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현지연극이 눈앞에…스크린으로 만나는 명품공연
작성일2017.02.23
조회수2,920
전세계 뮤지컬·연극 등 영상화
국경·객석 등 공간적 한계 극복
가격도 저렴…마니아층 중심 인기
국립극장 英 'NT 라이브' 매진 기록
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
예술의전당은 직접 영상 제작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20~30대 젊은 관객이 모여들었다.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조니 리 밀러가 주연하고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보기 위해서다. 내한공연이 아니었다. 영국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영상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조니 리 밀러가 피조물 역을 맡은 버전이었다. 괴물이지만 인간보다 더 논리적인 피조물의 대사에 관객은 웃음을 터뜨렸다. 피조물과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열띤 토론을 벌일 때는 숨을 죽이며 무대를 지켜봤다. 빠른 세트 전환, 천장 위 눈부신 조명을 이용한 감각적인 무대연출도 눈에 띄었다. 영상으로 만나는 연극이었지만 관객의 태도는 여느 공연과 다르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공연 부담 없이 즐긴다
영상으로 즐기는 공연이 새로운 공연문화의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돈과 시간, 거리 등의 문제로 공연관람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관객이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 공연실황 상영프로그램인 ‘NT 라이브’도 그중 하나다. 2009년 시작한 ‘NT 라이브’는 세계 2000여개 공연장을 통해 약 5500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국내에선 국립극장이 2013∼2014시즌에 ‘워 호스’를 선보인 뒤 매년 1~2편을 선보이고 있다. 톰 히들스턴 주연의 ‘코리올라누스’, 질리언 앤더슨 주연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한 ‘리어왕’ 등이 화제가 됐다. 매 작품마다 매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는 ‘제인 에어’와 ‘프랑켄슈타인’을 상영한다. ‘제인 에어’는 이번이 국내 초연이고 ‘프랑켄슈타인’은 2015년에 이은 앙코르다.
실제 공연 못지않은 생동감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국립극장 공연기획팀의 김영숙 PD는 “실제 연극을 여러 대의 고화질 카메라로 다각도로 촬영해 생동감을 살렸다”며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해외공연을 보다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공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은 실제 공연을 보는 듯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커튼콜에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공연이 끝난 뒤엔 “실제 무대를 봤다면 더 좋았겠지만 영상으로라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두 배우가 배역을 바꿔 등장하는 상영버전도 꼭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23일과 26일에는 두 배우가 서로 역할을 바꿔 연기한 버전을 만날 수 있다.
멀티플렉스극장도 해외공연을 영상으로 상영한다. 메가박스는 2009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실황을 담은 ‘메트 인 HD’ 상영을 시작으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의 공연 영상을 ‘클래식 소사이어티’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관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40대 이상 여성이 주요 관객층이었으나 최근엔 20~30대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티켓가격은 실제 공연의 20~50%선. 국립극장의 ‘NT 라이브’는 1만 5000원, 메가박스의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3만원 정도다.
△국내 공연의 영상 제작도 활발해
국내 공연계에도 영상의 제작과 상영이 활발하다. 예술의전당의 공연영상화사업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 대표적이다. “예술의전당에 오르는 공연을 전국의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하자”는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의 제안으로 2013년부터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연극·클래식·발레·콘서트 등 24편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해외공연이 유료 상영을 하는 것과 달리 ‘싹 온 스크린’은 무료 상영과 배급을 원칙으로 한다. 수익보다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오페라 ‘마술피리’ 등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영상으로 만들어 전국 문화예술회관과 군부대·학교·공공기관에 선보였다. 2015년부터는 에이콤이 제작한 뮤지컬 ‘명성황후’,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등 한국적인 색깔을 내는 공연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NT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싹 온 스크린’도 공연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술의전당 측은 “4K 고화질로 촬영하는 만큼 원본 소스의 용량이 매우 크다”며 “완성한 영상을 보관하기 위해 매년 100테라바이트의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공연장을 중심으로 상영회를 열어왔지만 앞으로는 IPTV 실시간 중계와 VOD 서비스 등을 이용한 영상상영 계획도 갖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도 자사의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해 국내외에서 상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반응이 좋다.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등이 ‘뮤지컬 콘서트’로 일본 관객과 만났다. EMK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선 공연기간이 짧아 매진되는 작품이 많다. 그래서 ‘라이브 뷰잉’이란 이름으로 공연실황 상영회를 자주 여는 문화가 있다”며 “일본에도 한국 뮤지컬팬이 많아 일본 공연기획사 측의 제안으로 상영회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레베카’의 야외상영회를 열어 1500명의 관객을 모았다. EMK 측은 “영상이지만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촬영기법을 다양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해외 상영회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작품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면 상영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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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20~30대 젊은 관객이 모여들었다.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조니 리 밀러가 주연하고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보기 위해서다. 내한공연이 아니었다. 영국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영상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조니 리 밀러가 피조물 역을 맡은 버전이었다. 괴물이지만 인간보다 더 논리적인 피조물의 대사에 관객은 웃음을 터뜨렸다. 피조물과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열띤 토론을 벌일 때는 숨을 죽이며 무대를 지켜봤다. 빠른 세트 전환, 천장 위 눈부신 조명을 이용한 감각적인 무대연출도 눈에 띄었다. 영상으로 만나는 연극이었지만 관객의 태도는 여느 공연과 다르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공연 부담 없이 즐긴다
영상으로 즐기는 공연이 새로운 공연문화의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돈과 시간, 거리 등의 문제로 공연관람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관객이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 공연실황 상영프로그램인 ‘NT 라이브’도 그중 하나다. 2009년 시작한 ‘NT 라이브’는 세계 2000여개 공연장을 통해 약 5500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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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연 못지않은 생동감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국립극장 공연기획팀의 김영숙 PD는 “실제 연극을 여러 대의 고화질 카메라로 다각도로 촬영해 생동감을 살렸다”며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해외공연을 보다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공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은 실제 공연을 보는 듯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커튼콜에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공연이 끝난 뒤엔 “실제 무대를 봤다면 더 좋았겠지만 영상으로라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두 배우가 배역을 바꿔 등장하는 상영버전도 꼭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23일과 26일에는 두 배우가 서로 역할을 바꿔 연기한 버전을 만날 수 있다.
멀티플렉스극장도 해외공연을 영상으로 상영한다. 메가박스는 2009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실황을 담은 ‘메트 인 HD’ 상영을 시작으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의 공연 영상을 ‘클래식 소사이어티’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관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40대 이상 여성이 주요 관객층이었으나 최근엔 20~30대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티켓가격은 실제 공연의 20~50%선. 국립극장의 ‘NT 라이브’는 1만 5000원, 메가박스의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3만원 정도다.
△국내 공연의 영상 제작도 활발해
국내 공연계에도 영상의 제작과 상영이 활발하다. 예술의전당의 공연영상화사업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 대표적이다. “예술의전당에 오르는 공연을 전국의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하자”는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의 제안으로 2013년부터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연극·클래식·발레·콘서트 등 24편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해외공연이 유료 상영을 하는 것과 달리 ‘싹 온 스크린’은 무료 상영과 배급을 원칙으로 한다. 수익보다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오페라 ‘마술피리’ 등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영상으로 만들어 전국 문화예술회관과 군부대·학교·공공기관에 선보였다. 2015년부터는 에이콤이 제작한 뮤지컬 ‘명성황후’,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등 한국적인 색깔을 내는 공연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NT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싹 온 스크린’도 공연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술의전당 측은 “4K 고화질로 촬영하는 만큼 원본 소스의 용량이 매우 크다”며 “완성한 영상을 보관하기 위해 매년 100테라바이트의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공연장을 중심으로 상영회를 열어왔지만 앞으로는 IPTV 실시간 중계와 VOD 서비스 등을 이용한 영상상영 계획도 갖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도 자사의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해 국내외에서 상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반응이 좋다.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등이 ‘뮤지컬 콘서트’로 일본 관객과 만났다. EMK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선 공연기간이 짧아 매진되는 작품이 많다. 그래서 ‘라이브 뷰잉’이란 이름으로 공연실황 상영회를 자주 여는 문화가 있다”며 “일본에도 한국 뮤지컬팬이 많아 일본 공연기획사 측의 제안으로 상영회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레베카’의 야외상영회를 열어 1500명의 관객을 모았다. EMK 측은 “영상이지만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촬영기법을 다양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해외 상영회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작품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면 상영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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