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오 사사키> 사랑을 노래하는 피아니스트와의 만남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많은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가 국내 첫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연다. 1999년 발매한 첫 앨범 "Sky Walker'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2001년 국내 콘서트를 연 이후 꾸준히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나왔다. CF, 드라마, 영화 속 배경음악 등을 통해 애잔하고 서정적인, 또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선율을 들려주었던 그. 오는 10월부터 서울, 대전, 대구, 광주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를 만났다.

무척이나 맑고 높았던 하늘, 기분 좋은 바람까지 불어와서, 인터뷰 전에 이사오 사사키를 만난 서울의 한 미술관 야외에서 즐거운 담소가 먼저 시작되었다. 날씨가 좋아 오늘 이사오 사사키를 만난 것이 더불어 행복하다는 말에 “데이트라도 할까요?”라고 넉넉히 웃어 보이는 그는 50대 인자한 로맨티스트 피아니스트의 모습 그대로였다.

한국을 오고 간지 10년이 지났다. 한국어를 잘 할 것 같은데.
문화센터에서 한글 읽는 걸 배웠고, NHK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외워도 금방 잊어버린다(웃음).

당신의 음악을 수식하는 단어에는 사랑, 로맨틱, 서정적 등이 많다. 그런데 연주를 들어보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담긴 것 같다.
같은 곡이라도 매번 연주할 때 즉흥적으로 연주를 많이 한다. 그래서 기분에 따라 매번 곡의 느낌이 달라진다. 그런데 내 곡에는 화가 나는 느낌은 별로 없고 희와 애가 대부분인 것 같다.

왜 분노, 화 등과 같은 느낌은 없는가?
잘 화내지 않는다. 그래서 만약 진짜 화나게 되면 정말 무섭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별로 싸우는 일도 없고, 어쩌다 다툼이 있을 때 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과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별로 없다.

작곡과 편곡 과정에서 어떻게 선율을 떠올리는가.
클래식처럼 정해놓은 틀을 싫어한다. 멜로디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리듬 등을 그때그때 변화시키는 걸 좋아하고 연주 할 때도 기분에 따라 변주하는 편이다. 예전에 바이올린을 했었는데, 정해진 악보대로 매번 똑같이 연주하는 것이 싫어서 피아노로 전향했다. 재즈를 가까이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피아노 솔로 뿐 아니라 다른 악기와 협주가 많다.
솔로 연주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작곡 할 때 다른 악기의 음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악기로 연주하도록 한다. 또 함께 연주하다 보면 몰랐던 괜찮은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많은 악기 중 왜 굳이 피아노인가?
그러게 말이다, 내가 왜 피아노를 치게 되었을까(웃음). 바이올린을 계속 하다 고등학교 때 록 음악을 들으며 기타를 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대에 진학하려고 오르간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러려면 피아노를 칠 줄 알아야 했다. 그렇게 시작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전문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 본인은 대학에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
난 특별히 교육으로 음악적 가치관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경험으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생각과 영감을 얻는다. 뮤지션들이 껄렁껄렁하게 보여도 할 때는 제대로 한다(웃음). 그럴 때 나오는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클래식, 재즈 뿐 아니라 전통 음악과도 접목하는 모습이다. 장르에 대한 생각은?
피아노와 한국 국악의 접목을 봤을 때 신기한 면 만을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작업에서는 힘든 점이 많았다. 음계도 다르고, 내가 그 악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까 어디까지 음을 낼 수 있는지 등을 잘 몰랐다. 그래서 다른 연주자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눈다. 피아노가 다른 악기들의 반주로 활용된다면 연주가 더 쉬워질 수 있으나 그건 싫어한다. 그래서 앨범 한 장 내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 전통 악기와의 합주도 생각하고 있는가.
아직 세계의 모든 악기를 알지 못하지만 뮤지션을 만나서 이야기가 잘 통하면 언제든 같이 연주하고 싶다.

국내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는 처음이다.
그간 제주, 대전, 광주 등 지방 공연은 더러 많이 했다. 하지만 전국 투어는 처음이다. 새 앨범(2008년 9월에 새 앨범 를 발매했다.)에 수록된 곡들과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기존의 곡들로 구성할 예정이다.

협연자들도 쟁쟁하다.
이루마는 내 아들처럼 생각한다. 군 재대 후 이루마의 새로운 활동을 알리는 좋은 계기도 될 것이다.
 
가수(빅마마)와 함께 하는 것은 새롭다.
일본에서는 콘서트에 게스트가 초청되는 일이 거의 없어서 한국에서 처음 연주했을 때 게스트들이 나오는 것에 문화적인 충격을 받을 정도로 굉장히 신선했다. 일본에서는 “이거 주세요”하고 시키면 딱 하나만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반찬도 나오지 않느냐. 한국에서 밥도 많이 먹고(웃음) 그런 문화에 익숙해 지니까, 한국 아티스트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다. 관객들도 더 즐거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제작한 미니 앨범을 관객들에게 준다고 들었다.
이번 콘서트의 테마가 ‘Loving you’라서 사랑스런 2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을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비틀즈의 ‘love’와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삽입곡 ‘A love idea’다. 'love'는 너무 심플해서 편곡할 때 좀 고생을 하기도 했고, ‘A love idea’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나 많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으니 잘 들어주셨으면 한다.

(미니 앨범 제작에는 대가 없는 연주와 무료 스튜디오 제공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에 이사오 사사키 자비가 들어가 제작되었다. 이번 콘서트 관람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음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음악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웃음). 어렸을 때 형이 음악을 해서 어머니께 나도 하고 싶다고 했다더라. 지금은 마약처럼 피아노가 없으면 불안하다. 피아노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는가.
처음에는 목적 같은 생각을 못했는데 나중에 들으시는 분들이 희망을 얻었다, 행복해졌다고 말해 주니, 조금 더 그렇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상생활은 어떤가. 굉장히 반듯해 보이는 이미지인데.
보통 3시에 자서 10시나 11시쯤에 일어난다. (왜 이렇게 늦게 자냐고 되물으니) 밤이 되면 드라큘라처럼 변한다(웃음). 보통 일 할 때는 술을 안 마시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저녁 늦게까지 친구와 술을 즐기곤 한다. 일본에서 한국 소주라고 하면서 파는 것은 좀 단 맛이 나는데, 한국의 참이슬이 그런 단맛이 있어 즐긴다(웃음). 술은 다른 음식과 조합이 맞아서 그 나라 음식과, 그 나라의 술을 그 나라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술 싫어하는 뮤지션은 아마 없을걸(웃음).

이번 전국 투어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타이틀처럼,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다.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러빙 유’의 유는 관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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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오 사사키는 누구인가?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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