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진저보이, 첫 내한공연 앞둔 에드 시런

덥수룩한 주황색 머리카락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 개구진 외모와는 다르게 그의 음악은 감각적인 기타 연주, 감성적인 노랫말과 멜로디로 듣는 이의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2011년 데뷔앨범 ‘+’를 발표하며 영국의 대세 싱어송라이터로 떠오른 에드 시런은 2012년 열린 브릿 어워즈에서 그해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아델과 함께 2관왕의 영예를 가져갔다. 지난해 발표한 2집 앨범 ‘X’ 또한 전 세계를 휩쓸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열린 제 57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라이브에서 빛나는 그의 진가를 다시 한번 알린 무대이기도 했다.

오는 3월 8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그를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한 매력적인 진저보이 에드시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Q. 아시아 투어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한국에도 팬들이 많이 있어요. 소감이 어떤가요?
한국은 첫 방문인데요. 드디어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대됩니다. 한국에 있는 팬들이 너무 반갑고 빨리 만나 보고 싶어요. 또한 한국에 있는 동안 가능한 많은 식도락 체험도 하고 싶어요. 먹는 것은 큰 기쁨 중 하나니까요(웃음).

일단 무대 위에는 혼자 올라가고요. 가능한 한 여러분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임무이기에 열심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공연을 보러 오시는 관객 분들의 임무 역시 제 노래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고요.

Q. 한국에 대한 인상이 궁금합니다. 싸이와 친분도 있는 것 같아요.
싸이를 엄청 좋아해요! 그는 정말 쿨한 친구죠. 한국에 대한 인상은 직접 방문하면서 배워나갈 것 같아요. 하지만 싸이를 알고 있는 것과 다른 한국 친구들에게서 받은 인상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음식도 정말 끝내주는 곳이라는 거죠.

Q. 데미안 라이스가 당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들었어요. 그 밖에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이나 롤모델이 있나요?
밴 모리슨(Van Morrison), 비틀즈(The Beatles),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 니잘로피(Nizlopi), 에미넴(Eminem) 등 엄청나게 많아요. 그 중 데미안 라이스는 특별하죠. 어렸을 때 처음 그의 무대를 보고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아일랜드의 작은 펍이었어요. 무대 위에 어쿠스틱 기타만 가지고 공연을 하던 한 남자에게 정말 반해버렸어요. 공연이 끝난 후 어쩌다가 그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저에게 사인과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그가 사인과 함께 그려준 그림은 제 팔에 새겨져 있어요. 그를 만난 후 작곡에 깊게 빠져들었고 정말 혹독하게 연습했어요. 그리고는 나만의 EP를 녹음하기 시작했죠.


Q. 16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상경했어요. 인생의 큰 선택을 앞두고 두려움은 없었나요?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러 사람들은 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죠.

Q. 프로가수로서 활동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어릴 때처럼 노래가 좋아서 부르던 때와는 다를 것 같은데요.
정말 멋지게 바뀌었죠.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니까요.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습니다. 또한 투어를 다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온 세계를 돌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요.

유명해지면서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주위 사람들이 말해준 적이 있죠. “진짜 친구들은 줄고 또 줄고 그 후에 또 줄게 된다. 그러나 너의 꿈에는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이르게 될 것이고 계속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한다.”고 했죠. 다 맞는 말인 것 같아요.

Q. 어쿠스틱한 음악이 주를 이뤘던 데뷔 앨범에 비하면 지난해 발표한 2집 앨범에서는 재즈, 알앤비 등 다양한 시도가 보여요.
이번에 나온 2집 앨범은 지난 3년 간의 일기장과 같아요. 전 앨범보다 조금 더 실험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것에 큰 흥미가 있었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 역시 이번 앨범의 중요한 점이었어요. 퍼렐 윌리엄스, 베니 블랑코, 릭 루빈, 제프 배스커 등 걸출한 프로듀서들이 앨범에 참여했고, 이중에 퍼렐이 제일 흥미있었고 많이 도와주셨죠. 퍼렐의 굉장한 팬이라 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꽤나 멋진 일이었습니다.

우리 둘은 ‘Sing’을 위해 스튜디오에 모였는데요. 퍼렐과 달리 저는 재즈에 친숙하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퍼렐의 말에 어느 정도 느낌이 통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 한 시간 만에 ‘Sing’을 완성했죠. 그와 함께한 작업은 정말 재미있었고, 그는 절 많이 이끌어주었죠.

Q. 남자 ‘아델’이라는 평도 듣고 있는데요. 2집 앨범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부담과 압박이 있었어요. 특히 곡을 만드는 일과 투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 어려웠죠.

쭉 돌이켜 보면, 첫 번째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두고 두 번째 앨범도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죠. 콜드플레이, 아델, 에미넴 등의 사람들이 말이에요. 괜찮은 방식으로 만든 앨범을 적당한 때에 적당한 노래들을 골라 내야만 한다는 게 너무나 힘들고 무서웠죠. 하지만 그러한 압박들을 극복했고 단지 그저 계속 성장하고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Q. 싸이와의 술자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Sing’ , 직접 춤 솜씨를 선보인 ‘Thinking Out Loud’ 등 인상적인 뮤직비디오가 참 많아요.
100% 제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작업된 것이에요(웃음). 뮤직비디오 출연은 흥미로운 일 중의 하나에요.

Q. 한국 관객들은 공연에서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을 즐기는데요, 이번 앨범 중 관객들과 함께 합창하고 싶은 노래를 하나 꼽는다면요?
오, 기대되네요. 영어를 쓰는 나라의 관객들은 제 노래를 함께 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팬들이 절 놀라게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I’m A Mess. 이 곡을 많이 따라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Q. 어린 시절 당신은 어떤 소년이었나요? 그리고 당신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이었나요?
어린 시절에 작은 키에 말을 더듬는 이상한 주황색 머리의 꼬마였어요. 영국건강보험에서 제공한 엄청나게 큰 안경을 쓰고 귀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죠. 고막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있었고요. 거기다가 얼굴엔 커다란 반점도 있었고 망막 박리 때문에 두 눈동자는 약간 따로 놀았죠. 별로 함께 놀고 싶은 애는 아니었을 겁니다.

건강 상태가 나아질 수 있다고 깨닫기 전 까지,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욱 건강해지고 싶었고 트레드밀을 달리는 운동이 아니라 춤을 추면서 몸무게를 줄여나갔어요. 축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했죠. 하지만 그 모든 게 건강이 아닌 그저 겉모습만을 위해서였다면 끝까지 해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 결과 평화를 찾았고 음악과 개성이 조화를 이루어 지금의 제가 된 것 같아요. ‘정상’이라는 말과 반대되는 사람이었지만, 결국에는 음악으로 극복해냈어요.

저 위에 있는 신께서 어느 날 이상한 꼬마를 발견하고는, “세상에 쟨 도움이 좀 필요하겠네. 자, 여기 기타를 쳐봐라.” 이러셨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그 때의 경험으로 지금 저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해 활동하고 있고 어쩌면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진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Q. 인생에서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친 인물은 누구인가요?
아버지가 제일 영향력이 큰 분이셨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자, 아버지께서 ‘제임스 모리슨이 한 해에 200회의 공연을 했다는데 그렇게 가수가 하고 싶으면 너도 가서 해봐라.’라고 하셔서 힘을 내서 도전할 수 있었어요.


Q. 사람들이 당신의 음악을 듣고 어떤 느낌을 받기를 원하나요?
음악을 들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또한 제가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를 듣고 그랬듯이 사람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음악이란?
처음엔 취미였죠. 그러다가 직업이 되었고요. 또한 내 자신과 마음 속 이야기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건 정말 행운이죠.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제 음악을 나누고 싶어요.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프라이빗커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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