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마술·파격…'호두까기인형' 3색 즐기기
작성일2016.12.13
조회수1,707
크리스마스마다 돌아오는 공연계 스테디셀러
국립발레단…기교·스토리텔링에 포커스
유니버설발레단…화려한 마술 '환상세계'
서울발레시어터…한국춤 가미한 이색무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왕자가 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떠나는 꿈같은 모험.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돌아오는 공연계의 스테디셀러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불리지만 인기로는 ‘호두까기인형’이 단연 최고다. 발레를 잘 모르는 이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라서다.
198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초연한 ‘호두까기인형’은 이후 여러 안무가가 수정을 가미해 다양한 버전으로 세계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발레단마다 각기 다른 안무·무대·구성으로 해마다 공연하는 연말 대표적인 레퍼토리다.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의 ‘호두까기인형’이 관객을 찾아온다. 각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관전포인트를 미리 살폈다.
△특유의 기교 넘치는 ‘국립발레단’
무엇보다 발레의 기교를 즐기고 싶다면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7~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제격이다. 발레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기교가 모두 등장한다. 김현아 국립발레단 홍보팀장은 “2막의 결혼식이 특히 화려하다. 발레팬이 좋아하는 기교가 다 나온다”며 “발레리나는 한결같이 국립발레단 버전의 파 드 되(남녀 무용수의 2인무)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다양한 기교를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발레단은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가로비치 예술감독이 선보인 안무를 따른다. 마임(발레에서 연기자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 대신 춤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발레단에 비해 기교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보탰다. 다른 버전과 달리 원작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 주인공 이름이 클라라가 아닌 마리인 것이 그렇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마리의 큰 아버지 드로셀마이어가 극의 화자로 등장하고, 마리와 왕자가 된 호두까기인형이 모험을 떠나는 곳이 ‘과자의 나라’가 아닌 ‘크리스마스 랜드’로 설정한 점도 눈에 띈다.
마리가 선물받는 호두까기인형은 학생 무용수가 연기한다. 1막 2장에선 크리스마스트리가 실제로 커지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 버전만의 볼거리다. 오케스트라 연주로 발레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연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고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임지휘자 제임스 터글이 나선다. 헬싱키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발레리나 김희선이 첫 주역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마술로 환상적 무대 ‘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선 진짜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 드로셀마이어가 실제 마술을 펼친다. 김세영 유니버설발레단 홍보담당자는 “드로셀마이어가 마술을 하며 사탕 등을 나눠주는 장면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라며 “국립발레단이 웅장한 느낌이라면 유니버설발레단은 조금 더 화려하고 ‘블링블링’한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마린스키발레단을 위해 새롭게 안무를 짠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1986년 초연한 이후 같은 버전으로 30년간 공연해왔다. 기교와 발레 마임을 적절하게 조화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꾸몄다.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1막에서 호두까기인형과 생쥐가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선 실제 대포를 발포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할 볼거리를 갖췄다. 1막의 피날레인 ‘눈송이의 왈츠’, 2막의 하이라이트인 ‘꽃의 왈츠’에선 화려한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무용수의 다양한 기량도 돋보인다. 올해는 최지원과 에블리나 고드노바가 주역으로 데뷔한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는 올해 한국발레협회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수상한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간판무용수인 황혜민·엄재용 부부의 무대 위 로맨스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춤 등장시킨 ‘서울발레시어터’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한 버전을 만나고 싶다면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16~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23~24일 용인 포은아트홀)이 좋은 선택이다. 다양한 창작발레를 선보여온 서울발레시어터는 전임 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였던 제임스 전이 안무한 클래식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2007년부터 매년 올리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만의 특징은 2막에서 드러난다. 세계 각국의 민속춤으로 꾸민 장면에서 한국춤을 등장시킨 것. 조선시대 왕비의 화려한 옷을 입은 ‘마더 진저’와 함께 한복을 입은 무용수가 상모를 쓰고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춘다. 다른 발레단보다 템포가 빠른 것도 색다르다. 기존 버전에서 다소 늘어지는 부분을 과감하게 빼고, 순서를 섞고,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무엇보다 재미를 강조했다. 공연시간도 다른 발레단보다 10~15분 정도 짧아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드로셀마이어를 직접 연기해온 제임스 전의 마지막 무대로 그 의미가 크다. 권기영 서울발레시어터 홍보팀장은 “제임스 전 안무가가 직접 무대에 올라 마술도 하고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그간 계속 출연해왔다”며 “올해는 마지막으로 그를 무대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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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왕자가 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떠나는 꿈같은 모험.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돌아오는 공연계의 스테디셀러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불리지만 인기로는 ‘호두까기인형’이 단연 최고다. 발레를 잘 모르는 이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라서다.
198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초연한 ‘호두까기인형’은 이후 여러 안무가가 수정을 가미해 다양한 버전으로 세계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발레단마다 각기 다른 안무·무대·구성으로 해마다 공연하는 연말 대표적인 레퍼토리다.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의 ‘호두까기인형’이 관객을 찾아온다. 각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관전포인트를 미리 살폈다.
△특유의 기교 넘치는 ‘국립발레단’
무엇보다 발레의 기교를 즐기고 싶다면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7~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제격이다. 발레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기교가 모두 등장한다. 김현아 국립발레단 홍보팀장은 “2막의 결혼식이 특히 화려하다. 발레팬이 좋아하는 기교가 다 나온다”며 “발레리나는 한결같이 국립발레단 버전의 파 드 되(남녀 무용수의 2인무)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다양한 기교를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발레단은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가로비치 예술감독이 선보인 안무를 따른다. 마임(발레에서 연기자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 대신 춤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발레단에 비해 기교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보탰다. 다른 버전과 달리 원작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 주인공 이름이 클라라가 아닌 마리인 것이 그렇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마리의 큰 아버지 드로셀마이어가 극의 화자로 등장하고, 마리와 왕자가 된 호두까기인형이 모험을 떠나는 곳이 ‘과자의 나라’가 아닌 ‘크리스마스 랜드’로 설정한 점도 눈에 띈다.
마리가 선물받는 호두까기인형은 학생 무용수가 연기한다. 1막 2장에선 크리스마스트리가 실제로 커지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 버전만의 볼거리다. 오케스트라 연주로 발레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연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고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임지휘자 제임스 터글이 나선다. 헬싱키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발레리나 김희선이 첫 주역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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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마술로 환상적 무대 ‘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선 진짜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 드로셀마이어가 실제 마술을 펼친다. 김세영 유니버설발레단 홍보담당자는 “드로셀마이어가 마술을 하며 사탕 등을 나눠주는 장면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라며 “국립발레단이 웅장한 느낌이라면 유니버설발레단은 조금 더 화려하고 ‘블링블링’한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마린스키발레단을 위해 새롭게 안무를 짠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1986년 초연한 이후 같은 버전으로 30년간 공연해왔다. 기교와 발레 마임을 적절하게 조화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꾸몄다.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1막에서 호두까기인형과 생쥐가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선 실제 대포를 발포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할 볼거리를 갖췄다. 1막의 피날레인 ‘눈송이의 왈츠’, 2막의 하이라이트인 ‘꽃의 왈츠’에선 화려한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무용수의 다양한 기량도 돋보인다. 올해는 최지원과 에블리나 고드노바가 주역으로 데뷔한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는 올해 한국발레협회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수상한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간판무용수인 황혜민·엄재용 부부의 무대 위 로맨스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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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춤 등장시킨 ‘서울발레시어터’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한 버전을 만나고 싶다면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16~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23~24일 용인 포은아트홀)이 좋은 선택이다. 다양한 창작발레를 선보여온 서울발레시어터는 전임 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였던 제임스 전이 안무한 클래식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2007년부터 매년 올리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만의 특징은 2막에서 드러난다. 세계 각국의 민속춤으로 꾸민 장면에서 한국춤을 등장시킨 것. 조선시대 왕비의 화려한 옷을 입은 ‘마더 진저’와 함께 한복을 입은 무용수가 상모를 쓰고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춘다. 다른 발레단보다 템포가 빠른 것도 색다르다. 기존 버전에서 다소 늘어지는 부분을 과감하게 빼고, 순서를 섞고,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무엇보다 재미를 강조했다. 공연시간도 다른 발레단보다 10~15분 정도 짧아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드로셀마이어를 직접 연기해온 제임스 전의 마지막 무대로 그 의미가 크다. 권기영 서울발레시어터 홍보팀장은 “제임스 전 안무가가 직접 무대에 올라 마술도 하고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그간 계속 출연해왔다”며 “올해는 마지막으로 그를 무대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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