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키스' 조동혁 "사랑 갈구하는 장정은 순수한 인물"

조광화 연출 대표작 7년 만에 무대에 헤어진 연인에게 집착하는 남자 장정 역 드라마·영화보다도 감정소모 심한 작품 "카메라 앵글 벗어난 자유로운 연기 매력적"
연극 ‘미친키스’에 출연하는 배우 조동혁(사진=프로스랩).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릴 때는 연애할 때 상대방에게 집착도 했다. 이 여자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으니까. 물론 지금은 집착만이 연애의 전부가 아니란 걸 잘 안다. 그래선지 사랑에 집착하는 인물을 연기하려니 힘이 든다.”

연극 ‘미친키스’(5월 21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의 주인공 장정은 사랑에 목마른 남자다. 이별을 선언한 연인을 잊지 못하고 자꾸만 연인을 쫓아다니며 사랑을 갈구한다. 또 다른 여인에게도 매달려보지만 장정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이제 누구에게 키스할까! 누가 나를 열렬하게 만들 수나 있나”라는 마지막 외침마저도 공허하다.

배우 조동혁(40)이 장정을 연기한다. 2010년 연극 ‘풀 포 러브’ 이후 7년 만의 연극 무대다. 당시 함께 작업했던 연출가 조광화의 작품이라 선뜻 출연을 결심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티오엠에서 만난 조동혁은 “좋은 연극이 있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조광화 연출에게서 연락이 왔다.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풀 포 러브’ 당시 조 연출과의 작업은 조동혁에게 ‘무대 연기’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했다. 그는 “조 연출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너무나 잘 알아챈다”고 털어놨다. 연기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디테일하면서도 집요하게 잡아주는 연출가린 뜻이다. 조동혁은 “(조 연출의 디렉션)은 배우로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 잘 따라가려고 한다”고 했다.

작품 속 장정은 ‘찌질한’ 남자다.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헤어진 연인을 쫓아다니는 모습이 그렇다. 그러나 조동혁은 장정을 “순수한 인물”로 받아들였다. “장정은 순수하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이 자신의 여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상대방이 멀어져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일탈을 하는 이유다.” 장정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는 것도 그가 워낙 착하기 때문이라는 게 조동혁의 설명이다.

1998년에 초연한 작품이다. 당시 수위 높은 애정 신과 극단적인 감정 표현으로 화제가 됐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배우에게는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이다. 조동혁은 “지금까지 출연한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감정 소모가 가장 심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장정이 처한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그 상황에서 보여주는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나라면 장정처럼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순간이 많다. 지금 당장이라도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데 그러지 않는 것도 힘들다. 이제야 조금씩 장정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개막 전 연습기간이었던 지난 3월 한 달간 조동혁은 여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쉽지 않은 작품을 준비하느라 컨디션이 나빠졌다. 그는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안 좋아져 병원을 다니기도 했다. 지금은 몸 관리를 하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연 전까지 아무 사고 없이 작품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지금 조동혁의 바람이다.

“감정 소모가 심한 작품이지만 그만큼 시원할 때도 있다.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관객들도 생각보다 많이 웃어주더라.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무대 연기’의 매력이다.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돌아왔으니 그 매력을 조금 더 깊이 느끼고 싶다.”

연극 ‘미친키스’의 한 장면(사진=프로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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