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노래로 퍼지는 감동”, <내 마음의 풍금>

“제 꿈은 뮤지컬배우였어요. 뮤지컬 앙상블부터 활동하다가 우연치 않게 리포터를 하게 됐고, 운 좋게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게 됐어요. ‘방송 나오더니 갑자기 뮤지컬 주연하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도 제가 뮤지컬을 꿈꾸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원효> 요석 공주, <내 마음의 풍금> 양선생님으로 공연장과 연습실을 오가는 선우의 요즘은 뮤지컬에 집중되어 있다.

“<원효> 요석공주로 첫 주연을 맡고 정말 부담감이 컸어요. ‘남자의 자격’ 넬라판타지아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도 많았는데, 뮤지컬은 이야기와 노래, 다른 배우들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마음이 컸어요. 공연 중반이 넘어가는데도 아직도 떨려요.”

첫 주연작 <원효>로 활약하고 있는 선우는 오는 7월부터 <내 마음의 풍금> 무대에 오른다

“<내 마음의 풍금> 지명오디션 연락을 받고 “양선생님 역할이죠?”라고 물었더니 제작사분이 “아뇨, 홍연 역할인데요”라고 하는 거에요. 오디션장에 갔더니 오만석 연출님이 “모습이 딱 양 선생님인데?”라고 하시는 거에요. 맞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웃음) 일단 준비해온 홍연이를 해보라고 하셔서 키도 최대한 작아 보이게 하고, 최대한 어려 보이는 목소리와 얼굴로 홍연이를 연기했어요. 오디션 끝나고 연출님이 딱 한마디 하셨어요, “그래, 그래도 양선생님이네”라고. (웃음)



“실제 성격은 털털한 홍연과 닮았다”는 선우는 커피와 샤갈을 좋아하는 청순가련형 양수정 선생님으로의 변신을 목전에 두고 한발자국씩 전진하는 중이다.

“<내 마음의 풍금>에 대한 오만석 연출님의 애착은 정말 남다른 것 같아요. 초연 때와는 다른 양선생님을 기대하고 계시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죠. 양수정 선생님답게, 사랑스럽게, 하지만 똑같지 않게 풀어내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내 마음의 풍금>의 주인공은 홍연이지만 이 작품의 애틋함을 살리는데 양선생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역할이잖아요, 양호선생님(웃음).”

뮤지컬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선우의 시작을 따라가다 보면 앙상블로 활약했던 권민재와 마주하게 된다.

“성악과를 졸업하고, 성악을 계속 공부할 생각이었어요. 성악밖에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공연도 독창회, 오페라만 관람했었지 뮤지컬은 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정말 한눈에 반했어요. ‘한국에서 뮤지컬을 하면 노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 때부터 꾸준히 뮤지컬을 보고, 오디션을 봤어요. <지킬앤하이드> 엠마로 오디션을 봤다가 <마이 페어 레이디> 앙상블로 발탁되고, <돈주앙> 공개오디션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기도 했고….


오디션을 보면서 좌절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절 일어서게 해 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하자,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저를 다질 수 있었거든요. ‘남자의 자격’은 저에게 큰 운이었다 생각해요. ‘방송하더니 갑자기 뮤지컬 주연하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뮤지컬 무대에 서기까지 긴 과정이 있었다는 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을 꿈꾸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정말 길었거든요.”

‘남자의 자격’을 통해 함께 주목을 받았던 최재림과는 성악과 출신 뮤지컬배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연기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최재림, 선우가 노래 부르는 건 봤는데, 연기는?’ 이라고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연기에 따라서 음악이 흘러가기 때문에 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서로를 격려해요. 사실, 그런 고민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을 더 많이 나누긴 하지만요.(웃음)”


선우에게 앙상블, 주연, 조연의 경계는 없다. “요즘도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는 선우의 꿈은 내일도, 십 년 후에도 노래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김선영 배우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를 가진 여배우가 되는 꿈. 그 뜨거운 꿈은 뮤지컬배우 선우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첫 뮤지컬이었던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받았던 그 때 그 감동을 사람들에게 꼭 돌려주고 싶어요. <지킬앤하이드> 엠마도 정말 좋아해요. <오페라의 유령><지킬앤하이드> 오디션도 봤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또 떨어지면요? 또 오디션을 봐야지요. 꾸준히 도전 할거에요. 제 이름을 건 자선 콘서트도 열어서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싶어요. 제 꿈이 이루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해져야겠죠?”

마음 따뜻한 배우, 선우. 그녀가 울리는 <내 마음의 풍금>의 온기가 오는 7월 찾아온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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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A** 2011.06.07

    엠마역에 잘 어울리실 거 같아요 지킬앤하이드 공연에서 선우씨의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겠습니다

  • A** 2011.05.31

    꿈은 언제나 당신의 땀과 열정에 비례합니다... 선우의 꿈은 꼬~옥!!! 이루어 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