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투쇼 2010> 괜히 15주년이 아닙니다, 정찬우 김태균
작성일2010.07.09
조회수20,763
자기네들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은 없단다. 아니, 있긴 한데 아주 소수란다. “소외계층이죠, 극소수 마니아, 오타쿠, 하하하하.” 하지만 컬투의 공연은 최근 2, 3년 간 국내 단독 콘서트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든 공연으로 꼽힌다. 시크한 저 눈빛, 주름 골골이 웃음이 자지러져 있는 얼굴로 “팬은 없지만 공연은 진짜 많은 분들이 오신다”는 자신 있는 한 마디, 툭. 여유인가, 믿음인가, 노력인가, 확신인가. 15주년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 중 서울 장기 무대를 앞둔 컬투 정찬우, 김태균의 솔직한 설왕설래에 귀가 쫑긋 선다. “아세요? 대한민국 1등!”


김태균(이하 태균) : 삼총사 때 천 회 기념 공연을 했었어요. 관객들에게 천 원 짜리 한 장씩 다 줬어요. 그게 2000년? 2001년쯤이었을 거에요. 지금까지 천 오백 회 이상은 했을 것 같은데.
정찬우(이하 찬우) : 몇 살까지 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한 60살까지?
태균 : 사람 없을 때까지 해야죠. 관객들이 와야 공연을 하니까.
찬우 : 우리 관객 수 파악해보셨나요? 3년 동안 단독공연으로 <컬투쇼>가 대한민국에서 1등 했어요. 작년 연말에도 2만 몇 천명 왔나? 회당 4천명 씩 오시는 거죠.
태균 : 공연 처음 할 때 1년 간 무료로 전국을 돌았잖아요. 그 후 유료 공연으로 돌아섰을 때부터 매진을 치기 시작했으니까. 아직 부족한 게 많고, 또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조금 더 과감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해요. 개그맨들이 팀으로 하는 유일한 공연이기도 하고요. 그런 걸 보면 컬투쇼 공연 시작 단계부터가 도전이고 모험이고, 15년간 계속 도전하고 있는 중이죠.
자유로운 코미디 버라이어티쇼! 우린 하고 싶은 거 해요.
찬우 : 공연에서 우리는 정말 하고 싶은 거 해요. 자유로움을 추구하죠. 해프닝도 많고, 노래도 듣고, 코미디도 보고, 토크쇼도 보고. 마술도 하거든요. 다른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가지 것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것. 코미디 쇼가 아니라 코미디 버라이어티 쇼.
태균 : 일단 장르 자체가 유일하기 때문에 우리가 뭘 하면 그게 하나의 형태가 되는 거죠, 다른 가수들이 뭘 한다고 해서 우리가 쫓아갈 필요도 없고요.
찬우 : 가수들이 우리처럼 어떻게 말을 재밌게 해요, 그건 못하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거지. 그렇다고 우리가 그 사람들처럼, 정말 승철이 형처럼 가슴이 미어지는 노래는 못하잖아요. 그들만의 색이 있는 거고, 우리만의 색이 있는 거에요. 연말에 공연 한편 봐야겠다는 사람들의 생각 중에 우리 콘서트가 있다는 게 참 감사한거죠.

* 두 번째 줄 잡았는데 재밌겠죠? (예매자)
태균 : 줄에 상관 없이 재밌죠. 물론 앞 줄에 오면 더 가까이 보이니까 현장감이 더 있겠고, 뒷자린 화면 위주로 보겠고. 그런데 이번 서울 공연장이 워낙 객석 경사가 가팔라서 어디든 완전 잘 보여요.
찬우 : 그래도 앞쪽이 재밌지, 뒤쪽보다.

찬우 : 별로 잡길 원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태균 : 지나가도 막 와~ 그렇진 않은데.

태균 : 거봐요. 딱 하나 있잖아요.
* 라디오만 듣다가 실제로 보니 너무 잘생기고 춤, 노래, 개그까지 잘하네요! (컬투가 이런 줄 몰랐던 관객)
찬우 : 우리가 정말 방송에서 그지 같이 나오나봐.
태균 : 실물이 낫단 이야기 많이 들어요. 또 공연이란 게 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보면 다른 세상 사람처럼 보여지잖아요, 조명도 있고, 의상도 있고.
찬우 : 근데 평상시에 길거리에서 봐도 너무 실물이 너무 잘생겼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요. 머리가 작아요, 이런 이야기. 거의 다 그래요. 저희들 머리가 이따만한 줄 아니봐요.
* 우유빛깔 김태균, 간지작살 정찬우! (공연의 흥이 아직 덜 깬 관객)
태균 : 저희가 먼저 선창합니다. 외쳐달라고 말해요.
찬우 : 노래를 하는 데 우리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요. 웃음을 유발하거든요. 자작입니다.
* 가수들 콘서트는 많이 갔는데 좀 낯선 콘서트라 기대가 남달라요. (컬투쇼 처음 볼 예매자)
찬우 : 자신있게 이야기 하는데, 남다를 거에요. 제 소원이 뭔지 아세요? 불가능 한 일인데, 내가 공연 하는 모습을 객석에 앉아서 봤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너무 웃는 거에요, 너무 웃어. 그래서 ‘내가 그렇게 웃긴가?’. 무대 위에서 하니 그걸 못 느끼는 거에요. 비디오로 찍어둔 걸 봐도 생동감이 없으니까 확 죽어버리고.

* 돈 내고 야단맞는 기분이더군요. 재미도 있었지만 컬투 특유의 구박개그에 익숙하지 않다면 즐겁지만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공연 보고 살짝 혼 빠진 관객)
태균 : 기분 나쁠 수 있어요, 사람 성격에 따라서. 윽박지르는 게 많으니까. 근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정중하게 하면 우리 공연 특성에 안 맞고. 예전에 소극장 공연할 때는 남녀 커플이 왔었는데 여자분은 너무 좋아하는데 남자분이 기분 나빠서 나간 적도 있어요.(웃음) 저희는 또 안 웃는 사람 건드리거든요.
찬우 : 저희가 진심이겠습니까? 공연 보러 오셨으면 즐기셔야 하는데 마음이 닫히신 분들이 계세요. 내가 대접받아야 하고, 티켓 사서 왔는데 왜 욕을 먹어야 해? 그러면 공연 못 보시죠. 저희 공연은 함께 하나가 되서 즐기고 웃는 거거든요. 웃자는 이야기에 죽자고 달려들면 저희도 어색하고 본인도 어색해집니다.
* 정말 부러운 캐릭터에요. 하고 싶은 데로 다 하셔도 사람들이 웃잖아요.(컬투와 이미지 반대인 연예인 일동)

* 컬투의 캐릭터가 편한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되나요? (그래도 연예인 몇 명 만나봤다 하는 기자)
태균 : 부담스러울 것도 없고, 솔직하면 되니까요.
찬우 : 정말 그냥 있는 그대로거든요. 그게 내 모습이에요. 편하고 안 편한지를 생각할 게 없는 거죠.
* 쉼 없는 아이디어 싸움이 필요하겠어요. (웃기는 재주란 손톱 만큼만 있는 또 다른 기자)
찬우 : 개발해야죠.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동차나 보험 판매왕들이 어떻게 1등 하겠어요? 열심히 하는 거에요. 열심히 하다보니 노하우가 생겨서 남들보다 차를 쉽게 팔고, 보험을 쉽게 가입시키는 거죠. 우리는 오랫동안 이 작업을 해 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쉽게 만들어내는 것 뿐이에요. 그 만큼 많은 노하우를 쌓아온 거죠.
* 게스트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컬투를 열렬히 좋아하는 소수계층이 아닌, 일반 관객)

찬우 : 근데 큰 공연들을 보면 게스트가 없어요. 승철이 형, 문세 형, 나훈아 선생님 공연도 게스트가 없죠. 자기만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거지. 공연을 많이 안 한 팀들을 보면 게스트를 많이 부르더라고요. 그러면 자기 공연이 아니잖아요, 인기가요지. 물론 서로 돕는 건 좋은데 게스트를 남발하는 건 공연의 깊이를 떨어뜨리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공연이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것 같지만, 노래와 웃음으로 2시간을 끌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시죠? 절대 2시간 내내 웃을 수 없어요. 관객을 쉬게도 했다가, 다시 웃게 했다가. 그렇게 하나의 큰 이야기가 있는 건데, 게스트들이 중간에 나오면 이야기가 깨지겠죠. 그래서 이번 공연에는 게스트를 빼고 아예 우리끼리 하자, 하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태균 : 오히려 오신 분들이 게스트가 되게, 객석이 게스트가 돼서 그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서 즐기는 걸 만들어주면 어떨까, 그걸 기획하고 있어요.
직업명 ‘컬투’

태균 : 직업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저희는 컬투라고 해요. 직업이 컬투.
찬우 : 우리가 일부러 어떤 이미지나 어떤 일을 만드는 건 아니거든요. 생각했던 일들을 열심히 해 온 것 뿐이죠. 저희를 재기발랄 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걸 단지 했을 뿐인데 남들이 안 하던 틈새시장이었던 거죠.

찬우 : 언제까지 할 진 모르지만, 박수칠 때 떠나고 싶어요. 2등 될 것 같을 때. 아직까진 멀었겠죠.
태균 : 역사를 한번 찍었으니까. 아직까지 우리 방송을 한번도 안 들어본 사람이 더 많아요. TV에서 한창 인기 얻고 잘나가고 그럴 때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 하고는 많이 달라요.
찬우 : 그 때가 확 불이 붙은 모습이라면, 지금은 서서히, 숯 같은 거에요. 별밤, 지금은 라디오 시대, 2시의 데이트 등 많은 프로들이 흘러온 역사 중에 우리가 정점을 찍었잖아요. 근데 이 컨셉이 언제까지 갈지 어떻게 알겠어요. 떠나거나, 쉬었다가 다시 하든가, 해야겠죠.


태균 : 전 정말 많아요. <스켈리두>도 제가 다시 각본을 수정해서 연출도 했고, 또 <프리즌>이라는 작품은 컬투가 프로듀서로 참여하죠. 탈옥수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에요.
찬우 : 우리한테 뮤지컬 섭외가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지금 라디오 하죠, 우리 공연도 매주 하는데 어떻게 해요. 일단 우리의 장르가 있으니까 우리 공연이 우선이죠.

태균 : 이대로 가면서 컬투를 만들어가는 게 저의 롤모델이에요.
찬우 : 연예인 안에서는 롤모델이 전혀 없어요. 전 정말 우리 아버지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에 아버님이 연예인 하셨으면 정말 잘 하셨을 것 같아요. 성악을 하셔서 노래도 잘하셨고, 영어, 일어, 중국어도 잘 하셨고. 언변이 너무 좋으셨는데, 그건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너무 멋있게 사셨거든요. 가정에도 잘 하셨고, 자기가 즐길 것도 남자답게 잘 즐기시고. 그런 모습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금전적인 것이야, 나이 들고 보니 중요한게 아니란 걸 알게 됐지만, 내가 더 많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그만큼 더 베풀 수 있으니까요.
태균 : 현숙 선배님이 우리한테, 송해 선생님 다음으로 전국노래자랑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너희밖에 없다고 그러셨거든요.
찬우 : 생각해 보니까 정말 그럴 것 같은 거에요. 그런데 그걸 하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거든요. 전국 돌아다니면서 나이는 들었지만, 그 때 되면 세상을 알게 되잖아요, 자연도 보고, 사람들의 훈훈한 모습도 보고, 좋은 음식도 먹고.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함께.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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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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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0.07.12
어머낫 완전저아!! ㅎㅎ 페르난도~ 마자~나~~~~^____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