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가수 프로젝트, 가수 윤종신


“예능을 시작한 후에 가수 윤종신을 떠난 팬들에게 돌아와달라는 염원을 담은 공연이기도 합니다(웃음).”

돌아왔다는 표현이 맞겠다. ‘예능 늦둥이’로 불리며 예능에서 전력 질주하던 그가,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라이브 열전’ 소극장 단독콘서트 등 가수 부등호에 무게를 실은 프로젝트를 들고 '가수 윤종신'으로 돌아왔다.

4년 만의 단독공연_본능적으로, 돌아왔습니다

윤종신은 ‘웃기고도 슬픈’ 사람이다. 예능과 다큐, 그 경계를 조율할 줄 아는 남자. 예능인이자, 가수. 어느 한쪽의 수식어만 입히기엔, 양쪽 모두에서 ‘각별한 재능’을 발산하고 있는 윤종신은 자신을 “치열한 예능 속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음악을 발견하는 가수”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돌아온 가수 ‘윤종신’ 이야기 입니다.
오랜만이네요(웃음). 앨범을 냈고, 6월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콘서트를 하자’는 다짐을 계속 했었는데, 그 동안은 여력이 없었어요. 이것저것 하는 게 많아서 쉽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해야겠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 공연은 ‘가수 윤종신 공연의 서막’으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관객들이 ‘아, 이런 스타일이 윤종신 콘서트네’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윤종신 콘서트 브랜드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4년 만에 서는 단독공연 무대네요.
결혼 전에 섰던 2006년 콘서트가 단독공연으로는 마지막이었으니까, 벌써 그렇게 됐네요. 이번 공연은 복귀라는 의미가 가장 커요.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 지켜봐 주십사 하는 의미에서 부제가 ‘우리는 만나야 했다’ 입니다(웃음). 관객들이 듣고 싶어하는 ‘윤종신 라이브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다른 가수들에게 줬던 노래들 포함한 예전 노래들, 이번 신곡도 부를 생각이에요.

‘오래 전 그날’에서 만났던 미성을 듣고 싶은데요.
아, 그 때 그 노래부터 하면 노래들이 워낙 많아져 가지고(웃음). 지금 그 미성을 낼 순 없지만, 또 다른 완숙된 맛의 목소리를 내는 윤종신이 공연장에 있을 겁니다. 이번 공연 제목을 예전에 (조)성모한테 줬던 노래제목이기도 한 ‘사랑의 역사’로 정했어요. 그 동안 제가 주로 썼던 노래 가사들이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담고 있거든요. 인생 전반에 담긴 모든 사랑을 윤종신 공연에서 만나보자는 의미가 있어요.

예능에서 단련된 토크도 빠질 수 없겠죠.
네, 토크 중요하죠. 오랜만에 하는 공연이라,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많아요. 공연에 오시는 분들과는 정서적으로 맞는다는 부분에서 통하는 이야기가 많거든요. 결혼 이후 첫 콘서트라는 점에서도 좀 더 커진 제 시각을 나눌 수 있어요. 절대적이고 완강했던 것들이, 이해되고 부드러워졌거든요. 노래에서도 ‘자연스러워졌네’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오랜만에 제 노래를 앞에 두고 호흡을 맞춘다는 것 때문에 기대도 크고, 긴장도 많이 하고 있어요. 공연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게스트도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주일 정도 진행되는 공연인데, 체력안배도 중요할 것 같네요.
그렇다고 어느 공연 하나 힘을 빼고 할 수 있는 공연이 없잖아요, 공연 전 까지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아요. ‘패밀리가 떴다’가 끝나고 물리적으로는 좀 괜찮아졌어요. 매달 신곡을 내야하는 ‘월간 윤종신’ 때문에 정신 없긴해요(웃음).


“상황은 노래를 만든다”_대한민국 월간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은 손이 바쁜 사람이다.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떠오른 생각, ‘라디오 스타’를 촬영하며 떠오른 생각들을 그 때 그 때, 재빠르게 메모한다. 그렇게 떠오른 윤종신의 생각들은 멜로디가 되고, 가사가 됐다.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2,3년 만에 칼을 갈고 나오는 앨범이 부담스러웠어요. ‘나는 매일 음악하고 있으니까, 매달 한 두 곡씩 던지자’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제대로 걸리면 월척이겠네요.
월척은 어려워요, 쉽지 않아요. 월척을 하려면 홍보를 잘해야 하는데, 매달 대대적으로 힘줘서 할 순 없거든요. 제 팬들에게 매 달 선물을 드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반대로 제 팬이 아닌 분들은 더 모르죠. 윤종신이 매 달 신곡을 내는지...그런 단점이 있어요. 지금 같은 온라인 시스템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은 계속 앨범을 만들어 던지면서 ‘알아서 잘 들어주세요’라는 바람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작업을 빨리 하는 스타일 인가 봐요.
네, 맞아요. ‘월간 윤종신’은 저니까 할 수 있는 발매 스타일인 것 같아요. 작사, 작곡까지만 하고 편곡은 편곡자들에게 맡기니까, 가능해요. 멜로디는 금방 쓰고, 가사는 마음 잡으면 하루 만에 써요.

‘과소평가 받는 작곡가 1위’로 뽑힌 적이 있습니다.
저도 봤어요. 그런데 전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상으로 평가 받을 것도 없고. 예능을 많이 하다 보니, 제가 음악 하는 사람인 줄 모르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아요. 지금 사람들이 느끼는 만큼이 정답이겠죠.

“천재를 알아보는 둔재”_즐거운 살리에르

윤종신은 귀가 바쁜 사람이다. “윤종신이 만든 노래를 불러줄 사람”을 찾기 위해 그는 언제 어디서든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제 짝을 찾은 윤종신의 노래들은 성시경의 ‘거리에서’, 이수영의 ‘덩그러니’ 등으로 태어났다.

다른 가수들에게 ‘퇴짜 맞은 곡’을 본인이 부른다고.
네, 나는 좋으니까(웃음). 처음부터 ‘누굴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쓰진 않아요. 곡들이 알아서 제 짝을 만나서 가는 것 같아요. 짝을 못 찾은 노래들은 제가 부르고(웃음).

윤종신의 노래는 만남, 이별이야기부터 팥빙수까지. 소재가 정말 다양해요.
생각을 열고 다녀요. 모든 소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어느 상황에서든 메모를 했다가 그걸 노래로 만들어요. 예전에는 이별, 사랑 같은 거창한 주제를 찾아서 특별한 상황에서 고민했다면, 요즘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감성이고 정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타고난 음악인’, ‘천재’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어요?
아뇨아뇨, 전 둔재에요. 눈치가 빠르고, 사람들의 감정을 잡아내는 재주는 있지만, 천재부류는 아닌 것 같아요. 천재는 하림이나, 생각지도 못했던 음악을 하는 사람이 천재죠. 전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이에요. 전형적인 둔재인데, 눈치가 빨라서(웃음).

상대방에 대한 간파를 잘하나 봐요.
네, 그렇죠. 천재를 볼 줄 알고 옆에 둘 줄 아는 사람이에요. 제 주위에는 다 천재들이거든요, (유)희열이나 하림이 같은…. 그런데 천재는 괴로워요, 세상 돌아가는 게 자기 수준하고 맞지 않으니까 갈등이 많거든요. 전 세상 돌아가는 수준하고 딱 맞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전 천재를 옆에 둔 둔재, 범인(凡人)이죠.

주위에 천재들을 보면서 ‘살리에르’ 같은, 그런 기분 느낀 적 없어요?
살면서 가장 이해가 안가는 사람 중 한 명이 ‘살리에르’ 거든요. 저 보다 한 수 아래인 사람 같아요. 당연히,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해하고 잘 활용해야지. 그걸 왜 열등감을 가져요. 상대가 안되면, 존경해야지요(웃음).

음, 적응이 빠른 것 같아요(웃음).
근데, 저 적응 되게 느려요. 예능도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어요. 초반엔 엄청 헤매고, 욕도 많이 먹고. 뭔가 우러나야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감성가수”에서 “예능 밀착 가수”로_데뷔 20주년

윤종신은 오래된 사람이다. 1990년대 대표 감성그룹 ‘015B’의 '텅 빈 거리에서'를 부르며 객원보컬로 가수인생을 시작한 그에게 달린 꼬리표는 ‘감미로운 가수 윤종신’ 이었다. ‘너의 결혼식’, ‘오래 전 그날’등 애절한 발라드로 한 때, 대한민국 여심을 흔들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이 됐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 있어요?
1992년인가? 크리스마스 때 롯데호텔에서 열렸던 제 첫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과연 사람들이 올까?’라는 생각으로 걱정하고 있는데, 2회 공연이 전부 매진됐었어요. 그 때 정말 감동이었죠.

한때는 잡지 표지를 장식 할 만큼 인기몰이를 했었는데.
그랬죠, 1990년대 초반에. 요즘은 사건, 사고 하나를 크게 치면 모를까, 나오면 큰 일 나죠.

사람들의 감성이 많이 변했죠?
변했죠.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때 사람들은 앨범을 내면 레코드 가게에서 찾아서 들어주셨지만, 지금은 ‘들어주세요’하고 부탁 해야 하는 분위기거든요. 지금은 노래가 MP3에 담긴 몇 백곡 노래 중 하나인, 섞여있는 존재감을 갖게 됐다고 할까요. 그래서 앨범을 찾아서 들어주시는 분들이 정말, 정말 고맙죠.



방송, 앨범, 콘서트까지.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굉장히 게으른 편인데, 부단히 생각을 해요. 공상, 상상을 하면서 머리회전을 하는 게 제 에너지거든요. 떠오른 생각들을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움직이다 보면, 그게 결과물로 나와요. 제 사십 대는 정말 할 일은 많은데, 몸이 모자란 시기인 것 같아요.

예능이 가수 윤종신에게 준 영향.
전 집을 사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아내와 미래를 위해서 다투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야 소재가 나오는 음악인인 저에게, 예능은 큰 도움을 주죠. ‘명랑히어로’라는 프로그램에서 제가 가상 장례식을 치른 적이 있는데, 제가 어디서 그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예능프로를 하다가 누가 제 욕을 하면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예민해지면서 그 감정으로 또 음악을 만드는 거죠.

“재미있다”, “노래 좋다”_ 윤종신을 춤추게 하는 칭찬은?
음…, 둘 다 포함하는 것 같은데요, “공감된다” 라는 말이요. 무슨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할 때 “그래, 나도 그래, 그게 제 마음이에요” 이 말을 들으면 정말 기분 좋아요.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와 노래를 하는 것도 멋있겠지만, 전 ‘나도 그랬지’라는 공감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요. 제 노래를 듣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라고 느끼는 게 아니라 ‘나도 헤어졌을 때 그랬지, 외로울 때 그랬지’라는 공감대를 얻고 싶어요. 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거든요.

윤종신의 ‘그대 없이는 못살아’(4월 월간 타이틀)는 뭘까요? 
(단번에) 가족. 음악 두 개인 같아요. 가족을 위해서 아빠 역할을 하면서 살고, 뭔가를 풀어내기 위해 윤종신이 하는 건 음악인 것 같아요.

윤종신’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열심히 음악하고 싶어요. 열심히 놀다간 후에, 남는 사람들에게 평가 받고 싶어요. 지금도 “예능을 왜 하냐”, “음악만 해야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기타를 놓거나, 마이크를 놓았을 때 평가해주셨으면 해요. 요즘 들어 “과정이니까 지켜봐 달라”는 말을 자주하고 있어요. 지금은 과정이니까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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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4

  • A** 2010.05.26

    밑에 님;;;이건 리뷰나 평론이 아니고 인터뷰인데, 좋게 써준 것 처럼 보인다면 윤종신이 좋은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거겠네요.

  • A** 2010.05.26

    너무 좋게 써준거 같아요. 윤종신을 개인적으로 안좋아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건지. 내 느낌은 딱 생계형 연애인인데..

  • A** 2010.05.25

    그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과정이니까.. 윤종신에게 예능은 뭔가 음악의 행보를 이어가는 전략같다는 추측을 해보면서., 여운이 남기는 인터뷰네요. 윤정신에게 급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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