과 등과 같은 소규모 극장이 아닌 중대형 극장 규모의 작품으로는 국내 최초다.
2003년 초연 이후 6년 동안 약 40만명의 관객들이 관람한 이 작품은 1950년대 미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꿈을 담은 뮤지컬. 그 동안 오만석, 엄기준, 고영빈, 김우형, 김무열 등 최고의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간 작품이기도 하다.
재관람율이 높은 작품이기 때문에 마니아들을 위한 마케팅이 진행된다. 이번 동숭아트센터 공연에서는 ‘그리스 마니아 카드’를 발급, 다른 시즌의 공연을 3회 이상 관람한 관객들에게 특별가로 제공한다.
뮤지컬 는 지난 2월부터 동숭아트센터에서 오픈런으로 진행되고 있다.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5.19 / 조회 33,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