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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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송년 무대 ‘안숙선의 흥보가’
국립극장은 2021년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인 ‘송년판소리–안숙선의 흥보가’를 12월 18일(토)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매해 12월에는 연말을 맞아 ‘송년판소리’ 무대로 꾸며진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와 각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다.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30회 최다 출연 기록을 세웠으며,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지난 2010년부터 10년간 매해 빠짐없이 12월 완창판소리 무대를 도맡아왔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객과 만나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송년 무대이다.
2021년 ‘송년판소리’ 1부는 판소리 ‘흥보가’ 2부는 남도민요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안숙선 명창이 만정제 ‘흥보가’를 들려준다. 안 명창의 제자인 소리꾼 정미정·김미나·박애리·김준수가 분창자로 나서 소리와 재담을 관객과 나눈다. 2부에서는 국립창극단 기악부 단원들이 함께하며, 흥겨운 남도민요로 우리 국악의 진수를 선물한다.
1부에서 선보이는 판소리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부와 욕심 많은 놀부의 대비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아내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로 형제간 우애를 다루면서도 조선 후기 서민들의 애환을 그려 해학적인 가운데 비장미가 서려 있다. 슬프게 애원성으로 부르는 ‘가난타령’, 제비의 여정을 긴 호흡으로 그려낸 ‘제비노정기’, 청중에게 기쁨과 설렘을 주는 ‘박 타는 대목’, ‘제비 몰러 나간다’ 등이 백미로 꼽힌다.
여러 유파 중에서도 만정제 ‘흥보가’는 동편제를 바탕으로 안 명창의 스승인 만정 김소희(1917~1995)가 새롭게 구상한 소리제를 말한다. 송만갑·박녹주로 이어진 담백한 소리에 섬세함을 입힌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안숙선 명창의 청아한 성음과 명료한 발음, 우아한 발림이 만정제 ‘흥보가’와 어우러져 판소리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수 판소리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중견 명창 정미정?김미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과 가까이 호흡하는 소리꾼 박애리?김준수가 분창자로 나서 농익은 소리를 선사한다. 고수로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 보유자 김청만, 국립창극단의 조용수가 함께한다.
2부에서는 흥과 한을 모두 담은 ‘육자배기’를 비롯해 남도민요의 정수를 선보인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자락, 흥겨운 민요와 함께 신명 나게 마무리하고자 마련한 시간이다. 안숙선 명창과 1부를 꾸민 소리꾼들은 물론 국립창극단의 중견 배우 서정금이 가세해 흥을 더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단원 이원왕(대금)?박희정(아쟁)?이성도(피리)?최영훈(거문고)?조용수(타악)·황소라(가야금)도 함께해 우리 전통 가락의 멋을 들려준다. 총 3시간여간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해설과 사회는 판소리연구가 배연형이 맡는다.
‘송년판소리–안숙선의 흥보가’는 오는12월 18일(토)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장 제공
2021.11.29 / 조회 6,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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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명창, 삼국지 조조 첫 도전…마지막 작은창극
국립국악원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
판소리 '적벽가' 여성 소리꾼 무대로 재해석
22~27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안숙선 명창(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담은 판소리 ‘적벽가’가 여성 명창들이 꾸미는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국악원은 작은창극 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을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극장 풍류사랑방에서 공연한다.2014년부터 선보인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는 안숙선 명창과 함께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1900년대 초기 창극 형식을 탐구하는 공연 시리즈다. 최근 대형화·서구화되고 있는 창극에 맞서 판소리 본연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고자 마련했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오로지 소리꾼의 육성으로만 꾸민다.‘적벽가’는 현전하는 판소리 중 유일하게 중국 원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장엄하고 화려하기로 손꼽힌다. 그동안 남성 소리꾼 위주로 힘 있고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전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소리꾼이 모든 장수 역을 맡아 전장에서 겪는 장수의 심리와 내적 갈등, 인간관계를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소리로 표현할 예정이다. 작은창극 시리즈 제작을 주도해온 안숙선 명창이 도창과 작창을 맡아 작품 전반의 소리를 이끈다. 판소리 인생 최초로 조조 역을 맡아 당대 최고 영웅의 깊은 내면의 울림을 소리로 전할 예정이다. 안숙선 명창은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리 뿐”이라며 “굵고 웅장한 시김새 등 특유의 판소리 창법을 통해 적벽가 본연의 맛을 색다르게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숙선 명창 외에도 국립국악원을 대표하는 유미리·염경애 명창과 국립민속국악원의 김송·정승희 명창이 함께해 관우·조자룡·장비 등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를 연기한다.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대본과 연출을 맡는다. 지기학 예술감독은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해 화용도(華容道)로 탈출한 당대 최고의 영웅 조조가 겪는 어려움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거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시대 관객에게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작곡과 편곡은 김백찬 작곡가가 맡는다. 철현금과 생황 등을 활용해 ‘적벽가’의 역동성을 박진감 있는 연주로 선보인다.국립국악원은 향후 재공연을 통해 작은창극 레퍼토리를 국내외에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와 전화,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06 / 조회 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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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린 듯, 전설이 된 안숙선의 '지음'…'여우樂'서 부활
2018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7월 개막
안숙선 명창의 '지음' 공연 24년 만에 재연
잠비나이·송소희·킹스턴 루디스카 등 출연
"'여우락'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 들려줄 것"명창 안숙선이 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서 쇼케이스 무대를 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신이 내린 줄 알았다.”안숙선 명창은 1994년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에서 ‘안숙선 지음’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가졌다. ‘소리를 아는 참된 벗’이라는 뜻의 지음(知音)에서 알 수 있듯 당대 최고의 명인들이 함께한 흔치 않은 무대였다. 대금 서용석, 아쟁 윤윤석, 장고·북 김청만, 거문고 김무길, 가야금 안옥선이 출연한 이 공연은 신이 내린 듯한 연주로 국악계에 한 획을 새겼다. 공연실황을 담은 음반 ‘안숙선의 지음’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악 전공자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힌다.그 전설의 무대가 2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2018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안숙선의 지음’(7월 13·1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통해서다. 당시 안숙선 명창과 함께 공연한 김청만·김무길·안옥선 명인이 함께 해 의미를 더한다. 여기에 대금 원장현, 아쟁 김일구·이태백, 해금 김성아와 국립창극단원 유수정·정미정이 가세해 전설이 된 무대를 재연할 예정이다.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숙선 명창은 “우리 음악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만든 모임이 ‘지음’이었다”며 “그 당시에는 어떻게 하면 음악 하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좋은 소리를 만들지만 생각하며 무대에 집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이번 공연에서는 공연실황 음반에 수록된 ‘구음 시나위’ ‘춘향가 중 이별가’ ‘육자배기’ ‘가야금 병창’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30년 넘게 쌓아온 대가들의 음악적 교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 우리 음악의 정수를 선보일 무대다. 안숙선 명창은 “‘여우락 페스티벌’ 덕분에 ‘지음’을 다시 공연하게 돼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여우락 페스티벌’은 국립극장이 2010년 시작한 우리 음악 페스티벌이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의 줄임말로 동시대의 감각을 담은 전통음악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국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와 과감한 실험을 하는 음악가와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올해는 ‘우리 음악의 완벽한 삼박자’라는 주제 아래 ‘신(信)’ ‘신(新)’ ‘신명(神明)나다’ 3개의 키워드로 17일간 11개의 공연을 펼친다. 전통을 이어오는 명인들의 믿고 보는 무대 ‘신(信)’에서는 ‘안숙선의 지음’ 외에도 지난해 ‘여우락 페스티벌’로 결성한 장단DNA와 디자이너 안상수의 ‘홀림’,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과 사운드스케이프 김창훈의 ‘카르마 DMZ’, 바람곶의 ‘바리시나위’를 만날 수 있다.우리 음악의 새로운 실험을 보여주는 ‘신(新)’에서는 올해 음악감독을 맡은 이아람과 실력파 솔리스트들이 함께 꾸미는 ‘애프터 산조’, 국악 록 밴드 잠비나이의 ‘정형과 비정형’, 작곡가 김택수와 지휘자 최수열의 ‘소리길 비긴즈’, 젠슈·사이먼 바커·차승민 등 국경을 뛰어넘은 연주가들이 선보이는 ‘아홉 개의 문’을 공연한다. 흥겨운 무대로 꾸밀 ‘신명(神明)나다’는 두번째달과 송소희의 ‘팔도유람’, 킹스턴 루디스카와 연희컴퍼니 유희의 ‘유희스카’,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의 ‘먼 아리랑’ 등이 준비 중이다.지난해에 이어 예술감독을 맡은 국악 작곡가 겸 연주자 원일은 “이제는 아티스트들도 ‘여우락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되면 이 축제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여우락 페스티벌’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음악, ‘여우락 페스티벌’이기에 가능한 고유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안숙선 명창은 “‘여우락 페스티벌’은 평소 전통음악을 하면서 조금 무겁다고 생각한 부분을 가볍게 대중에게 전해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즐거움이 있었다”며 “우리 음악의 엑기스를 잘 담아 새롭게 만든다면 더 멋있는 음악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우락 페스티벌’은 오는 7월 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에서 열린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01 / 조회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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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맛 살린 '심청가'…"판소리 매력에 눈 뜨길"
25일 개막하는 국립창극단 신작
손진책 연출 "판소리 맛과 멋 극대화"
명창 안숙선 작창·도창 참여해국립창극단 ‘심청가’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심봉사가 눈 뜨듯 관객들이 판소리의 매력에 눈 뜨길 바란다.” (연출가 손진책)국립창극단이 오랜만에 판소리 본연의 매력을 살린 작품을 선보인다. 25일 개막하는 신작 ‘심청가’(5월 6일까지 명동예술극장)는 화려한 무대 장식과 음악을 걷어내고 고수와 소리꾼의 호흡에만 오롯이 집중한다. 배역을 맡은 단원들이 무대에 등장해 연기도 하고 안무도 선보이지만 그럼에도 남는 것은 절절하게 펼쳐내는 소리다.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의 남편인 원로 연출가 손진책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손 연출은 “‘심청가’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작품이라 다른 해석을 가미하지 않았다”며 “판소리의 맛과 멋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이 2011년 초연한 ‘수궁가’를 시작으로 이어온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손 연출은 ‘심청가’의 판소리 사설을 30여 년 넘게 연구하며 관련 작품을 만들어온 ‘심청가’ 전문가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김 예술감독 재임 중에는 국립창극단 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퇴임을 앞두고 있어서 이번에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이날 공개된 장면은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이었다. 작창과 도창을 맡은 명창 안숙선의 소리를 시작으로 어린 심청 역의 민은경, 심봉사 역의 유태평양의 애절한 연기와 소리, 20명 남짓한 단원들이 함께하는 웅장한 합창까지 소리에 집중한 무대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전에 부르는 ‘범피중류’ 대목은 10여 분이 넘게 이어지면서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국립창극단 ‘심청가’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판소리 ‘심청가’는 완창만 6시간에 달한다. 손 연출은 원작의 맛을 살리기 위해 주요 눈대목(판소리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은 수정 없이 최대한 살렸다. 손 연출은 “다른 작품에서는 ‘범피중류’를 이렇게 길게 보여주지 않는다”면서 “이번 작품에서는 눈대목을 최대한 살려서 관객이 판소리이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무대는 단조로운 색깔에 최대한 미니멀한 구성으로 꾸몄다. 무대 뒤편에 악단을 배치했지만 합창 장면에서만 음악을 연주할 뿐 대부분의 소리는 한 명의 고수가 소리꾼과 함께 이끌어간다. 손 연출은 “나이가 들수록 세트나 분장을 걷어내고 본질을 드러내고 싶어진다”며 “이번 무대도 관객으로 하여금 다른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소리에만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단조롭게) 구성했다”고 말했다.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여러 창극에 출연해온 안 명창은 이번 작품이 판소리 본연에 집중한 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안 명창은 “우리만의 형식·몸짓·소리·옷·조명을 갖춘 창극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손 연출이 판소리 중심으로 작품을 같이 해보자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국립창극단 대표 단원인 유수정, 민은경, 이소연, 김금미, 유태평양 등이 출연한다. 어린 심청 역의 민은경은 “판소리는 ‘판’과 ‘소리’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이 작품은 ‘판’에 가장 잘 맞는 작품”이라며 “판소리의 대중화를 늘 고민하는 입장에서 ‘심청가’는 판소리를 알리는 가장 좋은 공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후 심청 역의 이소연은 “지금 이 시점에서 판소리를 온전히 무대 위에 가져왔을 때 현대의 새로운 감각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국립창극단 ‘심청가’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국립창극단 ‘심청가’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5 / 조회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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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진수 전할 것"…김성녀·손진책·안숙선의 '심청가'
내달 선보이는 국립창극단 신작
판소리 다섯 바탕 창극화 마무리
김성녀·손진책 부부로 함께 참여
"판소리 매력 속 '효' 메시지 담아"연출가 손진책(왼쪽부터),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명창 안숙선, 김영진 의상 디자이너,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심청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창극단이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심청가’를 신작으로 선보인다. 예술성이 뛰어나면서도 어렵기로 소문난 판소리를 창극으로 꾸민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의 남편이자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손진책이 명창 안숙선과 함께 판소리 본연의 매력을 살린 작품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이번 ‘심청가’로 국립창극단은 김 예술감독 재임 이후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창극으로 새로 제작해 레퍼토리로 갖추게 됐다.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 예술감독은 “원래 임기가 31일까지였지만 국립극장 사정으로 연장됐다”며 “그 덕에 재임기간에 판소리 다섯 바탕 모두 창극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판소리 다섯 바탕의 창극화는 ‘이 시대의 창극은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해온 김 예술감독의 숙원 과제이기도 했다. 김 예술감독은 “처음 예술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해외 거장 연출가에게 판소리 다섯 바탕의 제작을 맡겨 세계가 공감할 작품을 만들 계획이었다”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적벽’과 ‘흥보가’는 한국 연출가에게 작품을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심청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손 연출은 30여 년 넘게 ‘심청가’를 연구하며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김 예술감독이 남편인 손 연출에게 창극 ‘심청가’를 맡긴 이유다. 김 예술감독은 “손 연출은 집에서도 늘 같이 있는 사람이라 작품에 따로 초빙을 하지 않았다”며 “임기가 끝난 뒤 손 연출이 내가 없는 극장에서 편하게 연출하길 바랐는데 함께 만나게 돼 쑥스럽다”고 웃었다.이번 ‘심청가’는 최근 국립창극단이 보여준 창극의 현대화 작업보다 판소리의 본연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손 연출은 “최대한 소리가 돋보이는 형태로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우리 소리의 ‘듣는 맛’을 살려 판소리의 진수와 아름다움을 전하는 창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안 명창은 이번 작품의 작창을 맡았다. 도창(창극에서 공연을 이끄는 해설자 역할)으로 무대에도 오른다. 완창으로 5~6시간 걸리는 판소리를 2시간 분량으로 압축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안 명창은 “연습을 하면서도 어느 부분을 잘라야 할지 계속 망설이고 있다”며 “중요한 대목은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예술감독은 “안숙선 선생이 이번 작품에 자신의 전부를 쏟아 붓고 있다”며 “안숙선 선생에게 바치는 헌정공연의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연출가 손진책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심청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판소리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만큼 주제도 원작처럼 ‘효’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중점을 둔다. 손 연출은 “흔히 판소리는 표면적인 주제와 이면적인 주제가 공존한다고 하지만 ‘심청가’는 그렇지 않은 편에 속한다”며 “판소리 원형을 살리는 작품인만큼 주제 역시 현대적인 재해석을 하기 보다 원작 그대로 ‘효’를 갖고 가고자 한다”고 말한다.200편이 넘는 창극·오페라·뮤지컬·연극에 참여한 이태섭이 무대 디자인을 맡는다. 한국의 미를 극대화시킨 현대적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의상은 영화 ‘해어화’ ‘조선마술사’,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등에서 젊고 관능적인 한복을 선보인 김영진 디자이너가 맡는다. 아쟁 명인이자 남도 음악에 능한 이태백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국립창극단 창악부장 유수정이 안 명창과 함께 도창으로 무대에 번갈아 오른다. 민은경이 어린 심청, 이소연이 황후 심청을 나눠 연기한다. 김금미는 뺑덕, 유태평양은 심봉사 역으로 캐스팅됐다. ‘심청가’는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명창 안숙선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심청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안숙선 명창(가운데)과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심청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국립극장).▶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28 / 조회 2,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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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국악계 거장이 함께 선보이는 당당한 '춘향'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출가 김정옥·명창 안숙선 공동 작업
판소리 '춘향전' 강인한 여성 이야기로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에 출연하는 김정훈, 권송희, 서의철(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사내들의 노리개나 소유물이 되지 않을 것이야.”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향을 떠난다.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가는 춘향의 여정은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도 같다.‘춘향전’의 춘향을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그린 창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이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하는 작은창극 시리즈 ‘그네를 탄 춘향’이다.연출가 김정옥(사진=국립국악원).연극계와 국악계의 거장이 연출과 도창·작창으로 함께 작업한다. 현역 연극 연출가 중 최고령으로 한국 연극 1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 김정옥(85)과 국악계를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68)이 그 주인공이다.김 연출은 1964년 극단 민중극장 대표와 1966년 극단 자유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이다. 안 명창은 ‘춘향전’의 배경인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춘향전’을 소재로 한 창극에 올랐다.이번 작품은 소리의 완성도를 갖추고 춘향의 강인한 면모가 드러나는 극적 구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판소리는 1964년 최초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국창(國唱)의 칭호를 얻었던 만정 김소희(1917~1995)의 소리를 살려 구성했다. 만정 김소희의 제자인 안 명창이 스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우아함을 추구한 여창 판소리의 진면목을 들려준다.명창 안숙선(사진=국립국악원).김 연출은 작품 속 춘향을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여인의 수절이나 횡재를 꿈꾸는 흥부의 인내가 이제는 미덕도, 선행도 아니라는 것을 떳떳하게 불러 놀아야 할 때” 등의 대사로 당차고 강인한 면모를 부각시킨다. 답답한 현실을 박차고 오르는 ‘그네를 탄 춘향’을 제목으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실력파 신인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춘향 역은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국악밴드 타니모션, 양방언앙상블에서 보컬로 활동한 소리꾼 권송희와 전국완산국악대제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서희가 맡는다. 몽룡 역은 2017년도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금상 출신인 김정훈과 다큐영화 ‘소리아이’의 주연이자 제42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장원인 박수범이 각각 담당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중견 명창인 염경애와 이주은이 월매 역으로 출연한다.국립국악원은 2013년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창극의 무대로 복원해 선보이는 ‘작은창극’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그네를 탄 춘향’은 그 네 번째 작품이다. 전석 3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인터파크,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오는 20일과 21일에는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도 앞두고 있다.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에 출연하는 김미성, 권송희, 김정훈, 안숙선, 서의철, 이승민(사진=국립국악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07 / 조회 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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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매진 합창석 오픈…1천원에 '정경화·손혜수' 본다
G-365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음악회
다음달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 서
소프라노 홍혜경·피아니스트 박종화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65일을 기념하는 음악회 티켓을 지난 24일 오픈과 동시에 하루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면서 합창석 약 150석을 추가 오픈한다고 26일 밝혔다.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기원 위해 마련한 음악회로 오는 2월 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6일 오후 2시 SAC티켓 및 인터파크, 예스24, 하나티켓, 옥션티켓을 통해 객석을 2차 오픈할 예정이며 전석 1000원, 1인 4매까지 구입 가능하다. 음악회는 평창올림픽을 기대하는 국민 염원을 반영하듯 클래식 음악계 큰 이름들이 모인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공동 음악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비롯해 소프라노 홍혜경, 명창 안숙선, KBS 교향악단과 지휘자 최수열, 피아니스트 박종화·한상일, 베이스 손혜수,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등 한국 클래식 대가와 젊은 아티스트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실내악과 갈라콘서트 무대로 꾸며진다. 1부에는 정명화 감독과 판소리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함께 임준희 작곡의 ‘세 개의 사랑가’를 선보인다. 이어 한상일, 성민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샤콘느가 연주될 예정이다. 2부에는 최수열이 이끄는 KBS 교향악단의 화려한 갈라무대가 펼쳐진다.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주며, 소프라노 홍혜경과 베이스 손혜수가 함께 한국 성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별히 홍혜경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중 ‘무제타의 왈츠’, 오페라 ‘토스카’ 가운데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김동진의 ‘신아리랑’을 들려준다. ‘팬텀싱어’ 출연으로 단숨에 이목을 끈 베이스 손혜수는 오페라 ‘세르세’ 중 ‘나무 그늘 아래서’ 등을 부른다. 피날레는 참가자 전원이 월드비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평창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모차르트를 노래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26 / 조회 2,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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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13]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기원전 415년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발표했으며 대표적인 그리스 비극으로 수세기를 넘는 동안 최고 고전의 명작으로 꼽힌다. ‘에우리피데스’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 속에서 전쟁 영웅들의 포효보다도 고통받는 여인들이 겪은 수치와 모욕의 신음에 귀 기울이며 절대 끊기지 않는 긴 고통의 울부짖음과 한치의 희망도 없이 짓밟혀버리는 그들의 처참한 운명적 恨에 관해 이야기 했다. 작품은 1961년 장 폴 사르트르가 개작한 동명 작품을 극작가 배삼식이 각색했다. 한민족의 한이 깃든 처절한 상황적 묘사를 승화하여 마치 시극과 같은 굵고 짧지만 강렬하고 강인한 에너지로 묘사한다. 판소리 작창의 대가 ‘안숙선’ 명창의 고도 기능이 담긴 숨결과 전천후 뮤지션 ‘정재일’이 만들어 낸 음악적 에너지로 창극의 고유한 참맛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구축했다. 무대는 세련되고 미니멀 하여 한국을 넘어 국제적인 작품으로의 비상을 예견하게 하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작품의 배경이 된 트로이 전쟁은 스파르타의 왕비였던 헬레나가 파리스 왕자에 반해 트로이로 도망치자 스파르타의 왕 메렐라우스가 도망친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스파르타는 그리스와 연합해 트로이를 침공하고 전쟁은 무려 10년이나 지속하었으며 트로이는 전리품으로 거대한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와 승전의 축배를 들이켰으나 밤사이 목마에 숨어있던 군사들이 빠져나와 무차별한 학살과 추행을 감행하고 결국 트로이는 패망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근간으로 당시 트로이의 왕비였던 헤큐바를 비롯해 트로이의 여인들이 그리스의 노예로 끌려가기 전 몇 시간을 그렸다. 작품은 전쟁의 참상으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려 하고 낙심한 빈사의 상태에서 서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남아있는 여인들과 하늘을 쳐다볼 수도 없는 처참한 상태로 땅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왕비였던 헤큐바의 무너져버린 심리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붉은 실타래는 전쟁의 살육으로 인한 핏빛 응어리의 고통이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살아내야 하는 트로이 여인들의 마지막 저항과 새로운 희망으로 행동할 참 용기의 씨앗 같은 오브제였다. 트로이의 모든 남편과 청년들은 전쟁으로 인해 사망하고 후안이 두려워 남자라는 남자, 심지어 어린애까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결국, 트로이는 붕괴되고 끔찍한 살육으로 희망조차 없는 치욕의 땅으로 변했으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여인들은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며 처절하고 절박한 심정을 끝까지 움켜쥐고 견디고 살아내며 전쟁은 개인과 국가에 대한 최악의 비극적 상황임을 암시했다. 그런 전쟁으로 인한 피폐한 상황과 피비린내를 노골적으로 그려내지 않고 왕비 헤큐바(김금미 분)의 처참한 상황에서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고 변화시킬 수 없는 저항을 딸 카산드라(이소연분)와 며느리 안드로마케(김지숙 분) 그리고 헬레네(김준수 분)를 각 캐릭터의 비극적 한계와 상태를 그렸으며 그래도 일어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노래했다. 더불어 메인캐릭터들은 비극적 상황과 한의 정서를 세련 된 작창의 판소리로 구사하고 열연하며 다시 한 번 판소리의 미학과 강인한 생명력의 세계적인 음악성을 입증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국립 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의 ‘트로이의 여인들’의 미학은 판소리의 원형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의 세련된 미쟝센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무대로 구축해 낸 것이다. 장면구성은 트로이전쟁으로 인한 대표 캐릭터들의 소개로 전쟁의 참혹한 상태로 빚어 인간의 심성과 상태를 대변했다. 외롭게 떠돌아다니는 혼령인 새로운 캐릭터 ‘고혼’을 등장시켜 비참하게 죽은 영혼들을 불러내고 전쟁으로 인해 잔혹한 죽임들을 당한 그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며 그런 전쟁을 일으킨 인간의 우매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분노하게 했다. 작창의 안숙선과 작곡 정재일의 음악은 전통악기와 창자가 하나 되어 일고수 일명창의 창극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하되 보편적 음악적 완성도를 해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독특한 음악적 양식의 정서와 에너지를 구사했다. 즉, 헤큐바는 거문고로, 카산드라는 대금, 안드로마케는 아쟁, 헬레네는 피아노로 구분하여 대표적인 가창자의 극적 상태를 대변하거나 정서를 이입하여 하나 되게 했다. 또한, 그리스 비극의 서사적인 코러스적 활용은 드라마의 상황적 상태를 대변하거나 바라보는 입장에서의 작품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극대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무대중앙에 위치한 파빌리온의 이미지는 떠나는 자와 출발하는 자가 서 있던 바로 그곳, 또는 상여처럼 죽은 자들이 머무는 곳과 새롭게 피어나는 의식을 담아내는 듯하다. 공간에 양 벽은 전쟁으로 부서진 폐허의 흔적이 기둥처럼 박혀있고 배경으로 우주적인 한 단면을 차용하는 것과 양 사이드의 인생의 오르막길과 퇴락하는 듯한 계단을 통해 결국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인생을 표현한 것 같은 미니멀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조명(SCOTT ZIELINSKI)과 영상(AUSTIN SWITSER)의 콜라보로 빚어 낸 세련된 미쟝센을 구축한 ‘웅켄센’(ONG KENG SEN) 연출은 고전 작품의 품격을 한층 고양하며 창극의 세계성을 입증시켜 주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6.12.01 / 조회 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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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여자보다 예쁜 배우' 김준수,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은 연출 옹켕센의 작품 소개 및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으로 이어졌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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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고정관념 깨니 신선하죠?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은 연출 옹켕센의 작품 소개 및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으로 이어졌다. 연출 옹켕센은 “그리스 연극과 창극을 맺어주는 지점은 강한 날 것의 감정이다”고 말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연출을 맡은 옹켕센은 싱가포르예술축제 예술 감독이자 세계 주요 축제에 이름을 올린 연출가다. 작품은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하며 옹켕센이 창극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그리스 연극과 창극의 연결고리에 대해 “기본적인 판소리 형태에 다가가려고 했다”며 “그리스 연극은 극단적인 부분이 많은데 창극 혹은 판소리도 날것의 감정이 있다. 이 작품은 장대한 감정을 스토리텔러들이 노래한다”고 말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창극을 위해 극본 작업을 다시 했다. 에우리피데스와 장 폴 사르트르의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원작의 배경인 전쟁만 남겨두고 ‘남겨진 사람들이 지닌 절박한 감정’에 주목했다. 연출 옹켕센은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무대를 연출했다.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고 간결하고 강렬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그는 작품의 주된 배경을 오늘날의 공항으로 설정했다. 연출 옹켕센은 “미래와 현재 어딘가에 있는 독특한 시간”이라며 “금색 벽과 흰색 파빌리온이 중앙에 있다. 부유층이 가는 공항 라운지 같다. 코러스의 움직임이 많아서 공간을 깨끗하게 두었다”고 전하며 “무대 앞에 악사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면 전통적인 음악회 느낌이 난다”며 동양적인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중 캐릭터의 힘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에는 “네 명의 여인들은 다양한 감정을 상징한다. 물론 헤큐바가 작품 전체에 나오기에 강한 인물로 보인다. 어머니와 할머니, 왕비 역으로 전체 공연을 이끈다. 카산드라는 처녀의 열정과 뜨거움을 상징하고 안드로마케는 어린 자식과 이별하는 어머니로 강조된다. 헬레네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을 상징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고 분석했다. 작품은 배역별 목소리와 악기의 특징적인 소리를 연결했다. 헤큐바 역의 배우 김금미는 “그리스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끝까지 버티려는 노래가 있다. 도와주는 소리는 거문고다. 듬직한 악기”라고 전했다. 극 중 아이를 빼앗기는 아픔을 표현하는 안드로마케 역의 배우 김지숙은 “아이를 잃는 슬픔을 표현하는 모정은 아쟁이다. 아쟁에 슬픔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헤큐바의 딸인 카산드라 공주 역은 배우 이소연이 맡았다. 그는 “전쟁으로 여인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은 모든 신이 절정이다. 가슴속 타오르는 불같은 느낌이 대금으로 숨을 불어 넣는다”고 설명했다. ? 음악 감독 정재일은 “연출가의 콘셉트와 안숙선 명창의 전통적인 선율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조율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재일은 전통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소리꾼과 고수가 판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형식을 차용, 배역 별로 악기를 지정했다. 그는 음악 감독 뿐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 “가야금만으로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부족해 피아노를 넣었다. 헬레네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는 제가 작곡한 선율을 유일하게 부른다. 제 존재가 파리스가 되었다고” 말했다. 정재일 음악 감독은 전통을 대하는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동서양의 음악은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아 친하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판소리를 이끄는 사람과 퓨전 음악을 하는 사람 모두 필요하다. 이번 작품에서 서양식 작곡이 어색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판소리가 중심이고 고수가 없는 파트도 있다. 타악기가 없어서 가사도 잘 들린다. 관객들도 감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국악계 아이돌이라 불리는 배우 김준수가 헬레네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트로이를 무너뜨린 절세가인 헬레네 역을 남자 배우가 맡으며 고정관념을 깼다. 스타르타를 도망쳐 트로이로 온 헬레네가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존재임을 남자 소리꾼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가 여인들과 섞일 수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는 방식은 서양 악기인 피아노와 꾸미지 않은 보이스로도 나타난다. 배우 김준수는 국립창극단에서 주?조역을 맡으며 성장하고 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주범일 수 있는 헬레네를 여성 혹은 남성스럽지 않은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해 기대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연출 옹켄센은 “작품은 저마다의 뜨거움을 가지고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다. 전쟁의 희생자로 시작하지만 살아남는다. 전쟁 이야기는 한국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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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전쟁' '현의 노래' 국악과 '통'하다
그리스비극·현대소설 등 국악과 접목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비극적 감정 恨의 정서 동서양 관통
국립국악원 '현의 노래'
김훈 동명소설에 연극·음악적 요소 부각
"국악소재 다양화는 과도기적 상황…
시도 넘어 전통과의 조화 고민 필요&...전통에 초점을 맞췄던 국악이 현대적인 트렌드를 수용하며 창작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리스비극을 소재로 한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김금미(왼쪽)와 김지숙이 헤큐바와 안드로마케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은 변한다.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 바로 예술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국악도 마찬가지다. 대다수가 ‘국악’ 하면 흔히 ‘고루하다’라고 생각한다. 단조롭고 지루한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인 트렌드를 적극 차용해 폭과 길이를 확장하는 중이다. 국악의 변신은 지금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국립국악원의 ‘현의 노래’(2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가 대표적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각각 그리스비극과 현대문학을 내용으로 삼았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파격적인 소재를 끌어들여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국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그리스비극, 창극이 되다전쟁의 폐허 위에 남은 것은 여자와 아이뿐이다.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이곳에서 헤큐바·카산드라·안드로마케·헬레네는 전쟁이 남긴 상처와 아픔을 애통한 마음으로 노래한다. 그야말로 한을 담은 노래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전쟁 3부작’ 중 마지막 작품과 이를 개작한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전쟁의 야만성과 비극에 초점을 맞춘 원작과 달리 운명과 삶에 끊임없이 배반당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꾸다 사라지는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은 옹켄센 싱가포르예술축제 예술감독이 맡았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삼았다. 음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무대와 의상 등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었다. 하나의 배역에 한 개의 악기를 배치해 소리꾼의 목소리와 악기반주가 극의 서사를 함께 이끄는 구성도 인상적이다. 안숙선 명창과 정재일 음악감독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그리스비극과 창극이란 낯선 조합을 하나로 묶는 것은 바로 감정이다. 옹켄센은 “그리스비극과 창극을 결합하는 지점이 ‘강한 감정’”이라며 “감정이 풍부한 판소리와 극단적이고 날것 같은 감정이 많이 등장하는 그리스비극은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극은 세계음악 중 가장 힘 있는 장르 중 하나”라며 “창극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모든 창작자의 꿈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의 한 장면(사진=국립창극단).△ 국악극으로 재탄생한 현대소설전쟁은 평범한 사람의 꿈을 앗아간다. 철로 만든 칼의 차가운 폭력 앞에 예술은 한낱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예인의 삶도 폭력적인 세상이 만드는 ‘아수라장’을 피해갈 수는 없다. ‘현의 노래’는 작가 김훈이 2004년 출간한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기세등등한 신라에 맞서 점점 쇠약해지는 가야를 무대로 가야금을 만든 악성 우륵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륵은 나라가 기우는 와중에도 음악의 힘을 믿고 이를 이어가려 한다. 그러나 자신을 총애한 가실왕이 세상을 떠난 뒤 전쟁과 폭력을 낳는 ‘철’과 마주하며 시련을 겪는다. 현실의 잔혹함 앞에서도 예술을 포기할 수 없던 우륵의 이야기를 전통악기의 선율 위에 비장하게 펼쳐낸다. ‘국악극’이란 타이틀을 단 작품은 그만큼 연극적인 요소와 음악적인 요소를 고루 갖췄다. 무대 왼쪽에 자리한 김훈 작가의 대역이 내레이션으로 극을 이끌고, 뒤편과 천막에 비친 영상을 이용해 장면을 구성한 점은 연극적이다. 실제 가야금연주자인 김형섭 국립국악원 정악단원이 우륵 역을 맡은 것, 무대 한가운데에 국악관현악단을 배치한 것은 음악적인 부분을 강조한 대목이다.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궁중정재 ‘여민동락’ 등을 만든 이병훈이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원작에서 들을 수 없었던 우리 소리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내용과 형식에 변화를 줬다”며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단순하고 명료한 극적 구성을 위해 원작의 다양한 인물 비중과 캐릭터를 생략하고 우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김훈의 동명소설을 ‘국악극’으로 만든 국립국악원의 ‘현의 노래’에서 김형섭(왼쪽)과 김태문이 우륵과 제자 니문으로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 국악의 소재 다양화는 현재진행형국악의 소재 다양화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선봉에는 국립창극단이 있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장화홍련’이 시작이다. 동명고전을 현대적인 배경으로 각색해 ‘스릴러 창극’이란 파격적 시도로 신선함을 안겼다. 이어 2013년에는 ‘메디아’를 선보였다. ‘트로이의 여인들’에 앞서 그리스비극을 창극화한 첫 시도였다. 판소리의 한과 그리스비극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지난 9월에는 오페라 ‘오르페우스’가 원작인 ‘오르페오전’을 올리는 등 소재의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국립국악원도 국악의 현대화를 위해 2013년부터 다양한 소재의 창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판타지요소를 가미해 풀어낸 오태석 연출의 소리극 ‘아리랑’이 출발점이다. 2014년에는 ‘공무도하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극 ‘공무도하’를 이윤택 연출의 지휘 아래 선보였다. 오는 25~26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과 함께 ‘춤의 연대기’를 공연한다. 전통무용·현대음악, 전통음악·현대무용이 만나는 자리다. 연극 ‘레이디 맥베스’의 창극 버전도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변화다. 유춘오 국악지 라라 편집장은 “국악이 전통 전승에 급급하다 보니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이러저러한 시도를 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유 편집장은 “국립단체들이 앞장서 국악의 편견을 깨려는 시도 자체가 흥미를 끄는 것은 사실이다. 시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 전통과의 조화 등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악원 ‘현의 노래’의 한 장면(사진=국립국악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15 / 조회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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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전쟁, 미니멀리즘 창극으로 재탄생
국립창극단 신작 '트로이의 여인들'
11~20일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전쟁의 끔직함 대신 인간에 초점 맞춰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 출연하는 김준수(왼쪽부터)·김금미·김지숙·이소연(사진=국립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에우리피데스가 쓴 ‘트로이 전쟁 3부작’ 마지막 작품 ‘트로이의 여인들’이 미니멀리즘 창극으로 재탄생한다.국립창극단의 신작으로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무대에 오른다.‘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가 기원전 415년 발표한 희곡이다. 기원전 1350년에서 110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는 트로이 전쟁 관련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 배삼식이 에우리피데스의 희곡과 장 폴 사르트르가 1965년 개작한 동명작품을 바탕으로 극본을 다시 썼다. 세계적인 연출가 옹켕센 싱가포르예술출제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작품을 완성했다. 미니멀리즘을 내세운 것은 것은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음악적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판소리의 정통기법에 집중했다. 무대미술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꾸몄다. 전쟁의 끔찍함을 주제로 삼은 원작과 달리 작품은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운명과 삶에 끊임없이 배반당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꾸다 사라지기도 하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절박하고 강렬한 감정이 기저에 흐른다. 작창은 판소리를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이, 작곡은 정재일 음악감독이 맡았다. 소리꾼과 고수가 함께 판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형식을 살려 배역별로 지정한 악기가 소리꾼과 짝을 이뤄 극의 서사를 이끌도록 연출했다. 트로이의 마지막 왕비 헤큐바 역은 창극 ‘아비. 방연’ ‘장화홍련’ ‘메디아’ 등에 출연한 김금미가 맡았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옹녀로 출연했던 김지숙·이소연이 각각 안드로마케와 카산드라 역할로 나선다. 트로이를 무너뜨린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는 국립창극단 소속 남자 배우 김준수가 연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2 / 조회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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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 안숙선, JCC아트센터 콘서트홀 선다
국악계 전설의 첫 무대
사철가·춘향가 등 판소리 들려줘
올 시즌 4월 공연 20일 연주회JCC 명창 안숙선 연주회 포스터(사진=재능문화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종합교육문화기업 재능교육이 운영하는 재능문화센터(JCC)가 2016년 시즌 4월 공연으로 명창 안숙선의 무대를 준비했다. 대한민국 대표 국안인 안숙선은 이달 20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이번 무대에서 안숙선은 단가 ‘사철가’와 판소리 ‘춘향가’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 외에도 제자 배한나, 김지애와 함께 가야금병창으로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소리꾼 남상일과 함께 민요 ‘육자배기’를 통해 흥겨운 무대를 꾸민다. 고수는 중요무형문화재 고법 이수자인 이태백이 맡는다.JCC 관계자는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처음 소개되는 국악무대이니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자리를 어렵게 꾸몄다”며 “명창 안숙선의 소리와 JCC콘서트홀의 울림이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으로 선사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동서양의 클래식 음악 그리고 재즈나 대중적인 콘서트까지 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JCC는 앞으로 6월 8일 피아니스트 임동혁, 9월 1일 첼리스트 문웅휘, 12월 27일 테너 김세일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듀오의 ‘겨울나그네’ 등 다양한 장르의 명연주 무대를 소개할 예정이다.한편 JCC는 지난해 10월 말 개관이래 정경화, 리처드 용재오닐, 임현정 등 명연주자들의 연주회를 선보이고 있다. 연주자의 숨결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최상의 사운드를 구현해 매번 음악회마다 연주자 및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티켓가격은 전석 10만원. 02-2138-7373~4.▶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7 / 조회 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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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명창이 전하는 작은 창극 '심청아'
5월 '가정의 달' 맞아 가족애 그려
5월 27~29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오는 5월 국립국악원 작은 창극 ‘심청아’ 무대에 오르는 안숙선 명창(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국악원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감동적인 가족애를 그린 작품을 선보인다. 내달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선보이는 ‘심청아’다. 오는 26일까지 조기 예매자를 위해 3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이번 공연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 창극 원형의 특징을 살려 시리즈로 선보이는 국립국악원의 기획공연으로 2014년 수궁가를 소재로 한 ‘토끼타령’을 시작으로 2015년 흥보가를 소재로 한 ‘박타령’ 이후 세 번째 작품이다.숱한 창극 무대 경험을 살려 매회 창극 본연의 맛과 멋을 전한 안숙선 명창이 올해도 선봉에 선다. 특히 안 명창은 30여년 이상 심청가와 관련한 창극에 꾸준히 출연해 매회 심청의 효심을 담은 깊은 감동을 전한바 있다. 연출과 극작을 맡은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도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이면서 극단 ‘미추’의 단원 경력이 있는 창극 전문가로 20년 가까이 극작·연출을 맡았다.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연출상을 수상했고, ‘토끼타령’ 공연의 전석 매진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 등 재공연을 이끈바 있다.국립국악원은 최근 서구화, 대형화 되고 있는 창극의 분위기를 벗어나,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 형식과 원형 그대로의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자연 음향 공간 등을 통해 초기 창극이 전하는 상상력과 재미, 그리고 깊은 감동을 관객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가능하다. 02-580-3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08 / 조회 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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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공무도하', 안숙선 이어 유미리 명창 나서
더블캐스팅 통해 서로다른 매력 선사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음악극 공무도하의 을녀 역을 맡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유미리 부수석(오른쪽)과 갑남 역을 맡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손재영 단원이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 중인 음악극 ‘공무도하’가 새로운 출연진으로 무대를 꾸민다. 안숙선 명창에 이어 25일부터 28일까지 중견 판소리 명창 유미리가 을녀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꽉차고 힘 있는 목소리에 시원한 고음처리가 특기인 유미리는 1985년 전주 대사습 가야금 병창 장원과 1994년 동아국악콩쿨 일반부 대상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 개인 공연과 교육, 음반 활동 등 다양한 예술 무대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같은 작품이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안숙선 명창의 깊이 있는 소리와 유미리 부수석의 힘 있고 강한 소리를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공무도하’는 고대 시 ‘공무도하가’를 우리 공연예술의 원형으로 보고 동시대 창작음악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대본과 연출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이 출연과 작창을 맡았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0-3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26 / 조회 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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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공무도하' 전석 매진 속 성황리 개막
국립국악원 첫 브랜드 작품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음악극 ‘공무도하’ 지난 21일 개막공연 커튼콜 모습(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음악극 ‘공무도하’가 지난 21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지난 1월 부임한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의 첫 브랜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국악의 대중성과 보편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공무도하’는 단 16글자로 되어있는 고대 시 ‘공무도하가’를 동시대 창작음악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대본과 연출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이 출연과 작창을 맡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작품은 대본과 소재, 배우와 연출, 작곡에서 모두 한국적인 멋이 훌륭하게 살아있다”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02-580-3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23 / 조회 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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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詩 깨우러…두 거장이 뭉쳤다
한국 최초 고대시 '공무도하가' 음악극으로
이윤택 연출·안숙선 명창 합작…10년만의 조우
판소리·민요 등 전통소리 총망라
21~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왼쪽)과 연극계 거장 이윤택 연출이 만난 음악극 ‘공무도하’.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을 통해 판소리·정가·경기민요 등 전통소리의 종합편을 선보인다(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의 한 연습실. 남녀 주인공이 전생에서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인간 다리를 만드는 연습이 한창이다. “조심해서 잘 걸어야 돼. 이쪽으로 올라와서 손을 놔봐.” 복도와 빈 강당에서 연습하던 다른 배우들은 자신의 순서가 되면 연습실로 돌아와 대사와 움직임을 맞춰본다. 한마디로 ‘헤쳐 모여’다. “자, 저쪽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이제 백수광부 나오시고.” 중간중간 세심하게 동선과 연기를 봐주는 이는 이윤택(62) 연출이다. 예순을 넘긴 연극계 거장은 한시도 쉬지 않고 장면을 지도했다. 이 연출은 “판소리로 하는 음악극은 처음”이라며 “각 부문별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자유롭게 연습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 그예 배를 타고 말았네. 험한 물결에 휩싸인 그대를 찾을 길 없으니. 영영 가신 님을 어이할까.” 4행시 형태로 이뤄진 한국 최초의 고대시 ‘공무도하가’가 음악극으로 재탄생한다.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르는 ‘공무도하’를 통해서다. 그간 우리 전통을 소재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던 이윤택이 연출을, 안숙선(6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작창을 맡았다. 전통음악과 춤이 결합된 음악극을 만들기 위해 서울·남원·진도·부산 등 4개 국악원의 단원들이 합세했다. △연극 거장 vs 국악 거장의 만남무엇보다 화제를 모은 건 두 거장의 만남이다. 이윤택 연출은 그간 연극 ‘시민K’와 ‘어머니’ 등의 작품을 통해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몰입해 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병창 예능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국악계 프리마돈나로 통한다. 각 분야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두 사람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립극장의 재개관 기념작으로 공연한 ‘제비’에서 연출과 주인공으로 함께했다. 그러곤 10년 만에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번 공연에서 소리꾼이자 이야기꾼인 을녀 역을 맡은 안 명창은 “국악인으로 살아온 지 56년이 지났지만 무대서 활용하는 몸짓 등은 이 연출에게 배운다”며 “우리의 전통은 없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작업을 통해 전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연출은 “안 명창은 꺾기와 지르기, 내려놓기 등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화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이번 작품은 내 극작 연출의 종합정리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소리 망라한 새로운 음악극작품은 ‘공무도하가’를 주제로 두 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펼쳐진다. 새로 이사 간 아파트의 동·호수를 잃어버린 샐러리맨이 2000년 전 자신의 전생을 찾아가는 이야기, 북쪽의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두만강을 헤엄치는 남쪽 작가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연출이 1980년대 겪은 실제 경험과 소설가 김하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소리를 종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판소리를 현실적인 언어로 설정해 극적 서사의 중심에 놓고, 정가와 서도소리, 경기민요, 구음, 범패 등 다양한 전통소리 체계를 코러스와 아리아로 구성해 배치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일상의 언어는 ‘판소리’로 풀고 공간을 여는 소리는 ‘정가’로,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서도소리’를 활용했다. 집을 잃은 사내와 경비원이 주고받는 만담형태의 대사, 남·북의 배역들이 펼치는 과장된 블랙코미디로 재미와 웃음도 선사할 예정. 이 연출은 “공무도하 설화야말로 구전돼온 전통공연예술의 원류”라며 “국악을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03 / 조회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