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효과’ 한뮤대 휩쓸다? 시상식 별별 표정

상은 받는 사람이야 물론이요, 주는 사람들까지 기분 좋은 법. 지난 18일 열렸던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장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그들을 보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흥겨운 마음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별들이 있었으니, 시상식을 더욱 즐겁게 해 준 세 가지 광경, 무엇이었을까?

1. 빌리 이펙트
올 시상식의 화제는 단연 <빌리 엘리어트>. 남우신인상, 베스트외국뮤지컬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기록한 것 보다, 빌리 4인방인 김세용, 이지명, 정진호, 임선우 등의 남우신인상 수상이 국내 뮤지컬 역사 및 역대 시상식 사상 최연소로 기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로 수상 소감을 말한 이지명군이 “앞으로 더 멋진 배우가 되서 다시 이 자리에 서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이들이 남우조연, 남우주연, 그리고 앙상블까지 휩쓸어 또 다른 기록 수립을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

2. “마이크, 잡았을 때 다 말해야지!” 남다른 소감 릴레이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법. 마이크 앞에서 수상자와 시상자의 남다른 코멘트도 빼 놓을 수 없는 시상식의 재미 아니겠는가.

시상을 하러 나온 송용진은 “앞으로 걸그룹과 함께 작품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애교 섞인 인사말을 하기도, 조정석과 홍지민은 자신의 팬클럽 이름을 밝히며 “이번엔 챙겼다!”며 지난 번 수상 소감의 애프터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신인남우상 김준수 “르베이 할아버지 감사드려요”
남우조연상 최민철 “작년에 <몬테크리스토>를 할 때 아이가 생겼는데 내년 공연 때 아이가 태어납니다. 아이 이름을 ‘최몬테’라고 해야 할까봐요.”
남우주연상 정성화 “저는 <영웅>하기 전엔 안중근이 도시락 폭탄을 던진 사람인 줄 아는 무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여우주연상 최정원 “꼬마 빌리들이 중년이 될 때까지 무대 위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남다른 수상 소감을 말한 사람은 여우조연상의 정영주씨. <빌리 엘리어트>의 윌킨슨 선생님으로 남다른 카리스마와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시상식 무대에서도 충분히 빛났는데, 공연계 프로듀서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와 엣지 있는 말들은 다음과 같았다.


“늘 친정아빠 같이 생각하지만, 스텝 같이 생긴 게 몇 년이냐 가겠냐고 말씀하셨던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님, 너 참 괜찮은 놈이구나, 또 <맘마미아>에서 로지 커버 역 할 때 밥숟가락에 밥을 얻어줘도 못 먹는다던 박명성 대표님, <오페라의 유령>에서 왜 이제야 왔냐며 제가 이상형이라고 말해주셨던 설도윤 대표님, 그리고 오랫동안 같이 작품을 안 했는데 나중에 너무 속상해서 이불 쓰고 우실 신춘수 대표님, 그리고 빨리 저것을 낚아 채 와야 하는데 큰일났다며 어디선가 모의를 하고 계실 수 많은 제작팀의 대표님들 주목 하십시요!”

“저와 같은 40대 중견의 아이를 둔 아줌마 배우가 뜰 시대가 올 것이다”던 정영주의 화룡점정 마지막 한 마디는 “타블로, 난 당신을 믿어요!”

3. 수상자보다 빛난 사람, 사람
“자비로 옷 사 입고 왔어요”
“시상식엔 안 가겠다는 걸 내가 배우라면 가야 한다며 꼬셨다”는 홍지민의 말 대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임기홍은 시상식에서 그 누구보다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자비로 옷을 사 입고 왔다”는 이어진 홍지민의 폭로에 객석에서 일어서 즉흥 패션쇼를 벌이기도, 또 “한국 뮤지컬 만세”를 외치며 시상식을 진정한 뮤지컬 축제로 만든 일등공신이 되었는데. 그가 받은 박수는 그 누구를 향한 것 보다 크고 힘찼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우린 아마 안 줄걸? 왜? 벌써 받았으니까”
뮤지컬 <렌트>의 넘버 ‘rent’를 재치있게 개사해 축하무대를 꾸민 조정석과 김무열. 그 가사를 잘 들어보자니, 공연과 지난 해 수상 결과를 아는 사람은 터지는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
“누가 받을 것인가, 절대 알 수가 없어, 우린 절대로 아냐, 이미 받았으니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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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 kisswe** 2012.03.14

    빌리...보고싶어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