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소통하며 수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한 <록키호러쇼>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38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무대에 올랐다. ‘록키호러쇼 홀릭’의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 쇼의 의상과 이야기에 당신은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을 느낄 수 있다. <록키호러쇼>의 ‘록키’와 실베스타 스탤론의 ‘록키’, 홍록기의 ‘록기’, 권상우 아들 ‘룩희’가 헷갈릴 정도의 ‘록키’ 초보자라면,
<록키호러쇼>의 친절한 해설자로 나선 홍석천의
이야기가 귀 기울여보자.
“모태솔로 김대리도, 깐깐한 강부장도 무장해제 할 수 밖에 없는 뮤지컬 이라니까요!”
영화 ‘록키호러픽쳐쇼’는 아시죠? 이 영화의 원작이 바로 뮤지컬 <록키호러쇼>입니다. 락, 댄스, SF등 뮤지컬에서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는 ‘컬트문화의 효시’라고 불리며 수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기도 했죠. 원작자인 리처드 오브라이언이 프랭크의 조수, 리프래프로출연햇던 이 작품은 뉴욕에서만 13년 동안 장기 상영되는 진기록을 세운 영화입니다. 미국에서는 성인을 앞둔 청소년들이 봐야 할 일종의 성인인증용(?) 영화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8년 처음으로 상영되었다고 해요, 미국상영 23년 만에! 지금 보면 그렇게 충격적인 내용은 아닌데 말입니다(웃음).
<록키호러쇼>의 키워드는 단연, ‘섹시’입니다. 초코릿 복근을 자랑하는 록키와 섬세한 근육을 자랑하는 프랭크까지! 음, 와우~. 배우들의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몸매와 육감적인 몸짓과 눈빛이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흔들어 깨울 겁니다. 보고, 듣고, 느끼시는 그대로~탄성을 지르시고 흔드세요! 그럼 오케이 입니다. 에브리바디, 오케이? 그래도 노출강도가 강한 건 사실인 것 같죠?
오, 노우~. 숵천! 돈 워리. 프랭크 역할을 맡고 있는 후완잭슨 이에요. 난 원래부터 옷을 잘 입지 않는 공연을 많이 했어(웃음). 문제는 신발이었어. 처음엔 “이놈의 힐, 아 신발!” 이렇게 연습했는데, 지금은 잘 걸어다녀. 여자 옷을 입고 다녀서 처음에는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는데, 전혀. ‘이건 <록키호러쇼>잖아’라고 생각하면서 즐기고 있어. 내가 워낙 근육이 좋아서, 여자 옷을 입어도 남성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 프랭크 역할이 괴팍하면서, 강한 이미지거든. 캐릭터에 잘 맞는 것 같아.
아, 그렇구나. 공연에서 자넷 와이즈는 공연 초반부터 브라자만 차고, 아 미안. 브래지어 차림으로 나오잖아.
루시, 너는 부담감 없어?
솔직히 처음에는 창피했어. 게다가, 공연 중간에 자넷의 옷이 쫙 벗겨지거든. 그런데, 나중에는 그 장면이 연기하기에 가장 편하더라(웃음).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지킬 앤 하이드> 내한공연 때도 왔었지?
응!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야. 관객들이 진심으로 나를 반겨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거든. 그리고 난 한국에 와서 인종차별에 대해 느껴본 적이 없어. 다른 인종, 흑인이라고 얕보지도 않고 인간적으로 대해줘. 그냥, 날 <록키호러쇼>의 프랭크로 봐주는 것 같아. 그게 참 좋아. 아, 나 그리고 동대문도 엄청 좋아(웃음).
작년에, 나도 동대문에 가서 쇼핑 많이 했어(웃음). 한국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면 절로 힘이나. 프랭크가 ‘SWEET TRANSVESTITE’에서 문을 열고 등장하는데, 그 때 ‘와~’하는 소리가 들리거든. 놀라는 그 반응이 정말 좋아.
<록키호러쇼> 정말 대단한 것 같지 않나요?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니까 꼭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외국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따라 잡느라 힘들어요. 등치도 워낙 좋고. 제가 어디 가서 지치는 체력은 아닌데, 좀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면 정말 즐거워요. 배우들이, 제가 커밍아웃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와서 절 더 친근하게 생각해줘서 분위기도 좋아요. 커튼콜 때에는 관객들과 함께하는 댄스타임도 있으니까요, 절대 놓치지 마세요! 자, 그럼 저는 이만 다음 공연을 위해서 휘리릭~.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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