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대작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8월에 접어들며 2010년 하반기 주목할만한 작품이 속속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온 <빌리 엘리어트>(8.13)와 브로드웨이에서 막 날아온 코미디 뮤지컬 <톡식히어로>(8.14)가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막 군에 입대한 톱스타 이준기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창작뮤지컬 <생명의 항해>(8.21)도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박영규, 정성화가 ‘아더왕’ 역으로 캐스팅된 뮤지컬 <스팸어랏>(10.1)은 프로필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하고 있다. 모습을 드러낸 하반기 기대작들의 열정적인 행보, 어디까지 왔는지 플레이디비에서 살짝 엿봤다.


빌리 엘리어트

 2009년 2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8월 13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3일 일찌감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 영국에서 개막, 드라마의 감동과 무대 예술의 극치를 보여줬단 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비영어권 최초로 공연을 해 줄곧 초미의 관심을 받아온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관건은 ‘빌리를 연기하는 소년이 얼마나 역량을 가졌는가’ 였다. 그만큼 1년 이상 계속된 오디션은 길고도 치열했고, 결국 네 명의 소년이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이날 하이라이트 장면 공개에선 세계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드림발레 씬과 일렉트리서티 씬이, 각각 대한민국 1대 빌리인 임선우 군과 김세용 군에 의해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 1년 이상 트레이닝을 받아온 네 명의 소년들이 영국, 미국, 호주 소년 못지 않다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2010년 하반기 발레리노를 꿈꾸는 11살 소년, 빌리의 감동스토리가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통할 것인지 기대 할만 하다.


 




톡식히어로

 지난 7월 말, 주인공 오만석 라이언을 비롯해 홍지민, 임기홍, 김영주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뮤지컬 <톡식히어로> 연습실 공개를 위해서다. 8월 14일 개막을 앞에 두고, 배우들이 열연하는 장면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하다. 주인공 멜빈이 녹색괴물로 변해 악당들을 한방에 해치우며 그들의 장기로 줄넘기를 하는 모습에선 2008년 선보였던 뮤지컬 <이블데드>도 떠오르고, 팜므파탈 시장(김영주, 홍지민)과 멀티맨(임기홍)의 섹시댄스는 무뚝뚝한 관객도 웃길만큼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해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염된 도시를 구하는 녹색 히어로라는 설정이 우리 나라 관객들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 지가 이 작품의 관건. 하지만 <아이러브유> <올슉업> <멤피스> 등 히트작 제조기 조 디피에트로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드라마의 짜임새는 기대할만 하다.  무엇보다 몸을 던져 기막힌 웃음을 건네는 멀티맨들 임기홍, 김동현의 활약만으로도 이 작품은 기다려 볼만 하다.


 



스팸어랏

 8월 초, 브로드웨이 코미디 뮤지컬 <스팸어랏>의 프로필 촬영이 진행됐다. ‘아더왕’으로 분하는 박영규와 정성화를 비롯해 ‘호수의 여인’역의 신영숙, 구원영, ‘로빈경’역의 김재범, ‘베데베르 경’ 역의 김대종 등이 차례로 의상으로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8월 둘째 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 아직 캐릭터 분석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음에도 표정에 있어선 벌써 캐릭터에 빙의된 것처럼 리얼하고 코믹하다.

<스팸어랏>은 1975년 영화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으로 200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큰 인기를 끌며 1575회 공연을 이어갔다. 똑똑하지 못한 아더왕과 그에 못지 않은 5명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풍자와 코미디, 상상으로 엮어 펼쳐나간다.
이번 무대에서 가장 주목 받을만한 점은 뭐니 뭐니 해도 박영규의 연기다. 정성화와 쌍벽을 이룰 그의 코믹연기는 벌써부터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일품. 여기에 김재범, 구원영, 정상훈, 김대종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의 앙상블도 주목할만 하다.


 


생명의 항해

8월 첫째 주에 연달아 이어진 제작발표회와 연습현장에 수많은 기자가 몰렸다. 지난 달 문근영이 출연하는 연극 <클로져>의 제작발표회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일반 뮤지컬이 아닌 국방부가 주최하는 뮤지컬에 이렇게 관심이 모아진 이유는 이 작품이 2010년 하반기 손에 꼽을 스타 캐스팅이라 할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명의 항해>가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이라는 스타에만 의존할 것 같진 않다. 문종원, 윤공주 등 실력 있는 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의 김정숙 작가가 대본을 맡고, 영화 <청연> 등으로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한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작곡을 맡는 등 크리에이티브팀에 대한 신뢰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광복 60주년을 맡아 1950년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호’를 이용해 탈출하는 피난민들의 여정을 그린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에 감동과 재미를 어떻게 살려낼 지 기대해 볼만 하다.


 



락 오브 에이지

80년대를 대표하는 락 주크박스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 역시 브로드웨이에서 날아온 최신작이다. 미스터 빅의 ‘To Be With You’, 트위스티드 시스터의 ‘I wanna rock’ 등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음악들로 구성된 작품.
특히 화려한 국내 캐스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잭 더 리퍼>로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안재욱과 그룹 샤이니의 멤버 온유, 영원한 테리우스 신성우, 실력파 배우인 최민철, 김재만 등이 출연하며 전방위로 관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도시로 온 ‘쉐리’ 역에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인 다나, 선데이가 캐스팅 됐고, 국내 락음악의 대부, 그룹 부활이 <락 오브 에이지>의 밴드로 출연해 화려함을 자랑한다.

젊은 청춘들의 꿈과 사랑, 락클럽을 지키려는 젊은 정신이, 강렬한 락 음악과 함께 펼쳐져 브로드웨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이 작품이 국내에서는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특히 신성우, 제이, 부활 등 실제 락 가수들의 활약을 뮤지컬에서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것. <맘마미아> <올슉업>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흥행 주크박스 뮤지컬이 또 하나 탄생하게 될 것인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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