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그믐' 무대에…남산예술센터 '성찰' 다룬다

남산예술센터 2018년 시즌 프로그램 공개 해석 차이로 공연 못한 '처의 감각' 개막작 윤한솔·이경성·김수희 연출 등 8편 선보여 "시대의 파국 견딘 창작자의 성찰 담아내"
지난 17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 우연 극장장(왼쪽)과 창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문화재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인기 소설가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손님들’로 각종 연극상을 휩쓴 작가 고연옥, 연출가 김정 콤비는 ‘처의 감각’으로 다시 한 번 손을 잡는다.

이들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의 2018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다. 남산예술센터는 한국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현상을 담은 동시대성 작품 8편을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공연한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9월 4~16일)은 장강명이 쓴 동명의 원작을 무대화한다. 원작은 2015년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해 유명세를 탔다. 남산예술센터는 창작 희곡 소재 발굴을 위해 소설을 연극으로 제작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설가 권여선의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를 무대로 옮겼다.

연출가·극작가·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진세가 각색하고 연출가 강량원이 연출한다. 살인을 저지른 남자와 그를 사랑한 여자, 남자에게 자식을 잃은 어머니 세 인물의 이야기로 기억과 고통, 속죄의 문제를 다룬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동급생 소년을 살해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최근에 겪은 상실감을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개막작인 ‘처의 감각’(4월 5~15일)은 2016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 ‘곰의 아내’의 원작이다.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었다. 창작 초연 희곡의 경우 원작이 먼저 제작되는 것이 관례지만 고선웅 연출과 고연옥 작가 사이의 의견 차이로 각색된 버전이 먼저 초연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원작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성사됐다. 작품은 ‘삼국유사’ 속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비극 속 인간의 본성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연극계에서 촉망 받고 있는 김정 연출이 보여줄 작품 해석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고연옥 작가는 “극작가가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연극 제작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계기가 되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남산예술센터는 △‘손 없는 색시’(작 경민선·연출 조현산, 4월 26일~5월 7일)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 편’(공동창작 그린피그·연출 윤한솔, 10월 4~14일) △‘두 번째 시간’(작 이보람·연출 김수희, 11월 15~25일)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작·연출 최치언, 10월 25일~11월 4일) 등을 창작 초연으로 선보인다.

한국·일본·홍콩 공동제작 프로젝트 ‘나와 셀리어문의 지하철 여행’(가제, 연출 이경성·사토코 이치하라·웡 칭 얀 버디, 12월 5~7일)은 쇼케이스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연출 이성열, 5월 17일~6월 3일)은 레퍼토리 작품으로 재공연한다.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2년간 검열,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예술계 내 성폭력, 사회적 소수자, 독재 등 한국사회와 문화예술계를 둘러싼 현재진행형 이슈를 주로 다뤄왔다. 올해 프로그램에서는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근원을 점검하려는 창작자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연 극장장은 “최근 몇 년 동안의 프로그램이 사회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거센 작품들이 중심이었다면 올해의 키워드는 ‘성찰’과 ‘되짚기’로 정리할 수 있다”며 “파국을 견뎌낸 시대에 대해 창작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찰하고 있는지를 올해 프로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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