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콩쿠르 우승'보다 '음악'으로 기억되고파"

첫 전국투어 리사이틀로 2018년 새해 시작 베토벤·드뷔시·쇼팽 곡으로 4개 도시 공연 "새해도 건강하게 연주…선입견 깨고 싶어"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 팬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언젠가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있다. ‘조성진의 음악’으로 사람들 기억에 남고 싶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베토벤·드뷔시·쇼팽의 음악과 함께 2018년 새해를 시작한다. 오는 7일 부산(부산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서울(10·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전주(1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전(14일 대전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첫 전국투어 리사이틀로 관객과 만난다.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한 팬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앞으로 피아니스트를 몇 십 년은 더 할텐데 쇼팽만 치기에는 아까운 것 같다”면서 “쇼팽 외의 다른 레퍼토리도 연구하고 시도하고자 한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조성진은 베토벤 소나타 8번과 30번,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드뷔시’에 수록한 드뷔시 영상 2집, 처음으로 무대에서 선보이는 쇼팽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조성진은 “서로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마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나는 집중력이 좋아 작곡가마다 다른 느낌을 내는 건 잘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연습과 연주가 만족스러우면 즐겁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렵고 힘들다”고 덧붙였다.

1994년생 개띠로 ‘황금개의 해’인 무술년을 맞았지만 특별한 새해 목표는 없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1월 1일 자정이 됐을 때 가족들이 함께 소원을 빌자고 했는데 특별하게 생각나는 소원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계속 건강하게 연주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원 대신 ‘선입견’을 깨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조성진은 “외국 활동을 하면서 인종차별을 당한 적은 없지만 동양인 연주자에 대한 선입견을 느낀 적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 내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는 후배들이 아무 선입견 없이 연주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 팬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Op.13 ‘비창’ 3악장을 연주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지난해 8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겼다. 조성진은 “해가 빨리 지는 것과 날씨가 안 좋은 점만 빼면 베를린은 좋은 음악가,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많아서 좋다”면서 “쉴 때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들을 만나며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고 독일 생활을 소개했다.

2005년 11세 때 첫 독주회를 열며 클래식계 주목을 받은 조성진은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쇼케이스를 겸해 열린 이날 현장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된 400여명의 팬들이 함께 해 조성진에 대한 변함없는 인기와 열기를 실감케 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조성진에게도 고민은 있다. 조성진은 “지금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지 얼마 안 된데다 젊은 연주자라는 이유로 일정도 많이 잡혀 있어서 큰 걱정은 없다. 하지만 30대가 되면 젊은 연주자도 거장도 아닌 애매한 나이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이르지만 30대에 대한 계획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조성진은 “30대의 꿈 중 하나는 브람스를 연주하는 것”이라면서 “브람스를 연주하려면 지금보다 체중이 더 나가야 할 것 같아서 살을 좀 찌워볼까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클래식의 대중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조성진은 “많은 분들이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걸 알지만 클래식이 대중화되면 본질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클래식의 대중화보다 대중의 클래식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이번 투어를 시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의 듀오 리사이틀(9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안토니아 파파노가 지휘하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11월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12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으로 올해 한국 관객과 꾸준히 만날 계획이다.

조성진은 “한국에서 전국투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술의전당에서의 첫 리사이틀이기도 해 기대가 크다. 존경하는 정경화 선생님과의 공연, 11월과 12월의 협연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연주할 때마다 긴장도 되지만 에너지도 많이 얻는다. 다른 해보다 올해 한국에서 더 많은 연주회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 팬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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