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독 콘서트 여는, 알렉스
TV 브라운관 속 알렉스는 항상 부드러운 미소 지으며 한 여성을 위해 정성 가득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수많은 여성들은 이런 그의 모습에 열광적으로 호응했고, 일부는 모두 가식이라며 무턱대고 매서운 눈초리를 보냈다. 로맨틱 가이는 그의 이름 앞에 호처럼 따라 붙었다.
그리고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일부 인정했고, 일부 부인했다. 가끔은 신랄한 비판도 하고, 때론 털털하게 웃어버렸다. 그에겐 로맨틱 가이로만 규정해 버리기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이 있음이 분명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 알렉스의 모습은 그랬다.
바빠서 인터뷰 시간을 힘들게 뺐다고 들었다.
글쎄…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서 스케줄을 많이 줄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바쁘다. 바쁜 건 둘째치고, 이제 말을 아껴야 할 타이밍이 온 거 같다. 공연이 눈 앞이니.
인터뷰를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힘들 것 같은데.
괘찮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계속 다른 말을 해놔서, 비슷하진 않다(웃음).
얼마 전, 당신이 진행하는 라디오가 청취율 1위라는 기사를 봤다. 인기를 체감하는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 좋다는 여성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웃음) 농담이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진 정도인 것 같다.
요즘 여성들에게 인기가 최고 아닌가.
아니다. 그렇게 배부른 고민은 하지 않는다. 지금 굉장히 배고프다.
믿기 어려운 소리다(웃음).
안 믿나? 진짜인데…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누가 너에게 관심이 있다더라’하는 말 정도는 들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한 명도 없다(웃음).
얼마 전 솔로 앨범을 냈는데 클래지콰이의 음악과는 다른 분위기다. 발라드가 타이틀 곡이고.
원래 음악을 잡식으로 좋아한다. 클래지콰이도 굳이 라운지 음악에 뼈를 묻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이번 앨범도 타이틀 곡을 포함해서 몇 곡이 발라드인 걸 빼면, 나머지는 왈츠,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이 실려 있다
클래지콰이 활동은 계속 하는 것인가.
물론이다. 그건 언제라도. 올해에도 연말쯤 클래지콰이 활동을 할 예정이고, 최근엔 일본에서는 앨범이 나왔다.
알렉스 단독 콘서트는 처음 아닌가.
처음이다. 어깨가 많이 무겁다. 이번 콘서트는 앨범에 있는 곡들은 물론이고, 공연 타이틀과 맞게 좋아하는 곡들을 준비했다. 골라봤더니 마흔 곡이 넘더라. 내가 무슨 이승환 선배님처럼 5시간 이상 공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저히 소화 해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니라 스무 곡 정도로 추려봤다. 지금은 이 곡들로 스토리텔링이 있는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중간 중간에 가사를 만든 이야기도 들려 드리려고 한다.
남성 관객들도 많이 예매를 하나.
지금 티켓 판매 성비를 보면 여성 대 남성이 8:2 비율이다. 남자가 2나 된다. 자기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는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콘서트 때 여성 분들에게만 어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남자 관객들을 위해 아리따운 게스트를 모시기로 했다. 원더걸스라고…(웃음). 그 분들 안 불렀으면 공연장 옆에다 당구대를 설치해놨을 거다(웃음).
365일, TV속 나를 따라할 필요가 있을까
클래지콰이 보컬로 여성, 남성 팬을 모두 아우르던 그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대중에게 그를 알렸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TV를 통해 생긴 팬 층은 주로 여성이란 점이다. 결혼을 주제로 한 리얼리티쇼에서 그가 보여준 섬세하고 로맨틱한 행동은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대신 비교 선상에 서서 여성들의 질타를 받게 된 남성들은 그에게 원망어린 시선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최근 알렉스에 대한 뭇 남성들의 질타가 높아진 걸 아나. ‘알렉스 화분에 물 주는 소리’ 같은 말들이 생길 정도다.
그 소린 안다. 알렉스 화분에 물주는 소리 하고 있네, 이런 거.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란 대답을 예상하고 있나. 그런데 별로 그렇지 않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생각과 믿음이 있다고 본다. 남자란 자고로 이래야 한다는 생각. 기준이 다른 거다. 난 남자다움이란 여자든 남자든 넓은 마음으로 포옹해 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남자는 조금 외골수적인 면이 있어야 하고, 어디 가서 주먹질도 좀 하는 게 남자라고 생각한다. 욕도 하고, 침도 좀 뱉고. 그런 생각은 인정한다. 나도 어렸을 적엔 그랬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로 인해 대중적인 인기가 많이 올라갔다. 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더라.
이건 드라마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장르만 다를 뿐이지 비슷하다. 드라마와 다를 게 무엇이 있나.
그럼 드라마를 찍는 배우의 마인드로 임하는 건가.
적어도 2주에 한번은 그렇다. 찍을 때 기분이 너무 좋다. 정말 예쁜 친구가 파트너로 있고, 심지어 신혼이라는 차려진 밥상이 있다. 난 그저 숟가락만 뜨면 된다.
알렉스의 미래 신혼을 살짝 본다고 생각하면 되나.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실제의 난 더하다. 아니, 신혼이고 단둘이 있는데 못할게 뭐 있나. 단지 문제가 있다면 내가 여자와 단 둘이 있을 때의 모습이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공개가 된다는 사실이다. 누가 사랑을 젖은 장작 타듯이 하겠나. 그리고 그건 주말에 하는 프로그램이다. 즐거운 일요일에 보고 즐기면 되지, 왜 그걸 고민하고 댓글을 달면서 소모하는지 모르겠다.
악플이 많았나 보다.
초창기에는 방송이 나가면, 5~6만명이 홈피에 방문했다.
촬영 이외에는 상대 배우와의 교류는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린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이다. 프로그램의 의도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주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어느 날 갑자기 너무 친해져 있으면 안 된다. 만약 진짜로 친해졌다면 우린 연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피해야 할 상황 아닌가. 그래서 둘은 어색할지언정 서로 연락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렇다고 그렇게 예쁜 여자한테 이성적인 감정이 하나도 없겠나.(웃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끔 내가 TV 속 알렉스는 밖에서 연기 하려고 할 때가 있다. TV에선 내가 저런 사람인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려나..이런 것.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건 아니지’ 하며 마인드 컨트롤 한다. 브라운관 알렉스를 365일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언제 그런 로맨틱한 알렉스를 만날 수 있나
만약 TV 속 나를 기대하면서 만난다면, 나와 사귀면 된다. 남자라면, 나와 친구하면 된다.
하하 명확한 정리다. 사실 생각했던 로맨틱한 이미지와 약간 다른 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걸걸 하진 않다(웃음).
지금 연애 중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험상궂게 이야기 하겠나. 세상이 아름다울텐데(웃음).
변한 건 없음
알렉스는 캐나다 교포 2세다. 캐나다에서 시작하게 된 클래지콰이 음악 활동은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입소문이 퍼졌고, 결국 국내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아 2004년 정식 앨범을 내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처럼 이슈를 만들어낼 만큼은 아니었지만, 클래지콰이 보컬로 그는 꽤나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각종 CF와 쇼프로그램의 단골 게스트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이렇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었나.
예상하지 못했다. 난 원래 꿈도 가수가 아니었다.
그럼 무엇이었나.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었다. 그리고 일식집 같은 식당이나, 내 가게를 열고 싶었다. 그 때 당시에는 가장 현실적인 꿈이었다. 클래지콰이 시작하기 전에는 일식집에서 요리사로 일을 했었다.
생활력이 강했나 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만했다. 학교는 그냥 졸업할 수 있을 정도만 했고. 페인트, 공사장, 커피숍, 옷 가게 등등…회사도 다녀봤고.
부모님이 자립심을 키워주신 덕분이었나.
어머님이…용돈을 안 주셨다. 너 밤새고 놀고 싶으면 놀아라, 대신 그 돈은 니가 벌어라, 이런 마인드셨다. 그래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고, 가수가 안 됐다면 일식집 주방장이 됐을 거다. 요리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알렉스의 해라고 할 만 하다. 방송을 누비고 다니는데, 어떤가.
별로 변한 건 없다. 이전에도 난 방송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클래지콰이 알렉스 일때와 지금의 나일 때, 노래는 지금 더 잘한다. 난 항상 여기에 있고, 변한 건 없는 거 같다.
올 해 서른 살이다. 서른이 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서른이로군(웃음). 벌써 서른인가 하는 생각은 스물 아홉살 때 하고 말았다. 막상 서른이 되니까 너무 좋다. 우스개 소리로, 방송에 가면 웬만한 가수는 다 후배다. 또 지금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니까 후배들에게 밥도 사줄 수 있고…
성격이 무덤덤한 편인가.
예민의 끝을 보는 성격이다. 내 스스로한테. 남에게는….나에게 진짜로 섭섭하게 하면 난 그 사람을 그냥 안 본다. 심플하게. 그런데 웃긴 건, 나도 상대방을 섭섭하게 만들어 놓고 난 잘 모른다는 거다. 너무한가?(웃음).
가수로서 욕심이 있다면 무엇인가
평생 해 먹어야지? (웃음) 대중 음악 플러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다. 가끔 기회가 닿으면 연기를 해보고 싶다. 뮤지컬도 정말 좋아한다. 시간이 없어서 못 보는 거지. 최정원, 남경주씨도 좋아하고,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남경주씨가 하는 거 재미있게 봤고, 얼마 전엔 소리도둑도 봤다. 아마 그분들은 나를 “아, 그 화분에 물주는 애” 이럴 수도 있겠다(웃음)
평소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가.
70년대 중반 흑인 음악을 좋아한다. 되게 로맨틱하다. 지나치게 섹슈얼 하면서도 로맨틱하다. 그게 흑인들의 힘인 것 같다. 이런 노래는 불러 보고 싶지만 망치고 싶진 않다.
첫 단독 콘서트가 며칠 안 남았다. 관객들에게 한 마디.
일단 노래를 조금 외워서 오시면 좋겠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듣다 보면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그런 궁금증만 가지고 오셔도 공연이 즐거울 거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 한 끼도 못 먹었더니 배고프다(웃음).
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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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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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08.09.11
감미로운목소리에함빠져보고싶습니다.. 꼭현장에서젊음을만끽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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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08.09.09
너무 보고싶어요 클래지콰이때에 참 독특하면서도 멋진 화음이 어우러진 팀이다 생각했었는데... 요즘 노래도 너무 좋구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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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08.09.09
요즘트렌드 알렉스 시대~~~~ 부드러우면서 강하고 걱정있는사람 모두 풀어줄것같은 의지학픈 남자 1위 친구하기 좋은남자 1위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