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앙> 돌아온 돈 주앙, 놓치면 후회할까?

강렬한 조명, 화려한 무대, 스페인 플라멩코 댄서의 숨막히는 몸놀림이 특징인 뮤지컬 <돈 주앙>이 가까워진 무대와 밀도 높은 연기력을 내세우며 2009년 서울로 입성했다. 2006년 내한공연, 2008년 첫 라이선스 공연과 2009년 충무아트홀 공연까지 돈 주앙과 6번 마주한 단골관객부터 돈 주앙을 처음 만나 본 관객들이 모여, 돈 주앙과 마주할 예비관객들을 위해 뮤지컬 <돈 주앙>에 대한 생생토크 시간을 가졌다.

관객의 시선으로 살펴본 뮤지컬 <돈 주앙>, 필터링 없는 꼼꼼리뷰!
대담일 : 2009년 7월 25일 (토)
캐스트 : 돈주앙(김다현)/ 마리아(엄태리)/ 엘비라(신의정)/ 라파엘(이창용)
돈 카를로스(김성민)/ 돈 루이스(송용태)/ 이사벨(이지숙)

대담 참석자/ <돈 주앙> 관람경험
: 이정민(27), 남, 대학원생(경영학 전공)/ 총 6회 (2008년 5회, 2009년 1회)
: 김효영(40), 남, 회사원(IT)/ 총 3회 (2006년 1회, 2008년 1회, 2009년 1회)
: 서윤주(32), 여, 회사원(건축)/ 총 2회 (2008년 2회)
: 조윤경(36), 여, 대학원(영어통번역 전공)/ 없음
: 박선홍(31), 여, 프리랜서(푸드 플라워스타일링)/ 없음

* 대담회 참석자들은 일반 관객으로, 플레이디비 사이트에 사전 대담회 공지 후 참가 신청을 해 주신 분들 중에서 선정했습니다.
* 대담 중 작품의 주요 내용과 표현 정보가 언급될 수 있습니다.


"돈 주앙, 업그레이드 된 작업기술로 돌아온 건 확실하네요"

: 작년에 성남 공연을 네 번 보고, 삼일 전에 충무아트홀 공연을 다시 봤거든요. 오늘 또 느꼈지만, 성남 때 보다 확실히 좋아졌어요.
: 맞아요, 스페인 플라멩코팀과 한국배우들의 조화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김다현씨가 정말 많이 좋아졌던데요.
: 2008년에 성남 공연을 보고 온 친구가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기대를 안하고 왔는데,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솔직히 1부는 뭔가 확 끄는 느낌이 부족했지만, 2부는 정말 좋았어요,
: 저는 성남공연을 두 번 봤는데, 배우들 노래가 정말 좋아졌네요. 그래도 성남 때 보다 작아진 무대는 아쉽던데요.
: 저는 <돈 주앙>이 처음 본 프랑스뮤지컬인데요, 노래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멜로디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그런데 나레이션으로 극이 시작되는 건 너무 옛날 느낌이 나요, 신파느낌이라고 할까?
: 프랑스뮤지컬이 대부분 그래요. 익숙해져서 그런지 괜찮았는데.
: <로미오앤줄리엣>도 그렇고, 프랑스뮤지컬 뿐만 아니라 <클레오파트라>도 그렇고. 처음엔 그렇게, 쉽게 시작하더라고요. 계속 보다 보니까 익숙해진 것 같아요.
: 전 그 목소리가 잘 안 들렸어요, 약간 '웅'하면서 울리는 느낌?
: 석상인가? 그것도 정말 멋있었어요. 진짜 동상인 줄 알았는데 움직여서 놀랐어요. : 어머, 저는 그 장면 장난감 같아서, 어설프다고 생각했는데.
: 속상해요, 그게 제대로 못 살았어요. 아, 성남에서 정말 멋있었거든요.




"그리운 성남의 스케일 vs 아찔할 정도로 가까운 돈 주앙의 유혹"

: 처음 본 공연이 가장 좋았다고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돈 주앙>은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아요. 성남때는 공연 전부터 급조된 느낌을 받아서 보기 전부터 믿음이 떨어졌죠. 예매는 시작했는데 끝까지 캐스팅도 안 밝히고. 제가 <돈 주앙>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이유가 윤형렬씨가 출연한다고 해서였거든요. 그 때 TV 공개오디션으로 뽑아놓고, 결국 윤형렬씨는 안 나왔잖아요. ‘이거 뭐야, 어떻게 되는 거지?’라고 실망했죠. 강태을씨 공연이 생각보다 좋아서 괜찮긴 했지만.
: 그 때 김다현씨도 1월에 급하게 캐스팅되면서 연습기간이 짧았던 것 같아요. 성남 때는 좀 실망했었는데, 오늘은 호흡도 잘 맞고 좋은데요.  
: 무대나 조명만 본다면 성남 때 공연이 좋았던 것 같아요. 스케일도  컸고, 충무에서 조명이 많이 죽었어요.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져서 그런지 석상은 티가 많이 났고요.
: 조명이 정말 멋있었는데, 비 내리는 장면에서는 정말 압권이었어요.
: 비 오는 장면도 성남이 더 멋있었죠, 네온사인 같은 걸로 아래를 밝혀서 정말 멋있었는데, 서울로 오면서 그게 빠졌던데요.


: 조명 같은 경우는 성남이 워낙 규모도 있었고, 무대가 뒤로 들어가있어서 후광효과가 살았던 것 같아요. 충무는 그런 느낌은 어렵죠. 그래도 저는 전체적으로는 충무가 훨씬 좋아요. 성남 때는 객석하고 무대가 간격이 있는데다가 회전판을 무대 3분의 2 뒤쪽으로 둬서 멀었는데, 충무는 확실히 가까워졌거든요. 게다가 공연장은 작아졌는데 소리는 커졌어요, 그런 부분에서 웅장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 저도 좋았어요. 워낙 소리 큰 걸 좋아해서.
: 그런데 김다현씨 소리가 지나친 부분도 있었어요. 잡음이 들어갔다고 해야하나?
: ‘쩝’ 하는 소리, 숨소리 등 굳이 안 들어가도 되는 소리가 많이 들리긴 했죠. 장점은 3층에서 봐도 1층과 똑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거죠.
: 1부에 아버지가 나오는 서재장면은 뜬금 없었는데, 원래 있던 장면인가요?
: 내한공연, 성남공연, 충무공연 다 똑같아요.
: 1부 마지막에 라파엘 전쟁 장면도요? 이 장면은 쫌 거슬렸어요.
: 똑같아요, 라이선스공연은 마음대로 바꾸지를 못하니까요.
: 아까도 말했지만 석상은 정말 장난하나 싶었는데.
: 아, 그게 정말 멋있는 장면인데 진짜 속상하다(웃음). 그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이번 공연이 좋아졌다는 건 동의해요.
: 확실히 좋아졌어요, 김다현씨 노력 많이 하신 것 같아요.
: <미녀는 괴로워>,<삼총사>도 잘됐고, <돈 주앙>도 여기오면서 훨씬 좋아졌고. 아무래도 충무가 터가 좋나봐요.
: 그런데, 스토리가 단순해서 그런가? 1부는 좀 지지부진하지 않았어요?


"잔잔한 1부 vs 돈 주앙의 매력은 1부에서!"

: 노래는 좋았는데 가사나 멜로디가 반복이 많아서 긴장을 늦추면 지루한 느낌, 맥빠지는 느낌이 들기 쉬울 것 같아요. 대화가 아니라 노래로만 진행이 되니까 그 속에 빠져들기 보다 연기하는 배우들을 지켜보는 제3자의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 처음보면 여러가지로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저는 2005년도에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 송-스루(song-through)뮤지컬에 심취해서 <돈 주앙>을 챙겨본 경우거든요, 저한테는 이런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 1부 넘버들은 가사가 정말 좋았는데, 멜로디가 별로 못 살렸던 것 같아요. 2부는 정말 좋았는데. 전체적으로 1부는 툭툭 끊기는 느낌이고. 특히 약혼녀(엘비라)의 등장에서는 뭔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막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토리라인의 문제겠지만 1부는 지나치게 잔잔하기도 했고요.  


: 전 반대였어요. <돈 주앙>의 대표 넘버들이 1부에 집중되어 있잖아요. ‘악의 꽃’, ‘쾌락’ ,‘산다는 것’으로 분위기가 쭉 고조되잖아요. 옴므파탈 돈주앙다운 모습이 나오니까 좋았어요. 급 정색하고 등장하는 엘비라에 저도 흐름이 끊기긴 했어요. 수녀가 되겠다더니, 갑자기 돈 주앙 가만 안 두겠다고. 라파엘은 충분히 이해되는데 엘비라는 감정이입도 잘 안되고. 완전, 정색 엘비라(웃음).
: 여자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던걸요(웃음).

: 볼거리가 많아서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하는건지 헤매는 순간도 많았어요. 프랑스뮤지컬이 싱어랑 댄서가 나눠져 있잖아요. 라이선스에서는 이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배우들도 노래를 안 부를 때는 가만히 앉아있지 말고 같이 어울리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냥 의자에 앉아있고. 여기서 춤추고 있으면 저기서 노래하니까 춤추는 사람을 봐야 하는 건지, 노래하는 사람을 봐야 하는 건지. 이런 것 때문에 프랑스 뮤지컬을 별로 안 좋아해요.
: 그런데 <돈 주앙>을 두 번이나 보셨어요?
: 아, 무대 보느라고요(웃음).
: 그런데 프랑스뮤지컬 치고 무대에 신경 안 쓴 거죠? 웅장한 느낌도 덜하고.
: 신경 많이 쓴 편이죠. 개인적으로 건축 일을 해서 공연을 볼 때 무대에 눈길이 많이 가는데요, <돈 주앙>은 무대의 매력이 강하죠. 무대가 별로인 게 <로미오엔줄리엣>이죠. 조명색도 딱 세 개 쓰고, <돈 주앙>은 그에 비하면 웅장한 편이라고 봐요, 충무에 와서 좀 죽은 거죠.
: <로미오엔줄리엣>을 네 번을 봤는데요, 무대가 화려하진 않지만 웅장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세종문화회관에서 봐서 그런가?
: 그런데, 세종문화회관 a,e구열은 없애도 될 것 같아요. 완전 사석인데. 지난번에 <디에>를 e구열에서 봤는데 무슨 항아리만 보이더라고요.


: 2부에서 원어로 노래하는 장면은 왜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안달루시아 장면.
: 전 좋았어요, 무슨 말인지 들리진 않지만 느낌상으로.
: 그냥 팝송처럼 듣는거죠.
: 성남공연에서는 해석된 가사가 적힌 종이를 나눠줬는데, 공연 중에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필요는 없죠. 그리고 한 두 곡 정도는 가사를 몰라도 이야기가 단순해서 사람들이 이해하는데 불편함도 없고, 원어가 좋아요.
: 그래도 쭉 한국말로 나오다가 원어 장면이 나오니까 뜬금없긴 했어요. 다른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 후렴구처럼 섞어서 나오는 건 모르겠는데, 아예 원어로 하니까 효과가 없죠.
: 그래도 ‘내 이름은 안달루시아야~’ 하는 것 보단 낫지 않나요?(일동웃음). 혹시 저글링 하시는 분 봤어요? 퇴장할 때도 구르면서 나가시고 정말 열심히 하시던데요. 사실 별로 티는 안 났어요.
: 저도 한국배우들 보느라 못 봤어요(웃음).
: 그런데 단순한 스토리라 그런지, 홍보할 때 스페인 오리지널팀이 와서 춤춘다는 걸 너무 강조했던 것 같아요.


"한국댄서들의 플라멩코, 괜찮을 것 같은데요?"

: 이야기를 무시하고 춤만 보면 정말 멋있는데, 내용 앞뒤에 들어가니까 아무래도 끊기는 느낌이 있죠.
: 무대가 약간 원형이고 좁아서 그런지 집시들이 춤출 때 마음대로 못 추고 제약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멀리 퍼져서 췄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 플라멩코는 좋았어요, 댄서를 빼고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한국배우들이 하는 라이선스공연에 외국사람들이 나와서 춤추는 것에 대해서 이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댄서와 싱어가 분리되어 있는 프랑스뮤지컬이라서 가능한 것 같아요. 만약에 앙상블이 있는 뮤지컬인데, 앙상블만 외국 사람이 한다면, 무슨 꽁트도 아니고 웃기겠죠.
: 한국댄서가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국 분들이 하는 플라멩코 공연을 본적이 있는데 정말 멋있었거든요, 어차피 그분들이 춤만추는 거라면 한국에서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을 투입해도 괜찮은 것 같은데요?


: 언젠가는 할 것 같아요. <캣츠>처럼.
: <노트르담 드 파리>처럼 길게 갈거라면, 댄서들도 한국사람으로 뽑겠죠.
: 조명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잘 받쳐줘서 그런가, 외국 분들이 해도 거슬리지 않았는데 한 두 번 출 때는 멋있었는데 자꾸 나오니까 ‘또 추네’ 이런 생각이 들던데.
: ‘그를 생각해’였나? 마리아 혼자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집시들은 왜 나와 있는 거에요? 무대가 휑 할까봐 나와 있는 건지 마리아 혼자 나와서 불러도 될 것 같은데.
: 제일 아쉬웠던 건 돈 주앙이 죽을 때, 왜 무용수들이 나와서 분홍색 천을 들고 있는 거에요? 노래에 빠져있는데 확 깼어요.
: 그래도 플라멩코가 <돈 주앙>을 풍성하게 만들긴 하죠.
: ‘새벽의 결투’ 장면에서 댄서들과 김다현씨의 호흡은 정말 멋있었어요. 노래도 딱 맞아 떨어지고 댄서들도 절도 있고. 참, 김다현씨 칼싸움 하는 모습도 멋있고요.
: 남자들이 보기엔 장난하나 싶기도 하죠(웃음). 배우들한테 칼 싸움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죠, <햄릿>때 박건형씨도 부상 입으신 적도 있고.
: 칼싸움에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시던데요.
: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돈 주앙>은 여자분들 예매율이 훨씬 높죠?
: 그런 것 같아요. 사진을 보니까 김다현씨가 꽃을 들고 있던데, 주지훈씨 팬층을 흡수하려는 꽃미남 전략인가 싶던데요.



"꽃 다현, 제대로 물 만났네"

: 김다현씨 대단해요, 성남에서 봤을 때는 강태을씨가 어울린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김다현씨, (감탄) 와.
: 김다현씨 노래도 그렇고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놀랐어요.
: 전 강태을씨 공연은 못 봤는데. 처음 본 느낌으로는 주인공 돈 주앙보다 친구인 돈 카를로스(김성민)가 더 눈에 띄었어요. 여자도 마리아(엄태리)보다 엘비라(신의정)가 더 보였고요.
: 강태을씨는 자체가 돈 주앙 같아요. 느낌이 야성미 넘치는 바람둥이 느낌이 나지 않아요? 김다현씨는 미남이긴한데, 바람둥이라고 해도 굉장히 착한 느낌이라. 라파엘(이창용)은 성남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아지셨어요. 이창용씨 팬들한테 돌 맞을 소리지만, 성남공연에선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억지로 굵은 목소리를 내셔서 가사도 안 들리고 답답했는데 이번에 편안하게 들리고 정말 좋았어요.
: 맞아요, 완전 긁어내는 목소리였는데 이번에는 역할에 맞춰서 톤을 일부러 끌어내지 않고 본인 목소리라서 좋았죠.
: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전체적으로 가창력들이 다 뛰어나셨어요, 이 부분은 흠 잡을 게 없어요.

: 신의주, 엄태리씨도 재발견이었어요.  
: 돈 카를로스의 조휘씨가 너무 떠서 더블캐스팅 된 김성민씨가 부각이 안 되는 게 안타까워요. 여자분들이 보기에 얼굴 때문에 그런가?
: (머뭇) 얼굴 보다는. 노래 때문아닐까요?
: 돈 주앙 역할에 또 다른 스타를 추가했으면 어땠을까요? 솔직히 김다현씨나 강태을씨는 공연을 많이 본 사람들은 알지만 일반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 나중에 조휘씨가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아님 류정한? 김무열?
: 전 다른 사람은 생각해본 적 없어요.
: 저도요, 두 분 이미지가 딱 맞아서. 그러고보니, 작년 공연에 주지훈씨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처음엔 ‘안 어울려, 왜 하지?’ 했다가 워낙 괜찮게 나오셔서 생각이 변했거든요. 다른 분 없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 홍광호? 강태을씨처럼 남성적 이미지도 강하고, 요즘 뜨고 있으니까.



"높은 벽, <노트르담 드 파리>"

: 처음에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선스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는 안 볼 생각이었거든요. 한국어로 대사를 할 때, 그 뉘앙스가 제대로 나올지 의문이었는데 흥행에 성공하더라고요, 감동도 컸죠. 보면서도 놀랐어요.
: 정말로 <노트르담 드 파리>는 처음에 ‘이게 될까?’라는 반신반의한 마음이 컸잖아요, 이게 대박 나니까 ‘어 되네?’하면서 <로미오앤줄리엣>도 하고. 그걸 통해서 <돈 주앙>도 계속 되는 것 같아요.
: 아까도 말했지만, 프랑스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싱어랑 댄서가 구분된 것도 저랑 잘 안 맞고. 노래도 딱 꽂히는 게 없고요. <돈 주앙> 같은 경우에는 공연을 보면서 곡 하나하나를 들을 때는 다 좋은데, 극장을 나오는 순간 생각나는 멜로디나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어요. 그게 좀 약한 것 같아요.
: 맞아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윤형렬을 스타로 만든 것처럼 강한 노래들이 있는데, <돈 주앙>에서는 ‘홀로’나 ‘쾌락’ 정도? '쾌락'도 와닿는 노래라기 보다 신나는 느낌 정도죠.

: 프랑스뮤지컬은 커튼콜 때 적어도 두 곡은 부르는데, 여긴 한 곡만 부르더라고요.
: <지킬앤하이드> 커튼콜 보다 낫죠, 거긴 머리 푸르고 들어가는데요, 뭐(웃음).
: 처음 본 사람은 내용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냥 ‘바람둥이 돈주앙’ 정도로만 파악하고 와서 그런지 첫 장면에서 사람이 죽고 석상을 세우는 걸 보고 ‘지금 돈 주앙의 옛날 얘기를 하는 건가?  저 기사는 누구지?’ 하고 헷갈렸거든요.
: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불친절하죠. 1막 끝에는 갑자기 전쟁터에서 절규하고, 여자가 나와서 ‘아버지 어떻게 해요’ 이러고. 간단한 스토리는 파악하고 와야할 것 같아요, 프랑스뮤지컬이 불친절하지만 그게 특징이라고 하면 관객들은 할 말 없죠.
: 나쁜남자 스토리인 <돈 주앙> 내용이 한국에서 계속 먹힐 건 분명해요.
: 프랑스판 구준표죠.
: 내용을 다 알고 봤는데도, 2막에서는 슬프던데요. 1부는 내용이 멈춘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또 보고 싶어요.
: <노트르담 드 파리>를 넘는 프랑스뮤지컬이라는 말을 하던데, 그건 모르겠지만 <돈 주앙> 이 한국에서 프랑스뮤지컬의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진행/정리: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NDP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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