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영 콘서트, "일탈은 진짜 나를 보여주는 과정이에요”
작성일2010.06.21
조회수18,590
웬만한 배포를 가진 가수가 아니고서야 장기 소극장 콘서트에 선뜻 나서는 건 쉽지 않다. 작은 공간의 위력을 느껴본, 그 무대에 무한한 책임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원거리가 주는 축소의 위안도, 화려한 조명과 특수효과가 주는 착시 효과도, 스피커를 터트리는 코러스의 디딤돌도 없이 오롯이 ‘나’와 ‘노래’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소극장 콘서트. 이 무대 위에 손호영이 이토록 많은 발자국을 찍어왔는지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지난 1년간 무대 위에서 ‘찌그덩 삐그덩’ 스텝을 밟아온 손호영이 채드의 옷을 벗고 다시 가수 손호영으로 돌아온다. 웬만함을 넘어선 내공으로 한 여름을 소극장 콘서트로 채울 심산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이 있던 지난 17일. 응원 공연에 나서기 전 한쪽 볼에 ‘Go 16’을 새기고 온 그를 만났다.
‘미스타손연구소’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너무 웃기고 또 의외였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그런 모습이 제 모습이에요. 백수TV라고 워낙 기발한 영상 만드는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제게 너무 관심이 있다고 찾아왔더라고요.
어떤 관심이요?
<올슉업> 공연을 보고, ‘손호영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노래도 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대요. 그 후 저희와 연락이 닿아서 몇 번 이야기도 나눴는데 자기네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사람과 제가 전혀 틀린 사람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이런 저의 꾸밈 없는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들이 생각했던 손호영은 어떤 사람이라고 하던가요?
자기네들이 몇 백 명의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도 해 봤대요. 손호영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요. 역시 그 결과를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저에 대한 편견이 있더라고요. 웃는 얼굴, 애 키우는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노래하는 모습, 가수로는 거의 기억을 못하고요. 자기네들도 이걸 보고 너무 답답하다, 손호영에 대한 걸 좀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게 된 거에요.
'미스타손 연구소'의 코너들
그렇다면 그들이 ‘진짜로 보게 된’ 손호영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너무 특이하고. 자기들도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많데요. 화장실 편(미스타손연구소-삵이의 관찰보고서 ‘손호영의 팬이냐, 화장실이냐’ 편 http://blog.daum.net/mr-sonhy/61), 그거 정말 괴로웠어요. 그렇게 참다 보면 아파요. 참아보신 분들은 다 알 거에요. 서른 한 살 다 큰 나이에 그냥 쌀 수도 없고. 이런 모습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에 대해선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공식홈페이지도 아니고 팬클럽 사이트도 아닌, 대단히 색다른 시도로 다가왔습니다.
제 문제점이 바로 그거에요. 팬클럽이나 다른 사이트도 있지만, 자기네들 이외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안 좋아할 수도 있고, 받아들이질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 블로그는 어느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제가 12년 째 활동하고 있지만 진짜 나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거였어요.
콘서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2007년부터 지금까지 40번 가까이 콘서트를 했고, 이번에도 12회 콘서트를 하지만, 제가 이렇게 콘서트를 해 왔고 또 준비하는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얼마나 노래를 하고 어떻게 무대를 이끌어가는지를요. 관심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미스타손 연구소가 재미있고도 색다른 시도로 기대하고 있어요.
<올슉업> 공연이 끝나고 바로 며칠 후 콘서트가 시작됩니다.
저도 쉬고 싶죠.(웃음) 그런데 작년에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충무아트홀 콘서트 ‘Stars on Stage’) 올림픽홀에서도 혼자 해 보고 큰 무대도 많이 해 봤지만, 작년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뭔가 아기자기하고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도 소극장이다, 했죠.
많은 가수들이 대극장보다 소극장에 대해 큰 부담을 갖고 있더라고요.
맞아요. 대형 무대는 돈이 많이 드는 대신 뒤에서 받쳐주는 게 이만큼 크니까 일단 내가 하는 것만 잘 하면 무대를 끌고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소극장은요, 아우, 정말 저 끝부터 이 끝까지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 보여요. 그 사람들을 일일이 챙겨줘야 하고.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공연을 하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걸 느끼고 나면 정말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힘든 것 보다 그 희열이 더 크게 다가오죠.
콘서트는 god 때부터 많이 하셨어요. 인기면에서도 정상에 있을 때 100회 콘서트는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도 다가왔었고요.
god 100회 콘서트도 매번 다른 주제로 다르게 하려니 연습량도 엄청 많고 준비하고 공연하면 일주일이 다 지나요. 솔직히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공연 할 때는 좋았지만 그 앞, 뒤로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한편으로는 대외적으로 당시 1년 반 동안 god가 사라진 거라서 아차, 하기도 했고요. 우리도 영원한 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죠. 하지만 그 때 공연을 하지 않고 방송이나 다른 활동을 더 했더라면 인기는 좀 더 얻었겠지만, 어차피 인기는 사라질 것이고. 그런 공연은 인생에서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가수 손호영에게 콘서트가 갖는 의미는 뭘까요.
콘서트가 그렇게 재밌거든요. 해외에서는 앨범이 나오면 우리나라처럼 방송을 도는 게 아니라, 콘서트를 쫙 해요. 내가 대중을 포기하면서까지 몇 백 명, 몇 천 명 앞에서 노래를 한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저도 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제가 콘서트를 많이 했어도 오시는 분들은 한정이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땀 흘리며 공연을 하고 있어도 남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제가 사라진 줄 아신단 말이죠. 그래서 왜 이걸 해야 하지, 실의에 빠진 적도 있어요.
그런데 다시 콘서트로 돌아가게 되요. 그런 마력이 있어요. 한 두 명이라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하게 되는 게, 바로 콘서트에요. 그 분들이 와서 후회 안 하게 공연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도 크지만, 그걸 해 냈을 때, 한 단계 내가 업그레이드 됐구나, 콘서트를 통해 스스로 발전하는 게 느껴져요.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과거 god의 콘서트가 엄청 도움이 됐어요. 밴드가 그렇게 조직되고 움직이는 걸 그 때 처음 알았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의 기본이 다 그 때 익힌 거에요.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휴가’입니다.
매일의 콘서트 주제가 다 여름과 관련 있어요. 예를 들어 ‘팥빙수’면 제작 직접 팥빙수를 만들고, ‘수박’이라면 관객들에게 수박을 썰어서 나눠드리고요. 아기자기하게, 이렇게 소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그런 맛들이 있어요.
악기 연주하는 모습도 궁금해요.
말도 마세요. 매일 기타 연습하는데 손에 감각이 없어요.(양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튼실히 박여있었다) 매번 피아노도 치는데 물론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야메죠.(웃음) 야메이긴 한데 그런 티 안 나게 연주 할 곡만 집중해서 파는 거에요. 그러면 점점 다른 악기나 곡을 배울 때도 속도가 나더라고요. 제 꿈이 밴드의 악기 연주를 다 하는 거에요. 지금은 피아노, 기타를 연습하고 있으니 나중에 베이스에 드럼까지 하게 된다면.(웃음)
솔로 3집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올 가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 앞에 놓인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해야겠죠. 솔로 1집으로 1등이란 것도 해 봤으니 이번 앨범에도 욕심이 나긴 해요. 그런데 2집 활동을 3주만 하고 못 했던 게 너무 아쉬워요. 또 솔로 1, 2집, 싱글 앨범도 냈는데 다시 들어봐도 노래가 너무 좋았거든요. 노래는 좋은데 그걸 제가 못 받쳐줘서, 내가 부족했구나, 열심히 했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부분들을 더 채우고 싶은 생각이에요.
개인으로서의 시간은 삶에서 얼마나 차지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하루에 1시간? 일 끝나고 집에 들어갔을 때 잠깐, 자기 전에, 또는 일어나서 잠깐? 이지 않을까요.
즐겁고 보람도 되지만, 손호영으로 사는 것이 또한 큰 스트레스일 것도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일탈도 하고 싶어요. 제가 같이 있으면 정말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게 잘 해주고 또 도전도 많이 하고, 정말 특이한 놈이거든요. 일탈도 해 보고 싶고 한데, 제 이미지가 그런 것과는 대치되는 부분이 있으니 쉽진 않죠.
컬투 형님들 참 좋아하는 데, 그 형님들 이미지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요. 가령 막말을 한다 해도 사람들이 그대로 안 믿고, 웃고 함께 즐길 수 있잖아요. 제가 그렇게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우, 그 분위기가 절로 상상이 되요. 제 성격이 지금 많이 생각하시는 이미지와 맞긴 하지만, 깨끗하고 너무 예쁘지만은 않아요. 저도 사람인데. 절 정말 잘 아는 사람들은 제가 욕을 한다 해도 정색하고 보시지 않지만, 만약에 공연장에서 그랬다면, 휴우, 그 파장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
배우들은 배역을 통해서 평소의 감정을 폭발시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지요.
맞아요. 제가 바로 그걸 연기로 풀려는 거에요. 제게 안 맞는 이미지의 배역을 연기로 정말 잘 푼다면, 저에 대한 생각도 점점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거죠. 어찌 보면 지금 저로서 제일 크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이 도전도 하고 있고요.
<올슉업>의 채드도 일탈의 의미로도 제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었어요. 처음엔 쭈뼛쭈뼛 하는 게 없잖아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능숙해요.(웃음) 이런 것들이 제게 도움이 정말 많이 되요. 자신감, 나도 이런 게 되는구나,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막 생겨요. “이런 젠장!”하는 대사도 있는데 무대 위에서니까 실컷 하죠. 그게 연기의 또 하나의 재미거든요.
뮤지컬 배우 손호영, 이젠 빼 놓을 수 없겠네요.
뮤지컬, 정말 너무, 너무, 너무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런데 가수로도 서는 사람들이 작품을 계속 못 하는 이유가, 한 작품을 하려면 최소 3개월은 시간을 모두 비워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게 제일 문제이긴 한데, 정말 매일 하고 싶고, 너무 하고 싶어요. 무대에 집중하려면 앨범이나 가수로서의 활동도 고민이고, 아, 아직 답이 없어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의 고민이군요.
네, 맞아요. 요즘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시간은 정말 훅~ 가거든요. 뭔가 안하고 있으면 뒤쳐지는 것 같기도 하고, 쉬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하기도 해요. 제 욕심이긴 한데, 이 역시 저 스스로도 두고 보며 생각해 봐야겠죠.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년간 무대 위에서 ‘찌그덩 삐그덩’ 스텝을 밟아온 손호영이 채드의 옷을 벗고 다시 가수 손호영으로 돌아온다. 웬만함을 넘어선 내공으로 한 여름을 소극장 콘서트로 채울 심산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이 있던 지난 17일. 응원 공연에 나서기 전 한쪽 볼에 ‘Go 16’을 새기고 온 그를 만났다.
보면 아시겠지만, 그런 모습이 제 모습이에요. 백수TV라고 워낙 기발한 영상 만드는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제게 너무 관심이 있다고 찾아왔더라고요.
<올슉업> 공연을 보고, ‘손호영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노래도 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대요. 그 후 저희와 연락이 닿아서 몇 번 이야기도 나눴는데 자기네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사람과 제가 전혀 틀린 사람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이런 저의 꾸밈 없는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네들이 몇 백 명의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도 해 봤대요. 손호영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요. 역시 그 결과를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저에 대한 편견이 있더라고요. 웃는 얼굴, 애 키우는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노래하는 모습, 가수로는 거의 기억을 못하고요. 자기네들도 이걸 보고 너무 답답하다, 손호영에 대한 걸 좀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게 된 거에요.
'미스타손 연구소'의 코너들
너무 특이하고. 자기들도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많데요. 화장실 편(미스타손연구소-삵이의 관찰보고서 ‘손호영의 팬이냐, 화장실이냐’ 편 http://blog.daum.net/mr-sonhy/61), 그거 정말 괴로웠어요. 그렇게 참다 보면 아파요. 참아보신 분들은 다 알 거에요. 서른 한 살 다 큰 나이에 그냥 쌀 수도 없고. 이런 모습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에 대해선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제 문제점이 바로 그거에요. 팬클럽이나 다른 사이트도 있지만, 자기네들 이외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안 좋아할 수도 있고, 받아들이질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 블로그는 어느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제가 12년 째 활동하고 있지만 진짜 나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거였어요.
콘서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2007년부터 지금까지 40번 가까이 콘서트를 했고, 이번에도 12회 콘서트를 하지만, 제가 이렇게 콘서트를 해 왔고 또 준비하는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얼마나 노래를 하고 어떻게 무대를 이끌어가는지를요. 관심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미스타손 연구소가 재미있고도 색다른 시도로 기대하고 있어요.
저도 쉬고 싶죠.(웃음) 그런데 작년에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충무아트홀 콘서트 ‘Stars on Stage’) 올림픽홀에서도 혼자 해 보고 큰 무대도 많이 해 봤지만, 작년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뭔가 아기자기하고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도 소극장이다, 했죠.
맞아요. 대형 무대는 돈이 많이 드는 대신 뒤에서 받쳐주는 게 이만큼 크니까 일단 내가 하는 것만 잘 하면 무대를 끌고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소극장은요, 아우, 정말 저 끝부터 이 끝까지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 보여요. 그 사람들을 일일이 챙겨줘야 하고.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공연을 하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걸 느끼고 나면 정말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힘든 것 보다 그 희열이 더 크게 다가오죠.
god 100회 콘서트도 매번 다른 주제로 다르게 하려니 연습량도 엄청 많고 준비하고 공연하면 일주일이 다 지나요. 솔직히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공연 할 때는 좋았지만 그 앞, 뒤로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한편으로는 대외적으로 당시 1년 반 동안 god가 사라진 거라서 아차, 하기도 했고요. 우리도 영원한 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죠. 하지만 그 때 공연을 하지 않고 방송이나 다른 활동을 더 했더라면 인기는 좀 더 얻었겠지만, 어차피 인기는 사라질 것이고. 그런 공연은 인생에서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콘서트가 그렇게 재밌거든요. 해외에서는 앨범이 나오면 우리나라처럼 방송을 도는 게 아니라, 콘서트를 쫙 해요. 내가 대중을 포기하면서까지 몇 백 명, 몇 천 명 앞에서 노래를 한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저도 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제가 콘서트를 많이 했어도 오시는 분들은 한정이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땀 흘리며 공연을 하고 있어도 남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제가 사라진 줄 아신단 말이죠. 그래서 왜 이걸 해야 하지, 실의에 빠진 적도 있어요.
그런데 다시 콘서트로 돌아가게 되요. 그런 마력이 있어요. 한 두 명이라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하게 되는 게, 바로 콘서트에요. 그 분들이 와서 후회 안 하게 공연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도 크지만, 그걸 해 냈을 때, 한 단계 내가 업그레이드 됐구나, 콘서트를 통해 스스로 발전하는 게 느껴져요.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과거 god의 콘서트가 엄청 도움이 됐어요. 밴드가 그렇게 조직되고 움직이는 걸 그 때 처음 알았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의 기본이 다 그 때 익힌 거에요.
매일의 콘서트 주제가 다 여름과 관련 있어요. 예를 들어 ‘팥빙수’면 제작 직접 팥빙수를 만들고, ‘수박’이라면 관객들에게 수박을 썰어서 나눠드리고요. 아기자기하게, 이렇게 소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그런 맛들이 있어요.
말도 마세요. 매일 기타 연습하는데 손에 감각이 없어요.(양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튼실히 박여있었다) 매번 피아노도 치는데 물론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야메죠.(웃음) 야메이긴 한데 그런 티 안 나게 연주 할 곡만 집중해서 파는 거에요. 그러면 점점 다른 악기나 곡을 배울 때도 속도가 나더라고요. 제 꿈이 밴드의 악기 연주를 다 하는 거에요. 지금은 피아노, 기타를 연습하고 있으니 나중에 베이스에 드럼까지 하게 된다면.(웃음)
올 가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 앞에 놓인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해야겠죠. 솔로 1집으로 1등이란 것도 해 봤으니 이번 앨범에도 욕심이 나긴 해요. 그런데 2집 활동을 3주만 하고 못 했던 게 너무 아쉬워요. 또 솔로 1, 2집, 싱글 앨범도 냈는데 다시 들어봐도 노래가 너무 좋았거든요. 노래는 좋은데 그걸 제가 못 받쳐줘서, 내가 부족했구나, 열심히 했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부분들을 더 채우고 싶은 생각이에요.
하루에 1시간? 일 끝나고 집에 들어갔을 때 잠깐, 자기 전에, 또는 일어나서 잠깐? 이지 않을까요.
저도 솔직히, 일탈도 하고 싶어요. 제가 같이 있으면 정말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게 잘 해주고 또 도전도 많이 하고, 정말 특이한 놈이거든요. 일탈도 해 보고 싶고 한데, 제 이미지가 그런 것과는 대치되는 부분이 있으니 쉽진 않죠.
컬투 형님들 참 좋아하는 데, 그 형님들 이미지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요. 가령 막말을 한다 해도 사람들이 그대로 안 믿고, 웃고 함께 즐길 수 있잖아요. 제가 그렇게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우, 그 분위기가 절로 상상이 되요. 제 성격이 지금 많이 생각하시는 이미지와 맞긴 하지만, 깨끗하고 너무 예쁘지만은 않아요. 저도 사람인데. 절 정말 잘 아는 사람들은 제가 욕을 한다 해도 정색하고 보시지 않지만, 만약에 공연장에서 그랬다면, 휴우, 그 파장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
맞아요. 제가 바로 그걸 연기로 풀려는 거에요. 제게 안 맞는 이미지의 배역을 연기로 정말 잘 푼다면, 저에 대한 생각도 점점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거죠. 어찌 보면 지금 저로서 제일 크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이 도전도 하고 있고요.
<올슉업>의 채드도 일탈의 의미로도 제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었어요. 처음엔 쭈뼛쭈뼛 하는 게 없잖아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능숙해요.(웃음) 이런 것들이 제게 도움이 정말 많이 되요. 자신감, 나도 이런 게 되는구나,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막 생겨요. “이런 젠장!”하는 대사도 있는데 무대 위에서니까 실컷 하죠. 그게 연기의 또 하나의 재미거든요.
뮤지컬, 정말 너무, 너무, 너무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런데 가수로도 서는 사람들이 작품을 계속 못 하는 이유가, 한 작품을 하려면 최소 3개월은 시간을 모두 비워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게 제일 문제이긴 한데, 정말 매일 하고 싶고, 너무 하고 싶어요. 무대에 집중하려면 앨범이나 가수로서의 활동도 고민이고, 아, 아직 답이 없어요.
네, 맞아요. 요즘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시간은 정말 훅~ 가거든요. 뭔가 안하고 있으면 뒤쳐지는 것 같기도 하고, 쉬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하기도 해요. 제 욕심이긴 한데, 이 역시 저 스스로도 두고 보며 생각해 봐야겠죠.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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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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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0.07.08
다음주에 콘서트갑니다!! 진솔한 인터뷰로 호영오빠의 생각을 알수 있어서 좋았네요~ 대중들이 알고있는 이미지를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항상 노력하는 가수임을 알기에, 뮤지컬도 콘서트도 응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또는 어떤 모습이든 팬으로써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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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0.07.05
멋지네요! 겸손하시고 솔직하고 주관이 뚜렷해보여요. 극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이번에 하는 콘서트가 색다른 것 같아요 사실 뮤지컬만 봐서 콘서트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몰라요ㅠ.ㅠㅋㅋ 콘서트 정말 기대됩니다. 기회가...아니 기회를 만들어 한번 봤으면 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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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10.07.02
우리딸이 무지 좋아하는데...엄마와 딸이 함께 본다면 참 예브겠지요..수다도 떨고 떡볶이도 사먹고..마음이 가까워질수 있는 공연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