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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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찾는 서울시극단 신진 작가들 '희망' 전한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연우소극장 15일 개막
신진 극작가 발굴 프로그램 선정 4편 선보여
동시대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고민 연극으로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3층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연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서 서울시극단 단원들이 연극 ‘너와 피아노’의 주요장면을 낭독공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인 서울시극단이 광화문을 벗어나 서울 대학로를 찾는다. 서울시극단은 신진 극작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창작플랫폼’ 선정작 4편을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이라는 제목의 기획공연으로 모아 오는 15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우소극장에 올린다. 2015년부터 서울시극단을 이끌고 있는 김광보 예술감독이 재능 있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3층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예술감독은 “등단한지 1~3년 밖에 안 되는 극작가들이 공연 하나를 채 올리지 못하고 소모되거나 연극계를 떠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컸다”면서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개발하기 위해 ‘창작플랫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창작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공모전과 달리 경쟁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장막 또는 단막희곡 1편 이상을 발표한 이력이 있는 만 35세 미만의 젊은 극작가를 해마다 2명씩 선정해 작품 개발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가 김 예술감독과 함께 멘토로 참여해 작품 개발에 힘을 보탰다.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김경민 작가의 ‘너와 피아노’(연출 김수희, 3월 15~18일), 김아로미 작가의 ‘나의 엘레닌’(연출 민새롬, 3월 22~25일), 송경화 작가의 ‘체체파리’(연출 송경화, 3월 29일~4월 1일), 이보람 작가의 ‘네가 있던 풍경’(연출 이은영, 4월 5~8일) 등이다.10대들의 자유와 억압, 집단 괴롭힘과 폭력, 자살을 꿈꾸는 현대인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체체파리’를 제외한 3편의 작품이 10대 학생들의 이야기인 것도 인상적이다. 김 예술감독은 “고 작가와의 의논을 통해 제일 좋은 작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으로 등단한 김아로미 작가는 ‘창작플랫폼’이 “경쟁에 대한 압박 없이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아로미 작가는 “신인 극작가는 공모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그 압박 때문에 장막극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창작플랫폼’을 통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공연을 준비하며 신인으로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보람 작가도 “경쟁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다른 프로그램보다 보다 편하게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이번 공연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고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송경화 작가는 “한국이 OECD 자살률 1위 국가인 것은 그만큼 죽음이 일상화돼 있고 그 죽음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고민을 갖고 있었다”며 “죽지 말고 살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체체파리’를 썼다”고 밝혔다. 김경민 작가는 “세 명의 학생을 통해 억압과 욕망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최근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여파로 연극계는 전반적으로 침울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젊은 극작가의 재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일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이 새로운 활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예술감독은 “그동안 거대담론을 주로 다뤄온 내게 젊은 극작가들의 이야기는 거대담론처럼 거창하게 드러나는 이야기가 아닌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에서 거대담론을 끌어내는 것이 흥미로웠고 이런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의 사태로 한국 연극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연극은 리셋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3층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연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광보 예술감독(왼쪽부터), ‘너와 피아노’의 김경민 작가·김수희 연출, ‘나의 엘레닌’의 김아로미 작가·민새롬 연출, ‘체체파리’의 송경화 작가·연출, ‘네가 있던 풍경’의 이보람 작가·이은영 연출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1 / 조회 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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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이 찾은 '연극의 미래' 대학로 무대 오른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내달 15일 개막
'창작플랫폼' 선정 작품 4편 함께 선보여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은 오는 3월 15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을 선보인다.2015년부터 시작한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한 4편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 연극의 미래가 될 신진 예술인 양성하는 ‘창작플랫폼-희곡작가’는 해마다 2명의 신진 극작가를 선발해 작품을 개발해왔다.이번에 공연하는 작품은 2015년 선정작 ‘너와 피아노’(3월 15일~18일·김경민 작), ‘네가 있던 풍경’(4월 5~8일·이보람 작), 2016년 선정작 ‘나의 엘레닌’(3월 22~25일·김아로미 작), ‘체체파리’(3월 29일~4월 1일·송경화 작) 등이다. 네 작품의 연출은 연출가 김수희·이은영·민새롬·송경화가 각각 맡는다.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 극작가 고연옥이 이번 공연에 멘토로 참여했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이며 4편을 묶은 패키지 티켓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14 / 조회 2,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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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 신작, 연극 ‘라빠르트망’ 8월 24일 티켓 오픈
연극 ‘라빠르트망’이 8월 24일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연극 ‘라빠르트망’은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가 출연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프랑스 영화를 무대 위로 옮겼다.작품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푸르른날에’, 뮤지컬 ‘아리랑’을 연출한 고선웅의 신작이다. 고선웅은 원작 속 미스터리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되어 수소문 끝에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Gilles Mimouni)를 파리에서 직접 만나 무대화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선웅은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어긋나는 이 시대의 복잡한 사랑의 의미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되짚어 보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한다. 배우 오지호는 뱅상 카셀이 연기했던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주인공 막스 역을 맡았다. 발레리나인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 리자 역으로 출연한다. 또한, 각 인물의 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알리스 역에는 영화 배우 김소진이 출연한다.이외에도 국내 유명 창작진이 함께한다.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 고선웅 연출과 함께 원작을 각색하였으며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 음악감독 장소영, 안무가 홍세정, 영상 디자이너 이원호, 조명 디자이너 류백희 등이다.연극 ‘라빠르트망’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LG아트센터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8.25 / 조회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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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 신작 '라빠르트망' 24일 티켓 오픈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 무대로 옮겨
배우 오지호·발레리나 김주원 연극 도전
10월 18일 LG아트센터 개막연극 ‘라빠르트망’ 포스터(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출가 고선웅의 신작 연극 ‘라빠르트망’이 오는 24일부터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라빠르트망’은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주연으로 199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푸르른 날에’, 뮤지컬 ‘아리랑’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한 고선웅 연출의 신작으로 LG아트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다.원작 속 미스터리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된 고 연출은 수소문 끝에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를 파리에서 직접 만나 무대화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 연출은 “‘라빠르트망’은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어긋나는 이 시대의 복잡한 사랑의 의미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되짚어 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은 배우 오지호, 발레리나 김주원의 연극 데뷔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지호는 뱅상 카셀이 연기한 주인공 막스 역을 맡는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발레리나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 리자 역으로 출연한다. 인물들의 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알리스 역에는 배우 김소진이 캐스팅됐다.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 고 연출과 함께 원작을 각색했다. ‘스위니 토드’ ‘지킬 앤 하이드’의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 ‘라카지’ ‘그날들’의 음악감독 장소영, ‘마타하리’ ‘팬텀’의 안무가 홍세정, 오페라 ‘맥베스’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영상 디자이너 이원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아리랑’의 조명 디자이너 류백희 등이 참여한다.티켓은 24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3만~7만원. 8월 말일까지 구매할 경우 조기예매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10~20% 할인이 상시 적용된다.연극 ‘라빠르트망’은 오는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3 / 조회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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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김주원, 고선웅표 연극데뷔…"대사로 소통 흥분돼"
첫 연극 도전…매혹적 여인 ‘리자’ 역 맡아
발레 대표주자 고선웅·김주원 만남 기대
10월18일~11월5일 LG아트센터 무대 올라발레리나 김주원이 고선웅 연출의 신작 ‘라빠르트망’의 여주인공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사진=EA&Cⓒ강영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발레리나 김주원이 연극 무대에 첫 도전한다. LG아트센터와 극공장소 마방진이 공동 제작하는 고선웅 연출 신작 ‘라빠르트망’의 여자 주인공 ‘리자’ 역을 연기한다.김주원은 최근 막을 내린 댄스시어터 ‘컨택트’에서 ‘노란드레스의 여인’으로 출연해 대사가 있는 연기에 도전한 바 있지만 정통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컨택트’ 국내 초연 당시 김주원의 공연을 본 고 연출이 그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정식으로 러브콜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연극 ‘라빠르트망’은 1996년 개봉한 로맨틱 스릴러 영화 ‘라빠르망’(질 미무니 원작·감독)을 오세혁이 각색하고, 고선웅 연출이 세계 첫 연극으로 리메이크한다. 옛 연인 ‘리자’(김주원)를 우연히 발견한 ‘막스’(오지호)가 그녀의 흔적을 찾아 따라가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숨겨진 관계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사랑’에 빠진 여섯 남녀는 기묘한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김주원이 연기하는 ‘리자’는 영화에서 모니카 벨루치가 맡아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을 소화했다. 영화에서는 ‘배우’였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무용수’로 등장해 김주원만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춤으로 풍부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주원은 “연극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망설였지만, 평소 고선웅 연출의 팬이었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새로운 도전이라 흥분되고 기대감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법에 도전하려고 한다. 춤과 연기로 신비한 매력을 가진 ‘리자’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발레리나 김주원은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했으며, 2006년 발레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에는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며 국내 발레계를 이끌어 왔다. 현재는 ‘아티스트 김주원’으로서 뮤지컬, 오페라, 한국무용, 방송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대중에게 발레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연극 ‘라빠르트망’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배우 오지호, 김소진, 장소연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8 / 조회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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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상상은 현실이 된다…연극 ‘보물섬’
26~8월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소설 재해석
작가 김세한 고전소설 맛깔스레 풀어연극 ‘보물섬’(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00년 동안 사랑받아온 모험극 ‘보물섬’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예술의전당은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SAC CUBE 2016 연극 ‘보물섬’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은 매년 여름방학 시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온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이번 무대는 좀 더 특별하다.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른과 아이, 연극초심자, 마니아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기획·제작했다. ‘보물섬’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작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은 교훈이 아닌 재미를 목적으로 쓰인 이야기로, 짐 호킨스라는 소년이 겪는 모험의 여정을 짜릿하고 흥미롭게 담았다.이대웅 연출과 배우 김진곤, 김도완, 한인수, 김상보, 유승락, 정현철, 배보람, 김호준, 황의정, 4인조 밴드가 의기투합했다. 벽산 희곡상을 시작으로 최근 윤대성 희곡상까지 수상하며 연극계 신예작가로 떠오른 작가 김세한이 명작 고전소설이 지닌 고유의 재미를 연극적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이윤수’ 디자이너가 자유소극장을 완벽한 항해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더불어 이 공간을 음악감독 ‘옴브레’가 뱃사람들의 흥겨운 노래로 생기를 불어넣는다. 예술의전당은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아일랜드석’을 준비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공연은 모두 2만원이다. 예술의전당 쌕티켓, 인터파크, 옥션티켓, 예스24, 하나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02-580-1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7.24 / 조회 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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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보물섬' 연극 초연…1만원 이벤트
내달 2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 막올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소설 재해석
티켓오픈 기념 1층 '아일랜드석' 할인연극 ‘보물섬’ 포스터(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예술의전당은 7월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제작기획 공연 SAC CUBE 2016 연극 ‘보물섬’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내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 작가로 잘 알려진 영국 소설가 겸 시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의 고전 명작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국내 초연한다.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더 정글북’, 나쓰미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 문학작품을 연극으로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코드와 지평을 연 연출가 이대웅이 보물섬의 항해를 지휘한다. 또 제2회 윤대성 희곡상, 제3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떠오르는 신예 김세한 작가가 각색에 참여한다.출연 배우로는 김진곤, 김도완, 한인수, 김상보, 유승락, 정현철, 배보람, 김호준, 황의정 등이 열연한다. 연극이지만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들려준다.예술의전당은 티켓 오픈을 기념해 자유소극장 1층 지정석 일부좌석(19석)을 ‘아일랜드석’이라는 이름으로 1만원에 판매한다. 자유소극장에서 진행하는 SAC CUBE 기획공연은 매번 새로운 이름의 이벤트 좌석을 관객들에게 선보여왔다. 연극 ‘맨 끝줄 소년’의 ‘맨 끝줄 좌석’, 연극 ‘환도열차’의 ‘열차구석’ 등이 그것이다.매주 수요일 3시 공연은 전 좌석을 할인조건 없이 2만원에 즐길 수 있는 ‘웬즈데이 아일랜드’ 이벤트를 벌인다. 오는 17일부터 예술의전당 싹티켓(www.sacticket.co.kr), 인터파크 티켓, 예스24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SAC CUBE는 2014년부터 새롭게 시작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기획 공연 브랜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14 / 조회 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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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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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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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에게 답을 얻다, <길 떠나는 가족> 지현준
이윤택 연출, 김의경 작가의 연극 이 2009년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 이 연극은 순수와 광기를 오가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간 이중섭의 삶을 소, 게, 물고기 등을 형상화한 다채로운 오브제와 함께 펼쳐내고 있다. 일제시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한국전쟁을 겪으며 정신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 화가를 연기하는 것은 어느 배우에게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일 공연장에서 만난 지현준은 그 몫을 충분히 다 해내고 있었다. 올해로 데뷔 11년째를 맞은 지현준은 한때 ‘캐스팅 0순위’ 배우가 되기 위해 즐겼던 술, 담배를 끊고 8년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잘 살아야 한다.”라는 이윤택 연출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후 많은 작품에서 연륜을 쌓아온 지금, 그는 “이제 무대와 무대 아닌 곳의 높이가 비슷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무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자유로워졌다는 뜻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배워간다는 그에게 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을까.Q 공연이 개막한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첫날과 비교하면 어떤 것이 달라졌나. 처음엔 긴장감을 갖고 연출님이 짜 놓으신 틀 안에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좀 더 살아있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그때 다른 배우들과 연기를 주고받다 보면 매일 똑같을 수가 없으니까. 매 순간 살아있으면서도 전체적인 틀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Q 이중섭을 연기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는 일일 것 같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대본을 읽고 나서 이중섭의 평전을 몇 권 읽었다. 그 때부터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 분은 너무 심플하신 분이다. 세상이 보기엔 불우한 인물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나도 처음에는 왜 예술가는 저렇게 살아야 할까, 왜 진짜 좋은 작품을 남긴 사람들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중섭에 대해 알게 되면서 누구든 정말로 그 인물이 되어보지 않으면 그가 불행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섭이 그렇게 괴로워하고 힘들었던 이유에는 가난도 있지만, 사실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나 예술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열정이 더 컸던 것 같다. 누군가를 미친 듯 사랑하면 그만큼 그리움도 크지 않나. 그는 그만큼 사랑이 너무나 많고 순수했던 사람이다. 겉으로 보기엔 힘들게 살았지만, 그렇게 사랑이 많았던 사람만큼 또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어머니와 아내, 자식, 지나가는 하찮은 동물에게까지 모두 사랑을 품었기에 그렇게 살아가셨던 것 같다. Q 연습하면서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아이와 같은 시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연극에도 나오지만, 형이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혼내자 이중섭이 울었다는 일화가 있다. 근데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해서 서러워서 운 것이 아니라, 형이 불쌍해서 울었다는 거다. 누가 나를 혼냈는데, 혼내는 사람의 마음이 아파서 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대체 그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았던 것인지를 알기가 참 힘들었다. 아마 커다란 일도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하고, 또 아주 작은 일도 굉장히 소중하게 대할 줄 아는 마음이 아닐까. “게를 잡아먹고 사니까 미안해서 게를 그린다.”는 대사처럼 말이다. Q 그 외에도 와 닿는 대사가 많았을 것 같다. “세상에 환쟁이가 할 일이 뭔가.”라는 대사가 많이 와 닿았다.“하면 할수록 내 그림은 엉터리다, 가짜다.”라는 말도 진심으로 다가왔다. 한창 대사가 잘 안 풀릴 때 ‘그림’이라는 말을 ‘연기’로 바꿔서 읽어봤다. “내 연기는 다 가짜다.” 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무슨 말인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괜히 슬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한 말이라는 것이 느껴지더라. Q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어떻게 연습했나. 이영란 선생님( 미술감독)이 먼저 직접 그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주셨다. 이윤택 선생님도 해보자고 하셨고. 처음엔 엄청 부담이 됐다.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으니까. 매일 연습이 끝나면 이영란 선생님의 작업실에 가서 세 시간씩 계속 그림을 배웠다. Q 극중 이중섭이 아이 모습을 한 인형을 여러 번 만나는데, 그건 무슨 의미인가. 연극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중섭이 아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첫째 아들을 잃고 나서부터다. 워낙 아이들을 사랑했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나중에 정신이 조금 이상해졌을 때도 아이들과 많이 놀았다고 하더라. 어쩌면 그가 가장 잘 어울릴 수 있고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아이들이 아니었을까. Q 데뷔 때부터 이윤택 연출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해왔다. 이윤택 연출은 배우 지현준에게 어떤 존재인가. 선생님은 연극에 있어 내 아버지이자 고향 같은 분이다. 데뷔 초반에 선생님과 함께 하며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다가 얼마간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정말 그립고 목말랐다. 선생님이 그리는 그림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는데, 항상 배우로서 그 크기를 다 못 채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컸으니까 이제는 좀 잘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선생님이 나를 되게 잘 아신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때로는 칭찬도 하고, 때로는 약을 올리기도 하면서 숙제를 툭툭 던져주셨다. “이중섭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그런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Q 이중섭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 사실 나는 처음 이중섭이라는 화가에 대해 어쩐지 화도 안 낼 것 같고, 왜소하고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중섭에게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정 반대의 모습도 있었다는 걸 알려주셨다. 그의 삶 속에도 화가 있고 울분이 있고 장부처럼 우직한 모습도 있다는 것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실제로 이중섭이 남덕이(아내)를 때리기도 했다고 하더라. 그런 다양한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면 내 연기도 되게 단조로웠을지 모른다. Q 이윤택 연출이 스스로 “배우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연출”이라고 표현했던데, 힘들지는 않나. 선생님과 연극을 하며 선생님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선생님에게 분명 꼬마악동 같은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는 대단한 조율능력, 사람과 작품을 보는 능력이 있는 분이다. 그래서 혼날 일이 있으면 당연히 혼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의 경우 선생님이 배우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정말 많이 열어주셨다. 지적해야 할 때는 정확히 말씀하시고, 그렇지 않을 때는 특별히 무섭게 하시지 않았다. 모두가 무대에서 살아있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Q 공연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더라. 관객들이 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아가길 바라나. 이 작품은 장면마다 무언가 조금씩 쌓여서 객석에 전달되는 작품이지, 팍팍 강렬한 감동을 주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이중섭 선생님도 그렇게 사신 분이고.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공연이다. 나도 어쩔 수 없이 관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긴 하는데, 관객들마다 공연에서 받은 느낌이 다 다른 것 같더라. 감동을 받는 장면도 다 다르고. 분명 장면마다 어떤 힘이 있고, 그게 얼만큼이든 객석으로 전달이 되고 있는 것 같다. Q 출연하는 작품이 모두 당시 하고 있던 고민에 답을 던져준다는 말을 했다. 을 시작했을 때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나. 내가 좋아서 연극을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한계를 느꼈다. 관객들이 평상시 잘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충격을 주는, 연극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텐데 그걸 못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가 모두 기술력도 뛰어나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지 않았나. 아무리 연극이 리얼함을 제공한다고 해도 드라마와 영화를 못 따라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럼 나는 배우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점에 을 만난 거다. 이중섭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은 거지. 사실 나도 이중섭처럼 살기는 두렵다(웃음). 그런데 배우로서 적당히 좋은 집에, 어느 정도 명성을 갖고 좋은 일을 하면서 산다고 해도 뭔가 스스로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돈에 대한 욕심도 많지 않고. 그렇다면 히스 레저처럼 한방 날리고 죽는 게 배우로서 훨씬 값어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 예술가로서 정말 깨끗하고 순수하게 살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 공연을 하면서 답을 얻은 거다. 물론 내가 그분처럼 살수는 없겠지. 나는 어차피 다른 사람이니까. 하지만 배워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다. 연극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들이 잠깐이라도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주위를 살필 수 있는 힘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그 길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Q 40~50대에는 어떤 모습의 배우가 되어있길 바라나. 정해진 정체성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현준으로서 사는 모습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내 평상시의 모습이 무대 뒷모습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잘 살려고 많이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무대라는 곳이 좀 이상적이기도 하고, 우리가 평상시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곳이지 않나. 그래서 무대에 올라갈 때 항상 한 발 높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무대와 무대 아닌 곳의 높이가 좀 비슷해진 것 같다. 특별한 긴장감 없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물론 좀 더 노력해야겠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배우의 정체성은 어느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지현준이 가진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무대에 서느냐에 따라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내 정체성이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정해놓지 않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직도 지현준이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긴 하다(웃음). 그런데 제일 먼저 작품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고, 그 다음에 지현준이라는 이름도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다른 인터뷰에서 “배우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던데, 같은 맥락인가. 비슷하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이윤택 선생님이 배우의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게 있다. 처음엔 자기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는 자신과 캐릭터, 자신과 상대 배우, 자신과 극장, 세상,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까지 생각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그 순서대로 무언가가 찾아온다. 최근에는 내가 좋아서 연기하는 단계를 조금 넘어서 상대 배우와의 관계까지 생각하게 된 것 같은데, 이제 세상에 대해 무엇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모노드라마 를 할 때는 관객과의 관계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았고, 이번 작품에서는 예술가로서 세상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최근 세월호 사건도 있지 않았나. 이런 시국에서 아이들은 어떤 존재인지, 그들과 같이 아파할 수 있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그런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고. Q 좋은 이야기지만, 굉장히 이상적이기도 하다. 주위에서 보고 듣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나. 그런 괴로움도 있었다. 결혼해서 애를 낳고 사는 주위 친구들을 보면 이제 사랑도 다 식고, 이상도 끝난 시기이지 않나. 그런데 그것도 다 삶의 한 모습인 것 같다. 그걸 극복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 안에서 내가 찾아야 할 것들이 또 있는 것 같고. 예전엔 후배들을 만나면 이건 이런 거야, 이렇게 살아야 돼, 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점점 입을 다물게 된다(웃음). 그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내가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고. Q 무용, 음악 등 항상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말해왔다. 요즘은 무얼 배우고 싶은가. 오늘 영어 회화 학원을 끊었다. 남들은 스물 한 살, 스물 두 살 때 하는 것들을 이제 하는 거다(웃음). 영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 요즘 다들 한류인데, 연극배우도 언젠가는 한 명 넘어가야 되지 않을까?(웃음) 한 10년 후 웨스트엔드 같은 곳으로. 요즘 유투브를 통해 영국에서 하는 연극이나 그리스 안무가 등의 작품을 봤는데, 외국사람들과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 그 쪽은 무용수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서 안무를 해도 연극 같더라. 유럽에 가서 무용과 노래와 연기, 종합적인 예술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 80살이 돼서라도.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7.09 / 조회 1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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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짧은 시간에 담아낸 선 굵은 연극사, 연극 ‘경성스타’
1930년대의 시대적 배경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한복저고리를 입고 커피를 마신다. 두 가지 이상의 다른 것이 혼재해 충돌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변화가 크면 충돌도 큰 것일까? 시대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예술로서의 연극만을 하고자 했던 연극인들이 있다. 하지만 벗어나려 해도 그 큰 흐름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연극과 영화, 쇼가 하나였던 시대, 연극 ‘경성스타’는 일제강점기 초창기 극장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관객이 객석에 앉기 위해 들어간 공연장에선 이미 복고풍의 배우가 공연 중이다. 관객의 얼굴에는 일찍 공연이 시작했나 싶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사내아이가 “과자 사압쇼! 라무네 사압쇼!” 객석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동양극장에 들어온 듯하다. 이 작품은 우리 연극의 암흑기라 불렸던 1920~1940년대 연극 상황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작가적 상상력은 극작가 임선규와 최초의 근대극 여배우 이월화를 만나게 했다. 이들은 동시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함께 작품을 해본 일이 없다. 작가가 정해놓은 가설에 배우들의 귀신같은 연기가 더해져 극에 몰입을 높인다. 극중극 형식인 연극 ‘경성스타’는 이월화와 월북한 당대 최고의 극작가 임선규의 작품을 중심으로 손질해 보여준다. 임선규는 비운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남한에선 친일작가라는 굴레가 씌어져 아내 문예봉을 따라 월북을 한다. 극작가 임선규는 남한에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북한에선 공산주의를 씹어댄 작품으로 그의 행적은 월북 이후 찾을 수가 없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내가 북으로 가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을 하기 위하여 가는 것이고, 네가 남쪽을 선택하는 것은 남쪽이 너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 만세다” 연출가 이윤택, 그의 연극적 페르소나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있다. 이들의 이름은 작품성의 척도처럼 연출력과 연기력이 밀리지 않는다. 신들린 듯한 연기로 객석을 휘어잡는 배우 김소희는 극 중 ‘월희’ 역으로 분했다. 그녀가 내뱉는 대사 “조선의 여배우들은 연극을 하기 위해 모두 집을 나갔어 그래서 조선의 여배우들은 노라야, 그러니까 집나간 노라가 어디로 갔겠어, 바로 극장이야” 여지없이 관객은 그녀가 내뿜는 아우라에 압도된다. 그녀가 분하는 ‘월희’는 극중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부활’, '운명‘, ‘빙화’에서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김용래, 오동식, 변진호, 윤정섭, 배보람 등 연희단거리패의 간판배우들이 출연한다. 극에는 당시 조선의 연극계를 거쳐 간 많은 연극인들이 등장한다. 홍해성, 박진, 유치진, 이해랑 등 이들의 삶과 선택, 그리고 이들의 연극적 지향점을 일일이 분별하여 이해를 하기는 힘들다. 다만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연극인과 여배우들이 비참한 시대를 통과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누군가는 꼭 지나가야 했던 길, 어두운 터널이 지난 끝에는 찬란한 영광이 있을지니 그것을 지금의 연극후배님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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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67] 집나간 조선의 ‘노라’들, 연극 ‘경성스타’
역사의 인물과 시대적 상황을 현대 관객들에게 펼쳐 보일 때는 이 순간 과거를 여는 목적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만 연극으로서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재현이라 할지라도 연극은 다큐멘터리가 아니기에 작가나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특정 사실이 부각되며 삭제되고 추가, 재구성되는 과정 속에서 극적, 혹은 감정적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 작품의 공연시간으로 길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1920~1930년 대중극 시대부터 1940년대 친일연극 시대까지, 한국 연극의 암울했던 시기를 그려내기에 두 시간 반 남짓은 결코 충분한 러닝타임이 아니다. 이 거대하고도 어려운 작업은 스케일이 큰 연출가 이윤택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의심의 여지를 묵살시킨다. 그가 선보인 연극 ‘경성스타(김윤미 작, 이윤택 재구성연출)’는 사실과 허구를 버무렸음에도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받아들이게 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이처럼 노골적인 연극 사랑의 표현이라니. 한국 연극과 관객에 대한 연출진의 이 감탄할만한 애정은 취향이나 성향, 삐딱하게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모든 태도를 무시하며 시대보다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 동시에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시대를 읽고 오늘을 읽는 연출가 이윤택의 연극 ‘경성스타’는 아랑, 고협, 청춘좌, 현대극장 등 1940년대 전반기를 대표하는 극단들의 등장과 언급만으로 일제 통제 하에 있었던 연극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여기에 임선규, 박진, 차홍녀 등 일제강점기의 배우, 연출가, 극작가는 당시의 신파, 역사극, 만담, 육자배기, 마임 등을 재현한다. 그 첫 문을 여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나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신파로 불리기도 한 임선규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다. 연극 ‘경성스타’에는 이 외에도 ‘빙화’, ‘동학당’, ‘부활’ 등의 공연장면을 재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극중극 형식은 극적 환상을 의도적으로 파괴, 무대 위의 상황 또한 실재를 가장한 연극임을 알린다. 더불어 제작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그에 따른 고뇌와 이념, 아픔 등을 그려낸다. 이 작품에는 시대를 웃기고 울렸던 연극들이 묵직한 비중으로 존재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건 연극을 이끌어간 사람들이다. 퇴물 여배우 월희는 무대 뒤 대기실에서 말한다. “조선의 여배우들은 연극을 하기 위해 모두 집을 나갔어. 그래서 조선의 여배우들은 모두 노라야. 집나간 노라가 어디로 갔겠어? 바로 극장이야.” 국내 연극의 이면사를 다루기 위해 억, 소리 나도록 변하는 입체적 무대와 수많은 배우들의 등장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연극 그 자체를 바라보게 한다. 친일과 월북에 대한 직접적 언급 또한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연극에 대한 문제다. 시간이 흐르고 인물들은 하나씩 시야에서 사라지며 그들을 비추던 조명이 꺼진다. 연극을 했지만 죽거나 떠난 많은 사람들, 그들이 살아있는 연극 ‘경성스타’는 예술에 밥 말아 먹던, 오로지 연극에만 안착했던 시대의 연극인들을 통해 표면적인 억압과 환멸, 표출되는 이념과 사상을 주장하는 대신 내면의 고뇌와 저항, 동기를 부각시킨다. 겁탈당하는 우리네 여자들을 보면서도 딴전을 피우며 퉁소나 부는 조선 남자들의 입장, 분노한들 그게 조선의 현실이 아니던가. 연극에서 환상을 걷어내고 이제 우리 정직해지자는 임선규의 주장은 ‘연극에 이데올로기는 없다’는 직접적 발설보다 절실하다. 많은 담론을 제기하고 실행했던 이윤택이 판단하는 연극의 여러 가지 미덕은 그동안 그의 작품을 통해 증명돼왔다. 연극 ‘경성스타’ 또한 그런 맥락에서 매우 명쾌한 작품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경성의 스타들, 그 슬픈 이름들처럼 연극의 역사를 이루고 있는 지금의 연극인들도 충실하다 사라질 것이며 후에 누군가가 이 작품을 이야기하며 한국 역사를 논할 것이다. ‘우리 연극 하자’고 말하는 누군가의 희망, ‘연극 만세!’라고 말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의지가 문장보다 긴 여운으로 남는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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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연극인에게도 이데올로기가 존재하는가, 연극 ‘경성스타’
핏빛과도 같은 강렬한 붉은색의 지배로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음울한 기운을 내뿜는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붉은색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있었다. 빨간 줄, 빨간 상놈, 빨간 거짓말 등의 단어만 봐도 알 수 있다. 포스터 안에 작게 나열된 사진들 속에는 암울했던 시절 경성에 살았던 사람들이 무수하다. 경성이라 하면 일제 침략기의 서울 명칭으로 대변된다. 그 어두웠던 시대, 과도기에 놓여있었고 핏빛으로 얼룩졌던 억압의 일제 강점기에도 뜨거운 열정과 꿈, 사랑과 희망은 존재했다. 고난과 압박 속에서 삶의 의욕은 더 불타오른다. 흑백사진을 물들인 붉은색이라 음울함이 더해지지만 어쩌면 이것은 타오르는 열정과 연극에 대한 당시 희극인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연극 ‘경성스타’는 대중연극에서 친일연극까지 고난과 괴로움 속에서의 변방연극사를 재조명한다. 이 작품은 한국 연극 100년의 흔적에서 가장 어두인 시기였던 1920-1930년 대중극시대부터 1940년대 친일연극 시대를 관통한다. 친일연극의 실타래를 벗겨내면서 검열의 시대 속에서도 연극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불우한 연극인들의 삶과 작업이 무대화 된다. 연극 ‘경성스타’에서 재미있는 점은 서로 만난 적이 없던 대중극작가 임선규와 최초의 여배우 이월화가 만났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월희란 가상 여배우는 이월화에서 전옥에 이르기 까지 식민지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그들에게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바로 연극일 뿐이야...(중략)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만세다.” 이 대사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신인배우 전민이 여동생 혜옥에게 던지는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분단 상황을 푸는 연극적 단서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한국 근대 연극사의 뒷모습을 보여줄 연극 ‘경성스타’는 11월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2 / 조회 6,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