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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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작 <홍도> 내달 11일 ‘마지막 공연’
고선웅의 연출작 화류비련극 가 오는 11월 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단 하루를 위한 공연을 펼친다.
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대표 레퍼토리로, 비극적인 기생 홍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특히 고선웅 연출이 과장된 신파연극 특유의 화법을 배제하고, 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탈바꿈시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해에 이어 다양한 매체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예지원이 다시 한 번 홍도 역을 맡아 마방진의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한편, 극공작소 마방진은 “이번 무대를 마지막으로 작품의 업그레이드와 신규 레퍼토리 개발을 위해 화류비련극 ‘홍도’의 서울 공연계획은 몇 년간 없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를 만날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는 오는 11월 11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페이토피아 제공
2016.10.19 / 조회 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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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슴 찡한 여인의 순정…마방진 10주년 기념공연 <홍도> 개막
의 고선웅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창단 10주년을 기념해 연극 를 무대에 올렸다. 마방진은 지난 4일 프레스콜을 열고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1930년대 청춘남녀의 사랑과 삶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이 된 홍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무대에서는 홍도 역을 맡은 예지원, 양영미를 비롯한 주조연 배우들이 번갈아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배우들은 계단식으로 꾸며진 단출한 흰색 무대에서 과장과 해학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극적으로 결혼허락을 받는 기생 홍도와 명문가의 자제 광호의 사랑, 그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끝없는 구박과 계략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홍도의 비극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지난 10년간 마방진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였고, 는 내가 생각하는 연극성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라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택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고선웅 연출은 이같이 밝혔다. 마방진은 에 이어 또 다른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연극 을 무대에 올린다. “은 마방진 초창기 가장 연극에 열정적이었을 때 만든 작품”이라고 말한 고선웅 연출은 “앞으로도 쉽고 단순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연극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왼쪽부터) 예지원, 고선웅, 양영미지난해 구리에서 처음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대학로, 의정부를 거쳐 예술의전당에 입성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무대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고선웅 연출은 이에 대해 “지난해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아졌고, 극장이 크다 보니 마지막 장면에서 슬픔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좋다.”며 “연극은 계속해서 재공연되고 재생산되며 관객을 만나야 배우들도 힘이 나고, 프로덕션도 발전할 수가 있다. 앞으로도 이 연극이 계속 메아리치고 널리 뻗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각기 출연소감을 전했다. “이 큰 무대를 내 목소리로 채운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두렵다. 작년에 기대 이상으로 관객분들이 호응해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예지원은 "홍도는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씩씩하고 강인하며 무모한 면도 있는 여자다. 지금 이 시대도 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내야 하는 시대라 홍도의 이야기가 현대 여성들에게 와 닿는 지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를 통해 지난해 동아연극상에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는 “요즘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극중 홍도가 가진 오빠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과 똑같다. 그래서 탄생한지 80년이 지난 이 고전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작품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마방진 10주년을 기념하는 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며, 스트레스에 묻혀 살다 스테인리스가 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은 이달 14부터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05 / 조회 6,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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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 10주년, <홍도> <강철왕> 재공연
등 인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여온 극공작소 마방진이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극단 인기 레퍼토리 두 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작, 연출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창작뮤지컬 의 작, 연출 작업을 맡고 있는 고선웅이 2005년 창단한 극단이다. 첫 번째 작품은 지난해 초연한 화류비련극 다.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순정과 의리를 지키는 기생 홍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무대다.올해 재공연에서는 지난해 를 통해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를 비롯해 예지원 등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모든 배우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8월 6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두 번째 작품은 2008년 연습실을 개조한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이후 재공연을 거듭하며 '연극판 아이언맨'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다. 은 작품을 쓰고 연출한 고선웅이 광고 회사를 다닐 때 받았던 스트레스를 시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소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작품이다. '스트레스'와 '스테인레스'가 비슷한 발음인 것에서 착안,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빠져 사는 현대인의 고통을 스테인레스로 몸이 변해버린 주인공 왕기를 통해 유쾌하고 기발하게 풀어내고 있다. 남다른 상상력이 실현되는 무대 및 표현 방식과 함께 현대무용적인 요소가 다분한 배우들의 몸짓도 주목을 끈다. 속사포 같이 빠르고 리듬감 넘치는 대사들은 과거 공연 당시에도 큰 화제와 인기 몰이의 요소가 되었다.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고선웅이 두 작품 대본을 모두 썼으며 이번 공연의 연출까지 함께 맡는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6.30 / 조회 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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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신 한바탕 웃음으로, 세련된 신파 <홍도>
신기하다. 지난 6일 개막한 고선웅 연출의 신작 는 100분 동안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울리다가도 웃기고 웃기다가도 울린다. 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익숙한 내용이다. 오빠 뒷바라지를 위해 기생이 된 홍도는 한 눈에 반한 부잣집 아들 광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지만 그에게는 집안에서 약속한 정혼자가 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게 광호와 결혼을 하지만 행복도 잠시, 계략에 빠져 홍도는 부정한 여자로 몰리고 남편에게 버림까지 받는다. 결국 홍도는 충격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순사가 된 오빠의 손에 잡혀간다. 원작인 '돈에 울고 사랑에 속고'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파극인 만큼 작정하고 관객을 울리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번 작품은 과장된 감정연기를 특징으로 하는 신파극 특유의 화법을 절제하면서도 세련된 로 재탄생했다.여기에는 그동안 등을 통해 독특한 화법으로 무대를 만들어 온 고선웅 연출의 힘이 크다.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지만 표현은 최대한 절제하여 여백의 미를 남겨둔다. 또한 순발력 있는 대사와 절도 있는 몸동작으로 웃음을 전한다. 는 암전을 사용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조명만을 사용하며, 배경음악도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무대도 단출하다. 오로지 새하얀 색으로 표현한 무대에는 간단한 소품만이 놓여져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작품의 힘일 것이다. 주 조연할 것 없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수수하고 담백한 한식의 맛이다. 이 작품의 백미는 순사가 된 오빠의 손에 홍도가 끌려가는 마지막 장면이다. 새하얀 무대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꽃잎이 대비를 이루며 홍도의 처연한 현실이 더욱 슬프게 다가오는 이 장면을 명랑과 해학의 달인 고선웅 연출은 그냥 두지 않는다. 당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원작, 그것도 뻔한 내용의 신파극이지만 어떻게 갈고 다듬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순수함은 바보가 되고 자기 이익을 아낌없이 차려야 대세가 되는 이 시대에 순정한 홍도의 사연은 더욱 빛난다. 공연은 오는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문화아이콘 제공
2014.11.13 / 조회 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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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류비련극으로 부활했다! 고선웅 연출 마방진 신작 <홍도>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담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파극으로, 임선규 작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원작으로 한 연극 가 고선웅 연출을 만나 화류비련극으로 재탄생한다. 는 오빠의 학업 뒷바라지를 위해 기생이 된 홍도가 주인공으로, 명문가의 아들 광호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결국 멸시와 오해 끝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36년 7월 국내 최초 연극 전용 상설극장인 동양극장에서 초연했으며 광복 전 한국 연극사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기록되기도 했다.올해 새롭게 탄생될 는 등을 통해 독특한 해석과 화법으로 개성 강한 무대를 펼쳐온 고선웅 연출이 각색, 연출을 맡았다. 기생들의 화류문화에 대한 조명이 강화되며, 당시 화류계 노래들을 작품 곳곳에 삽입하여 격조 있는 화류비련극을 표방하고자 한다. 또한 과장된 신파연극 특유의 화법을 배제하고 모던하고 절제된 고선웅의 화법을 바탕으로 비극과 희극을 자유롭게 넘나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인 '홍도' 역은 연극 등을 비롯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예지원과 드라마 , 연극 등에 출연한 장소연이 번갈아 맡는다. 홍도의 시댁에서 서생으로 일하고 있으며 야비한 계략의 시발점이기도 한 월초 역을 과거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립극단 예술감독 등을 지낸 연출가 김철리가 맡은 것도 이색적이다. 홍도의 오빠 철수 역으로 등의 홍의준을, 홍도와 사랑에 빠지는 유약한 광호 역으로 견민성을 만날 수 있다. 광호의 옛 약혼녀 혜숙 역에는 최주연이 선다. 구리아트홀과 고선웅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첫 번째 공동제작 연극 는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구리아트홀에서 공연하며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무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10.07 / 조회 6,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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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 <엄마를 부탁해> 4년 만에 서울 무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다."라는 강렬한 대사와 함께 시작되는 연극 가 지난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작가 신경숙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2010년 성공적인 초연과 재연을 한 이 작품은 4년 만인 올해 다시 서울 무대를 찾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한 자리에서는 무뚝뚝한 남편과 성장한 자식들을 둔 박소녀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를 찾아 나서는 가족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유명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 손숙은 2010년 재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엄마 역을 맡고 있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알고 있는 한 사람도 꿈과 말 못할 아픔을 지닌 한 여자였음을 깨닫게 해 주는 작품이나, "씩씩하고도 진취적인, 유머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더하고 싶었다."는 그녀다. 아버지 역의 전무송 역시 "소설의 감동을 그대로 따라갈 순 없지만 활자화 되지 않은 부분들, 그 부분이 담고 있는 감동을 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립극단 작업 이후 30년 만에 손숙과 한 무대에 서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하며 술도 잘 사고 맛있는 음식도 잘 챙겨주던 사람으로 손숙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엄마라는 이야기를 이토록 멋지게 하는, 가슴을 울리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무척 좋다."고 말한 예지원은 공연을 이끌어가는 주요 화자인 장녀로 변신 중이다. TV, 영화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는 "20대 초반에 1년 반 정도 극단에 있었기 때문에 그 향수가 여전히 있다."며 매년 꾸준히 무대를 찾고 있는 이유를 이야기 했다. 차녀 역으로 출연 중인 전익령은 작품의 원작자인 신경숙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올 2월 전익령이 신경숙의 둘째 오빠의 아들과 결혼했으니 신경숙의 조카 며느리가 된 셈. 그녀는 "7년 전 이후 서는 무대로, 등장이 적지만 함축적인 모습을 잘 펼치기 위해 더욱 어려운 역이 차녀인 것 같다."고 오랜만에 무대에 선 소감을 밝혔다. 는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인간, 한 여성의 인생과 인내의 모습이 묵직한 감동으로 이어진다는 호평 속에 초연 당시 9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지원 역시 "생각보다도 너무 많은 관객들이 울고 가신다."고 말한 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6.12 / 조회 7,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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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 손숙·전무송·예지원 등 출연
연극 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초연멤버 손숙을 비롯해 전무송·예지원·박윤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연극 는 2008년 출간돼 200만부 이상 판매되며 큰 사랑을 받은 신경숙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한 가족이 말없이 사라진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그들이 그간 무심히 여겼던 엄마의 인생과 사랑을 하나씩 떠올려 복원하는 과정을 그린다.
2010년 초연 및 앵콜공연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이 연극에서는 손숙이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엄마로, 의 전무송이 사라진 아내를 찾는 남편으로 분한다. 의 예지원과 의 박윤희는 각각 장녀와 장남 역을 맡았고, 이외에도 전익령·조주현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 는 오는 6월 7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4.04.21 / 조회 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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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감동과 연극의 재미를 한 번에, 연극 <부활> 연습현장
"안녕하세요. 오늘도 부활하세요." "오늘도 부활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오는 18일 개막을 앞둔 의 연습은 이처럼 독특한 인사말로 시작하고 끝난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원작을 고선웅이 각색·연출하고 서범석·예지원이 주연을 맡은 연극이다. 지난 2일, 처음으로 런쓰루가 진행된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와 더불어 톨스토이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은 젊은 날 자신이 유린했던 여자가 매춘부가 된 것을 알게 된 귀족 네흘류도프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스로의 영혼도 구원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제정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한 법제도와 민중들의 비참한 삶, 부패한 귀족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함께 담겼다. 에 이어 이번 작품을 이끌게 된 고선웅 연출은 톨스토이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소설에서 느꼈던 감동과 더불어 연극적 재미를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에 담을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다 표현하려고 합니다." '연극적 재미'를 살리기 위해 에 가미된 것 중 하나는 배우들의 합창. 독일 출신의 미하엘 슈타우다허(Michael Staudacher)가 작곡한 음악은 드라마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면서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폴란드의 알렉산드라 와시코우스카(Alexandra Wasikowska)가 디자인한 무대와 의 박호빈 안무가가 고안한 안무도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출연 이후 오랜만에 희망했던 연극무대에 서게 된 서범석은 갈증을 푼 듯 개운하면서도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작품은 물론이고 연출님, 극장, 모든 것이 다 좋았어요. 그 동안 뮤지컬 배우로 살아오면서 노래는 눈동자 한번 안 흔들리고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연기는 좀 부족하고 불안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 점을 채워서 다시 연기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서범석이 '부활'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선뜻 한다고 했죠." 서범석은 자신이 맡은 네흘류도프 공작에 대해 '카츄사를 통해 구원받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네흘류도프가 어렸을 때는 바르게 살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나쁜 물이 들죠. 그러던 중에 집에서 일봐주던 여자를 범하고는 그 당시 귀족들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습관적으로 돈을 준 거에요.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화대가 된 거죠. 12년 후에 법정에서 창녀가 된 여자를 보고 네흘류도프는 자기 때문에 여자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거죠." "좋은 대사들이 너무 많아요. 왜 고전인가 알 수 있을 정도로." 고전의 감동을 음미하며 연습에 임하고 있다는 그는 의 또 다른 매력을 꼽았다. "고선웅 연출님의 화법, 틀에 박혀있지 않은 양식이 있어요. 관객 분들도 재미있을 거에요. '아, 저런 것이 연극이구나' 하실 것 같아요.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색깔, 언어를 제대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예지원에게도 이번 작품은 각별하다. '연극은 치유'라고 말한 그녀는 카츄사라는 인물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카츄사의 대사 중에 '당신은 나를 미끼로 절대 구원받을 수 없어요'라는 말이 있어요. 나도 평소 내 이기적인 행동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더 많은 것을 내려놔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스스로 더 깊어져야 카츄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관객분들께도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겠죠." 90년대 초 성좌극단에 들어가 단역으로 연극에 출연하던 예지원은 연극계를 떠나 한동안 TV·영화 속에서 활약, 10여 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와 2011년부터 와 등에 출연해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극단 시절 동경하던 선배들을 만나 함께 연습하며 그간의 세월을 돌아보게 됐다고. "을 하면서 그간 내가 잘 살았나 보다,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극단 시절 선배들을 보며 무대에 서는 걸 꿈꿨는데, 지금 그 분들과 같이 연기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그간 살아온 날들도 정리하게 되고요. 이번 작품이 내 인생의 한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에는 에 출연했던 이찬우·정헌호·조영선을 비롯해 이승철·류동철·김미옥 등 중견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연륜 있는 배우들이 주고받는 묵직한 호흡이 무대를 더욱 가득 메울 예정이다. 은 오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5.06 / 조회 1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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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토월, 자유연극시리즈로 ‘연극의 예술’ 펼쳐 보여
예술의전당이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공연?전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연은 리오픈한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되는 ‘토월 시리즈’와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되는 ‘자유 시리즈’로 진행된다. ‘토월 시리즈’로는 고선웅 연출의 연극 ‘부활’과 정의신 연출의 연극 ‘아시아온천’이 공연된다. ‘자유 시리즈’는 ‘한국 근대 리얼리즘 명작선’이라는 제목으로 연극 천승세 작 ‘만선’과 김영수 작 ‘혈맥’을 각각 김종석과 김현탁 연출로 무대에 올린다. 대중의 문화향유 수준을 한껏 높여줄 예술의전당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예술의전당 토월시리즈 연극 ‘부활’CJ토월극장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연극 ‘부활’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리오픈을 기념해 공연된다. 토월정통연극시리즈는 고전 작품을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감각을 더한 새로운 시도로 연극계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연극 ‘부활’은 토월정통연극시리즈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예술의전당만이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래시브 클래식 연극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연극 ‘부활’은 연출가 고선웅이 맡았다. 고선웅은 연극 ‘칼로막베스’, ‘푸르른 날에’,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등으로 차세대 대표 연출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필력은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관객들의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들로 입증되기도 했다. 무대에는 막대한 영지를 소유하고 있는 귀족이 등장한다. 그는 배심원으로 참석한 재판에서 한 피고인이 젊은 시절에 자신이 농락한 여인, 카츄샤임을 알아본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그는 카츄샤를 따라 시베리아행을 택하고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귀족은 시베리아로 향하는 죄수 일행과 함께하며 사회 제도의 모순을 깨닫게 된다예술의전당 토월시리즈 한일공동제작 연극 제3탄 ‘아시아온천’CJ토월극장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한일 양국의 대표공연장인 예술의전당과 신국립극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으로 연극 ‘강 건너 저편, 5월에’로 첫 번째 공동제작의 물꼬를 텄다. 작품은 그 해 한국와 일본 양국의 주요한 연극상을 휩쓸었다. 이어 2008년 재일한국인 극작가 정의신의 신작 ‘야끼니꾸 드래곤’을 무대에 올려 전회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 2013년 6월, 예술의전당과 신국립극장은 공동제작 연극 제3탄 ‘아시아 온천’을 한국과 일본 양국무대에 올린다. 극작가 정의신은 이미 일본 연극계를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사랑받고 있다. 그는 그간 한국 무대에서 대표적인 역작 연극 ‘강 건너 저편, 5월에’, ‘행인 두부의 마음’, ‘나에게 불의전차를 다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등을 발표해 한국연극계에서도 주목받는 극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정의신은 매 작품마다 특유의 맛깔스러우면서도 현실감 있는 언어를 통해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가치 있음을 말했다. 연극 ‘아시아 온천’은 정의신과 연출가 손진책과 함께하며 연극이란 살아있는 이들의 슬픔과 괴로움을 덜어주고 축복해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전작과는 달리 특정하지 않는 시대와 장소 속에 던져진 인물들의 부침과 회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2013년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작가는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예술의전당 자유시리즈 연극 ‘만선’자유소극장 5월 3일부터 15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리얼리즘 명작을 연작으로 공연한다. ‘한국 근대 리얼리즘 명작선’이라는 제목으로 연극 천승세 작 ‘만선’과 김영수 작 ‘혈맥’을 각각 김종석과 김현탁 연출로 무대에 올린다. 1940년대와 196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고전이지만 현대에도 유효한 성찰과 고민을 담고 있기에 계속해서 무대화되는 명작이다. 예술의전당은 본 자유연극시리즈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존재론적 고민과 깊은 인간애를 되돌아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희곡 ‘만선’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될 만큼 한국의 근대 리얼리즘 희곡문학을 대표하는 명작이다. 1960년대 어촌을 배경으로 어민들의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다. 당대의 시대적 문제의식에 기초해 민중적 삶에 대한 탁월한 묘사력과 언어 표현력으로 큰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냈던 작품이다. 2013년 5월에 만나게 되는 연극 ‘만선’은 60년대의 시대성과 전형성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현재를 호흡하는 동시대 관객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고민을 제기할 예정이다. 공연 관계자는 작품을 통해 ‘인간은 무엇을 꿈꾸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어떻게 행위하며, 그 행위의 결과에 어떻게 책임지는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연극 ‘만선’의 연극사적 의미는 ‘기존의 절대 가치와 의미에 도전하고 새로운 해방을 모색하는 인간들의 고뇌와 상실’을 통해 인간 가치와 존재를 고민하게 했다는 데 있다. 예술의전당 자유시리즈 연극 ‘혈맥’자유소극장 5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 우리들 몸속을 흐르는 혈맥 그리고 오늘도 도시를 흐르는 버스, 그 둘의 흐름은 순환성을 가진다. 꿋꿋이 흐르지만 정작 똑같은 풍경을 맴돌고 있을 뿐인 삶, 그 버스 안의 우리네 모습을 응시하는 것이 연극 ‘혈맥’이다. 선함이나 악함, 잘남이나 못남으로 결코 딱 잘라 재단될 수 없는 이들의 인생이 꾸역꾸역 오늘도 버스를 타고 내린다. ‘혈맥’은 원작에서 주인공들이 갇혀 있는 순환의 굴레를 교통수단인 버스로 해석한다. 작품은 파편화된 개인의 지속과 다름없다는 문제 제기를 하며 이를 관객과 무대에서 소통하려 한다. 작품을 통해 자유소극장은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게 되는, 그리고 매일같이 만나는 버스의 어디쯤이 된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4.08 / 조회 8,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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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편하게 내 손을 잡는 것 시도 중” <서툰 사람들> 류덕환
데뷔 20년 차인 스물 다섯 살 중견(?) 배우. 어린이들의 ‘잇 프로그램’인 뽀뽀뽀를 비롯하여 드라마 ‘전원일기’의 복길이 동생 순길이, 현 빅뱅의 지드레곤과 함께 키즈 그룹 ‘시티 오브 엔젤’의 멤버까지. 종횡무진 활약으로 떡잎부터 알아봤던 류덕환이 지금 ‘될 성 부른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닐까. 네 살에 으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가 현재 의 서툰 도둑 덕배 역으로 서는 모습도 배우 류덕환을 더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학 생활이 끝나 간다.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웃음) 특히 그간 했던 작품의 특성상 또래를 만나기가 어려웠었는데, 대학 생활로 사람이 남는 게 제일 크다. 밖에 나가서 선배님들 만나고, 좋은 동기들, 좋은 후배님들 만나고, 그런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또래 배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작업이 드물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쪽(영화, 무대)에 계신 선배님들, 형들이 많았고, 그 분들의 등을 보고 자라서 인지 그것만 보게 되는 게 있다. 다른 장르는 좀 시선에 안 들어온다고 할까? 아직 겁내는 것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나와 맞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출연은 장진 연출의 권유인가? 90% 이상이 그것이다.(웃음) 예전에 류승룡 형이 할 때 봤는데 참 재밌구나, 하는 생각은 해 봤지만, 해볼 생각은 안 했었다. 이미 류승룡이라는 배우가 너무 잘해서 그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장진 감독님이 전화를 하셔서 “너 다음 작품 언제 들어가?”라고 물으셨고,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리니 그 주 토요일에 사무실에 나오라고 하시더라. 가보니 전 배우가 와서 있었다. (웃음) 솔직히 자신이 없는 건 아닌데 갈피를 못 잡겠다, 승룡이 형을 따라 할까 봐 그게 겁난다고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나랑 10년이나 같이 했는데 그런 질문이 나오냐, 그런 거 생각하면서 너 부른 줄 아냐”시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퍼 부으시고.(웃음) 연습 하고 2, 3일 지나니까 어쩌면 내가 이걸 조금 다르게 갈 수도 있겠다, 어쩌면 내가 장덕배의 옷을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진 감독님하고 같이 작업을 많이 해서인지 코미디 코드를 찾는 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표현해 내는 건 어렵다. 그 작업만 잘 하면 내게도 가능성이 있겠다, 싶다. ‘장진 스타일’은 어떤 스타일인가? 작품 할 때 ‘버릇 없는 놈’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감독님들과 많이 싸우는 편이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찍을 때도 감독님과 무언가 소통이 되지 않아 4시간 동안 이야기하느라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었다. 그때 감독님이 “내가 원하는 건 여자가 아니라 소녀야”라는 한 마디에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그처럼 나는 납득이 되어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똥고집인데.(웃음) 장진 감독님은 자신이 쓴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한마디, 어디에서 치고 올라오고 내려가고가 너무나 정확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원하는 디렉션을 배우들에게 정확하게 준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무언가를 하는 순간 장면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감독님이 그려놓고 못질해 놓은 공간에 내가 가서 잘 걸리고 싶다. 참 독특한 부분인데, 드라마는 절대 망가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에 따라 살려야 될 것, 그 사람의 매력만 뽑아내신다. 그게 항상 너무나 놀랍다. 연기 스타일을 배우에게 권하진 않는다. 일단 하라고 하고 안 되는 건 끊는 것이다. 또 다이얼로그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유머가 너무나 많으니까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굉장히 크다. 본격 코미디는 처음 아닌가? 너무나 좋아하고 계속 하고 싶은 장르가 연극이지만, 파스(희극)라는 코드에 내가 잘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 적은 있었다. 하지만 대본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었고, 더 표현하기 어렵겠지만 관객들이 편하게 내 손을 잡는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해 본다고 생각하고 있다. 드라마 상황, 에피소드 등으로 코미디가 이미 다 되어 있는데 내가 왜 웃길 것을 걱정하나, 그 상황에 절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웃기기 위해 기교를 하는 순간 망하게 된다. 무대가 왜 좋은가. 영상 매체는 뭔가 부족한데, 그게 관객이다. 연극은 못하면 확실히 응징해 주고 좋으면 기립박수 해 주고, 관객들이 즉각 반응을 해 주고 몸소 객관적인 이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말 그대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이다. 에서는 관객들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무대와 배우와 관객들이 저마다 시간을 내서 함께 해야 연극이 완성된다. 그런 희소성이 있고 이런 매력들 때문에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구혜선 감독의 영화 ‘복숭아 나무’에서 조승우와 샴쌍둥이로 등장한다. 촬영하며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 않았을까. 많이 들었다. 승우형이 “영화 하는 사람도 많고 드라마 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나는 뮤지컬을 책임질 테니 너는 연극을 책임져라, 난 연극이 그렇게 힘들더라”라고 이야기 하시기도 했다. 뮤지컬은 워낙 좋아하는 장르이고 꿈꿀만한 멋진 무대이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고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뮤지컬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내 자존심을 버리면서 말씀 드리는 건데 자신이 없어서 못하는 거’라고 직접 정중하게 통화를 해서 거절 한다.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것 뿐이지 잘 알지 못하고, 그쪽 사람들이 지금까지 쌓아오고 꿈꿔 왔던 것들이 있는데, 내가 가서 그걸 건드리는 건 그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사진을 찍는다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는 등 이미지 작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영화 ‘천화장사 마돈나’를 함께 촬영했던 고(故) 이언 형이 가기 전에 카메라를 선물로 줬다. 형 죽고 한참 지나 우연히 꺼내 찍었는데 카메라 앵글 속에 세상을 다 담은 것 같고, 다 가진 것 같고. 신기했다. 사진이 그런 재미가 있구나 하는 중이다. 또 멋대로 글 쓰는 것도 좋아하다 보니 시나리오도 쓰게 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활용해보자 하고 몇몇 분들에게 말씀 드렸는데 임필성 감독님 제의로 스마트폰 영화를 찍게 되었어요. 말도 안 되는 코미디를 썼는데, 고맙게도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님 두 분도 출연해 주시고, 또 한 영화감독님도 출연해 주셔서 아주 기쁘다. 이 영화 자체가 그 감독님을 기다리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누구인지는 아직 비밀이고.(웃음) 여러 활동의 중심은 연기인가. 그렇다. 모든 생각과 시각, 내가 하는 행동들을 전부 기억하고 싶은 건, 언젠가 그걸 써먹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배우라는 단어가 너무 무겁다. 그게 저 멀리 있어서 그걸 보고 가는 중이다. 그 길이 멀기 때문에 중간에 국도도 타고 다른 도로도 타 보고 하는 것이다. 배우로 가는 길이 심심하진 않을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2.27 / 조회 20,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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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사람들> 쩔쩔매는 도둑에 큰소리치는 집주인이라니!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왜 문도 안 잠그고 자냐고 다그치는 도둑에, 비상금은 장롱 두 번째 서랍에 있다고 알려주는 집주인이라니 이 무슨 오묘한 조화인가. 도둑질도, 혼자살이도 서툰 사람들이 모인 이곳은 연극 의 연습실이다. 장진이 23살 때 군대에서 썼다는 은 도둑질에 서툰 남자 장덕배와 도둑 앞에서 할말 다 하는 집주인 유화이, 그리고 이 둘의 이상한 상황과 대화를 본의 아니게 침범하는 남자들이 벌이는 코믹 소동극. 2007년 초연 당시 100%가 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번 무대 역시 장진이 직접 연출을 맡아 ‘장진식 코미디’를 제대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어수룩한 도둑 역은 꾸준히 무대에 서는 정웅인을 비롯, 2009년 에서 알런 역으로 서기도 한 류덕환, 그리고 현재 에 출연중인 조복래가 맡았으며, 도둑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 상냥한 여교사 유화이 역에는 지난 해 로 만난 예지원과 첫 연극에 도전하는 이채영, 그리고 심영은이 번갈아 나설 예정이다. 도둑 장덕배 역의 류덕환유화이 역의 예지원자살을 시도하는 기러기 아빠 김추락, 여자 사진 한 장만 보고 사랑에 빠진 서팔호, 그리고 유화이의 아버지 유달수 등 세 역을 동시에 맡는 멀티맨은 김병옥과 홍승균이 맡아 종횡무진 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지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연극 은 오는 2월 11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2.02 / 조회 17,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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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연극 ‘서툰사람들’, 5년 만에 다시 대학로로!
연극 ‘서툰사람들’이 오는 2월 11일부터 5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7년 ‘연극열전2’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올려진다. 연극 ‘서툰사람들’은 2007년 공연 당시 류승룡, 강성진, 장영남의 뛰어난 연기력과 한채영의 첫 연극 무대 데뷔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웅인, 예지원, 류덕환, 이채영이 좀 더 유쾌하고 발랄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두 남녀의 하룻밤 소동을 그린 코믹소란극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어딘가 서툴고 부족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훔칠 물건보다는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어설픈 도둑 장덕배와 자기 집에 훔쳐갈 귀중품이 없는 것이 안쓰러워 비상금 위치까지 먼저 털어놓는 순진한 집주인 유화이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유쾌한 연극 ‘서툰사람들’은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웃음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진이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에 대학로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언제나 스스로 ‘연극쟁이’라고 소개할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아 왔다. 그의 이번 행보가 대학로 연극계에 또 한 번 흥행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채충명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17 / 조회 1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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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해, 인생의 다음 카드 <미드썸머>
포기는 이르고, 시작은 늦었다. 어정쩡한 나이 서른 다섯. “잔치는 끝났다”는 서른을 넘어 서른 다섯에 안착한 외로운 두 남녀가 축제가 한창인 8월의 금요일 밤. 두 눈을 마주보고 있다. 이어지는 인생의 다음 카드는? 연극 는 삼십대가 공유하는 사랑과 혼란을 달달한 기타선율에 담아내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치명적인 대사들과 함께. 변호사로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결혼 못한 여자’로 통하는 헬레나와 딱히 이룬 것도 없는 주먹파 밥은 오늘을 살고 있는 자신들의 상실과 희망을 노래한다. 일 년 중 가장 밤이 짧다는 하지, 미드썸머. 두 남녀는 찢어진 비닐봉지에 든 만 오천 달러를 쓰기 위해 일탈을 감행한다. 최고로 비싼 와인을 박스로 사고, 악기점에서 가장 비싼 기타를 산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와인과 돈을 주면서 기타를 친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탈을 통해 완벽하지만 외로운 여자와 철없지만 용감한 남자는 서로를 구원하는 ‘미드썸머’를 만들어간다.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헬레나와 밥의 노래는 를 보통의 로맨틱 작품과 차별화 시키는 가장 큰 무기다. ‘사랑은 아프게 해’등 철학적인 가사들도 여러 번 곱씹어 볼만한 힘을 갖고 있다. ‘아주 특별한 2인극’ 이라는 소개답게 작품은 온전히 두 배우의 ‘호흡’에 기대고 있다. 단 한번의 퇴장도 없이 무대에서 옷을 갈아입고, 연주한다. 아늑한 무대,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관객들의 낭만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올드미스 다이어어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로 통하는 예지원의 안정적인 연기와 ‘이야기쇼’를 이끌 만큼의 입담을 자랑하는 뮤지컬배우 이석준의 애드리브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다. 객석으로 뛰어들어 와인을 건네고,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소극장에 찾아온 관객들이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도 준비되어 있다. “요즘같이 살기 힘든 시절에 낭만희극인 가 관객들에게 하룻밤 웃음과 위안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양정웅 연출가의 바람대로, 두 남녀의 일탈은 ‘나도 한 번쯤’ 이라는 유쾌한 바람을 불어주며 삼십 대의 마음을 자극한다. 짧은 밤, 그 날의 일탈은 “거스름돈 있어요”로만 보이던 ‘change is possible’을 “변화는 가능하다”라고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준다. 밤은 짧고, 인생은 길다. 포기는 이르고, 시작은 늦었을까. 어디로든 뛰어갈 수 있는 나이 서른 다섯. 를 지나고 난 후 펼쳐질 당신 인생의 다음 카드. 그 카드는 무엇일까.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6.07 / 조회 9,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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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당신을 위한 <미드썸머>
“사랑은 아프게 해, 어떻게든 애써도 사랑은 아프게 해” 애틋한 가사들이 잔잔한 기타선율을 타고 시처럼 다가오는 무대,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 연극 가 무대에 올랐다. 2008년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을 직접 관람하기도 했던 양정웅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면서 작품의 메시지가 국내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며 “는 삼십 대 중반의 남녀 둘이 겪는 한바탕 소동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해설과 연기, 악기 연주를 하는 참신한 연극” 이라고 소개했다. 서른 다섯 살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와 백수 지하조직원 밥이 하룻밤 동안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에는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 예지원이 헬레나 역으로, 서범석, 이석준이 밥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30대 생일, 즐겁나요?밥(서범석)은 지하조직원!넘버3도 아닌...넘버 340?사랑은 아프게 해!조카 변신! "커플은 일 년안에 헤어질지니"I WANT TO BREAK FREE! (이석준)나 골드미스 맞아? (예지원)이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사랑은 아프게 해’, ‘망각의 노래’, ‘너와 나 사이의 몇 센치’등 예지원, 서범석, 이석준 배우들이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와 위트 넘치는 대사로 핑퐁게임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는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29 / 조회 1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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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하고 싶지 않나요?”, 달콤한 <미드썸머> 예지원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천방지축 미자, 예능 ‘골드미스가 간다’ 속 샹송을 사랑하는 골드미스 예지원, 여성성의 상징으로 단아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 (임권택 감독) 효경까지. 큰 진폭을 가진 배우 예지원의 필모그라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성격과 꼭 닮아있다. 실제로 만나본 예지원에게는 사차원, 엉뚱함을 가진 배우 그 이상의 기운이 풍겨졌다.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묘한 기류와 웃음을 짓게 만드는 느낌표 사이에 놓여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그녀, 배우 예지원의 이야기다.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입니다. 어릴 때부터 ‘뮤지컬이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연기가 중심이었던 뮤지컬 무대 경험이 있긴 했지만, 인터뷰 때마다 “뮤지컬 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계속하고 다녔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거든요. 실제로 친구들과 뮤지컬도 많이 보러 다니고. 공연을 많이 보고, 듣다 보니까 이게 무서운 거에요. 타고난 노래 실력을 갖춘데다가, 노력까지 하시는 분들을 보고 ‘앗’ 한 거죠. 그래서 “시처럼 읊을 수 있는 노래가 있는 연극이 하고 싶어요”라는 걸로 말을 바꿨어요(웃음). 는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도 좋았지만, 대본이 정말 좋았거든요. 바로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를 쳐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좋았는데, 기타 연습에 집중하느라 정작 노래 연습할 시간이(웃음). 연출님이 저를 캐스팅 하셨던 건 출중한 노래 실력이 아니라 연기와 감정이 필요해서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와,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 노래를 어떻게 부르나’라고 생각했다가 ‘기타와 감정으로 가자’고 생각을 바꿨어요. 지난번 제작발표회 때 노래 부르다 울 뻔했다니까요. 감정에 복받쳐서. 속으로 ‘지금 울면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라고 계속 중얼거렸어요. 제작발표회 때 울면 얼마나 웃겼겠어요. 이석준 배우가 “첫 대본 리딩 때 펑펑 운 배우는 예지원이 처음” 이었다고 말했잖아요. 소녀 같은 감성을 갖고 있다고 할까요? 두 분(서범석, 이석준) 모두 피차일반 이에요. 소년 같아요. 남자주인공 밥하고 똑같아요. 밥은 직업은 넘버3도 아니고, 넘버10인 양아치인데다가, 무식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밥은 삶이 철학인 사람이거든요. 삶에 대한 여유를 갖고 있어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서범석, 이석준 선배에게는 그런 소년 같은 모습이 있어요. 아, 밥처럼 찌질이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웃음). 현실에서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살자)형 인간인 밥(Bob)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요? 밥. 아, 이상형이죠, 이상형이에요. 돈, 직업, 학력, 집안 이런 사회적인 잣대를 다 빼놓고 보면 밥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도시 속에 사는 도인 같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경계를 넘어선 사람. 정말 무식해서 본인이 모르는 거지 대단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우리는 사회적 동물일 수 밖에 없으니까, 여러 가지 잣대를 놓고 그런 사람을 찾아서 세상에 맞춰 살아야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저를 포함한 2~30대 사람들이 찾아야 할 이야기에요, 는. 저도 이 작품을 하면서 좀더 깊이, 저를 보고 있어요. 이석준, 서범석, 예지원. 세배우의 호흡이 좋은 것 같던데요. 두 선배가 믿음직스럽게 잘 받쳐줘요. 전 지금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 그 자체가 감격스러워서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거잖아요. 그런 저를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잡아줘요. 기대했던 이상으로 받아주세요. 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에드립을 할 때도 많은데 그걸 다 받아줘요. 2인극이라 대사만으로도 벅찰 텐데, 그걸 다 받아주니 정말 고맙죠. 서범석 선배와는 재즈발레 하다가 처음 만났거든요. 정말, 어릴 때. 롱 타임 어고! 제가 극단 성좌에서 포스터 붙이던 무명시절에 재즈발레 학원에서 만났는데, 하하. 춤 못 추던 두 사람이 춤추겠다고 하던 시절에 만났던 사이니까, 민망한 사이죠. 푸하하.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는 사랑을 믿지 못하지만 사랑을 기다리는 여자잖아요. 헬레나와 본인이 많이 닮았다고 하던데. 사랑과 관련된 부분은 반대에요. 사랑만큼 좋은 게 어디 있어요? 사랑을 못하고 있어서 큰일이지. 사랑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헬레나를 보면서 아팠어요, 마음이. 자칭, 타칭 골드미스라고 불릴 만큼 그녀는 굉장히 바쁜 삶을 살아요. 자신의 자아를 억누르고, 그걸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도 못할 만큼 꾹꾹 누르면서. 대본리딩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래, 우리는 하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던 기자간담회, 제작발표회 자리도 편안하게 생각되더라고요. 배우, 스태프들과 하나라는 생각이 편안함을 줬던 거에요? 아니요, 기자 분들 까지 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다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수 십 명의 기자분들이 던지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제작발표회 자리가 정말 어려웠어요. 수 십 명의 기자 분들이 저에게 질문을 던져요, 전 당하는 사람이잖아요. 질문에 틀린 답을 하면 안되잖아요,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되는 거니까. ‘와,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 매번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인터뷰 준비를 하는 성격도 아니고(웃음). 그런데 속 헬레나처럼, 여배우, 기자 분들.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는 거잖아요. 아침에 눈떠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쑤셔 넣고, 점심 시간을 기다리면서 일하고, 술 마시고, 잠들고. 이렇게 살잖아요. 동료들이 나보다 앞서나가면 거기에 맞춰서 달려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노후대책도 세우고…. 그러다 보면 나는 없어지고. 우리 너무 불쌍하지 않아요? 주인공인 헬레나도 그렇게 살고, 기자 분들도 그렇게 살고, 저도 그렇게 살고. 똑같다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그전과 다르게 편안해졌어요.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로 불리잖아요. 쉬지 않고 일을 하니까 그렇게 보이나 봐요. 전혀, 전혀 아니에요. 작년에 작품을 많이 했어요. 아, 사실 몇 년째 달리고 있는데. 삶의 우선순위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저 같은 배우들은 아무리 여행을 목표로 세웠다고 해도, 중간에 좋은 작품이 오면 일이 먼저가 되거든요. 종교적인 말 처럼 들리겠지만, 일상생활에 감사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음, CF는 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후배들 술도 많이 사주고 그래야 하는데(웃음). 자유로운 미스생활을 즐기는 거에요? 여배우는 하나도 자유롭지 않아요. 에서 헬레나가 첫 장면에 만취해서 밥을 유혹하는 장면이 나와요. 원래는 절대 그런 여자가 아닌데 참고, 참고, 참다가 자아가 폭발해 버린 거죠. 자아가 폭발하고, 일탈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잠수를 타거나, 싸움을 하잖아요. 여배우로 살면서 그런 일탈은, 못하죠. 배우 예지원 배우가 꿈꾸는 일탈은요? 전 못해요. 음, 가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작업들인데 어떻게 도망을 가요(웃음). 은행원, 회사원처럼 평범한 생활을 했다면 제 안의 자아를 완전히 닫아두고 살았겠죠. 큰 일탈도 하면서. 하지만, 배우를 하면서 제 안의 자아들을 빨리, 빨리 꺼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자아를 ‘내 안의 아이’라는 말로 표현하시던데요. 철이 안든 그런 아이가 있어요. 얘가 불쑥 튀어나올 때, 사차원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요. 이 아이는 누구에게나 다 있어요. 일탈을 꿈꿀 때는 언제에요? 날씨가 좋을 때? 날씨, 계절 다 안 타요. 그 때 그 때 기분을 타요. 가늠이 안되니까 예민할 수 있는 성격이죠.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 있고, 갇혀있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더 까다로울 수 있고. 스태프들에게는 일하기 편한 여배우로 꼽히던걸요.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하고 만났을 때는 그래요. 전 배려가 뭔지 몰라요.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 주인공을 맡겨 해주시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제 꿈을 이뤄주시는 건데. 그런데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이어서 싫으면 싫은 대로 얼굴에 나타나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속 밥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삶을 철학처럼 사는 사람이라면, 저는 영화, 드라마, 시트콤, 연극, 뮤지컬, 예능 등을 경험하면서 다양함을 배웠던 것 같아요. 연기를 안 했다면 소심쟁이로 살 뻔 했는데, 통이 커졌죠. 그 중에서도 연극무대는 제 뿌리라고 생각해요. 일년 반 정도 극단 생활을 하면서 맡았던 극장 냄새. 그 먼지 많던 극장 냄새가 지금까지 저를 버티게 해준 힘이었거든요. 여배우로 꿈이 있다면요. 제 나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살고 싶어요. 20대 때에는 중심인물이 아니었어요. 20대 초반에는 ‘27살이 넘으면 중심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전 30대가 넘어서면서 더 많은 일을 했고, 예능, 예술영화, 로맨틱 코미디 등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거든요. 발랄한 역할도 하고, 단아한 역할도 하고. 이렇게 살고 싶어요. 감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여배우로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오디뮤지컬 컴퍼니 제공
2011.04.04 / 조회 19,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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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을 기념합니다”, <미드썸머>
강산도 변한다는 '10'을 기념하는 연극, 가 무대에 오른다. 는 등 굵직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오디뮤지컬컴퍼니 10주년 기념 기획공연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 첫 작품이다. 예지원은 이후 10년 만에 다시 연극무대에 출연하며, ‘10주년’ 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지난 10년 동안 4000명의 스태프들과 3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며 “10주년을 기념해 등 역대 뮤지컬 명장면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조명해보자는 의미에서 2인극 시리즈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춘수 프로듀서, 이석준, 예지원, 서범석, 양정웅 연출 스코트랜드를 대표하는 극작가 데이빗 그레이그 작품인 는 2009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게 된 범죄 조직 하수인 밥과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극이다. 헬레나 역 예지원과 함께,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살자)’ 인간형인 밥 역할에는 서범석과 이석준이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 연출가는 “로맨틱 코미디 형식이지만, 현대인의 외로움과 상처를 감싸주는 따뜻한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연극” 이라고 소개하며 “서범석, 이석준, 예지원 세 배우의 재능과 집중력, 에너지 덕분에 즐겁고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관객과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총 6곡의 노래가 배우들의 라이브 기타 연주를 통해 공개된다. 를 위해 기타를 배우게 됐다고 밝힌 예지원은 “무대에서 기타를 치면 참 멋있어 보일 것 같았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원스’의 어쿠스틱한 느낌의 낭만을 만날 수 있는 는 오는 4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사는 남자들과 골드미스!예지원, 마이크만 잡으면?빵빵 터집니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3.30 / 조회 8,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