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春”, <젊음의 행진> 하면서 <김종욱 찾기>!


산에 들에 진달래 피는 봄이 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그러나. 코트로 숨겨왔던 뱃살들을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됐다는 당혹감이 주는 스트레스, 오후 2시면 찾아오는 춘곤증, 며느리만 내보낸다는 봄 햇살의 따사로움, ‘간 때문에’와 더불어 ‘봄의 나른함’ 때문에 더욱 심해지는 육체피로, 여기에 더해진 사랑의 권태까지. 계절이 변했다고 인생의 봄이 덩달아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대표 로맨틱 뮤지컬 자리를 움켜쥐고 있는 대학로 대표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제목에서부터 혈기왕성함을 뿜어내는 ‘8090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대한민국 에너지UP을 위해 나섰다. “여러분, <젊음의 행진> 하면서 <김종욱 찾기> 하지 않으실래요?

신나게 <김종욱 찾기>


‘턱 선의 각도가 외로우며,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남자’로 출연중인 김재범, 2008 <김종욱 찾기> 이후 “<김종욱 찾기>의 화기애애한 대기실 분위기가 좋아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김종욱 찾기>에 나선다는 곽선영, 지난 2월 뉴멀티맨으로 새롭게 합류한 극단 학전 출신 최연동 등 ‘평균 연령 29세’ 배우들이 <김종욱 찾기>를 이끌고 있다. 오픈 런 뮤지컬인지라 윤학, 성두섭 (김종욱), 최주리(여자), 멀티맨(최성원)등 더블, 트리플 캐스팅으로 꾸려져 있어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는 일장일단을 갖고 있다.

저, 선영이, 연동이 세 명 조합으로 공연한 게 일주일정도 된 것 같아요. 객석반응이 워낙 좋아서 공연을 하는 입장에서도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는 공연이에요. 애드립을 많이 하는 공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해요. 큰 애드립이 아니라 대사와 대사 틈 사이, 틈새를 공략해서 많이 하고 있죠(웃음). 갑자기 당황스럽게 하면 선영이가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연습실에서 했던 것만 해요. 제 애드립은 주로 ‘궁시렁 궁시렁’이기 때문에 정말 잘 들으셔야 합니다.

애드립을 미리 알려주고 해요, 참 고맙죠(웃음). 재범오빠랑은 2008년부터 공연을 해서 편해요. 상대방이 연기하기 편할 정도로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에요, 인정하기는 힘들지만(웃음). 전부터 공연을 해와서 호흡도 잘 맞고. 앵콜공연이라, 연습이 빨리 진행됐거든요. 뉴멀티맨으로 들어온 연동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전혀 늦은 게 아닌데 ‘내가 늦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고.

재범이형, 선영이는 정말 친 오누이 같아요. 틀을 딱 잡아줘서 연습 때 오히려 쉽게 갔죠. 빨리,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사실 ‘다크(dark)’한 성격이에요. 그런데 가장 활기 넘치게 연기를 해야 하니까 그게 힘들어요(웃음). 공연 들어가기 전에는 제대로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 때 축적했던 생각들이 공연할 때 나오는 것 같아요.


멀티맨 인기가 정말 많아요, 관객 분들이 저희들이 나오면 ‘빨리 지나가고 멀티맨 나와라’하는 표정이에요. 커플 관객 분들은 저랑, 선영이랑 나오면 박수도 잘 안치는 것 같아요. 손꽉 잡고 각자 손바닥 하나씩 마주쳐서 박수치고…. 뭐, 데이트 할 생각밖에 없지 뭐….

하하. 이렇게 말씀하시지만, 뒤에서 남자, 여자 장면을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재범이형은 정말 신기해요. 퇴장도 없이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는 걸로 김종욱과 김재범을 오가잖아요. ‘똑 같은 사람이 맞아?’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흠흠. 멀티맨은 정말 변신의 귀재죠. 연동이가 하는 걸 보고 공연을 중단시키려고 한적도 있었어요, 연동이 말고 다른 사람이 온 줄 알고 말이죠.

아직 <김종욱 찾기>를 못 보신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막 사랑을 시작하신 분들에게 얼른 오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랑의 불꽃이 활활 타오를 거에요, 마지막에는 간질간질한 장면들이 있거든요. 막 사랑을 시작할 때 나오는 미소를 절로 짓게 되거든요.

60대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꼭 봐야 할 뮤지컬 이에요. 황혼에 첫사랑을 찾고 싶으신 분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사랑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어서 사랑을 제대로 못하는 분들도 오셔야 해요. 사랑, 그거 뭐 별거 아니거든요. 사실(웃음).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신 분들도 <김종욱 찾기> 보고 나면 연애,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김종욱 찾기> 연습을 시작하면서 여자친구랑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우리는 어떻게 만났더라?” 하면서 옛날 이야기도 하고.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만남을 하고 있는 오래된 연인이라면 얼른 오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주인공들은 저렇게 사랑에 빠지네, 우리는 어떻게 만났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권태기도 저절로 극복되거든요.

신나게 <젊음의 행진>


서른 세 살 영심이로 변신한 김지우, 찌질이와 초특급 훈남을 넘나드는 왕경태 김산호, <젊음의 행진> 초연 멤버 임기홍이 뭉쳐 2011 <젊음의 행진> 발걸음을 시작했다.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드물게 흥행면에서도 플러스를 기록한 <젊음의 행진>의 2년 만의 무대를 위해 대학로 연습실은 ‘열혈청춘’들로 뜨겁다. <젊음의 행진>의 빠질 수 없는 매력둥이, ‘흐린 기억 속에 그대’, 핑계걸 상남이(전아민)도 만나볼 수 있다.

밤 10시까지 텐두텐(10 to 10, 오전 10시~오후 10시)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연습실 분위기가 정말 젊어요, 뮤지컬 넘버도 수학여행 때 가서 춤추고 놀았던 노래들이 나와서 정말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어요. 분위기 메이커인 (임)기홍 형을 중심으로 해서, 앙상블들이 다 또래들이라 다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이번 <젊음의 행진>의 가장 큰 변화는 강옥순 안무가 선생님이 연출로 참여하고 계시다는 거에요. 춤이 정말 디테일 해졌거든요. 보통은 춤출 때 박자가 “원, 투, 쓰리” 이렇게 되는데 지금은 “원앤 투앤 쓰리앤 포앤~” 이렇게 빠르게 넘어가요, 정말 정신 없어요.

와,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늘어났어요. 내용이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세트도 많이 변해서 전에 <젊음의 행진> 작품을 보셨던 분들이더라도 새롭게 찾아내는 재미들이 있을 거에요. 연습하면서 그런 재미를 찾고 있거든요. 관객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만들어졌다는 게 정말 큰 것 같아요.

<그리스> 대니로 계속 활동했었잖아요. <젊음의 행진>은 역동적인 <그리스>와도 닮은 점이 많아요. <그리스>를 외국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젊음의 행진>은 한국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잖아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고. 극중에서 왕경태는 영심이를 위해서 온 마음을 다 바치는 남자거든요, 섬세하고 헌신적인 경태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해요.


 처음으로 봤던 뮤지컬이 <그리스>였는데 정말 신나고 좋았거든요. 낯선 음악이 나오는게 아니고 CF에서 들었던 음악들이 나오니까 익숙하고, 즐길 수 있고. 초연 <젊음의 행진>이 콘서트형 뮤지컬 성격이 강했는데 <그리스>처럼 즐기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저희는 커튼콜만 15분이 넘는 공연이에요(웃음). 그 때 관객 분들이 전부 기립하셔서 노래를 따라 부르시는데 열기가 정말 엄청나거든요. 제가 소극장 무대에 서다가, 중극장 무대를 시작했던 첫 작품이 바로 <젊음의 행진>인데 처음 그 커튼콜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요. 아직 뮤지컬을 접하지 못한 분들이나 이렇게 열기가 넘치는 뮤지컬을 본적이 없는 분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젊음의 행진>은 초연 때부터 참여했던 창작뮤지컬이라 조금 더 남달라요. 연습실에서는 제가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도 크고, 다들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 있어서 배우는 점도 많고요. 10대부터 100세까지 삼대(三代)가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 흔하진 않잖아요. 배우들과 삼대 관객들이 놀 수 있는 공연이 필요한 요즘, <젊음의 행진> 정말 괜찮은 뮤지컬 아닌가요?

첫사랑 그 파르르한 기억, 8090 그 때 그 추억을 가진 당신을 위해!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