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헤모스'에 최순실 뉴스가 등장하는 이유는?

허구보다 더 극적인 현실에 고민 원작 드라마와 다른 결말로 담아 PMC 프러덕션 6년 만에 제작한 연극 4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연극 ‘베헤모스’의 한 장면(사진=PMC프러덕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우리 작품은 괴물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작품보다 더 괴물 같고 이기적이면서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더라. 현실이 더 드라마틱해서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이 컸다.” (연출가 김태형)

지난 1일 개막한 연극 ‘베헤모스’에는 최순실 등 최근의 시국을 담은 뉴스 영상이 무대 위에 설치한 두 대의 텔레비전을 통해 등장한다. 110분 동안 이기적인 욕망으로 괴물이 돼가는 사람들을 지켜본 관객은 작품이 끝날 무렵 등장하는 뉴스 영상을 보며 현실과 허구가 다르지 않음을 생각하게 된다.

영화·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베헤모스’의 연출가와 출연 배우들도 여느 때보다 더 많은 고민으로 작품을 준비해왔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가진 전막 시연회에서 이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시국을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 의도는 아니었다. 김태형 연출은 “작품이 현재 시국과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원작은 2014년 방영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연출은 “그 무렵부터 사회 고발과 정의 구현, 고위층 비판을 다룬 영화가 많이 나와 대중적이 됐다. 그런 분위기가 작품 준비에 도움이 된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고민은 현실에서 허구보다 더 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김 연출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현실에 비해 괴물처럼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며 “결국 원작과 다른 결말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지금 세상을 부정적이고 아프게 바라보는 나의 세계관이 결말에 반영됐다”고 털어놨다.

연극 ‘베헤모스’의 한 장면(사진=PMC프러덕션).


KBS 단막극 ‘괴물’을 무대로 옮긴 ‘베헤모스’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재벌 아들을 둘러싸고 변호사와 검사가 벌이는 대결을 그린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사건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와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검사의 대결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속에서 뜻밖의 결말로 향해간다. ‘베헤모스’는 성경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 인간도 어떤 상황에선 괴물이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괴물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고민도 크다. 재벌 아들 태석 역을 맡은 배우 문성일은 “대본을 읽는데 작품 속 일들이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게 다가온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만큼 시국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이었다”며 “괴물 같은 인간보다 이기적인 인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람이 이기적이면 어느 순간 괴물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풍월주’ ‘살리에르’ 등에 참여한 작가 정민아가 각색을 맡았다. 정원조·김도현이 오 검사를, 최대훈·김찬호가 이 변호사를 연기한다. 문성일·이창엽이 재벌 아들 태석으로 출연하며 권동호·김히어라가 멀티 역으로 함께 한다.

제작사 PMC프러덕션이 6년 만에 제작한 연극이다. PMC프러덕션은 “원작의 묵직함에 매료돼 연극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오는 4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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