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웃겨주마! 사일런트 코미디그룹 <가말쵸바>

말 없이 온몸으로만 웃음을 제조해 내는 사일런트 코미디그룹, ‘가말쵸바’가 내한했다. 판토마임을 활용한 색다르고 기발한 극 구성으로 2003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 인기상, 최대관객동원상 등을 휩쓸었던 두 남자, 가말쵸바의 멤버 케치(Ketch)와 히로폰(HIRO-PON)이 9월 9일부터 3주간의 장기 공연을 앞두고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가말쵸바? 그루지아어로 “안녕하세요”에요!

일본이 두 명으로 구성된 판토마임 사일런트 코미디 그룹, ‘가말쵸바’는 그 독특한 이름에서부터 주목이 된다.
“저희가 처음 만난 곳이 독일에서였어요. 당시 그루지아 어린이들이 많이 있었고 이들과 소통 하고 싶었는데 말이 통해야지요. 당시 그루지아어로 “안녕하세요”가 “가말쵸바’였는데 이 한마디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했거든요. 2주 후 일본에서 다시 만난 후 팀 명을 가말쵸바라고 했죠.”(케치)

단순히 “판토마임 자체가 멋있어서” 마임을 시작한 케치와 “물건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통할 수 있고, 특히 채플린의 팬”이었던 히로폰은 각자 판토마임을 하다 만났다. 1999년 결성, 10년간 전세계 23개국 150개 이상의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파하고 있는 이들은 일명 ‘닭머리’라고 불리는 뾰족한 머리 스타일을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로 갖고 있기도 하다.


“유럽 사람들이 우리 둘의 생김새를 잘 구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거죠. 특히 우린 말 없이 퍼포먼스를 하기 때문에 머리스타일이 눈에 띄는 게 좋거든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집중시키기가 좋아요.”(히로폰)

빨간 머리 케치와 노랑 머리 히로폰은 “이건 진짜 우리 머리카락”이라며 몇 번을 쥐어 뜯는 시늉을 하며 “머리 손질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한다. “요즘 빨간색이 좋아져 케치의 머리색으로 바꿔볼까 한다”며 히로폰은 익살스런 표정도 잊지 않았다.

컬투의 극찬, 판토마임은 전 세계적으로 통해

2001년 한국마임페스티벌, 2005년 춘천마임축제에 참가하며 국내를 찾았던 가말쵸바이지만 국내 단독 장기 실내 공연은 이번이 처음.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이들을 보고 극찬을 쏟아냈던 컬투의 강력한 추천이 한국 공연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공연에 앞서 잠시 내한한 이들은 지난 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컬투쇼 여름공연에 게스트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컬투가 한국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그룹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 전에 한국 코미디를 많이 접해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유명한 코미디언들이 우리에게 찬사를 보내서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케치)

9월 6일부터 시작하는 한국 공연에서는 몇몇의 짧은 코믹 판토마임극으로 구성한 1부 ‘숏 스케치’와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에서 남녀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사일런트 코미디화 한 새로운 <시티 라이트>를 2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한국 관객들을 만나봤습니다. 이들의 원하는 공연수준은 상당히 높고, 에너지도 크죠. 이번 공연에 꼭 많이 찾아오셔서 웃고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히로폰)

‘바닥에 껌 뱉지 마세요’, ‘쓰레기는 쓰레기 통에’ 등의 메시지를 담은 일본 공익광고의 주연으로 나서기도 했으며, 뉴스위크지 일본어판에서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들은 “판토마임은 전세계의 언어이기에 한국 공연을 위한 작품 수정은 없었다”고 말하며 “관객들의 상상력이 중요한 공연이니 만큼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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