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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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안젤로 델 베키오, 리샤르 샤레스트, 존 아이젠 등 캐스팅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가 전체 캐스팅을 공개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1931년 발표한 장편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추한 외모를 지닌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와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 근위 대장 페뷔스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다각도로 그려냈으며, 그 당시 불안정하고 혼란하던 시기의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 제도, 이교도들의 갈등과 인간의 욕망, 삶과 죽음까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노트르담 드 파리'는 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작곡가인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의 ‘시대를 앞서간 낭만적인 음악’과 극작가 뤽 플라몽동(Luc Plamondon)의 시적인 아름다운 가사말, 시선을 압도하는 30 톤의 거대한 무대 세트, 100kg이 넘는 대형 종에 매달리는 퍼포먼스와 고난이도의 아크로바틱 댄스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뤄지는 성스루(Sung-through) 공연으로 작품의 주제를 노래와 춤에 나누어 담아 스토리와 캐릭터에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력과 경험을 갖춘 월드클래스의 베테랑 배우들을 엄선하여 높은 수준의 무대를 선보여왔다.
지난해 조기 종연된 아쉬움을 달래고 더욱 완벽한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돌아온 단 3주간의 무대는 지난해 참여했던 파워풀한 에너지의 베테랑 배우들을 비롯해 새롭게 합류할 뉴캐스트까지 월드클래스의 배우들로 최정상의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은 리카르도 코치안테와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엄선되었으며,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크리에이티브의 지도하에 트레이닝을 받은 실력파 배우들로 기존 캐스트와의 완벽한 호흡을 기대하게 한다.
추악한 외모에 꼽추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순수하고 맑은 영혼으로 에스메랄다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콰지모도’ 역에는 지난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절절한 슬픔을 표현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젤로 델 베키오(Angelo Del Vecchio)가 출연하며 프랑스에서 기타리스트, 가수뿐만 아니라 뮤지컬 배우로 다재다능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막시밀리엉 필립 (Maximilien Philippe)이 새롭게 합류한다.
아름답고 치명적인 매력으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은 엘하이다 다니(Elhaida Dani)와 함께 새로운 캐스트로 캐나다 출신의 젬므 보노 (Jaime Bono)가 출연하며,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s)’로 공연의 막을 올리는 파리 거리의 음유 시인이자 극중 해설자인 ‘그랭구와르’ 역에는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만 1,150회 이상 선 베테랑 배우이자 2005년 서울 공연부터 ‘그랭구와르’ 역으로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와 존 아이젠(John Eyzen)이 출연한다.
이어서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권위적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로 춤추는 에스메랄다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프롤로’ 역은 프랑스 '노트르담 드 파리' 초연 배우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롤로’ 역의 다니엘 라부아(Daniel Lavoie)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합류하여 ‘캐릭터’의 산 역사를 입증할 예정이며, 새로운 캐스트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서 활약한 베테랑 배우인 솔랄(Solal)이 합류한다.
집시들의 왕이자 에스메랄다의 보호자인 ‘클로팽’ 역은 제이(Jay)와 이삭 엔지(Isaac Enzi), 파리의 근위 대장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페뷔스’ 역은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Gianmarco Schiaretti)와 존 아이젠(John Eyzen)이 출연하며, 페뷔스의 약혼녀인 ‘플뢰르 드 리스’ 역에는 엠마 르핀(Emma Lepine)과 젬므 보노(Jaime Bono)가 새롭게 합류하여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은 11월 17일(수)부터 12월 5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10.20 / 조회 9,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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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로잡는 감각적 무대, 6년 만의 <로미오 앤 줄리엣> 내한공연
지난 2007년, 2009년 두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무대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 6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12일 개막한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제작진은 15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2001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은 셰익스피어의 수려한 문체에 독창적인 캐릭터 해석을 더해 만든 뮤지컬로, 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힐 만큼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에도 소개됐으며, 국내에서는 2007년과 2009년 내한공연을 열었다. 당시 매우 뜨거웠던 한국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오리지널팀은 올해 3년 만에 재개하는 아시아 투어의 첫 공연 장소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번 내한공연을 기획한 김용관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번 내한공연(2009)의 기획자는 내가 아니었다. 측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차에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고, 6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겠다는 생각에 공연을 추진했다.”고 이번 공연의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히 공연은 발전한다. 달라진 점이 많지는 않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바꾸고 보완했다.” 프로듀서인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qurvic)은 2009년 내한공연과의 차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은 이 작품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가 작사/작곡한 의 음악은 2001년 프랑스 초연 당시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으며, 그해 플래티넘 유럽 어워드, 골든 디스크 등 각종 음반상을 수상하며 무대를 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티볼트의 솔로곡 '티볼트(Tybalt)’를 비롯해 머큐쇼의 광기를 표현하는 '맵 여왕(La Reine Mab)’,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부르는 듀엣곡 '기도하네(On Prie)’ 등이 새롭게 추가됐고, 로미오와 벤볼리오, 머큐쇼의 우정을 보여주는 '영원히(A la Vie, A la Mort)’ 등 일부 노래의 순서도 바뀌었다. 은 음악뿐 아니라 아크로바틱, 발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인상적인 안무로도 눈길을 끈다. 안무가 칼 포르탈(Carl Portal)은 “몬태규 가문 사람들의이 안무는 직선적이고 역동적인 반면, 캐퓰릿 가문의 안무는 곡선 위주의 정적인 동작이 많다.”며 안무에도 관심을 갖고 봐달라고 청했다. 이날 배우들은 몬태규 집안과 캐퓰렛 집안의 뿌리깊은 갈등을 말해주는 ‘베로나(Verona)’를 시작으로 네 개의 곡과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9년 내한공연에서 로미오의 친구 벤볼리오를 연기했던 씨릴 니콜라이(Cyril Niccolai)가 로미오를 맡았다. 로미오 역할을 제안받고 3초 만에 바로 수락했다는 씨릴 니콜라이는 “벤볼리오와 로미오를 연기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조이 에스뗄과 같이 호흡을 맞추다 보니 더 편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이 에스뗄(Joy Esther)은 2006년부터 10년째 줄리엣을 연기해온 배우로, 순수한 사랑을 품은 줄리엣을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조이 에스뗄은 “10년째 줄리엣을 해왔지만, 계속해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약 3개월씩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매번 다른 방법으로 줄리엣에게 접근하려 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15살로 돌아가는 느낌이라 너무 좋다.”며 캐릭터에 대한 진한 애정을 표했다. 이외에도 2009년 에 출연한 데 이어 지난해 내한공연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맡았던 존 아이젠(John Eyezen), 로미오의 또 다른 친구 역을 맡은 스테판 네빌(Stephane Neville) 등 탄탄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은 10월 1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9.16 / 조회 7,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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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앤 줄리엣>과 사랑에 빠지다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깊은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하지만 이들 집안은 오랜 원수사이라 자신들의 사랑이 쉽게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은 품을 수 없고, 연이은 비극적인 사건들은 두 남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서로를 원하는 순수한 마음 하나만 가지고 저돌적으로 나아가는 이들 모습은 각박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쉽게 닿지 못하는 용기와 아름다움의 경지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름답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로 여전히 살아 숨쉬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출발해 오페라, 발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 장르 속에서 피어나고 또 붉은 장밋빛 또는 핏빛으로 물드는 이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1. 셰익스피어의 희곡(1597)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탈리아의 민간 설화로 추측되고 있다. 귀족 루이지 다 포르토가 기록한 베로나의 민간 설화가 유럽 각지로 퍼져나갔고, 이후 많은 작가들이 이 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에 살고 있던 셰익스피어가 유난히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많이 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이탈리아의 소설가 마테오 반델로의 작품 및 아서 브루크의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화'(1562) 등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보여진다. 베로나의 몬테규가와 캐플렛가는 오랜 시간 원수로 지낸 사이로, 캐플렛가 무도회에 친구들과 함께 간 몬테규가의 로미오는 캐플렛가의 딸 줄리엣에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하지만 원수 지간인 집안으로 인해 로렌스 신부의 도움을 통해 비밀 결혼식을 올리지만, 결국 양가 친족 간에 유혈 사태가 일어나고, 로미오는 추방 명령을 받는다. 애틋한 하룻밤을 보낸 후 헤어지게 된 이들을 안타까이 여긴 로렌스 신부는 줄리엣에게 비약을 주고 가사 상태로 납골당에 안치된 후 로미오가 찾아오면 깨어나 도망가라고 이르지만, 진짜 줄리엣이 죽은 줄로 아는 로미오는 그녀의 곁에서 자살하고, 이후 깨어난 줄리엣 역시 단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2. 베를리오즈의 교향곡 (1839) 표제음악(시, 이야기, 풍경 등을 음악적으로 해석)의 창안자로도 알려진 베를리오즈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서정적인 음악으로 탄생시켰다. 총 4부로 이뤄진 교향곡은 '1부 서곡 투쟁: 소동, 영주의 중재, 2부 로미오의 우울함: 음악회와 무도회, 3부 사랑의 장면: 고요한 밤 저택의 정원, 4부 사랑의 요정 여왕 마버' 등으로 전개된다. 이후 구노의 오페라(1867),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1938) 등 많은 작품의 영감이 된다. 3. 뮤지컬 (1957)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다.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쓰고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을,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를 맡았다. 뉴욕 빈민가에 거주하는 아일랜드계 카톨릭 가정과 유대인 가정 사이의 갈등을 골조로, 지역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과 갈등을 반복하는 폴란드계 이주민 중 한 명인 토니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의 딸 마리아가 사랑에 빠지나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 모습을 그린다. 4. '원조 베이글녀 올리비아 핫세', 프랑코 제페렐리 감독 영화(1968) 올리비아 핫세가 줄리엣으로 출연한 이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레너드 위팅이 로미오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원조 베이글녀'라 할 수 있는 청순한 외모를 뽑내는 올리비아 핫세 열풍을 전 세계에 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줄리엣 역을 맡았을 당시 그녀의 나이는 극중 나이와 같은 16살이었고,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5. '레오의 리즈 시절', 바즈 루어만 감독 영화(1996)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은 당연 영화 에 출연했을 때다. 그가 석양을 등지고 그림처럼 등장하는 첫 장면과 동시에 극장 안은 뭇 여성들의 황홀한 감탄으로 채워졌던 것을 여전히 기억하는 이, 많을 것이다. 특히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줄리엣(클레어 데인즈)의 눈을 놓치지 않는 모습 등 현대적이고도 감각적인 영상미가 더욱 압권으로 전 세계 청춘들이 새롭게 변신한 고전에 열광했다. 2014년에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하기도 했다. 6. 뮤지컬 (2001) , 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작곡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이 작사, 작곡해 2001년 1월 프랑스에서 초연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초연 공연 DVD와 음반들이 1억장 이상 판매되는 등 그해 유럽 음반 어워드(플래티넘 유럽 어워드, 골든 디스크, 백금 디스크, 다이아몬드 디스크 등)를 석권하기도 했다. 감미로운 샹송에서 강렬한 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매력이 어우러져 있으며 국내 팬들에게도 '사랑한다는 것'(Amier), '세상의 왕들'(Rois du monde) 등의 넘버가 과거 공연에서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또한 붉은 색과 푸른 색, 두 가지로 양쪽 집안의 분위기를 화려하게 극대화시킨 강렬한 의상과 무대, 현대무용, 힙합, 브레이크댄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의 역동적이고도 시적인 안무 등이 뮤지컬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과 2009년 내한 공연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으며 6년 만인 올해 다시 한국을 찾은 이들이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블루스퀘어 무대를 뜨겁게 채울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탈리아 베로나가 아닌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왔다. 뮤지컬 으로 2009년 내한 당시 벤볼리오 역을 맡아 국내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샀던 씨릴 니꼴라이가 이번에는 로미오 역으로 새롭게 찾아왔고, 2007년부터 ‘줄리엣’의 이름으로 살아온 조이 예스뗄이 변함없는 아름다움으로 순수하고도 비극적인 사랑의 길을 다시 걸어갈 참이다. 오랜 비행 후 귀국 하자마자 마주한 이들과 만나 나눈 첫 이야기. 잊을 수 없는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과 더욱 새로워진 에 대한 이야기에 여독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Q. 으로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이 이번 아시아 투어의 시작이라고. 조이 예스뗄(이하 조이): 정말 6년 만인데 너무나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의 투어는 언제나 한국에서 시작한다. 씨릴 니꼴라이(이하 씨릴): 뉴욕, 런던, 서울이 세계 3대 뮤지컬 도시다. 외국 뮤지컬들이 한국에 정말 많이 소개되는 것 같다. 서울에 정기적으로 공연 때문에 왔고 올 5월에도 원래 오기로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취소되었다. Q. 은 뮤지컬 뿐 아니라 영화,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로도 등장할 만큼 굉장히 오랜 시간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다. 그 이유가 뭘까? 조이 : 남녀가 사랑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이 작품은 여전히 최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누구나 절대적인 사랑을 꿈꾼다고 생각한다. 씨릴 : 또 전 세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슈들을 다루고 있어서 ‘사람’과 ‘사랑’에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Q. 이들의 사랑은 ‘첫눈에 반하는’, 그리고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기도 하다. 조이 : 첫눈에 누군가에게 반한다는 걸 난 믿는다. 작품 속 로미오와 줄리엣은 10대 중, 후반으로 어찌보면 아이들의 사랑인데, 이는 곧 순수한 사랑을 뜻하는 거다. 역할을 소화할 때도 내가 겪었던 그 순수함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한다. 씨릴 : 공연을 할 때마다 매일 조이와 사랑에 빠진다. 내 안의 순수함을 역할을 통해 찾아내고 그로 인해 조이와 새롭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굉장히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어른이 되면 생각도 많아지고 두려움이 커지는데 로미오와 줄리엣, 두 인물은 두려움도 없고 순수함 그 자체로 만난다는 점이 굉장히 존경스러울 정도다. Q. 씨릴은 과거 벤볼리오 역을 소화했는데 이번엔 로미오 역을 맡았다.씨릴 : 10년간 벤볼리오 역을 했다. 어느 날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작곡가)이 전화를 해서 “다음 한국 공연 로미오는 너야.”라고 했다. (웃음) 새로운 역을 맡는다는 건 배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로미오와 벤볼리오 두 역 다 만족하고 있다. Q. 조이는 오랜 시간 ‘줄리엣’ 역을 맡고 있다. 누구보다 캐릭터에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조이 : 전혀 그렇지 않다. 줄리엣은 매우 특별한 역이고 할 때마다 행복하다. 거의 10년 동안 줄리엣을 했는데 3개월 공연하고 1년 쉬고, 이런 식이라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또 이번에 씨릴이 로미오를 하게 됐다고 했을 때 기뻤는데, 다른 로미오와 연기하면 분명 나의 연기도 다를 것이고 상대 덕분에 나 역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무살 때부터 줄리엣 역을 했는데 줄리엣과 같이 자란 셈이다. Q. 새롭게 연인 역으로 맞추는 둘의 호흡은 어떠한가? 조이 : 2006년부터 한 10년 간 알고 지냈다. 씨릴은 LA에 살고 난 파리에 사는데 스카이프도 하고 항상 연락하고 지내는 좋은 친구이자 조력자다. 너무 친하고 잘 통해서 공연할 때 전혀 문제가 없다. 계속 공연을 같이 다니는데 파트너와 잘 통하지 않는다면 그게 분명히 무대에서 보일 것이다. Q. 이번 공연에서는 새롭게 추가되는 넘버가 있다고 들었다. 씨릴 : 티볼트는 싸움꾼으로 유명한데 그런 기질을 좀 더 나타내는 솔로곡(Tybalt)이 있고, 머큐쇼의 광기를 좀 더 설명해 주는 노래(La reine Mab),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헤어지고 나서 각자 다른 공간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듀엣곡(On Prie)이 추가됐다. 이 곡이 내게는 굉장히 중요한 노래이기도 하고 제일 마음에 든다. Q.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넘버나 장면을 꼽아본다면? 조이 : 줄리엣이 죽는 장면이 굉장히 어렵고 집중도 많이 해서 잊을 수 없다. 씨릴 : 공연 초반에 티볼트와 무리들이 싸우고 결국 티볼트가 칼에 찔려 죽는 장면이 25분간 이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 안에 슬픔, 잔인함 등 많은 감정의 기복이 있고 그걸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주고 받으며 이어갈 수 있어서 굉장히 인상적이다. 조이 & 씨릴 : 무도회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첫눈에 반하는 것도 잊을 수 없다. ‘그녀 없이’(Sans Elle)는 로미오를 위한 넘버이나 마지막에 줄리엣이 노래하기도 한다. 정말 좋다. Q.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이 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 씨릴 :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굉장히 잔인하다. 싸우고 누굴 죽이고 또 죽고, 사랑에 대해서 굉장히 극단적인 방법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있다. 그리고 은 사랑 뿐 아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우리 작품의 부제가 ‘사랑에서 증오까지’이다. 조이 : 인간에 대한 여러 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단점이나 복수, 사람의 어두운 면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런 여러가지 감정이 들어있는 복합적인 작품이다. Q. 커튼콜 때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나가 배우들과 함께 노래하고 사진도 찍는 흥겨운 모습이 지난 공연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조이 : 공연의 분위기는 내내 어둡고 또 그런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의 슬픔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공연 중에 관객들의 울음 소리가 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에 흥겹게, 관객들이 좋아하는 넘버를 함께 부르며 끝나는 것은 우리도 좋다. 씨릴 : 사람들이 공연 중에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관객들이 그렇게 슬픔에 차서 돌아가는 걸 가만 둘 수 없다. (웃음) Q. 한국에 두 사람의 팬들이 정말 많다. 오랜만에 만나는 팬들과 또 이번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조이 & 씨릴 : 웃음과 감동, 전율을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공연이 될 것을 보장한다. 관객들은 앉아만 있으면 된다. (웃음) 또 그간 너무나 한국 팬들이 보고 싶어서 지금도 무척 설렌다. 한국 팬들은 먹을 것을 선물로 많이 줘서 좋다. (웃음) 새로운 장면, 새로운 넘버, 그리고 새로운 배우들도 있으니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15.09.14 / 조회 1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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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것이 없다는 것, 이것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힘
뮤지컬 는 한국 뮤지컬계와 관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10년 전 이 작품을 통해 한국에는 프랑스 뮤지컬 열풍이 일어났고 이후 한국어 라이선스 무대가 만들어져 오랜 시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등 다수의 프랑스 뮤지컬들이 한국에 소개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특징을 지닌 것이 프랑스 뮤지컬이다'라는 정의를 내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역시 다. 대사 없이 쏭-쓰루로 이어지는 전개, 상징이 가득한 시적인 노랫말, 그리고 춤과 노래가 분리되어 이뤄지는 장면들 등 기존에 해외 뮤지컬로 가장 익숙하게 접해왔던 영미 무대와는 남다른 특징도 한국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내한 중인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역시 과거 한국 공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라이브'라는 특징을 가진 터라 매회, 매년 공연마다 변화와 진보를 꿈꾸는 것이 공연인데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은 시공간의 변화에 가치가 퇴색되지 않는다는 것을, 불필요한 수정보다 애초의 모습을 지켜나가는 것이 최선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곱추'를 원작으로 한 만큼, 소설이 가진 서사성이 어떻게 무대 언어로 바뀌는가가 무엇보다 '노블컬' 성공의 중요한 부분일 터이다. 극중 해설자로 등장하는 그랭구아르는 극을 관망하는 화자이자 음유시인으로 가 한 편의 서정적인 뮤지컬로 탄생하는데 아주 중요하고도 영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하는 관객은 지시적이지 않은 전개에 당황할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그랭구아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이 작품이 어떤 특징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그가 무대 중앙에 나서서 부르는 '대성당들의 시대'가 극의 시작이니, 첫 장면부터 우리는 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뮤지컬 OST가 프랑스 내 음악 차트에서 네 달이 넘는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작품의 넘버들은 그 자체로 보석이다. 콰지모도, 근위대장 페뷔스, 프롤로 주교 등 세 남자가 에스메랄다를 향한 연정을 저마다의 입장에서 노래하는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들에 맞게 장르와 선율을 타고 있는 솔로곡들도 주옥 같다. 오케스트라가 아닌 MR로 음악이 울려펴지는데, 소리의 크기나 질이 섬세하지 않게 출력되는 건 이번 공연의 옥의 티겠다. 앞서 장면 전개에 있어 노래와 안무가 분리된다고 이야기했는데, 배우들의 절절한 열창이 펼쳐질 때 그 무대 곳곳을 채우는 상징적인 안무들은 노래와 함께 장면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효과적이며 미학적으로 펼쳐내는 1등 공신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기본 안무를 비롯해 아크로바틱, 비보잉, 플라잉 등 인간의 몸이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움직임을 통해 스팩타클이 극대화된 무대를 펼쳐내고 있다. 대성당을 재현한 벽과 돌탑 등은 거대하고 육중하게 작품에 무게감을 부여하고, 그 외의 무대장치가 형용할 수 없는 작품의 화려함이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다. 이번 투어 공연을 함께하는 아크로바틱 배우들 중 한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9년 동안 프랑스에서도 중단되었던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이 새롭게 올해 세계 투어 공연을 시작했다. 그 출발지가 한국이라는 점은 측에도 한국은 특별한 곳이란 뜻이 될 터다. 대표 콰지모도라 불리는 맷 로랑을 비롯, 한국 공연에서 처음 그랭구와르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던 리샤르 샤레스트, 과거 내한 공연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프롤로 역의 로베르 마리엥 등 의 깊은 인상을 남긴 주요 배우들이 이번 무대를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02.05 / 조회 10,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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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프랑스 뮤지컬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 개막
지난 12월 경주를 시작으로 대구와 대전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지난 15일 서울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는 “이렇게 많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위해 서울에 모여 작업하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리허설이나 셋업에 필요 없는 크리에이터 외에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곳에 와 있다. 이것은 이들이 얼마나 이 공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작품의 완성도에 완성을 기하는지,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엿볼 수 있는 일례이다.”라고 설명했다.덧붙여 그는 “특히 이번 공연의 무용팀에는 한국 댄서들이 8명이 참여하고 있어 더욱 뜻깊다.”며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로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극작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의기투합하여 완성한 작품으로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했다. 곡 위에 대사가 얹혀진 대표적인 송쓰루 뮤지컬로, 배우들과 댄서들이 구분되며 웅장한 무대가 특징으로 대표적인 프랑스 뮤지컬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지난 15일,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개막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언론을 대상으로 주요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하는 프레스콜을 열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모든 조명기구의 전구를 교체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는 있는 오리지널 제작진을 대표하여 작곡가 리카르토 코치안테가 무대에 나와 인사를 건넸다. 그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를 사랑해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우리는 이 작품에서 비극적인 부분을 끝까지 가져가려고 노력했고, 서정적인 부분을 강조했다.”고 설명하며 주의 깊게 공연을 봐줄 것을 당부했다.13년 동안 콰지모도 역으로 900번 이상 무대에 서온 맷 로랑을 비롯해 그랭구와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 등 전체 배우들이 참여하여 14곡과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의 오프닝 넘버로 이 작품의 상징을 담고 있는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콰지모도·프롤로·페뷔스의 간절한 마음으로 담은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넘버 ‘아름답다(Belle)’를 비롯 이번 투어에 콰지모도 역으로 합류한 신예 안젤로 델 베키오가 선보인 ‘성당의 종들(Les Cloches)’은 세 명의 댄서들이 100Kg에 육박하는 세 개의 종 위에 올라 멋진 안무를 선보여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무대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래츠는 무대세트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와 특징에 대해 “원작자인 빅토르 위고가 소설의 제목을 성당 이름으로 지었듯이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성당이 가장 중요하다. 성당 주변으로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설명하며, “이 작품의 첫 곡으로 인간들이 돌로 성당을 만든다는 내용의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에서 무대세트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것이 무대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됐다. 또한 단순하면서 개방적이고 큰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큰 공간이어야 많은 동작과 안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오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후 울산, 광주, 부산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1.19 / 조회 1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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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드담 드 파리>의 알파와 오메가, 맷 로랑 & 리샤르 샤레스트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내한한 맷 로랑과 리샤르 샤레스트는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다. 두 사람은 프랑스 초연 이듬해인 1999년부터 이 작품과 인연을 맺고 13년간 수백 번의 무대에 올랐다. 게다가 한 사람은 이야기의 화자로서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s)’를 부르며 공연의 서막을 열고, 또 한 사람은 콰지모도의 처절한 아픔을 표현하는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로 공연의 끝을 맺으니, 그야말로 이 작품의 처음과 마지막인 셈이다. 두 사람은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이들은 2005년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던 첫 내한공연의 중심에 있었고, 원래 페뷔스로 활약했던 리샤르 샤레스트는 이때 처음으로 음유시인 그랭구아르 역을 맡아 잊을 수 없는 무대를 펼쳤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온 이들은 이제 “한국에 집이라도 사야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리고 그 익숙함과는 별개로, “더 새롭고 나은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며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Q 한국 방문이 벌써 여러 차례다. 한국에 올 때마다 들르는 단골집이나 찾는 음식이 있나. 맷 로랑(이하 맷): 이태원에 있는 모든 레스토랑이 다 좋다. 특히 거기 브라질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자주 간다. 또 불고기나 갈비 같은 한국 음식도 좋아해서 많이 먹는다. 리샤르 샤레스트(이하 리샤르):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 음식도 많이 먹고, 이태원에 브라질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맛있는 곳이 있어서 그곳도 자주 간다. 맷: 서울에는 멋진 기타샵도 많다. 리샤르: 맞다. 크고 오래된 악기상가가 많더라. 한국에 올 때마다 거기 가서 기타나 우크렐레 같은 악기를 사곤 한다. Q 이제까지 한국에서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맷: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리샤르와 함께 유명한 TV쇼(MBC )에 출연했을 때다. 그 프로그램에서 한국노래를 불렀는데, 관객들이 작은 조명을 들고 흔들어줬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서 다음날 카페에 갔는데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소리지르면서 반겨줬다. Q 그 때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렀더라. 노래는 어떻게 골랐나. 리샤르: TV에 출연하려고 이동하던 중에 차 안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이 노래가 좋겠다 싶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했다. 가끔 그렇게 소리만 외워서 노래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어떤 소리들은 꼭 프랑스 단어와 발음이 비슷한데 뜻은 완전히 다르거든. 앞으로 한국에 있는 동안에 또 TV에 나가서 부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정말 좋은 노래였다. 맷: 한국어를 모르니까 소리에 집중해서 외웠다. ‘어첨 우린 복자판 인연에 서로 엉켜 있는 사라민가 봐~.’(웃음) 원곡을 그대로 부른 게 아니라 둘이서 화음을 만들어서 불렀다. 우리만의 버전이 있으니까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샤르: 2005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도 기억난다. 그때 30회 정도 공연을 했는데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나오니까 사람들이 다 기다리고 있다가 배웅해주더라. 슈퍼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맷: 그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관객들이 또 버스를 둘러싸고 인사를 해줬다. 그때 만난 한국의 한 팬도 기억에 남는다. 영어를 못하는 분이었는데, 영어를 잘 하는 친구를 데려와서 ‘공연이 너무 좋아서 울었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주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구나, 싶었다. 리샤르: 2005년은 내가 그랭구아르로 처음 무대에 선 해이기도 하다. 그 전까지 페뷔스 역을 하다 한국공연에서 처음 그랭구아르를 연기했기 때문에, 당시의 기억이 정말 생생하다. 처음 한국공연에 온 것이 거의 10년 전이니까, 팬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느낌도 있고 좋다. 한국 관객들은 공연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 늘 놀랍다. 요즘은 SNS로도 한국 팬들과 많이 소통하고 있다. 맷: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는데, 한국 팬들이 글을 굉장히 많이 남긴다. 싱가폴이나 대만, 일본 관객들이 한국에 와서 공연을 보기도 하고, 서로 만나서 친해지기도 한다. 이제는 한국에 하도 많이 와서 여기 친구도 많고, 조만간 한국에 집이라도 사야 할 것 같다(웃음). Q 맷은 콰지모도로 900번 이상 무대에 올랐다. 처음 연기했던 콰지모도와 지금의 콰지모도가 여러 면에서 달라졌을 것 같은데. 맷: 당연히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웃음). 100회 정도까지는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살피며 캐릭터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특히 콰지모도에게는 그만의 디테일한 표정이나 손가락의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콰지모도를 표현하는 법을 익혀야 했다. 공연을 할 때마다 더 잘 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다. 아마 이번 투어 때도 새롭게 발견하고 나아지는 점이 있을 것이다. 리샤르: 맷이 말했던 것처럼 어떤 캐릭터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 어떤 배역을 맡으면 먼저 원작 소설을 읽고 그 캐릭터를 머릿속으로 상상해본다. 그 다음엔 목소리를 내어 그 캐릭터의 대사를 말해보고, 그 다음엔 신체적인 표현을 연습하는 거다. 그러면서 세세한 표현들을 하나하나 입혀가야 하고, 그 다음에는 매일매일의 공연에서 일정한 톤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 맷: 가장 어려운 것 중 한 가지는 그 모든 요소들을 캐릭터에 넣어 표현하는 동시에 연출가가 원하는 방향에 맞추는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연출가는 좀 더 큰 비젼을 갖고 다른 방향을 제시할 때도 있다. 그러면 연기하기에 좀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결국은 관객들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좋은 연기가 있는 것 같다. 리샤르: 그리고 새로운 배우들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다시 호흡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에스메랄다 역에 스테파니 베다라는 캐나다 출신의 배우가 새로 합류했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호흡을 맞춰가는 작업도 굉장히 흥미롭다. Q 콰지모도를 연기할 때 소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몰입한다고. 맷: 맞다. 콰지모도의 노래를 부를 때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서 감정이입을 하곤 한다. 어렸을 때 나는 그렇게 인기 있는 소년은 아니었다. 아웃사이더기도 했고. 그래서 특히 ‘불공평한 이 세상(Dieu que le monde est injuiste)’을 부를 때 열 세 살 무렵 큰 상처를 받은 일을 떠올리면 연기하는데 도움이 된다. Q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것이 당시의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도움이 됐나. 맷: 그런 것 같지는 않다(웃음). 그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 때 나는 무척 예민했고, 어떤 일로 큰 상처를 받아서 일주일 내내 울었다. 그 일로 트라우마가 남아서, 공연하며 약간의 치유는 받을 수 있어도 그 기억이 다 사라지지는 않더라. 어쨌든 상처는 남는 거니까. 지금은 연기를 하기 위해 그 기억을 활용하고, 그 기억과 함께 존재하는 거다. 어쩌면 그게 바로 치유일지도 모르겠다. Q 콰지모도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받는 인물인데, 그가 에스메랄다를 그렇게 지순하게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맷: 콰지모도는 자라나면서 단 한번도 노트르담 성당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으니, 본능적으로 강렬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누구나 맨 처음 사랑에 빠지면 저항할 수 없이 그 감정에 마구 빠져들지 않나. 내가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나의 열 세 살 무렵을 떠올리는 것도 그래서다. 나도 그런 사랑을 해봤으니까. 콰지모도는 자신이 에스메랄다와 같이 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사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리샤르: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는 둘 다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것 같다. Q 리샤르는 페뷔스 역을 하다가 2005년 내한공연에서 처음 그랭구아르로 연기했을 때 소감이 어땠나. 리샤르: 처음 그랭구아르를 연기한 순간은 정말 특별했다. 나는 이미 페뷔스로 400번 이상 무대에 섰으니까 그 때의 나는 굉장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배우인 동시에 신인배우였던 셈이다. 수년간 무대 위에서 다른 배우들이 그랭구아르를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거야’ 혹은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랭구아르를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새로우면서도 편안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아름답다(Belle)’인데, 그 노래를 직접 부르지 않고 다른 배우들이 부르는 것을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작품에서 그랭구아르는 한 발은 무대 위에, 또 다른 발은 객석에 올려놓고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객들에게 안내하는 인물이다. 그 점이 무척 흥미롭고, 첫 장면을 이끄는 인물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크다. 맷: 리샤르가 첫 장면을 책임진다면, 나는 맨 마지막 장면을 책임져야 한다. 리샤르와 내가 각각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게 참 재미있다. 우리는 를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배우나 가수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오랫동안 깊은 우정을 쌓아온 친구다. 리샤르가 결혼할 때 내가 들러리를 섰을 정도다. 공연을 할 때마다 그가 시작을 잘 이끌어줘서 고맙고, 다른 배우들 역시 너무 잘 해주고 있다. Q 그랭구아르는 단지 전달자일 뿐, 에스메랄다나 콰지모도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인가. 리샤르: 그랭구아르는 그저 극중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콰지모도나 에스메랄다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 권리는 없다. 내가 처음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는 그랭구아르가 무척 재미있는 캐릭터로 다가왔는데, 뮤지컬을 봤을 때는 그렇지 않더라. 그래서 그랭구아르를 맡게 됐을 때 그 역할에 좀 더 위트와 재미를 가미하고 싶었다. Q 예전 공연에서는 짧은 머리로 그랭구아르를 연기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헤어스타일을 보여줄 예정인가. 리샤르: 이번엔 긴 헤어스타일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가발을 가져왔다. 그랭구아르는 지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인물이기 때문에 연출가가 그렇게 결정했다. 긴 머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아직 조금 어색하다(웃음). 가발을 쓰고 몸을 움직이는 것에 적응을 해야 한다. Q 는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았다.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샤르: 많은 것들이 있다. 일단 이 공연에서 배우는 노래와 연기만 하고, 댄서들은 춤만 춘다. 그만큼 노래와 춤의 난이도가 높고, 음악도 워낙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을 만큼 좋다. 무대가 높고 넓게 트여 있어서 그것들을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가 있고. 또 아시아 사람들이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것들이 다 들어있지 않나. 맷: 프랑스어가 갖고 있는 로맨틱한 감성도 아름답고, 이야기 자체가 매우 감동적이다. 음악은 물론이고. Q 이번엔 영어가 아닌 불어로 노래를 한다. 노래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나. 맷: 영어로 공연을 하다가 불어로 하는 것은 공연 자체를 새로 배우는 것과 같다. 영어와 불어가 어순이나 단어가 다 다르다 보니 뜻은 같더라도 아예 새로운 소리를 내야 하니까. 리샤르: 뉴욕이나 런던에서와는 다르게 파리에서만 느껴지는 어떤 정서나 매력이 있지 않나.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불어로 불렀을 때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창작자들이 이 노래를 만들었을 때 불어로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가사를 썼기 때문에, 불어로 불렀을 때 그들이 처음 표현하고자 했던 열정과 감동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영어와 불어를 둘 다 쓰는데, 영어로 부를 때는 아무래도 그 느낌을 전부 다 표현하기 힘들다. 영어를 쓸 때는 내가 원작에 담긴 감동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 몰라서 좀 긴장하기도 하고. 또 이야기 자체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지명 같은 것을 원어로 말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색하지 않고 편하다. Q 이번 공연 안무팀에는 한국 배우들도 있다고. 맷: 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공연 안에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타이거(이재범) 등 한국 댄서들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무척 기뻤다.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 보니 서로 다른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 리샤르: 그들이 전하는 색다른 에너지 때문에 공연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다. Q 둘 다 오랫동안 와 인연을 맺어왔다. 이 작품이 두 사람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 맷: 누군가를 볼 때 그의 내면을 보지 않고 외면에서 나오는 아름다움만 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리샤르: 콰지모도 외에도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에게는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요소가 있다. 예를 들어 페뷔스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선뜻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갈등하는 인물이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지 않나. 이 작품의 모든 인물이 우리가 공감할 만한 요소와 깊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그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Q 맷은 비행기 조종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리샤르는 작가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맷: 파일럿 면허를 따기 위해 레슨을 받기 시작했는데, 레슨을 마칠 때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 같다. 책도 여전히 쓰고 있는 중이다. 뮤지션으로서의 내 경험과 내가 이제까지 만나온 뮤지션들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인데, 열 세 살 때부터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리샤르: 나는 프랑스 연극을 몇 편 썼고, 뮤지컬도 썼다. 앞으로도 창작활동을 계속 하고 싶고, 나중에 한국에서도 내가 쓴 작품이 공연되면 좋겠다. 지금 쓰는 건 제목이 인데, 랭보의 삶과 사랑, 비극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2.15 / 조회 1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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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은 사랑이 많은 사람들” <노트르담 드 파리> 원작자 리카르도 코치안테 & 질 마으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작사가 뤽 플라몽동과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의 슬픈 사랑과 더불어 혼란스러웠던 당대의 사회상도 보여주고 있다. 2005년 한국 초연 당시 흥행에 성공하여 이후 앵콜 공연과 여러 번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이어지기도 한 는 우리에게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로 기억되고 있다. 의 작곡과 연출을 맡은 라카르도 코치안테와 질 마으는 9년 만에 재개된 월드투어 첫 출발인 한국 내한공연에 맞추어 방한했다. 인터뷰 내내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던 자유로운 영혼의 두 예술가는 “기자들은 항상 어려지는데, 우리는 더 나이만 먹는다”며 유쾌한 농담을 던진다. 그들은 인터뷰 중간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그들이 서로 주고 받은 행복한 눈빛에서 와 지독한 사랑에 빠졌음을 알 수 있었다. Q 1998년 프랑스에서 첫 무대에 올랐고, 한국 초연 10년 만에 다시 오지지널 공연으로 돌아왔다. 소감이 궁금하다.리카르도 코치안테(이하 코치안테) : 사실 10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이 작품을 15년이나 했다. 나이만 먹은 기분이다. (웃음) 이 작품이 현재에도 공연되고 미래에도 살아남는다는 것은 우리가 신에게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이다. 처음부터 상업적인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에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이 작업을 시작했다면 진실함에서 출발하자는 우리 의도가 퇴색됐을 것이다. 관객들은 에 담긴 사랑의 진실함 자체를 좋아해주신 것 같다.질 마으(이하 마으) : 성공은 정말 미스터리한 것이다. 모두들 성공할거라고 하지만 실패할 때도 있고, 모두들 아니라고 하지만 대박이 날 때도 있다. 이 작품이 성공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는 처음부터 강력하고 파워풀한 작품이 될 거라고 자신했다. 왜냐하면 그때는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댄서들, 배우들이 하나씩 모이면서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한 씨앗이 되고 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각자의 빛을 내 준 덕분에 전율이 있는 작품이 만들어진 것 같다.리카르도 코치안테(위)질 마으(아래)Q 작사가 뤽 플라몽동과 처음 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알려달라.코치안테 : 나는 항상 작곡하는 그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작곡은 나에게는 일상이다. 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10-15곡을 만들었었다. 어느 날 플라몽동이 의 러브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전에 만들어 둔 곡을 그에게 들려줬다. 그는 멜로디를 듣자마자 막 쓰기 시작했다. 그 노래가 바로 ‘아름답다(Belle)’이다. 음악이 작가의 마음을 건드렸겠지. 그 후 엄청난 불꽃이 일어났다. (웃음) 우리는 이 불꽃을 가지고 며칠 만에 수많은 곡을 썼다. 우리 음악에는 락, 클래식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있다. 어느 특정시대에 갇힌 것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섞고자 했다. 1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어떤 음악적인 부분, 편곡에 관한 부분은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다.마으 : 나는 캐나다 퀘백에서 댄스씨어터 컴퍼니를 열고 있었다. 플라몽동과 코치안테가 퀘백에서 열린 아티스트 기금 협의회에 왔는데 거기서 처음 만났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졌다. 처음 스토리를 듣고 음악을 들었을 때 마음에 쏙 들었다. 평소 내가 하던 작업이 아니어서 낯설었지만 그런 것이 전혀 걱정되지는 않았다. 나중에 들었는데 프로듀서가 나랑 진짜 작업할거냐고 원작자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내 작품이 아방가르드하고 전위적인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웃음)Q 이 작품은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졌다.코치안테 : 원작의 언어로 작품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당연히 자국어를 사랑한다. 각 나라에서 번역가들이 작품을 번역할 때 나는 단순히 그들이 번역가가 아니고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단순히 번역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거기에 하나의 겹을 칠해서 사람들이 원작을 보다 아름답고, 듣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좋은 작가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그런 느낌이 나도록 번역이 잘 된 것 같다. 배우들의 노래와 댄서들의 춤도 아주 훌륭하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과 장면은 어떤 건가? 코치안테 :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되었다. 물론 액팅이나 가사로 캐릭터마다 차이점을 주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음악적으로 구분을 줬다. 개인적으로는 ‘거리의 방랑자들(Les Sans Papiers)’을 좋아한다. 락의 에너지와 발라드가 대조를 이루는 것이 좋다. 마으 : ‘괴로워’ 이 장면이 안무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기억이 남는다. 기존의 뮤지컬처럼 표현되지 않고 모던 댄스를 차용해서 현대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다. 무대 뒤쪽에서 댄서들이 실오라기 하나만 걸치고 춤을 춘다. 같은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퍼포먼스다. (웃음) 아크로바틱 중에서 벽에서 벽으로 뛰어다니는 야마카시라는 기법이 있다. 야마카시는 원래 프랑스에서 교외나 외곽에서 거리의 사람들이 시작했고 스트리트 댄스도 뉴욕의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거다. 우리가 십오 년 전에 처음으로 무대 안으로 가져왔다. 지금이야 여기저기 많이 하지만 그때는 우리가 처음이었다. 우리가 하나의 예술 형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거리에서 실제로 하던 사람들을 무대로 데리고 왔다. Q 는 배우와 댄서가 구분되어 있다. 마으 : 우리 공연은 다른 뮤지컬과 다르다. 노래와 춤이 구분되어 있다. 댄서면 가장 춤을 잘 추는 댄서를 원하고 노래면 노래를 가장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작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 노래하는 사람을 뽑는 데 최우선을 둔다. 댄서들도 마찬가지로 최고로 캐스팅하다 보니 단체 안무를 할 때 힘들어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색이 너무 세기 때문이다. 코치안테 :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뉴욕에 갔다. 클로팽 역을 찾고 있었다. 한 남자를 찾았는데 거리의 남자였다. 노래하는 모습이 락 스타처럼 멋지고 근사했다. 원래 좋아하는 노래도 락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노래를 불러보니 ‘나 뮤지컬 하고 있어요.’ 하는 느낌으로 노래를 불렀다. 우리가 실제로 찾는 사람은 짜여진 틀에서 뽐내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원래 잘하는 것을 표현해주는 사람을 원한다. 사람들은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표출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것이 예술이다.Q 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코치안테 : 내가 생각하기에는 다른 공연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왜냐하면 때때로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해도 그 음악이 프랑스에서만 사랑받는 노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모든 것을 좋아해준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미스터리고 서프라이즈다. 문화가 다르고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데도 우리 작품을 좋아해주는 것은 “감사하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Q 경주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마으 : 첫 번째는 우리 공연은 아주 멋지고 훌륭한 공연이 될 거라고 말하고 싶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모든 것이 최고의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Q 마지막으로 를 한 단어로 표현해준다면?마으 : 러브 어페어.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여러분들도 우리를 사랑하니까. (웃음) 한국 사람들은 사랑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 작품은 러브스토리니까.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14.12.05 / 조회 15,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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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 출격!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뮤지컬 의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곧 펼쳐진다. 경주를 시작으로 대구, 대전 등을 거쳐 서울에서 펼쳐질 공연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한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는 1998년 프랑스에서 첫 무대에 올라 2005년까지 프랑스에서만 400만 관객을 동원했고, 2005년 한국에서는 8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은 의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지난 9년간 중단됐던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의 세계 투어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다. 공연팀은 한국에서 출발해 아시아 투어를 거쳐 2016년 프랑스 파리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위) 존 아이젠, 리샤르 샤레스트(아래) 로디 줄리엔느, 안젤로 델 벨키오이날 기자간담회는 2007~2009년 라이선스 공연에서 프롤로 역을 맡았던 서범석의 사회로 진행됐다. 먼저 콰지모도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한국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맷 로랑을 비롯해 안젤로 델 베키오, 리샤르 샤레스트 등이 무대에 나와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 ‘거리의 방랑자들(Les Sans Papiers)’, ‘살리라(Vivre)’, ‘아름답다(Belle)’를 열창하며 본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어 이번 내한공연을 이끄는 프로듀서 니콜라스 타라와 김용관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질 마으 연출, 리카르도 코치안테 작곡가 등이 배우들과 나란히 앉아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소회를 밝혔다.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니콜라스 타라는 “한국공연 때 한국 팬들이 보여줬던 뜨거운 반응을 잊지 못해 이곳을 찾게 됐다.”며 “이 작품을 불어로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니콜라스 타라, 김용관, 리카르도 코치안테, 질 마으 등을 통해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증명해온 질 마으 연출은 “전체적인 틀에 있어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이 작품의 팬이라면 분명히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가 있고, 각국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에서 나오는 차이가 조금씩 있다.”고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작곡가인 리카르도 코치안테는 “음악은 언어와 같다고 생각한다. 언어로는 소통할 수 없어도 음악으로는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고 음악이 가진 힘을 이야기하며 “가사에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안에 우리시대의 목소리를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쓰루 뮤지컬인 는 각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갈등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넘버들로 큰 사랑을 받아왔으며, 특히 ‘아름답다(Belle)’는 프랑스에서 44주간 차트 1위에 머무르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김용관 대표는 “제작진이 이번 투어를 한국의 오래된 도시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해서 경주에서 프레스 리허설을 하게 됐다. 이는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출연진도 드림팀으로 구성된 분들이 왔다.”고 강조했다. 김용관 대표의 말대로 출연진에는 쟁쟁한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무려 16년간 9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던 맷 로랑과 2011년부터 콰지모도와 클로팽 역을 번갈아 맡아온 이탈리아의 인기배우 안젤로 델 벨키오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게 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콰지모도로 분하고, 1999년 페뷔스 역으로 공연에 합류해 2005년 한국 내한공연에서부터 그랭구아르로 변신해 활약해온 리샤르 샤레스트와 2006~2009년 내한공연에서 머큐쇼 역을 맡아 열연했던 존 아이젠이 음유시인 그랭구아르로 분한다. 이 밖에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이자 작곡가인 로디 줄리엔느 등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무대에서 실력을 자랑해온 배우들이 함께 한다. 배우들은 이날 입을 모아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라 매번 최선을 다해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맷 로랑은 “2005년 처음으로 한국에 온 이후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환영해주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후 자주 한국을 찾고 있는데, 특히 이번엔 불어로 공연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공연팀이 펼치는 는 13일 경주공연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이달 18일부터 2015년 1월 4일까지, 대전에서 2015년 1월 8일부터 11일까지, 이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5년 1월 15일부터 2월 27일까지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2.02 / 조회 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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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2월 3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2년 전의 영광, 다시 재현? 2007년에 이어 2년 만에 내한한 프랑스 오리지널 캐스트의 뮤지컬 이 지난 주 공연 예매 랭킹 1위에 올랐다. 2년 전 수려한 외모로 국내 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다미앙 사그르가 다시 한번 로미오로 서고 있으며 강렬한 록과 감미로운 샹송이 어우러진 세련된 넘버가 또 한번 매력을 발휘 중이다. 특히 공연 후 관객들과 함께 하는 커튼 콜이 본 공연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도 돋보인다. 뮤지컬 은 오픈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산 만큼 개막과 동시에 랭킹 상위권에 뛰어올랐다. 지난 주 금요일 오픈과 동시에 예매 랭킹 2위를 차지한 뮤지컬 는 오만석, 김승우, 홍지민, 정선아 등이 주역으로 서며 1981년 브로드웨이 초연한 뮤지컬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꾸몄음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에 이어 미국 내셔널 투어도 예정되어 있어 대형 프로젝트의 첫 한국 발자국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듯 하다. 최근 연장 공연이 확정된 연극 (3위)은 중장년층 여성들을 대거 객석으로 이끌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친정엄마와 딸 사이에 오고가는 뭉클한 정을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다소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더하여 강부자의 열연이 호평을 받고 있다. 주지훈, 김다현, 강태을 등 돈 주앙 역을 맡은 배우 뿐 아니라 돈 카를로스, 라파엘 등 조연의 발견으로 더욱 화제를 몰고 있는 뮤지컬 이 지난 주 3계단 하락, 4위에 머물렀으며 대구 공연 중인 뮤지컬 는 꾸준한 관심 속에 5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필석, 김우형, 김산호, 정상윤, 김하늘 등 공연계 F5가 캐스팅 되어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가 예매 오픈과 동시에 8위에 진입했으며, 동성애가 정상인 하트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유쾌 상쾌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는 19위에서 10위로 등극, 뮤지컬 장르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나타내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기대 되는 사라 브라이트만, 2주 연속 1위 서울을 비롯, 일산, 인천, 부산에서 투어 공연이 예정된 이 지난 주 예매 랭킹 1위에 오르며 2주 연속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30대(40.9%), 남성(53.5%)의 지지율이 높은 이번 무대에서는 3D스크린을 비롯해 음향, 조명, 의상 등 스펙타클한 무대 비주얼을 바탕으로 팝, 클래식, 뮤지컬 음악을 넘나드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노래가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 무대 역시 5위에 오르며 전국에 걸친 그녀의 인기를 실감해 볼 수 있겠다. 올해로 데뷔 50년을 맞은 이미자의 무대, 이 3계단 상승, 2위로 올랐다. 이번 무대는 500여 장의 앨범, 2천여 곡의 인기곡 등 쉽게 가늠할 수 조차 없는 그녀의 50년 노래 인생을 기념하는 자리로, 50인조 오케스트라와 선별된 그녀의 히트곡이 함께 한다. 30대 이상이 전체 예매자의 81.4%를 차지하고 있어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올 상반기 최고의 콘서트 중 한 편으로 무리 없이 꼽힐 것으로 전망한다. 3월 말 국내 팬들의 오랜 기다림의 갈증을 해소해 줄 이 지난 주에도 3위를 유지했으며, 오는 3월 성남과 대전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는 는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탄탄한 저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 오랜만에 돌아온 감미롭고 따뜻한 음색의 그, (7위)와 화이트데이에 울려 퍼질 사랑의 멜로디 (9위), 12인조 밴드와 함께 일렉트릭 피아노의 매력을 선사할 (10위) 등이 지난 주 높은 순위 상승을 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2.23 / 조회 2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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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앤 줄리엣] 감성과 감각의 프랑스 뮤지컬
공연 전부터 ‘롬앤줄’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뮤지컬 팬들의 전폭적인 기대를 받아온 또 하나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드디어 한국 관객 앞에 섰다. 프랑스 오리지널 캐스트들의 내한과 프랑스 특유의 아름다운 넘버, 화려하고 서정적인 무대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발휘될 지 눈길이 모아졌다.
[로미오 앤 줄리엣]은 시작부터 영주가 부르는 ‘베로나(Verona)’로 캐플릿가와 몬태규가의 대립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캐플릿가는 붉은색 의상을, 몬태규는 푸른색 의상을 입고 화려한 춤으로 그들의 적대감을 극적으로 노출한다. 특히 이들의 군무는 배우 한명 한명이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극에 활력을 넣는다.
400년 전 고전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의상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히 여성캐릭터의 의상이 섹시하게 표현됐다. 무엇보다 프랑스 특유의 감미로운 음악이 공연 내내 귀를 즐겁게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부르는 넘버 ‘사랑한다는 건(Aimer)’와 사랑하고 싶어(Je Veux L’aimer)’ 과 줄리엣의 사촌 티발트가 부르는 ‘내 잘못이 아니야(C’est pas ma faute)’, 이젠 더 이상 모르겠어(J’sais plus)’ 등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들의 활약도 주목 받을만 하다. 줄리엣역을 맡은 조이 에스뗄은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금발을 드리워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와는 다른 섹시하고 성숙한 줄리엣을 연기한다. 줄리엣의 유모는 극의 감초역으로 줄리엣 아버지와 코믹 장면을 연출하고, 사촌 티발트의 고뇌에 찬 연기가 돋보인다.
무대장치는 복잡하지 않지만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성벽을 표현한 무대와 3층에 위치한 줄리엣의 침실이 무대의 입체감을 넣어주는데 특히 360도로 돌아가는 무대가 흥미롭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400년전 영국 사람이 창작한 희곡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점 때문에 뮤지컬로 올라간 [로미오 앤 줄리엣]은 줄거리 설명보다는 보다 아름다운 노래와 춤을 강조했다. 강렬한 드라마나 임팩트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이야기 전개가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많은 뮤지컬 팬들이 이 작품을 기다려왔다. 올해 첫 포문을 연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프랑스 뮤지컬 붐에 기름 역할을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2007.01.23 / 조회 10,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