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는 무대 위의 모습" 첫 단독 콘서트 여는 로이킴
작성일2013.06.07
조회수30,610
등장부터 드라마틱 했다. 슈퍼스타K 시즌4 예선에서 세 명의 심사위원 중 두 명에게 ‘불합격’을 받았지만 나머지 한 명의 심사위원 이하늘은 로이킴에게 ‘무조건 통과’를 할 수 있는 절호의 카드, 슈퍼 패스를 사용해 그를 본선에 올렸다. 이후 잘 생긴 외모에 미국 명문인 조지타운 대학교 입학 예정이라는 것까지, 경연이 진행되면서 ‘엄친아’로 그의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매 단계마다 혀를 차는 노력으로 예상 못한 색다른 무대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었다. 독한 심사평으로 유명했던 이승철이 “알고 보니 쌈닭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유순한 얼굴에 불 같은 열정과 근성으로 결국 208만 명 중의 단 한 명, 우승자가 되어 가수의 길에 들어선 로이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열어 준 자작곡 ‘봄봄봄’의 인기에 이어 곧 나올 새 앨범과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그는 스무 살 또래 답지 않은 단단한 배포와 자신감으로 오늘도 한 걸음 전진 중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매 단계마다 혀를 차는 노력으로 예상 못한 색다른 무대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었다. 독한 심사평으로 유명했던 이승철이 “알고 보니 쌈닭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유순한 얼굴에 불 같은 열정과 근성으로 결국 208만 명 중의 단 한 명, 우승자가 되어 가수의 길에 들어선 로이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열어 준 자작곡 ‘봄봄봄’의 인기에 이어 곧 나올 새 앨범과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그는 스무 살 또래 답지 않은 단단한 배포와 자신감으로 오늘도 한 걸음 전진 중이었다.
많은 변화 있던 6개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도전
슈퍼스타K 시즌 4의 우승자로 뽑힌 후 6개월이 지났다.
아, 그렇게 됐나? 누구나 지나보면 시간 참 빠르게 흘렀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 역시 어떻게 보면 참 빠르게 지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시간 동안 계속 많은 일들을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게 휙 지나간 느낌만 있지도 않다.
슈퍼스타K 우승 이전과 지금, 한 개인으로서 많은 변화가 생긴 건 분명하다.
그렇다. 학생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고 참 좋은 일이다. 슈퍼스타K 이전엔 대부분의 유학생이 그러하듯 나 역시 학교에 들어가고, 군대에 다녀와서 다시 학교를 마친 후 취업 준비를 하는, 어찌 보면 이미 정해진 과정을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들이 많아졌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걸 느끼고 있다.
지금 로이킴에게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도전하는 것이다. 슈퍼스타K도 그랬다. 만약 도전하지 않고 학교에 다녔다면, 슈퍼스타K 방송을 보면서 분명 한번이라도 ‘아, 나도 나가볼 걸’ 하는 후회를 하지 않았겠는가. A와 B 중에 어떤 걸 선택해야 할 때, 조금이라도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 만약 도전하지 않았다면 우승도 없고 당연히 지금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정말 사람의 일은 어떻게 흘러갈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우승 후 가수 이외 CF, 라디오 DJ, 예능프로그램 출연, 각종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대중가수가 되고 싶다. 지금의 대중가수들이 노래만 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그들과 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중심은 분명히 노래이지만, 이런 여러 활동들을 통해서 내 노래가 더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더 좋아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것들이 충분히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좋아한다고 말했던 제이슨 므라즈, 이문세 콘서트 무대에도 섰다.
내가 잘해서 그런 기회가 주어진 건 절대 아니고, 내게 주어진 덤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전에 아버지가 선술집에서 모임을 하고 계셨는데 우연히 맞은편 자리에서 이문세 선배님을 만나셨다고 한다. 그 때 가서 인사도 드리고 제 이야기를 하셨다는데, 아버지께 말로는 왜 그러셨냐고 했지만, 그 이후 선배님께서 전화도 해 주시고 저를 많이 챙겨주셨다. ‘봄봄봄’이 나오기도 전에 선배님께 먼저 들려 드렸는데 좋다고 이야기 해 주셔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혼자 익힌 작곡
씨앗이 나무로 크는 느낌
‘봄봄봄’을 통해 싱어송라이터 로이킴의 가능성을 좀 더 엿보게 되었다.
작곡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귀로 듣고 ‘아, 좋은 것 같다’라고 느꼈던 코드들을 조합해서 멜로디를 만들었다. 멜로디 쓰는 방법을 모르니까 사실 외운 거다. 내가 노래 쓴 걸 보면 음표는 없고 가사만 있다.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외워두고 그렇게 쓰기만 했는데 그런 노래가 (정)지찬이 형을 만나서 멋진 음악으로 편곡되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씨앗이 나무같이 자라는 기분이랄까?
처음에는 자작곡을 내 놓기가 좀 부끄러웠다. 예술대학을 나오신 분들도 계시고, 심지어 음악을 가르치는 분들도 많은데 “저도 음악 해요, 작곡합니다” 하고 말하기가 스스로 좀 애매하고 민망했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작곡은 되게 어려운 거구나, 아무도 못하는 거구나, 하고 사람들이 좀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다 음이라도 흥얼거리면 그것도 작곡이지 않은가. 그래서 좀 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에 나올 새 앨범에 수록곡은 다 자작곡이다. 숨겨놨던 곡을 다 풀 예정이다. 써 둔 곡이 몇 십 곡 정도 있는데 완성된 것들 중에 이번 앨범에 잘 어울릴 것들을 넣었다.
‘교회 오빠’ ‘엄친아’ 같이 로이킴을 수식하는 말들이 있다.
너무 싫다. 교회도 성당도, 절도 안 다니는데. 특히 교회 오빠, 성당 오빠는 확실히 나와 안 맞는 것 같다. ‘엄친아’라는 말은 정말 좋은 뜻만 들어 있더라. 그 단어 안에 있는 어떤 부분들이 나와 맞는 것이 몇 개 있어서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물론 부정하진 않는다. 나보다 분명 힘들게 살아온 사람도, 훨씬 부유하게 살아온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만 ‘얘는 집안이 주어졌으니 자기 맘대로 걱정 없이 살다가 운이 좋아서 이렇게 된 거다’ 라고는 생각 안 하셨으면 한다. 주변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주어진 것만 있었다면 이 자리에 난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노력을 해서, 분명히 내가 이룬 것도 있어서 온 것이 있다. 엄친아라는 말을 통해 그간의 내 노력이 과소화 된다면 너무나 슬플 것 같다.
나 역시 엄친아가 되려고 노력 중이고 누구든 이 세상 남자들은 엄친아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건 이상적인 말이지, 현실에 존재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난 마냥 착한 사람도, 그렇다고 마냥 나쁜 사람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뚜렷이 알고 있는 음악 하는 청년일 뿐인데, 이제는 좀 그런 말들이 안 따라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 안의 긍정적인 부분은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슈퍼스타K 슈퍼위크 라이벌 미션 때 정준영과 함께 한 ‘먼지가 되어’에서 ‘쌈닭’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근성이 있는 사람, 또 전략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도 맨날 노는 것 같은데 시험 보면 1등 하는 애들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사실 학교 다닐 땐 그렇진 않았다. 겉으로는 잘 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보였지만 뒤에서는 되게 열심히 공부만 하고, 남들 놀 때 공부만 해서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공부를 24시간 하는데 안 되는 애들이 있다. 공부한 양만 보면 그 사람이 일등 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거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무턱대고 한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슈퍼스타K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노래만 연습하면 절대 우승할 수가 없다. 슈퍼스타K는 경연이고 지원자 208만 명의 목표는 1등이다. 특히 우리들이 공연하고, 또 노래를 부르지 않는 모습들도 다 공개되니까 그 부분에서도 어필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전략적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나, 어떻게 하면 무대에 올라갈 때 더 많은 대중이 내 노래를 들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서 선곡도 하고 무대 연습도 한다. 슈퍼스타K는 두루두루 잘 해야 한다.
사회 경험도 많지 않은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린 시절 유학 생활의 영향이 컸을까?
그게 정말 컸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혼자 캐나다로 2년 동안 유학을 갔었다. 당시 영어라곤 헬로우, 굿모닝 밖에 몰랐는데 그냥 그 나라에 던져진 거다. 당시 누나가 수능을 보고 있어서 부모님은 한국에 계셨고, 나 역시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정말 맨땅에 헤딩을 한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나, 지금 돌아보면 잘 모르겠지만 당시엔 그 꼬맹이가 혼자 고민을 했나 보다. 또 어머니가 굉장히 완벽주의였고, 그래서 어려서부터 많은 걸 내게 시키셨다. 또 절대 돌려 이야기하지 않으셨는데, 어린 나이에 이해 못할 현실들도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을 내게 똑바로 이야기 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좀 더 바로 직접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게다가 공부를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해야 돼서 한 거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라고 생각한다. 난 해야 돼서 한 사람들 중에 하나였고, 해서 되니까 즐거웠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할 시간은 최소화로 하고 그 결과는 최대화 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요령과 머리를 굴리게 됐던 것 같다.(웃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대가 보여줄 것
관객과 함께 편안한 이야기도
초등학생 때 KBS 예능 ‘쇼 행운열차’에 출연하기도 했다. 성대모사도 하고, 치고 빠지는 감각이 상당하더라. 어렸을 때에도 끼는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가 굉장히 끼가 많으시다. 미술을 하셨는데 글도 잘 쓰시고 어렸을 때부터 내 모든 것의 선생님이셨다. 그런 걸 보면 내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재능들은 엄마에게서 왔고, 머리? 이런 걸 말한다면 그건 아버지에게서 온 것 같다. 아버지는 굉장히 학업적인 분이셨고 그걸 즐기셨던 것 같다. 예체능과 이과가 만나서 아이를 낳으니까 그게 섞여서 물려 받은 게 많은 것 같다.
알아서 흥미를 찾기 전에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이 싫지는 않았나?
그 당시에는 싫었다. 너무 짜증나고. (웃음) 다른 애들처럼 놀게 해 주고, 좀 내버려 두지,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감사하다. 하지만 내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면 그러진 않을 것 같다.
곧 새 앨범이 발매된다고 들었다.
6월 중에 나올 것 같다. 8, 9곡 정도 수록될 것 같고, 정규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콘서트는 신곡 위주가 될 예정인가?
그렇다. 모든 신곡을 다 들어보실 수 있다. 경연 때 보여드렸던 다양한 모습도 보실 수 있다.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건, 밴드 분들이 쉬고 계실 때 기타 들고 나와서 지금까지 내가 즐겨 듣고 부르던 노래를 편안하게 관객들과 이야기하면서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거다. 다들 지루하셔도 나는 재미있으니까.(웃음) 신나게 뛰며 즐기는 콘서트가 있다면 이번 콘서트는 좀 더 나를 알릴 수 있는, 나의 음악 뿐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보여드리는, 편안한 콘서트가 되었으면 한다. 관객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생각했던 소규모보다 조금 크지만 실내니까 음향도 좋을 것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다.
아마도 새 앨범의 느낌이 이번 콘서트의 느낌과 맞닿을 듯 하다. 앨범 컨셉은 어떨까?
기타를 치면서 만든 노래들이다 보니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많이 들어가 있다. 어떤 장르를 하냐고 물어보면 정의를 잘 내리지 못하겠더라. ‘봄봄봄’은 컨트리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에 담은 노래들은 컨트리 선율도 있고 포크 선율도 있고, 팝 록 같은 선율도 있어서, 약간 자장면이다.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런 새로움이 오히려 내 색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누가 들어도 ‘아, 로이킴이 불렀구나, 로이킴 색깔이구나’라고 아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멋있는 장르가 생겼으면 좋겠고,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절대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지난 해 연말 슈퍼스타K 합동 콘서트에서는 여장 등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번에도 색다른 무대를 만날 수 있는가?
그런 건 전혀 기대하지 않으셔도 된다. 여장 안 할 거다. (웃음)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입지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어울리는 한 그 안에서 많은 시도를 할 것 같다. 관객분들과 하나가 되는, 그런 이벤트들도 하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 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도전
슈퍼스타K 시즌 4의 우승자로 뽑힌 후 6개월이 지났다.
아, 그렇게 됐나? 누구나 지나보면 시간 참 빠르게 흘렀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 역시 어떻게 보면 참 빠르게 지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시간 동안 계속 많은 일들을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게 휙 지나간 느낌만 있지도 않다.
그렇다. 학생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고 참 좋은 일이다. 슈퍼스타K 이전엔 대부분의 유학생이 그러하듯 나 역시 학교에 들어가고, 군대에 다녀와서 다시 학교를 마친 후 취업 준비를 하는, 어찌 보면 이미 정해진 과정을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들이 많아졌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걸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도전하는 것이다. 슈퍼스타K도 그랬다. 만약 도전하지 않고 학교에 다녔다면, 슈퍼스타K 방송을 보면서 분명 한번이라도 ‘아, 나도 나가볼 걸’ 하는 후회를 하지 않았겠는가. A와 B 중에 어떤 걸 선택해야 할 때, 조금이라도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 만약 도전하지 않았다면 우승도 없고 당연히 지금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정말 사람의 일은 어떻게 흘러갈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대중가수가 되고 싶다. 지금의 대중가수들이 노래만 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그들과 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중심은 분명히 노래이지만, 이런 여러 활동들을 통해서 내 노래가 더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더 좋아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것들이 충분히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해서 그런 기회가 주어진 건 절대 아니고, 내게 주어진 덤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전에 아버지가 선술집에서 모임을 하고 계셨는데 우연히 맞은편 자리에서 이문세 선배님을 만나셨다고 한다. 그 때 가서 인사도 드리고 제 이야기를 하셨다는데, 아버지께 말로는 왜 그러셨냐고 했지만, 그 이후 선배님께서 전화도 해 주시고 저를 많이 챙겨주셨다. ‘봄봄봄’이 나오기도 전에 선배님께 먼저 들려 드렸는데 좋다고 이야기 해 주셔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혼자 익힌 작곡
씨앗이 나무로 크는 느낌
작곡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귀로 듣고 ‘아, 좋은 것 같다’라고 느꼈던 코드들을 조합해서 멜로디를 만들었다. 멜로디 쓰는 방법을 모르니까 사실 외운 거다. 내가 노래 쓴 걸 보면 음표는 없고 가사만 있다.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외워두고 그렇게 쓰기만 했는데 그런 노래가 (정)지찬이 형을 만나서 멋진 음악으로 편곡되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씨앗이 나무같이 자라는 기분이랄까?
처음에는 자작곡을 내 놓기가 좀 부끄러웠다. 예술대학을 나오신 분들도 계시고, 심지어 음악을 가르치는 분들도 많은데 “저도 음악 해요, 작곡합니다” 하고 말하기가 스스로 좀 애매하고 민망했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작곡은 되게 어려운 거구나, 아무도 못하는 거구나, 하고 사람들이 좀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다 음이라도 흥얼거리면 그것도 작곡이지 않은가. 그래서 좀 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에 나올 새 앨범에 수록곡은 다 자작곡이다. 숨겨놨던 곡을 다 풀 예정이다. 써 둔 곡이 몇 십 곡 정도 있는데 완성된 것들 중에 이번 앨범에 잘 어울릴 것들을 넣었다.
너무 싫다. 교회도 성당도, 절도 안 다니는데. 특히 교회 오빠, 성당 오빠는 확실히 나와 안 맞는 것 같다. ‘엄친아’라는 말은 정말 좋은 뜻만 들어 있더라. 그 단어 안에 있는 어떤 부분들이 나와 맞는 것이 몇 개 있어서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물론 부정하진 않는다. 나보다 분명 힘들게 살아온 사람도, 훨씬 부유하게 살아온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만 ‘얘는 집안이 주어졌으니 자기 맘대로 걱정 없이 살다가 운이 좋아서 이렇게 된 거다’ 라고는 생각 안 하셨으면 한다. 주변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주어진 것만 있었다면 이 자리에 난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노력을 해서, 분명히 내가 이룬 것도 있어서 온 것이 있다. 엄친아라는 말을 통해 그간의 내 노력이 과소화 된다면 너무나 슬플 것 같다.
나 역시 엄친아가 되려고 노력 중이고 누구든 이 세상 남자들은 엄친아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건 이상적인 말이지, 현실에 존재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난 마냥 착한 사람도, 그렇다고 마냥 나쁜 사람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뚜렷이 알고 있는 음악 하는 청년일 뿐인데, 이제는 좀 그런 말들이 안 따라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 안의 긍정적인 부분은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맨날 노는 것 같은데 시험 보면 1등 하는 애들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사실 학교 다닐 땐 그렇진 않았다. 겉으로는 잘 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보였지만 뒤에서는 되게 열심히 공부만 하고, 남들 놀 때 공부만 해서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공부를 24시간 하는데 안 되는 애들이 있다. 공부한 양만 보면 그 사람이 일등 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거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무턱대고 한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슈퍼스타K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노래만 연습하면 절대 우승할 수가 없다. 슈퍼스타K는 경연이고 지원자 208만 명의 목표는 1등이다. 특히 우리들이 공연하고, 또 노래를 부르지 않는 모습들도 다 공개되니까 그 부분에서도 어필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전략적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나, 어떻게 하면 무대에 올라갈 때 더 많은 대중이 내 노래를 들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서 선곡도 하고 무대 연습도 한다. 슈퍼스타K는 두루두루 잘 해야 한다.
그게 정말 컸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혼자 캐나다로 2년 동안 유학을 갔었다. 당시 영어라곤 헬로우, 굿모닝 밖에 몰랐는데 그냥 그 나라에 던져진 거다. 당시 누나가 수능을 보고 있어서 부모님은 한국에 계셨고, 나 역시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정말 맨땅에 헤딩을 한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나, 지금 돌아보면 잘 모르겠지만 당시엔 그 꼬맹이가 혼자 고민을 했나 보다. 또 어머니가 굉장히 완벽주의였고, 그래서 어려서부터 많은 걸 내게 시키셨다. 또 절대 돌려 이야기하지 않으셨는데, 어린 나이에 이해 못할 현실들도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을 내게 똑바로 이야기 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좀 더 바로 직접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게다가 공부를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해야 돼서 한 거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라고 생각한다. 난 해야 돼서 한 사람들 중에 하나였고, 해서 되니까 즐거웠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할 시간은 최소화로 하고 그 결과는 최대화 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요령과 머리를 굴리게 됐던 것 같다.(웃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대가 보여줄 것
관객과 함께 편안한 이야기도
어머니가 굉장히 끼가 많으시다. 미술을 하셨는데 글도 잘 쓰시고 어렸을 때부터 내 모든 것의 선생님이셨다. 그런 걸 보면 내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재능들은 엄마에게서 왔고, 머리? 이런 걸 말한다면 그건 아버지에게서 온 것 같다. 아버지는 굉장히 학업적인 분이셨고 그걸 즐기셨던 것 같다. 예체능과 이과가 만나서 아이를 낳으니까 그게 섞여서 물려 받은 게 많은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싫었다. 너무 짜증나고. (웃음) 다른 애들처럼 놀게 해 주고, 좀 내버려 두지,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감사하다. 하지만 내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면 그러진 않을 것 같다.
6월 중에 나올 것 같다. 8, 9곡 정도 수록될 것 같고, 정규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렇다. 모든 신곡을 다 들어보실 수 있다. 경연 때 보여드렸던 다양한 모습도 보실 수 있다.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건, 밴드 분들이 쉬고 계실 때 기타 들고 나와서 지금까지 내가 즐겨 듣고 부르던 노래를 편안하게 관객들과 이야기하면서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거다. 다들 지루하셔도 나는 재미있으니까.(웃음) 신나게 뛰며 즐기는 콘서트가 있다면 이번 콘서트는 좀 더 나를 알릴 수 있는, 나의 음악 뿐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보여드리는, 편안한 콘서트가 되었으면 한다. 관객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생각했던 소규모보다 조금 크지만 실내니까 음향도 좋을 것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다.
기타를 치면서 만든 노래들이다 보니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많이 들어가 있다. 어떤 장르를 하냐고 물어보면 정의를 잘 내리지 못하겠더라. ‘봄봄봄’은 컨트리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에 담은 노래들은 컨트리 선율도 있고 포크 선율도 있고, 팝 록 같은 선율도 있어서, 약간 자장면이다.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런 새로움이 오히려 내 색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누가 들어도 ‘아, 로이킴이 불렀구나, 로이킴 색깔이구나’라고 아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멋있는 장르가 생겼으면 좋겠고,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절대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그런 건 전혀 기대하지 않으셔도 된다. 여장 안 할 거다. (웃음)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입지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어울리는 한 그 안에서 많은 시도를 할 것 같다. 관객분들과 하나가 되는, 그런 이벤트들도 하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 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댓글12
-
kknns**님 2013.11.13
어린친구지만 그동안 살아왔던 치열한 모습을 보면 절로 존경스럽다. 그는 발전할 무한한 가능성과 대중과 교감할수 있는 많은 달란트가 있다. 비록 표절시비로 논란이 되었지만 그것은 로이의 진심이 왜곡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그에대한 표절시비 논란에 대한 검색을 찾아 읽으면서 -. 그의 정직에 흠이 없으며 또한 사실이 그러함을 알았다 . 김상우가 우리나라사람임이 자랑스럽다.
-
wlsdns**님 2013.06.12
역시 로이킴답네요~말도 똑부러지게잘하고! 6달중에 나오는 앨범 너무나도 기대되요~기대하지않고 기다릴게요 ^^
-
A**님 2013.06.08
이 시대에 이런 청년이 존재한다니...참 똑똑하고도 지혜로운 청년이네요^^ 비주얼만 가지고는 절대로 슈스케4우승은 못했을거예요. 분명 로이킴의 노력이 있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