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o Again] 송영훈 "명품 탱고 만나보세요"

클래식계의 동방신기라 불리는 클래식 프로젝트 그룹 MIK앙상블 멤버, 화려한 테크닉과 그에 못지 않은 수려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이 일본 최고의 탱고그룹 쿠아트로시엔토스와 만나 화려한 탱고 선율을 선사한다.

송영훈과 쿠아트로시엔토스의 무대는 2005년 EBS 공감 SPACE에서 함께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겨울 예술의 전당에서 ‘송영훈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성공리에 마치면서 찰떡궁합 무대를 선보인 이들이 다시 무대에서 만난 것이다.

그가 선보이는 음악은 ‘탱고의 황제’라 불리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춤곡용에 머물러 있던 탱고를 클래식의 영역에 끌어올린 탱고음악의 최고 거장으로 송영훈은 피아졸라의 작품을 소화해낸 ‘TANGO’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공연 전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피아졸라의 작품으로 [탱고]를 발매했다. 탱고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피아졸라의 작품은 나에게 음악적 희열을 안겨준다. 여기에 음악이 지닌 진정성에 매력을 느꼈다. 요요마나 기돈크레이머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이 한때 탱고 앨범을 내며 탱고붐이 불었던 적이 있었다. 세간 사람들은 이제 와서 뒷북이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탱고 음악은, 특히 피아졸라의 탱고는 그저 유행으로 지나가는 음악이 아니다. 베토벤이나 바흐의 곡처럼 100년이 지나도,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음악인들이 연주해갈 진정한 음악이다. 기돈 크레머는 피아졸라에 대해 ‘우리가 사랑의 아름다움을 포함한 모든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때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을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동감한다.

이번 공연[탱고 어게인]에서는 어떤 무대를 구상 중인가.
이번에 발매한 탱고 앨범을 주제로 피아졸라의 탱고음악 11곡이 올라간다. 함께 공연하는 쿠아트로시엔토스 탱고밴드는 EBS공감 무대를 통해 알게 됐다. 그 뒤로 몇 차례 공연을 가지면서 이제는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눈빛만으로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
정통 탱고를 연주하는 팀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쿠아트로시엔토스의 수준 높은 탱고와 나의 음악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5살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지금껏 첼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때는 없었나.
처음 첼로를 택한 이유는 형이 바이올린을 배워서다. 욕심이 많아서 형보다 무조건 더 큰 악기를 배우고 싶었다(웃음). 어렸을 때는 미래에 대한 어떤 밑그림을 그리며 연주하고 공부했다기 보다는 그냥 좋아서, 부모님과 주변에서 잘한다고 하니까 열심히 한거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고비는 영국 유학 중에 일어났다. 나의 스승이었던 차밍 로빈스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아무리 연습을 해도 내가 원하는 소리가 나오질 않았던 거다. 그때는 내 인생에서 딱 한번 첼로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 이게 한계인가? 이제 첼로를 그만두고 다른 공부를 할까, 장사를 해볼까…여러 생각이 들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그때는 스스로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저 끊임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첼로 연습을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 때 포기하지 않고 했던 노력들이 최근 지금에서야 결과물로 나오고 있는 거 같다.

소외 계층 음악 영재를 위한 ‘해피뮤직스쿨’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곳에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제대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았고 많이 안타까웠다. 가난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포기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음악의 저변 확대 이상을 넘어 한 사람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다고 해서 음악에 대한 꿈까지 접어서는 안 된다.

향후 계획은.
지금까지는 외국 무대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는 국내 활동에 좀 더 매진하고 싶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생활에 지치기고 하지만 그동안 받아온 것들을 이제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코 앞으로 다가온 5월 15일 탱고공연과 일본 진출 공연 및 음반발매가 있다. 하반기에는 기타리스트 제이슨 뷰와 공연이 있고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이 잡혀있다. 해피뮤직스쿨 음악감독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도 물론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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