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여배우들, 정영주 & 홍지민 & 김영주
작성일2011.08.15
조회수27,071
연기파, 개성파, 실력파, 성격파. 혹자들은 몸매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들에게 지기 싫었던’ 승부욕으로 내달렸던 열정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남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여유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여배우들. 데뷔 15년 차를 넘어 대한민국 뮤지컬의 버팀목과 중심이 된 <톡식히어로> 정영주, <캣츠> 홍지민, <아가씨와 건달들> 김영주가 모였다.
데뷔 18년 차, 정영주
“<특식히어로>를 한다고 했을 때 초연멤버 (홍)지민이랑 (김)영주가 겁을 많이 줬는데 솔직히 말하면 힘들지 않아요. <빌리 엘리어트> 231회를 혼자 하고 나니까 무서운 작품이 없어요.”
<톡식히어로>의 시장, 엄마, 수녀로 분한 정영주의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고, 앙상블로 무대를 뛰어다녀야 했던 그때 그 시절에도 배우 정영주의 얼굴은 늘 자신만만이었다.
“에이콤 2기로 선발되면서부터 뮤지컬배우 생활을 시작했어요. 오리엔테이션 때 “윤호진 대표님, 저 같이 생긴 사람을 뽑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랬더니 “너 같이 생겨서 뽑아줬다”고 하시더라고요. 칭찬이 아니었음에도 그 말이 정말 듣기 좋았어요. 이후로 외모 때문에 서러움도 많이 받았어요. 앙상블들을 세워놓으면 사이즈가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데, 제가 항상 튀었거든요. “너는 춤을 추면 섹시하긴 한데…. 너무 크다. 뒤로 빠져야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뱃보이>와 <맘마미아!> 그리고 그녀의 재발견이었다고 할 수 있는 <빌리 엘리어트>에서 그녀는 내공 깊은 여배우의 위력을 보여줬다.
“<뱃보이>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나서 로지 커버 겸 앙상블로 <맘마미아!>에 출연했어요. 어떤 기자님이 “상을 받고 나서 앙상블을 하다니, 정영주 배우는 마케팅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앙상블을 할 수 있는 시기는 길지 않아요. 앙상블들의 합이 딱 맞아떨어져서 공기가 하나로 ‘뽕’하고 터지는 순간이 있는데, 전 그 기운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체로 좋았거든요. 2006년 <맘마미아!> 때 제가 앙상블 평균 나이를 서른 살로 끌어올리긴 했지만 (웃음), 후회는 안 해요. 테이블을 들고, 이고 뛰어 다니면서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했던 작품이에요. 지금 배우들은 가능하면 앙상블의 시기를 거치지 않았으면 하지만, 앙상블은 할 수 있을 때 즐기면서 해야 해요. 그 시기가 지나면 참 아쉽거든요.”
<스타가 될 거야>라는 작품으로 첫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18년이 지났다.
“뮤지컬은 저에게 집이에요. 남편, 아이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요. 가끔은 연습실에 대고 “저 집에 잠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나와요. 저한테는 여기가 집인 거죠. 홍지민, 김영주 등 중심이 되는 우리 여배우들이 더 강하게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두 배우는 어떤 씨앗이 와도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토양을 갖고 있거든요. 그 힘은 연습실 걸레질을 하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면서 다져진 것 같아요. 좋은 토양을 가진 배우로 기억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데뷔 15년 차, 홍지민
“어릴 때는 ‘무조건 열심’으로 달렸다면, 요즘은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로 오랫동안 무대에 설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생각이 많아진 시기에요.”
‘관록의 에너지를 가진 배역’으로 설명되는 <캣츠> 그리자벨라로 무대에 오르는 홍지민. 그녀의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함께 한다. ‘누나, 언니’가 아니라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책임감’과 마주하게 된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1996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일주일 동안 공연과 관련된 꿈을 꿨어요. ‘이게 뭐지?’라고 고민하다가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거죠. 서울예술단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됐는데, 저 같은 사람은 뽑은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대요. 당시만 해도 주로 벨칸토 창법을 사용하고, 검정색 올 타이즈를 입고 워킹하는 게 오디션이었거든요. 지정곡도 ‘THINK OF ME’였는데. 제가 생목으로 그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해보세요.”
배우 정영주 만큼이나,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가진 여배우의 탄생이었다. 뮤지컬을 넘어 드라마, 예능으로 종횡무진하는 그녀에게는 ‘티켓파워’라는 새로운 부담감도 더해졌다.
“정말 생각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막연히 열심히 하면 됐는데 요즘은 인지도, 후배들, 저를 ‘롤모델’이라고 말해주는 지망생들을 생각하게 되요. <드림걸즈>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니까 주위 분들이 ‘여배우로서 정점을 찍었다’라는 말로 축하를 해주셨는데 마냥 기쁘지 만은 않았어요. ‘나는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제 전성기는 앞으로 였으면 좋겠어요.(웃음)”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뮤지컬배우 홍지민’ 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스위니토드>도 그녀의 뮤지컬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제, 손꼽아 기다렸던 그리자벨라 역으로 <캣츠>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실 지금도 ‘이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박해미, 인순이 선배님들의 나이가 됐을 때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오디션을 통과하고, 연습을 하면서 ‘이 배역 지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가 생각하는 그리자벨라 스토리를 가지고 연습을 하고 있는데 저는 ‘배우의 인생’으로 그리자벨라의 일생을 이해하고 있거든요. 스타를 향해서 꿈을 꾸고, 정점을 찍고 나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고향으로 돌아온 배우의 모습으로 그려냈어요. 배우로서 고민이 많은 지금의 시기에 그리자벨라의 역할을 만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지치지 않는 배우의 열정을 다시 배우고 있어요. ‘메모리’ 넘버는 정말 부담감이 크면서도 기대감도 커요. (웃음) ”
“정영주, 김영주. 두 영주배우와 함께 펄펄 끊는 에너지로 무대를 지켰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진홍지민 배우에게 뮤지컬은 산과 같은 존재다.
“정상이 보이지 않는 산 같아요. 뮤지컬배우들은 다른 장르의 배우들보다 정말 더 부지런하거든요. 록, 국악, 클래식 등 온갖 장르의 노래를 공부해야 하고, 춤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야 하고,몸 관리도 중요해서 트레이닝, 목관리도 계속 해야 하고. 가끔은 ‘이게 무슨 족쇄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런데 또 무대에 서면 거기서 또 행복을 느끼거든요. 계속,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그런 사람들 같아요. 우리는.”
데뷔 15년 차, 김영주
"언제나 "뮤지컬배우 김영주 입니다"라고 소개해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뮤지컬배우'로 살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만난 정영주를 보며 와, 나도 저 언니처럼 노래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김영주 배우의 뮤지컬 생활이 15년 차로 접어들었다.
“새로운 배역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깨뜨려야 하잖아요. 새로운 여자(역할)을 만남을 가지면서부터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렌트>때도,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도. 아들레이드 역할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즐거운 고민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고민의 양은 같지만, 절절하게 울면서 표현하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에 진정성을 안고 가면서 가볍고, 즐겁게 서고 있어요. 어떤 무대든 고민 없이는 무대에 발을 붙일 수 없는 것 같아요.”
배우 김영주 배우의 옷차림은 섹시, 파격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녀는 귀여운 후배, 애교 많은 사람, A형 성격의 조용한 성격으로 통한다.
“무대에서는 엄청 시끄럽죠. (웃음) 욕심이 많은 스타일도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카고> 벨마 역할을 꼭 할거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인생, 삶에 대한 마음이 달라져서 그런지 어떤 작품, 역할에 연연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해서 제가 꼭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웃음) 제가 하고 있는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있어요.”
‘<아가씨와 건달들>속 김영주만의 아들레이드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요즘. <톡식히어로> 당시 함께 더블 캐스팅됐던 홍지민 배우는 “영주는 상호보완이 가능한 최고의 더블” 이라는 칭찬을 쏟아냈다.
“<몬테크리스토> 때도 그랬고, <톡식히어로><아가씨와 건달들>에서 더블 캐스트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행복해요. ‘쟤를 이겨야겠다’는 갖게 되는 순간 망하는 거거든요. 제가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주는 동반자 같거든요.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는 (옥)주현이가 가지고 있는 것,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조합해서 아들레이드라는 점을 향해 가고 있어요.”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연기와 목소리로 기억되는 배우. 김영주에게 뮤지컬은 ‘마이웨이’ 그 자체다.
“끝도 없는 나의 길,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다른 걸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가고 있어요. 순리대로 흘러왔듯이 앞으로도 순리대로 흘러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뮤지컬의 중심에 서 있는 세 여우. 정영주, 홍지민, 김영주의 힘찬 행진은 오늘도, 무대에서 계속되고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디자인: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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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8년 차, 정영주
“<특식히어로>를 한다고 했을 때 초연멤버 (홍)지민이랑 (김)영주가 겁을 많이 줬는데 솔직히 말하면 힘들지 않아요. <빌리 엘리어트> 231회를 혼자 하고 나니까 무서운 작품이 없어요.”
<톡식히어로>의 시장, 엄마, 수녀로 분한 정영주의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고, 앙상블로 무대를 뛰어다녀야 했던 그때 그 시절에도 배우 정영주의 얼굴은 늘 자신만만이었다.
“에이콤 2기로 선발되면서부터 뮤지컬배우 생활을 시작했어요. 오리엔테이션 때 “윤호진 대표님, 저 같이 생긴 사람을 뽑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랬더니 “너 같이 생겨서 뽑아줬다”고 하시더라고요. 칭찬이 아니었음에도 그 말이 정말 듣기 좋았어요. 이후로 외모 때문에 서러움도 많이 받았어요. 앙상블들을 세워놓으면 사이즈가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데, 제가 항상 튀었거든요. “너는 춤을 추면 섹시하긴 한데…. 너무 크다. 뒤로 빠져야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뱃보이>와 <맘마미아!> 그리고 그녀의 재발견이었다고 할 수 있는 <빌리 엘리어트>에서 그녀는 내공 깊은 여배우의 위력을 보여줬다.
“<뱃보이>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나서 로지 커버 겸 앙상블로 <맘마미아!>에 출연했어요. 어떤 기자님이 “상을 받고 나서 앙상블을 하다니, 정영주 배우는 마케팅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앙상블을 할 수 있는 시기는 길지 않아요. 앙상블들의 합이 딱 맞아떨어져서 공기가 하나로 ‘뽕’하고 터지는 순간이 있는데, 전 그 기운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체로 좋았거든요. 2006년 <맘마미아!> 때 제가 앙상블 평균 나이를 서른 살로 끌어올리긴 했지만 (웃음), 후회는 안 해요. 테이블을 들고, 이고 뛰어 다니면서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했던 작품이에요. 지금 배우들은 가능하면 앙상블의 시기를 거치지 않았으면 하지만, 앙상블은 할 수 있을 때 즐기면서 해야 해요. 그 시기가 지나면 참 아쉽거든요.”
<스타가 될 거야>라는 작품으로 첫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18년이 지났다.
“뮤지컬은 저에게 집이에요. 남편, 아이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요. 가끔은 연습실에 대고 “저 집에 잠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나와요. 저한테는 여기가 집인 거죠. 홍지민, 김영주 등 중심이 되는 우리 여배우들이 더 강하게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두 배우는 어떤 씨앗이 와도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토양을 갖고 있거든요. 그 힘은 연습실 걸레질을 하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면서 다져진 것 같아요. 좋은 토양을 가진 배우로 기억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데뷔 15년 차, 홍지민
“어릴 때는 ‘무조건 열심’으로 달렸다면, 요즘은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로 오랫동안 무대에 설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생각이 많아진 시기에요.”
‘관록의 에너지를 가진 배역’으로 설명되는 <캣츠> 그리자벨라로 무대에 오르는 홍지민. 그녀의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함께 한다. ‘누나, 언니’가 아니라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책임감’과 마주하게 된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1996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일주일 동안 공연과 관련된 꿈을 꿨어요. ‘이게 뭐지?’라고 고민하다가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거죠. 서울예술단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됐는데, 저 같은 사람은 뽑은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대요. 당시만 해도 주로 벨칸토 창법을 사용하고, 검정색 올 타이즈를 입고 워킹하는 게 오디션이었거든요. 지정곡도 ‘THINK OF ME’였는데. 제가 생목으로 그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해보세요.”
배우 정영주 만큼이나,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가진 여배우의 탄생이었다. 뮤지컬을 넘어 드라마, 예능으로 종횡무진하는 그녀에게는 ‘티켓파워’라는 새로운 부담감도 더해졌다.
“정말 생각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막연히 열심히 하면 됐는데 요즘은 인지도, 후배들, 저를 ‘롤모델’이라고 말해주는 지망생들을 생각하게 되요. <드림걸즈>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니까 주위 분들이 ‘여배우로서 정점을 찍었다’라는 말로 축하를 해주셨는데 마냥 기쁘지 만은 않았어요. ‘나는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제 전성기는 앞으로 였으면 좋겠어요.(웃음)”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뮤지컬배우 홍지민’ 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스위니토드>도 그녀의 뮤지컬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제, 손꼽아 기다렸던 그리자벨라 역으로 <캣츠>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실 지금도 ‘이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박해미, 인순이 선배님들의 나이가 됐을 때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오디션을 통과하고, 연습을 하면서 ‘이 배역 지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가 생각하는 그리자벨라 스토리를 가지고 연습을 하고 있는데 저는 ‘배우의 인생’으로 그리자벨라의 일생을 이해하고 있거든요. 스타를 향해서 꿈을 꾸고, 정점을 찍고 나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고향으로 돌아온 배우의 모습으로 그려냈어요. 배우로서 고민이 많은 지금의 시기에 그리자벨라의 역할을 만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지치지 않는 배우의 열정을 다시 배우고 있어요. ‘메모리’ 넘버는 정말 부담감이 크면서도 기대감도 커요. (웃음) ”
“정영주, 김영주. 두 영주배우와 함께 펄펄 끊는 에너지로 무대를 지켰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진홍지민 배우에게 뮤지컬은 산과 같은 존재다.
“정상이 보이지 않는 산 같아요. 뮤지컬배우들은 다른 장르의 배우들보다 정말 더 부지런하거든요. 록, 국악, 클래식 등 온갖 장르의 노래를 공부해야 하고, 춤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야 하고,몸 관리도 중요해서 트레이닝, 목관리도 계속 해야 하고. 가끔은 ‘이게 무슨 족쇄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런데 또 무대에 서면 거기서 또 행복을 느끼거든요. 계속,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그런 사람들 같아요. 우리는.”
데뷔 15년 차, 김영주
"언제나 "뮤지컬배우 김영주 입니다"라고 소개해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뮤지컬배우'로 살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만난 정영주를 보며 와, 나도 저 언니처럼 노래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김영주 배우의 뮤지컬 생활이 15년 차로 접어들었다.
“새로운 배역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깨뜨려야 하잖아요. 새로운 여자(역할)을 만남을 가지면서부터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렌트>때도,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도. 아들레이드 역할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즐거운 고민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고민의 양은 같지만, 절절하게 울면서 표현하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에 진정성을 안고 가면서 가볍고, 즐겁게 서고 있어요. 어떤 무대든 고민 없이는 무대에 발을 붙일 수 없는 것 같아요.”
배우 김영주 배우의 옷차림은 섹시, 파격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녀는 귀여운 후배, 애교 많은 사람, A형 성격의 조용한 성격으로 통한다.
“무대에서는 엄청 시끄럽죠. (웃음) 욕심이 많은 스타일도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카고> 벨마 역할을 꼭 할거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인생, 삶에 대한 마음이 달라져서 그런지 어떤 작품, 역할에 연연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해서 제가 꼭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웃음) 제가 하고 있는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있어요.”
‘<아가씨와 건달들>속 김영주만의 아들레이드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요즘. <톡식히어로> 당시 함께 더블 캐스팅됐던 홍지민 배우는 “영주는 상호보완이 가능한 최고의 더블” 이라는 칭찬을 쏟아냈다.
“<몬테크리스토> 때도 그랬고, <톡식히어로><아가씨와 건달들>에서 더블 캐스트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행복해요. ‘쟤를 이겨야겠다’는 갖게 되는 순간 망하는 거거든요. 제가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주는 동반자 같거든요.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는 (옥)주현이가 가지고 있는 것,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조합해서 아들레이드라는 점을 향해 가고 있어요.”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연기와 목소리로 기억되는 배우. 김영주에게 뮤지컬은 ‘마이웨이’ 그 자체다.
“끝도 없는 나의 길,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다른 걸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가고 있어요. 순리대로 흘러왔듯이 앞으로도 순리대로 흘러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뮤지컬의 중심에 서 있는 세 여우. 정영주, 홍지민, 김영주의 힘찬 행진은 오늘도, 무대에서 계속되고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디자인: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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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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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1.08.29
제가 좋아하는 배우분들 다 나오셨네요^_^ 너무 멋지십니다~ ! 캣츠도, 톡식히어로도, 아가씨와 건달들도~ 다 보러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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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1.08.16
'아가씨와 건달들' 정영주? 그리고 김영주 배우님 기사에도 실수가 있네요... 명성황후... 정영주 배우의 뮤지컬 생활이 15년차로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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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1.08.15
첫번째 문단에 이름 실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