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온 에브리바디!' 나와 사랑에 빠져보는 거 어때? <올슉업> 손호영 & 김예원

정숙법령이 내려진 따분하기 짝이 없는 마을에 경쾌한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멋진 한 남자가 등장한다. 사랑과 음악이 삶의 기쁨이라는 이 남자. 거침없이 섹시하고 주저없이 사랑을 노래하는 이 흥 많은 남자의 등장에 동네 처녀 바람나는 건 당연하고 마음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정색했던 어르신들도 어느 새 엉덩이가 들썩들썩, 큐피드 화살을 쏘기에 여념이 없다. 즐거움과 사랑의 기운은 막을 길도 없이 이렇게 전염되는 것. 그 가운데에 골반 웨이브로 여자 마음 사정 없이 휘어잡는 엘비스 손호영과 엘비스의 사랑을 얻고자 남장을 감행하는 당차고 귀여운 나탈리 김예원이 있다.

<아이 러브 유> <더 씽 어바웃 맨> 등 재기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을 선보인 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에서 모티브를 얻어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엮어 놓았고 <위키드> <애비뉴 큐> 등을 작업한 명 음악감독 스티븐 오레무스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더욱 세련되고 위트있게 극에 녹여 낸 <올슉업>. 그 신나고 유쾌한 마법 같은 사랑의 소동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오전 10시 인터뷰는 모든 배우들과 가수들에게 가혹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god 완전체로 다시 우리 앞에 돌아와 (인터뷰 당시) 이제 마지막 서울 앵콜 콘서트를 남겨둔 손호영과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의 홍미래 역으로 출연 중인 김예원에게는 더더욱 몹쓸(?) 일정임이 분명하다. 눈 뜨자마자 스튜디오로 달려왔다는 이들은, 하지만 사진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무거운 눈꺼풀은 가뿐히 날려버리고 100컷 100가지 표정으로 카메라 앵글과 모니터 화면을 상큼하게 변신시켰다. 역시 프로이고, 역시 <올슉업>의 주역다운 에너지다.

Q. <올슉업>에서 처음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되었어요.
손호영
(이하 호영) : 프로필 사진 찍을 때 처음 만나긴 했는데 당연히 누군지는 알고 있었죠. 이 성격이랑 다른 작품들을 봤는데 (웃음) 실제로 보니까 말투도 그렇고 너무나 여성스러운, 예쁘고 착한 사람인 거에요. 그래서 진짜 연기만 보고 사람을 알 수는 없구나, 실제로 만나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구나, 느꼈어요. 뮤지컬 연습도 조금만 보면 잘하는 사람이 보이는데, 진짜 잘하더라고요.

김예원(이하 예원): 아, 못하면 큰일 나겠다. (웃음) 저는 솔직히, 되게 이상해요. 학창시절에 저도 하늘색 풍선이었고 사진집도 갖고 있는데, 그런 추억이 있다 보니 지금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게 영광스럽고 감회가 새로워요. 그래서 이렇게 옆에 있는 게 되게 이상해요.(웃음)

Q. 2009년, 2010년 <올슉업>에서도 손호영씨 활약이 대단했죠.
호영: <올슉업>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에게 다 이야기했었어요. 만약 다시 공연을 하게 되어서 섭외가 들어온다면 난 무조건 오케이라고.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페임> 때는 다른 스케줄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해서 너무 아쉬웠고, 그래서 다음에 뮤지컬 할 때는 바쁠 때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안 한다고 했어요. 이번에도 god 콘서트에 앨범 일정도 있었는데 작품이 너무 좋으니까 앨범을 뒤로 미뤘습니다. 이제 콘서트 끝나면 연습실에 매일 출근할 거에요.


예원 : 리딩 할 때도 그랬고 연습 때도 오빠 하시는 걸 보면, ‘아, 내가 그냥 따라가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빤 되게 오랜만에 해서 생각이 안 난다고, 리프레쉬 하신다고 하시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금 당장 무대에 올라가시면 될 것 같아요. 이미 엘비스인 거죠. 진짜 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평소 이미지와 성격으로부터 합당하게 일탈할 수 있는 것이 연기, 캐릭터를 만나는 매력이라고 과거에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호영
: 그래서 너무 좋아요. 가수 활동을 하고 방송을 하다 보면 다들 손호영의 이미지, 늘 웃는 모습밖에 생각을 안 하세요. 그런데 작품을 하면 내가 건달이 되거나 욕을 해도 누가 뭐라고 안 하잖아요. 그게 작품이고 역할이고 대사니까. <올슉업>에서 껄렁껄렁하게 자기 잘났다고 다니는 엘비스 모습이 내가 평소에는 못 하던 거니까 너무 좋고 재밌더라고요. 언젠가는 진짜 욕하는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Q. 거친 연기하면 영화 <써니>에서 일명 ‘소녀시대’의 짱으로 등장해 화려한 욕 배틀을 벌이던 예원씨의 모습을 뺄 수가 없네요. (웃음)
예원: 작품적으로나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나 되게 재미있는 장면인데 연기를 하기에는 부담감이 엄청났어요. 그런 캐릭터 연기도 처음이었고, 그러면서 코믹적인 부분을 제대로 살려야 했고요. 제대로 못하면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내가 이걸 해도 되나?’하는 여자로서의 고민도 있었어요.


뮤지컬 팬들에게는 지난해 <디셈버>에서 이연, 화이 역으로 등장해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예원의 모습이 더욱 익숙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녀는 올해로 데뷔 7년 차로, 영화 <써니> <무서운 이야기> 등을 비롯해 드라마 <예쁜 남자>에서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일렉선녀, <로맨스 타운>의 베트남 식모 뚜, <꽃미남 라면가게>의 연애코치 등 또래 젊은 배우들의 일편적인 행보와는 달리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해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보배 배우로 자리매김 중이다.

Q.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던 <디셈버>에서 신인이라고 볼 수 없는 차분한 연기와 노래 솜씨에 놀란 관객들이 많았어요.
예원: 뮤지컬이라는 기회가 왔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기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디셈버>가 김광석 선배님의 곡으로 이뤄진 창작뮤지컬이었고, 감성적인 연기가 필요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게 했던 작품이에요. 하면서도 굉장히 충격이었고요. 이제까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왔는데 이만큼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구나, 싶었거든요.

호영 : 저도 뮤지컬 처음 할 때 그랬는데! 우와, 이건 뭐지? 무대 위에서 매일 똑같은 연기를 하는데 배우들은 내일이 없을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그게 라이브고, 관객들은 매일 바뀌고. 거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도 엄청나고요. 그래서 한 작품을 같이 하면 그렇게 똘똘 뭉치는 것 같아요. <싱글즈>나 <올슉업> 할 때 너무 가족같이 느껴져서 거기에다 저를 다 쏟아 부었는데 나중에 공연 끝나고 다들 각자 다른 작품 하느라 뿔뿔이 흩어져서 오래 꾸준히 못 보게 된다는 점이 좀 아쉽더라고요. 다른 작품 하면 또 다른 식구들이 생기니까, 뮤지컬 오래 한 사람들은 자기 식구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당연한 거지만 저로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해요.


Q. 김예원의 ‘나탈리’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예원
: 나탈리는 진짜 사랑하는 남자에게 잘 보이고 곁에 다가가기 위해서 남장을 선택하는, 어찌보면 정말 순수하고 그걸 넘어서 단순하기까지 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완전 선머슴아 같이 보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남장 여자인 거지, 남자는 아니잖아요. 최대한 장난끼 있고 익살스럽고, 어찌보면 귀엽게 보일 수도 있고 또 그 안에서 카리스마도 보여줄 수 있고요. 굉장히 다양한 모습이 나탈리 안에 있어요. 제가 연기하기도, 관객들이 보기에도 뭔가 풍성한 느낌이 담길 것 같아요.

호영: 여자 주인공인데 작품 절반을 남장으로 있어요. (웃음) 초반에만 여자로 나오고 계속 바지 입고 걸걸하게 이야기하고 남자한테 무시 당하고. (웃음)

Q. 워낙 다양하고 개성 강한 역할들을 맡아서인지, 진짜 김예원의 모습은 어떨까 더욱 궁금했어요.
예원
: 물론 연기도 다 제게서 나오는 것이겠지만, 평소에는 그냥 있어요. (웃음) 좀 조용한 편이고 어울리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는 편이고요. 평소엔 좀 내성적인 것 같아요.


Q. <올슉업>에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빼놓을 수가 없죠.
예원: 워낙 유명한 곡들이잖아요. 얼마나 무대에서 큰 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곡들인지, 연습하면서도 느낄 수 있어요. 들썩들썩, 그 열기가 노래 안에서 정말 흠뻑 느껴지거든요. 아름다운 사랑의 선율도 있지만 추위를 싹 날려 버릴 만큼의 흥이 제일인 것 같아요. (웃음)

Q. 가장 끌리는 넘버가 있다면?
호영
: 굳이 꼽는다면 모두 다 같이 할 수 있는 '컴온 에브리바디', 아니면 엔딩인 '버닝 러브'요. 작품 안에서 에너지와 흥을 맡고 있어요. 또 최고의 감동은 '폴링 인 러브'고. 아, 정말 다 좋아요. (웃음)

예원: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제 취향은 '러브 미 텐더'고, 장면을 꼽자면 '어 리틀 레스 컨버세이션'이라고, 정말 나탈리가 감정의 클라이막스 상태에서 분출하는 장면이거든요. 거기에서 또 많은 극한 감정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엘비스는 나탈리가 남자로 나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느끼는 장면이기도 하죠. 그 안에 키스신도 있는데 어쨌든 일방으로 제가 좋아하다가 쌍방으로 소통하는 넘버라서, 그 부분을 명장면으로 만들 겁니다. (웃음)

Q. 노래 만큼 흥겨운 춤도 빼 놓을 수가 없죠. 고교시절까지 현대무용을 한 예원씨의 장기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겠어요.(웃음)
예원: 어렸을 때부터 워낙 춤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주로 집에서 춰요. (웃음)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데 음악이 좋으면 거기에 그냥. (웃음) 운동 겸으로도 추고 음악 틀어놓고 추기도 하고요. 집에 넓진 않지만 거울이 있는 춤을 출 수 있는 방이 따로 있어요. <올슉업>이 쇼 뮤지컬이다 보니 노래도 그렇고 보여지는 쇼도 많아요. 관객분들의 열기를 잘 이끌어낼 수 있게 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봐야죠.

호영 : 와, <불후의 명곡> 나가면 같이 한번 해야겠다. (웃음)
예원 : 제가 더 크겠습니다. (웃음)


* <올슉업>의 넘버로 묻다.

# 댓츠 올 라이트 (That's all right)
-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이제 내키는 대로 해요'
Q. 나를 위로하는 방법
호영 : 제 입버릇이 '괜찮아'에요. 진짜 다 지나고 나면 괜찮다는 생각이 드니까. 세상이 망하지 않는 이상 안 괜찮은 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엄청 노력하죠. 요새 쭌이형 잘 되는 거 보면서도 그런 생각해요. 올해로 쭌이형이 마흔 여섯인데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걸 보면 난 이제 서른 다섯인데 늦은 게 아니구나, 내가 한창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는 뭔가가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요. 지나가면 괜찮아지겠지, 하고요.

예원 : 저도 고독함을 많이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 순간이 오면 빨리 어느 방향으로든 실천하는 편이에요. 그냥 여기 있을까, 아님 다시 발걸음을 딛고 무언가를 실천할까? 어쨌든 내가 할 일들이 있고 그 시간에 뭔가를 하면 기분 전환도 되고 나에게 더 채워지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 순간에, 그래, 일어나자, 딱 선택해서 실천하는 거죠. 물론 어렵지만요.
 
# 블루 스웨이드 슈즈 (Blue Suede Shoes) - '나의 파란 스웨이드 구두를 밟지 마세요.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해도 좋지만 내 구두만은 가만히 내버려둬요'
Q. 어느 때이고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00은?
예원 : 전 항상 음악을 들어야 되요. 음악에 많이 의지하는 편이고, 많이 찾아서 듣기도 하고요. 핸드폰으로 들으면 뭔가 곡이 스쳐 지나는 느낌이라 아이팟에 따로 곡을 저장해놔요. 곡을 다운받을 때도 일일이 다 듣고 고르는 편이라 아이팟에 정말 오래된 곡들이 많아요. 재즈 풍을 좋아하고 바우터 하멜이나 연주곡도 좋아하고요. 요즘엔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곡을 주로 들어요.
 
# 이프 아이 캔 드림 (If I Can Dream) - '모두에게 희망을 비춰주는 따뜻한 태양을 꿈꿀 수 있다면, 그런 꿈을 꿀 수 있다면'
Q. 만약 내가 꾸는 꿈이 무엇이든 이뤄진다면?
호영 : 세월이 가고, 그 사람의 위치에 따라 꿈은 달라지더라고요. 연습생이나 가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전 이미 꿈을 이룬 사람이 된 거잖아요. 15년 이상 활동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다른 꿈이 생겨요. 가수로 시작했으니 그걸로 한번 획을 긋고 싶은 욕심이요. god로 한 번은 그었는데 개인으로서. 제가 솔로 활동한 지 9년인데 손호영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무언가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재민이 말고, 웃음 말고. 김태우, 하면 '사랑비'가 떠오르듯이. 태우가 결혼하고 아일 낳은 것도 부럽지만 가장 부러운 건 그거에요. 얼마나 좋아요. 어딜 가도 그 사람에게는 그 곡이 있고, 후배들이 길이길이 부르고. 여러 곡 갖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전 일단 한 곡부터. (웃음)

예원 : 전 다른 인생을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이 일을 안 하는 나로요. 그렇게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이쪽 일을 안 했으면 뭘 했을까, 하는 상상이죠. 지금의 일을 그만두기에는 제가 이쪽보다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걸 거의 확신한 상태이고, 만약 다른 삶을 산다고 해도 결국 내가 이쪽으로 오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된다면 이쪽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더 확신이 생길 것도 같아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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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ssui8** 2014.10.27

    멋진 엘비스!!! 기대하고있습니다~!! 공연장에서 뵐께요!!

  • A** 2014.10.27

    멋지고 이쁘고... 기대됩니다~~ 올슉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