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들이 몰려온다. 감성 가수들의 이유 있는 귀환
작성일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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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가수의 내공을 보여주는 이선희, 후배들의 커버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이소라, 음악을 위해 앨범 발매 이 전부터 홍보에 박차를 가한 이승환,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임창정. 탄탄한 음악적 내공과 진정성 있는 멜로디, 감성을 어루만지는 가사로 '듣는 음악'의 시대를 다시 응답시키고자 하는 90년대 레전드급 감성가수들. 2014년 봄, 본인만의 음악 색깔로 대세를 뚫고 나와 새로운 대세를 만들고 있는 그들의 이유 있는 귀환을 알아보자.
섬세하게 폭발적이다. 이선희
과거의 레전드로 끝나지 않는다. 데뷔 30년 차 전설급 국민 디바이지만, 여전히 소녀처럼 웃고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만 스물의 나이로 제 5회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J에게'로 대상을 차지한 이선희는 1985년 발표한 정규 1집 타이틀곡 '아 옛날이여'를 통해 동시대 최고의 여가수로 등극한다. 꾸준히 정규 음반을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지속한 그녀는 2011년 일반 가수들에게는 대관을 허락하지 않기로 유명한 뉴욕 카네기 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지기도 한다. 이선희가 이렇듯 긴 사랑을 받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폭발적인 가창력만으로 결론짓기에는 부족하다.
이선희의 목소리에는 고음 가수들에게 없는 섬세함이 있다. 이선희의 히트곡을 살펴보면 유난히 잔잔하고 서정적인 곡들이 많다. 그녀는 노래를 어루만질 줄 안다. 한 곡의 노래 안에 부드러움과 강렬함, 두 가지 상반된 감성을 동시에 담아 부른다.
이번에 발표한 15집 <세렌디피티>역시 그런 그녀의 감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총 11곡을 담은 이번 앨범 수록곡 중 10여곡의 작사, 작곡에 이선희가 직접 참여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함께 공동 작업한 작곡가의 면면들. 이단옆차기, 미스케이, 에피톤 프로젝트 등 최신 트랜드에 있는 작곡가들이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10-20대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며 이들을 끌어 앉는다.
이미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하지 않은 이선희이지만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고 주고 싶다고 하는 그녀. 오는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통해 레전드의 귀환을 확인해 보자.
명품 사운드를 라이브하다. 이승환
이승환은 등장부터 특별했다. 자신을 데뷔시켜 줄 마땅한 기획사를 찾지 못한 이승환은 1989년 스스로 제작한 1집 앨범 <B.C 603>
하지만 라이브 공연은 이승환이 사랑 받는 이유 중 단 2할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의 이승환을 만든 나머지 8할은 매 앨범마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그만의 명품 사운드다. 사운드에 있어 전혀 타협이 없는 이승환은 일찍이 해외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음악을 대중 앞에 선보여 왔다. 빠르게 듣고 소비되는 현 음악 시장에서도 이승환은 고퀄리티의 음악을 팬들께 들려주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 붇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순도 높은 명품 사운드는 그의 동안 외모와 함께 시대가 흘려도 쉽게 변하지 않는 그만의 고유 매력이 되었다.
4년 만의 새 음반인 11집 <폴 투 스카이-전>(Fall To Sky-前)'에서도 그 명품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 3년 동안 무려 1820 시간의 녹음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이번 음반은 순수 녹음비용만 3억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총 10곡이 수록된 이번 음반은 점차 변질되고 있는 대중음악의 기본을 바로 잡고자 하는 이승환의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한 트랙 한 트랙 듣다 보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역시 이승환이다.
슬픔을 정공법으로 노래하다. 임창정
중견 가수들의 화려한 귀환 속에서도 임창정의 행보는 두드러졌다. ‘다시 찾은 전성기’라는 평가와 함께 그의 신곡 ‘흔한 노래’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예능 프로그램과 TV 가요 프로그램 무대를 동시에 오가야 하는 방송 트랜드에서도 뒤처짐 없이 무난히 안착했다. 그 결과 11년 만에 1위 후보에 오른 임창정이 우리 앞에 서있다. 지난 2010년 이후 3년여 만에 12집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를 발표했다. 이후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오르내리며 3년간의 긴 공백을 무색하게 하며 20년 차 가수의 저력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쟁쟁한 아이돌 그룹들을 재치고 다시금 정상에 자리에 올라선 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임창정의 매력은 단연 호소력 짙은 목소리이다. 슬픈 이별 노래도 발랄하게 부르는 요즘, 그는 정공법으로 슬픈 감성을 그대로 노래에 담아 부른다. 담담하지만 단단하고, 단순하지만 애절한 목소리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임창정만의 독특한 창법 또한 그가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아이돌 그룹의 공식화된 창법에 지쳐있는 팬들에게 그의 개성 있는 창법은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앨범을 낸 이유는 따로 있다. 음악프로그램 1위가 욕심이 아니다. 단지 콘서트가 하고 싶어서다. 멜로디도 굉장히 흔해서 누구나 좋아할 것을 뽑았다. 그래야 그만큼 공감대를 얻으니깐. “날 기다려줬던 팬들, 곁에서 지켜준 친구들, 가족들, 회사식구들 나 자신보다 더 날 더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 는 임창정은 오는 5월 전국투어 콘서트를 연다.
이소라는 이소라다. 이소라
팬들이 '기대'했던 음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망'은 없었다. 지난달 31일 이소라의 8집 발매 기념 음감회 <미리 봄>이 열렸다. 이날 공개된 8곡의 노래에는 이소라표 감성 발라드는 없었다. 대신 강렬한 밴드 사운드의 록음악이 대신하고 있었다. 이소라 특유의 감성이 짙게 베인 음악들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다소 파격적인 신곡들이었다. 이날 이소라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작곡가 정지찬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이소라가 하루는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 많은 분들이 이소라의 예전 음악을 그리워하겠지만 이소라가 하고 싶은 것, 추구하는 음악을 이해해달라. 그런 것들을 상상하신다면 다음 앨범이 또 더 기대될 듯하다”며 이번 앨범이 추구하는 방향을 짧게 소개했다.
이소라는 탄탄한 마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이소라의 팬들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이 확실하다. 그들은 이소라의 목소리에 반해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녀의 목소리를 두드러지게 만들어줄 피아노 베이스의 발라드 곡은 없다. 그대신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강한 밴드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기다렸던 음악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 역시 ‘이소라’답다.
이소라가 22년의 시간 동안 팬들에게 깊이 사랑 받아 온 이유는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그녀의 보컬 때문만은 아니다. 현 위치에 안주하려 하지 않고, 끊임 없는 자기 변화를 통해 음악적 세계를 넓혀 가려는 그녀의 모습 속을 통해 우리는 소위 잘 팔리는 음악만을 만드는 현 가요계의 씁쓸함을 잠시 잊을 수 있다. 음악을 향한 그녀의 태도.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이소라를 우리는 당연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오는 6월 공연을 통해 직접 팬들과 만날 날을 준비하는 이소라는 오늘도 열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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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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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08**님 2014.04.14
그..임창정님.. 데뷔이래 첫 단독콘서트아니구요 15년만에 하시는 단독콘서트이고... 데뷔이래 첫 전국투어 콘서트라고 알고있는데요. 너무너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