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 '발레리나'는 언제 역사에 등장했나?

15세기 첫 등장한 발레는 남자가 추던 춤 17세기 발레리나 등장·19세기 황금기 맞아 엄격한 형식의 반대로 등장한 현대무용 현재는 경계 없이 다양한 협업 진행 중
국립발레단의 고전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 장면(사진=국립발레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발레하면 가장 먼저 발레리나가 떠오른다. 치마가 달린 레오타드에 타이츠를 입고 토슈즈를 신고 우아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는 발레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그러나 발레가 처음 등장한 15세기만 해도 발레리나는 없었다. 남성만 추는 춤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역할도 분장한 발레리노가 맡았다. 발레가 지금과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건 17세기에 이르러서다.

발레는 15세기 이탈리아 귀족사회에서 추던 춤으로 첫 등장했다. 종교 때문에 억압받던 무용이 르네상스와 함께 다시 주목 받은 결과였다. 1489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갈레아츠오 공과 아라공의 이살벨라 공주와의 결혼식에서 있었던 막간 희극은 현재까지 기록에 남아 있는 발레의 원형이다.

16세기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프랑스 왕 앙리 2세와 결혼하면서 발레는 프랑스로 전파된다. 17세기 루이 14세가 왕실음악무용아카데미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에 접어든다. 이후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의 깊은 관심으로 발레는 러시아까지 전파된다. 이후 고유의 양식을 갖춘 무대 예술로 자리잡았다.

발레의 황금기는 19세기다. 문화예술의 중심에 발레가 있었다.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인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아돌프 아당의 ‘지젤’ 등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발레 소재의 다양한 2차 창작물도 등장했다. 에드가 드가가 발레 무용수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오케코레오그래피’ 중 ‘리플렉션’의 한 장면(사진=국립현대무용단).


발레의 형식이 점점 엄격해지자 이에 반하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19세기 말 미국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은 발레 의상 대신 그리스 식의 긴 옷을 입고 맨발로 무용하며 발레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 무용’을 창시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몸짓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사도라 던컨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탄생한 현대무용이 20세기부터 그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움직임으로 새로운 미(美)를 창조하는 예술 양식으로 무용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마저 모호해지고 있다. 형식을 추구했던 발레도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음악·연극·민속무용·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를 발레로 녹이는 모던 발레가 그 증거다. 현대무용도 발레는 물론 비보이의 스트리트 댄스와 한국 전통무용과의 협업을 시도하며 무대 위에서 더욱 다양한 몸짓을 펼치고 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