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주목할 공연] 꿈을 향한 유쾌한 고군분투, 뮤지컬 ‘구텐버그’
뮤지컬 ‘구텐버그’는 유쾌한 웃음 뒤에 ‘그래도 꿈을 꾸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자신들의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입성을 꿈꾸는 ‘버드’와 ‘더그’, 그리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활자 인쇄기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구텐버그. 이들의 이야기가 맞물려 작품은 관객들에게 ‘지금 꿈꾸고 있는가’ 묻는다.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얻어갈 수 있는 뮤지컬 ‘구텐버그’를 주목해봤다.
배우의 연기와 관객의 상상력으로 완성되는 무대
뮤지컬 ‘구텐버그’는 독특한 극중극 형식의 2인극이다. 무명 신인 작곡가와 작가 ‘버드’와 ‘더그’는 자신들이 쓴 뮤지컬 ‘구텐버그’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줄 프로듀서를 찾기 위해 임시로 빌린 극장에서 리딩 공연을 올린다. 리딩공연에서 ‘버드’와 ‘더그’는 자신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20여 명의 인물을 직접 연기한다. 또한 그들은 작가와 작곡가의 입장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허례허식을 유쾌하게 꼬집기도 한다.
리딩공연이라는 설정 때문에 무대는 최소화된 세트와 소품만으로 구성된다. 단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가 극을 이끌어간다. ‘버드’와 ‘더그’는 극중극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바꿔 써가며 쉴 새 없이 여러 역할로 변신한다. 뮤지컬 ‘구텐버그’는 무대 위 두 배우의 연기에 관객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된다. 배우들은 공연 내내 관객들과 호흡을 주고 받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한다.
‘버드’와 ‘더그’가 만드는 다채로운 개성의 인물들
뮤지컬 ‘구텐버그’는 활판인쇄술의 최초 발명가 구텐버그(구텐베르크)가 사실은 와인 양조장에서 포도즙을 짜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작품에는 구텐버그를 짝사랑하는 까막눈 여자 헬베티카, 활자기로 인해 자신의 권력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사악한 수도사 등 다양한 개성의 인물이 등장한다. 수도사에게 학대받으면서도 그를 가장 따르는 젊은 수도사, 글을 읽지 못해 아픈 아이에게 약 대신 아이셔를 먹인 친구 이야기도 있다.
또한, 반유태주의 소녀, 대장장이, 구두닦이, 취객, 푸줏간 주인, 의사, 나이든 흑인 해설자 등 짧은 등장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들도 있다. 이 모든 인물들을 단 두 명의 배우가 모자를 바꿔가며 연기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인물들의 이야기와 활자 인쇄기를 만들어내려는 구텐버그의 도전 이야기가 섞여 ‘버드’와 ‘더그’의 뮤지컬 ‘구텐버그’가 완성된다.
검증된 작품성, 초연과 재연의 감동 넘는 세 번째 무대
뮤지컬 ‘구텐버그’는 2005년 뉴욕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첫 무대 직후 최우수 대본상과 최우수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이어 로텔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 비평가 협회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 후보자로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핀란드, 시카고, 워싱턴, 시드니에 이어 프랑스 파리까지 진출해 성공적인 공연을 이뤄냈다.
작품은 2013년에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됐다. 이후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1년 만에 재연 무대를 가졌다. 국내에서 세 번째 공연되는 이번 뮤지컬 ‘구텐버그’는 ‘구텐버그 맞춤형 극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으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김신의와 조형균이 ‘버드’ 역으로 함께한다. 배우 정문성과 정동화는 ‘더그’ 역을 연기한다.
뮤지컬 ‘구텐버그’는 오는 1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_쇼노트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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