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 The Man, 휘성


1997년, 최고의 댄서를 꿈꿨던 열여섯 살 백댄서 소년 최휘성.
욕심 많던 소년은 ‘노래도 해야 겠다’ 마음먹은 순간부터 밥 먹고 노래하고, 때로는 밥 먹으면서 노래하는 노래독종이 됐다. 그리고 스물한 살이 되던 2002년, ‘안되나요’를 통해 가창력 가수 휘성으로 인정받았다. 데뷔 7년 차. 작사, 작곡, 프로듀서의 영역을 넘나들며 ‘음악’의 범주 속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제대로 변신한 탐나는 가수 휘성.
2009년, 이 남자의 현재진행형 변신에 명품콘서트가 끼어들었다.

The Man #1. 노래빨 세우는 남자
드라마 ‘꽃 보다 남자’ 구준표, ‘내조의 여왕’ 태봉씨 까지. 소위 말하는 ‘캐릭터빨’이 배우에게 있다면, 가수에게는 ‘노래빨’이 있다. ‘안되나요’를 외치는 휘성의 목소리에 빠져들지 않을 도도한 여인이 몇 명이나 될까.
“처음에는 노래보다 댄스에 욕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조금만 무리해서 춤 연습을 하면 다음날에는 몸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는 거예요. 몸이 약한 편인데 제가 가지고 있는 욕심만큼 몸이 안 따라주니까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저한테 맞는 색깔인 노래라는 종목을 찾아서 다행이죠.” 백댄서 소년을 가창력 가수 휘성으로 만들어낸 기적의 8할은 그의 욕심 많은 성격 덕분이다.

"욕심이 정말 과하게 많아요. 그러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죠. 유연하게 생각해서 가볍게 넘어가면 되는 일도 대충 안하거든요.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저를 다 불태워서 해내야 직성이 풀려요. 일할 때는 굉장히 다혈질적인 면도 많고요.주위 사람들은 힘들겠죠?(웃음)”

노래하는 휘성의 가장 큰 장점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게 예민한 감성적인 성격이다. “이성적이기 보다 어떻게 보면 지나칠 정도로 감성적이에요. 가사를 쓸 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죠. 제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더라도 제 주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순간순간 감정으로 옮겨낼 수 있으니까요.”직접 쓴 가사만 100곡이 넘는다는 휘성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선입견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웃긴 게, 사람들은 제가 쓴 사랑에 관련된 가사의 곡을 들으면 무조건 ‘저건 휘성 본인 이야기야’ 라고 결론 내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쓴 가사에는 사랑에 관련된 것 말고 수 십 가지 주제가 있어요. 그걸 다 제가 겪은 이야기라고 한다면 전 삼백 살은 먹었어야 해요. 가수 일락 씨한테 줬던 곡 (헤픈 여자)도 그렇고, 제 노래(별이 지다)도 그렇고. '저건 휘성 이야기일거야’ 라고 추측하면서 안티 한 이미지로 연결시키려고 할 때는 정말 아쉬워요, 가사를 쓸 때 제 마음대로 쓰고 싶은데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보게 되니까 짜증나는 면도 있어요. 극복 해야죠.” 가사를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은 호소에 가까웠다. 이제까지 느꼈을 휘성의 마음 속 짐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The Man #2. 애교 많은 남자
가사에 있는 가상의 휘성이 아닌 현실 속 남자친구 휘성의 모습이 궁금했다. “심하게 다정해서 문제인 것 같은데요? 전 가능하면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해요, 애교도 있는 편이고요.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편인데 그 것 때문에 여자들이 쉽게 질려하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타이밍이 잘 맞는 사람이 이상형 이라는 휘성은 연애는 안하느냐는 질문에 다소 지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별로 생각 없어요. 지금은 시간도 없고, 재미도 없는 것 같아요. 가장 큰 건 두근거리는 마음이 없다는 거고요. 그런데 이제 만나면 결혼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휘성의 현실 속 사랑이 지나칠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휘성이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대학생과의 연애를 보여주는 리얼리티 방송을 했던 건 의외였다. “솔직하게 말하면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저에 대한 오해 섞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어요. 원치 않은 스캔들도 많았고 제가 굉장히 못되고 까칠할 것 같은 이미지가 많잖아요. 여성편력을 가진 남자, 이런 이미지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진짜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본인의 솔직한 실제 생활을 보여준 방송을 보고 휘성을 다시 봤다는 후기도 꽤 많아 다행이라고 이야기한다.


The Man #3. 무대 위의 남자
요즘 휘성의 관심사는 6월에 열리는 콘서트, 딱 한가지다.
“요즘 매일 제 머릿속에서 싸우고 있는 건 다 이번 콘서트에 관한 거예요. 휘성이라는 사람을 다 보여주고 싶어서 타이틀도 'The Man' 이라고 제가 직접 지었어요. 쑥스럽긴 하지만 앞에 명품콘서트라는 단어도 붙였고요. 제목처럼 명품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매일 새벽까지 밴드들이랑 연습하면서 살고 있어요.”

다소 야위어 보이는 얼굴, 터진 한 쪽 입술은 자신이 하는 일은 모든 걸 다 불태워서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휘성이 이번 콘서트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를 말해줬다. 콘서트 시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사람들이 콘서트를 하는 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그에게 콘서트 자랑을 부탁해봤다.

“기름기를 쫙 빼고 알짜배기만 모았어요. 일단, 세트가 예술이에요. 요즘엔 쇼 프로그램도 그렇고 대형공연도 무조건 LED에 영상만 쏘잖아요. 너무 편한 무대세트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론 그런 영상효과도 있겠지만 무대 자체를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배경전환을 통해서 무대 전환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장치를 많이 꾸몄어요. 기존 콘서트 무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을 거예요, 요즘 다들 힘들잖아요, 제 무대를 통해서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 받았으면 좋겠어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콘서트 자랑에 끊임이 없던 그가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한다.

“꼭 저를 좋아하시지 않더라도 그냥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오시면 정말 만족하실 것 같아요. 소스도 하나하나 제가 직접 골라서 편곡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화려한 퍼포먼스 없이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만을 즐기면서 기승전결이 있는 굴곡 있는 공연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박정현, 윤미래 등 든든한 친구들이 지원군으로 나선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The Man #4. 스타일 있는 남자
데뷔 7년 동안 수십 차례의 변신을 해온 휘성. 서른을 맞기 전 한 번 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른이 되기 전까지, 휘성 스타일을 완성해야지요. 가수들이 본인의 감성이나 스타일에 맞는 걸 정하고 노래를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저는 반대거든요. 워낙 도전을 좋아해서 그런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그 중에서 제 스타일을 찾는 게 제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고요. 지금까지 다양한 휘성의 변화를 보여드린 시기였다면 지금은 휘성 스타일을 잡아서 정답을 내려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다른 장르나 스타일을 하려는 욕심은 프로듀싱으로 돌리고요. 앞으로는 노래하는 휘성 보다 프로듀서로서의 휘성이 더 부각될 것 같아요.” 가수든, 프로듀서든 뜨겁게 일하고 있을 휘성의 모습이 쉽게 상상됐다.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 작곡가 휘성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역시 휘성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휘성 스타일이다. “창작을 하면서도 창조적인 노래가 안 느껴지는 노래들은 정말 싫어요. 완전히 자신만의 창조적인 냄새가 나는 내용을 보여주는 작곡가들을 좋아해요. 저 스스로도 그런 곡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The Man #5. 변신하는 남자
얼마 전 휘성이 보컬트레이닝으로 나섰던 신인가수 태군이 ‘휘성효과’를 누리며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뤘다.
“태군은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제가 데뷔할 때 회사에서 밀어주는 상황이었는데도 너무 흥분하고 긴장하다보니까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깎아먹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사람들이 쟤 거품이다 그런 비판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태군도 비슷하더라고요, 내가 겪는 걸 그 친구가 겪는 걸 보니까 마음이 가더라고요. 5주 정도 레슨 했는데 잘 받아들이더라고요.” 언젠가는 ‘휘성사단’을 만들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휘성은 항상 진보하는구나, 끊임없이 올라 가는구나 라고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에서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누구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부족한 걸 채우기 위해서 늘 현재진행형으로 도전하기 때문에 제가 잘하든 못하든 여러 가지 장르를 시도하는 게 두렵지가 않아요. 죽기 직전에, 제 인생을 돌아봤을 때 뿌연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선명한, 꽉 들어찬 삶을 살아왔구나, 내 육체를 잘 썼다, 내 인생을 잘 써줬다라는 생각이 들면 좋겠어요.”

아주 나중에 ‘인생 한 번 맛있게 잘 먹었다’는 한 줄을 비석 명에 남기고 싶다는 그.
책도 한 편 내고 싶고, 능력이 될 때 뮤지컬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는 욕심 많은 남자 휘성은 언제나 변신중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시도와 노래로 무장한 가수 휘성의 매력은 넘치고, 또 넘쳤다.
이러니, 꽃미남 가수군단을 실은 트럭 대신 ‘위드미’를 부르는 휘성의 트럭을 쫓겠다는 대한민국 20대 여인들이 넘실댈 수밖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더블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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