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 무서운 모녀” 금보라 & 소유진
작성일2010.04.21
조회수11,785
그렇다, 또 모녀이야기다. 김영애, 최강희 주연의 영화 ‘애자’(2009년 작)가 '발랄의 대명사' 금보라와 소유진을 내세워 연극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넘어지면 업어주고, 서러우면 달래주고, 배고플 땐 밥해주시는 대한민국 순정표 엄마는 잠시 넣어두도록 하자. <애자>에는 딸의 어금니를 뽑아서 합의금을 챙기는, ‘겁나 쎄게 삥 뜯어주시는 엄마’가 등장한다.
# 원작영화 ‘애자’. “영화요?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애자네 엄마는 자식을 위한다고 궁상을 떨거나, 자신의 인생을 자식에 맞추는 약한 모습의 엄마가 아니에요. 마지막에 죽음 앞에서 자식을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애틋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모습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엄마죠.” (금보라)
애자네 엄마는 틈만 나면 관객들의 눈물샘을 찌르려고 하는 연극무대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차별화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애자네 엄마 박영희는 솔직하고 엄격하다. 그녀의 모습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투를 가진 금보라와 닮아있다.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데 또 엄마야? 이건 영화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세상에 똑 같은 엄마가 있나요?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엄마지만 호칭만 똑같지, 엄마는 다 다른 모습이잖아요. 모녀라는 소재가 똑같다고 해서 똑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백 명의 엄마가 나오면, 백 가지 모습의 엄마가 나와요. 좋다, 나쁘다는 관객들이 평가하는 거고 전 그냥 제 색깔로 연기하는 거죠. 전 영화도 원작 영화도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똑같아질까 봐.” (금보라)
기센 엄마 금보라와 대결하는 기센 딸 애자로 변신한 소유진은 “영화가 정말 감동적인데”라며 웃어 보인다. <애자>는 탤런트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연극 <햄릿> 이후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연극에 대한 갈망이 커서 이 작품에 또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 ‘애자’도 정말 잘 봤고, 또 지금 제 나이에 잘 맞는 작품이에요. 결혼 할 나이가 돼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사랑이 크게 생겼거든요(웃음). 엄마가 많이 아프셨을 때가 있었는데, 연습 할 때 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찡하죠.” (소유진)
# 금보라, 25년 만의 연극무대
연극 <애자>는 금보라의 ‘25년 만의 연극 무대’이기도 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놓아두었던 일을 다시 되짚으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 우리 나이가 되면 그렇게 큰 기대도 걱정도 없어요. 일단 나 스스로가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큰 일이 나겠어요? 솔직히 대본은 큰 매력은 없어요. 죽는 역할이 얼마나 큰 매력이 있겠어요? 카메라를 벗어나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처음 들어온 작품이 <애자>였죠. 음, 아마 다른 작품이었어도 했을걸요?” (금보라)
금보라와 소유진의 인연은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던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 때부터 시작됐다.
“그 때는 이모였는데, 엄마 역할을 해야 하니까 좀 그렇긴 해요(웃음). (소)유진이가 제 딸인 애자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엥? 기분 좋았던 건 아닌가요?) 에이, 나쁘지 않으면 성공한 거죠. ‘저 아이랑 같이 몇 달 동안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휴! 가슴이 꽉 막히잖아요. 지금 연습실의 활력소는 유진이에요, 잘하고 있어요.” (금보라)
선배 금보라에게 “옆에 두고 싶은 후배”라는 칭찬을 들은 소유진이 “처음에 금보라 선배님이 엄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좀…” 이라며 연습실에 붙어있는 연극 <애자> 포스터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와!” 하고 좋아하다가 바로 “근데 좀…” 이랬어요. 선배님 얼굴이 워낙 작잖아요. 옆에 서 있는 게 부담될 정도에요. 저 포스터에서 제 얼굴이 더 크게 나왔잖아요. 전 ‘얼굴을 줄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원래 내가 더 크니까’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는데. 저 몰래 금보라 선배님이 대표님에게 전화를 하셨대요.
“저 포스터 안되겠다, 유진이 얼굴이 나 보다 크게 나왔다”고.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웃음). 선배님은 굉장히 강한 분 같지만, 여린 면도 많고, 섬세하세요.” (소유진)
# 청춘막장 스물 아홉 vs 인생끝물 쉰 아홉
깡다구 하나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소설가 지망생 애자에게 엄마는 “네가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는 일침을 날리는 적군이다. 부산 일진출신 청춘막장 애자와 인생끝물 쉰 아홉 엄마의 일촉즉발 스토리는 웃음보를 자극한다. 죽음을 앞둔 엄마 영희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는 장면은 금보라, 소유진이 꼽는 ‘마음이 찡해지는’ 눈물샘 자극 장면이다.
“가슴에 닿는 장면이 많아요. 특히 엄마한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장면이요. 처음에 애자가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엄마가 “네가 담근 김치를 어떻게 먹냐?” 라면서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해요. 강인했던 엄마가 병 앞에서 점점 약해지고, 이별의 준비를 하는 거죠.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마다 ‘아, 나도 엄마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둬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소유진)
실제 금보라, 소유진의 모녀생활(?)은 정반대에 가깝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는 소유진의 말에 “난 엄마랑 친하지 않다”는 금보라의 선언이 고개를 내민다.
“엄마하고 별로 친하지 않아요. 성격이 달라요, 안 맞지. 예를 들어, 식당에 가도 우리 엄마는 비싼 집을 싫어해요. 전 “내가 이 정도는 살 수 있다,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해도 엄마는 “비싼데 왜 이런 걸 먹냐”고 하세요. 딸이 돈 쓰는 게 싫어서 그러시는 거지만, 전 그 말도 싫어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그럼 난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맞춰가고 있어요. 엄마도 가능하면 저한테 맞춰주려고 하세요.” (금보라)
엄마에게 엄격한(?)딸인 금보라는 3남 2녀의 아이들에게도 “원칙을 내세우는 엄격한” 엄마다. “도에 지나치는 걸 해달라고 하거나, 그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가차없이 자르죠. 늦게 들어온다 뭐 이런 건 가차없죠.” (금보라)
# 소유진 “금보라 선배님, 시어머니로는 좀….”
선배 금보라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마!”라는 금보라의 입막음을 넘어 소유진은 “선배님 같은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에둘러 간다.
“좋은데, 깐깐하신 면이 있으셔서요(웃음). 엄마면 최고일 것 같아요. 평소에 따님을 챙기시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잘 챙기실 수가 없어요. 제 로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엄마를 믿고 의지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며느리는 좀…. 푸하하.” (소유진)
“유진이처럼 돈을 버는 며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편을 만날 시간도 없이 바쁠 것 같다”는 금보라의 말처럼 요즘 그녀는 드라마, 라디오, 연극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삼 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지냈어요. 전 지금처럼 이렇게 바쁜 게 좋아요.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연습 중간에 빠져야 할 때는 선배님, 동료들에게 미안하죠. 연극으로 돈을 벌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가장 인간적인 장르가 연극이거든요. 배우는 결국 연극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소유진)
금보라 역시 “이곳에서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연극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설명했다. 25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될 관객과의 호흡. 그녀는 연극에 대한 걱정도, 기대도 없다고 했지만, 연습현장에서는 <애자>에 쏠린 금보라의 뜨거운 마음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믿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가 연극 홍보를 위해 기자들과 마주한 장면만 봐도 말이다.
촘촘히 담고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 마음, 모른 척, 관심 없는 척, 은근하게 챙기는 마음. 연극 <애자> 속 모녀의 모습이 딱 이렇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극단 인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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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영화 ‘애자’. “영화요?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애자네 엄마는 자식을 위한다고 궁상을 떨거나, 자신의 인생을 자식에 맞추는 약한 모습의 엄마가 아니에요. 마지막에 죽음 앞에서 자식을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애틋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모습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엄마죠.” (금보라)
애자네 엄마는 틈만 나면 관객들의 눈물샘을 찌르려고 하는 연극무대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차별화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애자네 엄마 박영희는 솔직하고 엄격하다. 그녀의 모습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투를 가진 금보라와 닮아있다.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데 또 엄마야? 이건 영화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세상에 똑 같은 엄마가 있나요?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엄마지만 호칭만 똑같지, 엄마는 다 다른 모습이잖아요. 모녀라는 소재가 똑같다고 해서 똑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백 명의 엄마가 나오면, 백 가지 모습의 엄마가 나와요. 좋다, 나쁘다는 관객들이 평가하는 거고 전 그냥 제 색깔로 연기하는 거죠. 전 영화도 원작 영화도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똑같아질까 봐.” (금보라)
기센 엄마 금보라와 대결하는 기센 딸 애자로 변신한 소유진은 “영화가 정말 감동적인데”라며 웃어 보인다. <애자>는 탤런트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연극 <햄릿> 이후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연극에 대한 갈망이 커서 이 작품에 또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 ‘애자’도 정말 잘 봤고, 또 지금 제 나이에 잘 맞는 작품이에요. 결혼 할 나이가 돼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사랑이 크게 생겼거든요(웃음). 엄마가 많이 아프셨을 때가 있었는데, 연습 할 때 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찡하죠.” (소유진)
# 금보라, 25년 만의 연극무대
연극 <애자>는 금보라의 ‘25년 만의 연극 무대’이기도 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놓아두었던 일을 다시 되짚으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 우리 나이가 되면 그렇게 큰 기대도 걱정도 없어요. 일단 나 스스로가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큰 일이 나겠어요? 솔직히 대본은 큰 매력은 없어요. 죽는 역할이 얼마나 큰 매력이 있겠어요? 카메라를 벗어나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처음 들어온 작품이 <애자>였죠. 음, 아마 다른 작품이었어도 했을걸요?” (금보라)
금보라와 소유진의 인연은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던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 때부터 시작됐다.
“그 때는 이모였는데, 엄마 역할을 해야 하니까 좀 그렇긴 해요(웃음). (소)유진이가 제 딸인 애자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엥? 기분 좋았던 건 아닌가요?) 에이, 나쁘지 않으면 성공한 거죠. ‘저 아이랑 같이 몇 달 동안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휴! 가슴이 꽉 막히잖아요. 지금 연습실의 활력소는 유진이에요, 잘하고 있어요.” (금보라)
선배 금보라에게 “옆에 두고 싶은 후배”라는 칭찬을 들은 소유진이 “처음에 금보라 선배님이 엄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좀…” 이라며 연습실에 붙어있는 연극 <애자> 포스터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와!” 하고 좋아하다가 바로 “근데 좀…” 이랬어요. 선배님 얼굴이 워낙 작잖아요. 옆에 서 있는 게 부담될 정도에요. 저 포스터에서 제 얼굴이 더 크게 나왔잖아요. 전 ‘얼굴을 줄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원래 내가 더 크니까’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는데. 저 몰래 금보라 선배님이 대표님에게 전화를 하셨대요.
“저 포스터 안되겠다, 유진이 얼굴이 나 보다 크게 나왔다”고.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웃음). 선배님은 굉장히 강한 분 같지만, 여린 면도 많고, 섬세하세요.” (소유진)
# 청춘막장 스물 아홉 vs 인생끝물 쉰 아홉
깡다구 하나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소설가 지망생 애자에게 엄마는 “네가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는 일침을 날리는 적군이다. 부산 일진출신 청춘막장 애자와 인생끝물 쉰 아홉 엄마의 일촉즉발 스토리는 웃음보를 자극한다. 죽음을 앞둔 엄마 영희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는 장면은 금보라, 소유진이 꼽는 ‘마음이 찡해지는’ 눈물샘 자극 장면이다.
“가슴에 닿는 장면이 많아요. 특히 엄마한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장면이요. 처음에 애자가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엄마가 “네가 담근 김치를 어떻게 먹냐?” 라면서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해요. 강인했던 엄마가 병 앞에서 점점 약해지고, 이별의 준비를 하는 거죠.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마다 ‘아, 나도 엄마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둬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소유진)
실제 금보라, 소유진의 모녀생활(?)은 정반대에 가깝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는 소유진의 말에 “난 엄마랑 친하지 않다”는 금보라의 선언이 고개를 내민다.
“엄마하고 별로 친하지 않아요. 성격이 달라요, 안 맞지. 예를 들어, 식당에 가도 우리 엄마는 비싼 집을 싫어해요. 전 “내가 이 정도는 살 수 있다,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해도 엄마는 “비싼데 왜 이런 걸 먹냐”고 하세요. 딸이 돈 쓰는 게 싫어서 그러시는 거지만, 전 그 말도 싫어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그럼 난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맞춰가고 있어요. 엄마도 가능하면 저한테 맞춰주려고 하세요.” (금보라)
엄마에게 엄격한(?)딸인 금보라는 3남 2녀의 아이들에게도 “원칙을 내세우는 엄격한” 엄마다. “도에 지나치는 걸 해달라고 하거나, 그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가차없이 자르죠. 늦게 들어온다 뭐 이런 건 가차없죠.” (금보라)
# 소유진 “금보라 선배님, 시어머니로는 좀….”
선배 금보라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마!”라는 금보라의 입막음을 넘어 소유진은 “선배님 같은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에둘러 간다.
“좋은데, 깐깐하신 면이 있으셔서요(웃음). 엄마면 최고일 것 같아요. 평소에 따님을 챙기시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잘 챙기실 수가 없어요. 제 로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엄마를 믿고 의지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며느리는 좀…. 푸하하.” (소유진)
“유진이처럼 돈을 버는 며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편을 만날 시간도 없이 바쁠 것 같다”는 금보라의 말처럼 요즘 그녀는 드라마, 라디오, 연극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삼 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지냈어요. 전 지금처럼 이렇게 바쁜 게 좋아요.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연습 중간에 빠져야 할 때는 선배님, 동료들에게 미안하죠. 연극으로 돈을 벌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가장 인간적인 장르가 연극이거든요. 배우는 결국 연극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소유진)
금보라 역시 “이곳에서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연극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설명했다. 25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될 관객과의 호흡. 그녀는 연극에 대한 걱정도, 기대도 없다고 했지만, 연습현장에서는 <애자>에 쏠린 금보라의 뜨거운 마음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믿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가 연극 홍보를 위해 기자들과 마주한 장면만 봐도 말이다.
촘촘히 담고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 마음, 모른 척, 관심 없는 척, 은근하게 챙기는 마음. 연극 <애자> 속 모녀의 모습이 딱 이렇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극단 인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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