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틱> 백재현 “세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해주는 작품”
작성일2010.07.12
조회수13,347
창작 뮤지컬 <루나틱>이 공연 7년을 맞아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 드림팀으로 돌아왔다. 역대 ‘굿닥터’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인 김선경, 소찬휘를 비롯해 5년 만에 <루나틱> 무대에 서는 실력파 배우 양꽃님이 합류했고 김경록, 정희철 등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며 이번 무대는 그야말로 ‘드림팀’으로 구성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이번 무대에서 연출과 배우를 겸한 백재현이다. 2004년 창작 뮤지컬로 <루나틱>을 선보인 이후 7년 동안 제작과 연출, 연기를 맡아오며 이 작품과 동고동락해 왔다. 대학로에 위치한 <루나틱> 연습실에서 만난 백재현은 “말 그대로 드림팀”이라며 엄지 손가락은 치켜 세웠다.
“스케줄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나오지 못하는 역대 배우들도 있지만, 이번 무대는 배우나 무대 스케일 면에서나 그야말로 드림팀이에요. 공연에 ‘완벽’이란 없으니까 완벽하다곤 할 수 없겠지만 거의 완벽하죠(웃음).”
“살다 살다 이런 작품은 처음”
<루나틱>은 백재현에게 효자나 다름없는 공연이다. 창작 욕심에 있어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그이지만 흥행에 있어서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 속에서 이 작품은 지난 7년 동안 80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초연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온 건 아니다. 1년 이상 알려지지 않은 뮤지컬로 어려움을 맛봐야 했다. 서서히 입소문이 퍼지는 와중에 제일 먼저 반응이 온 건 배우들이었다.
“초연을 올렸는데 홍지민씨에게 연락이 왔어요. 꼭 굿닥터를 하고 싶다며 오디션을 보러 왔죠. 홍지민씨가 그 당시엔 코미디 연기가 강하지 않았는데, 우리 작품을 하면서 상당히 세졌어요. 이영미씨도 2004년 굿닥터를 하면서 <지킬앤하이드> 오디션에 붙었죠.”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 김선경도 <루나틱>을 보고 “살다 살다 이런 작품 처음 본다”며 굿닥터 역을 자청했다. 배우 김법래도 여러 번 이 작품을 관람한 마니아라고.
“그 당시 개그맨이 뮤지컬 한다는 편견이 강했죠. 초연을 올리고 잘 안 되고 있는데 김선경씨가 해주신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관객들이 보러와 주시기 시작했어요.”
흥행을 이어가면서 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겼다.
“엄마가 우울증 때문에 10년 동안 한번도 웃지 못했는데 <루나틱>을 보고 10년 만에 웃었다며 딸이 눈물을 편지를 주신 적도 있고, 집이 너무 가난한 친구가 초대해 주면 안 되냐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위암 말기라 거의 웃을 일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초대했어요. 아버지를 부축해서 오셨더군요. 1년 만에 그 가족을 또 초청했어요. 네 가족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세 가족이 오셨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웃을 일이 없던 그 가족이 모처럼 웃고 돌아갔습니다.”
“창작 뮤지컬 왜 만드냐고요?”
그의 창작 뮤지컬에 대한 열의는 식지 않는다. “내 컴퓨터에 저장한 이야기가 수십 개는 될 것”이라며 의욕을 감추지 않는다. 지난 해엔 태권도 뮤지컬 <타타 IN 붓다>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창작 아니면 재미 없잖아요. 예를 들어 <캣츠>의 세 번째 고양이가 탭댄스 고양이인데, 제 생각엔 <캣츠> 초연 연출과 친했던 할머니 배우가 있는데, 이 사람이 할 줄 아는 게 탭댄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웃음). 창작은 그런 것이에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장기나 성향을 대본에 녹여내는 것. 이미 다른 나라에서 그 재미는 다 본 걸 하기엔 너무 유통업자 같아서..(웃음). 저도 미국 가서 누구한테 어떻게 작품을 사는 지 아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땐 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걸 배웠거든요.”
공연을 만들면서 수 많은 시련을 겪었다. 사기도 당해보고, 빚에도 쫓겨 봤지만 창작의 즐거움과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고 담담히 이야기 한다. 하지만 팍팍한 공연 시장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돈이 5억 원 있으면 아파트 사둬야죠. 공연 만든다고 하면 철 없는 행동이잖아요. 공연은 꿈이에요. 우리도 꿈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최근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며 관객들이 <루나틱>으로 힘을 얻길 바란다는 말을 전한다.
“사람이 살면서 1년 365일 아무일 없길 바랄 순 없잖아요. 이 작품을 보면 세상이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게 되실 겁니다. 어떤 분이 <루나틱>을 보시고 한 달 동안을 울렁증에 걸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루나틱>을 보고 그런 울렁증에 걸려서 행복을 되찾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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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이번 무대에서 연출과 배우를 겸한 백재현이다. 2004년 창작 뮤지컬로 <루나틱>을 선보인 이후 7년 동안 제작과 연출, 연기를 맡아오며 이 작품과 동고동락해 왔다. 대학로에 위치한 <루나틱> 연습실에서 만난 백재현은 “말 그대로 드림팀”이라며 엄지 손가락은 치켜 세웠다.
“스케줄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나오지 못하는 역대 배우들도 있지만, 이번 무대는 배우나 무대 스케일 면에서나 그야말로 드림팀이에요. 공연에 ‘완벽’이란 없으니까 완벽하다곤 할 수 없겠지만 거의 완벽하죠(웃음).”
“살다 살다 이런 작품은 처음”
<루나틱>은 백재현에게 효자나 다름없는 공연이다. 창작 욕심에 있어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그이지만 흥행에 있어서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 속에서 이 작품은 지난 7년 동안 80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초연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온 건 아니다. 1년 이상 알려지지 않은 뮤지컬로 어려움을 맛봐야 했다. 서서히 입소문이 퍼지는 와중에 제일 먼저 반응이 온 건 배우들이었다.
“초연을 올렸는데 홍지민씨에게 연락이 왔어요. 꼭 굿닥터를 하고 싶다며 오디션을 보러 왔죠. 홍지민씨가 그 당시엔 코미디 연기가 강하지 않았는데, 우리 작품을 하면서 상당히 세졌어요. 이영미씨도 2004년 굿닥터를 하면서 <지킬앤하이드> 오디션에 붙었죠.”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 김선경도 <루나틱>을 보고 “살다 살다 이런 작품 처음 본다”며 굿닥터 역을 자청했다. 배우 김법래도 여러 번 이 작품을 관람한 마니아라고.
“그 당시 개그맨이 뮤지컬 한다는 편견이 강했죠. 초연을 올리고 잘 안 되고 있는데 김선경씨가 해주신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관객들이 보러와 주시기 시작했어요.”
흥행을 이어가면서 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겼다.
“엄마가 우울증 때문에 10년 동안 한번도 웃지 못했는데 <루나틱>을 보고 10년 만에 웃었다며 딸이 눈물을 편지를 주신 적도 있고, 집이 너무 가난한 친구가 초대해 주면 안 되냐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위암 말기라 거의 웃을 일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초대했어요. 아버지를 부축해서 오셨더군요. 1년 만에 그 가족을 또 초청했어요. 네 가족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세 가족이 오셨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웃을 일이 없던 그 가족이 모처럼 웃고 돌아갔습니다.”
“창작 뮤지컬 왜 만드냐고요?”
그의 창작 뮤지컬에 대한 열의는 식지 않는다. “내 컴퓨터에 저장한 이야기가 수십 개는 될 것”이라며 의욕을 감추지 않는다. 지난 해엔 태권도 뮤지컬 <타타 IN 붓다>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창작 아니면 재미 없잖아요. 예를 들어 <캣츠>의 세 번째 고양이가 탭댄스 고양이인데, 제 생각엔 <캣츠> 초연 연출과 친했던 할머니 배우가 있는데, 이 사람이 할 줄 아는 게 탭댄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웃음). 창작은 그런 것이에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장기나 성향을 대본에 녹여내는 것. 이미 다른 나라에서 그 재미는 다 본 걸 하기엔 너무 유통업자 같아서..(웃음). 저도 미국 가서 누구한테 어떻게 작품을 사는 지 아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땐 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걸 배웠거든요.”
공연을 만들면서 수 많은 시련을 겪었다. 사기도 당해보고, 빚에도 쫓겨 봤지만 창작의 즐거움과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고 담담히 이야기 한다. 하지만 팍팍한 공연 시장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돈이 5억 원 있으면 아파트 사둬야죠. 공연 만든다고 하면 철 없는 행동이잖아요. 공연은 꿈이에요. 우리도 꿈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최근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며 관객들이 <루나틱>으로 힘을 얻길 바란다는 말을 전한다.
“사람이 살면서 1년 365일 아무일 없길 바랄 순 없잖아요. 이 작품을 보면 세상이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게 되실 겁니다. 어떤 분이 <루나틱>을 보시고 한 달 동안을 울렁증에 걸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루나틱>을 보고 그런 울렁증에 걸려서 행복을 되찾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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