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국악계 거장이 함께 선보이는 당당한 '춘향'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출가 김정옥·명창 안숙선 공동 작업 판소리 '춘향전' 강인한 여성 이야기로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에 출연하는 김정훈, 권송희, 서의철(사진=국립국악원).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사내들의 노리개나 소유물이 되지 않을 것이야.”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향을 떠난다.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가는 춘향의 여정은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도 같다.

‘춘향전’의 춘향을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그린 창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이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하는 작은창극 시리즈 ‘그네를 탄 춘향’이다.

연출가 김정옥(사진=국립국악원).
연극계와 국악계의 거장이 연출과 도창·작창으로 함께 작업한다. 현역 연극 연출가 중 최고령으로 한국 연극 1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 김정옥(85)과 국악계를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68)이 그 주인공이다.

김 연출은 1964년 극단 민중극장 대표와 1966년 극단 자유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이다. 안 명창은 ‘춘향전’의 배경인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춘향전’을 소재로 한 창극에 올랐다.

이번 작품은 소리의 완성도를 갖추고 춘향의 강인한 면모가 드러나는 극적 구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판소리는 1964년 최초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국창(國唱)의 칭호를 얻었던 만정 김소희(1917~1995)의 소리를 살려 구성했다. 만정 김소희의 제자인 안 명창이 스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우아함을 추구한 여창 판소리의 진면목을 들려준다.

명창 안숙선(사진=국립국악원).
김 연출은 작품 속 춘향을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여인의 수절이나 횡재를 꿈꾸는 흥부의 인내가 이제는 미덕도, 선행도 아니라는 것을 떳떳하게 불러 놀아야 할 때” 등의 대사로 당차고 강인한 면모를 부각시킨다. 답답한 현실을 박차고 오르는 ‘그네를 탄 춘향’을 제목으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력파 신인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춘향 역은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국악밴드 타니모션, 양방언앙상블에서 보컬로 활동한 소리꾼 권송희와 전국완산국악대제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서희가 맡는다. 몽룡 역은 2017년도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금상 출신인 김정훈과 다큐영화 ‘소리아이’의 주연이자 제42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장원인 박수범이 각각 담당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중견 명창인 염경애와 이주은이 월매 역으로 출연한다.

국립국악원은 2013년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창극의 무대로 복원해 선보이는 ‘작은창극’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그네를 탄 춘향’은 그 네 번째 작품이다. 전석 3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인터파크,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오는 20일과 21일에는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도 앞두고 있다.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그네를 탄 춘향‘에 출연하는 김미성, 권송희, 김정훈, 안숙선, 서의철, 이승민(사진=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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