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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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즐겁게, 그렇게 우리는 "극단 차이무의 이성민, 최덕문입니다"
등을 통해 때론 웃기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가슴 따뜻하게 세상을 비춰오던 극단 차이무가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사랑 또한 놓치지 않았던 작품 뿐 아니라, 차이무는 연기 잘하는 배우, 개성 넘치는 배우가 많아 대한민국의 대표 스타 배우 산실이라는 수식어 또한 언제나 함께 했다. 하지만 소위 '떴다'하는 배우들이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 또한 차이무가 여느 극단과 다른 모습을 띠는 부분이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세 편 중 신작 두 편인 , 에 각각 출연하는 이성민, 최덕문도 마찬가지다. 각각 드라마 이나 영화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훨씬 전부터 차이무를 지탱해 온 극단 터줏대감인 이들은 연극을 하는 이유를 "그냥", "배우니까"라는 단순한 이유로 고민 없이 정의하고 있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때론 괴롭고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렇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는 연극이라는 마성의 존재. 이들의 순수하고, 그래서 강렬한 무대에 대한 끌림이 아마도 이들을, 차이무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같다.차이무 창작자들의 매력이 각각, Q. 연습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성민(이하 성민) : 아, 죽겠다, 힘들어서. 허허허. 연습 끝나면 자괴감이 든다. 최덕문(이하 덕문) : 그 팀 배우들이 다 죽으려고 하던데. 성민: 이상우 선생님 연극은 원래 힘들다. 근데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Q. 부조리극 형식을 띠는 것 같더라. 성민: 조리에는 안 맞는 것 같다. (웃음) 여자 두 명이 각각 하는 독백이 있는데, 한 여자는 입양 간 딸에게 여태까지 쓴 편지를 바닷가에서 이야기해주고, 또 한 명은 기생충 전문가인데 끊임 없이 기생충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계속 테이블 앞에 앉아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몇 명 남았어?' 사고 난 얘기만 하고. Q. 작품을 관통하는 큰 맥락은 있다고 들었다. 성민: 스케일이 엄청 큰 작품이다. 가상의 나라 '꼬리솜'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2천 명 정도 밖에 안 된다. 그 나라에 고위 귀족들, 부자들이 똥돼지생고기, 이런 생식을 주로 하다가 그 안의 기생충이 변형되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하고, 그래서 꼬리솜이 멸종하는 이야기다. 나는 꼬리솜의 비서실장이고 국무부장, 경찰부장, 군사부장도 등장한다. 그 계급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끊임없이 뭘 먹으며 먹는 얘기만 하다 보면 사고가 나고, 누가 죽었다고 그런다. 그러면 계속 "몇 명 남았어?" 그렇게 카운트만 하고. 그런데 그 카운터도 잘 못해. 그런 얘기다. 어마어마하다. (웃음) 이상우 선생님이 '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과연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만한,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인가, 하고 질문하는 연극'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주제를 참 어렵게 하고 있다. (웃음) Q. 과거 차이무의 창작극과는 형태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성민: 우리끼리도 이상우 선생님이 같은 작품을 생각하시는 걸까? 그런다. 덕문: 이번 작품 자체가 다 선생님이 늘 하셨던 얘기 같다. '너희들 생고기 먹지 마라, 기생충 있다.' 그거 같은데? (웃음) 성민: 누가 봐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다 알게 될 거다. 이 세상이 도대체 이렇게 되가는 이유가 뭔가. 기생충 감염 아닌가, 뭔가 사람들 뇌가 다 이상해지고 있다는 거고. Q. 최덕문 배우가 출연할 는 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같다. 덕문: 전형적인 소동극이다. (민)복기 형이 살던 양평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는데, 누군가 개에 물리고 아주머니들끼리 툭탁거리다 개를 팔고 다시 찾아오고 그 와중에 난동꾼이 나와서 잡혀가고, 그러다 다 같이 여행가고, 말 그대로 '원 파인 데이'로 끝난다. 소동극 치고는 좀 제목이 컨츄리한 것 같은데(웃음) 재미있다. 개가 주인공인데 어떻게 등장시킬지 고민하는 중이다. 천만 배우? 그저 '즐거운 일' 하다 보니 부모님 뿌듯해하셔Q. 최근 최덕문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덕문 : 아까 형도 천만 배우, 그랬는데. (플디: 은 관객수가 천 이백 만이 넘었다.) 성민: 정말? 흥행은 문제가 없겠구나. (웃음) 덕문: 남들은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라' 그렇게 농담 삼아 말하는데 물 들어온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사람들이 이거 하자고 하면 "그래"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하고. 대학로에서 술 먹고 공연 보러 다니고, 변한 게 없다. 식당 아줌마가 조금 알아본다는 거 말고는. 저번 주에 지방을 많이 다녔는데 가는 데마다 아주머니들이 다 알아보시더라. 많이들 봤구나, 그 정도 생각만 한다. 성민: 두 달 지나면 잊혀진다. (웃음) Q. 오래 공연계에 있던 배우들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졌을 때,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가장 뿌듯해 하더라. 성민: 그렇다. 안 그래도 집사람이 "여보, 드라마 좀 해, 엄마가 당신 나오는 거 보는 게 유일한 낙인데." (웃음) 어른들은 드라마를 보시니까. 덕문: 이전까지 영화 시사회에 부모님을 한 번도 안 불렀다.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오시라고 얘길 못하겠더라. 그런데 할 때 "이번에도 안 부르냐?"하시길래 오시라고 했다. 무대 인사하는데 막 뒤에서 손 흔드시고.(웃음) 부끄럽기도 하고 좀 기쁘기도 하고. 영화 다 보시고 가실 때 전화 했더니 아버지가 "아, 우리 아들 참 자랑스럽다." 그러셨는데 기분은 좋더라. 성민: (덕문이) 나이가 있으니까 뭐. 또 어느 날 갑자기 된 것도 아니고. 도 천만 넘지 않았나? 덕문: 얼마 전에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천만 영화를 찍은 남자배우들 중 관객 동원수를 따졌는데 달수 형이 1위고, 거의 1억? 내가 2위더라. 5천 2백만 명 정도 된대서 깜짝 놀랐다, 신기하기도 하고. Q. 차이무에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참 많다. 과거 그들을 보며 조바심이 나진 않았나? 성민: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옛날에도 난 그런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때 이미 (송)강호 형님이 스타셨고 (김)승욱이 형, (박)원상이는 영화나 이쪽을 좀 빨리 시작했고. 나는 나이도 있고 형이라 동생들이 그쪽 일 하는 거 보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었는데 그냥 연극 했던 것 같다. 영화 하러 가면 아르바이트 간다고 생각을 했었고. 심지어 섭외 온 드라마를 연극 때문에 못 한다고 한 적도 있다. 단역이었는데, 나중에 스케줄 맞춰준다고 해서 그래서 했고. 물론 돈이 궁할 때였지만 연극을 한다는 프라이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덕문: 그냥 하는 거다, 그냥. 다른 이유로 하는 것도 아니고. 연극과 졸업했으니 당연히 대학로 나가는 줄 알았고, 당연히 오디션 봐서 으로 연극을 시작했고. 뭐가 돼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다.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도 한 두 편씩 하게 되고. 성민: 우리 덕문이는 진짜 심하게 그냥 했다. (웃음) 영화나 다른 분야 껄떡대지도 않고. 덕문: 재밌고 즐거우면 하는 건데. (성민: 아, 이 자신감!(웃음)) 물론 생활이 힘들 때도 있었다. 요즘 와서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있다. 류승룡이랑 되게 친한데 승룡이 되는 거 보고, '어허, 가만있어 봐라' (웃음) 승룡이는 대학 때도 너무 친했던 놈이고 지금도 친하니까, 승룡이도 되는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성민: 옛날에 정동극장에서 할 때 얘가 나한테 승룡이 걱정을 했었다. 그때 승룡이가 를 하고 있었는데 자기 친구 중에 10년 째 만 하고 있는 얘가 있다고. 그렇게 걱정을 하던 애가. (웃음) 덕문: 잠깐 그런 생각이 든 거지. 연극은 진짜 좋아서 그냥 하는 거다. 조급함? 그런 건 없다. 성민 : 거기서 휘달리면 지치지. 누가 봐도 잘하는 형 &차이무 공식 '몸 잘 쓰는' 비주얼 배우Q. 차이무에서는 최덕문이 선배 아닌가? 덕문: 맞다. (웃음) 학전에 1년 있었다. 하고 까지 했는데 노래에 자신도 없고. (웃음) 은 드라마가 세서 좋았는데 는 록 뮤지컬이니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때 (유)오성이 형이 차이무라는 데가 있다고 해서 (박)원상이랑 같이 갔다. 그때가 차이무 생긴지 1년(1996년) 됐을 때다. Q. 이성민은 2002년에 차이무에 들어왔다. 성민: 이상우 선생님을 알고 이 친구들을 다 만났던 건 1998년도다. 그 전에 비공식으로 공연에 대타로 지방에 있다 올라와서 일주일 공연한 적도 있었고. 덕문: 이상우 선생님이 대구 내려가서 하실 때 그때 형을 만난 거지? 우리가 그 공연 연습 때도 가고 공연도 보러 갔었는데 '저 사람 누구야? 너무 잘하는데?' 그런 형이었다. 언젠가 형한테 그런 얘기 한 적이 있다. 형 잘 되고 나서 "난 옛날부터 형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될 줄도 알았고". 진짜 너무 잘하니까. 성민: 할 때 덕문이를 처음 봤었는데, 차이무 공식 몸을 잘 쓰는 배우, 몸 좋은 배우. 벗는 배우, 다역 전문 배우. (웃음) 차이무의 비주얼 배우다. 몸 좋고 무대 서면 뽀대나고. (웃음) 덕문이가 극단 막내라도 일찍 무대에 섰는데 얘기 들어보면 원래 잘 하는 애였다. 그러니까 무대에 세웠지. Q. 몸을 잘 쓴다는 건 의외의 소식이다. 덕문: 중,고등학생 때 꿈이 백댄서였다. 그래서 대학로에 춤 추러 다녔다, 카세트 들고. (웃음) 그때 브레이크 댄스 추는 애들 있지 않았냐. 부모님이 진짜 걱정 많이 하셨지, ‘저거 뭐가 되려고 그러나’, 하고. (웃음) 성민: 그러니까 그렇게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하시지. (웃음) 난 그런 끼가 없다. Q. 끼가 없어도 배우를 하고 있지 않나. 덕문: 끼로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끼가 재료는 될 수 있겠지만 그게 음식은 아니니까. Q. 차이무의 작품들 중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유머, 풍자, 해학 등으로 친근하게 말하는 작품이 많다. 극단원으로 자신의 생각도 이와 같이 하는가. 성민: 차이무는 경쾌한 연극을 하는 단체 같다. 대표 작가가 두 명 있는데 차이무를 이상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민복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없다. 두 가지 색이 모두 있는데, 공통점은 두 사람 작품 다 경쾌하다는 거. 이제 20년이 지나서 그렇게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90년대 무렵 차이무 연극은 굉장히 빠르고 형식도 과감했었고 좀 독특했다. 신선했고. 그런 연극이 나 이었다면 20년이 흐른 지금의 연극이 다. 여전히 경쾌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형식은 바뀌었고. 차이무의 모토가 '생각은 진지하게, 표현은 경쾌하게'인데 그걸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차이무 배우들은 옛날도 그랬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서 눈치 빠르고 귀가 밝고, 미덕이 많다. 어떤 상황이든 그걸 수용해 내는 앙상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차이무 배우들이 곳곳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 않을까.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뭘 하지 말라고 안하고 계속 뭔가 하라고 하고, 그걸 또 후배들도 수용하고, 우리 선배들도 후배들을 그렇게 잘 받아줬고. 그래서 여전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 덕문: 너무 자연스럽게 차이무에 스며들어서 이젠 떼려야 뗄 수도 없다. 오늘날 를 보면서,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의 길을 하고 싶은 말씀 하시면서 가시는구나, 형식도 파괴하시는구나, 싶다. 역시 (민)복기 형은 자기 얘기를 썼을 때 작품이 가슴에 와 닿는구나, 싶고. 작품 첫 대본 리딩을 하다 보면 어색하고 그런 게 원래 있는데 차이무는 그런 게 없다. 첫 리딩부터 편안하게 읽고, 이상한 거 해도 웃어줄 수 있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건 못 느끼겠구나, 할 정도로 이미 내가 차이무화 된 것 같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처음 만나는 후배들하고 인사하면 "차이무의 최덕문입니다." 그 얘기부터 한다. 행복하고 즐겁게,조바심 내면 휘달리고 지칠 뿐Q. 지금 차이무 내의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민: 잘 해야지. 어렸을 땐 잘해야 한다는 생각 안하고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젠 그런 책임이 좀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옛날보단 많이 받고. 잘 해서 후배들한테 좀 넘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덕문: 이번 20주년 공연만 우리들이 하고 나중엔 후배들이 공연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상우 선생님이 차이무를 만든 게 아마 지금 내 나이일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10년 지났을 때 선생님이 "새로운 극단을 만드는 것도 건강한 세포분열"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원상이랑 항상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자이무' 만든다, '저이무' 만든다. (웃음) 후배들한테 많은 작품들 하라고 하고 우리는 따로 극단이나 모임을 만들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이나 복기 형이 그걸 나쁘게 생각할 일도 절대 없고. 그것도 우리의 몫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다. Q. 두 사람처럼 대중적 인지도와 탄탄한 연기력 모두를 갈망하는 후배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혹은 차이무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성민: 그냥 하는 거지 뭐. 자기들 인생인데 알아서 살아야지. (웃음) 하지만 즐겁게 해야지. 우리 행복하자.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예전엔 7시 반 공연이었는데 3시면 극장에 나와서 괜히 컵차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수다도 떨고. 지금도 무슨 할 말이 그렇게들 많은지, 어후, 진짜 잠을 안 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웃음) 덕문: 형은 술도 안 마시는데 늘 술자리에 끝까지 있는다. 그리고 커피 마시자고 하고. (웃음) 커피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 시간을 계속 얘기하고, 한 잔 더 시키고, 리필해서 마시고. (웃음) 굉장히 내성적이신데 좀 친해지면 커피 마시러 가자고. (웃음) 후배들도 그냥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고 즐겁게. 뭐가 되든 다 되니까. 컵차기 하고 사발면 먹고 동년배들끼리 싸우고 또 어울리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래도 행복하게. 지치면 힘드니까. Q. 바보 같은 질문이 될 것 같지만, 만약 지금, 대중적 인지도를 얻지 못했다 해도 연극을 계속 하고 있었을 것 같나? 덕문: 그냥 하는 거라니까. (웃음) 성민: 그럼. 배우니까 하는 거다. 배우라는 사람은 연기라는 밥을 먹고 사니까. 언젠가 왜 연기를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이만큼 왔으니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건데,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생각해 보니, 이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다. 사회 나와서 처음 선택한 직업이 이거였고, 쉽지 않고 부대끼는 것도 많은데, 하나를 가면 또 앞에 길이 보이는 거지. 만족이 안 되는 것과 비슷한데, 그런 부족함 때문이지 않을까? 이번에 좀 쪽팔렸으니까 다음에 좀 덜 쪽팔려야지, 그게 지금까지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연극은 늘 먹는 밥 같은 것 같다. 내가 유명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고 있을 거고,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거고, 다른 매체 일을 그만 두게 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극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하고 같이 안 하겠다고만 하지 않으면 (웃음)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이상우 선생님과 오랜만에 작업하는데, 선생님은 연극도 연극이지만 우리가 다 같이 연습하고, 밥 먹고, 하는 걸 행복해하시는 것 같다. 형제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한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그런 향수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연습은 힘들지만 그런 게 요즘 즐거운 지점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김혜진의상: PAL ZILERI /신발: D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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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 조회 1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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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유오성 등 밥 먹을 돈 없는 배우 무대 올리려 만든 극단' 차이무 20주년
"극단이 영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연극을 창작하는 좋은 배우, 좋은 창작자들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만 있다면 가는 것이고, 그 힘이 다 소진된다면 계속될 필요가 없지 않나." 극단 차이무를 만들고 이끌어온 이상우 연출은 힘주어 말했다. "재고품 팔아먹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심이 솔직히 있어서 이번엔 신작을 가지고 나왔다."는 65세 거장의 변다웠다. 문성근, 송강호, 유오성, 강신일, 이성민, 전혜진, 박원상, 최덕문 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탄탄한 연기와 개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누비고 있는 배우들이 모인 곳.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두 편의 신작과 한 편의 인기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스물스물 차이무-어느덧 20년'을 마련했다. 스무 살 차이무 "우리 삶, 우리 이야기 고민이 차별화 지점" 10월 29일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기념 공연에 대한 설명과 20주년을 맞이한 단원들의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극단을 만들고 초기 8년간 대표로 있었으며, 현재까지 연출과 극작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이상우는 "지금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작업했다."며 20년을 이어온 힘을 '사람'에게 돌렸다. 이상우 연출과 민복기 대표(왼쪽부터)"극단 연우무대에서 나와 1995년, 밥벌이를 위해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었다. 송강호, 유오성, 류태호 등이 당시에는 정말 밥 먹을 돈이 없어 매일 내 사무실에 와서 버티고 있었는데 한 달 정도 같이 술을 마시다 보니 정말 안되겠다 싶었고, 극단을 만들어서 이 친구들을 무대에 서게 하자는 생각으로 차이무를 만든 것이다." 이상우와 함께 당시 이미 스타였던 문성근이 각각 사비 1천 만원씩을 내놓아 올린 첫 공연 로 차이무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후 등 연달아 화제의 작품을 선보이며 차이무의 색과 명성은 이어져갔다. "번역극이 한창 성행했을 때 연우무대가 생겨났고 거기서 어떤 연극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됐었다. 그 고민이 차이무에도 이어지고 우리의 삶,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당시 다른 극단 작품과 연기나 형태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우리의 것에 대한 고민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강신일) 연극 에서 지씨 역할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차이무와 함께 한 강신일을 비롯하여 1998년 배우 시작을 차이무에서 한 정석용, 1997년 입단해 올해로 18년 단원 생활을 하고 있는 전혜진, 2002년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나 깜짝 놀라며 를 봤고, 지금 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는 박해준 등 현재 차이무를 채우고 있는 배우들이 쟁쟁하다. '이 시대 왜 연극하는지 알아야 해'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인 에 출연하는 이성민 역시 "내가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데 차이무가 큰 바탕이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차이무에 있은 지 16, 7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모이면 할 말들이 많아 밤새 술을 마셔도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차이무에 있으면 여전히 극단에 들어왔던 30대인 것 같아 그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단 차이무의 배우들이상우 작, 연출로 오는 11월 6일 첫 선을 보이는 는 가상의 나라 꼬리솜의 역사와 멸망을 보여주는 가상역사극이다. 세 개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성민, 정석용, 오용, 전혜진, 김소진 등이 두 팀으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당대 사회의 모순을 무대를 통해 풍자와 해학으로 꼬집어낸 작품을 선보여온 이상우 연출은 이번 작품 역시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나 극단에서나 '이 시대에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걸 알게 되면 태도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없다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가. 예술이란 권력에 봉사할 수도, 복종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예술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예술을 하는 사람의 태도 아닐까. 기본적으로 우리 팀이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이상우) 두 번째 작품은 2003년부터 차이무의 대표를 맡고 있는 민복기의 신작 다. 그가 살고 있는 양평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동네 개에 물린 아주머니를 시작으로 하루 간의 소동을 유쾌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하도 악다구니를 쳐서 엄청 시끄러운 연극이 될 것 같다."고 민 연출이 말한 이 작품은 최덕문, 송재룡, 박해준, 김소진, 공상아 등이 동네 주민들 뿐 아니라 개, 참새 등의 독특한 배역으로 등장한다. 마지막 작품은 내년 1월 공연 예정인 차이무의 인기 레퍼토리 다. 민복기 작, 이상우 연출로 가족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따뜻한 무대로, 강신일, 박원상, 정석용, 박지아 등이 출연한다. "앞으로 극단이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이상우 연출은 "각자 자기 힘으로 발전하는 단계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복기 대표는 "오래 같이한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40대가 되었는데 나중엔 경로당에 모이듯 연극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차이무를 그려보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는 차이무의 오랜 단원들 뿐 아니라 데뷔 무대를 갖게 될 신인 배우들도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10.30 / 조회 1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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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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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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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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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 <서울노트> 연습현장
가까운 현대, 세계대전을 피해 유럽 미술작품들이 한국 미술관으로 왔다.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모인 사람들. 스치고 또 만나며, 걷다 잠시 서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운 긴 이야기, 연극 가 2월 2일 막을 올린다. 일본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으로 2003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는 특히 이 작품을 처음 연출하고 번안했던 배우이자 연출가, 고 박광정의 추모 공연이라 더욱 뜻 깊은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혜화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하는 권해효를 비롯, 정석용, 오용, 이지아 등 굵고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온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등장 인물은 12명이지만, 과거 고 박광정과 인연을 맺었던 23인의 출연 배우들은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더블 캐스팅을 자청, 바쁜 시간을 쪼개어 모았다. 배우를 비롯 전 스텝이 노 개런티로 마음도 모았다. 고 박광정이 이끌었던 극단 파크의 창립 멤버이자 를 번역하고 극단 내 독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한 성기웅이 이번 무대에서 연출을 맡았다. 극단 파크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초연 이후 국내 본격적인 ‘조용한 연극’ 붐이 일기도, 또 원작자인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청년단과 교류, 한국에서의 일본어 공연, 일본에서 한국어 공연 등 의미도 성과도 남다른 작품이 바로 이다. “사람 좋아하시고 정도 넘치시고, 또 보이기에 굉장히 소탈하고 사회 주변부로 살아가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었지만, 음악과 영화 등을 이야기하고 즐기는 예술적인 취향과 감각은 굉장히 세련되고 도시적이어서 나름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도 따뜻함과 서정도 있지만,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라든지 근 미래적인 설정들이 도시적이고 세련되어서, 그런 감각도 함께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생각해요.” 2003년 초연 후 몇 번의 재공연, 그리고 2008년 고 박광정이 자신의 마지막 연출작으로 무대화 했을 때에 비해 몇 년의 시간이 흐른 까닭에, 가까운 미래라는 큰 틀 안에서 현대에 맞게 수정된 부분이 있으나 큰 줄기는 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성기웅 연출의 변. 초연 당시 객석을 향해 배우가 등을 돌리고 앉아 대사를 하는 등 신선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그대로 비춰냈던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지금, 성 연출은 미술관의 큰 유리창이 객석으로 나 있다는 설정을 더욱 부각시켜, 무대 위의 연극이 프레임 속 하나의 ‘그림’이 되어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느낌의 강조를 의도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객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은 더욱 많아져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조성되는 순간의 포즈가 또다른 영향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2월 2일부터 12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쉬는 날 없이 13회 공연 예정인 는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1.31 / 조회 1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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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을 기억합니다. <서울노트> 공연
2008년 폐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이자 연출가 고(故) 박광정을 기리는 무대, 연극 가 2월 2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히라타 오리자가 쓴 '도쿄노트'를 원작으로 하는 는 세계 3차 대전을 피해 서울로 온 미술작품들의 전시장을 배경으로, 이곳 로비에서 만나는 가족들, 미술관 직원들의 대화를 통해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이 조용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고 박광정이 이끄는 극단 파크에서 초연을 했으며, 2008년 다섯 번째 공연이 그의 마지막 연출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는 초연 당시 작품의 번역을 맡았던 성기웅이 연출로 나서며, 고인과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권해효, 유연수, 민복기, 최덕문을 비롯, 정해균, 박지아, 임유영 등 선후배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2월 8일 공연 후에는 고인과 동갑으로 공연을 통해 우정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히라타 오리자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16 / 조회 1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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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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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은 이야기꾼이고 싶다는 연극 ‘양덕원이야기’ 연출 박원상
흔히 배우라 함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사람이고, 연출이라 함은 공연을 전체적으로 설계하며 연기, 장치, 조명, 의상, 음악 등 여러 요소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런데 차이무극단은 배우와 연출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연극을 바라본다. 배우 박원상 역시 민복기 작 연극 ‘양덕원 이야기’의 연출을 맡아 시선을 끌었다. “제게 연출가라는 표현은 별로 정확한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연극을 하는 배우 혹은 연극인이 약간 모양새를 바꿔서 작업했다고 보는 게 적합하죠.” 멀티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차이무극단의 ‘양덕원이야기’가 1차 연장공연에 이어 2차 연장공연까지 이어가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쉼표 같은 ‘양덕원이야기’는 혼자가 아닌 팀 작업 배우 박원상은 자신이 연출가라고 불리는 것을 쑥스러워 했다. 차이무극단 안에서 식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작업한 것이지 다른 건 없다고 말한다. “현직배우이기도 하고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연출이라고 하면 어색하고 쑥스러워요. 연극 ‘양덕원이야기’의 프로그램이나 포스터에 제 이름이 연출로 올라가 있지만요. 이 작업은 차이무라는 극단 안에서의 팀작업이고, 다만 역할분담을 그렇게 한 것입니다.” 팀 내 작업이라고 해도 할당된 역할은 해야 할 터. 그가 이번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로 객석이다. “기존의 작품을 많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객석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연극 ‘비언소’에는 일대일이었던 객석을 3면 객석으로 만들었어요. 관객이 ‘양덕원이야기’를 볼 때 ‘시골집에 있는 길을 걸어가는데 여트막한 담 너머로 보이는 집안의 풍경’을 보는 것처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객석을 꾸몄어요. 또 그런 느낌을 주려면 3면 객석이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박원상은 ‘연극에서 무엇을 보여줄까’가 아닌 관객과의 피드백을 먼저 생각한다. 극단 내 팀과 함께 극을 만들어 힘도 얻고 재미도 있었다는 연극 ‘양덕원 이야기’ 연출 작업,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연극 ‘행복한 가족’에 이어 극단에서 맡은 두 번째 연출입니다. ‘행복한 가족’은 첫 번째라 멋모르고 덤벼든 것도 있고 또 초연 때 참여를 한 작품이라 지금보다 부담이 덜 했어요. 그런데 ‘양덕원이야기’는 배우로도 참여해보지 못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더 부담됐어요. ‘양덕원이야기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관객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기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과 ‘내가 이걸 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에 연출을 맡으면서 연출가의 마음을 알게 됐다는 그는 상대적으로 배우가 심간이 편한 위치라고 느꼈단다. - 배우 아무개가 아닌 재밌는 이야기꾼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보노라면 배우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마치 한 가정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정도로 배우의 연기는 농익었고 또 자연스럽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되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향해 쭉 흘러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연기 역시 물 흐르듯 흘러가야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에서 배우들은 중심을 잡기 어려워요. 자칫 페이스가 말릴 수도 있고, 연기도 세밀해야 하죠. 그리고 상대방과의 호흡 역시 유기적이어야 해요. 배우 입장에서 ‘양덕원이야기’는 품이 더 들고, 에너지도 더 쏟아야 하는 작품입니다.” 현직배우여서일까. 그는 유독 배우들의 힘듦과 입장을 배려했다. 또한, 더운 날 열심히 하는 배우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마음가득 담고 있었다. 연극이 좋았던 그는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배우 아무개로서 배우 박원상으로서 살아야지’하고 자신을 규정짓지 않았다. “그냥 연극이 좋았어요. 그 출발이 배우가 돼 지금까지 연기를 쭉 해오고 있어요. 앞으로 경험이 더 쌓이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다른 위치에서 연극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게 배우의 입장이든 작가의 입장이 됐든, 연출 혹은 또 다른 입장이 됐든 그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있어 배우, 작가, 연출은 파편처럼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입장이 되어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연극을 하는 한 즐겁고 재밌게 작업하길 바랐다. “앞으로 연극을 만날 때 그게 배우든 다른 포지션에 서든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그리고 지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제 내면도 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쑥스럽지만 전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요. 전 배우도 작가도 연출가도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해요. ‘내면이 성장하게 되면 진정한 이야기꾼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흐르는 물과 같은 그가 이야기꾼이 되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28 / 조회 1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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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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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프레스 리허설
인간적인 매력 품은 잔잔한 작품
문소리 [슬픈연극]에 이어 두번째 도전
코너맥퍼슨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해 지난 2002년 극단 차이무에 의해 초연됐던 연극 [거기]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 이번 작품에는 초연 당시 출연했던 박진영, 정원중, 이대연, 김승욱, 이성민, 민복기, 전혜진, 박원상 등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쳤고, 여기에 [슬픈연극]으로 연극배우로 자리매김한 문소리가 참여,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일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거기]가 프레스 리허설을 가졌다. 스토리는 잔잔하고 따뜻하다. [거기] 무대는 강원도 바닷가 시골마을 ‘부채끝’의 작은 카페. 저녁 무렵 동네 노총각들이 모여 앉아 주절주절 답답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서울에서 이사온 젊은 여인이 동석하면서 그들의 대화는 으슥한 귀신 이야기로 흐른다는 내용.
박진영, 김승욱, 이성민, 최성민, 문소리 등장한 이번 작품은 폭소보다는 따뜻한 미소를 이끌어내는 잔잔하고 인간다운 매력이 돋보인다.
극중 강원도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하는 춘발역의 김승욱은 “고향이 경상도라 처음에는 서울, 부산, 강원도 말이 섞여 나와 가장 많이 지적을 받았다”라며 “이제는 교묘하게 강원도 말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사연 많은 여인, 김 정을 연기한 문소리는 “사실 다른 분들처럼 초연부터 공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잔잔한 내용이 좋았고, 무엇보다 평소 존경하던 선배 분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여서 동참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연극 [클로져]의 연출을 맡기도 한 민복기는 극중 진수를 맡았다. 그는 “4년마다 월드컵이 열리듯, 우리도 4년만에 [거기]로 다시 뭉쳤다”면서 “[거기]는 인간적인 매력이 듬뿍 묻어 있는 작품이다. 4년만에 좀 더 성숙해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베테랑 배우들이 모여 재치 있고 사연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작품은 5월 3일부터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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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03 / 조회 9,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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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아트] 규태의 김석훈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한
연기자 김석훈
[3월의 아트]의 공연시간 임박. 시작을 알리는 조명의 암전. 그리고 등장하는 세 친구들. 그 곳에 규태 김석훈이 있다. 소극장 작은 무대에 세 친구의 이야기를 가지고 김석훈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연극 아트]는 몇 년 동안의 만남을 계속해 오는 대학로에서 몇 안 되는 좋은 작품 중에 하나이다. 그 작품에 김석훈이 나온다는 소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러려니 할 생각도 모르는 사람입장에서 보면 드라마, 영화를 하는 사람이 연극을? 이라는 의문부호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석훈은 그 밑바탕이 연극에 있다.
“어머니께서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래서 제게 영화를 참 많이 보여 주셨죠. 저도 영화 보는 것이 좋아졌고, 제 감성이 이 곳과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천부적인 재질이라기 보다는 연기자로서 연기자라는 사회 구성원이 마음에 들었어요. 무대에서나 어디서나 무엇인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니까요.” 관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이 배우로서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래서 시작한 연기였다.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처음부터 연극영화과에 들어간 경우는 아니었다. 재수하면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게 되었고, 서울예전을 다니다가 중앙대를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황금기는 대학교 때였다고 한다. 서울예전을 다니던 1학년 때 대학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일말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중앙대에 들어가서는 재미있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졸업을 한 김석훈은 국립극단에 들어가게 되는데 23: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게 된다. 국립극장 단원으로 2003년까지 활동했다. 그 사이 국립극단 추천으로 TV드라마 ‘홍길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외부 활동이 더 많아 졌고, 연극을 많이 못하게 되었어요.” 원래 방송이나 영화에 뜻이 없고 연극에만 매진하고 싶어했던 김석훈에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드라마나 영화 제의들이 들어왔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연기자가 되어 안방극장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김석훈. 배우가 가진 큰 필요충분 조건 중에 하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어떤 부류에 있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허물없이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을 좋아해요. 연기자는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환경을 거쳐 저런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 안에서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것이 저에게는 연기적인 힘이 되고요.”
배우 김석훈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변신을 꾀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자연스러운 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아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작품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시간이 되면 같이 동참하고 싶었는데 마침 대본을 받게 되었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상황과 누구든지 가지게 되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트]를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규태라는 인물이 그에게 코드가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지 않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를 바라보는 나름대로의 독설적인 면이 있어서인지 고지식해 보이는 면도 있다고 한다.
그는 스타로서 0점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인기와 명예와 돈을 쫓는 배우가 아닌 진정한 연기를 고집하는 아집스런 면도 만만치 않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바보스럽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배우 김석훈을 세우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 아닐까도 싶다.
[연극 아트]를 보면 수현과 규태 그리고 덕수, 세 친구의 모습이 나온다. 이 세 사람은 어느 누구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 공감이 가는 인물이다. 나하고 다른 사람. 그러나 그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세 사람의 모든 부분을 가지고 있어요. 수현같이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하고, 덕수같이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요. 말도 안되게 그런 물건을 사냐고 캐묻고 비난하는 성격도 있어요.” 그가 말했듯이 한 사람에 국한된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세 사람의 모습을 한 사람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 말에 많은 공감이 간다. 공감가는 역할은 어디서든지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석훈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무대가 낯설지 않다. 보는 관객도 낯설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연기가 자연스럽기 때문일까?
그는 연극도 좋아하지만 뮤지컬도 좋아한다. 어떤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노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철학, 사랑을 담아 노래로 전달하는 것 만큼 쉬운 방법과 아름다운 장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전해주는 사람도 쉽고 받는 관객들도 빠르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깊이 면에서는 연극보다는 떨어지겠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대학교 1,2학년 때 꿈이 뮤지컬 배우였어요. 춤도 배웠고요. 그런데 군대 갔다와서 영국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뮤지컬 10편을 넘게 보았죠. 보고 나서 뮤지컬을 포기 했어요. 노래만 잘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지만 그게 인력으로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포기하게 되었죠.”
그는 처음으로 뮤지컬 [왕과나]의 무대에 섰다. 그만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해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일 두려워했던 부분이 노래였던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없을 경우에는 그는 대부분 강원도 평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골이라는 자연에서 느끼는 것도 많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밥맛도 좋고 인간성도 좋다고 느껴 공격적인 성향보다는 평온하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한다. 운동도 좋아하고, 등산을 자주 다니게 되서인지 강원도 평창은 자신이 있기에는 최적의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림도 좋아하는 김석훈은 화려한 색깔이나 밝은 색깔을 쓰는 샤갈의 작품을 선호한다고 한다.
김석훈은 친구에 대해 편하게 생각하고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아트]를 소개한다. [햄릿]같은 작품을 보면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이 있겠지만 [아트]는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친구들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연극 아트]는 4월 4월 30일까지 학전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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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4.05 / 조회 2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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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아트: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
중후한 맛이
제대로 빛나는 [아트]
나이가 들면 얘들같아 진다고 했나?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가 출연하는 [3월의 아트]는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중후한 멋이 있어 안정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어가면 어려진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살짝 공감하게 만드는 그들의 아트가 더 정감이 가게 한다. 더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면 웃음 속에 눈물까지 흘러 내릴 것 같은 느낌이 짙게 베여 온다.
[3월의 아트]의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는 미워할 수 없는 세 친구 수현, 덕수, 규태로 분한다. 10년 만에 대학로 소극장을 찾게 된 송승환과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는 김일우와 우직한 역할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정원중이 함께 한다.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같은 극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에너지와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혈기왕성(?)한 20, 30대의 이야기를 이제껏 보여주었다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중후한 멋을 한껏 드러내는 작품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규태와 수현 그리고 덕수. 하얀 캔버스에 하얀 선이 그려져 있어 작품을 아는 사람의 눈에는 보인다는 1억 8천만원의 그림 한 점. 이 작품 때문에 한 번도 털어 놓은 적이 없고 털어 놓기도 싫었던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남자라는 이유로 ‘좋은 게 좋은 거지’를 넘어서 남자들만의 수다가 여과되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여지없이 개져 버리고 치졸하고 친구의 우정에 금이 가 외면하게 될 정도로 깊게 파고 들어 간다.
1억 8천만원이나 되는 그림 한 점 때문에 세 친구의 우정은 완전히 발가 벗겨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질투와 알 수 없는 서운함. 애정이 애증이 되고 서로의 감정들이 자신들만의 감정표현으로 건널 수 없는 선까지 넘어서게 된다. 장난이 아니다. 그들은 서로를 끝내는 벼랑 끝까지 내 몰아 톡 건드리면 떨어질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 오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풀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만큼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해서 원만한 의사소통의 길을 터 놓은 것이리라.
깐깐하고 성격 급함의 극치의 전임교수인 규태와 도도하고 상류의 생활을 하는 피부과 의사 수현, 그리고 우유부단하고 단순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문방구 사장 덕수는 각자의 입장을 지키면서 서로를 공격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 논쟁은 예술과 철학으로 위장되어 있다. 고전주의 사실주의, 모더니즘, 세나카라던가 컨템퍼러리를 내 뱉는다. 그러나 그 논쟁과 싸움의 저변에는 딱 하나의 명제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네가 내 친구이긴 한거야?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친구는 그랬다. 서로에게 친구이길 바라면서 친구 이전에 친구에게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소유라는 말과는 다른,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우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일지 모른다. [3월의 아트]는 깊숙하고도 깊숙한 ‘우정’이라는 것을 근본적인 문제부터 천천히 되짚어서 철저하게 파헤쳐 간다. 한 사람을 친구로 좋아한다면 그의 모습 그대로 좋아하고 인정하는 것과 친구는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겉치레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3월의 아트] 결말은 세 친구의 소통이었고, 변하지 않고 서로 키워가는 우정이라는 나무를 바라는 결말로 그들 나름대로의 우정을 보여준다.
앙뜨와르 작품을 끔찍이 여기는 현수가 ‘판데기’로 여기는 규태에게 매직으로 1억 8천만원의 앙뜨와르 작품에 낙서할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규태는 흰 판데기에 줄을 긋고 흰 눈 위에 스키를 타는 사람을 그려 넣었다. 여기에서 그들은 이미 화해를 했고, 지금까지 헐뜯었던 모든 것들을 깨끗이 묻어 버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셋은 매직크리너로 깨끗이 그림을 지워버린다.
‘알고 있었어? 매직 클리너로 지울 수 있다는 것을?’, ‘아니 나도 몰랐지.’ 수현은 우정을 수현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수현은 머리를 썼다. 그는 매직 클리너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리고 다시 지워 현상유지를 했다는 완전범죄의 현장을 공범이 되어 그들의 우정은 당분간 영원할 것으로 여겨졌다. 아니 그들은 ‘친구’를 다시 찾게 된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일 것이다.
우정이란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어야 하며, 서로 돌봐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현대인간들에게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게 하는 무대인 것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3월의 아트]는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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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2006.03.08 / 조회 1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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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에서 수현으로 출연하는 송승환
언제나 전 배우예요.
악어컴퍼니의 히트 레퍼토리 [아트]에 ㈜PMC의 송승환 대표가 2004년 [아마데우스] 이후 2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대학로는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거예요. 95,6년 때에 [너에게 나를 보낸다]라는 모노 드라마를 했으니까 10년 만이죠. 97년 난타 초연으로 연극 무대에 설 시간이 없었죠. 2004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죠. 아무것도 몰랐던 85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는데 20년 만에 [아마데우스] 무대에 섰을 때도 감회가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무대 나들이 하시는 것 아니느냐는 질문에 정색하면서 말을 잇는다. “배우로 은퇴한 적도 없고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요. 배우는 내 평생의 업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무대에 설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입니다.”
사람들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 소위 잘 나가는 제작사의 대표로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서실 수 있기는 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그런 생각은 일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그는 천상 배우였고, 배우로 살고 싶어하는 연기자였다.
“배우라는 정체성은 가지고 있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하는 기분이지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연기자로 볼 때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를 했잖아요. 예를 들면, 젊음의 행진 MC를 하면서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도 보고, 연극 [에쿠우스]를 하면서 [칼채]라는 영화를 찍었어요. 어릴 때부터 장르의 구분 없이 해왔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은 특별히 구분을 짓지 않아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무대의 매력을 여쭈어 봤을 때 송승환은 연극이 배우로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영화 같은 경우에 배우도 훌륭해야 하지만 감독의 작업이 굉장히 많은 작업이고, TV 드라마는 작가 의존도가 굉장히 높고 대본이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극은 그런 모든 상황이 배우에게 맡겨지는 것이 많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배우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많고 보람도 크다는 그의 말이다.
연극 [아트]는 공전에 히트를 치고 있었던 작품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재미있고 거침이 없는 그들만의 수수께기가 시작된다. 그곳에 송승환이 있었다. 그는 [아트] 초연 당시 루트원의 최호 대표에게 출연 섭외를 받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배우들이 해서 성공도 했지만 비 배우들이 해서도 더 큰 성공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송승환 대표는 배우 출신이지만 제작자이고, 홍승기 변호사도 출연하고 하는데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었다. 대본을 읽어보고 굉장히 지적인 연극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케쥴이 안되어서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 후 공연을 보았고,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라 한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해보고 싶었던 작품으로 남겼다고 한다.
“작년부터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가 만나면 [아트]하자고 해서 나도 굉장히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로 했어요.”
처음에 연출은 규태 역할을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 리딩할 때 규태 역할로 읽었지만 그는 규태 역할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해왔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수현 역할이 더 끌렸다고 한다. 관객들이 볼 때 얄밉고 그런 역할인데 역할을 바꿔서 읽어봤는데 연출도 좋다고 했단다. 그래서 김일우가 규태 역할을 맡고 그는 수현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수현이 캐릭터가 끌리더라고요. 초연 때부터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말 많고 하는 캐릭터는 많이 해봤어요. 수현이 같은 캐릭터는 안 해본 역할이었거든요. 규태는 ‘아줌마’에서 강석우 친구 교수 역할과 같다는 생각을 했죠.”
송승환 대표는 극 중 흰 널빤지 위에 하얀 그림을 고가로 사들인 친구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는 럭셔리한 의사 ‘수현’을 맡아서 정원중, 김일우와 호흡을 맞춘다.
PMC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송승환은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서 듣고 싶어졌다.
“[달고나]는 올 해 3월말부터 7월 말까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8월 한 달 동안 업그레이드를 거쳐 9,10월 지방공연을 가지고 11,12월에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스케쥴을 잡고 있어요. [달고나]는 중극장용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처음부터 [달고나]는 소극장 보다는 중극장을 목표로 두고 소극장에서 트라이 아웃을 거치는 개념으로 한 것이고, 이제 어느 정도 완성도가 생겼고, 중극장으로 가져갈 만한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2006년 공연 스케쥴을 잡았어요.”
6월부터 충무아트홀에 올려질 [브루클린]과 작년 하반기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만들어진 소극장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도 올 해 11월부터 자유소극장에서 오픈 런으로 장기 공연 되어지고, 8월부터 10월까지 신작 작품 [살인사건]이 초연된다. 2007년도에는 MBC와 함께 제작하는 뮤지컬 [대장금]도 준비하고 있다.
“MBC에서 [대장금]을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저는 저대로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는 기획서를 냈죠. 작년에 이야기가 오가다가 올 해 정식 계약을 했고, 오은희 작가가 대본을 만들고 있고, 한진섭 감독이 연출을 맡습니다.”
MBC PD와 PMC PD가 함께 만나 구성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악이 제일 문제인데 음악 프로듀서를 두고 전체의 음악 톤을 조절하면서 여러 장르의 작곡가에게 의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한다.
“[대장금]은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였을 경우 아시아 시장권에 진출하기가 용이합니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아시아권은 자막을 읽는 문화가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우리 뮤지컬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장금]은 그 외에도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 보편적인 흥행 스토리인 일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요리, 의상, 상궁간의 질투, 덕구의 코믹적인 요소 등이 너무 많아 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송대표는 창작뮤지컬이 사랑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영화의 페러다임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헐리우드 영화가 독차지 하고 있던 시기에 한국 영화는 보지 않았죠. 그런데 한국 영화가 왜 되기 시작했을가요? 그것은 영화에 전문 프로듀서들이 등장했고, 해외파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한국적인 정서를 한국 영화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욕’을 들 수 있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나오는 ‘Fuck you’, ‘goddamn’이라고 이야기하면 별로 욕처럼 안 들리는데 한국영화에서 ‘이 씨발놈아’ 하니까 너무 리얼하게 들리는 거죠. 반작용이 어디에 있었느냐하면 드라마예요. 드라마에서는 건달이 나와도 욕을 안 했어요. 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아이들이 보았을 때는 가짜 같은 거죠. 욕을 안 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국 영화는 리얼하게 욕을 하니까 굉장한 진실감으로 다가오는 거죠.”
“뮤지컬도 마찬가지예요. 라이센스 뮤지컬들 중에 ‘2006년 한국에서 왜 이 작품을 봐야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뮤지컬들이 종종 있어요. 그것은 정서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결국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관객들이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좀 더 한국적인 정서와 리얼리티로 다가오는 뮤지컬을 찾게 될 것이라는 거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영화로 넘어온 것처럼 뮤지컬도 그런 단계가 오고 있는 거죠. 다만 완성도를 얼마만큼 브로드웨이만큼 높이느냐의 문제인데 브로드웨이 프리프로덕션 제작비가 1,500만불에서 2,000만불이예요. 200억 정도인데 우리나라 시장에서 200억을 사전 제작비로 들여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뮤지컬 시장을 넓혀야만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죠.”
그런 면에서 아시아 시장이 우리 시장이 되어 가는 것이다. 한류에 뮤지컬도 태동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극장 위주로 알차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아시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는 대극장 뮤지컬로 옮겨가는 것. 내수시장을 보고 대극장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송승환 대표는 말한다. 이제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야만 대형 뮤지컬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수 시장만 가지고 했을 경우 완성도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프라도 구축이 안되어 있고 큰 제작비를 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폴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가 한국 뮤지컬을 발전시키는 데에 발판이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라이센스 뮤지컬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고 창작은 별로 없는 것이 실정이다. 극장수준이나 관객의 수준은 높아져 있지만 정작 창작 컨텐츠는 없는 것이다.
PMC와 밀접한 회사인 브로드웨이 아시아의 모회사는 리차드 플랭클린 프로덕션이다. 리차드 프로덕션은 [프로듀서스]와 [헤어스프레이]를 제작했던 회사이다. 그런데 브로드웨이 아시아가 [대장금]에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큰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고리가 되어 한국 뮤지컬을 라이센스하여 미국와 유럽으로 진출하고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겠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리 손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 맨 파워를 키워 시장을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송대표는 강조한다.
“라이센스 뮤지컬이 한국에 미친 영향력은 컸죠. 시장을 키웠다는 것과 라이센스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 배우들의 역량이 향상되었다는 거죠. 거기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 남은 숙제이죠.”
송승환 대표는 요즈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트] 연습에 [대장금]과 [난타], [어린이 난타], [호두까기 인형], [도깨비 스톰], [달고나], [살인사건] 등 ㈜PMC의 대표로 스케쥴에 빈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승환 대표가 이 일들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즐긴다는 데에 있다. 재미있기 때문에 하고 있다는 그는 천상 놀이꾼이다. [아트]도 연습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과 몸이 가볍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MBC ‘여성시대’를 진행중인 송승환 대표는 2006년 같으 하늘 아래에 살고 있으면서 전혀 다른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삶을 메마르게 하지 않고, 교만해 질 수 있는 것을 꺾어주는 역할도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는 말을 전했다. “너무 진솔해요. 인터넷으로 올리는 사연도 있지만 아직도 연필과 볼펜으로 편지지에 4-5장 씩 써서 보내는 사연들을 보면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많아요. 그런 것이 메말라가는 저를 촉촉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50명의 직원과 60-70명의 배우와 스텝을 이끌고 있는 송승환 대표는 2007년 난타 10주년을 맞이하여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연극 [아트]에서 무대에 선다. “이번에 젊은 사람들과 나이가 있는 사람들, 두 팀이 나뉘어서 하는데 저희 팀의 공연 시간이 좀 늦어질 것 같아요. 능글맞아서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전무송씨나 신구씨가 하는 [아트]도 보고 싶더라고요.”
[아트] 남자들의 수다와 질투를 흠뻑 볼 수 있는 연극이다. 송승호나 대표는 배우가 갖는 매력이 팬들과 같이 늙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제 자신의 팬들도 40대 초중반이 되어 온다면 무대와 객석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아트]가 시작되는 3월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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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6.02.17 / 조회 14,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