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투어 시작! 딕펑스를 스캔하고 싶어, 다이렉트로 보고파!

엑스레이로 스캔하고파지는 그들의 끼! 다이렉트로 보고파지는 이들의 무대! 네 명의 유쾌한 청춘들이 몰려온다. 슈퍼스타K 시즌 4의 준우승, 탄탄한 실력과 넘치는 끼로 무장하고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는 록 밴드 딕펑스가 전국 콘서트를 펼친다. 딕펑스 사상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8월 31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대전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를 ‘경부선 투어’라 부르는 것 역시 아주 ‘딕펑스’스럽다.

딕펑스, "대박이네, 얘네!"

“인디 밴드가 프레이즈(멜로디 라인)보다 기분이 앞서는 경우가 많은데 실력이 굉장히 좋다.”

독설로 유명한 이승철의 평이었다. 싸이는 “대박이다, 얘네”를 연발했다. 그렇게 긴장과 환희의 순간들을 오간 후 로이킴에 이어 슈퍼스타K 시즌 4의 준우승을 차지한 딕펑스. 밴드에서 보기 드물게 기타 없는 피아노 중심의 록 밴드로, 리더이자 베이스의 김재흥, 피아노 김현우, 드럼 박가람, 그리고 보컬 김태현 등 스물 여섯 살 동갑내기 네 명이 7년 간 이어온 음악이 다시 한번 우리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tvN에서 방영 중인 ‘꽃보다 할배’의 배경음악으로 다시 사랑 받고 있는 ‘비바 청춘’을 비롯,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선글라스’까지 올해 신곡들이 연이어 히트를 치고 있는 도중, 세계 유명 록 페스티벌인 <섬머소닉> 무대에 서고 막 돌아온 참이다.

“가든무대였지만 섬머소닉은 세계적인 페스티벌이고 첫 발을 디딘 거라고 생각해요. 메인에 서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도 피부로 느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확실히 느낌을 받았죠.”(김재흥)

전날 무대에 선 한 아티스트는 쓰러져 실려나갔을 정도로 40도에 육박했던 도쿄의 날씨. 야외 공연에서 태양과 무대의 열기에 에너지를 쏟아 부은 후라 충전이 채 되지 않은 딕펑스의 눈을 다시 반짝이게 한 건 대선배 배철수를 떠올릴 때였다.

“배철수 선배님이 와 주셔서 끝나고 잘했다고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슈스케 최종 발표도 배철수 선배님이 하셨잖아요.”(박가람)


슈퍼스타K 시즌 5가 시작된 지금부터 딱 1년 전, 대학 동창 셋과 그들의 친구 한 명이 뭉쳐 좋아하는 음악을 하던 홍대 인디밴드 딕펑스도 슈퍼스타K를 통해 더 큰 세상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무대 위에 몇 팀이 남아 있는데 60초 후에 발표한다고 그러면 저희들끼리 짜증 팍 내고. (웃음) 진짜 떨려요.”(김태현)
“알겠으니까, 알려달라고, 제발! 그게 커요.(웃음) 마지막엔 ‘60초 후에’를 한 열 번은 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김재흥)

3차 예선까지 떨리지 않았던 이들도 본 게임이 시작되는 슈퍼위크에 올라서는 상황이 달라졌단다. “3일에 한 곡씩 노래해야 하는 상황, 예상치 못했던 악평에 엄청나게 부담이 컸다”는 보컬 김태현. 하지만 “모든 사람을 100% 만족 시킬 수는 없으며 홍대를 장악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만든 밴드도 아니었”기에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신나게 노래하는 딕펑스의 모습은 흔들리지 않았다.

“슈스케 이후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하는 건 똑같아요. 그 전보다 더 큰 곳에서 공연하고, 공연 횟수가 많아졌을 뿐이죠.”(김태현)

다재다능 뮤지션, 하고 싶은 것도 많지

작곡, 작사에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최대한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신곡 ‘선글라스’는 발매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어오고 있다. 화면이 거꾸로 진행되며 펼쳐지는 독특한 뮤직비디오도 재주꾼 리더 김재흥이 감독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 영상 작업은 많이 했는데 딕펑스 관련된 건 한 적이 없어서 밴드 느낌이 훨씬 나는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오케이 고’ 등 외국 밴드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요.”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눈, 그 안에 진짜 모습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을 신나고 익살스러운 가사와 멜로디에 담은 ‘선글라스’의 압권은 “썬-그라서~”라고 날려버리는 마지막에 더욱 살아있다.

“메탈리카의 제임스 헷필드의 발음을 들어보면 아실 거에요. 버릇이라고 해야 할까? ‘솨~, 헝어~하!’ 그런 게 있어요. 그런 걸 한번 해 볼까, 하다가 선글라스 멜로디에 발음을 붙이면 재미있겠다 싶어 의도한 거죠. ‘비바 청춘’은 부드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선글라스’에선 딕펑스를 다시 찾았구나, 하는 반응이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김재흥)


저마다 곡도 쓰고 연주도 하고 앨범 자켓 디자인에 뮤직비디오까지 만드는 재주꾼들의 모임. 얼마 전 케이블 드라마 ‘몬스타’에서 카메오로 나왔다는 드러머 박가람은 연기자의 꿈도 새로이 생겼다. 인터뷰 때마다 빼 놓지 않고 이야기를 하며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는 다른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얘가 뭘 하든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며 폭소를 터트린다.

“이렇게 저희들이 알려야 (가람이) 연기를 제대로 하려고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 수 있잖아요. 노래를 못하니까 뮤지컬은 하지 말라고 말리고 있지만요.(웃음) 멤버들 각자가 하고 싶은 게 다 있거든요.”(김현우)

“저마다 꿈이 있어 마음에 방이 여러 개”라며 배꼽이 빠져라 웃지만 그 방에 담긴 꿈은 진지하다. 라디오 디제이를 해보고 싶은 김태현, 지금은 마술을 배우고 있지만, 좀 더 영상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은 김재흥, 연기 레슨을 받고 있는 박가람에 이어, 김현우는 나중엔 유희열, 정재형처럼 곡을 쓰는 데 더 집중하고 싶다고 한다.

“개인의 인생을 존중하는 게 어찌보면 그룹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면서 기본은 딕펑스에 있거든요. ‘이 친구가 없으면 안돼’ 이런 생각을 각자 가지고 있어요. 이 팀에서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자, 여기서 힘이 내고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런 생각들이 있는 거죠.”(김현우)

서울, 대구, 부산, 대전 찍고! 첫 투어, 신나게 즐겨요!

하고 싶은 것도,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많은 딕펑스의 이번 공연은 첫 투어 콘서트다. “홍대에서 7년간 있다 보니 지금 나아가는 딕펑스의 속도를 잘 못 따라가는 것도 있는 것 같다”는 고백도 있었지만 홍대 밴드 중 국가스텐, 십센치 정도만이 공연을 할 수 있었던 악스 홀에서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던 지난 딕펑스 콘서트를 생각하면 “직접 해 보며 체감하는 만족도가 이번에도 다를 것 같고 충분히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진다.


“이번에도 토크는 없습니다. (웃음) 밴드는 콘서트 도중에 이야기를 하기가 좀 애매한 게 있어요. 다시 악기로 돌아갈 때 좀 사이가 뜬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룹 가수들과 우리 콘서트가 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박가람)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못 하는 것도 있어요. 이번에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콘서트를 보니 토크를 하는 중에도 계속 음악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집중하면서 재미있게 보고요. 그 분들이야 워낙 뛰어난 사람들이니, 그럼 면에선 좀 본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죠.”(김현우)

말 보단 열정적인 음악으로 청중과 소통하는 것이 더욱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된다는 딕펑스. 그간 콘서트 연출도 자신들이 직접 했지만 더욱 커진 무대 규모인 만큼 이번 투어는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더할 예정이다. 드라마틱하게, 더욱 알차진 구성을 기대하며 관객들과 함께하는 코너도 있다는 힌트도 살짝 던진다.

“지금은 딕펑스를 더욱 알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펑크 밴드라고 많이들 아시는데, 우리는 피아노 록 밴드라는 것, 우리의 음악은 이런 것이다, 하는 걸 알리고 싶어요. 들려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게 바로 콘서트거든요.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무대,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우리가 하는 것, 그게 딕펑스의 무대죠.”(김현우)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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