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두건에 수수한 평상복…'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공개

다보성갤러리 '구한말 일제강점기 특별전' 개최 가죽신에 서양식 소파…"평민은 입기 힘든 복장" "지워진 '민씨'라는 글자도 명성황후라는 증거" 수수한 복장에 낙관도 없어 회의적인 의견도
14일 다보성갤러리가 공개한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사진=다보성갤러리).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광복 72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조선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1851~1895)로 추정하는 초상화가 공개됐다.

다보성갤러리는 14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구한말 일제강점기 특별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지는 시대의 유물 300여점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다.

족자로 표구한 작품 속 여성은 평상복 차림에 두건을 쓰고 두툼한 서양식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얼굴을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고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저고리에는 모란문이, 치마에는 부평초꼴의 삼엽문이 찍혀 있다. 신은 평민이 신기 힘든 가죽신을 신었다.

족자 뒷면에는 ‘婦人 肖像’(부인 초상)이란 글이 써 있다. 다보성갤러리 측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의뢰해 적외선 촬영을 한 결과 부인 초상 앞에 ‘민씨’(民氏)라는 글자가 지워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초상화는 명성황후 살해범으로 알려진 미우라 고로(1846~1926)의 글씨작품 한 점과 같이 보관돼 있었다고 전했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관장은 “지워진 ‘민씨’라는 글씨, 앉아 있는 소파와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평상복을 미루어 보아 ‘명성황후’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러시아 공사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명성황후를 평민으로 강등시킨 사실이 있다”며 “당시 민씨라고 명성황후를 지칭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명성황후 초상화와 사진으로 확정할 만한 작품은 전혀 없다. 김 관장은 “명성황후 관련 기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초상환 중요한 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문화는 우리가 찾고 보존해야 한다”고 이번 특별전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했다. 초상화를 비롯해 300여점 대부분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운현궁에서 문화재를 관리한 박보림(90) 씨가 보유하던 것이다.

한편 초상화를 둘러싼 반론도 만만치 않다. 명성황후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가 없다는 것이다. 평상복에 무늬가 있다고는 하지만 복장 자체가 왕비의 것으로 보기에 너무 수수하고, 낙관 없이 지워진 ‘민씨’라는 글자만으로 명성황후로 확신하기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외에도 손병희·윤봉길·이준·조병옥 등 독립운동가의 시·글씨 등을 공개한 전시는 수운회관 다보성갤러리에서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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