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의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계전설 오태석 등단 50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올라 "시대 적합한 연극, 봉합 의미"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금 시대에 적합한 연극이다. 300년 전 어른 싸움에 젊은이들이 어처구니없이 죽었다. 그럼에도 싸울 게 아니라 어른들이 벌려 놓은 것을 봉합하자는 이야기다.”

오태석 연출(77·극단 목화 대표)이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적으로 풀어낸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2017년 기획초청작으로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는 25일부터 6월 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오태석이 번안과 연출을 맡은 작품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한국적 춤사위와 해학적 정서를 접목한 작품은 1995년 9월 초연한 뒤 20여년간 사랑받고 있다. 2006년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의 바비칸 센터에서도 공연돼 호평받았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던 원작의 골격에 우리의 전통적인 소리와 몸짓, 색을 더해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오방색 커튼과 대청마루, 청사초롱 등이 배치된 무대 위에 한국무용과 풍물 장단도 어우러진다. 3·4조, 4·4조 등 우리말의 운율을 살린 노래 같은 대사들은 관객의 흥을 돋운다.

이번 작품은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오태석의 손끝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 그는 “모처럼 명동 무대고, 큰 잔치(대통령선거)가 하나 지나갔는데 그동안 상처받은 사람들이랑 모두 모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공연을 보면서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100번쯤 반복했지만 공연마다 문제점을 찾아내 수정보완을 거듭한다고 했다. 오태석은 “연출가가 찾기도 하고 관객들의 피드백도 받아 그때그때 작품을 다시 다듬는다”며 “틀린 걸 발견하고 의심하고 부정해가야 한다.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그걸 고치지 않고 굳어지면 시멘트가 돼버린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끊임없는 질문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22년의 역사 속에서 배우 박희순, 장영남 등 걸출한 배우들을 배출해내며, 국내 연극계 필수 관람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원작과는 또 다른 비극적 결말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할 것”이라며 “수많은 갈등이 증폭되는 현재에 여전히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5월 25일부터 6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한편 극작가 겸 연출가인 오태석은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희곡 ‘웨딩드레스’ 당선 이후 쉼 없이 희곡 창작과 연출을 계속해 왔다. 50년간 약 70편을 썼고, 1년에 한 편 이상 작품을 발표한 셈이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렛’의 연습 장면(사진=국립극단).
연극 ‘로미오와 줄리렛’의 연습 장면(사진=국립극단).
연극 ‘로미오와 줄리렛’의 연습 장면(사진=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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