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한 번 들어볼래요?” 재즈가수 웅산
작성일2009.09.18
조회수11,923
섹시하고 농염한 분위기, 때로는 슬프게 들리는 웅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는 한층 더 낮아져 있었다. “이번 공연에 카루소(Caruso)를 부르고 싶거든요. 절정으로 올라가는 그 부분을 표현하고 싶어요. 7시간 넘게 연습을 했더니, 기분 좋게 목이 쉬었네요.” 재즈가수이자, 교수인 욕심 많은 그녀는 ‘재즈 한류 열풍’의 주도자 이기도 하다. <삿포로 시티 재즈 페스티벌>, 올해 초에는 최고의 아티스트만 설 수 있다는 꿈의 무대 도쿄 ‘블루노트’에서 한국인 최초 단독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그리고 오는 10월에는 자작곡과 정통 재즈의 매력이 담긴 앨범발매와 파블로 지글러 트리오, 유리피안 재즈 트리오가 참여하는 <맥 재즈 페스티벌>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절에서 얻은 법명 ‘웅산’
락밴드 보컬, 그리고 재즈까지
플디 일본에서 먼저 웅산씨의 진가를 알아봤어요.
웅산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션들과 함께 활동을 하다 보니까 동반 상승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인기라는 게 상대적이잖아요, 아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일본의 작은 지방도시에 가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고, 좋아해주세요. ‘한국에서 온 재즈가수’라고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은 반면에 저를 일본 사람인 줄 아는 분들도 계세요.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가수 웅산’이라고 신문기사가 난 적도 있었거든요, 그럴 때는 난감하죠.
플디 ‘비구니’가 되기 위해 절에서 살았다는 생소한 경험이 눈길을 끌어요.
웅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2년 정도 구인사라는 절에서 살았어요. ‘웅산’도 그 때 받은 법명이고, 절에는 저 같은 이유 말고 병 때문에 치료 차 오시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그분들이 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 노래를 들으면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내려가서 가수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그래, 너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힘을 주셨죠.
플디 웅산씨가 재즈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낯선 장르였잖아요.
웅산 노래 하나가 제 운명을 바꿨죠. 대학교 때는 락밴드 보컬이었어요, 그러다가 빌리 할리데이의 ‘I’m A Fool To Want You’를 듣고 ‘아, 저걸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죠.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면서 노래를 부를 뿐인데 마음을 후벼 파잖아요, 누군가에게 그런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고 재즈 공부를 시작했죠. 그런데 일단 재즈에 대해서 알아야 하잖아요, 매일 마다 도서관에 가고, 음반매장에 가서 재즈를 들으면서 살았죠.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서 무조건 공부하듯이 재즈를 혼자 익혔어요, 혼자서. 전 도서관과 음반매장에서 재즈를 익힌 100% 국내파랍니다.
플디 락에서 재즈로 전향 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웅산 처음에는 강한 톤을 죽이려고 노력했죠. 10년쯤 지나고 나서야 락을 하면서 갖게 된 제 색깔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매력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여린 듯한 중저음의 맛도 있지만 한 번 내질러주는 웅산 목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웃음).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다고 하시던데요? 지금은 그 부분을 잘 살려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플디 재즈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웅산 재즈를 대중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영화나 드라마, 대중가요에 재즈적인 요소들이 스며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재즈인지 모르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그래서 ‘이게 재즈이고 재즈는 이렇게 즐기시면 됩니다’하고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재즈를 즐기는 분위기를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플디 공연장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죠?
웅산 네, 확실히 느낄 수 있어요. 사실 그 동안 재즈 가수들은 공연을 하고 ‘감사합니다’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잖아요. 하지만 관객과의 대화도 필요 하거든요. 물론 관객과 뮤지션의 매개체는 음악이지만 ‘이건 이런 음악 이랍니다’, ‘이렇게 들으시면 더 좋을 거에요’라는 설명이 부연되면 더 좋잖아요. 친절한 웅산씨가 되니까 어른들도 좋아하시고 ‘재즈 재미있네’라는 즐거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요.
플디 이번 <맥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어떤 모습을 만날 수 있나요?
웅산 공연에서 제가 만든 곡을 부르면 재즈 마니아 분들은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웃음), “재즈 좀 더 해주지!” 하시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먹고 재즈 하나로 여러 가지 색다른 맛을 보여드리려고 준비중 이에요. 공연장에 오시면 정통재즈, 모던재즈, 요즘 선보이고 있는 재즈까지 재즈의 모든 그림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
플디 연습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웅산 글쎄요, 하루에 12시간 씩 연습을 하고 싶은데 갑자기 목이 쉬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 속상하죠. 다른 건 다 좋아요. 노래를 할 수 있으니까, 겁나는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어요.
플디 관객들에게 한 마디.
웅산 정말 재즈를 즐기고 싶고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후회하시지 않을거에요. 관객과 제가 함께 호흡하는 재즈를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즐기려는 마음만 가지고 오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책임질게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절에서 얻은 법명 ‘웅산’
락밴드 보컬, 그리고 재즈까지
플디 일본에서 먼저 웅산씨의 진가를 알아봤어요.
웅산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션들과 함께 활동을 하다 보니까 동반 상승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인기라는 게 상대적이잖아요, 아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일본의 작은 지방도시에 가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고, 좋아해주세요. ‘한국에서 온 재즈가수’라고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은 반면에 저를 일본 사람인 줄 아는 분들도 계세요.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가수 웅산’이라고 신문기사가 난 적도 있었거든요, 그럴 때는 난감하죠.
플디 ‘비구니’가 되기 위해 절에서 살았다는 생소한 경험이 눈길을 끌어요.
웅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2년 정도 구인사라는 절에서 살았어요. ‘웅산’도 그 때 받은 법명이고, 절에는 저 같은 이유 말고 병 때문에 치료 차 오시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그분들이 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 노래를 들으면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내려가서 가수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그래, 너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힘을 주셨죠.
플디 웅산씨가 재즈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낯선 장르였잖아요.
웅산 노래 하나가 제 운명을 바꿨죠. 대학교 때는 락밴드 보컬이었어요, 그러다가 빌리 할리데이의 ‘I’m A Fool To Want You’를 듣고 ‘아, 저걸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죠.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면서 노래를 부를 뿐인데 마음을 후벼 파잖아요, 누군가에게 그런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고 재즈 공부를 시작했죠. 그런데 일단 재즈에 대해서 알아야 하잖아요, 매일 마다 도서관에 가고, 음반매장에 가서 재즈를 들으면서 살았죠.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서 무조건 공부하듯이 재즈를 혼자 익혔어요, 혼자서. 전 도서관과 음반매장에서 재즈를 익힌 100% 국내파랍니다.
플디 락에서 재즈로 전향 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웅산 처음에는 강한 톤을 죽이려고 노력했죠. 10년쯤 지나고 나서야 락을 하면서 갖게 된 제 색깔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매력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여린 듯한 중저음의 맛도 있지만 한 번 내질러주는 웅산 목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웃음).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다고 하시던데요? 지금은 그 부분을 잘 살려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플디 재즈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웅산 재즈를 대중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영화나 드라마, 대중가요에 재즈적인 요소들이 스며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재즈인지 모르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그래서 ‘이게 재즈이고 재즈는 이렇게 즐기시면 됩니다’하고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재즈를 즐기는 분위기를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플디 공연장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죠?
웅산 네, 확실히 느낄 수 있어요. 사실 그 동안 재즈 가수들은 공연을 하고 ‘감사합니다’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잖아요. 하지만 관객과의 대화도 필요 하거든요. 물론 관객과 뮤지션의 매개체는 음악이지만 ‘이건 이런 음악 이랍니다’, ‘이렇게 들으시면 더 좋을 거에요’라는 설명이 부연되면 더 좋잖아요. 친절한 웅산씨가 되니까 어른들도 좋아하시고 ‘재즈 재미있네’라는 즐거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요.
플디 이번 <맥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어떤 모습을 만날 수 있나요?
웅산 공연에서 제가 만든 곡을 부르면 재즈 마니아 분들은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웃음), “재즈 좀 더 해주지!” 하시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먹고 재즈 하나로 여러 가지 색다른 맛을 보여드리려고 준비중 이에요. 공연장에 오시면 정통재즈, 모던재즈, 요즘 선보이고 있는 재즈까지 재즈의 모든 그림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
플디 연습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웅산 글쎄요, 하루에 12시간 씩 연습을 하고 싶은데 갑자기 목이 쉬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 속상하죠. 다른 건 다 좋아요. 노래를 할 수 있으니까, 겁나는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어요.
플디 관객들에게 한 마디.
웅산 정말 재즈를 즐기고 싶고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후회하시지 않을거에요. 관객과 제가 함께 호흡하는 재즈를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즐기려는 마음만 가지고 오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책임질게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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