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돌아온 그녀, 박해미

“방송해서 번 돈 이렇게 공연하면서 쓰는 거죠. 팔자인 것 같아요.”

박해미가 돌아왔다.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의 제작자, 배우의 명함을 들고 대학로로 돌아온 그녀의 컴백기에는 15년 전 소극장 공연에서 배우와 관객으로 만났던 남편 황민이 프로듀서로 함께한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장이혼을 한 부부가 결국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에는 치열한 사랑싸움과 뜨거운 화해와 관련된 박해미의 실제 경험담이 담겨있다.

박해미표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 어때요? 

“힘들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서, 나서서 하는 거니까. 누구한테 “나 힘들어, 힘들어”라고 얘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죠. 투자를 받지 않고, 제가 직접 움직이다 보니까 부담도 컸지만 남편이 많이 도와줬어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작품의 생명력, 평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신경이 많이 쓰여요. ‘작품 별로다’, ‘허접하다’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으니까. 참 세련된 창작뮤지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그 부분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죠.


뮤지컬 <키스앤 메이크업> 공연장면

전 대극장용 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사실 여기서도 에너지를 더 확 내고 싶은데, 연기하는 저도 부담스럽죠. 소리를 내지르다가도 ‘아, 적당히 내야 할 상황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연극이었으면, 다른 색깔을 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서, 요즘은 소극장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욕심이 생겼어요.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을 진행하고 있으면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니까(웃음).”

제작자, 배우 박해미 & 프로듀서 황민 -  함께 해주는 남편, 든든하죠?

“남편요? 미워요(웃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면 프로젝트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데, 우리 둘은 방향이 똑같아요.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으니까 참 좋죠. 그런데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일들이 터져요. 예를 들면, 제가 “왜 대학로에 현수막이 하나도 없어?”라고 따지면 “연습이 늦고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늦게 나올 수 밖에 없었어”라고 해요. 그럼 저는 저대로 이해가 안되니까 “그게 왜 늦게 되는데?”라고 묻고, 이런 식으로 싸움이 되거든요. (힘이 될 때는요?) 음…. 글쎄, 힘이 될 때 보다 기 죽이는 게 비일비재한 것 같은데(웃음)?


공연이 끝나면 마음에 안 들어도 남편이 “오늘 고생했어, 수고했어” 이러면 좋은데, 아주 냉혹하게 비판을 하면…. 기분이 더럽게 나빠요(웃음). 남들이 이상했다고 하면 ‘아, 그런가?’ 하는데, 남편이 냉혹하게 이야기하면 분노하게 되고 그래요. 참, 희한하죠?”

박해미 & 치열한 연애

“방송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제가 파란만장한 연애를 했잖아요. 아직도 공개하지 않은 연애시절 이야기가 많아요. 그래서 이번 <키스 앤 메이크업> 보다도 우리 연애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샘과 햄’ 이라는 작품을 먼저 하려고 했죠. 물론, 이 작품도 우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긴 했지만. ‘샘과 햄’은 쭉 생각해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준비에 들어갈 것 같아요. 연애를 하면 미치도록 사랑하고, 또 미치도록 싸우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참, 제가 직접 출연할 생각은 없어요. 젊은 배우들이 나와야지, 제가 연애이야기에 출연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박해미 & 더 치열한 결혼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요,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고 후회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대신, 아이는 신중했으면 좋겠어요. 헤어질 땐 헤어지더라도 아이에게는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부분에서 결혼 전에 서로를 경험해보는 동거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동거 문화가 좋은 건 아니지만, 건전하게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동거를 안 한다고 해서 섹스를 안 하나요? 그건 아니거든요. 결혼하고 살면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살 수 있는지, 정말 경험하지 않는 이상 답은 알 수 없잖아요.”

박해미 & <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 임성한 작가는 '도나'로 활약한
박해미의 에너지에 반해 그녀를 '하늘이시여'에 캐스팅했다

“글쎄요. 아직까지는 도나를 하고 싶은 열망은 없어요. <맘마미아>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겁이 나요, <맘마미아>는 도나가 끌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라 매 공연 때 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죠.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 전 배우잖아요, 새로운 인물들이 저에게 오는데 한 인물에 목 메일 필요는 없지 않나요? 저에게 딱 맞는 역할인 '도나'가 있는 <맘마미아>를 만났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지금은 또 새로운 걸 찾아야지요. 새롭게 찾은 <키스 앤 메이크업>의 강이나라는 인물도 정말 좋아요. 새로운 인물을 만들고,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또 새로운 인물을 만들고,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이런 재미도 꽤 괜찮아요. 한 역할을 독식해서 하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박해미의 솔직함을 노리는 거침없는 질문들, 곤란하지 않아요? 

“아뇨, 전 힘든 질문에도 다 대답할 수 있어요. 어렵지 않아요. 다만, 솔직하게 이야기 하다 보니 “건방지다, 재수없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죠. 그리고 말투가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이래야 하는데, 저는 “아뇨, 됐고요” 이런 명료하게 단정짓는 말투다 보니까 “잘난 척 하냐?”는 시선을 받기도 하죠. 그런데 제 말투가 좀 거침없긴 하죠.”

박해미 & 네티즌이 뽑은 환불 4인방

"어머머, 언제 그런 게 나왔어요? (좀 오래됐어요) 당연히 환불 받아야지요(웃음). 환불 받을만한 이유가 있다면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저 얼마 전에 오리배 타러 갔다가 환불 받은 사건이 있었어요. 아들하고 둘이서 발을 굴러서 움직이게 하는 오리배를 타고 있는데, 우리 앞으로 ‘둥둥둥’ 소리를 내면서 전기모터를 단 오리배가 지나가는 거에요. “엇, 뭐야. 저거. 야, 배 돌려”하고 바로 매표소로 갔죠. 우리는 전기모터를 단 배가 있는 줄 몰랐다, 우리도 저거를 타겠다고 했더니 그럼 수동 오리배, 자동 오리배 전부 돈을 내라는 거에요. 배를 탄지 1분도 안된 상황이었는데.


순간, 뚜껑이 날아가는 거죠. 두 가지 종류의 배가 있다는 걸 명시도 안 했으면서, 지금 소비자 농락하시는 거냐고 대판했어요. 제가 주인이었으면 “일단, 수동 오리배를 이용하셨던 가격은 지불하셔야 합니다”하고 합당하게 했으면 저도 알겠다고 하겠는데, 이건 바가지 횡포잖아요. 그 오리배 주인들은 제가 미워서 안티가 됐겠지만,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당당히 요구해서 환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해미를 불끈하게 하는 것들

"요즘 저를 불끈하게 하게 만드는 것들이 정말 많죠. 다 느끼는 거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치인 것 같아요. 자살,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 잠깐 시끄럽다가 쓱 사라져버리잖아요. 그 사건에 대해서 정리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잖아요. 법적으로 정리가 되어있어야 경찰, 민간단체들이 움직여서 뿌리를 뽑는 건데 주체가 흔들리고, 헤매니까 똑 같은 사건이 반복되잖아요. 요즘 저를 불끈하게 하는 일들은 한도 끝도 없이 많아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녀, 뉴스 명예기자로도 활약했었다

박해미 & 그녀의 꿈

"솔직히 방송만 하고 살면 편해요. 그런데 전 제가 좋아하는 이 쪽에서 계속 도전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흥하든, 망하든 무조건 해봐야 하고. 이게 제가 살아가는 힘인 것 같아요. 지금은 <키스 앤 메이크업>이 잘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죠. 그리고 우리 아들이 “엄마 품 필요 없어” 라고 말하는 때가 오기 전에, 아들과 많이 놀고 싶어요. 정말 이건 일 년 안에 이뤄야 하는 꿈인데…. 저한테는 정말 중요한 일이죠.”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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