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설레는 만남이라니, <스칼렛 핌퍼넬> 박건형, 바다

‘아이언 맨’에 이어 ‘슈퍼맨’이 국내 극장가를 점령한 요즘, 이들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는 정의의 수호자 <스칼렛 핌퍼넬>이 오는 7월 우리를 찾아온다. 10년 넘게 뮤지컬 배우 동료로 우정을 나눈 박건형, 바다(최성희)는 “왜 이제야 만났는지 아쉬울 정도”라며 흐뭇하게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정의를 수호하는 영웅과 그 영웅을 움직이게 하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분한 박건형, 바다와의 만남.


사진 촬영 때 보니 두 분이 많이 친해 보였어요.
바다 몹시 친해요. 저는 아는 뮤지컬 선배 중에서 건형 오빠가 제일 편해요. 진짜 마음 따뜻한 사람이거든요. 
박건형(이하 건형) 나는 이 작품 너 때문에 한 거야.
바다 전 오빠 캐스팅 모르고 결정하긴 했지만…(일동 웃음). 둘이 친해서 항상 작품 같이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했거든요. 지금 거의 물 만났죠.
건형 이 친구를 안 지 10년 됐는데, 같이 작품을 했으면 했어요. 드디어 성희랑 하는 구나!

허물없이 친한 상대와 연인 연기를 하기란 어떤가요?
건형
그게 그렇게 궁금하세요?

궁금한데요?(웃음)
바다 오빠는 이렇게 되 묻더라고요. (웃음) (박건형에게) 난 할 얘기 있어.
건형 그게 그렇게 궁금한 것이 었구나…(일동 폭소). 굉장히 설레요. 이 작품에서 바다가 맡은 역할은 굉장히 매력적인 여자에요. 귀족이 한 눈에 반해서 6주 만에 청혼을 할 정도로. 이 작품이 바다에게 포인트가 될 거란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아름다운 여자가 되기 위한 문을 여는 시작점이 될 것 같아요.

바다 전 제일 친한 친구를 소개해 줄 수 있는 남자가 오빠에요. 제가 갖기엔 너무 친해서 그렇지만 (일동 웃음) 건형 오빠처럼 순수하고 괜찮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정말 스칼렛 핌퍼넬 같은 면이 있거든요. 전 예고 때부터 습득한, 무대에 서면 진짜로 사랑하고 설레는 연기는 변하지 않는데요. (박건형 웃음) 제가 예고 때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이렇게 웃지만요! 역할 안에서는 설렘을 가지고 있어요. 건형 오빠는 실제 생활에서도 매력이 넘지는 사람이라 감정 이입이 쉬워요.

건형 난 다른 것 때문에 웃은 거야. 바다는 정말 적극적이에요. 일할 때도, 남들 칭찬해 줄 때도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바다 전 진심이에요. 싫은 사람은 딱 싫어요. 약자에겐 약하고 강자에겐 엄청 강한 스타일이에요.

영웅을 다루는 뮤지컬에 걸맞는 성격 같은데요?
건형
그런 점은 우리 둘이 닮았어요. 우리 작품 대사에 이런 게 있어요. ‘악이 번성하려면 선한 사람들의 침묵이 필요하다’. 짚고 넘어 가야 할 땐 목소리를 내요. 길을 가다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을 훈계하기도 해요.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죠. 그땐 누군가 같이 있어서 그냥 경찰에 신고 했어요.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에서 불량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있다고. 그리고 경찰이 몇 분만에 오는지 시간을 재고 있죠.
바다 맞아, 그런 스타일이에요.

세 남녀의 사랑과 증오

<스칼렛 핌퍼넬>은 아직 우리나라 관객에겐 낯선 작품이에요. 박건형 씨는 <조로>라는 영웅 뮤지컬의 타이틀 롤도 연기한 적이 있고요. 이 작품만의 차별성이 뭔가요?

건형
처음엔 <조로>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았어요. 여기에 역시 <조로>의 연출이었던 데이빗 스완이 연출을 하고. 그런데 대본을 읽어보니까 <조로>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저는 이 작품이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등등과 같이 영웅, 변신하는데 초점이 맞춰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퍼시(스칼렛 핌퍼넬)와 마그리트, 쇼블랑 사이의 배신과 사랑, 증오의 흐름이 가장 중요하죠.

바다 맞아. 이 작품은 사랑을 중심으로 둔 영웅물이에요. 퍼시가 스칼렛 핌퍼넬이 되는 계기가 사랑이거든요. 다른 영웅들은 어떤 다른 계기가 있어서 영웅이 되고 사랑의 감정이 따라오지만 이 작품은 다르죠. 전 그 부분이 굉장히 큰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바다 씨는 이 작품의 제의를 받고 처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SES 시절 갑자기 유명세를 타면서 스파이 제안을 받는 것도 상상하기도 했다면서요.

바다
그 땐 정말 스파이 제안이 오면 꼭 하려고 했어요(일동 폭소). 사실 전 스칼렛 핌퍼넬이 여자 이름인줄 알고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결국 여자가 메인은 아니었지만 스칼렛 핌퍼넬이 되는 이유가 결국 저(마그리트) 때문이더라고요. 이 점은 상당히 풀어낼 부분이 많이 있어요. 우리 여자들이 바라는 영웅은 사실 사랑 때문에 움직이는 영웅이거든요. 그 부분을 확실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판타지가 있는 것 같아요.

로맨틱한 영웅이네요.
바다 사랑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연기가 정말 중요해요. 건형 오빠, 선영 언니 다 연기 잘하시니까 작품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죠. 이 작품을 보면, 아마 남자들은 싫어할지도 몰라요(웃음). 여자들은 되게 좋아할만한 작품. 정말 로맨틱하거든요.

건형 남자들이 바뀔만한 내용이 아닌가? 남자친구한테 ‘이렇게 해주면 안 돼?’ 요구하는 것보다 <스칼렛 핌퍼넬>을 같이 한 번 보면 되요. 그럼 집에 가서 ‘내일부터 잘 해야겠다’ 일기를 쓸 거에요. 연인이 보면 사랑의 폭죽이 터질 거에요.

 

바다 그런데 극 중 퍼시가 마그리트에게 오해할 소지가 나와요. (박건형에게) 그 관대함은 뭘까요? 저(마그리트)에게 기회도 주고 시간도 주잖아요.

건형 저는 애초에 캐릭터를 분석할 때 저로부터 시작해요. 제 연애 스타일은 ‘이해’거든요. 그래서 대본을 보면서 나와 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마그리트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당혹스러운 마음이 서로 견주는 것이죠. …. 이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일동 웃음)

영웅은 사람들의 로망이 표현된 것이기도 하잖아요. 두 분의 로망이 궁금해요.
바다
SES 시절에 스파이 제안에 대해 상상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진짜 그랬어요. 제안이 오면 난 해야겠다. 혼자 별 생각을 다 했어요. 정말 또 다른 영화 같은 삶이 펼쳐지는 거잖아요. 여자 영웅이 돼서 세상을 구하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당연히.

건형 전 제 여자가 행복한 게 제 로망이에요.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하겠죠.
바다 박건형씨가 장가갈 때가 된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이제야!(일동 웃음)


"무대에서 만나니 더 좋아요"

이번에 같이 출연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서로의 모습이 있을 것 같은데요?
바다
오빠가 악보 보고 다 읽으시는 거요. 그렇게 잘하는 지 몰랐어요. 인간적으로만 재미있는 줄 알았지. 이분이 뮤지컬 배우였구나. 악기도 잘 다루고, 진짜 영락 없는 배우에요. 놀랐어요. 왜냐하면 친구로 너무 가볍게 봐서…(일동 웃음)
건형 진짜 넌 나를 좀 가볍게 보는 것 같아.
바다 하하하 전 오빠가 너무 귀여워요. 사람은 참 진국인데 겉은 깃털처럼 가벼운 거에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니까요. 누구보다 배려심 많고.
건형 바다는 자꾸만 저를 분석하려고 하죠.
바다 오빠! 다 오빠가 좋아서 그렇지 싫으면 분석 하겠어? (일동 웃음) 오빠가 너무 재미있어서 없을 때도 성대모사를 해요. 존재감이 있어요. 오빠가 없을 때 씬에 대해 이야기 하면 “잠깐, 이 부분은 건형 오빠가 오케이 할까요?” 이러죠! (웃음)
건형 <조로> 할 때 승우가 그렇게 했거든요. 다들 왜….(일동 웃음) 이번에 하면서 성희를 관찰 중이에요. 왜냐하면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제가 더 도와줘서 빛나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찾아야 하거든요.

 

바다 그 배려심이 정말 느껴져요. 저 정말 열심히 할게요…(웃음)….비현실적으로 멋있으니까 자꾸 제가 헛웃음이 나와(일동 웃음).
건형 너 이러면 내가 연기하는 줄 알잖아!(웃음)
바다 방금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한 명 한 명 눈 마주치면서 오늘 회식 때 꼭 오라고 인사하더라고요. 깃털처럼 가벼운 사람만은 아니에요~
건형 그래요, 저 가벼워서 발이 안 보입니다. (일동 웃음) 바다는 아이돌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이 친구도 평탄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이 세상과 맞서 싸워온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연습실에서 본 이 친구는 형식적으로 밝은 척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 사람의 인생이 한 아름 와서 연습실에 서 있는 걸 보면, 성희 자체가 감동이에요. 배우는 작품을 통해서 상처받고, 작품을 통해서 치유 받아요. 이 작품이 성희에게 반드시 되돌려 줄 거에요. 게다가 정말 믿음직하고 고마운 후배여서 얼마 전 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줬죠.

바다 ....저를 남해로 불렀어요. (일동 웃음) 모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하루 전날 ‘내일 촬영인데 올래?’ 했거든요. 캠핑이라고 하면 보통 근처 아닌가요? 흔쾌히 알았다고 했는데, 다음날 출발 하기 몇 시간 전에 전화했더니 남해인 거에요. 저 차 타고 내려갔거든요. 물론 취소할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건형 오빠가 얼마나 날 믿었으면! 건형 오빠가 불러서 간 거에요. 진짜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 안 갔지.

건형 제가 전화를 했는데 다행히 장소를 안 물어 보더라고요(일동 폭소). 전화 끊고 제작진에게 말했어요. 어디라고 말은 못했는데 인간적으로 내일 차 유턴할 수 있다. 유턴에 대비하자. 얼마나 먼 지 우리가 더 잘 아니까요. 그런데 거기까지 와 주고, 오자마자 밝고 신나게 제작진이 무리한 걸 요구해도 열심히 해주니까. 정말 성희 자체가 감동이에요.

바다 결론은 이거에요. 둘이 무대에서 만나서 너무 좋다는 것!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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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8

  • A** 2013.06.28

    1년만에 귀환하는 최성희 배우님!!멋있는 배우들과 좋은 넘버, 작품으로 돌아와서 더더욱 기대 됩니다! 바그리트 전 회차 다찍어 볼렵니다!~ 화이팅!!

  • 77o** 2013.06.20

    박건형 배우님 좋은공연 기대하겠습니다.

  • mina1004** 2013.06.20

    인터뷰만 읽고도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아 두분의 에너지!! 팍팍!! 느껴집니다!! 얼른 만나고싶어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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