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유쾌한 바이러스! 김태우

김태우와의 인터뷰는 ‘핑퐁게임’ 같았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튀어나오는 대답들. ‘무성의 하게 답하는 거 아냐?’ 라는 물음표를 떠올리자마자, 부메랑처럼 날아든 김태우의 질문이 매섭다. “제가 지금 생각 없이 답하는 거 같죠? 절대 아니에요.” 데뷔 10년 차. 능구렁이 열 마리를 품은 곰므파탈, 가수 김태우의 솔직한 이야기!

‘김태우’하면 군대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네, 그렇게 됐죠. 저를 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특별한 일을 하고 온 사람처럼 비춰지는 건 안 좋아요. 연예병사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건 오해라고 생각해요. 저도 연예병사 면접을 봤어요. (붙었어요?) 에휴, 저 같은 캐릭터 말고 누가 붙겠어요. 붙었는데, 수색대에 남는 게 저한테 덜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서 수색대에 남겠다고 한 거였죠.

 수색대가 더 힘들지 않아요?
연예병사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요. 자유시간도 없고.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리고, 제가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부심을 가지고 해온 일이 그곳에 가면 ‘임무’가 되는 거잖아요. 지시에 따라서 ‘가수’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싫었어요. 군대에 한 번 더 가라고 하면 다시는 안 간다고 하겠지만(웃음), 한 번쯤 꼭 겪어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부탁이 있다면, 연예병사에 대한 편견은 이제 버려주셨으면 해요.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철저히 계급으로 나눠진 곳에서, 자유도 없이 버텨낸다는 그 자체는 정말 힘든 거잖아요. 수색대건, 연예병사건 정말 어디에 있든 똑같이 다 힘들어요.

 김태우의 독립선언에 성공을 확신했던 사람들이 많진 않았어요.
솔직히 전 끝까지 자신 없었어요, 녹음할 때도요. 타이틀곡 ‘사랑비’도 8번은 넘게 바뀌고. 그런 저를 보고 프로듀서 이현승씨가 “망하면 책임질게”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그냥 믿음이 갔어요. 제가 ‘이 프로듀서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의 선택이었잖아요, 또 이 프로듀서를 선택한 건 제 안목이었고요. 10년 간 쌓아온 우정, 믿음이 지금의 결과를 낸 것 같아서 더 기뻐요. 앞으로도 서로의 음악 파트너가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김태우의 자산은 특색 있는 목소리 아닐까요?
사람들이죠.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저를 도와주고 함께한 사람들 인 거 같아요. 기획, 마케팅, 홍보, 이미지 메이킹 등 모든 주위 스탭들은 저를 돋보이게 해주는 사람들이잖아요. 제가 아무리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전 없었겠죠.

곰므파탈 김태우


“김태우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오해가 있어요.
오해 아니고, 맞아요. 남자 안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있고, 여자 안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있어요. 저는 솔직할 뿐이에요. “김태우는 걸그룹을 좋아한다”는 명제도 사실이에요. 이유에 대해 덧붙이자면, 그 친구들이 정말 대견해요. 10년 전 걸그룹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거든요. 그 친구들을 보면 ‘우리나라 가요계 미래가 밝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태우가 여자로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데. 이성적인 느낌은 없어요, 나이차이가 얼마인데요. ‘청춘불패’라는 프로그램에서 만나서 정말 편한 사이가 됐어요.

김태우씨도 고등학교 때부터 방송활동을 시작했잖아요. 걸그룹 후배들이 안쓰러워 보이진 않아요?
왜 안쓰러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정말 잘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 실력을 가진 친구들이 5년, 10년이 지나서 멋진 음악인으로 성장해있을 걸 생각하면, 뿌듯해요. 다만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면, 지금 인기에 휩쓸리지 말아라”라는 말을 늘 해요. 영원하지 않거든요, 언젠가 사라지고.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초심은 잊지 말라고 늘 당부해요, 저 스스로에게도요.

‘예능하는 가수’의 이미지도 있어요. 가수를 하기 위해서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야 하는 현실에 불만은 없어요?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하기 싫다고 하는 건 모순인 것 같아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MC, 라디오, 잡지촬영, 인터뷰 등 전 제가 하는 일이 재미있고, 행복해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확해요. 예능프로에 나가고, 화보를 촬영하는 일은 모든 작업들은 좋은 음반,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함이에요. 이 작업들은 제 노력이 담긴 음반, 공연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되주잖아요. 음반, 공연활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니까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기는 제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할 생각은 없어요(웃음).

‘솔직한 멘트, 직설적인 말을 하는 김태우’로도 주목을 받았죠?
제가 대답할 때, 굉장히 쉽게 대답하는 거 같죠? 그런데 전 굉장히 정말 많은 생각을 한 후에 말하는 거에요. 절대 가볍게 대답하는 게 아닌데. 인생 문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워낙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에요. 제가 도덕적, 양심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거나, 범법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제 소신과 주관을 말하는 거잖아요. 제 삶, 가족, 친구,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들을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포장하면서 대답해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 언론, 대중과 타협하는 부분은 딱 하나 있어요.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 부분은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서 맞추고 싶어요.

재주는 곰이 부린다, 사랑 & 쇼


 공연의 키워드 중 하나가 ‘사랑’이에요. 연애는 많이 해봤어요?
10년 동안 세 번 정도? 사랑은 꼭 필요한 존재잖아요. 음악의 출발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처음에 노래를 시작한 이유도,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였어요. 그녀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고, 그녀가 감동받는 모습이 좋았어요. 사랑의 뜨거움, 식어가는 느낌, 이별의 아픔, 그리움, 그리고 다시 사랑…. 이런 되풀이 속에서 모든 예술, 창작활동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제 음악에 영감을 주는 자체가 사랑이고. (지금은 연애 중이에요?)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루 쯤은 데이트라도 할 텐데. 이러고 있네요.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제발.

 이번 공연, 노 개런티라는 소문이 있던데.
공동제작을 하는 거죠. 공동제작이니까 수익이 난다면, 당연히 받아야지요(웃음). 이번에는 욕심을 좀 냈어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래서 공동제작을 선택했죠. 제 공연이 자리 잡기 까지는 공연으로 돈을 벌 생각은 없어요. 최고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싶어요. 제 공연을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있고요. 브랜드 메이킹의 출발선에 서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이번 공연에 대해선 저 스스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경희대학교 축제에도 늘 참여하고. 이번 공연장도 경희대학교에요.
학교는 저에게 휴식처에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거든요. 감성을 자극해줘서 좋은 가사, 글귀를 떠올리게도 해줘요. 지금도 생각나는 게, 제가 미술학 강의를 들었거든요. 그 때 대각선에 정말 예쁜 여학생이 앉아있었는데, 그 수업은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었는데도 불구하고(웃음).

평소에는 뭐하고 지내요?
솔직히 노래밖에 안 해요. 잘난 척이 아니고 노래 만큼 재미있는 일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하는 거 같아요. 친구들과 놀 때도 노래 부르고(웃음).

 10년 전 아이돌 스타, 10년이 지난 지금 솔로가수로 변신했어요. 10년 후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의 영역이 넓어질 뿐이지,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거에요. 다른 가수들의 프로듀싱 작업도 하고 싶고, 후배 양성에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고요. 내실이 다져진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해외진출도 준비 중 이라고 들었어요.
한류에 편승해서 쑥 들어가는 게 아니고, 제대로 경쟁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가수들의 실력이 절대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사실 겁을 많이 내고 있죠. 해외무대에서 ‘한국에 이런 가수가 있다’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내년에는 해외진출을 생각하고 있어요.

 공연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한 마디.
신종플루 때문에, 천 명 이상 모이는 곳은 다들 피한다고 하는데. 신종플루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유쾌한 항체에요. 해피 바이러스(웃음). 10년 간 김태우가 느끼고 배웠던 모든 것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좋은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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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6

  • ojh8** 2009.12.18

    방금 시험끝나고 달려왔습니다. 오빠 콘서트는 항상 기대를 하게되는거같아요~ 공연하는2틀동안 목관리 잘하시구, 잦은 사고도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공연 끝내셨으면좋겠어요~ 돈이 턱없이 부족해서 콘서트는 가지못하지만 집에서 방방뛰고있으면...되죠?ㅎㅎ

  • A** 2009.12.15

    동갑인 태우야, 너 정말 실력 괜찮잖아. 더 열심히 해봐. 한마디만 더 해주고싶다. 박진영씨처럼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 세계적인 거라는 생각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겠지만 그게 전부가 되어서는 어떤 특색도 갖기 어렵다는 것도 기억하길 바래. 한국적인 것을 고민하라는 따위의 이야기가 아니고(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는 있을 것), 많은 뮤지션들이 세계적이라고 받아들이는 미국의 뮤직씬만을 지향점으로 삼지 않길 바란다는 거야. 힘내~

  • A** 2009.12.14

    19일날 예매하고 얼른 하루하루가 가서 19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저번 소극장 콘서트도 무지하게 재밌었고 멋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 때 느꼈던 감동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것 같아요~!! 정말 애절한 노래는 애절하게 발랄한 노래는 특유의 발랄함으로 분위기를 살리는데~ 겨울이라 캐롤도 부르고 하면 진짜 완전 짱일거 같아요~!! 이번 콘도 완전 대박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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