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힘 에로틱하게 풀다…2인극 ‘비너스 인 퍼’ 개막

마조히즘 타생시킨 동명소설 원작 이도엽·지현준·방진의·이경미 출연 7월25~8월27일 두산아트센터 무대
연극 ‘비너스 인 퍼’ 포스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비너스 인 퍼’(Venus in Fur)가 오는 2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Space)111에서 국내 초연한다.

‘마조히즘’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동명 소설(1870)이 원작이다. 국내에서는 ‘모피를 입은 비너스’로 출간됐다. 극작가 데이빗 아이브스가 각색한 작품은 연출가 겸 안무가 월터 바비가 연출해 2010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으며 2012년 토니 어워즈 최우수 연극상 후보에 올랐다.

권력이 갖고 있는 힘을 에로틱하게 풀어낸 2인극이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오가며 권력과 젠더, 이성과 본성의 문제를 치밀하고도 통쾌하게 파고든다. 두 인물과 그들 간의 갈등 구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객석을 양면에 배치한 런웨이 무대가 인상적이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등을 작업한 황수연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음악감독이자 2015년 52회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김준성 감독의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유지하되 불규칙적인 사운드와의 불협을 통해 때로는 매혹적으로, 때론 폭력적으로 극에 스며든다.

작품은 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2인극 이지만 현실 속 ‘연출과 여배우’, 현실의 두 인물이 연기하는 극 중 대본 속의 ‘쿠셈스키와 두나예브’, 그리고 신화 속의 인물 ‘비너스’를 절묘하게 뒤섞으며 권력의 힘에 따라 변하는 그들 각자의 모습을 에로틱하게 보여준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극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배우 이도엽·지현준이 여배우에게 권력을 주장하는 새디스틱한 연출가 토마스 역을 맡는다. 배우 방진의·이경미는 토마스가 쓴 작품을 ‘SM 포르노’라고 부르며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 여배우 벤다 역으로 출연한다. ‘명동 로망스’, ‘씨왓아이워너씨’, ‘스프링어웨이크닝’의 김민정이 연출을 맡는다. 8월 27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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