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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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귀신들의 각축장”…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극단 물리의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6월 18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피의 결혼’, ‘인상과 풍경’ 등으로 잘 알려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이다. 연극은 할머니, 엄마, 다섯 자매와 모든 것을 지켜보는 하녀가 살고 있는 스페인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남편이 죽은 뒤 철저하게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공연에는 연기파 배우 8명이 참여한다. 2012년 ‘천하제일 남가이’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던 박성연이 ‘베르나르다’ 역을 맡는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강애심은 하녀 ‘폰치아’ 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 외에도 연극 ‘안티고네’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서경화가 할머니 ‘마리아’를 연기한다. ‘베르나르다’의 다섯 자매 역에는 이봉련, 황순미, 이지혜, 최아령, 전지혜가 캐스팅됐다.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극단 물리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극단 물리는 한태숙 연출가를 주축으로 세상 모둔 미추의 근원과 현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데 무대예술의 목표를 둔 극단이다. 그간 연극 ‘서안화차’, ‘레이디 맥베스’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로 주목받았다. 극단 물리는 오김수희, 서재형 등의 연출가를 배출한 이력이 있다. 이번 공연은 김정 연출이 맡는다. 김정 연출은 2014년 연극 ‘유령’을 선보였고, 조연출로 연극 ‘단체의 신곡’, ‘유리동물원’, ‘아워타운’ 등에 참여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6.10 / 조회 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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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앤클라이드> '히든 클라이드' 누구? 그룹 비스트 장현승
개막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히든 클라이드'의 주인공은 그룹 비스트의 장현승이었다. 오는 4월 15일 개막 예정인 뮤지컬 에서 장현승은 가난한 삶에서 탈출해 전국을 돌며 은행을 습격하는 강도, 클라이드로 분할 예정이다. 2012년 뮤지컬 에서 모차르트 역을 맡은 그는 2년 만의 뮤지컬 출연을 앞두고 "설레며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실존했던 2인조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사회에 저항하는 청춘들의 범죄 행각과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라이선스 초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서는 무대에서는 장현승을 비롯 엄기준, 에녹, 키가 클라이드 역을, 가희, 오소연이 보니 역을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으로, 최근 큰 화제를 몰고 있는 의 연출 왕용범과 이성준 음악감독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는 오는 4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BBC아트센터 BBC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프레인 제공
2014.04.10 / 조회 2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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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이 배우를 다 알지 못했다, <보니앤클라이드> 에녹
"이만큼 행복한 직업도 있나 싶었다. 너무 행복하다.” 지난 7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동안, 에녹의 서글서글한 눈매에는 웃음이 가득 번졌다. 2007년 로 데뷔해 스텝과 단역, 조연을 거치며 무대에 선다는 것의 소중함을 온몸에 새겨온 사람의 진솔한 웃음이었다. 그렇게 기본기부터 탄탄히 다져온 그가 지난해 의 ‘쇼블랑’으로, 의 ‘가르시아’로 변신해 그간 쌓아온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을 때 관객들이 그를 주목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아직 이 배우가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은 가능성은 훨씬 더 많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4월 개막하는 에서 에녹은 1930년대 미국에서 악명을 떨친 강도 ‘클라이드’로 분한다. 일탈을 꿈꾸는 이 매력적인 청년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깊이 있는 분석과 진심으로 캐릭터에 다가가고 있었다. 배우로서의 활동 외에도 언젠가 창작자로서 뮤지컬계에 신선한 자극을 던져주고 싶다고 하니, 그의 장차 활약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혹시 작년 초연 때 공연을 봤나. 한지상, 안유진 배우의 공연을 봤다. 너무 재미있었다. 는 특히 배우들이 봤을 때 탐낼만한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드라마도 좋고 음악도 좋고. 물론 어느 작품이든 드라마가 다 잘 만들어져 있지만, 좀 더 치밀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이다. 첫 대극장 뮤지컬 주연을 맡아 부담감도 클 것 같다. 당연하다. 나 하나 못하면 큰일인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기댈 수 있는 선배님들이 있어서 많이 가르쳐 주시고, 또 워낙 잘 하시는 분들이라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묻어가고 있다(웃음). 사실 몇 년간 뮤지컬을 하다 보니 각 프로덕션마다 아는 분들이 있는데, 이번 회사와는 처음이다 보니 아는 사람이 없어 처음엔 긴장도 많이 하고 낯설기도 했다. 다른 어느 때보다 더 긴장감을 갖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캐스팅이 확정된 후 대본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클라이드의 행동 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 지금 시대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당시와 같은 경제 대공황을 우린 겪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유튜브나 인터넷의 관련 자료, 다큐멘터리, 신문기사, 영어자료도 안 들리면 사전을 찾아가면서(웃음) 봤는데, 당시 시대상에 비춰보았더니 이해가 되더라. 그렇게 격정적이고 불안했던 시대였다면 이런 식의 강도 행위나 한탕주의가 충분히 생겨나지 않았을까,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사실 그들의 행적을 보면 잔인한 부분도 많고, 이건 완전히 범죄자인데, 싶은 부분도 많다. 그런데 당시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시민들도 많았고, 공연에서도 그렇게 느낄 만한 모습이 보여진다. 지금 연습을 하면서 순간순간 클라이드에게 있었던 일들을 짚어보고 그 감정을 느껴보고 있는데,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살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아직 어리구나 싶기도 해서 이제는 클라이드와 좀 친해졌다. 아직 사랑에 빠지지는 못했지만(웃음)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전작 의 ‘가르시아’과 비교하면 어떤가. 완전 다르다. 사회를 부정하는 면은 비슷하지만, 일단 가르시아는 자신만의 법칙이 뚜렷하게 있는 친구다.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벗어나는 사람은 가차없이 응징한다. 카르멘에게 애증을 느낀 것도 카르멘이 자꾸 자신이 만든 틀에서 빠져나가려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 클라이드는 아직 어린 친구라서 자기만의 법칙을 만들지 못했고, 어떻게든 이 세계를 탈출하고 싶다는 욕망만 가득한 것 같다. ‘난 계획이 있어’라고 자꾸 큰 소리를 치지만, 사실 그 계획이라는 게 고착해봐야 총을 들고 은행을 털거나 다른 주로 떠나는 것이다. 가르시아는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지만, 클라이드는 아직 마음이 여린 데가 있어서 사람을 죽이고 나서 굉장히 많이 흔들린다. 그만큼 불안정한 정서를 가진 친구였고, 치기 어린 인물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클라이드가 더 나이를 먹으면 가르시아 같은 인물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클라이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외적으로 신경 쓰는 점은. 아직은 캐릭터에 뭔가를 부여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작년 공연에서 봤던 클라이드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마초적인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출님이 마초적인 것보다는 클라이드가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마구 흔들리는 이십 대 청춘의 마음을 더 표현하라고 요구하셨다. 그래서 지금은 각 장면 별로 클라이드의 감정에 진실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먼저 그를 이해하고 나면 좀 더 클라이드다운 외형을 입힐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클라이드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연기할 때 캐릭터를 향한 애정이나 연민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물론이다. 바로 전 작품 에서 가르시아를 만났을 때 처음에는 하기 싫었다. 아무리 옆에서 남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말해줘도 그냥 싫었다. 그런데 연습하면서 그와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를 이해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클라이드의 경우에는 다른 것보다 먼저 그의 감성을 많이 쫓아가려고 한다. 별로 이성적인 아이가 아니거든. 맨날 ‘난 계획이 있어’라고 말하지만 항상 ‘몰라, 그냥 나갈 거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라 지금까지 했던 어떤 역할보다 더 어렵고 내게 없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일단 감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해가 되고, 안타까운 마음에 ‘너 왜 그랬어?’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클라이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한 인물을 처음 만나면 마치 소개팅을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첫눈에 반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마냥 서먹서먹하고, 매력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뭔지는 잘 몰라서 몇 번 만나보고 차 마시고 밥 먹으면서 친해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터치도 하고 사랑하게 되고…그런 과정을 겪는다. 그 인물이 단역이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악연이든 하다 보면 다 이해가 되고 좋아지고 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드는 거지. 보니와 클라이드가 첫만남부터 서로 그렇게 강렬하게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남자 여자가 서로 끌리는 데는 외적인 매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녀가 서로 아무것도 안 맞아도 목표나 가치관이 맞으면 같이 산다고 하지 않나. 이 두 사람도 그런 공통점이 있어서 더 불꽃이 튀었던 것 같다. 보니는 꿈꾸는 소녀였고, 그래서 막연히 배우가 된 자신의 모습을 꿈꾸는데 그럴 처지나 기회가 안 됐다. 클라이드도 이 지옥 같은 세상을 벗어나서 뭔가 한 탕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보니가 어딘가로 탈출하고 싶을 때 그 출구를 열어준 사람이 클라이드였고, 클라이드는 보니의 그런 꿈꾸는 모습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클라이드는 내심 늘 불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보니가 꿈꾸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그 불안감을 덜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상 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받길 바라나. 처음에 대본을 받고 연습하며 이 작품의 중점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범죄자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인데, 마초적인 남자와 섹시한 여자, 그런 비주얼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가는 작품인지, 물론 캐릭터는 이해가 되지만 과연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관객 분들이 볼만한 공연이었다 생각하실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근데 그 부분을 연출님이 한번에 해결해주셨다. 이 작품의 큰 테마는 ‘당신은 이들만큼 사랑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씀해 주셨거든. 연출님이 초점을 맞추고 싶으신 부분은 ‘사랑’이었던 거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사랑, 그리고 어머니와 형 등 가족에 대한 그들의 사랑. 어쩌면 보니와 클라이드의 격정적인 사랑과 그 사랑이 이뤄내는 힘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몇 개의 주를 돌아다니며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고 또 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과연 그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그 사랑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게 관객 분들께 보인다면 성공한 공연이 될 것이다. 아마 공연을 보시면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 것이다. 보니 역을 맡은 가희, 오소연과의 호흡은. 가희씨는 이번에 처음 뵀는데, 굉장히 열심히 한다. 거의 매일 연습실에 나오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연출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시면 바로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열정이 굉장하다는 것, 그냥 시간 때우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 ‘나 애프터스쿨이야’ 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오디션도 직접 원서를 써서 냈다고 들었다. 소속사에서도 놀랐다고 하더라. 보니와 이미지가 너무 잘 맞고 또 좋은 친구라서 남은 기간 동안 잘 맞춰서 정말 좋은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소연씨는 너무 귀엽다. 그리고 여우다. 연출님이 어떤 것을 요구하시면 바로 척 알아듣고 표현을 한다. 저 친구 정말 잘한다, 싶다. 욕심도 많고 표현도 잘 하고. 두 배우 너무 매력적이고, 극중 키스신이 많아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도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준다. 작년 보니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극중 클라이드의 나이였을 무렵 본인은 어떤 청년이었나. 나는 사춘기가 늦게, 이십 대 초반에 왔다. 고등학교 때는 말 그대로 모범생이었고 규율이라는 것을 좋아했다. 다들 나보고 군인체질이라고 했을 정도로(웃음). 반장하는 것도 좋아했고. 그러다 대학에 갔는데, 대학에서는 교양이든 전공수업이든 사고를 열어주는, 자신만의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공부를 하지 않나. 생각이 열리니까 나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또 그 때가 한참 IMF가 왔을 때라 아버지도 굉장히 힘들어 하셨고 집안환경도 어려웠다.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거다. 고민도 많았고, 기존에 갖고 있던 내 틀이 너무 좁아 힘들었다. 거기서 탈출해보고 싶어서 처음으로 머리도 탈색해보고 춤도 배워서 추고, 비행청년까지는 아니었지만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 한 가지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았다. 춤이면 춤, 그림이면 그림, 하나에 미치면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것만 했다. 요즘 클라이드를 연기하면서 그 당시 생각도 많이 한다. 클라이드만큼은 아니지만, 20대는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기성세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발심도 있었고, 불안하고 답답하고 힘은 남아돌고. 20대 후반까지 계속 그랬다. 배우가 된 계기는. 원래 디자인을 공부하다가 전공을 언론정보로 바꿨고, 20대 초반부터 CF프로덕션에서 조감독으로 꽤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당연히 그 쪽으로 가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지만, 내가 기독교인이다 보니 종교적인 신념으로 그 길을 다 마다하고 선교단체에 들어가게 됐다. 20대 후반은 다 거기에 올인했다. 그 단체를 세우고 스텝으로 공연을 하고, 앨범(CCM)을 내기도 했고. 돈이 떨어지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회사에 취직해 잠깐 일도 하면서. 그러다 20대 후반에 공연계에서 일하던 한 선배가 라는 뮤지컬이 있는데 지원해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시 지방에 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분이 일단 오디션이라도 보라며 원서를 대신 써서 내주셨다. 그래서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합격이 된 거다. 그렇게 뮤지컬을 처음 하게 됐다. 안타까웠던 건 그 작품을 계기로 (선교)단체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다. 그런데 단체를 나와보니 나이는 스물 아홉, 서른인데 뭘 하기엔 늦은 거다. 그래서 무턱대고 오디션을 봤다. 기본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니 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스텝도 하고 단역도 조금씩 하면서 다른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모습이나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한 작품이 끝나면 쉬고, 또 좋은 기회가 돼서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거기 가서 선배님들에게 배우고, 그러다 또 쉬고. 한편으로는 먹고 살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웃음), 사실 단체에서 나오게 된 것도 공연이 너무 좋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를 하면서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단체에서 활동했을 때는 돈이 없으니 어디서 공연을 하게 되면 내가 애들을 다 차에 태워 운전하고 메이크업 시키고 음향기기도 직접 만지면서 공연했다. 페이도 거의 없었고. 그런데 여긴 공연을 하는데 돈도 주고 먹여주고 의상도 입혀주고 날 위해 조명도 비춰주고, 게다가 사람들이 나를 보러 공연장에 오는 거다. 난 그냥 공연장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면 되지 않나. 와, 이게 천국이야? 이만큼 행복한 직업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행복했다. 물론 그 이후에도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나는 그 전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웃음) 그 이후의 힘든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때때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공연을 못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더 배우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처음 오케스트라와 공연했을 때는 밖에 나가 울었다. 이 많은 오케스트라가 내 노래를 받쳐준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러운 거다. 무대에 서면서부터는 늘 너무 행복하다. 연습하는 것도, 스텝 분들이 뭔가 해주시는 것도 정말 행복하다. 모두가 하나의 공연을 위해 함께 막 달려간다는 것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특히 작년 부터 크게 주목을 받았다. 2013년이 특별한 해였을 것 같다. 감사한 해였다. 하지만 작년 한 해만 특별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분들이 로 나를 좋게 봐주셔서 참 감사한데, 그 전에 했던 등도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코믹한 작품을 할 때,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처음으로 주연을 할 때, 모두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라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특별했고 배울 것이 많았다. 도 너무 특별하고. 작년에 더욱 감사했던 것은 많은 분들이 조금씩 나를 알아봐주신다는 것이다. 도 오디션을 한 달 동안 봤는데,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역할이 워낙 좋은 역할이고 어느 배우가 해도 빛이 나는 역인데, 감사하게도 내가 선물을 선물을 받은 것 같다. 공연하면서 성대결절이 심하게 와서 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살이 찌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무사히 공연을 끝내고 까지 올 수 있었다. ‘백스테이지 셀프카메라’를 찍으면서 당시 읽고 있던 책을 잠깐 소개했는데, 책 목록이 예사롭지 않았다. 책을 많이 보는 것 같던데. 예전에는 역사책이나 인문서적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소설 쪽으로 취향이 바뀌었다. 물론 장르를 별로 가리지 않아서 재미있으면 경제,경영학 책이나 요리책도 보고(웃음). 문체나 표현력이 좋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인데, 요즘은 일본 고전 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웃음). 몇 백 명의 인물이 나오는데 그 인물마다 묘사가 어마어마하게 치밀하다. 일본문화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고, 그들이 갖고 있던 세계관도 보고 배울 것이 많다. 대학교 때 퇴계 이황의 사상을 접하면서 그를 많이 좋아했는데, 그의 사상이 일본으로 옮겨가 의 배경인 에도 막부 시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 너무 재미있어서 최근은 한참 그 책에 빠져 있었다. 지금은 대본을 보느라 못 보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실 어떻게 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다 하고 싶거든. ‘팬텀’도 하고 싶고 ‘드라큘라’도 해보고 싶고, 정말 찌질한 역할도 하고 싶고. 어떤 역할이든 다 탐나기 때문에 특별히 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 공연 안에서도 이 역할도 해보고 싶고, 저 역할도 해보고 싶고. 배우라면 다 그럴 것이다. 다만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을 하나 꼽는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인데, 그 영화에서 아버지가 파업을 하다가 아들 때문에 다시 탄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굉장히 무뚝뚝하고 무심해 보이던 아버지가 결국은 아들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일하러 가는 장면인데, 그 모습을 보며 정말 펑펑 울었다. 내가 나중에 더 나이가 들고 가정도 갖게 되었을 때, 그렇게 자식에 대해 절절한 사랑을 품은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 배우로서의 활동 외에 하고 싶은 것은. 배우로서도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긴 하지만, 지금 취미 중 하나가 가끔 휴식시간이 넉넉히 주어지면 이런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을 시놉시스나 대본으로 써보는 것이다. 글재주도 별로 없고 기라성 같은 연출가들에 비하면 상상력도 많이 떨어지지만, 그런 게 너무 재미있고 상상하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단순히 취미생활로 끝날지 아니면 나중에 어떤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나 둘씩 만들고 있다. 나는 내 이름을 걸고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그보다 내 안의 어떤 부분이 탁 튀어나와 다른 분들에게 자극을 주고, 그래서 뭔가 만들어진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어차피 뮤지컬은 공동체 작업이고, 누구 한 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니까. 그래서 더 매력적이기도 하고. 당장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계속 내 안에서 쌓여갔으면 좋겠다. 또 그런 것이 배우로서 역할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공부가 되고. 나중에 조금이나마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면 되게 행복할 것 같다.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하다. 끝까지 써놓은 것도 있나. 있긴 있다. (장르는?) 코믹이다. 드라마적인 다양성은 지금도 많고 앞으로도 많을 테니, 난 그보다 연출하시는 분들에게 상상력을 던져줄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표현할 거야? 싶은 작품 말이다. 예를 들어 우주나 외계인, 투명인간, 요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아동극처럼 표현하는 것 말고. 물론 지금은 단순한 예를 들었지만, 도대체 이런 건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싶은, 창작자에게 자극을 많이 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헤어·메이크업: 두쏠뷰티
2014.03.31 / 조회 17,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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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영웅들의 거침없는 질주, <보니앤클라이드>
대공황시대 미국 중남부 지역을 휩쓸며 강도·살인 행각을 벌인 남녀 2인조 강도의 이야기, 뮤지컬 가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지난 10일 작품의 주요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의 주인공 보니와 클라이드의 삶은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은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참여 아래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브로드웨이와 도쿄·오사카 등을 거쳐 지난 4일 서울에서 개막했다. 엄기준을 비롯해 한지상·박형식·키 등 인기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시연은 어린 시절의 보니와 클라이드가 등장하는 1막 첫 장면부터 펼쳐졌다. 경제대공황으로 중산층이 몰락하고 서민들이 불안에 빠진 당시의 상황이 영상으로도 보여졌다. 어린 보니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헐리우드의 스타가 되는 꿈을 꾸고, 클라이드는 어린 시절부터 대담한 절도 행각을 벌여 소년원에 잡혀갈 위기에 놓인다. 곧 장면이 전환되며 클라이드 역의 한지상과 보니 역의 리사가 등장했다. 보니는 가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말하며 자동차라이트의 조명 아래 매혹적인 춤과 노래를 펼쳐보인다. 아름답고 꿈 많은 여인 보니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장면이다. 에는 보니·클라이드 외에도 클라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형 벅과 벅의 아내 블렌치, 보니를 사랑하는 경찰관 테드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의 이정열과 의 김민종이 벅을, 의 주아가 블렌치를, 의 김법래·박진우·김형균이 테드를 맡았다. 이정열은 이날 한지상과 함께 '운전할 때'를 열창하며 동생의 꿈을 응원하는 듬직한 형의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감옥 장면에서는 클라이드 역의 박형식과 보니 역의 안유진, 테드 역의 김법래가 함께 등장했다. 테드는 보니에게 클라이드를 가까이 하지 말라고 애원하고, 클라이드 역시 보니가 자신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보니의 마음은 오직 클라이드에게 향할 뿐이다. 뒤이은 욕조 장면에서 박형식이 부른 '보니'는 보니를 향한 클라이드의 깊은 사랑을 표현한다. 이 작품에서 특히 돋보인 것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다. 세계 각국 이주민들이 모여든 도시를 배경으로 한 만큼, 재즈·블루스·컨츄리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이 곳곳에 담겼다. 사실상 범죄자인 보니와 클라이드가 전체 공연을 통해 어떻게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지가 궁금증을 모은다. 공연은 10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9.11 / 조회 16,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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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식, Key, 다나, 김민종…라디오스타 출연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 출연 중인 박형식, Key, 다나, 김민종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 작품은 9월 4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인기 스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대세 아이돌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과 ‘샤이니’의 Key는 ‘클라이드’ 역을 맡고 있으며, 다나는 ‘클라이드’의 연인 ‘보니’, 김민종은 ‘클라이드’의 형 ‘벅’ 역으로 출연한다.이들은 8월 2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라디오스타’ 녹화를 마친 상태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팀은 ‘아가 병사’로 사랑받고 있는 박형식의 바쁜 일상을 비롯해 뮤지컬 연습 중 벌어진 김민종의 에피소드, 다나의 뮤지컬에 대한 열정, Key의 두 번째 뮤지컬 도전기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1930년대 실존했던 남녀 2인조 강도단의 실화를 다룬다. 미국의 대공항 시기 사회에 저항하던 ‘보니’와 ‘클라이드’의 러브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받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1967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이번 공연은 ‘클라이드’ 역으로 엄기준, 한지상, 박형식, key가 출연한다. ‘보니’ 역에는 안유진, 리사, 다나가 함께한다. 그 외에도 이정열, 김민종, 주아, 김법래, 김형균, 박진우 등이 무대에 오른다.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9월 4일부터 10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MBC ‘라디오스타’ 녹화분은 9월 18일 방송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엠뮤지컬컴퍼니
2013.08.30 / 조회 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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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청춘의 방황, 국내 초연 앞둔 <보니앤클라이드>
미국 대공황 시대에 악명을 떨친 남녀 2인조 강도의 실화를 담은 가 국내 첫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의 내용과 주요출연진을 소개했다. 2인조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는 1967년 개봉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 는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등의 참여 아래 만들어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성 있는 캐릭터와 음악이 어울려 화제를 낳았다. (왼쪽부터) 한지상, 키, 박형식, 김민종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한지상·키·박형식·김민종·안유진·리사·다나 등이 참석했다. 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김민종은 "다른 방송활동에서 느끼지 못했던 에너지를 공연에서 얻고 있다. 연습하면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늘 새롭고 커서 앞으로도 계속 공연예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종은 에서 주인공 클라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형 벅을 연기한다. 감옥에서 탈출해 대담한 범죄행각을 벌이는 주인공 클라이드는 에 출연 중인 엄기준과 의 한지상, 의 키(Key)와 최근 '아기병사'로 이름을 알린 박형식이 맡았다. 엄기준은 일본 공연일정 때문에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등 쉼 없이 작품활동을 해온 한지상은 에 대해 "요즘 유럽 뮤지컬이 유행인데, 이 작품은 굉장히 미국스러운 작품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박형식은 이번 뮤지컬을 통해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형식은 "저는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계획하는 성격인데, 클라이드는 현재를 즐기는 캐릭터다. 정반대의 인물을 표현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에 이어 또 다시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키는 "샤이니의 멤버로서가 아니라 저 혼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자리가 생겨서 좋다"며 클라이드와의 공통점으로 '자유로운 성격'을 꼽았다. (왼쪽부터) 리사, 안유진, 다나클라이드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보니 역에는 의 리사와 의 안유진, 의 다나가 캐스팅됐다. 이번 작품의 특징에 대해 리사는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가 이제까지 만든 다른 작품들과는 완전 느낌이 다르고 새롭다"고 전했고, 안유진은 "키스씬이 아주 많다. 이렇게 많은 작품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다나는 2010년 을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에 대해 다나는 "연기와 노래를 같이 할 수 있는 장르가 뮤지컬 밖에 없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 시간 동안 듣고 부르는 것이 너무 좋고, 같이 작업하는 뮤지컬 선배님들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는다"며 존경하는 선배로 이정열을 꼽았다. 이정열은 에서 김민종과 함께 클라이드의 형 벅으로 분한다. 는 오는 9월 4일부터 10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8.20 / 조회 1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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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답고 거친 모습 보여드리겠다” <보니앤클라이드> 박형식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국민 남동생'으로 급부상한 박형식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혹자는 그가 유명세를 타고 뮤지컬에도 발을 디딘 것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사실 박형식의 뮤지컬 출연은 를 거쳐 이번이 세 번째다. 박형식이 에서 맡은 역할은 미국 대공황 시대 악명을 떨친 강도 클라이드다. '아기병사'로 불리는 그가 이 거친 반항아로 어떻게 변신할까.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만난 박형식은 공연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히 토로하면서도 '모두 내 몫'이라며 단단한 책임감을 보였다. 수 차례 되뇐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이 빈말로 느껴지지 않았다.세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때도 그렇고 처음에는 어리버리 했다. 그런데 뭐든 첫 번째를 거치고 나면 좀 빨라지는 편이라 이번에는 캐릭터 분석 같은 것을 빨리 한 것 같다.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사랑도 많이 받다 보니 연습할 때 더 좋아진 점도 있다. 예전에는 대본 보면서 연습할 때 나 혼자만 들리게 말하고 노래도 작게 흥얼거렸는데, 이제는 무대에서 하듯이 크게 한다. 스스로도 '와, 내가 이제 자신감이 좀 생겼구나' 하게 되더라. 선배님들도 그런 모습을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잘 봐주셔서 더 힘을 받고 열심히 하고 있다. 가수·배우로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뮤지컬에서만 느끼는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음악방송은 다 생방송인데, 3분이면 끝난다. 연습한 것을 3분만 하면 딱 끝이다. 그런데 뮤지컬은 그 생방송을 2시간 동안 하는 거다. 아무래도 계속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보니 스릴과 짜릿함이 있다. 그리고 그 긴장감을 2시간 동안 쭉 가져가서 맨 마지막에 끝냈을 때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모든 것을 느끼는 것 같다. 그건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이) 굉장히 매력 있는 것 같다.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로 인지도를 얻어 주연배우가 됐다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시선이 독이 되거나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확실하게 얘기 드리고 싶다. 만약 내가 뮤지컬에 관심도 없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데 예능이 잘 돼서 그 인기로 출연한다면 안 했을 것 같다. 도 내가 하고 싶다고 얘기해서 한 것이다. 을 만나면서 뮤지컬의 매력을 굉장히 많이 느껴서 도 하고 이제 까지 온 것이다. 사실 많은 분들이 저를 이번에 알게 되고 등은 잘 모르셔서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그건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대에서 클라이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내가 정말 클라이드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 같다. 를 연습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건너와서 그런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클라이드가 굉장히 적극적이고, 스킨십도 많고 격정적이다(웃음). 그런 걸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연습할 때도 많은 배우 분들이 웃으셨다. 너무 어색하니까. (보니를) 들어서 눕혀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서 (상대 배우가) 땅에 머리를 박기도 했다. 그런 데서 어려움이 있다. 연습으로 채워야지. 클라이드라는 캐릭터를 해석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 캐릭터의 환경과 말투다. 사실 캐릭터의 환경만 알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사람의 말투와 표정, 행동이 전부 다 환경에서 비롯되는 거니까. 이 사람이 어디에서 살았고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만 파악하고 있으면 대사를 할 때나 행동을 할 때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 클라이드는 다리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소작농이다. 어렸을 때부터 다리 위의 좋은 집과 자동차를 보면서 야망을 품었던 거다. 언젠가 그 위에 서겠다는 야망을 품은 인물이다 보니 거칠고, 같은 말도 툭툭 던지면서 한다. 사실 캐릭터 분석은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끝이 없지만, 내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선 안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와 뮤지컬 연습 일정이 많이 겹칠 것 같다.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진짜 사나이' 멤버들과도 얘기하는데, 그곳에 갔다 오면 이런 스케줄이 힘들지가 않다(웃음). 그리고 체력적으로 힘든 건 정신으로 이겨낼 수 있다. 몸은 잠을 자거나 밥을 먹으면 다시 살아난다. 만약 정신적으로 지쳐버리면 못할 거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행복해서 몸은 힘들어도 일이 시작되면 다시 즐거워진다. 뮤지컬의 경우 사실 연습이 가장 중요한데 내가 그만큼 못 나가니까, 이동시간에 계속 영상을 보며 익히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시겠지만(웃음) 무대 위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지. 이건 내 몫이니까. 어떤 영상을 보고 있나. 뮤지컬 런쓰루 영상을 본다. 영화는 봤나. 영화는 아직 못 봤다. 만약 보면 내가 따라 할까 봐 안 보기도 했다. 나는 뭔가를 보면 따라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일단 내 힘으로 해보고 안 되면 선배님들께 도움을 요청 드리려고 했다. 처음부터 '아 저렇게 하시는구나' 하면서 보면 어느 순간 엄기준 선배님의 연기를 내가 따라 하고 있을까봐. 그런 부분에서 고민과 생각이 많다. 와 비교해서 의 음악은 어떻게 다른가. 음악은 거의 가요였기 때문에 '여러분 같이 놀아요!' 이런 느낌이었다. 에서는 지용이라는 인물을 맡았는데, 모자를 쓰고 '여러분~' 하면서 극을 소개하는 어린애의 느낌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갓 성인이 된, 불완전하고 마초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자의 느낌을 풍겨야 한다. 노래도 예전에는 높은 음이 많았다면, 이번엔 중저음으로 많이 부른다. 리사 누나랑 를 같이 했는데, 연습하면서 '너 이런 목소리였어?' 하고 놀라시더라.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 같다. 극중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을 꼽는다면. 욕조에서 보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감옥에서 독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근데 어떤 장면이 특별히 매력적이라기보다, 라는 뮤지컬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집중해서 보게 된다. 다른 분들이 연습하는 것을 볼 때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빠져들게 된다. '진짜 사나이'를 보면 단체생활에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 원래 아무데서나 잘 잔다. 여기서도 잘 수 있다. 오히려 광희 형이 아무데서나 못 자는 성격이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도 잔다.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한다. 숙소에서 남자들이 9명이 산지가 벌써 5~6년이 되다 보니까 이제 혼자 살면 외로울 것 같다. 그런 점이 뮤지컬에서도 도움이 되나. 그렇다. 그리고 뮤지컬 배우 분들께서 굉장히 따뜻하시다. 많이 챙겨주시고, 내가 헤매고 있으면 데리고 가서 세워주시고. 감동을 많이 받는다. 열심히 해야지. 말끝마다 '열심히 해야지'만 나온다(웃음). 요즘 인기가 많다. 실감하나. 이렇게 앉아서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을 하든 를 하든 항상 조용히 내 일만 하고 나왔다(웃음). 똑같이 뮤지컬을 하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되게 달라지긴 했구나 싶다. 언제 인기를 가장 많이 실감하나. 지금 제국의 아이들도 인기가 굉장히 많아져서, 음악방송을 할 때도 팬들이 되게 많이 온다. 멤버들이 다 행복에 겨워서, 예전에는 SNS에 '힘들다' 이런 어두운 멘트를 올렸다면 요즘엔 다들 힘이 넘치고 행복이 넘치는 말을 올린다(웃음). 내 경우도 아기병사라는 캐릭터가 하나의 아이콘이 된 느낌이 있다. 나를 보면 그렇게 먹이고 싶으신가 보다(웃음). 또 남자분들이 응원해주시면 그렇게 힘이 되는 게 없다.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하는데 그만큼 보답을 해야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뮤지컬을 통해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박형식, 하면 아기병사가 떠오르니까 의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클라이드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인물이었다면 안 했을 것 같다. 나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보니 더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요즘은 '스케줄이 이렇게 많은데 이걸 왜 하자고 했지'하기도 하는데(웃음) 하면 할수록 '내가 정말 하고 싶었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클라이드를 통해서 나의 남자답고 거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그리고 관객 분들이 '와, 저런 모습이 있네'라고 느끼신다면 나는 성공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8.20 / 조회 2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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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 강력한 존재감으로 다시 컴백!
고전의 강력한 존재감을 확인시켰던 (재)국립극단의 연극 ‘오이디푸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운 성과를 이루며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최근 공연계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고전극의 편견을 깼다. 또한, 깊이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관객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무대에 올랐다. 11월에 다시 공연되는 작품은 기존의 작품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명동예술극장의 무대에 올라 주목받은 작품이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출가 한태숙의 연출력과 ‘이상직, 박정자, 정동환’ 등 원로 연극인들의 수준 높은 연기로 완성된 작품은 많은 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이번 공연은 그동안 영웅주의적 시각에서 바라온 ‘오이디푸스’의 이미지를 벗는다. 작품은 영웅 ‘오이디푸스’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 ‘오이디푸스’를 부각해 현대적 인물해석과 무대 미학을 선보인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현재 우리가 겪는 자연재해, 질병과 사건?사고, 정치적 모순 등을 담았다. 작품은 그리스 비극에 현대를 비춰 동시적인 문제점을 짚어낸다.이번 공연은 무대와 음악, 오브제, 안무가 조화를 이룬 총체 연극을 만날 수 있다. 무대는 칠판 위에 그려진 대형 회화, 칠판이 박힌 검은 철봉 등 극적인 무대 장치가 마련됐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경사무대를 통해 눈먼 자들의 도시를 표현했다. ‘김창기’는 불안하고 혼란한 도시 테베를 표현하기 위해 어둠과 빛의 조화를 살렸다. 안무는 ‘이경은’이 맡아 춤으로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보여준다. 음악은 ‘원일’이 맡아 오이디푸스가 품은 비탄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룬다.종합예술 연극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줄 연극 ‘오이디푸스’는 11월 8일부터 11월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7 / 조회 1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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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사람인가, 그저 <백년, 바람의 동료들>이지
일본에서 소외 받고 한국에서도 외면 받으며 한국과 일본 사이 어디쯤에 경계인으로 살아온 재일교포들의 이야기, 연극 이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총 리허설을 공개했다. 연극 은 일본에서 태어난 음악가이자 배우인 조박이 쓰고 등의 작품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온 신주쿠 양산박 대표 김수진이 연출한 신작. 오사카 이카이노에 위치한 술집 ‘바람따라 사람따라’의 개업 20주년이자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기도 한 2010년. ‘바람따라 사람따라’에 모인 재일교포들과 이곳의 단골 손님이자 유명 가수 영태의 노래가 이들 삶의 역사와 어우러진다. 공연이 시작됩니다. 흥겨운 노래가 빠질 수 없지요.손님 맞을 준비를 하며 서로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민족과 국적에 대한 논쟁은 커지고 억눌려 있던 경계인으로서의 슬픔과 울분이 폭발한다. 대대손손 3대가 살아 왔지만 타향살이의 근심은 줄어들 기색이 없고, 조국을 갈망하는 허무함은 커져만 간다. 작품을 쓰고 출연하는 조박 역시 한국 성인 ‘조’와 일본식 이름 ‘박’을 사용하는 경계인이다. “그저 바람 따라서 사람 따라서 동료로 어울려 슬픔도 기쁨도 웃어 넘기고 어울려 살면 어떻겠냐”는 해탈의 웃음이 실린다. 이영석, 류창우, 서경화, 이윤재 등 한국의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에 이어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은 7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바람따라 사람따라, 술집도 되었다가 배움의 터전도 되었다가.너무 외향적인 동생 인터뷰 중인 유명가수 영태 "오늘 신곡 '백년절'을 발표합니다"진심은 깊고 조용하지조국을 알고 싶어 온 몸으로 부딪히지만그곳에서도 날 이방인이라 부르네노래 한 자락 싣고 건배- 치열했던 재일교포 100년사, 앞으로의 100년은 어떨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6.08 / 조회 1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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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