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빌리, 세상을 움직이는 ‘빌리사총사’


눈물과 웃음, 꿈과 현실이 함께 느껴지는 공연
폭풍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빌리의 발레 동작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감동은, 공연을 해내는 빌리들의 존재, 그 자체다 
 
                                                                                                                      -<빌리엘리어트> 관객후기 중에서


김세용(13), 이지명(13), 정진호(12), 임선우(10)

“저 꼬맹이들이 해낼 수 있겠어?”라는 물음표를 “저 꼬맹이들이 해내다니!”라는 느낌표로 바꾼 대한민국 1대 빌리들.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라는 어른들의 시선을 이겨낸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속 빌리처럼, 빌리사총사는 물오른 연기, 춤, 노래로 ‘꼬꼬마에서 빌리소년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연일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10월 1일. 지난 8월 개막 이후 공연 오픈 50일에 접어든 빌리사총사가 만들어낸 기적은, 작품 속 빌리가 만들어낸 그 기적과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짜릿한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빌리사총사와의 만남

발레, 아크로바틱 트레이닝을 마치고 왔다는 빌리사총사들과의 사진 촬영 시간.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오늘 어떤 포즈로 찍어요?”라며 기자를 응시하는 빌리들. 사진 촬영을 위해 “차조심!”을 외치며 빌리사총사를 한 줄로 세우고 걸어가자니,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어른들도 힘들다는 컨셉촬영에 능수능란한 포즈로 빠릿하게 움직여주는 빌리들의 프로급 움직임. 역시, 보통 꼬꼬마들은 아닌 듯 싶다. “누나가 질문할게”라는 기자의 말에, 입을 모아 “누나 아니고, 이모요!”라고 외치는 능구렁이 센스를 갖춘 빌리사총사와의 인터뷰는 <빌리엘리어트>오픈 50일 기념 케이크 파티와 함께 시작됐다.


공연을 시작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어요.

지명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안나요. 남산 연습실에 있던 게 바로 어제 일 같아요. 공연장에 서 있는 제 자신이 자랑스러워요. 지금 모습보다 앞으로의 공연에서 더 멋진 빌리가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우 저 케이크 먹으면서 해도 괜찮아요? (플디: 파하하, 그럼요!). 저는요. 첫 공연 올라갔을 때처럼 매일 떨려요. 공연 시작 전에 관객 분들이 “오늘 공연 잘해요”라고 말씀하시면, 막 심장이 쿵쾅거린다니까요. (오물오물, 케이크 먹으며) 그런데요, 2막부터는 관객이 없어진 것 같아요, 긴장도 안되고 그냥 제가 정말 무대 속 빌리가 된 것 같아요.
진호 관객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공연하는 게 좋아요. 처음엔 노래, 동작 하나에 사람들이 반응한다는 게 긴장되고, 낯설었는데요. 지금은 관객 분들의 그런 반응이 익숙해졌어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세용 전 발레 콩쿨에도 나가서 무대 경험이 많긴 하지만, 세시간 넘게 무대에 서는 뮤지컬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발레무대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고,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힘든 점도 많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즐기면서 하게 되요. 커튼콜이 끝나고 두 팔을 딱 벌릴 때 정말 기분 좋아요. 계속 눈물은 나지만요.

선우 전 기립박수 나올 때 정말 좋아요, 저 어제 앵그리댄스 하는데 기립 나왔어요!
세용 나두! 저도 일렉트릭시티할 때 기립나왔어요!
지명 기립박수 받으면 정말 기분 좋은데, 그치?
진호 정말! 최고야.

빌리들이 기립을 좋아하는구나! 누나 아니, 이...이모가 꼭 기사에 써 줄게요. 기억에 남는 실수했던 거 있어요?

진호 공연을 시작했는데, 화장실이 정말 가고 싶은 거에요. 계속 참으면서 했는데, 결국 1막 마지막 앵그리 댄스에서 춤을 추다가 발사를…(웃음). 딴 건 아니고 그냥 방귀 나온 거였어요!
선우 저는요, 글러브를 가져와야 하는데 안 가져왔던 거랑, 우유 먹다가 흘렸던 거요!
지명
실수담은 아닌데, 배가 아파서 제 2막을 선우가 대신 해준 적이 있어요. 공연 전부터 배가 아팠는데, 괜찮겠지 하고 참고 1막을 했거든요. 인터미션 때 보니까 배에 가스가 차서 맹장염이 올 수 있을 정도가 된 거에요! 그래서 바로 2막은 선우가 올라갔어요. 너무 미안했는데, 결국 나중에 이자까지 쳐서 갚았어요.


선우 제가 일요일 낮 공연을 해야 하는데,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컨디션이 꽝인 거에요. 그 때 형이 제 공연을 대신 해줬어요.

공연후기는 읽어봐요? 

진호 처음에 엄마가 “안 좋은 이야기들도 올라올 수 있으니까, 가끔씩만 봐”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정말 가끔씩만 보는데요, 후기를 보면 ‘내가 이 부분은 잘하는구나, 이건 부족하구나’ 그런 것들을 알 수 있어요. 후기를 보고 나면, ‘다음 공연에선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해요.
선우
전 안 봐요. (플디: 왜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건 알고 있으니까요.
지명 저도 안 봐요, 선우랑 같은 생각이에요.
세용 저도 다 읽어보는 건 아니지만, 관객 분들이 보셨을 때 제가 뭘 잘했고 못했는지가 궁금해서 들어가서 봐요.

가장 힘나게 했던 칭찬이 있었다면?

진호
일단 스탭분들이 공연 잘했다고 칭찬해주실 때 좋고, 후기에서 ‘눈물 나도록 환상적인 앵그리 댄스’라는 글을 보고 정말 기분 좋았어요.
선우 전 공연장에서 제 팬이라고 하신 분이 “드림발레 정말 멋있어요”라고 해주셨어요.


지명 어떤 분이 쓴 후기라면서, 피지컬(Physical)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던 건데요. ‘런던 스트리트 버전 빌리 보다, 한국 스트리트 버전 빌리인 지명이 훨씬 월등하다’고 하시더래요. 런던 빌리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데, 한국 빌리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면서요. <빌리 엘리어트>가 일본 라이선스로 공연된다고 해도, 스트리트 버전 빌리는 제가 최초고, 오리지널이라고 말씀해주시면서 자부심을 심어주셨어요.
세용 '세용 노래가 부족한 것 같다'는 후기를 보고 속상해하기도 했는데요, '세용의 일렉트릭시티는 정말 아름답다’는 글을 보고 다시 힘을 냈어요!  
지명 저는 관객후기에서 어떤 공연이랑 비교하면서 저희 공연이 공연 전개가 느리다는 후기를 본적이 있어요.

그런 후기 보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선우 에이, 느리다뇨! 직접 해보세요!


트레이닝 기간도 길었잖아요. 힘들지 않았어요?

지명 그 시간이 없었으면, 저희들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때는 최고의 선생님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것과,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선우 (손을 번쩍 들며) 저는 빌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 발레리노가 된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겨냈어요.
세용 지명이랑 동갑이긴 하지만, 따져보면 제가 가장 맏형이어서 또 다른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발레를 해서 사람들이 저한테 기대하는 면도 컸고. 그래서 춤은 정말 많이 연습했고, 지금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라이벌 의식은 없어요?

진호 선우만 있어요(웃음).
선우 (울 듯 말 듯 표정) 음…. (플디: 라이벌 의식 있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그런 거에요?
지명 예전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어떤 한 명이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같이 끌어가야 하는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해요.
세용 음…. 다들 없다고는 하지만 있지 않을까요(웃음)?
지명 부러울 때는 있어요, 친구들이 더 잘하는 걸 볼 때요. 세용이는 테크닉이 좋거든요. 라이벌의식이 아니라, 부러운 거에요. ‘와, 나도 저 만큼만 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는.
선우 아우~, 세용이 형 테크닉은 정말 부러워요.
세용 치, 지명이 연기는 죽음이죠(웃음). 선우는 선이 예술이에요.
지명 진호의 앵글리댄스는 정말 대단해요.


체력관리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세용 삼계탕, 추어탕, 도가니탕, 설렁탕…. 몸에 좋다는 음식은 다 챙겨먹어요.
선우 발레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약을 먹고 있어요.
지명 전 홍삼 먹어요. 그리고 엄마가 모든 찌개에 미꾸라지를 갈아서 양념처럼 넣어주세요. 된장찌개, 김치찌개….
진호 목 관리도 중요하거든요, 저희들은 다 도라지청, 배즙을 마셔요.

공연일정에 맞춰서 관리하려면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세용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학교 진도도 걱정은 되지만, 공부는 여기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 진호는 공부 정말 잘해요. 영어도 잘하고. 지난번에 뉴욕에 가서도, 사람들하고 말도 잘해서 저희들을 잘 챙겨줬어요.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해서, 별명이 부녀회장의 남자버전인 부남회장이긴 해요(웃음).
진호 에~. 잔소리가 아니라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이야기 하는 거지(웃음).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공연을 한다는 걸 알아서 좋아요. 이번에 저희 반 친구들이 단체로 오기로 했거든요, 잘해야 할 것 같아요!


발레리노를 꿈꿨던 빌리처럼 소망하는, 그런 꿈이 있다면요?

선우 발레리노!
세용 발레리노 입니다!
지명 전 뮤지컬배우요! 저만의 개성을 가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선우 빌리 노래 중에 “자신만의 개성이 중요한 걸~”이라는 가사가 있는 노래가 있는는데요, 지명이 형은 저 노래 되게 좋아해요. 계속 불러요.
진호 춤추는 경제학 박사요! 춤도 좋은데요, 전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누면 정말 큰 것이 된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그런 경제를 공부하고 알리는 춤추는 경제학 박사가 될 거에요!

떡잎부터 파릇한, 빌리사총사의 유쾌한 행진이 대한민국 뮤지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며 전진, 또 전진하고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매지스텔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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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9

  • A** 2010.11.05

    빌리들 힘내서 항상 좋은 공연보여주어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 항상 뒤에서 응원하는 팬들을 생각해서 언제나 화이팅 ~

  • A** 2010.10.07

    정말 열심히 하는 빌리들을 보니 벌써부터 기대가!!!!! 무대밑에서는 다른 학생들과 여념없는 웃음이 보기 좋네요.

  • A** 2010.10.06

    아~ 너무 뿌듯한 마음까지 듭니다^ ^ 세용빌리 지명빌리 진호빌리 선우빌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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